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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12일 교단장협의회에 속한 21개 교단장들이 개정 사학을 재개정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가 예장통합의 이광선 총회장. ⓒ뉴스앤조이 유헌

권오성 목사는 <뉴스앤조이>와 전화 통화에서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회 등에서 개방형 이사를 추천하는 현행 제도는 문제가 있다"며 "이는 사학이 마치 비리가 있다는 전제로 만든 법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학법을 개정한 이유가 사학의 투명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루어진 것인데, 개방형 이사는 마치 근본적으로 사학이 비리가 있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만든 제도라는 것이다.

권 목사는 또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학의 투명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개방형 이사를 사학이 속한 종단이나 교단이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그것이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개방형 이사의 추천을 학운위나 평의회가 아닌 종단이나 교단이 추천하도록 법을 바꾸자는 것이다.

KNCC, "학운위나 평의회의 투명성은 누가 보장하나"

	▲ 개정 사학법의 재개정 목소리는 예장통합이 가장 높다. 예장통합은 12월 18일 전국 62개 노회장과 교단 산하 사학 관계자들을 초청해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비상대책회의에서 참가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권 목사는 "예장통합과 감리회·기하성 등 KNCC에 소속된 교단들이 현재 개정된 사학법의 시행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 회원 교단의 일이기 때문에 더 이상 KNCC도 입을 다물 수만은 없는 형편이 됐다"고 말했다.

KNCC는 지난해 12월 사학법이 개정된 뒤 지금까지 이와 관련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2005년 12월 KNCC 소속 목사들이 다수 참여한 '2005 기독교성직자 시국선언'을 통해 개정 사학법에 지지 의사를 밝힌 적은 있다.

기장, "우리는 개정 사학법에 찬성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정에 KNCC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양태윤 목사)는 이미 개정 사학법에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기장 교단 신학교인 한신대학교는 이미 개정된 사학법을 기준으로 정관까지 변경했다. 또 기장은 지난 12월 12일 한국교회연합을위한교단장협의회(교단장협·상임회장 옥한흠 목사)가 개정 사학법의 재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교단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정진우 목사(기장 선교국 총무)는 KNCC가 청와대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말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정 목사는 "사학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대다수의 국민이 찬성하는 개정 사학법을 KNCC가 재개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보수적인 목소리에 KNCC가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익명을 요구한 KNCC의 한 관계자는 "개정 사학법의 재개정은 KNCC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여러 이견이 있기 때문에, 하나로 통일된 입장을 발표하긴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