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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사구하면 ‘신두리해안’? 안면도에도 있답니다[안면도 뒤안길] 삼봉과 기지포의 해안사구지대를 걸으며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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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10월 03일 (화) 11:03:50
최종편집 : 2017년 10월 03일 (화) 11:18:00 [조회수 :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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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면도 기지포 해안사구의 모습입니다. 모레 언덕이 모레 식물들을 잘 품고 있습니다.
   
▲ 멸종위기종 표범장지뱀이 안면도 기지포 일대 해안사구에 삽니다.

 

(이전 기사 : 값을 매길 수 없는 행복의 길, 여기 있습니다)

백사장항에서는 대하축제를 한다고 들썩거리는데 난 조금 비껴 한가하기 이를 데 없는 길을 걷습니다. ‘대하축제’하면 생각나는 곳이 있죠? 홍성의 ‘남당항’입니다. 그곳은 올해로 22회째 대하축제가 열렸습니다(9월 8일~24일). 안면도의 백사장항은 18회째로 그곳보다는 역사가 좀 짧습니다. 기간도 좀 늦습니다(9월 22일~10월 22일).

접근성에서 남당항이 우수하다 보니 대하축제는 남당항에서만 하는 줄 아는 분들이 많죠. 내가(이 글은 존칭 ‘저’ 보다 대중을 위한 글이라 ‘나’를 사용합니다.) 사는 동네인 안면도의 백사장항에서도 있다는 거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남당항은 이미 끝났지만 백사장항은 지금 한창입니다.

타지 분들은 축제장을 찾지만 이 안에 사는 사람은 축제장을 피한답니다. 너무 밀리거든요. 시작하는 날 백사장항 쪽으로 갔다가 차가 밀려 고생 좀 했답니다. 나는 오늘 삼봉해변과 기지포해변을 걷습니다. 안면도의 해변은 곧 해수욕장입니다. 평상시는 해변이고 여름 한철은 해수욕장이죠.

말수를 줄이자, 다짐합니다

   
▲ 기지포와 삼봉의 해안사구 자연관찰로는 무장애 산책로입니다. 휠체어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기지포 헤안사구가 어떻게 복원되었는지 알려주는 표지판입니다. 2013년 지금처럼 복원되었습니다.

 

축제장의 수선스러움 하고는 너무 다른 풍경이라 그런지 갑자기 어느 목사님의 글이 생각납니다. 혼자 외로이 걷고 있기 때문일까요. 자늑자늑한 숲길과 맞대면하며 가벼이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일까요. 나이 좀 먹어서 그런 걸까요.

목사님은 “산중에서 비탈진 산길을 홀로 넘어가는 머리 하얀 노인처럼 가벼이 홀로 인생의 길을 가고자 하면”이라는 좀 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머리는 내 맘대로 하는 것이 아니니 그냥 지나가고, 정말 인생을 가벼이 걷고 싶습니다. 그래서 주목하게 되나 봅니다. 긴 글을 다 옮길 수 없어 요약합니다.

▲죄를 벗어야 합니다. ▲상처를 씻어야 합니다. ▲말을 줄여야 합니다.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선행이 아니면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말아야 합니다. ▲작은 아집을 벗고 크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야 합니다. (이주연의 ‘산마루서신’ 중에서)

목사님의 말처럼 그러기로 다짐하며 걷습니다. 그게 허망함으로 끝난다 해도, 그리 될 확률이 많지만 지금은 그러리라 다짐합니다. 특히 남을 판단하지 않는다든가, 말수를 줄이려고 노력하렵니다. 나이 들면 말이 많아지잖아요.

이런 면으로 본다면 혼자 이른 아침 안면도의 해안길을 걷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과 인사 정도 하는 걸 말을 많이 한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오늘은 딱 한 분을 만났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힘들게 걷는 어르신을요.

몇 번째 마주치는 분이라 인사가 자연스럽습니다. 해안과 가까운 곳에 사신다고 하더군요. 삼봉해변과 기지포해변은 맞닿아있습니다. 중간에 작은 골이 하나 있긴 합니다. 그러나 그건 육지 쪽 사정이고 해변 쪽은 그냥 맞닿은 해변입니다. 육지 쪽에서 흐르던 물이 어느 틈엔가 그냥 바다 모래 속으로 스미는 거죠.

