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는 왜 두 개의 교회로 나뉘어지지 않았을까 

이 상윤 목사

1. 이글을 시작하면서  

이 글을 시작하면서 나는 먼저 조선왕조 당쟁투쟁을 심도 있게 서술한 당의통략(1890)이라는 조선조 사색당쟁의 내력을 밝힌 저서를 남긴 강화도 출신 이건창 선생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선조 8년(1575년)에 시작 된 심의겸-김효원 간 사이에 발생한 당쟁이 영조 31년(1755년)까지 무려 180년간 계속 된 싸움의 기원을 다루면서 조선조의 정사를 쓰려는 이들은 반드시 사색당쟁을 거쳐서 가야만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연려실시술을 남긴 이긍익의 2세손으로서 서인 출신이었지만 낙향하고 부모님의 3년상을 치루는 과정에 지난 180년 동안 지속되었던 사색당쟁의 내면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당의통략이라는 책을 저술한바 있다.

그가 성찰한바에 따르면 조선조의 사색당쟁과 관련한 모든 문서들은 남의 시비, 득실, 사정, 충역을 다루면서 당론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회고하였다. 요즘말로 하면 각기 자기가 속해 있는 진영논리에 따라서 상대를 비방하고 공격하기를 서슴치 않았고 자기당파에 속한 논리를 가지고 문서를 남겼다는 것이다. 당의통략의 자서에는 이건창의 육촌 동생이 되는 이건방의 글이 돋보인다. 그는 말하기를 이건창 선생께서는 ‘우리나라의 당화는 지극히 크고 지극히 오래되고 지극히 말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피차에 써 놓은 글들은 각각 한쪽의 편견에서 나왔으니 양편을 두루 침작하여 공변된 마음과 공변된 눈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면 그 올바른 사실을 알 수 없게 된다고 하였다. 이어서 그는 탄식하기를 공사간에 간수해 둔 글들은 백 가지가 넘으나 사실을 접할 수 있는 글은 없었다고 하였다. 이것이 형을 대신하여 적은 자서문에 나오는 저술의 목적을 밝히는 글의 주요 목적이었다. 당의통략을 저술한 이건창은 우선적으로 당파에 간여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남들이 나에게 사사로운 마음이 있다고 의심할까 두려워했기 때문에 만사를 조심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니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저술했고 공정하게 바라보려고 하였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만큼 당파에 대한 저술은 공정하기 어렵고 개관적인 서술이 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나간 사적을 뒤지고 평가하는 작업은 후대의 몫이다. 사적인 관계나 감정이 개입된 평가가 나오기 십상이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7년간의 감리회를 휩쓸고 지나간 쟁송기간 동안 우리는 사태의 당사자들이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과 판결문을 쉽게 접할 수 없었다. 간략한 보도문이나 접하면서 이해관계에 얽힌 인사들이나 집단에 의하여 실제적인 흐름과 상관없는 사실을 접하면서 편들기에 익숙하게 살아왔다. 내홍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문제의 본질을 추적하는 일은 외면당해 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법원의 판결문은 당사자 외에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사건 번호를 알고 있고 개인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다. 그러니까 주의 주장이 담긴 성명서와 보도자료는 실체적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문서들 조차도 누가 어떻게 다루고 있느냐에 따라서 각양각색의 입장과 주장을 담고 있다. 다만 공개된 자료중에 법원 판결문일 경우 사건 당사자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재판 종결에 따라 문제가 수습된 바 있기 때문에 만약에 이것이 공개되어 열람이 가능한자료였다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반면교사로 삼는데 문제가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보도문서를 챙기는 일은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드는 일이었던 것이다. 물론 본부에는 관련 자료나 재판기록들이 남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형편이다.

지난 2015년 감리회 쟁송 사태의 핵심이었던 전용재 감독회장과 신기식 목사간의 합의가 성립되었다. 1년 6개월이나 되는 시일을 요하였던 양측간의 합의는 4월 7일에 감리회의 발전과 개혁입법을 위한 소 취하로 요약되어 나타났다. 그렇게 하여 '감리교회 개혁을 말하다' 라는 제목의 자료집은 전 7권의 600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문서가 출간되었다. 감리교회 개혁을 말하다 라는 자료집에 이어 연구논문집이 기획되어 10월 입법총회를 앞두고 공개하게된 것도 이러한 자료정리를 통하여 이루어진 작업이었다.

이 논문은 그중에서도 찬란한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파벌 싸움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당면한 과제인 통합의 복원력을 되찾아 오늘과 미래의 감리회를 책임지는 차세대들에게 전하려는 목적으로 분파의 기원과 발전과정을 요약정리하면서 역사를 통해 바라본 감리회의 실상을 성찰하고 신학적 비전과 선교적 과제를 논하자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돌이켜 보면 한국 개신교 역사의 오늘은 과거 선교 초기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회를 통하여 기록되고 이루어진 성과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미국감리회의 선교비전에 따라 어둠의 땅인 조선에 첫발을 내딛고 시작한 감리회의 복음선교 역사를 성실하게 성찰하고 분단과 분열의 역사를 청산하고 민족통일과 세계구원의 새 역사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논구해 본 것이다. 따라서 감리회의 부흥성장과 분열 분쟁의 엇갈리는 쌍곡선 속에서도 역사하시고 개입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이 그의 경륜을 통하여 모든 이들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데 까지 이르기를 바라시는 뜻을 찾아가려고 노력하였다. 빛나는 역사를 자랑할 수도 있지만 퇴영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도 공정하게 역사하시고 개입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들어서 극동의 복음전파자로서 세우신 뜻을 되찾고 전파하는 의지를 받아 읽고 전하는 귀한 역사가 왕성하게 일어나고 지속적으로 전파되기를 소원한다.

