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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엄마’ 차희원씨 “아이 낳은 거 후회 없어요”
최윤희  |  youloveme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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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3월 16일 (목) 22:29:04
최종편집 : 2023년 03월 22일 (수) 02:55:35 [조회수 : 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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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고딩엄마’ 차희원씨 “아이 낳은 거 후회 없어요”

 

열아홉에 임신하고 스무 살에 아기를 낳은 차희원씨. 아이 낳은 것에 대해 전혀 후회 없다고 말하는 그녀. 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가 보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어린 동생들의 육아를 책임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빠는 둘이었는데 친아빠는 엄마를 늘 폭행했고, 새 아빠는 도박중독으로 엄마를 빚덩이에 앉게 했다. 그녀는 가출을 두세 번 반복하면서 결국 임신을 하게 됐고 스무 살에 어린 엄마가 됐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글. 최윤희 │사진. 박신혁

   
 

고딩엄마?

MBN TV의 ‘고딩엄빠2’라는 오락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 소개를 보니 이렇게 쓰여 있다.

‘10대에 아이를 낳아 청소년 부모가 된 이들의 일상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보는 프로그램’

기자는 여기서 ‘청소년 부모’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기자는 이미 올드 세대이기 때문에 이런 문구가 탐탁지 않다. 솔직히 요즘 시대에 청소년 부모라는 말이 그렇게 자극적인 말일까? 오히려 이런 말을 듣고 놀라는 기자 같은 사람들을 올드 세대라고 놀리는 시대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우리 시대는 이미 청소년들의 성이 선을 넘어 버린 지 오래됐으니까.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나 보다. 이런 자극적인 소재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보니...

 

주인공에게 관심이 가다

‘고딩엄빠2’를 보게 된 건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나와서 보게 됐다. 지난 호에 인터뷰한 박상희 소장이 패널로 나온다기에 어떤 프로그램인가 궁금했었다. 제목도 특이했지만, 소재가 흥미로워서 보게 되었다. 그렇게 한번 보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가장 최근에 방송된 28회를 보게 되었다. 짧은 동영상을 보면서 주인공이 궁금해졌다. 왜냐고? 열아홉 살에 임신하고 스무 살에 출산했는데 엄마랑 같이 살면서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남사친 둘이 그녀 옆에서 그린 라이트를 일으키면서 지켜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두 살 때부터 동생 양육을 시작했다는 것도 그렇고 엄마랑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흥미로워서 기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 같다. 어쨌든 박상희 소장을 통해 프로그램 작가를 연결해 그녀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부산으로 가다

그런데 부산에 살고 있었다. 부산으로 내려가야 했다. 일이니 가야지. 추운 데 멀리 가야 해서 귀찮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볼거리가 많은 부산으로 간다는 생각에 여행 간다는 생각으로 가자! 하고 기차표를 예매하고 부산행 KTX에 올랐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눈이 많이 내렸다. 비고 눈이고 뭐 내리는 걸 싫어하는 기자지만 그래도 ‘여행 간다’ ‘기쁘게 가자’ 주문을 걸면서 KTX를 타고 한 번도 깨지 않고 부산역에 도착했다.

 

전화 연결이 안 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약속한 카페로 출발한다는 전화를 했더니 전화 연결이 안 된다. “고객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란 멘트만 뜬다. 이럴 때는 참으로 난감하다. 안 좋은 생각도 든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문자가 왔다.

“집에 동생이 아파서 엄마가 하준(아들)이를 돌봐주기 어렵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못 나올 수도 있다는 말로 들렸다. 그래서 “하준이 데리고 나오기 어렵죠?”라고 문자 보냈더니 “혹시 인터뷰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라는 문자가 왔다. 한 시간 넘게 걸린다고 했다. “난 지금 택시 타고 가니까 그 안에 답을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카페에서 하는 걸로 해볼게요”라는 답장이 왔다. 택시 안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카페로 향했다.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온다. “저도 이제 곧 출발할 거 같아요”라고 해놓고 삼십 분이 넘어도 안 온다. 이미 방송에서 느릿느릿한 그녀의 모습을 본 터라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았다. 방송에서 엄마가 “어디냐?”고 물으니까 “집 앞이에요” 하고 삼십 분이 넘게 걸렸으니까 이번에도 그렇겠구나 싶었다. 어쨌든 마음 편히 기다렸다. 그 정도 지났을 때 그녀가 박신혁이란 남사친이랑 같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오늘 사진을 찍어줄 ‘사진기자’로 동행한 것이다.

