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와 개체교회의 관계성에 관하여       

                                                               최민수목사

들어가는 말

1. 감리교와 개체교회 관계성의 변천과정

2. 감리교 사태와 개체교회의 관계
1) 소감: 유관계의 무의미성, 무관계의 유의미성
2) 사태를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
3) 개체교회와 단체들의 참여 실태

3. 감리교회의 공교회성에 관한 논의
1) 공교회로서의 감리교회
2) 개체교회 중심주의와 공교회성의 회복
3) 본부에 대한 비판과 개혁논의
4) 감리교와 신학교의 관계: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4.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 관계성의 미래비젼 
1) 성경적 기초: 에베소서 4:15-16
2) 가치 비젼: 동행. 소통. 세움 패러다임
(1) 동행
(2) 소통
(3) 세움

5. 신학적 동행을 통해 감리교 공동체 세우기
1) 신학교: 교회 현장을 위한 신학의 재생산
2) 본부: 신학적 소통을 위한 컨트롤 타워
3) 개체교회: 신학적 목회와 교회 세우기

나오는 말

감리교와 개체교회의 관계성에 관하여

들어가는 말

  감리교 사태는 감리교 구조안에서 선거를 중심으로 일어난 문제이면서 동시에, 개체교회와의 관계성안에서 발생된 문제이다. 그후 계속 논의되고 있는 제도나 교회개혁의 문제도 감리교와 개체교회가 어떤 관계성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 나가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리교를 대표하는 본부와 개체교회의 관계는 선거를 위한 일시적 관계와 특정 소수자들의 관계를 제외하고는 늘 무의미한 듯한 현실에서, 어떻게 이 관계를 해석하고, 바르게 형성해 나가야 할것인가가 본 글의 요지이다. 여기에 신학교와의 관계도 아울러 살펴보려고 한다. 결국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의 관계는 곧 감리교 공동체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과 같은 필자의 한계와 입장을 밝히고 시작하려고 한다. 8년 사태의 실제 당사자들도 있고,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들도 있고,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고 참여했던 이들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구체적인 참여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교회와 목회자들이 있었다. 그들도 감리교회들이다. 사실은 더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고, 지금도 전국에서 감리교회를 지켜가고 있는 소중한 구성원들이다. 필자는 현장목회자로서 스스로를 그런 개체교회와 목회자들중 한 사람이라 여기며, 그러하기에 사태의 실체적 접근에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자료집을 근거로 지난 8년의 사태를 다시 성찰하면서 미래를 위한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1. 감리교와 개체교회 관계성의 변천과정

  성백걸은 한국감리교회의 역사적 변천을 3가지 패러다임으로 정리하고 있다. 첫 번째 패러다임은 1885년에 들어온 미국 북감리교회와 1895년에 들어온 미국 남감리교회의 선교로 이루어진 미국감리교회 제도와 구조 패러다임이다. 그래서 개체교회, 구역회, 지방회, 선교연회가 구성되었고, 미국감리교회 총회 때 대표를 뽑아 미국에 파견하였다.

  두 번째 패러다임은 1930년 12월 북감리교회와 남감리교회가 합동하여 “조선 감리교회”를 조직하며 만들어진 패러다임이다. 이 때 비로소 독립자치총회를 조직하고, 교리적 선언을 만들고,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조선교회’를 비젼으로 내세웠다.

  세 번째 패러다임은 1978년 10월 감리교회 총리원측과 갱신총회 측의 합동 총회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 총회는 감리교회의 제도와 구조와 관련하여 4가지 중요한 원칙을 결의했다. 첫째, 완전 다원화 감독제이다. 권력집중형의 4년 전임 1인감독제를 폐지하고 권력분산형의 2년 겸임 다원 감독제를 세웠다. 감독회장은 연회 감독들중에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다. 둘째, 총회대표선출의 단순화이다. 정회원 목사 10년급 이상과 이에 상응하는 평신도의 수로 정했다. 셋째, 개체교회 중심화이다. 감독 파송제를 폐지하고 구역회에 개교회 인사위원회를 두고 담임자 임퇴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넷째, 사업기구의 독립화이다. 본부 각 국은 전문가로 구성되며 정책 연구에 중점을 두고 그 시행은 각 연회가 맡도록 했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속에서 감리교와 개체교회의 관계는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두 번째 패러다임 때까지 기능을 했던 감독 파송제는 본래 감리교의 공교회성의 표현이었으며, 감리교 본부와 개체교회의 긴밀한 연결고리였다. 그러나 그 고리는 선작용을 하는 측면도 있었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세 번째 패러다임의 시기에는 다원화 감독제가 채택되고, 감독 파송제를 폐지하였다. 그리고개체교회 중심으로 인사위원회를 두어 담임자의 임퇴를 스스로 결정하게 한 것이다. 이것은 잘못된 권력의 남용을 막고, 개체교회의 운영과 선교를 스스로 이루어나가도록 제도화한 획기적인 변화였다.

  그러나 성백걸은 이 세 번째 패러다임도 세월이 흐르면서 본래의 의도와 기능을 다하기 보다 부정적인 결과를 양산하는 제도가 되고 말았으며, 그것이 지난 8년의 사태를 겪으면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진단한다. 감리교의 제도안에 있던 감독과 의회와 선거가 파행을 겪으면서 개체교회는 그야말로 ‘개체교회 중심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감리교 최고 수장인 감독회장 문제로 고소, 재판, 무효, 자격중지 등이 계속되는 과정에서도 개체교회들은 예배와 선교와 사역들이 중단되지 않았다. 마치 개체교회들은 감리교 사태와 관계가 없는 듯이 그대로 진행이 되었다. 8년의 시간을 담은 6000 페이지가 넘는 사태 자료집이 발간되었지만, 그 자료에 나와 있는 갈등과 재판과 승소, 패소와 상관없이 개체교회는 여전히 감리교회들로 존재하였다. 목회자들의 이동도 필요와 요청과 합의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교회는 1년 예산을 계획과 형편에 맞추어 집행하였다. 인사권과 재정권이 개체교회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리교는 무엇이며, 감리교와 개체교회의 관계는 무엇인가? 둘의 관계를 잇는 연결고리였던 실질적 감독 파송제가 폐지되었고, 또 하나의 연결고리로서 부담금 제도가 있지만, 정직하게 납부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한 교회 재산이 대부분 유지재단에 편입되어 있어서 재산상의 물리적 관계성을 갖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래서 재단편입과 부담금 납부가 선거권과 피선권을 부여하는 필수조건으로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개체교회는 부담금을 내어 본부와 연회를 지원해야 하는 법적 관계가 지속되고 있으면서도(재산 미편입, 부담금 미납시 선거원, 피선거권 제한) 본부와 연회는 개체교회를 위한 책임과 의무 불이행에 관하여 아무런 법적 제한을 받지 않는 이상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부담금과 교역자보고는 해마다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까지 예외없이 받으면서도, 본부는 그런 개체교회들을 위해 어떤 구체적인 의무를 실천하고 있는가?

2. 감리교 사태와 개체교회의 관계

1) 소감: 유관계의 무의미성, 무관계의 유의미성

  지난 8년의 사태를 겪으면서 한편으로는 아프고 고통스러우면서도, 또 한편으로 아이러니한 일은, 그렇게 치열한 갈등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개체교회들은 예배와 교육과 선교와 활동들이 그대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무슨 현상인가? 감리교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 대부분의 감리교 개체교회들은 그만큼의 몸살이 실제적으로 경험되지는 않았다. 갈등의 당사자들과 그 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리그로만 보여지는 측면이 강했다. 이것을 필자는 “유관계의 무의미성”이라고 진단한다. 분명히 관련이 있고,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인데, 또한 사실은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이고,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이렇듯 본부나 연회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서 무의미하다고 느끼고 심지어는 통합이나 폐지까지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주병환은 2008년 10월 중앙연회 감신 동문 목회 세미나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갱신측으로 나뉘었다가 통합할 때의 전제조건이 다원감독제였다. 실제로 연회감독과 연회장과의 차이가 있을까? 개선 효력이 있을까 의문이다. 실상 연회사업 없이도 목회하는데 전혀 지장 없다. 연회사업들이 너무 형식적이다. 연회 운영비 8-10억, 모두 모으면 100억 이상을 이렇게 끌고가야 하나? 구역회와 당회를 하나로 묶고, 지방과 연회를 하나로 묶어, 당회, 광역지방회, 총회의 3구조로 가자”

  방현섭은 “침묵하는 다수의 마음”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감리교회가 엉망이 된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니까 참으로 우습다. 감독회장 선거라는 주제를 놓고 대략적으로 두 파벌이 맞짱을 뜨고 있는 형국이지만, 사실 대다수는 무관심하거나 아니면 아예 안구 오염을 피해 일부러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음과 같이 글을 이어가고 있다. “솔직히 침묵하는 다수에게는 감독회장이 감리교회의 미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감독회장 없이도 5년을 지나왔다. 그것도 아주 잘! 감독회장 없는 감리교회는 존재 가능하지만, 감리교회 없는 감독회장은 존재가 불가능하다. 결국 감독회장이라는 직책은 혹은 직위는 매우 부차적인 것이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자리인 것이다. 그런데 왜 그걸 가지고 계속 싸우는 걸까? 차라리 없애느니만 못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정말 감리교는 감독회장(감독), 본부, 연회가 없어도 되는 것인가? 감리교 사태를 겪으면서 적어도 대다수가 느끼는 정서는 그러했다. 그러나 깊이 성찰해보면 그냥 없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감리교 개체교회들은 감리교 때문에 존재한다. 감리교 목회자들은 감리교 때문에 목회자가 되었다. 감리교도들은 감리교 때문에 성도가 되었다. 감리교는 우리를 낳고 기른 어머니와 같다. 그리고 감독회장(감독)과 본부와 연회는 감리교를 대표하고, 감리교회되게 하는 소중한 책임을 맡은 이들이다. 그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관례와 잘못된 정치구조와 자기이익에 치우쳐 있는 것이 문제이지, 그냥 없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감리교와 본부가 사라지거나, 갈등과 진통이 계속될수록, 사실상 감리교 개체교회도 다 그 영향을 직간접으로 받게 되어 있다. 이것을 필자는 “무관계의 유의미성”이라고 진단한다.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수장과 본부가 없어도 상관없는 듯이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태를 바라보는 필자의 한줄 소감이었다.