2. 감독회장선거사태 경위

감독회장 피선거거권과 선거관리 공정성 문제를 다룬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08년 9월 25일 제 28회 기독교 대한 감리회 감독회장 선거로 시작하였다. 선거 결과는 두 명의 당선자가 나왔다. 대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출마한 이 가운데는 압도적으로 많은 득표를 획득한 대형교회 후보가 등록혀력을 정지당하면서 발생하였다. 총 4명이나 되는 후보들이 출전한 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여 등록 후보에 대한 효력정지를 구하였으나 거부당하고 사회법에 고소하여 가처분을 구한 상태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3명 후보자가 연대하여 한사람의 후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고소하였다. 2008년 8월 19일 법무법인 태평양과 소송계약을 맺은 이들은 사회법으로 막 바로 가서 상대후보의 후보등록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개시하였다. 9월 23일 오전 11시 40분 법원은 김국도 후보에 대한 후보등록효력정지에 대하여 가처분을 내렸다. 투표일을 하루 앞둔 급박한 시점이었다. 느닷없는 사회법에 의한 가처분 상황을 맞은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장동주 목사)는 '교회법의 절차없이 사회법에 의하여 내려진 결정이라는 이유로 가처분을 거부하였다. 그러나 감리회를 대표하는 신경하 감독회장은 이러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행동을 정지시키고 선관위 서기였던 김문철 목사를 직무대행으로 선임하였다. 그러나 선거는 속행되었다.

9월 25일 늦은 시간 개표 결과가 발표되었다. 감독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장동주 목사)는 김국도 후보의 당선을 선언하였고 그날 밤 10 30분에는 선관위 직무대행인 김문철 목사가 고수철 목사를 당선인으로 발표하였다. 동시에 두 명의 감독회장이 탄생한 것이다. 혼란은 즉각적으로 찾아왔다.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당선 된 감독회장이라고 주장하는 대형교회 측이 본부 사무국을 점거하였다. 대형교회파와 기득권 측과의 정면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감리회의 최고 지도자를 다투고 교회법에 사회법에 진위를 다투는 시절이 시작되었다.

각자 당선인이라고 주장하는 감독회장이 잇는 가운데 같은 해 10월 30일 제 28회 감리회 총회가 안산1대학(현재 안산대학교)에서 열렸다. 총회판세는 극명하게 갈렸다. 대형교회 김국도 목사 측은 총회의 단상을 점거하고 김승현 감독을 중심으로 하여 김국도 목사의 감독회장 취임식을 하였고 회의장에 들어 가지 못한 신경하 감독회장은 총회 장소 밖에서 총회의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이어서 11월 3일 본부 직원들은 김국도 목사의 당선에 반발하여 본부를 폐쇄하고 일영연수원으로 나갔다. 김국도 목사는 업무복귀를 명령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12월 3일 본부 측은 16층 감독회의실을 열었고 고수철 목사가 출근하는 시간이 되자 김국도 목사측이 저지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4개월, 120일 동안 광화문 사무국을 점거하고 있던 김국도 목사측은 2009년 5월 4일 신기식 김석순 목사가 낸 감독회장직무정지가처분 항고가 서울고등법원 제 40 민사부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지면서 광화문사무국 점거를 끝내고 철수한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김국도 고수철 목사는 모두 자격없다고 판결되었다. 선거무효소송 판결확정시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가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어서 2009년 5월 20일 서울고등법원의 명령으로 채권자 신기식 목사는 이규학 중부연회 감독을 직무대행으로 선임하였다.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2009년 5월 25일부터 업무를 개시하였다. 직무대행은 서울중앙지법의 조정위원회를 통하여 1.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08년 9월 25일 실시한 감독회장 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2. 피고가 2009년 12월 31일까지 새로운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는 불발로 그치고 이규학 직무대행 체제는 2009년 9월 11일 임시 감독회의에서 재선거관리원원회를 조직하기로 결의하였으나 해를 넘긴 2010년 3월 18일 재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강환호)를 겨우 조직하였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논란이 심해져서 전체회의는 2010년 5월 11일에 소집할 수 있었다. 해를 넘긴 재선거관리위원회 활동은 2010년 5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새로운 선거를 실시한다고 발표하였다. 같은 해 6월 17일 입후보자 등록을 하고 선거일은 8월 26일이라고 하였다.

2010년 5월 24일 김국도 목사측이 제기한 감독회장 지위확인 청구소송은 대법원에서 기각되었다. 그러나 정국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여전히 여론의 다수파를 점령한 대형교회측의 불복으로 소수파인 기득권측의 입장은 여전히 수세에 몰려 있었다. 결국은 2010년의 감리회 상황은 재선거파와 선 총회파로 갈려버렸다. 수적으로 우세한 선 총회파는 2010년 6월 3일 천안 하늘중앙교회에서 제 28회 총회(천안총회)를 개최하면서 소화춘 감독회장을 직무대행으로 뽑았다. 총회등록인원 806명으로 총회소집결의안에 따라 행정을 복원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2010년 6월 4일 감독회의에서는 천안총회가 불법총회라고 성명을 발표하였다. 2010년 6월 7일 광화문 본부 16층은 전면 폐쇄되었다.

2010년 6월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는 이규학 감독직무대행에 대하여 2009년 성립한 조정에 따라 집무를 집행해서는 안된다는 가처분을 내렸다. 이규학 감독직무대행은 집무가 정지되었다. 그러나 재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강행하기로 하여 2010년 6월 17일 감독회장 재선거후보 등록을 받았다. 기호 1번 강흥복 목사 기호 2번 강문호 목사 기호 3번고수철 목사 기호 4번 전용철 목사가 선거에 나섰다. 2010년 6월 22일 천안 총회측은  선거관리위원회를 조직하고 박상혁 목사를 위원장에 선임하였다. 이들은 재선거일을 7월 12일로 선포하였다. 연회감독선거는 9월 27일이고 감독회장 후보등록과 기호추첨은 6월 28일에 실시하기로 하였다. 연회감독의 후보등록은 7월 19일-21일 각 연회별로 접수하였다. 2010년 6월 28일 감독회장 후보로 김국도 목사가 단독으 등록하였다.

2010년 7월 5일 서울중앙지법은 다시 직무가 정지된 이규학 감독을 직무대행이 아닌 임시감독회장으로 선임하였다. 2010년 7월 12일 천안총회측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이름으로 김국도 목사를 감독회장 당선자로 선포하였다. 여기에 대항하여 재선거관리위원회측도 2010년 7월 20일 선거를 실시하여 강흥복 목사를 당선자로 선포하였다. 당시 개표 결과는 총유권자 5407명 가운데 투표에 참석한 이는 2541명으로 강흥복 835표, 고수철 821표, 전용철 799표 였다. 그러나 우편투표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송이 줄을 잇는 가운데 7월 20일 지위부존재확인소송에서(본안)에서 이규학 목사는 감독회장 직무대행자는 그 지위에 있지 않다고 했다. 2010년 8월 19일 법원은 김국도 목사에 대해서 감독회장 당선자 또는 감독회장의 직함을 사용하거나 감독회장으로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된다고 판시하였고 소화춘 감독회장 직무대행자 역시 지위를 갖지 못한다고 해서 6.3 총회를 인정하지 않았다. 동시에 8월 20일 총회 개최를 금지한다고 판결하였다.