 

   
 

난감한 만남

아직 스무 살이라 어려서 눈을 어디 둘 줄 몰라 하는 그녀와 마주 앉았다. 이렇게 어린 취재원과는 오랜만에 하는 취재라 이럴 때는 좀 난감하다. ‘말은 잘할까?’ ‘내가 원하는 말을 꺼내놓을까?’ ‘대답이 단문으로 끝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들이 쌓여갔다. 그렇지만 이미 판은 벌어졌으니 시작했다.

 

그녀 혼자 아들을 키우다

그녀의 아들 하준이는 4개월 된 신생아이다. 그런데 그녀는 아이 아빠랑 함께 살고 있지 않다. 엄마 집에서 얹혀산다. 왜 그녀는 아이 아빠랑 안 사는 걸까?
“제가 가출을 여러 번 해서 보호관찰소에 있었어요. 아이 아빠도 마찬가지였어요. 물론 따로 지냈죠. 그러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계속 일곱 장의 장문의 편지를 보냈어요. 규정상 일주일에 한 번씩 편지를 보낼 수 있는데 일곱 장을 보냈으니 하루에 한 장을 쓴 거죠. 세어보니까 퇴소할 때까지 일흔두 통의 편지를 보냈더라고요. 저희 엄마한테도 편지를 많이 썼더라고요. 엄마한테 보낸 편지 내용을 보니까 ‘절대 희원이 힘들게 하지 않겠습니다’ ‘아기도 아빠 없이 키우게 하지 않을 겁니다’ ‘끝까지 책임지고 잘해줄게요’ 이런 내용이었어요.

그녀에게는 뭐라고 했을까?

“저한테는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임신했으니까 안 좋은 생각하지 말고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나만 믿고 있어라’고 했어요. 그리고 ‘아기 건강은 다 너한테 달린 거니까 건강관리 잘하라’고 했어요. ‘항상 보고 싶다’ ‘잘 버텨주고 있어서 고맙다.’ 이렇게 엄마랑 저한테 편지를 쓰니까 제가 믿을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저는 마음이 변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솔직하게 온 편지도 있었어요. ‘엄마가 보고 싶긴 하다’고. ‘그래도 그것 때문에 너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너랑 아기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라고 했어요. 그런데 퇴소하기 두 달 전부터 편지가 안 오는 거예요. 엄마는 저한테 전화하셔서 ‘편지가 안 온다’ ‘걱정된다’고 하셨지만, 저는 ‘절대 그럴 애가 아니다’라면서 ‘무슨 일이 있겠지’ 하고 믿었어요. 제가 먼저 퇴소하고 아이 아빠는 일주일 후에 퇴소했는데 저녁까지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알았죠. 배신당했다는 걸.”

 

변심, 뻔뻔한 아이 아빠

도대체 일흔두 통의 편지를 매주 보내던 아이 아빠의 마음이 왜 변심한 걸까?

“아이 아빠 엄마가 엄청나게 반대했어요. 그걸 못 견딘 거 같아요.”

그럼 완전히 아이 아빠랑은 연락이 끊긴 걸까?

“만난 적도 있어요. 아기 낳고 나서 먼저 전화가 왔어요. 아기 보고 싶다고. 근데 아기보다는 제가 더 보고 싶다고 이런 식으로 연락이 와서 만났어요. 신혁(남사친)이랑 같이 가서 만났어요. 혼자 가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서 만났는데 애가 너무 뻔뻔하더라고요. (어떤 면에서요?) 그냥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고 엄청 당당했어요. (어떻게 당당했어요?) ‘빨리 얘기해라’ ‘빨리 갈 거다’ 이런 느낌이었어요.”

 

   
남사친 신혁이랑

아이가 궁금하다고 해놓고 또 연락 두절

아이 아빠가 먼저 전화해놓고 그런 말이 웬 말인가. 그녀의 반응은 어땠을까?

