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유기농 식품’을 선호한다. 유기농 식품은 ‘국제식품규격’에 의하면 ‘유기농으로 생산한 사료를 먹여 생산한 농축산물을 원료로 한 식품’을 말한다. 이 규정에는 유기농업에서는 인정되지 않은 동물 약품이나, 사료에 주로 의존하는 방식으로 키운 가축의 분뇨를 사용 할 수 없다. 그러니까 유기농 식품은 자연적인 상태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키우고 자라난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기농 식품에 환호한다. 유기농 식품에는 유기농이라는 이름값이 있어서 가격도 비싸다. 그렇지만 가격이 비싸다 하더라도 유기농 식품만을 골라 먹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유기농 식품과 그렇지 않은 식품에서 영양성분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한다. 다만 유기농 식품에는 살충제 등의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 적게 들어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유익한 차이일 뿐이다. 결국 해로운 물질들을 피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점점 덜 해로운 것을 찾는 현상을 보여준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어떤 식품 앞에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유기농이라는 글자가 붙었다고 해서 모두가 유기농 식품은 아닌가 보다. ‘유기농 빵’이나 ‘유기농 커피’란 이름을 달고 판매할 시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기사를 보게 됐다. 공신력 있는 인증을 받지 않고 포장재나 현수막, 진열대, 표지판 그리고 블로그 등에 유기농이라고 표기하고 영업하는 곳을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시행하는 ‘유기가공식품인증제’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잼 같은 가공 식품에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판매하려면 합당한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인증을 받지 않고 함부로 유기농이라는 표시를 달아서 소비자들을 혼란하게 하는 곳이 많았던 것으로 적발되었다. 유기농 식품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닌데 겉포장만 유기농이라고 해서 비싸게 팔았고 분명 소비자들에게 거짓된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이러한 범법행위는 유기농이라는 이름값을 무색하게 하는 잘못된 행동이다. 이에 대해 징역 또는 벌금형을 내린다고 하니, ‘유기농’이라는 명칭의 ‘이름값’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우리도 유기농이라는 단어처럼 대단한 이름값을 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떤 식품 앞에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붙기만 하면 사람들이 선호하고 값이 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순수한 상태를 보존하여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는 유기농처럼, 우리도 그런 존재로 이름값을 하며 살아야 한다. 예수님의 순수한 가르침대로 행하여 다른 사람들이 자주 찾는 유익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유익이 되는 자들로써 선한 에너지로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을 알지만 세상 가운데 자꾸만 위축된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들켰을 때의 상황을 더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값의 가치를 실감하지 못하고 사는 우리들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마땅히 이름값을 할 만한 사람들인지 부터 점검하게 된다.

그러한 문제와 고민은 바로 나 자신이 순수함을 보존한 유기농 같지 않다는데 있다. 세상과 하나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는 어리석은 갈등에 빠질 때가 많다. 어떤 때는 말씀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욕심이나 혈기로 판단하고 정죄할 때도 있다. ‘목사’라는 거룩한 영적 권위를 날카로운 칼처럼 잘못 휘둘러서 상대방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는가? 목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줄 알아야 하는데, 오히려 목사라서 이름값이 떨어지는 무책임한 행동은 반드시 자각하고, 자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값으로 얻은 그 이름값을 위해, 그 이름이 지닌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 때이다. 목사가, 또는 믿는 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질타를 받는 이 시대에 오직 예수로 사는 사람들이 되자. 주인의 부르심에 따라 달려가는 충성된 종으로써 그렇게 여러분 자신을 다스려나갈 때, 은혜의 징표인 그리스도인의 가치가 제 값을 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