이규학 임시 감독회장은 2010년 8월 20일 제 28회 총회를 종교교회에서 개최하였다. 전체 1389명 총대중  등록인은 1229명이고 재석인원 650명으로 총회가 열렸다. 강흥복 목사는 감독회장에 취임하였다. 같은 날 6.3 천안 총회측도 임마누엘교회에서 총회로 모여 1389명총대 중 712명이 참석하여 김국도 목사 감독회장 취임식을 가졌다. 천안총회 측이 법원으로부터 법적효력을 인정받지 못하였는데 본부 측 역시 2010년 10월 18일 감독회장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에서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받아 재선거 무효확인 소송 사건의 본안 판결시까지 감독회장 직함을 사용하거나 감독회장으로서 직무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판결을 받았다.

이러한 업치락 뒤치락하는 혼미한 가운데 그해 마지막 달 12월 10일에 엉뚱하게도 법무법인 로고스의  대표변호사 백현기 장로(예장개혁측)가 선임되었다. 법원은 백현기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임기를 본안소송인 재선거무효소송(2010 가합 81518)의 확정판결시까지 라고 한시적으로 규정하였고 원고가 승소할 경우 임시감독회장이 선임되어 재선거를 치루게 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1년 1월 13일 감독회장 지위부존재확인(2010가합75995)에서 김국도 목사는 감독회장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재선거무효소송 역시 2011년 1월 26일에 최종심인 본안소송 1심에서 원고 신기식 목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재선거 무효판결을 받았다. 백현기 직무대행은 2011년 2월 22일 항소장을 제출해 소송을 길게 끌었다.

2011년 4월 15일 총회결의부존재확인 1심에서 종교교회 총회 결의가 의사정족수 미달로 전체 총대 1389명중 650명 출석으로 의결이 무효가되었다는 판결을 받았다. 선거무효를 다투는 소송에서 총회결의가 무효라는 판결은 선거관리문제뿐만 아니라 본부의 행정력도 불법이라는 판단을 받은 것이다. 2011년 6월 3일에는 송학교회 김은성 목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2010년 7월 13일에 실시한 재선거는 무효라는 판결도 받았다. 대형교회와 기득권 측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계속하였다. 한편 2011년 11월 24일 강흥복 목사는 그가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판결을 받았고 재선거 무효가 확정되었다.

법적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일부 세력들은 대화와 타협을 위한 움직임으로 2012년 3월 6일에 '감리회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조직하였다. 이호문 감독을 중심으로 원로일부와 감리사급들이 창여한 대책위원회는 양측의 입장을 청취하고 섭외를 벌이면서 법원의 판단으로 세울수 있는 임시감독회장 체제를 대비하기도 하였지만 결국 바라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말았다. 이들은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채 2012년 4월 16일에 해산하였다. 2012년 4월 28일 김은성 목사가 제기한 감리회 재선거무효확인소송(대법원 2012다11327)도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이 되었다.

법원은 발빠른대처로 나왔다. 2012년 5월 25일 양측의 원로들을 면담하고는 임시감독회장으로 서울연회 전임 감독이었던 김기택 감독을 임시 감독회장으로 선임하였다. 김기택 임시 감독회장은 2012년 6월 12일 제 29회 총회 감독 및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충북연회 감독을 지낸를 김일고 목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였다. 2012년 6월 26일 총회를 열고 행정을 복원하였다. 2012년 7월 6일 제 29회 실행부위원회를 열고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하여 선거를 진행하기로 결의하였다.

2012년 7월 30일 제 30회 감독회장 및 감독 입후보자 등록을 시작하였다. 감독회장 후보에는 기호 1번 김승현, 기호 2번 함영환, 기호 3번 이복규, 기호 4번 김충식 이었다. 그러나 총회가 혼란하던시기에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았던 후보자에 대한 규제가 강하여 제한받은 후보들이 소송을 제기하여 2012년 9월 20일 법원으로 부터 감독회장 선거 및 서울 남연회 동부연회에 대한선거 가처분 중지 판결을 받았다. 결국은 이를 받아들여서 선거관리위원회는 2012년 10월 10일에 가서야 8개 연회 감독에 대한 선거를 실시하였다.

2012년 10월 31일 제 30회 총회는 대전 하늘문교회에서 열었다. 2012년 11월 12일 제 30회 총회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관리위원회를 조직하여 강일남 목사를 위원장에 선임하였다. 2012년 12월 28일 제 30회 총회 감독및 감독회장 후보마감 결과 기호 1번 함영환, 기호 2번 강문호, 기호 3번 전용재, 등록하였다. 그러나 이 역시 2013년 1월 10일 총회특별재판위원회(위원장 현상규 목사)에서 제 30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2012년 12월 28일 김충식 감독회장 후보의 등록을 거부한 결정에 대한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시하였고 이것이 확정될 때까지 실시하기로 하였던 감독회장선거는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회의를 갖고 2013년 1월 11일 총회특별재판위원회의 판결은 무효라고 불복하고 선거를 강행하려고 하였다. 2013년 2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실시를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행정조정위원회에서도 2013년 2월 21일 제 30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김충식 목사 건에 대해 출석위원 2/3로 재결의하라는 조정안을 내렸다. 그 결과 선거관리위원회는 2013년 5월 2일 김충식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여 재석 38명 중 찬성 22표 반대 16표로 받아들이기로 결의하였고 기호는 4번으로 정하였다. 선거일은 7월 9일로최종 결정하였다. 2013년 6월 21일 총회특별재판위원회는 제 30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절차 중지가처분에 대하여 기각결정을 내렸다. 2013년 7월 2일 감독회장 후보 4인에 대한 피선거권 부존재 확인청구 소송에서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등록한  후보들에 대한 피선거권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2013년 7월 5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전용재 김충식 후보에 대한 감독회장 후보 등록 효력정지가처분 기각하였다. 이렇게 하여 2013년 7월 9일 감독회장선거는 걸림돌을 제거하고 실시하게되었다.