  그러나 한편, 유관계의 무의미성 측면에서 진지하게 교단탈퇴와 독립교회를 고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관한 필자의 소견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의 교회는 단지 담임 목회자 개인의 은사나 능력으로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담임 목회자 개인의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인류 역사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행하신 구속의 일과, 불변하는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져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또한 교회는 ‘역사적 교회들이 남긴 유산’위에 세워져 있다. 그 시대의 신학적 바탕을 마련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 신학이 보편성을 얻어 교단이 형성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단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목회하는 이들은 항상 개인의 교회로 전락할 위험을 극복해야 한다. 물론 교단에 여러 문제가 있어서, 독립교회를 지향하고 선택한 목회자들은 성경중심의 신앙과 목회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어차피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순수 성경중심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오히려 성경중심으로 목회한다는 명분으로 공교회의 전통과 지도와 책임을 벗어나고 싶은 것은 아닌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감리교와 개체교회들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으며, 유의미한 관계를 계속해서 설정하고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감리교와 개체교회와의 관계성을 생각할 때 반드시 지향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성경과 건전한 신학에 근거한 ‘올바른 관계성’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관계를 맺되 학연과 인연, 이권, 금권으로 맺은 부정적인 관계성은 진정한 리더쉽을 무너뜨리고, 감리교 사태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양산하고 만다. 이미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고 진단하며 놀라지 않는 이들이 많다. 올 것이 왔다는 것이다. 사실 감리교와 개체교회의 관계는 상호 교류적이다. 감리교라는 실체가 따로 있고, 거기에서 개체교회로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다. 개체교회에서 신앙생활하고 목회한 목회자가 선거나 선발의 과정을 거쳐 감리교 본부와 연회에 들어가면서 감리교를 대표하는 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학연과 인연과 금권의 잘못된 관계가 결국 잘못된 감리교를 만들고 마는 것이다.

  실제로 박상언은 교회성장이 외형적 성장에 맞추어지고, 그러한 성장이 모든 교회의 적절한 모델인 것처럼 간주되는 현상이 빚어내는 부정적인 결과들을 분석하면서 교단의 퇴보를 지적했다. “두 번째 부정적 결과는 교단의 퇴보이다. 교단의 우선적인 기능은 적절한 목회환경을 목회자에게 제공하고, 그러한 환경속에서 교회가 속한 사회를 정화하고 어둠을 몰아내는 빛과 소금의 기능을 잘 감당하도록 하는데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금권을 앞세워 선출된 감독의 지도하에 교단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뻔한 일이다. 또한 그러한 감독을 선출한 교회와 장로들이 어떤 교회를 지향하고 있는지도 자명한 일이다.”

  금번 감리교 사태에서 이러한 잘못된 관계는 신앙양심과 분별력을 흐리게 했고, 자신의 사람을 당선시키고자 서로가 불법을 행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법을 지켰다고 공언하고, 감리교를 지키기 위한 어쩔수 없는 조치였다고 강변하였다. 이러한 외면적 행동의 내면적 진실을 공창희는 감독회장직무집행정치가처분 준비서면에서 각주와 같이 밝혀놓고 있다.

  박상언은 위의 강연에서 교회안에 만연한 윤리의식의 결핍에 관해 “죄를 미화하는 신학적 수사학”이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를 위대한 신앙의 인물이 되게 하셨다는 수사학이 교회에서는 비윤리적이고 탈법적인 행위를 변호하는데 종종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잘못을 시인했으면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 책임은 피하면서 자신의 이익은 챙기려 하고, 나아가 그 행위를 정당하게 간주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죄를 미화하는 신학적 수사학”이 개인의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집단을 형성하여 세력을 얻었을 때는 걷잡을 수 없는 오류와 폭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감리교와 개체교회와의 관계성은 유의미한 상호관계성임을 직시하되, 성경과 감리교신학에 근거한 바른 관계성을 추구해야만 바람직한 미래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2) 사태를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

  2008년 12월 5일, ‘김국도 목사는 감독회장 아니다. 고수철 목사가 감독회장임을 증명하라!!’ 는 요구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는 ‘감리교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 청년회 전국연합회 이은영 총무는 “감리교 사태를 바라보는 감리교 내부의 시선”이라는 글을 발표하였다. 그 제목을 필자도 소제목으로 그대로 사용하며 발췌 요약해본다.

  이은영은 사태에 대한 감리교 내부의 반응을 크게 세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는 무관심으로 표현되는 침묵하는 다수이다. 이들의 침묵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본부정치, 감리교의 정책결정 과정에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무기력감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설문지에서 ‘본인이 이 사태와 관련하여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도’라는 두 글자만 적어 놓았다. 이는 하나님의 간섭과 도우심을 구한다는 신앙고백적 의미도 있지만, ‘그것밖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이 묻어나는 말이다. 실천적이고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역할을 고민하고 실행할 정도로 그들의 현장과 이번 사태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말이다. 젊은 층들의 침묵이 가지는 의도와 침묵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두 번째 반응은 조금 극단적인 결과와 행동으로 “교단이 사라지고 개교회주의로 가야한다”라던가 “감리교를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라는 반응이다. 이는 본부구조가 현장을 지지해주고 북돋워주는 것이 아니라, 현장 목회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거대한 조직괴물로 작용하기에, 더 이상 이 구조안에서 생존하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장에서 느끼는 유관계의 무의미성의 최종 종착지라 할 수 있다. 무관심하든지, 떠나든지, 무슨 일이 있어도 상관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요, 그들을 위한 잔치요, 자신들을 위한 진흙탕 싸움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세 번째 반응은 감리교내에 차곡차곡 쌓인 보수화, 목회자들의 도덕성 문제, 대형교회의 권력, 물질과 성공중심주의의 저급한 영성이 한꺼번에 폭발되었다고 보면서 이를 계기로 새로운 변혁을 만들어가자는 흐름이다. ‘이 참에 갈아엎자’는 반응이다. 여기서 갈아 엎자는 의미와 방법은 다양하다. 감리교내의 일부 문제되는 대형교회의 분리와 감리교와의 결별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진보와 보수로 명확하게 판가르기를 하자라고 하던지, 아니면 지금의 상태에서 새로운 구조적 변혁과 감리교 전반의 신앙적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것이다.

  이러한 세가지 반응들의 중심에는 모두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웨슬리가 생전에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감리교인이라 불리우리는 사람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언젠가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단지 능력없는 종교 형태를 가지면서 하나의 죽은 종파로서만 존재하게 될까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처음 시작했던 교리, 정신, 훈련을 그들이 굳게 고수하지 않으면 의심의 여지없이 그렇게 될 것입니다.” 현재 감리교는 신앙의 알맹이는 버리고 종교와 교단의 껍질만 붙들고, 그것마져 서로 가지려고 다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그 속에는 또한 변화를 위한 다음과 같은 몸부림들이 있었고, 그것이 사태의 한복판을 흘러오기도 하였다.

3) 개체교회와 단체들의 참여 실태

  2008년 사태가 발생한 이후 개체교회와 단체, 개인들의 실제 참여는 어떠했는가?  많은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로 성명서 발표나 기도회 형태로 진행된 사례들이다. 물론 그중에는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와 관련된 목소리들이 있었다. 정치파벌의 하부구조에서 나오는 의도적인 활동들도 있었다. 감리교가 그 바탕없이 허공에 떠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감리교를 사랑하는 안타까운 외침들도 있었다. 자료집에 수록된 내용들을 연도별로 헤아려 보니 대략 다음과 같이 확인되었다. 2008년 13건, 2009년에 26건, 2010년에 4건, 2011년에 5건, 2012년에 2건, 2013년에 3건, 2014년에 1건 정도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횟수가 줄어드는 것은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회의적인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전감목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성명을 내면서 사태 해결뿐 아니라, 한걸음 나아가 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내었던 단체들도 있었다. 전국 감리교 목회자대회는 단체라기 보다는 사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목회자부터 현장목회에만 충실했던 목회자까지, 가장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참여했던 대회였다. 바램은 개혁에 대한 열망이었다. 그것은 다른 말로 감리교와 개체교회의 관계성을 새롭게 설정하자는 것이었다.

  대회 당시 연령별 토의 내용을 보면 지속적인 회개와 자정운동, 목회자 기초생활비 확보, 세습과 교회 매매에 대한 금지 입법화, 감리교회성 회복을 위한 건강한 신학정립, 서열화된 연급제 폐지와 참정권 개혁, 연합신학대학원 신설, 신학교 커리큘럼 개혁, 지방회 및 연회의 통합과 광역화, 젊은 층의 총대 및 장정개정위원회 진입, 본부 부담금 감액, 은급제도 개선 등등이었다. 모두 개체교회와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내용들이다. 이것이 바로 현장의 목소리들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요구들이 아직까지도 상당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본부에서 개체교회로 내려가는 의무는 단절되고, 여전히 감독과 기득권자들의 권한과 이익을 강화하는 제도에만 매달려있는 형국이다. 당시 개체교회와 단체들의 참여에 대한 사례를 자료집에 근거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8년.

감독회장 선거에 대한 88인의 입장, 교회개혁실천연대, 목요기도회, 중앙연회 감신동문회, 올바른 감리교회를 세우는 모임, 서울연회 감리사 협의회, 김국도 목사 감독회장 당선예배와 감리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기도회, 미주연회 목회자 선언, 감리교 신학대학교 82동기 총회, 서울연회 감리사 및 평신도 성명, 교단총회 공동대책위원회, 감리교 정상화를 위한 중부연회 기도회, 올바른 감리교회를 세우기 위한 동부연회지역 기도회.

2009년.

감리교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감리교 교권 수호 비상기도회, 감신대 학생 연합 성명, 감리회 평신도 단체장 협의회, 청년회 전국연합회, 서울연회, ‘진정한 감리교 운동 심포지움, 마포지방회 감리교 개혁요구 6개항, 감리교여성 5개 단체, 전국 여교역자회 호소문, 나눔선교회, 농촌목회연구원, 여성지도력개발원, 예수마음네트워크, 은급법대책위, 희망연대, 감리교회를 염려하는 삼남연회 91명 목회자들, 감리교신학대학 27대 총학생회, 감리교개혁을 위한 100인 기도회, 감신대학생들의 입장, 감리교목회자대회, 감리교단 갱신과 정상화를 위해 염려하며 기도하는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들, 감리교 정상화를 위한 7개 평신도단체 회원 기도회, 개혁입법을 위한 중부연회 100분 토론회, 장정수호위원회, 7개연회 남선교회연합회장.

