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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탈퇴자 이제훈씨 “공범이자 방조자가 되기 싫어 탈퇴했어요”
최윤희  |  aa2291415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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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2월 26일 (월) 21:58:07
최종편집 : 2024년 02월 26일 (월) 21:58:42 [조회수 :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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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JMS 탈퇴자
이제훈(가명)씨

“공범이자 방조자가 되기 싫어 탈퇴했어요”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를 통해 JMS 정명석의 성폭행 비리가 낱낱이 폭로됐다. 정말 끔찍할 정도의 행위였다. 입에 거론하기도 글로 쓰기도 역겨울 지경이다. 선생님이란 호칭을 듣던, 아니 정확하게는 메시아라고 자칭하던 그가 감히 예수님의 이름에 먹칠을 하다니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인이든 정명석의 추악한 범죄에 경악했다. 기자 또한 정명석이란 이름을 입에 올리기도 싫을 정도가 됐다. 성폭행 피해자 메이플이 “너무너무 더러웠어요” 하면서 울부짖던 장면은 지금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가슴이 먹먹하다. 지금부터 JMS 2세 탈퇴자 이제훈(가명)씨를 만나 들은 얘기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

글. 최윤희

 

JMS 말, 말, 말

인터넷에 JMS를 검색하면 온통 성폭행, 검찰, 돈, 성, 세뇌, 고소, 재판 이런 말들이 나온다. 요즘 JMS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단어들이다. 정명석은 JMS 교주다. 그리고 자신을 메시아라고 부르는 이상한 교주다. 그리고 내부에서는 ‘선생님’이란 호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상한 교리를 만들어서 신도들을 세뇌시킨 대역죄인이기도 하다. 성경에서 선악과를 따먹은 것은 아담과 하와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수치를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JMS에서는 선악과를 ‘따먹었다’는 표현을 남녀 간의 성관계로 비유한단다. 이건 성경적으로도 맞지 않을뿐더러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안 된다. 그런데 JMS 안에 있는 성도들은 그 사실을 철석같이 믿고 있단다. 이상도 하지. 왜 그렇게 미혹을 당하는 걸까? 알 수는 없지만 미혹의 영이 작용해서 그런 거라고 일단 치부해 보자.

 

JMS 탈퇴 이유

그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는 하지만 얼굴을 공개하길 꺼려했다. 아무래도 불편하기 때문이리라. 취재원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진 찍을 이유는 없었기에 인터뷰만 하고 얼굴 공개는 불가피하지만 안 하는 걸로 합의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일단 그의 탈퇴 이유가 제일 궁금했다.

“저는 지난 2018년 1월에 탈퇴했어요. 제가 그때쯤 탈퇴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어요. 2월에 정명석이 출소하는 시기였는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JMS 평신도들은 잘 모르는 정명석의 성적인 행위를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정명석이 그때 출소하는데도 제가 계속 JMS에 남아있으면 공범이자 방조자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정명석이 출소하기 한 달 전에 탈퇴한 겁니다.”

 

탈퇴 심정

그는 JMS에서 25년을 보냈다. 그렇기 때문에 탈퇴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때 심정은 어땠을까?

“북한에서 탈북한 사람들이 북한을 국가나 정권으로는 되게 싫어하지만 내 과거 터전이나 식구들을 남겨두고 온 고향으로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잖아요. 향수를 진하게 느끼잖아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38선이 그어져 있지는 않아서 마음대로 왕래는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종교나 시스템으로서는 굉장히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이어서 여전히 그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사람들까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워낙 그들과 잘 지냈기 때문에.”

 

삶 전체였던 JMS

인간적인 관계가 워낙 끈끈했기 때문에 탈퇴하고 나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뭐가 제일 힘들었을까?