“‘내가 무슨 얘기를 해야 하는데...’ ‘네가 할 얘기 있는 거 아니야?’ ‘안 미안하냐?’ ‘나한테는 그렇다 치고 아기한테 안 미안하냐?’ ‘너 때문에 하준이는 평생 아빠도 모르고 살아야 하는데 안 미안하냐?’고 말하면 ‘미안하지’ 이렇게 말하고 만다고 해야 하나? 적응이 안 됐어요. 그러면서 진짜 가끔 뜬금없이 연락이 와요. (무슨 얘기를 해요?) 쓸데없는 얘기를 해요. 그냥 친구처럼 대한다고 해야 하나? 진짜 편하게 대하려고 해요. 저는 그게 너무 뻔뻔해요. 그리고 ‘뭐해?’라고 물어봐서 ‘애 보지’ 그러면 ‘애는 잘 크고 있나?’ 이런 식으로 물어봐요. 저는 그런 질문보다 이런 걸 물어봐 줬으면 좋겠어요. ‘애가 어디 아프진 않은지’ ‘얼마나 컸는지.’ 제가 ‘그런 거 궁금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진지해져요. ‘궁금하다’고. ‘이가 몇 개나 났는지’ ‘누굴 더 닮았는지’ ‘성격은 어떤지’ ‘어떻게 생겼고, 웃을 때 어떤지 다 궁금하다’고 해요. 그런데 그렇게 얘기해놓고 일주일 동안 연락이 안 돼요. 그러니까 이상한 거예요.”

그래도 그녀는 아이 아빠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이 아빠니까 잘 되면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연락했다 연락 안 됐다 그러니까 그냥 제가 포기했어요. 지금은 연락 오면 아예 안 받아요. 그리고 제가 연락 한 통 남겨놨어요. ‘양육비 소송 걸 거다’라고요.”

 

입양 보내라!

아이 아빠 엄마는 성격이 무지 강한 사람 같았다. 그녀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 그랬다.

“얼마 전에 그쪽 엄마가 자기 아들 옷 달라고 연락이 온 거예요. (왜 옷이 희원씨 집에 있어요?) 가출하기 전에 일 이주 같이 지냈거든요 저희 집에서요. 자기 아들 패딩 달라고 연락이 온 거예요. 저희 엄마랑 저는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지금 그런 얘기 할 때인가?’ 싶어서요.”

아이 아빠 엄마는 지금도 “입양 보내!”라고 문자가 온다고 한다.

“지금 아이가 4개월이고 벌써 이만큼 컸는데 무슨 입양을 보내나 싶고, 4개월이면 엄마도 알아보는 시기인데 어이가 없죠. 그런 말 하는 게.”

‘고딩엄빠2’ 출연하고 나서 아이 아빠 엄마가 방송국에 전화해서 “자기는 동거하는 집에 찾아간 적이 없는데 왜 그런 식으로 재연했냐?”고 따졌다고 한다. 방송국에서도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네 딸년이 내 아들 인생 망쳤어!

이외에도 기막힌 일이 있었다고 한다.

“저희 엄마랑 통화하면서 ‘네 딸년이 내 아들 인생 망쳐놨다’고. ‘입양 보내라’고. 술 먹고 전화 와서는 엄마한테 ‘자기 아들 발목 잡지 말라’고 이런 식으로 말했대요. (엄마는 뭐라고 하셨대요?) ‘자기들이 낳겠다는데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게 있냐? 그냥 낳겠다고 하면 선택을 존중하고 최선을 다해 도와줄 수 있는 만큼 도와주는 게 부모다’ 이렇게 얘기하셨대요. (그러니까 뭐라고 하셨대요?) ‘미친년’이라고 ‘딸이랑 엄마랑 똑같다’고 그랬대요. 엄마는 저한테 그런 말씀 안 하셨어요. (그럼 어떻게 알았어요?) 방송하면서 미팅하는 과정에서 들었어요. 제가 임신 상태니까 엄마가 저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얘기를 안 한 것 같아요.”

   
 

방송 출연

방송 출연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출연 결심을 하게 된 걸까?

“엄마랑 장난식으로 ‘저기 나갈래?’ 그랬어요. 그리고 아이 아빠는 저한테 오고 싶어 하는데 그 엄마가 너무 심하게 반대해서 못 오는 상태라, ‘방송을 그쪽 엄마가 본다면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녀 엄마는 딸이 임신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제가 아이 가졌을 때 힘들 수 있는 상황 다 설명해주시고 ‘그런데도 낳겠냐?’고 물어보셨어요. 제가 ‘낳고 싶다’고 하자 ‘그럼 낳자’ 이렇게 된 거예요. 엄마는 제가 임신하기 전에도 ‘엄마처럼 살지 말라’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엄마도 스물한 살에 저를 낳으셨거든요. 저도 엄마처럼 힘들게 살까 봐 엄청나게 걱정했는데 생명이라 낳게 된 거예요.”

