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신도를 강제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서울남연회 심사위원회로부터 기소되며 담임목사직이 정지됐던 C교회 담임 B목사가 지난해 12월 16일 경찰의 ‘불송치’(혐의없음) 결정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기소결정효력정지가처분(2023카합21507)’이 연이어 인용되면서 담임목사직에 복귀했다.

서울서초경찰서의 ‘수사결과 통지서’에 의하면 B목사의 성추행 고소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초경찰서(여성청소년수사3팀)는 ‘담임 B목사가 2017년 1월 경 자신의 사무실에서 고소인의 의사에 반하여 오른손으로 고소인의 왼손을 강하게 잡고 끌어당긴 후 수 분 동안 놓아주지 않았고, 며칠 쉬 점심시간 이후 같은 장소에서 고소인을 끌어안는 등 총 2회에 걸쳐 고소인을 강제로 추행했다’고 고소인이 주장했지만 “피의자(B목사)는 이를 모두 부인했고 고소인의 진술 외에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나 참고인 진술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범죄로 인정되지 아니하여 혐의가 없다”고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어 이틀뒤인 12. 18.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1부는 서울남연회가 B목사에게 2023. 11. 28. 자에 내린 담임목사 직무정지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효력을 정지시킨 이유는 사건이 있던 2017년 1월 당시의 교리와장정(일반재판법 3조(범과의 종류 13항)에는 “부적절한 결혼 또는 성관계(동성 간의 성관계와 결혼을 포함)를 하거나 간음하였을 때”만 있을 뿐 ‘성폭력과 유사 성행위‘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가 컸다. ‘성폭력과 유사 성행위‘를 범과의 종류 13항에 추가하여 명문한 때는 2021년 입법의회에서였으로 사건 이후의 장정으로 처벌해선 안된다는 뜻이다. 성범죄의 고소고발기간도 현재는 성범죄가 발생한 때(2017년 1월)로부터 7년이나 당시 장정으로는 5년으로서 공소시효도 지났다.

이에 법원은 결정문에서 “이러한 개정 경과에 비추어 보면, 설령 채무자가 주장하는 채권자의 강제추행행위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행위 당시에는 ‘교리와 장정’이 정한 범과에 해당하지 않았고, 징계 당사자의 예측가능성, 법적 안정성 및 절차적 정의 등을 고려할 때 채무자가 사후적으로 성관계 등에 이르지 않은 성폭력을 범과의 대상으로 확대하는 규정을 두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행위가 소급하여 범과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며 명문화된 범과의종류 이외의 처벌조항 확대해석을 통한 처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렇듯 서초경찰서의 무혐의 처분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가처분이 인용되자 B목사의 변호인은 이를 근거로 지난달 27일 B목사에 대한 기소 결정을 취소하여 달라고 심사위원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남연회 심사위원회는 다음날인 12월 28일 공소장의 기소취지를 ‘성폭력과 유사 성행위’에서 당시 장정에 맞게 ‘간음’으로 변경해 재기소했다.

이에 서울남연회 재판위원회는 3일에 모여 이 사건을 다루고 공소장변경을 이유로 B목사의 직무정지를 서울남연회 감독에게 다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피해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신문하는 등 재판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