2010년.
전감목 감리교 개혁연대 동부연회 , 감신 77학번 동기회 성명서, 전감목개혁연대 서울연회, 감리교 금식기도주간.

2011년.
남선교회 전국연합회, 남부연회 목회자 평신도 1000여명 회개기도 대성회, 감리교개혁행동연대, 2011년 전국 연회 감리사협의회, 전국 감리사 대회.

2012년.
전국감리교목회자 개혁연대, 장정수호위원회.

2013년.
한국장로회연합회 성명, 장로회전국연합회 성명, 감리회 3개 신학대학 총동문회와 4개 평신도 단체,

2014년.
전국감리교목회자 개혁연대

  이 밖에도 더 많은 기도회와 성명서 발표, 토론회, 개인적인 금식기도, 개인 글들, 댓글 참여들이 있었다. 그러나 미쳐 다 기록되지 않은 참여들이 분명히 있었음을 밝히며, 누락된 참여와 수고에 대하여 지면을 빌어 용서를 구한다. 다만 자료집을 참고로 확인된 이름들을 기록했으며, 다시 보아도 고통스러웠던 감리교회의 한 세월을 채운 그림으로 비쳐진다.

3. 감리교회의 공교회성에 관한 논의

1) 공교회로서의 감리교회

  감리교 사태가 발생하면서 갑자기 ‘공교회’라는 용어가 공공연하게 사용되었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 같다. 첫째로 감리교회가 공적인 교회성을 상실하고 개교회 중심주의, 목회자 중심주의, 세습과 교회 사유화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금번 사태의 원인중 하나로 작동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둘째는 감리교회를 대표하는 본부. 감독회장(감독), 대형교회들이 공동교회로서의 개체교회들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으며, 세째는 교회가 대사회적인 측면에서 공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대신, 자체 성장과 교권에 몰두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 의미에서였다고 해석된다.
 
    조석만은 교회라는 용어가 사용된 내력을 설명하면서,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의 집단, 혹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거룩한 공동(公同, the public)의 모임, 즉 “거룩한 공회(公會)”를 뜻한다고 강조한다. 교회는 단순히 개체적(個體的) 집단(集團)인 공동체(共同體, Community)의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부르심에 의하여 소집된 공적(公的)이며, 객관적(客觀的)이며, 보편적(普遍的) 실체(實體, substance)라는 것이다.

  올바른 감리교회를 세우는 모임 조언정 총무는 감리교 개혁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공교회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감리교회 가장 큰 문제는 맘몬주의와 개교회주의이다. 감독제가 있음에도 개교회 청빙제도를 허용하다보니 개교회주의로 나가는 첫걸음이 되었다. 그리고나서 한국의 감리교회는 공교회성을 잃어버렸다. 수많은 부흥회와 영성은 개인주의적 영성이었을 뿐이다. 누가 감독회장이냐, 제도를 어떻게 고치느냐는 차후의 문제이고, 그동안 교회성장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잃어버렸던 공교회 영성과 참다운 영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다.” 또한 공교회라는 것의 하나의 표현이 부담금 제도인데, 공교회는 이 부담금으로 목회자의 최저 생계비는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교회들은 본부 없어도 살아가는데, 정말 본부가 필요한 곳은 작은 교회, 미자립교회, 농어촌교회들이다. 이들이 자립하고 감리교회임을 자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본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백용현도 감리교 목회자대회를 준비하면서, “현 감리교 사태가 감독회장선거로 불거졌지만 감리교회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의 표출로 인한 것”이라면서, “영적으로는 공교회로서의 감리교회 신앙 전통이 무너지고, 개체교회 성장주의로 인한 교회 사유화가 심화되었으며, 이기주의적인 맘몬숭배가 팽배해 있다. 제도적으로는 수구적인 의회제도와 선거제도등에 기인한 부정과 불법의 관행이 만연하다. 목회자대회는 현 사태에 대한 영적이고 제도적인 개혁의 방안을 모색하는 모임이 되어야 한다”고 대회의 취지를 강조했다.

  김명섭은 “감리교회, 개혁없이 정상화도 없다”는 글에서 선거제도를 공교회성의 한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구성원들에게 부여된 정당한 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감리교회의 선거제도는 영적인 지도력을 선출하는 과정과 방법에 있어서 모든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부여된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함으로 보편성이라는 민주주의 의회정신의 기초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연회 정회원들에게 의무만 강요하고, 부여된 권리는 연급에 의해 제한하는 부당한 구조이다. 감리교회 개혁의 가장 우선 과제는 명예직인 다원감독제를 섬김의 사역을 감당하는 봉사적인 연회장제로로, 입법총대제도는 연회원들의 직접 선출에 의해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보편적이고 민주적인 의회로, 선거방식이 돈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전체 연회원들의 참여와 제비뽑기를 통해서 선출되는 거룩한 방식으로 혁신하는 것이다.”

  물론 잘못된 제도를 개혁하는 차원에서는 김명섭의 주장처럼 보다 많은 개체교회 구성원들의 선거 참여 보장과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또 그것으로만 공교회가 보장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구성원 전체의 선거 참여와 함께, 개체교회 구성원들의 공교회 의식과, 감리교 전체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와 본부의 공교회로서의 책임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개혁과 의식개혁들이 함께 이루어져 갈 때 감리교회의 공교회성은 진 일보하게 될 것이다. 정치파벌의 다툼에서 선거사태와 법정 다툼이 시작되었지만, 그런 과정에서 개체교회에 대한 반성적 문제들, 특히 공교회성에 관한 논의가 제기된 것은 주목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2) 개체교회 중심주의와 공교회성의 회복

  남재영은 “감리교회 개혁 이야기”라는 글에서, 감리교회 영성은 공교회주의(公敎會主義) 영성과 공교회 영성을 기반으로 하는 감독제도가 그 핵심이라고 하면서, 목사안수, 목사파송, 파송시킨 목회자의 생활보장이 감독의 절대적인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늘날 감리교회는 목사안수와 파송은 하면서도 파송된 목회자의 생활은 전혀 책임지지 않고 있다. 감독에게 책임은 지우지 않고, 감독 권한만 행사하도록 만든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감리교회의 모순된 현실인데, 이러한 모순의 원인을 남재영은 감독제도 자체에서 찾기보다 개체교회의 이기주의에서 찾고 있다. “왜 이런 모순이 생기는 것일까? 개교회주의는 고상한 표현이고 오늘 감리교회는 개교회 이기주의에 병들어 있기 때문이다. 개교회 이기주의 아래 감독제도는 미자립 농어촌교회의 목회자들과 가난한 원로목사님들을 제도적으로 기만하고 있다. 공교회 영성을 버리고 개교회 이기주의에 병든 감리교회의 영성은 필연적으로 맘몬숭배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정치 세력화된 교권주의자들은 상상을 초월한 돈을 뿌리고서라도 교권을 잡으려고 집착한다. 감독선거에 뿌린 돈으로 회자되고 있는 50억/160억/260억원 돈은 제대로 감독제도가 세워져 있다면 다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다.” 그러나 대형교회만 맘몬화된 개체교회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대형교회가 아니더라도 목회자의 공교회성에 대한 인식 부족과 개교회중심주의는 뿌리 깊이 실재하고 있다. 1978년 세 번째 패러다임으로 넘어오면서 ‘개체교회 중심화’의 구조를 설정하고 인사권과 재정권을 개교회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 긍정적 결과로서 각자 열심히 목회하여 교회성장을 이룬면이 있지만, 부정적 결과로서는 어떻게든 내 목회만 잘하면 된다는 개교회 이기주의를 양산했기 때문이다.

  박 철도 “감리교회의 공교회성 회복”이라는 글에서 작금의 감리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공교회성(교회의 교회다움)의 결여(부족)라고 하면서, 또한 이는 감리교회의 여러 가지 현안문제와 제도개혁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크게 다음 네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개체교회 이기주의, 둘째, 물량주의와 교회의 사유화, 셋째, 대형교회와 미자립교회 문제(최저생계비, 신은급제도 문제), 넷째, 감리교회의 영성의 문제등이다.

  남재영은 이러한 개체교회 중심주의와 관련하여 부담금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또 하나 공교회주의가 무너지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난 폐해가 부담금을 속여내는 관행이다. 본부가 뭘 한다고 부담금을 내나? 우리 부담금 내지 맙시다 하는 논리로 부담금을 속이는 자신들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그 범죄를 교묘하게 위장한 채 본부를 빌미로 어리석은 선동을 하는 이들이 있다. 정상적인 감독제도 하에서는 부담금의 본질은 본부운영이 아니다. 부담금은 감독제도를 운영하는 토대이다. 이 토대위에서 감독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생활비와 농어촌교회에서 평생을 목회하고 은퇴하신 원로목사님들의 은급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사실 개체교회의 공교회로서의 도덕성을 재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것이 부담금이다. 목요기도회 위원장 황광민은 은급위원회 이사로서, “통계표 불성실 보고 의혹 교회 처리위원회”위원장을 역임할 때, 2008년 8월에 발표된 부담금 납부실적 100대 교회의 실상을 분석하고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 본부부담금 기준으로 입교인 1인당 평균납부액은 10,400원이었다. 본부부담금을 최고로 많이 납부한 교회는 1)부평교회 입교인 4,945명에 61,971,000원 (평균 12,532) 2)임마누엘교회 입교인 3,876명에 55,000,000원(평균 14,189) 3)숭의교회 입교인 8,282명에 51,923,000원 (평균 6,269)이었다. 입교인 1인당 평균납부액이 가장 많은 교회는 1)남산교회 24,294원 2) 원주 삼천교회 17,482원 3)인천북지방 온누리교회 16,845원이었다. 그런데 입교인 1인당 평균납부액이 가장 작은 교회는 1)금란교회 1,200원 2)광림교회 1,202원 3)천성교회 4,378원이었다. 위의 통계가 정직한 보고와 납부라고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도시 대형교회가 감리교 전국 평균 납부금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성실하게 공교회성을 지켜가려는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을 낙담시키기에 충분했다.