 

세상 쿨한 엄마

그녀 엄마는 마흔한 살이다. 굉장히 젊다. 그녀를 스물한 살에 낳았으니 젊을 수밖에. 젊은 할머니다. 그래서일까? 신세대 엄마라 그런지 외박하고 들어와도 뭐라고 안 하고, 미성년자인데 술 먹고 있다고 해도 아무 말 안 한다고 한다. 완전 프리하다. 집에 있을 때는 가끔 엄마랑 술을 먹을 때도 있단다.

“엄마는 하지 말란다고 안 하는 거 아니니까 숨기지 말고 다 얘기하라고 그러세요.”

그녀의 엄마가 그렇게 프리한 이유가 있었다.

 

남편 복 지지리 없는 엄마

그녀 엄마도 인생의 굴곡이 많았다. 특히 남편 복이 지지리도 없었다. 친아빠는 폭력을 행사하고, 새 아빠는 도박중독으로 빚을 많이 져서 그녀 엄마가 지금도 갚고 있다고 한다. 엄마 이름으로 빌려서.

“저는 친아빠 기억은 전혀 없어요. 이름도 몰라요. 근데 같은 동네에 산대요. 지나가면서 마주쳤을지 어떨지 잘 모르겠는데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는 거 말고는 얼굴도, 이름도 몰라요. 그런데 새 아빠는 얼굴은 알아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같이 살았거든요.”

 

친아빠 폭행, 새 아빠 도박중독

친아빠는 폭행이 너무 심해 그녀 엄마가 둘째 효민(아들)이를 임신했을 때 도망쳤다고 한다. 새 아빠는 도박이 심했는데 넷째 은별(뇌 병변)이가 아프기 시작했을 때부터 토토를 했다고 한다. 도박장 가서 하는 게 아니라 핸드폰에서 ‘토토 사다리’(?)를 했다고 한다.

“엄마가 잘 때 베개 밑에 카드를 숨겨놓고 주무셨대요. 카드를 가져가서 쓸까 봐요. 그런데 귀신같이 찾았대요. 저는 어렸을 땐데 ‘분유 값도 없고, 은별이 병원비도 없고 그럼 어떡하지? 우리 밥은 어떻게 먹지?...’ 이런 쓸데없는 걱정들을 많이 했어요. 굳이 제가 안 해도 되는 걱정인데...”

 

동생들 돌보는 일에 어린 시절 다 보내

그녀는 걱정뿐 아니라 동생들 육아도 책임져야 했다. 그녀는 1남 4녀 중 첫째인데 그녀, 효민(18살. 아들), 샛별(10살), 은별(9살), 예별(8살) 이렇게 5남매다. 효민이는 집에서 몇분 거리 안 되는 외할머니 집에서 살고 있고, 아픈 은별이는 장애인시설에 있고 그녀 집에는 엄마, 그녀, 샛별, 예별, 하준이가 살고 있다.

“저는 맏이라 동생들 돌보는 걸 제일 많이 했어요. (어떤 돌보는 일을 했어요?) 밥 먹이고, 씻겨주고, 학교 보내고, 유치원 보내고, 간식 챙겨주고 이런 거요. (엄마는 뭐하시고요?) 엄마는 일을 하셨거든요. 그래도 엄마가 일 나간 시간에는 동생들이 학교에 있거나, 유치원에 있거나 그래서 저는 그 시간에 자유시간을 가졌죠. (그 시간에 뭐했어요?) 남사친 지만이랑 신혁이랑 맨날 집 근처에서 놀았어요.”

 

하루 세끼 다 시켜 먹다

엄마는 짜증이 많다고 한다. 어찌 보면 남편 둘에게 너무 시달려 그런 것 같다. 삶이 무슨 재미가 있겠나? 그래서 미성년자에게 허용하는 것도 많았고 그렇지 않았을까? 그녀 엄마 인생도 참으로 안쓰럽다. 엄마는 얼마 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잠깐 쉬고 있는데 내년 초쯤 직장에 복귀할 생각이란다. 밥은 잘 먹고 있는 걸까?

