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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수채화젖은 거리를 보면서 비오는 날의 수채화나 그려볼까 궁리했다.
박진서  |  hansol605@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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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9월 02일 (일) 23:53:02 [조회수 : 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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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주룩주룩 내리는데

별다른 약속도 없는 나는 빗 속을 걸으며 생각한다.

어디로 가야 할까?

 

일단 마을버스 정거장으로 가

젖은 거리를 보면서 비오는 날의 수채화나 그려볼까 궁리했다.

그렇다고 진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심정으로 사진을 찍잔 뜻이다.

 

버스에서 내려, 분당선, 3호선, 4호선을 갈아타며

목적지인 혜화동에서 내렸다.

여전히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옛날의 교정은 대학로라는 이름으로 남아

지금은 문화의 거리로 탈바뀜 했다.

낯익은 마로니에를 올려다본다.

저 나무 밑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었는데...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연구를 하지만

별 뾰죽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토요일이라서 문협 식구들도 없을 테니 들를 곳도 없고.

 

혼자 뒷골목을 걸어도 외롭지 않으니 이상하다.

너무 철이 들었나?

젊은날에는 그리도 보고 싶은 사람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슬픈 일도 많고 기쁜 일도 많더니만...

편안해진 요즘은 어쩌다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질 않는다.

 

 

옛날 붉은 벽돌의 강의실이 미술관으로 바뀌어

오늘도 조숙진 화가의 미술품이 전시되고 있다.

 

  

 

버려진 목재를 조성하여 만든 미술품을 무어라 부르는지도 모르지만

덧붙이는 설명이 재밌어 안내자를 열심히 좇아 들었다.

<저 너머> 란 제목보다는 <그 안에>라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었던 건

목재와 목재 사이의 하얀 공간이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 해서....

 

 

<비석풍경>

나는 금강산의 1만2천봉을 연상했다.

 

 

아! 그런데 말이다. 

바닥의 그림자까지 더하니 훌륭한 멋있는 작품이 되었다.

나의 새로운 발견.

 

이런 건 옆의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천국의 창문은 열려 있다>

 

 

오늘의 백미인 대형 오브제의 제목을 적는 걸 잊었다.

모든 헌 목재인데 그 안엔 어린날의 추억을 담은

망가진 목마와 의자와 철물의 로라스케이트가 눈길을 끌었다.

 

모양은 다르지만 뉴욕에서의 전시는 이 안에 사람이 들어가

평화를 위한 기도를 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한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동생을 기리는 단소 연주도 하고.

 

작품을 다 보고 나오려는데 작가와 맞부딛쳐 자청해서 인사하고

기념 사진 하나 부탁하니 포즈마저 취해 준다.

 

 

 

 

전시장 한쪽에는 2006년 뉴욕의 전시와 작가의 작업과정을

비디오로 설명하고 있어

나도 다리를 쉴 겸 앉아서 한참을 보고 나왔다.

 

뉴욕에서의 전시에서

드럼통 70개로 홈통 35개를 만들어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게 한 것이랑

관객이 가지고 온 소중한 것을 매달아 작품<소망하는 세계>를 만드는 게

전위예술을 닮았다.

 

나는 미술을 모르지만 오늘의 전시를 재밌게 보아

작가에게 잘 보았다는 인사를 하자 곁의 미국남자가 

대신 답례를 한다. "Thank you"라고. 알고 보니 작가의 부군.  

 

오늘은 이렇게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아들 생일 하루를 앞두고 가족이 모여

생일파티를 열 것이고, 사진으로 남길 일이 아니라서

내일은 쉰다.

 

여러분!

즐거운 9월이 되시기를 내 작은 정성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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