2013년 7월 9일 김기택 임시 감독회장은 새로운 감독회장 당선자로 전용재 목사를 선포하였다. 그런데 전용재 감독회장이 취임한 후인 2013년 9월 24일 총회특별재판위원회는 전용재 감독회장의 선거부정 혐의로 고소당한 것을 가지고 당선무효 판결을 내렸다. 금권선거 증거가 확실하다 하여 당선무효 판결이 나온 것이다. 고개 고개를 넘어 정상화의 단추가 채워지는가 싶었지만 금권선거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2014년 2월 전용재 감독회장은 서울고등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7개월여만에 다시 살아나 원직에 복귀하였다. 서울고등법원 판결문은 ‘기독교 대한 감리회 행정재판법에 따라 당선무효를 내린 것은 다툴 수 없다고 밝히면서 단지 절차 문제 만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길고 장구한 쟁송사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이러한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가닥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빛이 비추었다. 1년 6개월의 시간을 통하여 대화를 나눈 이들이 노력하여 2015년 4월 7일 전용재 감독회장 측과 신기식 목사 원고 외 2인측은 소 취하에 합의하였다. 양측은 감리회 발전과 개혁입법을 위하여 원만한 합의를 하고 김충식 목사를 장정개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입법총회를 열기로 하였다.

그동안 7년여 동안 1차 분쟁으로 분열의 위기 속에 잠긴 감리회가 감독회장선거를 둘러싸고 피선거권과 선거관리문제를 가지고 처절한 분쟁을 껶었다. 그러나 이규학 직무대행체제 역시 분쟁에 자유롭지 못했다. 재선거를 치루거나 총회를 치룬다고 한다면 다수파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교회 측을 이길 수 없다는 판단아래 지지부진 상대방이 지칠 때 까지 버티는 전략으로 나왔다. 파벌 싸움의 연장전이었다. 다시 강흥복 감독회장이 물러나고 3차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이합집산이 일어나면서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폭로하고 공개하는 공방전이 일어났고 결국은 금권선거 의혹을 안고 폭발하였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내홍사태는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대형교회측-기득권측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정치지형의 변전으로 양측의 현재적인 동원능력이 없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누구든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적절한 자금을 풀고 조직을 가동시킨다면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감리회의 최고 지도자 자를 놓고 다툴 수 있다. 실제로는 양자간의 대결구도는 이름가 주소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있고 한다면 주자들의 출신과 배경이 달라졌고 파벌과 학연정치를 대신하는 금력이 새로운 권력화의 줄을 세워보겠다는 정도일 뿐이다.

3. 감리회 분열의 원인과 문제

감리회는 해방 이후 감독선거를 둘러싼 분쟁으로 말미암아 전후 세 차례나 분열하였다. 분쟁의 원인은 시대마다 달라도 감리회의 고질적인 분열이유는 파벌싸움에서 찾을 수있고 최고 지도자르 선출하는 과정에서 세력다툼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말할 수있다. 이번 선거사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초기 분열사태에서는 선교사 주도하에 조선감리회가 탄생하였지만 친일 친미 성향의 지방색이 개입하면서 권력화된 분열이 일어났는데 여기에 써클이 퇴조하면서 부터는 학연에 의한 줄세우기가 권력투쟁을 격화시켰고 대결구도의 정점을 찍었다. 교회내부는 최고 지도자를 뽑는 과정에서 깊게 골이 파였고 최고 지도자를 둘러싼 권력집단들의 과도한 권력화가 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번 내홍사태의 원인도 감독회장의 피선거권을 다투면서 대형교회-기득권측간의 대립을 낳았고 권한이 강화된 4년제 감독회장 제도가 압박을 가하면서 권력투쟁은 열전으로 바뀌었다. 감독회장의 과도한 권력화는 압축성장을 이기지 못한 정치입법이 주요원인이었고 매 회기마다 집행되었던 교리와 장정의 개정작업은 정치지형의 변화를 창의적으로 수용하지 못하였다. 또한 결정적인 원인이되었던 감독회장 후보자의 피선거권 제한문제와 선거관리에 문제는 내홍사태의 주범이었다. 특히 지난 2003년 개정된 장정은 다원화 감독제도를 채택한지 27년 만에 4년제 감독회장으로 전환시키면서 찾아왔다. 개정의 이유는 교회의 급성장으로 말미암아 보다 효과적인 글로벌 선교를 수행하자면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맞다고 하였지만 이러한 법 개정의 본뜻은 사라지고 막강한 감독회장 체제를 보장해주는 제도하에서 4년 동안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후보자들의 열화와 같은 경쟁구도가 사태를 악화시켰던 것이다. 여기에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 간에 엄격해진 피선거권 제한문제는 교회의 행정재판도 무기력하게 만들고 말았다. 사회법으로 다투는 교회제도는 갈 길을 잃었다. 법리로서 교회의 최고 지도자를 가리는 방법은 처절한 다툼을 야기하는 것이면서 교회법의 자정능력을 내동댕이치는 결과는 낳았다. 결국은 감리교 감독회장 선거사태는 선거의 무효나 당선의 무효를 다투는 법리투쟁으로 변질되었고 변호사가 개입하거 법무법인이 뛰어드는 상황을 상상할 수 조차도 없게 만들었다.

이처럼 한계를 모르고 튀어나간 교회정치의 진로이탈은 사회법에서 교회권위를 묻는 어리석은 행위였으나 한도를 넘어갔던 것이다. 사회법에 넘어간 교회권위에 대한 판결은 교회의 세속화는 부채질하였고 교세를 급격하게 떨구면서 공신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교회법에서 판단할 수 없는 치열한 이해 당사간의 법정투쟁은 대화와 타협으로 수습되던 파벌 정치의 궤도를 이탈하고 말았다. 정치 대화는 실종되고 대화나 타협은 불가능하였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은 법원의 판결밖에는 없었다. 이처럼 어려운 난관은 일찍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진퇴양난에 빠진 감리교회는 사회법에 끌려다니면서 교회의 존립근거를 되찾고 법의 냉정한 판단에 맡기는 수 밖에는 없었다.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1997년 감리회에 출현한 교회법으로는 다스릴 수 없는 사회법 쟁송사태는 2000년대로 진입하면서 부터는 최고 지도자의 존재를 가리는 문제까지 법정으로 가져가야  하는 엄청난 수모를 겪어야만 하였다. 1997년부터 시작한 금란교회 동대문교회 문제는 교회에게는 낯설고 부담스러운 법의 심판이었다. 사건의 관련자들이 실정법을 어겨서 발생한 사건이었지만 인터넷 시대를 반영하여 화를 키웠고 소문을 맑히고 문제를 제기하던 당사자들이 인터넷여론을 주도하던 이들을 고소 고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미 감리회는 1992년 서울연회에서 이른바 종교재판으로 한바탕소동이 치룬 상태에서 벌어진 교회 내부의 치부는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전도의 문을 막았다.