   위의 사실을 접한 성 모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감리교단에서 감독회장을 지내고, 감리교단의 몫으로 한국기독교회협의회 회장까지 지내면서 모든 영화를 다 누린 두 목사님들이 부담금은 속여서 내는 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광은 누리되, 부담금은 정직하게 내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모습에 극소수를 빼고는 누구도 돌을 던지지 못한다는데 있다. 그동안 은급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모든 분들은 대형교회들이 부담금만 바르게 내면 은급문제는 해결된다고 이구성동으로 말하고 있다.”

  이렇게 개체교회가 이기주의와 성장주의 물질주의등 잘못된 신앙으로 무장되어 사유화, 단절, 무책임, 속임 등으로 공교회성을 더욱 해치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들중에는 또한 본부를 운영하는 감독회장과 감독과 본부 직원이 되기도 하였으니, 감리교가 어떤 영성과 신학으로 이루어져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또한 개체교회와의 관계성과 공교회성 차원에서 본부에 대한 비판과 개혁의 요구들도 계속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결국 공교회성의 회복은 본부와 개체교회 모두의 인식변화와 실천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부에 대한 개혁논의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3) 본부에 대한 비판과 개혁논의

  감리교 사태의 중심에 서 있었던 신기식은 금번 사태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중에 감독(회장)의 행정력 제고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감독회장 선거 사태를 겪는 동안 감독이 교권을 분별력 없이 사용하는 경우나 행정능력을 겸비하고 있지 못한 경우에 감리회는 막대한 피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는 현실을 통감하였다. 심지어 감리교회가 표류하는 동안에도 100여명의 전직 감독들이나 현직 감독들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감독제도에 대한 무용론이 대두되고 극심한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

   감리교 수장만 아니라 함께 본부를 구성하고 있는 관련 직원들에 대한 문제도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신기식은 “본부의 개혁과 인적 쇄신의 당위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본인이 경험한 일면일 수도 있지만 그대로 옮겨본다. “이번 선거사태를 통하여 본부는 무능한 관료집단임이 입증되었다. 본부 직원들은 총회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교만으로 가득차 있다. 현장 교회를 위한 봉사의 직무를 포기한 것 같다. 자기들에게 유리한 감독회장을 만들고 취임하게 하므로 자신들의 입지를 보장 받으려는 정치적인 관료집단으로 변질되어 있다. 그러므로 감리교회의 개혁은 곧 본부 개혁을 뜻하는 것이고, 실제적인 본부 개혁 없이는 감리회 개혁은 한낮 구호에 불과할 정도로 감리회 본부 개혁은 우선 과제인 것이다.”

   본부와 관련하여 ‘각 위원회’의 불공정한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다. 지난 8년간의 감리교사태는 28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적합한 감독회장 후보 자격심사부터 시작이 되었다. 법취지에 맞추어 공정한 심사를 진행해야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이고 편파적인 판단을 하였으며, 그후 모든 사건들에서 거의 동일한 일들이 반복되었다. 장정유권해석위원회나 총회특별재판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공정한 심사나 판단보다는 정치 파벌 구도에서 제식구 감싸기, 이익 챙기기 등으로 법을 호도하고 작위적으로 적용하여 감리교 사태를 연장시켰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위법을 하면서도 그것을 위법이라 생각하지 않고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박상언의 지적대로 목회자와 지도자들의 “죄를 미화하는 신학적 수사학”에 혀를 찰 지경이다.

  2012년 감독선거에서 부정을 발견하여 고발했던 안영희목사(충청연회 당진서지방)는 총회특별심사위원회를 대면하면서, 사건의 핵심은 관심도 없고, 부정선거의 실체를 밝히려는 의지는 하나도 없이, 절차상의 문제만 거듭 지적하면서 고발을 지연하고 불기소로 넘겨버리는 행태를 겪으면서, 본부와 위원회에 심한 분노와 좌절감을 토로한 적이 있다. 과연 부정이 고발된 사안에 대해서 공정하게 심사하고 재판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고, 감리교 구조상 학연과 계파로 조직되어 있는 탓에 공정한 심의와 판결이 어렵다고 볼 때, 공정하고 바른 감리교회가 되는 길을 그만큼 멀게만 만든다고 볼 수 밖에 없다.

  2013년에 장정개정위원회에서 본부 구조 개편안을 마련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공청회 자료에서 본부 구조개편의 당위성으로 ‘직원의 비전문성’, ‘방만하고 비대해진 본부 운영’, ‘개체교회 헌금 감소로 인한 본부 수입의 감소’, ‘부처 이기주의와 소통과 협력의 부재’, ‘업무 대비 부서와 부장 수의 과다’, ‘인사시스템의 부실’, ‘정책의 연속성 결여’, ‘행정기획실에 대한 불만 고조’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안에 대하여 박경양은 다음과 같은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정개정위원회는 본부 구조개편이 왜 필요한 것인지 제대로 보았다. 그렇다면 구조개편안에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구조개편안에는 그런 방안들이 나오지 않는다.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더니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방안도 없고, 부처 이기주의가 문제라더니 업무를 더욱 세밀하게 나누어 놓아서 부서간의 칸막이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장개위가 내놓은 구조개편안은 예산 절감 안이며 그 방법이 본부의 직원 감축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직하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미래학자 최윤식은 한국교회는 성장이 잠시 주춤한 것이 아니라 이미 쇠퇴기로 접어들었다고 단언한다. 뼈를 깍는 노력으로 갱신하지 않고 이대로 가면 2050~2060년경에는 400만, 아니 300만명대로 교인수가 줄어들수도 있다고 한다. 주일학교는 30-40만명대로 줄어들 수 있다. 2005년 정부가 시행한 인구주택조사 결과를 보니 기독교인 수는 대략 870만명(18,7%)정도였다. 여기는 이단까지 포함되어서이다. 대략 150~250만명을 이단으로 본다면 실제로 기독교인 숫자는 2005년 기준으로 620~720만명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장에서의 체감정도는 이미 심각하다. 새가족 전도가 잘 안되고, 특히 어린이, 청소년층이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으며, 이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전하고, 목회하고, 신앙생활을 해야 할지 비젼도 가치도 의미도 목적과 목표도 잃어버리고 있다. 신앙과 목회의 표준처럼 존경하던 지도자들 상당수가 지도력을 상실하고 보니 이젠 방향도, 동력도 잃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감리교는 본부 구조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런 현재와 미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감리회 본부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무엇을 강화하고, 어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대안을 세워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위기를 대처하고 돌파해 나가려는 위기의식이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 논리로 인원을 감축하고 구조조정하는 차원에서 그치고 마는 것이다.

  2014년 12월 개혁특별위원회의 3차 포럼은 주제가 “감리회 본부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로 진행되었다. 발제를 맡은 이상윤은 좀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본부의 방향을 설정해 주었다. “변화하는 교단내의 정치지형을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일으키고 합의하고 정쟁을 타결하고, 모든 정책다툼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개혁입법의 내용을 충실하게 채워가야 한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 정치의 소통이다. 시의적절한 개혁적 대응 방식을 찾고, 중간역할을 수행하는 유능한 인재들을 투입하여 노장청의 대화협력 구조를 구축하고, 3개 신학대학교의 긴밀한 협력구조를 짜면서 감리교 유니언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겹줄 삼겹줄 하는데 이것이야 말로 감리교 통합의 삼겹줄이다.”

  역시 발제를 맡은 차홍도는 좀더 구체적인 측면에서 본부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특히 감리교가 ‘정책은 본부, 사업은 연회’가 하도록 이분되면서, 이로인해 본부는 제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반쪽 정부가 되었으며, 그 정책에 대한 시행과 평가는 어디에서도 깊이 있게 검토하지 않는 이상한 구조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정책의 입안과정을 검토하는 본부의 감사나 또는 그 정책에 따른 사업의 실행을 살펴야 하는 연회의 감사 내용 중 어디에도 이런 문제는 지적되지 않으며,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체제가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차홍도는 대안으로 2가지 정도를 제안하고 있다. 하나는 정책과 사업의 통합이다. 이제는 정책과 사업을 통합하여 본부가 정책과 사업을 담당하고 연회가 인사와 행정을, 그리고 지방은 본부와 손잡고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일하는 본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본부는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정책을 입안하는 브레인 집단이 되어야 하며, 이를 실현하는 실천집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본부는 제도적으로나 인사적으로나 조직적으로 변화와 개혁이 요청됨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임시적이고 단편적인 구조조정은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현재와 미래의 위기상황과 교회환경에 대해 분석하고, 현재 본부역할을 평가하면서, 개체교회들을 살피고 섬길 방안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본부 자체의 개혁이 아니라 개체교회와의 관계성안에서 감리교가 공교회로서의 책임을 감당할수 있는 구조와 전략으로 바뀌어야 하며, 무의미한 본부가 되거나, 행정적으로만 관리하는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

4) 감리교회와 신학교의 관계: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지금까지 논의해 온 감리교와 개체교회들의 관계성과 아울러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감리교회를 위해서, 또 하나 중요한 관계성의 회복이 이루어져야 할 곳은 바로 감리교 계통의 신학교이다. 궁극적으로 감리교회의 미래는 신학교와 본부와 개체교회 삼자의 관계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삼자중에 어느 하나가 없이는 감리교 공동체가 불가능하다. 신학교가 없는 감리교회, 본부가 없는 감리교회, 개체교회가 없는 감리교가 가능한가? 그러나 그동안 서로의 존재와 역할이 얼마나 소중하고 절실한지를 절감하지 못하고 지나왔다. 그런 와중에 삼자가 각각의 문제로 고통을 겪어가며 신음하고 있다. 신학교는 신학교대로, 본부는 본부대로, 개체교회는 개체교회대로 모두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자신을 일으키기도 버겁지만, 서로를 함께 세워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

  감리교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감리교 계통의 신학교에서는 몇 번의 성명서 발표외에 별다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자료집에서는 그러하다. 감리교신학대학에서 학생과 교수들의 4번의 성명서가 있었고, 감리회 3개 신학대학 총동문회와 4개 평신도 단체의 감리회 정상화를 위한 기도회가 한번 있었다. 아직 현장에 발을 딛지도 못한 젊은 세대들의 무거운 외침이라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그들의 흔적을 각주에 메모한다.

