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6부가 30일 오전 당선무효확인소송(2017가합39714, 원고 이해연 윤동현/피고 기독교대한감리회) 심리를 마치고 오는 6월 20일에 판결하겠다고 예고했다. 내일(31일) 오후에는 선거무효 항소심의 심리가 있다.

이날 심리에 원고측(윤동현, 이해연)과 피고측 보조참가인(전명구)의 변호인은 참석했지만 피고 기독교대한감리회 직무대행이 새로 선임한 K변호사(변시6회)는 불출석했다. 직무대행으로부터 수임변호사에서 해임된 홍선기 변호사는 피고보조참가인인 전명구 감독회장의 변호인으로 재판에 나섰다.

재판부는 피고측의 대표자가 변경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여 심리 초반에 혼선을 빚었다. “직무정지된 대표자가 있다면 법원에서 직무대행자를 지정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판사가 지적하기도 했지만 원고가 “장정에 직무대행선출 규정이 있음”을 설명하자 “그럼 문제 없다”고 수긍하기도 했다. 결국 피고대표자 표시 정정에 대하여 양측이 이의 없다고 하여 소송 요건이 바로잡아 지고 심리가 진행됐다.

그러나 다시 홍선기 변호사는 이철 직무대행이 새로 수임한 K변호사를 통해 앞서 29일에 당선무효소송 재판부에 “피고가 기존에 제출하였던 답변서, 준비서면을 포함하여 각종 증거 등 원고의 청구와 배치되는 기존 피고의 항변은 모두 철회하도록 하겠다”며 기존 항변의 철회를 선언한 것을 문제삼고 나섰다. 피고 변호사 해임신고서 및 해임신고서 위임장에 ‘기독교대한감리회’만 있고 대표자와 성명이 빠진 점 등 절차상 하자도 지적했다.

홍선기 변호사는 “홍선기 변호사가 피고대리인으로서 이미 제출한 것은 원고의 주장이 법원의 판결, 교리와장정, 대법원 판례,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공지의 사실로 된 것에 위반되는 것을 상세히 지적하고 증거를 제출한 것이다. 그런데, K변호사가 부당한 원고청구를 인정하는 언동을 한다면 이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서 향후 민사상 손해배상, 형사사건 피소, 변호사 직무대 대한 법규 위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재심청구의 사유가 될 것이 명약관하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판사는 직무대행의 홍변호사 해임 및 K변호사 수임의 절차상 문제를 “제대로 보완해서 제출하라”고 명했으며 홍변호사가 제기한 신임 변호인의 ‘변호인의 자격 및 기존항변 철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판단하겠다”고 짧게 밝혔다.

이 날 있었던 심리에서 판사가 집중한 문제는 당선무효소송의 유지 필요성에 관한 것이었다. 판사는 원고들에게 “선거무효에서 결정되면 되는데 이 소를 유지할 실익이 있는가? 이 건을 취하하고 선거무효에서 판단받으면 되지 않겠나. 이 소송은 중복되기도 하지 않나?”라고 물으며 원고들에게 소 취하를  권고했다.

또 판사는 본류인 선거무효 소송 1심 판결(당선무효가 포함된)이 이미 난 상태이고 해당 소송이 확정될 경우 당선무효 소송은 소멸되는 소송요건의 문제를 재차 상기시켜 주었으며 홍선기 변호인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당선무효는 후보만이 제기할 수 있다’는 원고적격 문제제기를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소송을 유지할 이유가 없음을 거듭 권고했다.

판사의 소취하 권고에 대해 원고들은 “금권선거에 대한 문제를 판단해 주어야 한다”고 소취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원고들은 또 “안그러면 재선거에 나오지 않겠나”라고 하여 소 유지의 목적 또한 분명히 했다.

판사는 소 취하 권고를 접고 “직권으로 판단하겠다. 6월 20일 오전 10시에 판결선고하겠다. 굳이 나오지 않으셔도 된다”며 심리를 종결했다.

심리가 종결된 후 홍선기 변호사는 “원고들의 당선무효확인 소송은 "후보자만이 당선 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은 총특재 판결과 전용재 감독에 대한 고등법원 결정에서 이미 정리된 것인데 이를 위반한 것이고, 선거가 끝난지 1년2개월이 지난 후에 제기한 소송은 장정에 선거법위반에 대해서는 선거가 종료된 지 90일 이내에 문서로써 증거를 갖추어 총특심에 제기하라는 것을 위반한 것이고, 당선무효 소송과 선거무효 소송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원고들의 청구는 감리회 선거질서에 반하는 것”이라고 기자에게 항변했다.