2008년 9월 감리회 최고 지도자 선출문제를 둘러싼 선거사태가 정점을 찍었다. 2008년 9월 25일 감독회장 선거사태였다. 써클정치가 힘을 잃고 다원화된 감리회 정치지형에서 조직 상비군이 없는 선거전이 시작된 것은 금권선거로 결판을 내야하는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금권이 지배하면서 기존의 정치관행은 무너지고 교회의 법과 제도는 무력화되었다. 교회는 양극화되고 부익부 지배가 판을 장악하면서 법리를 다투는 패러다임에 갇힌 감리회는 갈 길을 잃었다. 교회정치의 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감독들도 향도할 수 없는 지경에서 교회법은 빛을 잃었고 자정능력이 없는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원천적으로 세속화가 가속화되면서 사회통합의 고유한 기능을 담당하던 전통적인 시니어들이 무너지고 7000명에 달하는 거대한 선거인단 선거제도는 교회의 통제 밖에 있었다. 교회정치의 주력인 원로들의 지배력은 무력해지고 정치파벌의 권력화를 양생한 풍토 속에서 치루어진 선거는 고속 성장한 교회들의 자금력으로 채울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을 선도한 그룹은 부흥사들이었고 이어서 등장한 대형교회가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파벌정치는 조직내의 서열에 의하여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하지만 교회가 급성장하면서 얻어진 과실을 독점하던 부흥사들은 권력화를 위하여 과감한 나누기를 시도하였고 대형교회는 금권을 가지고 최고 지도자를 획득하게 되었다. 그러나 교회가 양극화되고 부자교회는 독자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선거전에 임하다보니까 금권을 매개로 하는 피라미드가 형성되어 권력화의 서열은 금권으로 정해지고 말았다. 미자립 교회들이 7,80%에 달한다고 해도 선거전에는 막대한 금권이 동원되는 악순환에 빠져 버렸다. 봉건왕조시대에는 세습으로 해결하였지만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선거를 통하여 해결하게 된 현실에서 금권밖에는 기댈 언덕이 없게 되었다. 말이 좋아 공명선거지 불공정 선거가 횡행하였고 법과 제도는 미비하여 법의 사각지대를 매꿀 길이 없었다. 분쟁은 변호인의 개입을 불렀고 교회정치를 사회법으로 치루는 비상사태를 맞이하였던 것이다.

4. 자료집 발간과 논문집의 의의

이 논문은 지나간 7년여 동안 벌어진 선거사태의 추이를 담고 있다. 선거사태로 말미암아 내홍은 장기적인 분열로 치달았고 실체적 진실을 외면한 법리투쟁은 원인규명을 외면한 채 표류하고 있었다. 법적 제도적 미비점으로 인하여 불거져 나온 사각지대는 선거사태를 장기적으로 끌었으며 대형교회-기득권측간의 치열한 대립구도는 해결점을 찾아보기 어렵게 악화 일로를 걸었다. 이러한 갈지자 정국으로 치달리면서 4명의 감독회장들이 물러나고 타교단 평신도가 직무대행을 맞는 웃지 못할 사태도 발생하였다. 결국 자정능력을 회복하고 행정복원 총회복원을 기화로 감독회장선거를 치루었지만 금권선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당선자는 당선 무효를 선고받고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행히 종교단체의 법적 판단을 문제 삼지 않는 범위내에서 절차상의 문제만을 짚고 넘어가는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으로 살아난 감독회장이 나머지 임기를 채우기 위하여 원직에 복귀하였다. 길고 지루한 법적 갈등이 끝이 났다. 여기에 2015년 7월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라는 자료집은 지나간 내홍사태를 중심으로 하여 수집된 회의록과 각종결의문 성명서 판결문을 집대성하였다. 이것을 토대로 연구논문을 집필하여 방대한 자료를 간추려서 이해할 수 있게 편집하였다. 감리회 발전과 개혁과제의 우선순위를 따져보면서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살아남을 선교공동체인 감리회의 장래를 기약하고자 한다.
 

5. 선거사태와 법정투쟁

2008년 8월 감독회장선거를 치루면서 상대방 호부의 등록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이 있었다. 교회법으로는 풀길이 없는 상황에서 서울중앙지법의 문을 두드린 3명의 감독회장 후보자들은 사회법으로 교회법의 장애를 돌파하려고 하였다. 선거사태가 터져나오자 이번에는 교회법으로 악화된 상황을 돌파하자는 대형교회측은 기득권측과 치열한 대결국면을 걸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선거사태의 배경에는 지난 2003년 입법총회가 2년제 감독회장 제도를 4년제 감독회장 제도로 바꾸면서 시발된 것으로 볼수 있다. 또한 2007년 제주 조천 입법총회는 감독회장 피선거권의 핵심사항이었던 후보자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령을 채택하여 범죄경력조회서를 제출토록 하였다.

1차 선거사태의 당사자인 김국도 목사-고수철 목사가 법원의 판결로서 물러나고 2차로는 2009년 5월 24일 법원이 선임한 이규학 직무대행이 들어서고 종교교회 총회를 통하여 취임한 강흥복 감독회장은 4개월여 만에 가처분 인용으로 물러난다. 다시 감독회장이 공석인 가운데 법원이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 변호사 백현기 씨를 직무대행으로 선임하였다. 백현기 변호사는 예장 개혁측 장로 출신으로 감리회 초고 수장으로 17개월 동안 근무하였다. 3차로 2012년 5월에는 김기택 감독이 임시 감독회장으로 선임되었다. 행정이 복원되었으며 총회도 치루었다. 세습 금지법이 입법회의에서 통과되었던 시기였다. 2013년 7월 9일 감독회장 선거에서 전용재 감독회장이 당선되었다. 그러나 총회재판위원회에서는 같은 9월 24일 당선무효 형을 선고한다. 감독회장이 공석인 상태를 방치할 수 없어 유고시 실행부위원회에서 선출한다는 장정에 의하여 실행위가 모여 임준택 직무대행을 선출하였다. 2012년 장정부터는 유고시에 감독회장을 실행위에서 선출하기로 개정되었다. 법원이 개입하지 않는 감독회장을 뽑을 수 있는 장정이 있게 된 것이다. 이어서 박계화 감독회장이 집무를 하였는데 한 달여 만에 서울고등법원에서 가처분 인용으로 되살아난 전용재 감독회장이 복귀하였다. 총회특별재판으로 물러난지 7개월만이었다.