  그러나 신학교 자체는 금번 사태에서 무관하지 않다. 사실은 감리교 현실에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는 학연을 만들어낸 존재의 바탕이기도 하다. 물론 신학교가 의도적으로 어떤 계파구조를 양산해 낸 것은 아니다. 신학교마다 당연히 바르고 건강한 교육지침을 내세우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 학교별로 홈페이지에서 천명하고 있는 교육지침이나 목표는 각주와 같다.

  각 신학교의 교육목표와 지침은 참으로 바람직하고 하나님나라를 실현할 인재를 양성하는 핵심가치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야말로 이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현실은 그런 방향과는 많이 동떨어진 자리에서 움직여지고 있다. 금번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이러한 교육이념 아래에서 훈련받은 목회자들이었지만, 각각의 학교를 중심으로 학연과 정치파벌이라는 끈으로 묶여 성서적 가르침이나 신학적 입장, 하나님나라 가치보다는 인맥과 계파로 편이 갈려 갈등을 증폭해나갔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또 목회자들만의 문제는 아님이 분명하다. 학교마다 좋은 이념은 내세웠지만, 감리교의 신학적 비젼, 목회적 비젼, 사회적 비젼, 선교적 비젼을 바르게 가르치고 세워주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학연과 인맥에 줄을 대어야 할 신학생들을 무책임하게 양산해 내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배출된 신학생들은 목회 임지도 얻지 못한 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아야만 했다. 그러나 어디에도 본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의 쟁투일 뿐이었다. 결국 감리교와 신학교는 유관계의 무의미성이었다. 8년간의 사태중에도 신학생들이 입학을 했고, 수업을 했고, 졸업을 했다. 교수진들은 출근을 하고, 각자 수업을 진행하고, 학문을 가르쳤다. 그들의 수업과 가르침이 과연 장차 진정한 감리교를 세울만한 지도자들로 역량을 준비시키고 강화하는 것이었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과정을 마치고 내보내는 일이 이루어졌을 뿐이다. 추후 확인도, 검증도, 보살핌도, 안내도 없다. 그야말로 유관계의 무의미성이다.

  그러나 감리교나 개체교회 모두에게 신학교는 뗄려야 뗄수 없는 관계성과 의미를 갖고 있다. 감리교가 감리교 자체를 위해 존재하지 않듯이, 교회가 교회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듯이, 신학교도 신학교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에 신학교와 본부, 그리고 개체교회간에 관계의 유의미성이 있다. 신학이 없는 교단, 신학이 없는 목회자와 교회는 결국 시류와 개인적 능력과 취향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 행정적으로, 제도적으로 좋은 방안을 만들어 놓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그것은 외적인 그릇을 만드는 것이며, 그 안을 채우는 내용은 역시 성경과 신학이다. 감리교라는 그릇에는 성경을 바탕으로 감리교신학이라는 내용물을 담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감리교회이다. 이 역할중에는 신학교와 교수진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신학교와 교수진들은 감리교와 동떨어진 학문, 개체교회와 동떨어진 학문을 가르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있었다. 현장과 연결이 안되고,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학문을 위한 학문이 강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2010년 전국 감리교 목회자 개혁연대의 정책 분석 토론회에서 이성우도 신학교 교육의 문제중 가장 큰 문제는 신학을 관념화시켰다고 지적한다. 목회하는 현장의 소리를 신학화하는 작업이 삭제되어 있고, 따라서 신학을 말할 때 서구의 신학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에 불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학문적 자유야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그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려고 하면 1992년의 변선환, 홍정수 교수 교리재판과 같은 사태가 생기고 만다. 학문은 성서적 전통안에서 자유이다. 하지만 동시에 신학교는 감리교와 개체교회를 섬기는 신학이 되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단지 신학교 안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가르칠 뿐 아니라, 감리교와 개체교회들의 현장에서 목회자들을 만나고, 진정한 신학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감리교가 신학적 감리교가 되고, 개체교회가 신학적 교회가 될 수 있다. 유관계의 유의미성을 창출해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제 31회 입법총회에서 감리교 산하 3개 신학대학교 발전기금이 개체교회 부담금으로 책정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학교는 다시 한번 감리교와 개체교회들과의 관계성을 긴밀하게 창조적으로 형성해가야할 중요한 기로에 있다. 지원금만 요청해서야 되겠는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교수들은 억대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총 결산 25,000만원도 안되는 미자립교회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겠는가? 물론 금액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개체교회는 신학교에 대해서도 공교회로서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관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의미와 정서적 관계이다. 신학교는 앞으로 그 의무와 책임을 학교안과 현역 학생들에게 한정하던 것을 넘어서서, 학교 밖의 교회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넓혀가야 할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살피도록 하겠다.

4.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 관계성의 미래비젼

  지금까지 살펴본 감리교와 개체교회의 관계성안에서 진행된 갈등과 아픔, 그리고 극복과 해결을 위한 많은 노력과 논의들을 존중하면서, 필자는 본 글에서 다소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태에 관하여 보다 근원적인 접근방식으로서 한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도적, 정치적 측면의 사안들은 이미 충분히 논의되어 왔고, 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현실문제와 현실관계가 치열하게 맞설때는 그 현실을 뛰어넘는 전체성과 미래가치를 통해 극복하며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에 필자는 많은 사람들의 현실적인 노력과 변화를 긍정하고 기대하며, 그 안에서 감리교의 피가 흐르고, 감리교의 강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싶다. 그것을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의 “신학적 동행”이라고 명명한다. 이 일은 비록 실개천처럼 작게 시작 될지라도 지속적으로 이루어간다면, 하나의 강을 형성하여 감리교 공동체가 때를 따라 마르지 않는 물을 마시는 통로가 되며, 감리교 피가 흐르는 혈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1) 성경적 기초: 에베소서 4:15-16

엡4:15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엡4:16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성경해석: 감리교의 적용

  현재 감리교를 중심으로 본부도 개체교회도 신학교도 해야 할 일은 그리스도안에서 ‘참된 일’이다. 오직 ‘참된 일’을 행해야 한다. 거짓된 일과 헛된 일과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고, 마음에서라도 버려야 한다. 지난 8년의 사태에서 보였던 어리석었던 일들은 이제 그쳐야 한다.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 사태를 지나면서 매 사안마다 장정에 맞는지, 법에 문제되지는 않는지 조항을 따져보며 행보했던 것처럼, 말씀의 법앞에 참된 일인지 아닌지 따져보며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그 분에게까지 자라도록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와의 “동행”이다.

  또 하나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머리 되심을 인정하고, 그 머리되신 예수님으로부터 나오는 생각과 생명을 공급받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실제적인 “소통”이다. 그동안 본부나 신학교나 개체교회에서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었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예수 그리스도의 지도가 아니라 사람의 사상과 학연과 인맥을 지지하고 따르다보니, 필연적으로 갈등과 대립과 분리가 일어났던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온 교회와 각 사람의 머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과 생명이 온 몸으로 흘러야 한다. 이것이 “소통”이다.

  그 소통안에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하면,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몸인 감리교 공동체가 자라나게 될 것이다. 결국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가 연결되고 결합되어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통해 스스로를 세우게 되고, 또한 각각 서로를 돌아보며 자라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움”이다. 자기 세움이요 서로 세움이다.

2) 가치 비젼: 동행. 소통. 세움의 패러다임

  그러면 위와 같은 성경적 기초위에서 또한 감리교 공동체가 구체적으로 지향해야 할 관계의 가치비젼은 무엇인가? 다음 3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것은 성백걸이 이 시대에 새롭게 요청되는 패러다임이라고 주장했던 네 번째 비젼과도 맥을 같이 한다. 성백걸은 한국감리교회는 지난 세 번째 패러다임의 구조와 제도의 네가지 축이 낡아 와해되고 있으며, 11개 연회 다원화 감독제도의 비효용성과 부패성, 연급순 총대제도의 경직성과 폐쇄성, 개체교회 중심제의 분립성과 빈곤성과 비공동체성과 비공교회성, 본부 각국의 전문화 실패와 무비젼과 무정책성이 서로 작용하며 심각하게 부작용을 확대재생산하는 낡은 패러다임의 틀 속에서 침몰하며 신음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로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는데 첫째, 가장 시급한 과제가 차세대 선교와 교육 양성 사명의 실패이다. 둘째는 목회자 수급조절의 실패이다. 셋째는 신학교육정책의 실패이다. 넷째는 은퇴교역자들의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은급제도의 실패이다. 다섯째 젊은 목회자 세대가 지닌 무기력증이 심각하다. 여섯째 여성차별의 구조와 병폐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성백걸은 이제 네 번째의 건강하고 창조적인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고 하면서 “예수생명화 30년 운동으로 평화공생의 한생명체를”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중에 세 번째 비젼으로 “그리스도의 한 몸된 신앙공동체로서 평화공생의 한생명체로 한국감리교회가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필자는 이러한 ‘그리스도의 한 몸된 신앙공동체’, ‘평화공생의 한생명체’ 패러다임과 비젼에 동의하고, 그 ‘한 몸’과 ‘한 생명체’를 좀더 구체적으로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의 관계성으로 풀면서 다음 세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1) 동행-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 그리고 우리 신자 한사람 한사람이 동행해야 하듯이, 감리교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는 한 몸이요 한 생명이면서 동시에, 끝까지 같이 가야 할 동반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본부는 본부대로 개체교회와 동떨어진 채로 가는 경향이 강했다. 본부에 몸담고 수고하는 분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겠지만, 적어도 개체교회에서 바라보는 본부는 그렇다는 것이다. 1년에 몇 번 공문을 받거나, 매해 부담금을 내고, 보고서를 내는 일 외에, 특별한 행정용무가 있지 않는 한, 본부와 실제적 접촉이 이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본부 주관으로 행사들이 진행되고, 감독님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많은 사역들이 진행되는데 참여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본부는 위에서 큰 일들을 하고, 실제 사업은 연회가 한다고 미루지 말아야 한다. 본부가 개체교회에 대해 좀더 애정을 가지고 동행하며 같이가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과 실천이 현대와 미래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리더쉽이다.