“저는 2세였다 보니까 JMS가 단순히 종교를 넘어서 그냥 삶 전체였어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이런 인간관계 집단이 모두 합쳐진 총체잖아요. 거기랑 단절된다는 데서 오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고립감일 수도 있고 실제로 일시적으로 삶의 회의주의가 도래할 수도 있는 거고 그러면 난 우주의 먼지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니까 한사람으로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양이나 생각의 양을 초월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공황장애와 거식증, 불면증이 왔어요. 그리고 인간적인 관계가 제일 힘들었어요. JMS 안에 있는 부모님, 어렸을 때부터 봐온 소위 이모나 삼촌, 친구들의 엄마와 아빠, 친구들, 후배들, 선배들과 모두 헤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종교적인 방향 상실도 있었어요. JMS는 굉장히 배타적이어서 여기 빼고는 진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여기만이 오직 구원으로 가는 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유일한 문이 박살 난 거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왜 살지? 인생의 의미는 뭐지? 뭐 이런 철학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되고... 제 모든 삶이 JMS와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혼돈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이젠 교회 안 다녀요

벌써 탈퇴한 지 5년이 지났는데 교회는 다니고 있는 걸까?

“안 다니고요. 그냥 사업해요. 그렇다고 무신론자는 아니에요. JMS 후유증이라면 후유증인데 이제는 특정 체제에 저를 종속시키고 싶지 않아요. 저는 교회에 나가지 않지만, 어떤 면에서는 종교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집단의 의사가 전혀 개입되지 않은 상태로 순수하게 개인의 입장에서 내가 생각하는 그 선함이란 걸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JMS 안에서는 그게 안 됐거든요. 그래서 정말 불편했어요. 이제는 독립된 개체가 됐으니까 내 마음대로 해보고 싶어요. 그냥 자유롭게 선을 행해보고 싶어요.”

 

‘탈퇴자에 대한 프레임’

얼마나 JMS에서 자유가 없었으면 종속이라든지, 집단의 의사라든지, 독립된 개체라든지 라는 말이 나올까? 우리들은 너무나 자유로워서 이런 말은 생각지도 못하고 사는 사람들인데... 정말 그는 자유에 목말라 있었던 것 같다. 얼마나 그리웠을까? 또 궁금한 게 있었다. JMS에서 탈퇴하고 나서 혹시 피해를 당하진 않았는지 걱정하며 물었다.

“미행은 없었는데 조치는 있었어요. JMS 내부에서 ‘저에 대한 루머’가 만들어졌어요. JMS에서는 누가 탈퇴를 하거나 탈퇴한 다음에 안티행보를 보이면 그 사람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요. 예를 들면, 악의적인 루머를 만들어서 그 사람이랑 차단을 시키려고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이제훈(가명)이 JMS 사람들을 고소하고 다닌대’라는 말을 들었어요, 우리 회사에서 JMS에서 탈퇴한 직원이 자살 시도를 했었는데 그게 제가 협박해서 자살한 거라고 말을 만들어 냈어요. 또 제 여자친구가 들어가 있는 단톡방에도 침투하고, 여자친구가 얘기한 거 다 캡처해서 저한테 전해주면서 여자친구가 이러고 다닌다고 하고, JMS 얘기하는 걸 보고는 제 회사에 있는 JMS 직원들한테 전화해서 ‘이제훈(가명)네 회사에서 당장 퇴직해!’라고 하기도 하고 하여간 별일이 다 있었어요.”

 

“그만해줬으면 좋겠어”

그럼 그는 어떻게 할까?

“제 회사로 직접 찾아오는 사람도 있어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 점잖게 말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분은 ‘제훈(가명)아, 너희 회사만 가면 2세들이 자꾸 탈퇴를 하잖아. 그만해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말하는 분도 계세요. 그러면 저는 그러죠. ‘목사님, 저는 애들 탈퇴시키고 이런 거 안 해요. 그냥 사업하는 거예요. 저는 그냥 대표로서, 형으로서 그들을 대하는 것이고 누가 탈퇴를 했다면 그건 그들의 판단인 거예요. 목사님, 얘네들이 우리 회사에 와서 탈퇴한 것이 아니고 어차피 성인이 된 2세들은 탈퇴할 확률이 높아서 탈퇴하는 거예요. 얘네들은 우리 회사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탈퇴했을 거예요. 그런데 탓할 대상이 필요하신 거잖아요.’ 그러면 그냥 가세요.”

 

부모하고 단절되면 어쩌나!

