예수살기가 새로운 운동을 전개해 나가는데 동력이 되는 경구이다. 예수살기 전국확대실무회의가 20일 대전 유성에서 열렸다. 서울․경기, 강원, 대전, 충북, 전주, 광주․전남, 대구, 부산, 진주 등 지역조직을 대표해서 모인 실무위원들 40여명은 창립을 향한 예수살기 운동 방향과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예수살기는 지난 7월2일 전주 고백교회에서 첫 발기인 대회 이후, 그동안 실무소위원회와 전국 실무위원회를 통해 예수살기운동 정신 내용을 채우고, 한편으로는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역조직을 결성해 왔다. 이날 모임은 그동안 활동해 온 결과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자리로 마련한 것이다.

이날 확대실무회의에서는 그동안 계속 수정 보완해 온 창립선언문과 운동의 중심기조, 예수살기 신경, 행동강령, 신앙 및 모임 수칙 등에 대해 확인하고, 2008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민노당 지지 위한 예수살기 아니냐’는 오해 불식키 위해 대선 이후 창립 결정

예수살기는 그동안 새로운 기독운동 조직체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한두 가지 오해를 받았다. 하나는 발기인대회 때 미처 확정하지 않은 이름인 ‘진보연대 종교인회의’를 명시함으로 인해 ‘한국진보연대 산하조직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았다. 다음은 대선을 앞두고 진보기독인을 민주노동당 지지로 묶어내려는 정치적 움직임이 아니냐 하는 편견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확대실무회의는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우선 조직 이름으로 ‘예수살기’를 확정한 것이다. 그동안 가칭으로 불러왔었는데, 이 명칭이 공식적인 조직이름이 됐다.

이와 함께 대선 종료 후인 내년 1~2월경 창립대회를 열기로 결의, 대선과는 무관함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확대실무회의는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창립과 관련한 실무를 준비하기로 뜻을 모았다. 창준위는 실무소위원회와 각 지역조직에서 한명씩 파견해 구성했다. 

기독인으로서 예수를 신앙하지만 예수살기를 운동체의 공식 이름으로 정하고, 그 정신으로 운동을 하겠다고 천명하는 것이 여간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살기가 운동체의 이름과 정체성이 된 이 현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동안 기독운동이 예수를 소외시킨 운동이 아니었는가 하는 반성과 성찰이 있었고, 이를 극복키 위해서는 예수살기를 표방하자는 흐름이 내부적으로 형성돼 있었던 것이다. 

▲예수살기 전국확대실무회의가 20일 대전 유성에서 개최됐다. 발제에 나선 김경호 목사(왼쪽)와 양재성 목사 ⓒ 백창욱/에큐메니안

기독운동 고질병...‘활동가들의 관료화’, ‘엘리트주의’, ‘이벤트성 운동’, ‘대장 증세’

기독운동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이 항상 뼈저리게 느끼는 아픔이 있다. 운동을 하면서도 운동이 이렇게 가도 되는가 하는 회의와 운동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내외적 역량부족이다. 
이런 아픈 현실을 몇 단어로 정리해 보자면, 내적으로는 ‘무관심’과 ‘나태’가 한몫하고, 외적으로는 운동권의 만고질병인 ‘분파주의’ 외에도 ▲활동가들의 관료화 ▲연대의식 실종 ▲엘리트주의 ▲자생력부족 ▲이벤트성 운동 ▲대장증세(중요 직책을 맡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는) 등 이다.

운동이 이런 문제들을 노출하게 된 원인들을 따져보자면, 그 진단 또한 명확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깊은 원인을 찾는다면, ‘예수영성의 부재’라고 본다. 이런 의식이 작용, ‘예수살기’라는 이름을 통해 운동을 하지만 예수의 영성을 놓치지 말고 나가자 하는 공감대가 작용한 것이다.

예수살기운동의 총무인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자기들끼리 친교하고 세상 한탄하고 교회에 대해서 성토하고 끝나는 운동이 돼서는 안 된다”며 “말로 예수영성을 기반으로 하는 운동이 되도록 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기독운동이 교회대중에게 파급되지 못하고 소수운동으로 전락해버린 원인에 대해 꼭 한 가지를 짚는다면, 교회대중 전선을 형성하는 책임위치에 있는 목회자들이 기독운동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목사들이 모두 자기일터의 재생산에 우선적으로 목매고 평신도들을 기독운동과 무관한 교인으로 이끌어간 과오가 있다. 이들은 기독운동권에서 무수히 열린 연대행사에서 참석율이 극히 저조하므로 연대행사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활동가들을 힘 빠지게 한 것에 대해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예수살기 향후 운동 전개에 있어 목회자 및 평신도 한데 묶어 나갈 것

이런 문제점과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예수살기운동 참여자들은 조직과 관련하여 중요한 결정을 추가했다. 향후 운동을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서, 운동의 원칙으로 목회자 중심으로만 구성한 조직을 지양하고 평신도와 함께 가는 운동으로 외연과 역량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예수살기가 목회자와 평신도를 한데 묶음으로 한국교회 전체를 갱신하는 토양이 되도록 했다.
 
예수살기운동은 현재 기독 운동체들이 운동은 사라졌고, 이름도 유명무실해 버린 상태가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였다. 때문에 새로운 운동을 갈망하고, 그 일을 우리 힘으로 모아내자는 동지의식으로 결합하였다.

결국 모든 일이 그렇듯이 예수살기 운동체를 구성하는 일꾼들이 어떤 의지와 각오로 운동을 펼쳐내느냐에 따라 예수살기 운동의 항뱡이 결정될 것이고, 기독운동의 전망도 판가름 날 것이다.

이렇듯 각자의 현장에서 문제의식을 사장시키지 않고 운동 동력으로 조직화하고 의식화하는 흐름이 대오를 이룬다면 우리 세상이 어느덧 희망으로 변모해 갈 것이다. 예수살기운동은 그런 흐름의 한 축을 담당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