두 해변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게 꽤 있는데 그 하나가 무장애 산책로입니다. 휠체어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길을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무장애 산책로는 왕복하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바로 그 할아버지를 자주 만나는 것이죠. 지팡이를 짚어야 걸을 수 있다 보니, 무장애 산책로를 주로 걸으십니다.

해안사구, 기지포에도 있습니다

   
▲ 안면도의 해안사구에 사는 순비기나무입니다.
   
▲ 삼봉 해안사구 살리기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려 주는 표지판입니다.
   
▲ 삼봉해변에는 해안사구가 쓸려 내려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대나무 말뚝들을 촘촘히 박아놓았습니다. 이런 시설물 때문에 해안사구가 보존되는 것인가 봅니다.

 

무엇보다 삼봉과 기지포를 거쳐 안면해수욕장과 두여해변까지 연결되는 긴 해안사구는 안면도의 자랑입니다. 물론 이곳들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개발되지 않은 안면도의 해변은 거의 폭이 좁긴 하지만 해안사구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삼봉에서 두여까지 죽 이어져 있습니다.

안면도에 해안사구가 있어? 내가 삼봉에서 안면해수욕장으로 연결 된 사구지역을 걸으며 했던 질문입니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으니까요.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 글을 대하기 전에 안면도에 해안사구가 있다는 것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 ‘해안사구’ 하면 태안 원북면의 신두리 해안사구를 떠올릴 겁니다. 한 번은 가 볼만한 멋진 곳입니다. 모래 언덕의 길이가 약 3.4㎞, 폭은 약 200m에서 최대 1.3㎞ 정도에 이르니 과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해안사구죠. 신두리 해변은 원형이 잘 보존되어 2002년에 해양수산부에 의해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더 유명합니다.

그런데 신두리 해안사구 못지않은 해안사구가 안면도에 있답니다. 삼봉과 기지포의 해안사구는 잘 어울리는 무장애 산책로가 해안 쪽으로는 해안사구 자연관찰로로 조성되어 있답니다. 관찰로를 따라 해안사구에 어떤 식물이 사는지, 어떤 동물이 사는지 구간마다 친절하게 안내표지판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기지포 주변 해안사구는 좀보리사초, 통보리사초, 갯완두, 갯쇠보리, 갯그렁, 갯메꽃, 순비기나무, 갯방풍, 모래지치 등의 식물과 멸종위기종인 동물 표범장지뱀의 서식지랍니다. 안면도의 해안사구는 2013년 전사구지대 확장 및 식생매트를 설치해 복원함으로 오늘과 같은 형태가 된 겁니다.

삼봉해변에는 해안사구가 쓸려 내려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대나무 말뚝들을 촘촘히 박아놓았습니다. 이런 시설물 때문에 해안사구가 보존되는 것인가 봅니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해안이 모레가 자꾸 유실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모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무슨 시설을 하면 할수록 더 쓸려 나가는 것 같습니다. 꽃지해수욕장의 경우 축대와 도로포장이 되어 있는데, 모레는 자꾸 쓸려나간답니다.

삼봉해변에서 안면해변까지는 이런 시설들이 없거든요.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둘 때 해안사구도 발달하는 것 같아요. 해안사구에는 무엇보다 곰솔이 많이 자랍니다. 바닷가 쪽으로는 키 작은 곰솔이 무성하고요, 육지 쪽으로는 좀 자란 곰솔들이 죽죽 뻗어 키 자랑을 합니다.

안면도 해변길의 숲길은 대부분 이 곰솔 군락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기에 내가 걷는 숲길은 대부분 곰솔 밭이랍니다. 곰솔은 해송을 말하죠. 이와 대조되는 소나무는 육송입니다. 소위 적송이라고도 하는데, 안면도에서는 안면송이라고 합니다. 안면도 수목원에 많이 자라죠.

소나무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유유자적함으로 해안사구를 두르며 걷습니다. 말을 줄여야겠다, 남을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아야겠다, 아집을 버려야겠다,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하며.

[안면도 뒤안길]은 김학현 목사가 안면도에서 목회하면서 걷고, 만나고, 생각하고, 사진 찍고, 글 지으면서 들려주는 연작 인생 이야기입니다. 안면도의 진면목을 담으려고 애쓸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 곰솔로 둘러쌓인 기지포해안 숲길, 노을길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말수를 줄이자, 참견하지 말자 다짐합니다.
   
▲ 기지포의 해안 자연관찰로 곁 곰솔가지가 이른 아침 해무에 몸을 적시고 서 있습니다. 카메라가 고성능이 아니어서 방울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게 못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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