  현대와 미래사회의 소중한 가치는 권위가 아니라 “동행”이다. 심지어 부부도 과거에는 법적관계, 의무와 책임적 관계가 강했다면, 지금은 현실적 관계, 정서적 관계, 의미적 관계가 중요하게 요청되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동행에서 오는 것임이 분명하다. 웨슬리도 교회의 일치를 강조하면서 서로 간에 어떤 의견의 차이가 있더라도 사랑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하며, 열왕기상 10장 15절 말씀, “내 마음이 네 마음을 향하여 진실함과 같이 네 마음도 진실하냐?...그러면 나와 손을 잡자”를 근거로, “‘그러면 나와 손을 잡자’ 이 말은 내 의견에 동의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모든 의견은 그대로 두고 단지 나와 손을 잡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내 예배 형식을 채택하라든지, 내가 여러분의 예배 형식을 받아들이겠다든지 식의 말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하였다. 결국 이렇게 각자 서로 다르지만 오직 교회의 목적과 존재 의의를 통해서 하나되고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바로 그런 웨슬리의 마음이 이미 동행의 마음이었다고 평가한다

  신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졸업하면 단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이상 관계가 지속되지 않는다. 물론 해마다 졸업하는 많은 학생들을 신학교가 일일이 어떻게 관계할 수 있겠는가? 필자가 말하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보다 구조적인  차원의 이야기이다. 신학교가 학교 울타리안의 교육을 넘어서서, 본부와 개체교회와 지속적인 동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 절에서 제안하도록 한다.

(2) 소통-

그리스도안에서 예수 생명과 목적과 뜻이 우리안에 흘러야 하듯이, 감리교도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안에서 흐르는 유산이 있어야 한다. 시대공감, 아픔공감과 아울러 영성과 신학과 비젼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본부와 개체교회의 관계성에 소통을 위한 구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동안 사태를 지나오면서 많은 개혁 논의와 요구들이 있었던 것도 이 소통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대표적으로는 선거제도, 의회제도, 은급제도, 부담금제도 등을 통해서 본부와 개체교회가 공교회성을 유지하면서 소통하고 동행할 구조를 만들고자 함이었다.

  신학교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 재학중에 신학수업을 받고 졸업하면 더 이상의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졸업생들은 학교마다 홈커밍데이를 통해서 다시 모교를 방문하고, 수천만원씩 장학금을 기탁하며 마음을 쏟는다. 그것이 현장에 나와 있는 졸업생들의 학교에 대한 최선의 소통이다. 그러나 신학교는 본부와 개체교회를 위해 그런 소통마져도 행하지 않는다.

  신학교는 젊은 학생들을 학제에 따라 교육해서 내보내면 그것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한 것인가? 갈 길은 막혀있는데 내보내기만 하면 되는가? 그러면 그 다음 재교육은 누가 담당해야 하는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얼마나 많은 배움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가? 지도자 훈련이 졸업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본부에서 주관하는 재교육, 연장교육 과정도 있지만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다. 본부가 그 일만 전담하고 있을 수 없다. 어차피 교육은 선생님들 몫이 아닌가? 그리고 일단 각 학교에서 수업하고 나간 제자들 아닌가? 평생 감리교안에서 한 가족으로 사명 감당하며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 그러하기에 동행의 구조안에서 실제적인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며, 필자는 그것을 “신학적 소통”이라고 표현하고 다음 절에서 언급하도록 한다.

(3) 세움-

하나님이 삼위일체로 공존하시고 서로의 관계성안에서 각각 역사하듯이, 감리교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도 스스로를 세우고, 서로를 세워야 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동행과 소통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자하는 것이 바로 ‘서로 세움’이다. 감리교를 대변하는 본부는 개체교회들이 세워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편들을 동원해야 할 것이며, 개체교회들은 개교회중심주의, 개교회이기주의로 전락하여 교회를 사유화하는 일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신학적 바탕없이 목회자 개인의 취향과 은사와 관심의 방식으로만 목회하는 일도 수정해야 할 것이다. 거시적으로 우리 모두가 머리된 주님께 붙어있는 주님의 몸이듯이, 또 한편 감리교 한 공동체안에 몸담고 있는 한 생명이라는 인식아래, 본부도 신학교도 개체교회도 서로를 세우는 일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신학교도 마찬가지이다. 현재와 미래에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감리교가 진정한 감리교가 되는 것, 개체교회가 진정한 감리교 개체교회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지난 1930년대 두 번째 패러다임에서 제시했던 비젼이다. 그러나 지금의 감리교 현실은 진정한 감리교 개체교회들로서의 성장과 성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반성이 많다. 그렇다면 감리교 공동체를 진정한 감리교회로 세워야 할 책임이 누구에게 있겠는가? 그것은 영성과 함께 영성의 바탕인 신학의 몫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그 신학을 담당하는 신학교와 교수진들의 책임이 크다는 뜻이다. 그래서 단지 학생들을 가르쳐서 내보내는 일만 선지동산의 일로 생각하지 말고, 감리교공동체 전체의 신학적 바탕을 생산해내면서 신학적 공동체로 세워가는 보다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5. 신학적 동행을 통해 감리교 공동체 세우기

  이제 필자는 개체교회 목회자의 입장에서 감리교와 개체교회 관계의 유의미성을 위하여 신학적 동행, 신학적 소통, 신학적 세움을 제안하고자 한다. 물론 감리교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불법을 행하는 일에는 법률 다툼을 통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이 필요하고, 영성적 방법도 필요하고, 장정개정과 같은 제도적 법률적 방법도 필요하다. 정치적인 방법도 필요하고, 프로그램과 사역개발도 필요하다. 전도운동과 같은 영혼구령사역도 필요하고, 사회봉사, 성품과 인성개발등 신뢰도와 영향력을 높이는 방법도 필요하다. 그러나 또한 중요한 것이 바로 신학적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다. 사실상 교회와 신앙과 목회의 기초는 성경 말씀과 함께 신학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참된 교회를 세우는 바람직한 신학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8년간 감리교 사태는 나름대로의 신앙적 바탕은 있었지만 신학적으로 해석된 사건은 아니었다. 기존 패러다임의 한계와 구조적인 문제, 그리고 개인과 그룹의 욕망과 잘못된 신앙적 의가 빚어낸 기형적인 결과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이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비젼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학적 노력이 깃들어져야 한다. 전감목 토론대회에서 진광수도 오늘날 감리교회에 필요한 것은 영적 타락, 윤리적 파산을 극복할 수 있는 바른 신앙, 바른 신학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한 방법으로서 필자는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의 관계성안에서 ‘신학적 감리교회 세우기’를 제시하는 것이다.

1) 신학교: 교회 현장을 위한 신학의 재생산

  ① 루터의 교육개혁

  감리교회의 개혁을 논하는 즈음에 개신교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루터와 관련해서 종교개혁을 연구한 학자는 많으나, 교육개혁이 먼저 선행되었고 교육이 줄곧 종교개혁의 기초를 이루었다는 사실은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김선영은 “종교개혁사적 관점에서 본 루터의 교육사상과 교육개혁에 관한 연구”에서 그 부분을 밝히고 있다. 지금 우리와 조금 상황은 다르지만, 루터는 교육과 학교의 개혁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종교개혁을 이루어갈 수 있었다. 루터는 교육의 목표를 영적인 성장과 유용한 시민 양성이라는 두 차원을 함께 제시하였다. 교회와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리고 루터는 당시 교회법과 스콜라신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과목들을 포함하고 있는 대학교육과정이 개정되어야 교회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학교개혁을 먼저 시도하였다. 또한 루터는 기독교 교리와 관습의 혼란 상황에서 종교개혁 사상과 관습을 시행할 차세대 지도자들을 키우는 것을 시급한 문제로 보았으며 이를 위해서 교육개혁은 필수였고, 교회의 미래를 위해 학교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또한 구체제 하에서 교육을 받은 자들을 재교육 시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교리문답서, 설교문들, 찬송들을 보급함으로써 목사들과 회중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특히 젊은이들이 오도되는 경우들이 있다는 점에서 개혁을 지속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이루어 가는 것 못지 않게, 올바른 방향으로 교육시키며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교육은 교회안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반 국가에도 참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한 도시의 참된 부(富)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총들과 무기, 물질적 재산, 혹은 튼튼한 벽들과 화려한 건물들에 있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시가 지니고 있는 능력있고, 학식 있고, 지혜롭고, 잘 교육받은 시민들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② 신학적 목회를 위한 계속교육

