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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歡待)는 ‘슈가맨’(Sugar Man)을 만든다.
김학중  |  hjkim@dream1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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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2월 29일 (일) 19:15:22 [조회수 : 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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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칭 포 슈가맨, Seraching for Sugar Man>은 70년과 80년대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떠들썩했던 멕시코 출신의 미국 가수 ‘시스토 로드리게즈’에 관한 이야기다. 로드리게즈는 실제 인물로 단 두 장의 앨범을 내고 사라진 전설의 가수로 평가된다. 이 가수의 앨범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금까지도 최고 인기앨범으로 남아있다. 정작 앨범을 만든 미국에서는 6장만 팔리며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그 중에서 1장을 구매한 어느 소녀가 자신의 나라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앨범을 가져가면서 흥행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홀연히 잊혀 간 로드리게즈를 수소문하여 다시 찾았을 때, 그는 음악으로는 실패했다는 실의에 빠지지 않고 다양한 직업으로 충실하게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앨범으로만 열광적인 인기를 누렸던 로드리게즈는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첫 단독공연을 가지게 된다. 그를 보기 위하여 콘서트장에 모인 관객들은 10분 동안 격렬한 함성을 질렀다. 로드리게즈는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서 이렇게 인사했다. “살아있게 해줘서 고마워요!” 어느 누군가는 이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을 ‘기적 같은 실화’라고 말한다. 모두가 실패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모르는 어느 곳에서는 그를 그토록 오랫동안 보고 싶어 했다는 것, 또한 그를 향한 따뜻한 환대는 한 사람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던 것이다.

올 연말, 우리나라에도 로드리게즈와 같은 슈가맨이 나타났다. 옛날 옛적 1991년도에 그가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의 영상은 유투브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고, 또 궁금해 하는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요즘 아이돌 가수들만이 걸릴 수 있다는 지하철 옥외 광고판을 도배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대는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과거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 목말라한다. 이런 흐름을 ‘레트로’(Retro)라고 부르는데, 레트로 열풍에 딱 맞아 떨어진 인물이 바로 가수 ‘양준일’이었던 것이다.

단 한 곡의 인기곡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다가 사라진 가수들을 찾아주는 TV프로그램을 통해서 오랜만에 얼굴을 내비친 가수 양준일은 어느 뉴스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인터뷰를 했다. “살면서 투명인간이 됐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거든요. 그리고 내가 왜 존재하나라는 퀘스천마크가 굉장히 큰데.... 모든 대한민국이 저를 받아주는 따뜻함이 그걸 다 이렇게 녹여주셔서 더 이상 저의 과거가 나를 괴롭히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이 가수는 과거 활동 당시에 재미교포라는 이유로 차별과 추방을 당했고, 충격과 상처를 받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환대와 환영을 받게 된 것이다. 아직도 자신을 기억하고 받아주는 곳이 있다는 것, 열렬하고 뜨거운 환호에 더 이상 투명인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일으킨 ‘기적 같은 실화’가 되었다.

어떤 이를 향한 따뜻한 환대는 중요하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던 사람도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곧 일어서게 된다. 당장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모든 것을 놓아버렸을 때에도 말 한마디로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기적은 유달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사랑과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환대란 목회자에게는 필수적인 요소일 뿐만 아니라, 작금의 한국 교회가 다시 회복해야 할 중요한 정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환대의 정신은 설교를 통하여 강조하는 바이다. 성경 속 인물인 아브라함은 당시 사회 문화적 관습에 의해서 나그네를 환대했다. 뜨거운 날씨에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세 사람을 보고 반기며 영접했다. 시원한 물과 나무의 그늘을 내어주며 출출함을 달랠 수 있는 떡을 가져왔다. 그것도 가장 좋은 것으로, 정성을 다해서 준비해왔다. 그것은 곧 하나님을 환대하는 일이었고, 아브라함의 믿음을 드러내는 일이었다.

자신도 어느 날 나그네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지금의 나그네들을 환대하는 마인드는 우리 시대에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올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밝아오는 2020년을 맞이하는 우리들에게 환대의 정신이 필요하다. 아브라함은 자신도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으며 삶의 고달픔을 알았기에, 뙤약볕을 지나는 다른 나그네의 수고로움을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유대 전승에 의하면 평소에도 누구든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정성을 다했다고 하니, 몸에 배인 사랑과 섬김과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만든다.

부디 새롭게 시작되는 새해에는 누구나 환대받고, 모두를 환대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탐욕에 눈이 멀어서 소홀했던 소외된 자들을 돌볼 줄 알고, 나와는 다르다고 무조건 배척했던 이기심을 버리고, 나그네를 향하여 세상으로 나아갈 때 퇴색한 한국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먼저 하나님의 환대로 구원을 받았다. 구원의 은혜는 우리의 환대로 이루어진다. 낮고 낮은 이 땅에 오신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 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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