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성 > 허 종의 영성
나는 평신도의 아들이었다.담임목사에게 출근부를 만들고 출퇴근 할 때 마다 도장을 찍으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허종  |  paulhuh@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6년 08월 17일 (목) 00:00:00 [조회수 : 2907]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신학교를 다닐 때 선배목사를 만난 적이 있었다.
“아니 자네가 허장로의 아들인가? 허허 허장로가 아들을 다 목사를 만들다니...”
선배목사가 내가 신학을 한다는 것에 너무 놀라서 내가 놀랠 정도였으니...
나의 선친은 목사들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존재이셨던 모양이다.
또 다른 목사를 만났는데 ‘자네 부친이 이런 분이셨네...’ 하면서 기가 막힌 일화를 들려주었다. “자네 부친이 담임목사에게 출근부를 만들어서 출근하고 퇴근할 때 마다 확인하라고 하셨지” 그 목사가 왜 그런 이야기를 내게 해 주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들어도 기가 찬 이야기였다. 어느 날 교인 한 분이 임종을 하게 되셨는데 선친께서 담임목사님께 오셔서 임종 예배를 드려주시라고 말씀하셨단다. 그러자 담임목사가 퇴근해서 갈 수 없다고 했다나...
(그 외에도 선친에 대한 일화를 많이 들었다.)

나의 선친은 사회에서도 대쪽이라는 말을 들으셨던 분이었다.
성격이 강하셨는지 어려운 시절에도 할 말은 하시고 사셨던 것 같다.
그래도 담임목사에게 출근부를 찍으라고 한 것은 너무 하신 것 같다는 생각을 나도 하게 된다.

그런데 선친께서 교회를 몇 개월 다니시지를 않으신 적이 계셨다.
담임목사님과 사이가 불편하셔서 교회를 다니시기가 싫다고 하셨다.
그 후 부터는 신앙생활을 매우 소홀히 하셨다.
자주 주일예배도 빠지셨다.
어렸을 때 목사님들과 자주 의견차이로 다투셨던 모습도 보았었다.
내가 목사가 되고나서 생각하는 것인데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신 때부터 선친의 생활에 문제가 있으셨던 것 같다. (어쩌면 나의 주관적인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선친께서는 50대 초반에 모든 공직생활을 그만 두셔야 했고 1975년에 - 선친께서 60이 되시던 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다. 한국에서는 생활을 하실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28년 동안 말년을 보내시다가 2003년에 돌아가셨다. 나의 선친을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아들인 나로서는 너무 아쉬운 인생이셨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주일을 범한 적이 없었다.
주일에 교회를 가지 않으면 선친께서 매를 때리셨기 때문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나의 선친은 지나치실 정도로 엄하셨다.

나는 평신도의 자녀로 청년기까지 지냈다.
그리고 삼십이 넘어서 신학 공부를 하고 목회자가 되었다.
나는 목회를 하면서 자주 상상을 한다.
만약 내가 담임목사였다면 나의 선친에게 어떻게 했을까?

목회는 영혼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이다.
아무리 평신도가 성격이 강하다 할지라도 돌봄에 대상이 아닌가?
평신도의 신앙생활이 잘못되었다면 목사는 당연히 지도하여 바로 가르쳐야하지 않겠는가?
불행하게도 나는 선친과 깊은 대화를 나누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솔직히 선친을 잘 모른다.
그러나 선친께서 노후를 너무 허망하게 보내셨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목회는 ‘사람들을 사람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하나님만이 인간을 평가하시고 심판하신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지 않겠는가?
내가 담임목사였다면 나의 선친께서 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목회를 할 때 나를 반대하는 교인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하고 섬긴다.
돌아가신 나의 선친을 생각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이 목회자의 올바른 자세라 믿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되는 길이 쉬운 길인가?
하나님의 부르심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이 아닌가?
목회자는 평신도가 아니다.
목회의 길을 걸으면서 항상 깨닫게 되는 생각이다.
잃어버린 사람들을 찾아서 구원의 길을 걷게 하고, 사람다운 삶을 살게 하고 싶다.
정말 남은 목회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허종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91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