  위와같이 루터의 교육사상과 교육개혁은 종교개혁의 신학적 사상과 떨어질 수 없으며, 종교개혁의 기초를 이루었을 뿐 아니라 개혁의 동력이 되었다. 그러하기에 감리교회의 개혁을 말할 때, 우선은 현상적인 제도와 법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신학교 개혁과 커리큘럼의 개혁, 학교안에서만 아니라 목회자 재교육까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2006년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에서 논문발표회를 갖고 “신학교육 이대로 좋은가?” 라는 주제로 미래 한국, 신학교육의 방법론과 커리큘럼에 대해 집중 토론했다. 정일웅은 신학교육을 3단계로 구분하면서 첫단계인 신대원 3년의 신학교육에서는 학문적으로 획득된 성경적이며, 조직적이며, 역사적이며, 실천적인 신학정보 습득을 목표로 하고, 두 번째 단계인 강도사(설교자) 훈련은 목회실제에서 배워야 하는 실천적이며, 신학적인 심화교육을 목표하며, 목사의 계속교육 과정으로 이해된 세 번째 단계는 교회의 특정한 활동분야에 대하여 전문화할 수 있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기회를 목표로 삼아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에서 배웠던 것을 발전시키거나 더욱 심화하는 과정이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와같이 신학교는 학교안에서의 학생들 교육에 그치지 말고, 졸업후 목회현장에 있는 이들에 대한 계속교육까지를 큰 틀안에서 커리큘럼안에 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필자는 이러한 구체적인 한 사례로서, ‘신학적 동행’을 목표로 소통과 세움의 구조를 만들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신학교 교수진들과 목회현장의 전문가들이 함께 한국 감리교신학과 목회를 생산해내는 일이 필요하다. 학교안에 있는 학생들을 위한 교과의 신학교육만이 아니라, 감리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신학적 목회와 실천에 필요한 내용들을 연구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한쪽에 치우친 편향된 신학은 항상 공동체를 파괴하고, 잘못된 교회의 역사를 만들어내고 만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하나님나라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촉진하는 바른 신학이 중요하다. 성경적 진리를 사수하면서도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구원의 역사를 이어가는 열린 신학이 필요하다. 감리교회의 역사와 구조와 제도와 목회와 실천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연구들이 이뤄지고, 그것이 목회현장으로 공급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감리교회 목회자라고 꼭 감리교 신앙과 신학만 가진다고 장담할 수도 없고, 그래야 한다고 강요할 수도 없다. 각자의 은사와 관심에 따라 다양한 신앙과 신학을 취사선택할 것이다. 한편으로 지금 과연 감리교회에 감리교회성이 남아 있는가? 감리교 목회자에게 감리교 신학이 있는가? 오순절 은사주의와 교회성장학, 물량주의, 세속주의로 대부분 넘어가 있는 것 아닌가? 감리교 목회자들이 감리교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가? 등등 여러 부정적인 견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감리교회 목회자들을 배출한 감리교계통의 신학교는 신학적 작업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 오히려 현재 감리교회의 현실이 감리교회성의 부재, 신학의 부재 현상을 천하에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 일이 중요하다. 신학은 현장 목회자들에게 더 필요하고 요청되는 일이다. 과연 교회가 무엇인지, 목사가 누구인지, 성도는 누구인지, 사역이 무엇인지, 어떻게 성경을 해석하고 설교해야 하는지, 시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지.....질문과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신학적 수업이 안되니까 교회와 목회에 대해서 오해하고, 앞에서 제기되었던 권력다툼, 공교회성의 상실, 개교회중심주의와 사유화, 물량주의, 맘몬주의 등 갖가지 문제점들을 야기하게 되지 않는가? 교회 현실은 목회자 본인이 다 알아서 하는 형국이다. 그 목마름과 짐을 신학교와 교수진들이 외면하지 말고 신학의 재생산을 통해서 함께 담당해주어야 한다. 그 구체적인 진행방식은 본부를 컨트롤 타워로 하여 각 신학교의 연계성안에서 할 수도 있고, 또 이어서 제안할 감리교 연구소를 설치하여 진행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학교밖을 향한 신학의 생산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③ 미래를 위한 진통

  최근에 신학교안에 내재되어 있던 문제가 표출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기회에 반성을 통해 자신의 문제와 아픔을 치유하면서 동시에, 감리교 본부와 개체교회를 위한 신학과 목회를 생산해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015. 9. 24. 감신대 교정에 어느 대학원생이 대자보로 다음과 같은 글을 계시한 적이 있다. “감신대 교수님들, 교직원들, 이사님들, 학생들, 목회자들, 감리교본부! 그리고 감독님! 정신 차리고 주님앞에 무릎꿇고 회개하십시오!”라는 글로 시작하면서 세 공동체를 향해 가슴 아픈 촉구를 하였다.

  첫째, 학교는! 신학생들이 교회에서 사회에서 능력있는 자로 바로 설수 있도록 책임있게 가르치십시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상에 지지 않는 목회자, 불의에 순응하지 않는 목회자, 양들을 진정 자기 목숨보다 사랑하는 목회자로 키우십시오!

  두 번째, 교단은! 개척해서 자립하지 못하는 교회를 다 책임지십시오! 책임도지지 못하는 본부가 왜 있습니까? 감리교본부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몇몇 교회로 인해서 개독교라는 욕을 듣는 판국에! 지금 감리교 본부는 뭐하고 있는 것입니까? 목숨 걸고 미자립교회를 다 책임지십시오.

  세 번째, 교회는! 신학생들을 제대로 챙기시오! 심부름, 사무원, 비서, 운전수, 방송직원, 지금 이게 목회자가 될 사람들이 주로 해야 하는 일입니까? 진정 예비목회자들이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강하고 담대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도하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필자가 논의해 온 신학교와 본부와 개체교회에 대해 그는 뼈있는 메시지들을 선포하고 있다. 주님이 그 학생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는지...

  이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2015. 10. 5. 학내 사태를 맞고 있는 감신대 교수평의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금번 감신대 사태를 겪으며 잃어버린 지난 10년의 공백이 너무도 컸음을 통렬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신앙과 학문의 공동체가 정치판으로 변질되어 제대로 된 리더십이 세워지지 못한 탓이었고, 단절된 구조 속에 갇혀 적극적 대안을 마련치 못한 자신들의 책임 탓이었음을 시인하며, 제자들의 눈물을 거두기위해서라도 그동안 꿈꿨고 키워온 감신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을 선언하였다.

  하나, 현직 교수로서 우리는 대학 수업의 절반을 담당하는 강사 선생들과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상생의 길을 만들어 간다. (4대 보험, 방학 중 강사료 지급, 항차 기초생활비)

  하나, 건실한 학술잡지를 만들어 현직 교수는 물론 강사들 그리고 타 대학 교수들의 글도 실릴 수 있는 제도를 만든다. (탈락률 상승, 타대학 잡지 논문투고 장려)

  하나, 다른 대학에 견줘 비교우위의 시각에서 연구실적을 위해 힘쓰며 창의적인 연구와 가르침 역시 적극 후원한다. (연구실적 포상, 학습활동지원, 강의실 확충)

  하나, 주 4일을 학내에 머물며 연구하고 가르치되 그중 하루는 학생들과의 공동체(친밀)성을 키우는 시간으로 한다. (성서 읽기, 어학 및 독서 지도, 진학 상담, 동아리 활동 등)

  하나, 교수들의 자발적인 헌신을 바탕으로 학내 안팎에서 기금을 마련하여 학부와 대학원 장학금을 확충하되 대학원생부터 전액을 지급해 나간다. (기금마련, 연봉조정)

  하나, 대학의 구조조정과 교단과의 적극적 협의를 통해 다양한 목회, 상이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섬김의 공동체를 세운다. (구조조정, 교과과정 개편)

  신학교 전체 구조의 변화 이전에 위와 같은 대학원생의 호소와, 일부 교수들의 선언등은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진통의 과정에서 나온 소중한 외침이라 여겨진다. 신학교가 그 본래적인 설립목적과 교육목표를 회복하고, 감리교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동행하고, 소통하는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2) 본부: 신학적 소통을 위한 컨트롤 타워

  ① 영적지도자와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

  본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영적지도자로서의 감독회장(감독)의 존재와 역할이다. 신약성서에 의하면 감독에 대한 기준과 기대는 상당했다.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신중하며 단정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딤전 3:1-7). “감독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책망할 것이 없고 제 고집대로 하지 아니하며 급히 분내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더러운 이득을 탐하지 아니하며...오직 나그네를 대접하며 선행을 좋아하며 신중하며 의로우며 거룩하며 절제하며...”(딛1:7-9).

  감독은 영적지도자로서 이와같은 자격을 가진 이들이 세움을 받고, 그런 선한 영성과 성품으로 온 교회들을 돌아볼때, 진정한 리더쉽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감독의 영적지도력 안에서 본부 구성원들은 행정적인 일과 정책적인 일들을 바르게 감당하게 될 것이다. 특별히 지금까지 필자가 제안한 ‘신학적 동행’의 측면에서 한정하며 본다면, 3개 신학교에서 감리교신학과 목회를 연구 생산하는 일을 할 때, 본부는 개체교회와의 관계성안에서 그 과제가 잘 이루어지도록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본부 자체가 정책을 개발하고 행정을 담당하고 사업을 시행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재 감리교회가 빈약한 부분은 한정된 본부 인원과 역할과 예산으로 감리교 전체를 주관한다는 것이다. 다른 대안을 세워야 한다. 그 대안중 하나는 신학교와 연구소를 통해 전문가가 교회 현장을 위해 신학과 목회를 재생산 해내고, 본부는 그 일이 가능하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진행하는 일이다.

  ② 신학적 동행과 감리교 연구소

  위와 같은 일을 위해서 본부와는 별도로 ‘감리교 연구소’등을 설치하여 성찰과 연구와 미래비젼을 펼쳐가는 일이 있어야 한다. 신학교 교수진과 현장목회자와 각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심도있고 폭넓은 감리교의 신학적 목회적 주제들을 연구 생산하는 것이다. 지난 2008년에 장단기발전위원회 발행으로 『감리교 백서』가 발간된 적이 있었다. 2006년부터 조직을 갖추고 모임을 시작해서 각 분과별로 목회자와 전문가들이 야침차게 준비한 연구물이었다. 전국 감리교회에 배포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2008년 감리교 사태를 맞이하면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묻혀버린 아쉬움이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그 연구모임이 1회성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이렇듯 1회성의 행사나 사업은 한계가 많다.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적은 분량이라도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흐르는 것이다. 그것이 동행이고 소통이고 세움이며 관계성이다.

  대기업중에 연구소가 없는 기업은 없다. 삼성은 삼성경제연구소, LG는 LG경제연구원이 기업전체를 진단하고,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과 전술을 개발한다. 감리교는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보다도 더 거대한 조직이다. 전문인력이 얼마나 많이 참여해서 함께 연구하고 평가하고 전략과 방안을 개발해야 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연구들은 있지만 함께 공동으로 협력하여 전략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하는 기구가 없다. 그저 몇가지 사업과 행정이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다 개체교회 목회자의 몫이다. 그러니 열심히 해도 한계가 너무나 분명하다. 교회성장이나 크기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수준,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수준과 공교회로서의 시대적 역량까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탈선은 말할 것도 없고, 신학적 소양과 목회적 실천의 부족, 부실한 영성과 닫힌 시대적인 안목, 개인주의, 개교회주의는 결국 교회와 성도들의 신앙의 부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 대형사고가 터지면 대부분 교인이 관계되어 있고, 그것도 중직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교회를 오래 다녀도, 교회가 커도 상관이 없다. 그러니 성장한 교회, 성공한 목사, 축복받은 교인들은 있어도, 교회는 점점 더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감리교도 예외가 아니다. 이것을 이대로 두고 미래로 나아가기에는 너무나 버겁다. 그런데도 그 책임은 여전히 목회자 개인에게로 돌아간다. 본부와 신학교는 책임지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까지 논의해온 것처럼 본부와 신학교와 개체교회가 무관계성, 무의미성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삼성이 이름과 조직만 있고 사업은 다 각자 개인 사업소에서 진행한다고 생각해보라. 오늘의 삼성이 가능하겠는가? 지금 우리는 꼭 그런 심정이다. 너희가 다 알아서 해라!