‘참으로 당당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탈퇴했다는 자유로운 마음이 당당한 속마음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줬으리라. JMS는 그에게 모든 삶이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JMS 탈퇴는 그에게도 쉽지 않았을 터인데 가장 두려웠던 게 무엇이었을까?

“진짜 무서웠던 건 부모하고 단절되면 어쩌나, 형제들하고 단절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었어요. 20대 중반에 탈퇴했으니, 인간관계를 영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잖아요. 사실 카톡에 여자친구랑 찍은 프로필 사진 올려놓을 때도 티는 안 냈지만, 엄청 졸았어요. JMS는 선악과 따먹은 행위를 굉장히 죄악시하는데 저는 선악과 따먹은 행위라고 정의하는 연애라는 걸 한다고 티를 내는 거잖아요. 그래서 손절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요. 그래서 제 마음속으로는 내 기준과 가치관이 중요하고 내 여자친구한테 애정을 표현하는 것과 예의가 중요하지 이렇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잘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가족 안에서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굉장한 공포였어요. 제 성향 자체가 인간관계와 유대와 공동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향을 타고 나서 그랬나 봐요. 공동체가 안정감 있게 세팅돼 있으면 그 안정감 위에서 개인으로서 자유롭게 사는데 그렇지 않으면 되게 불안해하거든요.”

 

부모님의 반응

그가 JMS에서 탈퇴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을까?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

“2세들은 부모랑 가장 먼저 부딪히는 구조예요. 부모들은 잡으려고 하니까. 근데 제 부모님은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오히려 터치를 안 하셨어요. 종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밥을 며칠씩 못 먹고 누워있으니까, 얘가 죽겠구나 싶어서 부모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실 거 아니세요? 그래서 부모님이 나중에 그러셨어요. 아예 이민을 가거나 우리가 대출을 받아줄 테니까 어디 외국 가서 잠깐 쉬었다 오라고까지 하셨어요. 저희 엄마가 심리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인데 저의 시공간이 JMS랑 삶의 터전이 너무 끈끈하게 연결돼 있으니까, 삶의 터전 자체를 체인지하지 않으면 얘가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싱가포르를 여러 번 다녀와서 이민을 가지 않고 그곳으로 여행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머리도 식힐 겸. 그런데 사업을 시작하니까 시공간에 대한 의미 부여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그래서 해결이 되니까 가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후유증

실제로 그는 JMS 탈퇴 후유증으로 며칠간 밥을 못 먹는 거식증에 걸리기도 했다.

“엄마, 아빠 지금 보고 계시죠? 저 지금 며칠째 밥을 못 먹고 있어요. 밥을 못 먹는 건 죽고 사는 문제니까 잠깐 안식일을 가져도 괜찮죠?”

이 말에 그의 부모는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공황장애도 걸렸어요. 제가 대학 강의실 문 앞까지 갔는데 문을 못 여는 거예요. 사람이 어느 정도 있으면 아예 못 들어갔어요. 그러니 수업을 못 들었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학교에서 제적을 당했어요. 학점이 1점이 나오고 출석을 못 하니까 그럴 수밖에요.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일시적으로 고장이 났었나 봐요. 약 반년 정도 지속됐는데 이제는 다 나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비행기 안에서 아무 예고 없이 공황 발작이 와서 그때 알았어요. 아직 치료가 덜 됐구나 하고요.”

 

JMS 안에서 어떤 일을 했나?

지금은 JMS에서 탈퇴했지만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했다.

“기존 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라고 하는 선생님 직분을 감당했어요. 전국의 2세들이 몇천 명 정도 됐는데 조직하고 관리하는 중앙부서에서 일을 했어요. 그리고 저의 주 포지션은 영상 제작자였어요.

 

정명석의 성폭행 사실

그의 얘기를 듣다 보니 그에게서 정명석의 실체를 듣고 싶은 강한 충동이 일었다. 정명석의 성폭행 얘기도 알고 있었을까?