지난 2015년 4월 7일 전용재 감독회장은 신기식 목사 외 2인과 소 취하에 합의한다. 이들은 내홍사태를 종식시키고 감리회 정상화를 위한 대타협에 동의한 것이다. 이제 10월 말로 예정된 입법총회를 통해서 개혁입법을 이루고 감리회의 정상화는 가시화된다. 이 논문은 핵심과제가 분열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분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남북의 체제 분단과 남측내부에서 꺼지지않는 남남갈등 곧 이념갈등의 탁류 속에서 감리회는 역사와 전통에 충실한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부흥성장한 배경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21세기 글로벌 선교시대를 맞이하여 목회와 선교현장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고 앞서가는 지도력을 행사하는 존 웨슬리의 후예가 되자는 것이다. 민족과 교회를 영도하는 새 교회로서 자각을 가지고 세계를 나의 교구로 바라보는 감리회의 존재이유를 되찾고 맞겨진 복음선포의 사명을 감당하여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교회가 될 수 있는지를 성찰하고 싶었다.

2008년 9월 23일 오후에 내린 서울중앙지법의 가처분 상황은 감리회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1강 3약으로 전망하던 선거판이 일시에 정지되고 초법적인 가처분을 맞은 감리회는 핵탄을 맞은 듯이 흔들렸다. 가처분을 신청한 이들은 교회법적으로 대처하던 방식을 벗어나 상대후보의 치명적인 약점을 파고 들어서 선거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교회법에 대한 귄위를 거부하고 사회법으로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고도의 정치적 공격이었다. 선거국면은 법적대치국면으로 전환되었다. 1997년 이후 계속되어온 법정다툼이 극에 달하였다. 법무법인이 무언지도 모르고 살았던 서민들에게 교회지배를 위한 법적 대응은 대단한 도전이고 모험이었다. 감리회는 전통적으로 장감성의 주류교회의 하나로서 한국사회와 교회에서는 무시못할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법적 쟁송사태는 감독회장의 지위를 다투는 선거사태로 말미암아 증폭되었고 엄청난 비중으로 커지고 말았다.

법무법인의 위력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당시 감독회장선거를 직접 관리하던 위원장 장동주 목사는 그때 외마디 소리로 지른 말이 있었다. ‘지금부터는 전쟁이닷’ 이 말은 그후 기독교 대한 감리회 선거사태가 치열한 법적 다툼과 정치분쟁으로 인하여 정말로 전쟁상태로 치달렸음을 암시하는 말이 되었고 처절한 당사자간의 피말리는 투쟁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였다. 당사자들에게는 실존적으로 신앙적인위기를 몰고 왔고 멘붕 상태로 내몰았다. 사건관련자들은 덩달아 치열한 대립을 피하지 않았고 원수같이 미워하고 대치하였다. 그러면서 소송의 달인 신기식 김석순 목사 김은성 목사 김대일 목사가 등장하였다. 감리회는 소송시대를 맞이하였다. 소송의 달인, 소송 중독자로 불리는 쟁송시대의 인물들이 회자되었고 파벌정치가 물러난 공백기를 기득권측이 임시로 장악한 과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감리회는 전통적으로 교회정치 바닥에 뛰어들지 않던 운동권 세력들도 투입되고 참여하는 정치다원화 시대를 맞게 되었다. 그러나 패러다임은 법리쟁송 곧 쟁송사태를 주도하는 이들이 차지하였다. 교회에는 이젠 존경하는 선배도 어른도 없다. 누가 누구를 권면하고 설득하고 이해하라고 말할 수 없었다. 말을 듣지 않고 소통을 외면하는 무법천지가 되었다. 실로 안타깝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감리회는 1930년 12월 남북감리회가 합동하면서 이름도 조선감리회로 지었다. 최고 지도자는 남 감리회 출신 양주삼목사가 초대 총리사가 되었다. 당시 일본 감리회와 미국감리회는 감독제도를 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식민지 조선에서는 총리사로 만족해야 했다. 총리사 제도를 가지고 8년을 지낸 조선감리회는 일제의 노골적인 탄압을 받았다. 1936년 새로 부임한 총독의 소청으로 양주삼 총리사가 신사참배를 시작하였다. 총독부의 명령으로 시작한 신사참배는 교회내부의 반발을 받았고 2년 후 1938년 6월 정식으로 채택하였다. 이때 천주교회도 신사참배를 결의하였고 장로교 총회 역시 신사참배를 결의하였다. 성결교회는 문을 닫고 동아기독교(침례교회) 역시 폐쇄되었다. 일제는 한일 감리교회를 합동시키고 이어서 관제조직인 혁신교단을 추진하여 관철시켰다. 친일교회가 되고 태평양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선교사들이 전원 철수하였다.

1938년 10월에 열린 제 3회 총회는 미국 감리교나 일본 감리교처럼 감독제도를 채택하였다. 극적으로 당선되었던 김종우 감독은 1년을 채 못채하고 세상을 떴다. 한달도 안되어 총리원 이사회는 새로운 감독으로 정춘수 목사를 세웠다. 그는 3.1운동의 민족대표였지만 일제말기에 이르러 친일의 압잡이가 되었다. 친일에 반대하는 교역자를 축출하고 교회를 줄이고 재산을 처분하여 일제 보국에 헌납하였다. 상동교회를 폐쇄하고 황국문화관을 만들고 동방요배를 실시하였다. 그러다가 일제가 갑자기 핵폭탄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갑자기 찾아온 해방과 친일세력들은 몰락한다. 그러나 해방이 되자 감리회는 재건파-복흥파로 갈라진다. 1950년 6.25 전쟁이 터진다. 김유순 감독을 위시한 총리원의 박만규 목사와 양주삼 총리사가 납북당한다. 전시체제하에 위기관리를 맡는 총리원 원장 유형기 목사는 1951년 11월 임시총회에서 감독이 된다. 1954년 총회에서는 유형기 감독은 2년제 감독제를 개헌하여 4년제 감독제로 바꾼다. 이후 60년대를 거쳐서 1974년 제 10회 총회 때까지 감리회는 4년제 감독체제를 유지한다. 1974년 총회를 박차고 나간 갱신측 총회는 마경일 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하고 분열한다. 3번째 분열사태가 일어났다. 협상은 지루하게 끌었다. 분열사태가 4년을 끝으로 1978년 5월 마침내 합동한다. 그러면서 채택한 제도가 연회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2년제 감독 체제인 다원감독제이다. 그런 것을 27년이 지난 2003년 10월 입법총회에서 4년제 감독회장 제도로 돌아갔다.