 
  ③ 소통의 역할

  연구소가 가동될 때 본부가 해야 할 또 하나의 일은, 그렇게 연구되는 결과물이나 신학들을 개체교회로 공급하는 일이다. 연회별로 받아서 공급하는 방법도 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지금 기독교세계나 강단과 목회와 같이 월간책자로 발행하여 보급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메일로 정기 발송하는 방법도 있다. 책으로 편집해서 보급하는 것은 그만큼 저변 확대에 한계가 있다. 지금은 속도의 시대이고, 개개인에게 직접 전달되는 개인 소통의 시대이다. 연수교육이나 세미나와 같이 일정한 공간에 몇일씩 모이는 것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메일을 활용하면 신속하고, 비용도 절감되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또한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할 수 있다. 내용만 좋고 유익하다면 얼마든지 선호도가 있을 것이다. 다만 다양한 커리큘럼과 프로젝트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림직하다. 이것이 바로 신학적 동행과 소통과 세움의 구조화이다.

3) 개체교회: 신학적 목회와 교회 세우기

  ① 신학적 목회 지향

  개체교회 목회자들은 그렇게 발송되고 보급되는 감리교 신학과 목회를 숙지하여 목회에 적용하고, 교우들과 함께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의 은사와 취향과 달란트를 활용하되, 감리교 신학으로 신학적 토대를 다시 쌓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가? 사실 신학교 다니면서 감리교신학을 얼마나 공부했으며, 그 안목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를 숙고해보면 필자부터 부끄러울 정도이다. 진정한 감리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지금 시대에는 어느 특정 교단의 신학보다 혼합적으로 취사선택하여 교파성이 선명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감리교회의 소중한 가치는 알면서 가야하지 않겠는가?

  사실 감리교신학은 그 범위가 참으로 넓다. 소위 복음주의 노선부터 자유주의 진영까지 한 감리교회안에 속해 있다. 과거 역사속에서도 그러하였듯이 장로교와는 달리 감리교는 금번 사태를 겪으면서도 분열위기를 맞이했지만 교단이 갈라지지는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이상윤은 최고 지도자 선출을 위해 파벌로 분열되었을 뿐 신학적 대립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렇듯이 감리교는 신학적 해석의 폭이 넓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폭넓은 감리교회 신학을 탐구하면서 신앙과 목회실천을 이루어가야 한다. 신학이 영혼을 구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의 신앙과 목회가 어느 지점에 있으며, 어느 지점으로 가고 있는지, 어떤 신앙과 목회를 지향하게 되는지 분별과 안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양들을 맡은 목회자의 최소한의 예의와 책임이다.
 

  ② 공교회성의 회복

  역사적 변천과정에서 개체교회 중심적인 패러다임이 필요했으나, 이제 개체교회중심주의, 개교회이기주의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특히 대형교회는 자체의 존재와 성장을 위해서 집중할 뿐 아니라, 작은 교회를 함께 책임지고 나가는 공동체 리더쉽이 중요하다. 목회자는 다 왕과 같다고나 할까? 중세에는 교황이 교권의 정점에서 왕노릇을 했지만, 지금은 개체교회 목회자마다 다 왕이다.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공교회성을 잃어버리고, 개교회주의, 사유화, 세습, 매매의 부정적인 결과를 양산하고 말았다. 회중이 이에 동조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거부하면서 점차 교회내 갈등이 심화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목회자와 회중 모두 공교회를 향한 공적신앙의 회복이 중요하다.

  또한 공교회를 위한 개체교회의 참여와 책임을 위해서는 감리교 구조에서 제한되어 있었던 연급제도와 선거제도등, 법 개정을 통해서 그 참여의 길을 여는 일이 중요하다. 참여도 안되는데 무슨 책임을 감당하겠는가? 이제는 막연한 관계, 유관계의 무의미성 차원을 넘어서서 신학교, 본부, 개체교회가 공생. 공멸의 관계로 진입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그것이 재해석해야 할 삼자의 관계이다. 타자에 대한 성경적 신앙의 관계성에서도 그렇고, 본부, 개체교회, 신학교 각각의 존재의미와 역할 관계성에서도 그렇다. 그것을 외면하는 것은 각각의 설립취지, 존재목적의 이탈이요, 복음의 법의 위반이다. 사회법으로 처벌받지 않아도 시대와 역사속에서 부실한 감리교 공동체 전체가 심판받는 날이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개교회 중심주의, 집단적 종교 도그마를 넘어 대사회적 관계와 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교회안의 성도들에게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와 지역속에 포괄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들은 실제 현장에서 지금도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작은교회와 목회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짐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공동체 교회 이전에 1인 일지라도, 대신(神)관계, 대인(人)관계, 대사회(社會)관계에서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어 나가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께서 이미 십자가와 부활과 성령의 은혜를 주셨기 때문에, 현실문제는 현실문제대로 극복해 나가되 신앙의 빛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③ 상식과 합의가 가능한 교회정치

  감리교회 역사에서 정치가 부재한 적이 없었고, 파벌정치가 이제는 학연과 금권으로 바뀌어 작동하고 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고 무시할 수 없는 정서이다.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개체교회와 목회자들은 상식과 합의가 가능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성서적 전통과 신학적 포괄성안에서 권력지향을 넘어 하나님나라 비젼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특별히 앞에서 논의한 관계성의 측면에서 개체교회는 선거를 위한 일시적 관계나 학연과 금권의 제한적 관계에 매몰되지 말고, 본부와 신학교와의 신학적 동행을 통해 보다 넓은 하나님나라의 영원한 관계성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이미 다 치부가 드러난 상황에서, 아직도 거룩한 옷을 입은줄 착각하고 으스대는 행태를 중단하고, 마음과 수치의 옷깃을 여미고 존재의 심연으로 들어가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다시 만나야 할 것이다. 그동안 법으로 다투면서 여기까지 왔으나 법은 반드시 누군가를 허용하고 누군가를 또 제한할 뿐 아니라, 인간은 법과 법 사이를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을 만큼 악하고 이기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법안에서 법을 넘어, 성령이 자유롭게 역사하시는 감리교 공동체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오는 말

  긴 여행을 하고 돌아온 느낌이다. 지난 8년의 세월을 한 자리에 앉아서 동시에 들여다보면서, 그 때는 몰랐는데 알게 된 일이 많았다. 사실은 6000 페이지 거의 다 그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필자가 유관계의 무의미성안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걸음 들여다 놓고 보니 다시 보이고,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너무 답답해서 화가 나기도 하고, 130년의 역사와 함께 너무나 꽉 짜여진 구조속에서 옴싹달싹 못하는 감리교회가 너무 안쓰럽기도 했다. 확연히 보이는 이권 때문에 바른 길을 가지 못하는 모습앞에 인간의 어리석음을 다시 발견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감동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수많은 논객들의 열정어린 논의와 글들앞에 무식자인 필자는 부끄럽기만 했다. 당장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변화와 개혁을 위해 몸부림치는 투사들의 용기와 희생앞에 고개가 숙여졌다. 서로 생각과 가치관이 달라 겉으로 드러난 행동은 합당하지 않았어도, 교회를 위한 열정만은 진심으로 느껴지기에, 그렇게 다투면서도 한 몸을 이루고 있는 감리교회가 위대하고 그지없이 사랑스럽게 다가온 것은 필자만의 마음이었을까?

  8년의 사태가 진행되어온 법적 과정을 바라보며 그 구도의 변화를 살펴보니, 처음에는 목회자와 목회자가 다투다가, 후에는 목회자와 법조인이 다툰다. 그러다 후에는 법조인과 법조인이 다투고, 다시 목회자와 목회자의 다툼으로 돌아오고 합의점을 찾아 새로운 행보를 시작하기도 했다. 그런 모든 다툼에서도 항상 최종 결정은 역시 교회와 목회자의 몫이었다. 그 기간동은 감리교는 법조항을 들여다보며 이것이 법에 맞는지 틀리는지, 또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는 없는지... 그렇게 조목조목 따지며 조심스럽게 행보를 진행했다. 사실은 하나님의 말씀을 그렇게 규칙적으로, 조목조목 따지며 왔어야 했다. 그것이 메도디스트, 감리교도 아니었던가? 그런데 우리는 어느새 그 감리교회성을 잃어버리고 큰 아픔을 겪으면서, 법조항 앞에서 공부를 다시 한 셈이 되었다. 얼마나 공부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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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감하는 글이 너무 감성적으로 흐른 느낌이 있다. 그러나 일부러 그러고 싶다. 너무나 첨예하게 사안에 매달려 달려온 길에, 모두 지친 감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여기까지 왔어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가 잔뜩 남아있다. 시간도 좀더 필요하고, 마음의 여유도 좀 필요한 것 같다. 대세는 이미 정해졌고, 수많은 수고와 노력들이 있었으며, 때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역사는 필연이다. 그 하나님의 필연안에서 본부도 신학교도 개체교회도 함께 동행하고 소통하며, 스스로를 세우고 서로를 세우며, 한 생명 공동체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2007-2008』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2009』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2010』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2011』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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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20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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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성신학연구소 편, 『웨슬리 신학과 오늘의 교회』, 서울: 기독교대한감리회홍보출판국,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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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daum.net/ansanhoebok/7MyF/1905
http://blog.daum.net/hansol605/15857249.
감리교신학대학교 홈페이지
목원대학교 홈페이지
협성대학교 홈페이지
당당뉴스. 2008. 9. 21. “부담금 납부실적 100대 교회의 분석과 소감, 그리고 박철목사의 답글!”
당당뉴스. 2015. 10. 5. “이런 감신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국민일보. 2006. 5. 30. “신학교육 이대로 좋은가?”
정석용, 감신대 교정 대자보.

최민수 목사 프로필
 

감리교신학대학 졸업
감리교신학대학 신학대학원 졸업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
여주 동지방 성심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