“네 알고 있었어요. 제가 물어본 사람들이 30~40년 동안 JMS에 몸담으면서 목사, 장로, 권사들로 활동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는데 그분들이 그렇다고 했어요. 그러니 이건 부정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건 확실한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정명석이 성관계를 한다는 건 성관계로 볼 것인가 범죄로 볼 것인가라는 사실 판단을 넘어선 가치판단이니까 성적 스캔들은 사실이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길게는 5~6년간 팩트 체크를 했어요.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보고 제가 JMS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편이라 저를 예뻐해 주는 선배들이 많았어요. 제 입장에서 믿을만한 선배라고 생각되는 몇 명에게 그냥 대놓고 물어봤어요. 저는 이미 ‘제훈(가명)아, 그거 네가 오해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넘어섰기 때문에 ‘이걸 제가 어떻게 받아들이면 되는지 조언해 주실래요?’라고 말하면 일부는 솔직하게 말해줬어요. 그들은 ‘사실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 맞아. 우리 어른들은 그래도 믿고 가는 사람들이야. 그러니 너도 그걸 넘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줬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정말 힘들었어요.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그들의 입으로 들으니까 견디기가 어려웠어요. 마치 뒤통수를 심하게 맞은 기분이랄까요? 제가 뭐라고 비유하느냐면요, 영화 ‘트루먼 쇼’ 보셨어요? 짐 캐리가 주연한 영화인데요. 그가 사는 모든 인생이 드라마 세트장이에요. 그 사람만 모르고 그 사람 부모나 친구나 동네 사람들은 전부 다 배우이고 그의 일상이 전부 세상에 송출되는 거예요. 그의 입장에서는 속은 거잖아요. 기만당하면서 산 거니까. 거대한 사기극에 놀아난 느낌? 사람마다 디테일한 감정의 결은 다른 것 같은데 저는 그냥 불쾌함과 분노가 일었어요. 그러면서 양가감정이 생겼어요. 그중에 몇몇은 저랑 되게 가까운 사람들이니까 죽일 듯이 혐오하지는 않았지만, 종교나 시스템 자체는 굉장히 날카롭게 바라봤죠.”

 

흑암의 공작이라고 얘기

JMS 안에서는 정명석의 성폭행 사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JMS 안에서는 대부분 평신도에게 교주의 성적 스캔들이 세간의 음해이고 하나님의 역사를 방해하려고 하는 흑암의 공작이라고 얘기해요. 평신도들을 가스라이팅하는 거죠. 사실 지도부나 원로 세대로 올라가면 거의 다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그걸 모르면 정명석을 서포트 못 하잖아요. 그 어른들은 다름 아닌 저희 2세들의 부모들인 거잖아요. 그들의 입장에서는 정명석이 어쨌든 메시아니까. 하나님이 보낸 메시아니까. 참고로 JMS는 하나님이 인간들을 만든 이유가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JMS 안에는 구약과 신약과 성약이 있어요. 성약은 신천지나 통일교에서도 쓰는 표현인데, 성약은 성취되는 약속이라고 해서 구약과 신약의 예언들이 이 시대, 즉 성약의 시대에 이루어진다고 말해요. 이걸 3세대론 혹은 청년 왕국론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성교단에서도 어떤 학파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쨌든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지금은 성약시대이고 연인관계의 시대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성약시대에 메시아를 통해 인간을 사랑해 줘야 하는데 애인으로 사랑해 줘야 하니까 정명석이 신도들하고 애인 관계를 하는 거야라고 알고 있어요. 그들의 입장에서는 숨겨진 진리 같은 거죠. (JMS 신도들도 알고 있나요?) 아니요. 일반 신도들에게는 공개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세상에서의 시선 의식이나 상식이나 통념과의 충돌을 걱정해서 오픈하진 않아요. 사실상 JMS 종교가 갖고 있는 일종의 성배 같은 교리인데 이걸 자기 자녀들한테까지 숨기기는 부모로서 쉽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가끔 부모가 2세에게 숨겨진 교리를 교육해 주는 경우가 있어요. (어떤 식으로 얘기를 해주나요?) ‘자, 앉아봐. 네가 놀랄 수도 있는데 잘 들어. 이걸 알아야 네가 진정한 섭리인이야. 그래서 아빠가 조심스럽게 말해주는 거야’ 그러면 애들 멘탈이 나가겠죠? 그러면서 생각하겠죠. 적어도 성관계를 한 거는 맞구나, 그게 음해가 아니었구나, 피해자들이 주장했던 것이 거짓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겠죠.”