원고들은 기자에게 "기존의 청구취지를 변경하여 ‘선거무효’를 다투는 청구취지를 이날 추가했다"고 알렸다. 그 의미에 대해 원고측은 “당선무효소송의 유지를 위해서”, 그리고 “야합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원고가 심리중에 밝힌대로 선거무효소송이 확정되더라도 전명구 감독회장이 재선거에 나설 수 없게 하려는 것인 동시에 원고적격, 중복소송 등 당선무효 소송의 약점을 ‘선거무효’ 다툼으로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재선거 결정 등 소송정국의 주도권이 성모 목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리는 포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렇듯 복잡한 양상으로 소송이 흐를 경우 재선거가 제대로 진행될지 여부다. 먼저 직무대행이 변호인을 통해 당선무효소송 재판부에 제출한 ‘피고가 기존에 제출하였던 답변서, 준비서면, 증거 등 원고의 청구와 배치되는 기존 피고의 항변을 철회하겠다는 의사’에 대한 문제다. 그동안 금권선거를 주장한 원고에 대항해 결백을 주장해 오던 피고(기독교대한감리회 대표자 전명구)의 입장을 철회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전명구 감독회장의 금권선거 사실을 받아들이겠다는 이철 직무대행의 ‘고의패소’의사가 재판부에 전달된 것이다.

이철 직무대행의 이러한 ‘고의패소’ 시도는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써 선거무효가 확정되면 당선무효소송도 자연스레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전명구 감독회장의 금권선거를 확정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오늘 당선무효소송 심리에서 원고가 밝힌바 있기도 한 ‘전명구 감독회장이 선거무효가 확정되더라도 재선거에 나서지 못하게’ 하려는 포석인지, 아니면 빠른 재선거를 위해 전명구 감독회장이 선거무효 항소심에서 달리 저항(?)하지 못하게 하려는 직대의 압박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아무튼 전명구 감독회장측은 직대가 선거무효 소송에서의 항소취하만으로도 충분히 재선거를 치를 수 있음에도 위 항변철회를 제출한 것을 ‘도발’로 규정하고 매우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전명구 감독회장측은 “금권선거 결백을 호소할 기회마저 빼앗고 재선거 의무를 빙자해 선거무효의 책임을 감독회장에게 몽땅 지우려는 비열한 처사이며 지위확인 소와 선거중지 가처분을 유도하기 위한 도발로 보인다”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감독회장측의 이러한 반응은 직무대행의 항변철회가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지게 되면 전명구 감독회장으로선 혹시 선거무효 항소심에서 이기더라도 금권선거로 인한 귀책사유가 발생하게 되어 재선거에 나서지 못하거나 감리회 혼란의 책임이 규정되는 등 불명예로 남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선무효소송의 원고가 자신들의 소송에 선거무효 다툼을 추가 했으므로 성모 목사의 선거무효 소송이 종결되더라도 당선무효 다툼이 계속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그래서 전명구 감독회장측은 당초 2개월 이내에 선거무효소송 항소심 판결을 이끌어 내어 재선거 일정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던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직대가 추진하려는 항소취하에 대응해 감독회장지위확인소송 또는 재선거중지가처분을 내는 등 방어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9월 재선거는 불투명해 지고 직무대행의 임기는 늘어나는 결과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명구 감독회장측은 직무대행이 이런 상황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과가 어찌되던 비난은 모두 감독회장 자신에게 쏟아질 것이 큰 부담이다. 그래서 항소취하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소송정국 종결에 동의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래저래 수 싸움이 치열해 보인다.

한편 앞서 오전에 민사51재판부에서 한 번에 열렸던 두 건의 직무정지가처분(2017카합515, 2017카합503) 이의신청 심리에서 재판부는 성모 목사가 요청한 공탁금 5천만원의 보증보험 대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즉 현금으로 공탁금을 내야 전명구 감독회장의 직무정기 효력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이에 홍선기 변호사가 공탁기한이 통상 2주여야 함을 강조하며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2일까지 준비서면을 제출하라고 해 성모 목사가 공탁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가처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이해연 목사가 이끌어낸 당선무효를 본안으로 하는 직무정지가처분은 공탁금이 납부되어 효력이 발생중이다. 이성현 목사가 신청인인 가처분 결정은 본 당선무효 판결의 결과에 따라 그 효력이 유지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변호사는 또 본안은 당선무효인데 왜 가처분 결정문은 선거무효인지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철 직무대행은 지난 28일자로 박영근 행정기획실장을 직위해제 및 3개월 대기발령(5. 26~8. 26.)하고 그 후임으로 조병철 선임부장을 실장 직무대리에, 지학수 부총무를 대신해 신현승 연수원장을 선교국총무 직무대리에 각각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