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각 교단총회에 드리는 우리의 주장

‘올바른 교단총회 정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교단총회 공대위)는 한국교단 총회가 더 개혁적이고 깨끗하며 민주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성되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활발하게 운동해 나가려고 한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최근 주요한 대형교회들에서 벌어진 분쟁과 분란들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권위가 얼마나 크게 실추되고 있는지 부끄럽고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더욱 가슴 답답한 것은 이러한 개교회의 분쟁과 불법적 행태들에 주요한 연합기관이나 교단이 전혀 조정력(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분란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말씀과 선한 양심으로 속히 거듭나지 않으면 우리사회 속에서 더욱 더 고립되어 갈 것이며, 그런 면에서 소속된 각 교회들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각 교단총회의 자리는 현안의 대책을 논의하고 올바른 변화를 모색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1. 교단총회는 개혁적이어야 한다.

개혁이란 전통과 관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무원칙한 집착에서 벗어나 성령께서 이끄시는 올바른 사회변화의 추세에 발맞추는 것이다.

첫째, 교회내적인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

□ 이번 각 교단총회는 개교회의 재정운영 원칙을 깊이 논의하여 공정하고 투명하게 교회재정이 사용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논의가 나누어져야 한다. 또 담임과 비담임 목회자 사이, 지역과 교회규모에 따른 목회자간의 막대한 사례비의 격차 등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할 수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기 바란다.

□ 교회성도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자성도들이 합당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각 교단들은 여성목사 안수에 대해 좀더 진지하고 전향적인 연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 목회자의 질적 수준향상을 위해 각 교단은 숫자 늘리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교회수급 상황에 맞게 신학생정원을 재조정하고, 현직 목회자들이 신앙적, 도덕적 자질을 재충전할 수 있도록 올바른 재교육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하나님께서 온 세상의 주인이라는 고백이 진실이라면 올바른 사회개혁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 우리 민족이 증오와 분열의 시대를 마감하고 통일과 동북아 평화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사명을 고취시키는 장이 되어야 한다.
□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공평과 정의의 희년정신이 교회와 성도들의 삶에 뿌리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고민이 나누어져야 한다.
□ 민족, 인종, 성별, 지역, 학벌차이 등으로 인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장애우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 온 만물이 하나님의 뜻으로 섬겨야할 피조물이므로 무분별한 개발과 남획을 막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도록 생태계 존중의식 고취에 힘써야 한다.

2. 교단총회는 투명하고 깨끗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계, 경제계, 학계와 공무원, 군대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와의 전면전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언론과 종교계는 세인들로부터 아직도 부정부패 최후의 성역이라는 부끄러운 조롱을 당하고 있다.

특히 아직도 많은 교회들이 헌금을 거두는 데는 열정적이면서도 재정사용에 있어서는 불투명하고 무원칙하게 집행되고 있는데다가 사후 감사와 공개는 지극히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교단임원선거에는 정치권이 부끄러울 만큼 공공연히 금품향응이 오가고, 이권을 탐하는 부끄러운 현장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가장 깨끗하고 투명하고 공정해야할 기독교계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그것은 교단임원의 직책이 마치 인간적 명성과 권세, 이권을 누리는 특혜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각 교단총회는 소속교회들이 더 투명하고 깨끗하게 재정을 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논의하는 한편 교단과 총회운영에도 이권이나 특혜가 개입되지 않도록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이 속히 강구되어야 한다. 특히 항상 부정선거의 논란이 되고 있는 교단임원 선거를 엄격히 관리할 수 있는 분명한 대책을 세워야하고, 부정선거 연루자는 당선이 되었더라도 무효처리하겠다는 방침이 말로만 끝나지 않도록 각 교단 선관위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3. 교단총회 운영은 민주적이어야 한다.

교단총회를 참관하다보면 많은 경우 반드시 다루어야할 중요한 안건들이 소홀히 다뤄지거나 뒤로 미뤄져 시간에 쫓겨 서둘러 끝내버리는 경우가 허다한 것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총대들의 안건 이해도를 높이며 효율적인 회의진행을 위해서 현안이 될 수 있는 주요 안건들은 총회 전 총대들이 미리 알 수 있도록 전달해 줄 필요가 있고 또 중요한 내용일수록 충분한 여유를 두고 집중적 검토가 가능하도록 안건배치를 해야 한다.

또한 원만한 회의진행만을 힘써야할 의장이 자신의 사견에 따라 회의방향을 무리하게 좌우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의장이나 임원들은 최대한 자신의 사견을 배제하고 총대들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의사가 표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교단총회가 소속 교회성도들의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청취할 수 있는 장이 되기 위해서는 총대들의 연령이 낮아지기를 바라며, 또한 다양한 의견을 전할 수 있는 기회(성별, 세대별, 지역별)를 만들도록 연구해 주기를 바란다.

특히 우리는 ‘1만 교회운동’이라는 무분별한 교세확장논리에 따라 신학적, 신앙적 문제가 분명한 교회들을 무책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예장 합동총회(총회장: 서기행 목사)는 신앙적 상식과 교회연합정신을 회복하여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결국 성경의 굳은 기반 위에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질 때 교단총회는 더욱 건강하고 생산적인 축제의 장이 될 것이고, 그 바탕 아래 소속교회들이 든든히 세워져 갈 것이다. 우리 ‘교단총회 공대위’는 이러한 취지가 각 교단총회와 나아가 한국교회 전체에 뿌리내릴 수 있기 바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한번 다짐한다. 각 교단과 교회, 그리고 모든 성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2005년 8월 29일

올바른교단총회정착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김경남·김동한·민병일·박득훈·박정섭

참가단체: 감리교회의갱신을위한목요기도회 / 교회개혁단체협의회(교회개혁실천연대, 에큐메니칼연합교회,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 교회개혁지원센타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 기독대학총연합 / 새벽이슬 / 새시대목회자모임 / 생명평화연대 /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 숭사리교회개혁포럼 (14개 단체,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