 

차별 있는 JMS

파도 파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온다. 또 있을까? 이게 궁금했다. JMS 안에는 가정국과 장년부가 있다. 가정국은 JMS 신도들끼리 결혼한 사람들의 조직이고 장년부는 JMS 신도들끼리 결혼하지 않은 조직(더 정확하게 말하면, 신도와 세상 사람이 결혼했거나, JMS에 입교하기 전에 결혼하고 둘 다 JMS에 전도된 경우)이다. 그러니까 그 안에서도 차별이 좀 있을 것 같다.

“JMS는 특권의식이나 선민사상이라는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이에요.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면, 소위 ‘가정국 2세다’라고 하면 장년부 2세보다는 우월할 수 있겠죠. 그런데 스타(결혼하지 않고 종교적인 삶에 집중하고자 하는 미혼 여성들의 조직)보다는 열등하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이런 특권의식도 있었어요. 가정국 2세는 JMS 신도들끼리 결혼해서 아이가 태어난 거니까 교리적으로 원죄가 없다고 하고, 장년부 2세는 JMS 신도들끼리 결혼한 게 아니니까 ‘얘네는 원죄가 있어’라고 얘기를 해요. 그리고 어떤 행사나 모임이 있을 때 장년부 2세들은 못 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반대로 저희는 스타라고 부르는 모임에 못 가요. 어떤 기자님이 이걸 보고 인도의 ‘카스트 제도’라고 비유하시던데 진짜로 그 표현이 딱 맞는 거 같아요. 그때는 몰랐는데 JMS를 탈퇴하고 나니까 서운함을 많이 주고받는 구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치유되다

JMS를 탈퇴하고 공황장애, 거식증 등을 겪으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치유가 된 걸까?

“저는 힘들 때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종교적으로는 탈퇴를 했지만, 힘든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계속 유대관계를 지속하고 있어요. 이게 저를 치유하게 만들어준 거 같아요. (탈퇴했는데 그쪽에서 신도들을 못 오게 하지 않았나요?) JMS 2세들은 저랑 20년 이상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라 종교는 종교이고 JMS 고인물들이라 그런 것에는 영향을 안 받은 거 같아요. 저에 대한 인격적인 신뢰가 워낙 오래 쌓여있다 보니 관계가 계속 이어진 것 같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맺어진 사이들이라 저한테 직접적으로 탈퇴 이유를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고, 정명석이 진짜 성폭행한 것이 맞느냐고 물어오는 친구도 있고, 그러면 개인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는 탈퇴 이유는 다 말해줬어요.”

 

JMS 사람들에 대한 관계 치유

그의 치유 얘기가 조금 더 궁금했다. 그는 JMS를 탈퇴한 후 크고 작은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 아픔과 상처를 어떻게 치유했을까?

"탈퇴를 염두에 두고 가장 염려했던 건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JMS 내 인간관계와 공동체의 상실 문제였어요. JMS에서 태어나 가족과 친구, 동료와 지인 대부분이 그쪽 사람들이었으니까요. JMS에서는 모든 것에 있어 신앙생활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맺음에 있어 신앙과 무관한 세상 사람들과의 인맥 형성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물론 세상 사람들과의 친분을 맺는 것을 막지는 않아요. 그러나 ‘굳이 세상 친구들과 사귀어서 뭐해?’ ‘그들과 말이 통해?’라는 식의 인식이 분명히 존재해요. 유년기부터 그곳에서 자라다 보니 이런 인식이 스펀지처럼 강하게 박혀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탈퇴할 때 이런 인간관계 대부분이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실제로 탈퇴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기제로도 작용해요. 그러나 저의 경우는 운이 좋기도 하고 개인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 결과적으로 JMS에서 깊이 우정을 나눈 사람들을 전혀 잃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JMS를 탈퇴한 후 창업한 사업체에 JMS사람들이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들과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이 사람들은 종교를 초월해서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포용력을 갖춘 분들이어서 여전히 저의 곁에 존재해 주었음이 치유하는데 한몫을 했어요.”