“엄마는 요리를 잘 안 하세요. 할머니가 반찬을 가져다준다거나, 아니면 시켜 먹는 경우가 많아요. 하루 세끼 거의 시켜 먹어요. 엄마가 요리를 거의 안 하세요. (요리를 못하시나요?) 그게 아니라 요리를 안 하시는 거예요. 엄마는 저녁에 나가서 그다음 날 들어오는 날들이 많은데 그다음 날은 숙취 때문에 하루 종일 누워계시고, 또 저녁에 나갔다가 또 그다음 날 들어오시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요리를 하실 수가 없으신 거예요. 오늘은 누워계신 날이라 제가 인터뷰 때문에 나오려고 해도 하준이를 볼 사람이 없어서 못 나올 뻔했던 거예요.”

 

남사친들이 가정일을 도와주다

그녀가 많이 답답할 거 같다. 방송에서는 시간만 되면 답답해서 자주 나가곤 했는데 실제로도 그런 걸까?

“그렇지 않아요. 방송에서 그런 모습만 편집해서 그런 거예요. 저 바람 쐴 시간 없어요. 나갈 시간이 없으니까요. 옥상에서 바람을 쑀었는데 거기 간지도 엄청 오래됐어요. 하준이 낳고는 옥상에 가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그럼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결해요?) 친구들이랑 전화해요. 지만이랑 신혁이랑. 아니면 불러서 일을 도와달라고 해요. 지만이는 아기를 보고 신혁이는 집안일을 도와줘요. 지만이는 일머리가 없어서 일을 잘 못해요. 신혁이가 청소해주고, 설거지도 해주고, 집안 정리 정돈 해줘요.”

그녀의 집안 얘기를 듣다 보니 그녀가 가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래서 가출을 두세 번 정도 했다고 한다.

 

가출

가출은 언제부터 한 걸까?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했어요. 그날도 엄마랑 싸운 거 같아요. 제 생일날이었어요. 생일이니까 친구들 만났는데 엄마가 ‘동생들 봐야지’ ‘엄마가 오늘 약속 있다고 했잖아’ 그러면서 막 화를 내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그래도 내 생일인데 친구들 만날 수 있잖아.’ 그러니까 엄마는 집에 들어오지 말래요. 엄마는 그런 얘기를 엄청나게 자주 하셨어요. 그럴 때마다 집에 들어가곤 했는데 그때는 진짜 안 들어갔어요. 생일이라서 그런지 너무 서운해서 안 들어간 거 같아요.”

그녀는 가출해서 여자 친구 집에 있었다고 한다. 엄마하고는 연락도 안 했다. 그러나 외할머니하고는 연락하고 지냈다.

“할머니가 먼저 연락이 왔어요. 할머니 전화는 받았어요. 엄마는 애초에 전화 오지도 않았어요. (정말요?) 엄마는 제 얘기를 할머니한테 들은 것 같아요. 제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나중에 들어보니까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스트레스 만땅

엄마와 그녀는 많이 부딪힌다. 그녀의 엄마가 워낙 강한 스타일이라 그녀가 꿈쩍도 못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만땅이다.

“엄마하고는 마주칠 기회가 별로 없어요. (왜요?) 엄마는 저녁에 일어나셔서 준비하고 나가셔서 다음 날 새벽에 들어오시니까 딱히 말할 기회가 없어요. 얘기를 하더라도 하준이에 대해서 이렇게 하라고 하고 다른 말은 없으세요. 그런데 한 달에 한 번씩 갑자기 부지런해져서 방 청소를 하시는데 제가 동생들 돌보고 아기 보면서 집안일까지 완벽하게 못하잖아요. 그런데 저한테 게으르다고 오만 짜증을 다 내세요. 그러면 전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고. 저는 제가 할 만큼 최선을 다했는데 몇 달 동안 청소 한 번 안 하고 계시다가 저보고 게으르다고 하는 게 저로서는 어이가 없었어요. 항상 게으른 건 엄만데 말이에요.”