6. 분열의 내력

감리회의 첫 번째 분열은 1945년 8.15 해방과 함께 시작되었다. 일제가 제 2차 세계대전이 패하고 말았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은 간악한일제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연합군은 한반도이 진주하였다. 미군인 군정을 통하여 등장하였다. 북한은 소련 공산당 적군이 진주하고 남한은 미군이 진주한 것이다. 그러나 패망한 일제는 패전국이 되지 않았다. 소련 공산당과 중국 공산당의 위협 앞에 놓인 극동의 정세를 파악한 미국은 패전국일본을 동맹국으로 삼아서 극동의 한반도를 임계철선으로 삼아서 남하하고 있는 공산세력를 저지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은 우선적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한반도를 억제하기 위하여 일본을 방패삼아 극동을 지키겠다고 정한 것이다. 일제 식민잔재를 청산하여 새로운 공화국을 세우려고 목빠지게 기다렸던 민족진영은 실패한 해방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식민지 청산으로 친일파를 숙청하고 토지개혁을 해야 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친일파는 재기용되고 토지개혁은 시작하다 말았다. 한반도 남부에 진주한 미군은  친일세력을 활용하여 행정을 복원하고 신흥 친미세력을 통하여 권력화를 추구하였다. 반공 정책을 가지고 냉전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극동전략은 적군인 소련과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대항하고 있었다. 에치슨 라인이 선포되고 일본본토와 필리핀을 중심으로 극동을 방어하겠다는 미군의 전략은 어지 없이 무너지고 소련의 남침 사주를 받은 북한 공산당은 남침을 개시하였다. 광복은 일거에 무너지고 새로운 냉전체제는 한국전쟁을 토해낸 것이다.

이러한 혼란과 혼미를 거듭하는 한반도 현실에서 교회도 갈 길을 잃었다. 친일세력이 부활하고 민족진영이 힘을 잃은 상황에서 교회의 영도권을 다투는 상황이 되자 교회 내에서는 친일세력이 등장하여 갈라섰고 신흥 친미세력은 미쳐 뿌리도 내리지 못한 가운데 분열의 동조세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교회는 일제의 간악한 기독교 탄압으로 무력화되어 있었고 가난한 교회들은 초보적인 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 복흥파-재건파의 분열은 친일파-민족진영의 갈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복흥파는 그래서 탄생한 것이다. 일제의 탄압에 죽음으로써 항거하였던 민족세력들은 재건파가 되었다. 1946년부터 시작하여 1949년 봄 연회 때까지 4년 동안 감리회는 재건파-복흥파가 분열하였다. 양측은 해방정국에서 두 개의 교회로 갈라져서 감독도 새로 뽑고 총리원과 신학교도 운영하였다. 1949년 봄 3개 연회는 통합에 합의하고 통합전권위원회를 조직하여 일제하에 일본기독교조선교단의 통리자를 지냈던 전진규 목사가 위원장이 되었고 박설봉 이병남 목사가 서기로 일하면서 통합되었다. 중도노선을 걷던 김유순 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하고 총리원을 재건하였다.

7. 2차 분열 3차 분열

두 번째 분열은 1955년 봄에 왔다.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발발하고 1951년 11월에는 피난 수도 부산에서 임시총회로 모였다. 전시하 임시조치법을 통하여 총리원 원장이던 유형기 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하였다. 1954년 총회에서도 유형기 감독은  재선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부산 임시총회 때 제기되었던 감독자격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호헌세력들은 총회를 박차고 나갔다. 갈라져 나간 호헌파는 감리교 수습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1955년 봄 충남 천안에서 총회로 모여 감독을 새로 뽑았다. 성화파는 갈라져 나간 호헌파 교회담임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무려 40여 건이 넘은 재판이 벌어졌다. 기득권측인 성화파는 호헌의 정치적 저항운동을 법으로 다스렸던 것이다. 유지재단 소유의 재산을 놓고 벌인 호헌파 죽이기 재판이었다. 그런데  1958년 총회는 성화-호헌간의 선거전이 역전되면서 호헌파인 김종필 목사가 감독에 당선되었다. 성화파는 밀리기 시작하였다. 호헌파는 총리원을 장악하고 이듬해 봄 연회 때 다시 돌아왔다. 62년은 성화파 이환신 감독이 당선되고 66년에는 호헌파가 당선되고 임기 중간에 그만둔 변홍규 감독을 대신하여 호헌파 정등운 감독이 취임하였다. 성화와 호헌이 번갈아 가면서 집권하는 동안 호헌파의 중심세력들이 고령화되었다.

1970년대 들어서 치루어진 1970년 총회는 호헌파가 구파와 신파로 갈린다. 신파는 구파와 달리 성화파인 윤창덕 감독을 지지하여 총리원 총무국장이 된다. 성화파의 마지막 주자였던 윤창덕 감독을 지지하면서 구파의 영향을 벗어난 것이다. 호헌이 둘로 갈라졌다. 1974년 10월 신파인 김창희 목사가 홍현설 감신대 학장을 물리치고 감독에 당선되었다. 신파는 소수파인 복음동지회와 연대하여 새로운 정치지형을 구축하고 감독에 취임하였다. 그러나 호헌 신파의 정치진출을 부담스럽게 바라보던 구 성화파와 갱신파는 함께 행동하여 총회를 떠난다. 세 번째 분열이었다. 이들은 자교교회에서 마경일 목사를 감독으로 뽑았다. 갱신파가 등장한 것이다.