 

좋은 멘토와의 만남이 치유

탈퇴를 하고는 바로 사업자를 내서 사업에 집중했다고 한다. 운이 좋게도 사업에 있어 멘토 역할을 해줄 선배들을 많이 만났다고 한다. 그중엔 세상에서도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린 사업가도 있고.

“일종의 도피처의 일환으로 사업을 선택한 것이었는데 좋은 멘토들을 만나 집중적으로 사업에 대해 공부하고 훈련하며 깊이 몰입한 것이 JMS라는 어두운 기억과 상처를 빠르게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게다가 JMS를 탈퇴한 후엔 크리스천으로서나 종교인으로서 살아가고 있진 않지만 돌아보면 ‘정말 신이 존재하고 나를 의도적으로 돕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를 도와주고 가르쳐주는 존재들이 주변에 생겼다. 이 과정에서 그도 모르고 있던 성향이나 성격, 장점 등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그의 본모습을 찾아가고 마주해 가는 재미와 행복도 그의 상처를 빠르게 치유해 주었다.

 

JMS 신도들에게

마지막으로 JMS에서 아직도 탈퇴하지 못하고 어둠의 영에 가려져 있는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제가 탈퇴를 해봐서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잖아요. 그래서 그 고통의 여정으로 인도하는 것에 있어서는 저도 되게 조심스럽긴 해요. 사실 이게 원하시는 답변일지는 모르겠는데 사람에 따라서 좋고 나쁜 것보다, 옳고 그른 게 중요해라고 믿는 사람이 있잖아요. 저도 그렇거든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 일제 강점기 때도 모두가 독립운동을 하진 않았잖아요. 무서워서 못 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는 이게 더 중요해해서 독립운동하시는 분도 계셨고. JMS를 탈퇴하는 건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는 거예요. 그래서 모두에게 탈퇴하라는 말을 못 하겠어요. 만약에 좋고 나쁨보다 옳고 그름이 우선인 사람이라면 고통의 여정을 달게 걸으셔야겠죠. 그러나 나는 옳고 그름보다 좋고 나쁜 게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걸 어떻게 뜯어말리겠어요? 저는 JMS에서 느낀 게 하나 있는데, 거기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어요. 한 부류는 구원하고 싶어서 온 사람, 또 한 부류는 구원받고 싶어서 온 사람. 뭔 뜻이냐 하면, 물론 구원은 하나님이 하시고 예수님이 하시는 거지만, 구원하고 싶어서 온 사람은 구원 역사에 내가 동참에서 같이 사람들을 구원하는데 힘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구원받고 싶어서 온 사람은 세상살이도 힘들고 인생이 어려워서 의탁하고 싶고 의지하고 싶고 의존하고 싶어서 JMS에 온 사람이에요. 구원하고 싶어서 온 사람들은 대부분 탈퇴를 했어요. 왜냐하면 JMS는 내가 하나님을 도와서 구원역사에 동참하는 곳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지옥으로 처박거나 아니면 성적으로 착취하는 곳이에요. 그러나 구원받고 싶어서 온 사람들은 그냥 그들이 의존할 곳, 안정을 느낄 곳, 평안을 느낄 곳이 필요하니까 잘 안 나가요. 저는 그들의 안정감까지 파괴해 가면서 탈퇴하라고까지는 말하고 싶지 않네요. 제 성향이랑 좀 안 맞기도 하고 해서요.”

 

JMS 신도들에게 큰 도움 되길

그는 아직 서른이 안 된 나이인데도 제법 큰 생각을 갖고 있었다. JMS를 어렵게 탈퇴하고 나서 심한 후유증도 겪었지만 탈퇴하고 나서도 여전히 JMS 2세들과 소통을 하면서 치유를 해나가고 있는 이제훈(가명)씨. 실제로 만난 그는 지성과 의식을 겸비한 아주 건강한 청년이었다. 그래서 그가 왜 JMS에서 탈퇴했어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씩씩하고 활기차게 사는지 알게 되었다. 그의 얘기가 부디 JMS 안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기사는 계간 ‘치유’ 5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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