 

엄마 할 일까지 내가 하다

그렇다고 엄마한테 불만을 표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런 얘기는 안 해요. 엄마랑 얘기하지 않는 이유가 엄마가 더 짜증내고 큰 목소리로 말씀하시니까 감당이 안 돼요. (그러면 어떻게 해요?) 그냥 방에서 막 벽을 때린다거나 책상을 친다거나 하고 엄마한테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아요. 엄마가 너무 무섭거든요. (어떻게 무서워요?) 제가 엄마한테 욕이라도 하면 엄마는 손이 저한테 와요. (그게 무슨 말이죠?) 제가 욕하면 엄마는 때려요. 제가 조금 더 짜증내면 엄마는 욕하고 때리니까 그렇게 못해요.”

그녀의 스트레스는 계속 늘어만 갔다. 엄마의 짜증과 폭력, 동생들 돌봄, 하준이 돌봄 등.

“스트레스는 항상 받는 거 같아요. 엄마가 있어도 없어도 스트레스는 계속 받아요.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어떤 스트레스를 제일 많이 받아요?) 그냥 동생들이랑 하준이랑 집안일. 제가 해야 할 일들을 보면 엄청 스트레스를 계속 받아요. 제가 할 일들이긴 한데, 제가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일들이잖아요. 엄마가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걸 제가 해야 하니까 짜증나는 거죠.”

 

독립을 준비하다

그래서 그녀는 엄마한테서 독립하려고 한다.

“저희가 방이 많지 않아서 저랑 하준이는 거실에서 자요. 엄마가 새벽에 들어오시면 하준이가 깨요. 저는 너무 스트레스 받죠. 엄마는 나름대로 방에 있다가 화장실 가는 거 눈치 보시고. 그래서 독립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돈은 있나요?) 엄마가 한 부모니까 LH 임대아파트 신청하려고 해요. 일단 신청해도 당첨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 시간이 잘 안 나서 아직 못하고 있어요. 빨리 신청해야죠.”

그녀가 독립하려는 이유는 또 있다.

“반항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제 아기까지 있는데 동생들까지 돌보려고 하니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동생들을 돌봤는데 내 아이 낳아서 내 아이도 보기 바쁜데 내 동생들을 지금까지 돌봐야 하는지 그게 화가 나요. 제가 얹혀사는 입장이니까 할 말은 없지만 동생들까지 돌보는 거는 저 혼자서는 너무 무리예요”

 

   
 

아이 낳은 거 한 번도 후회 없다

그녀 엄마는 젊었을 때 못 놀아서 지금 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까 그녀가 동생들 돌보는 걸 책임지고 있는데 더 이상은 못 참겠는 거다. 어렸을 적부터 봐온 동생들을 지금까지 봐야 하고 아들까지 봐야 하니까. 게다가 지금 그녀는 스무 살밖에 안 됐다. 얼마나 머릿속이 복잡할까. 놀고 싶기도 하고 대학교는 생각이 없으니까 아르바이트도 하고 싶고 그냥 그 또래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거다. 그렇지만 아이 낳은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단다.

“후회는 전혀 없어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보고 있으면 너무 예쁘니까요. 진짜 잘 웃어요. 시도 때도 없이 웃어요.”

그녀는 아들 하준이만 보고 있으면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단다. 혼자 뒤집기 연습하고 빨리 성장하고 있는 게 기특하단다. 이런 하준이에게 바람이 있을까?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 세상 살면서 상처받을 수 있는데 상처를 빨리 잊어버리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이 아빠가 책임질 행동을 못 했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닐까?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진 않을까?

“별생각 안 들어요.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보다 아기가 예뻐서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딱히 별생각을 안 하고 있어요.”

다행이다.

 

다 감당할 수 있어요

참 요즘 세대답게 당당하다. 그리고 아들 하준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주 끔찍하다. 하준이가 그녀 보고 웃을 때마다 아이 낳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그녀. 어렸을 적부터 아빠 두 명에, 엄마의 짜증을 다 받아내고, 어린 나이에 어린 동생들 육아를 책임지고 그래도 군소리 한마디 안 하고 잘 버텨온 그녀이기에 이렇게 성숙한 게 아닌가 싶다. 그녀 옆에는 좋은 남사친이 두 명이나 있다. 가장 힘이 됐던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일절 망설임 없이 “신혁이, 지만이요” 한다. 그들에게 항상 우선순위가 그녀라서란다. “신혁이 지만이만 옆에 있으면 저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다 감당할 수 있어요.” 다행이다. 이렇게 좋은 남사친 둘이 항상 그녀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서 그녀가 힘들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이 돼주니까.

 

 

 

 

<이 기사는 계간 ‘치유’ 3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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