8. 내홍사태의 핵심

이번 2008년 9월의 감독회장 선거사태도 같은 흐름에 놓여 있었다. 파벌정치의 주역들만 얼굴을 바꾸었을 뿐 패거리 정치는 여전하였다. 대형교회측-기득권측은 금권 선거 분위기를 가지고 정국을 주도하였다. 1994년 강남 대형교회의 대표주자였던 김선도 목사가 감독회장이 되었고 1996년에는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감독회장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잠실 임마누엘교회 김국도목사가 출마하였다. 기득권측과 대형교회측의 대립은 선거과열을 낳았다. 2007년 제주도 조천 총회는 감독회장 피선거권 제한 규정을 만들어서 범죄경력조회서를 제출하라고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월등한 교세를 가진 대형교회 목사가 피선거권 제한을 뚫고 나오는 것은 당시로는 어렵지 않았다. 선관위를 장악하고 선거판세를 이끌었다. 여론도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교회법 테두리를 벗어나서 사회법으로 가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선거운동이 가열되자 상대후보의 등록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이 신청되었다. 2008년 8월 19일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하였다. 문제의 핵심은 교회법을 벗어나 사회법으로 간 것이었다. 쟁송사태는 예고된 것이다.

감리교회는 교회법을 고수하려는 대형교회 측과 여기에 대응하는 기득권측의 사회법적 대응으로 충돌이 일어나게 되어 있었다.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결문이 정국을 전환시키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죄형법정주의가 교회를 지배하는 시절이었다. 파벌이 힘을 잃고 정치지형이 변한 것이다. 대형교회측은 결정적으로 지난 2001년 명예훼손혐의로 약식으로 기소되어 벌금 100만원을 낸바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후보들이 범법행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이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신생교회 신기식 목사가 감독회장선거에 대한 선거무효 당선무효를 가리는 총회특별재판을 시작한 것이다. 2005년 개정된 행정재판법에 따라 선거무효 또는 당선 무효를 가리자고 소를 제기한 것이다. 그는 놀랍게도 단독으로 행보하였다. 배후가 없었다. 유명한 목사는 아니었지만 지방 감리사도 지냈고 목회경력도 만만찮았다. 그러나 초기에는 대형교회측에서는 선거무효나 당선 무효를 다투는 신기식 목사를 기피하였다. 기득권측에서는 무명인사의 당돌한 법정행보를 달갑게 보지 않았다.

그러나 내홍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부터는 정치상황은 돌변하였다. 계파정치의 공작이나 운동권들의 궐기대회를 가지고서는 감리교 선거사태를 잠재우지 못하게 된 것이다. 감리교 운동권은 5공화국 시절 전부터 산업선교를 통하여 현실발언을 시작하였고 소수이지만 에큐메니칼 운동으로 교회정치에 일정부분 참여해 왔다. 그러나 정치지형의 변전은 감리교 운동권을 그냥두지 않았다. 대형교회의 수적인 공세에 밀리던 기득권측은 감리회 운동권을 투입하여 교회정치에 새 피로 수혈하고자 하였다. 목요기도회 전국감리교목회자협의회 희망연대 전국감리교청년회 등이 연대하는 세력이 감리회 정치무대로 진입하였다. 기득권 측은 신경하 감독회장을 전후로 하여 옛 동부연회 지역출신 감독들이 주축을 이루는 글로벌 미션 조직과 아현교회를 중심하는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에 대형교회측은 보수화된 감리교 정서를 편승하여 특정 신학대학 출신들과 연대하여 주군-가신관계로 뭉쳐진 조직이었다. 기득권측은 특히 연합기관과의 연결고리를 이용하여 열세를 만회하고 공교회의 지지를 받는 정치행보를 거듭하였다. 중간지대를 채울 정치 세력은 부재하였다. 유감스러운 상황이었다. 대형교회는 측은 보스적인 리더쉽을 가지고 한기총을 지지하였다. 기득권 측이 지지하는 NCC 보다는 한기총을 더 선호하는 성향을 띠고 있었다. 이점은 감리회 내홍사태가 언제나 분열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성장의 과실을 누리는 복음 8형제들 마찬가지였다. 에큐메니칼하기에는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달랐다. 대형교회는 복음주의적이었고 부흥사들 역시 보수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신학적 기준으로는 대동소이하였지만 헤게모니 전쟁에서는 갈라설 수 밖에 없었다.

감독회장 선거사태라는 초유의 비상사태를 맞아 대형교회의 무지막지한 공세를 견디어 내자면 조직적으로는 '올바른 감리회를 위한 모임'을 조직화하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전국적인 차원에서 목회자운동을 재건하여 정치력을 재편하는 단계를 밟았다. 교회정치의 정상화는 단기적인 목표이고 실제로는 세습과 사유화가 판치는 교회의 개혁운동을 이끌고 나갈 세력으로서는 운동권의 수혈이 급선무였다. 이것이 내홍사태의 불을 끄고 정상화를 위한 수습방식으로 채택된 것이다. 그러나 운동권 자체문제는 특정한 정치 프로그램에 개입하면서 정치에 가장 중요한 명분을 상실하는 위기에 노출되었다. 교회정치는 선거전에서 상비군이 없는 상태에서는 금권으로 치룰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파벌이 힘을 잃고 무너진 상황에서 정치를 운용할 조직기반이 절실한 감리회 정치현실은 설익은 정치논리와 스타일로 기성의 교회정치권에 운동권을 등떠밀다시피하고 있었다. 전감목이 이규학 직무대행 체제에서 저지른 정치개입은 전형적인 실패 사례이다. 전용재 감독회장 역시 금권선거 흔적이 있는 가운데 교회 정상화를 통한 개혁보다는 급진적인 개혁입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었다. 이것이 보수적인 성향의 장정개정위원회와 승부를 걸면서 어려워진 것이기도 하다. 두 경우다 교회정치판을 잘못 읽은 결과였다.

선거사태의 해결과제는 보수적인 정치토양에서 읽히는 교회정상화라면 이해가되지만 교회정치에 대한 개혁적인 입장이 강하다 보면 전면적인 개편이 아닌 이상 충돌하게 되어 있다. 보수진영이 시퍼렇게 살아 있고 그러한 현실정치의 조건을 무시한 결과이다. 앞으로도 정치 지형의 변전과 함께 교회정치적 행보를 걷고자하는 이들은 심사숙고하여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교회정치는 선동정치와는 궤를 달리한다. 교회정치는 생리적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사물과 이치를 바라보려는 경향이 강하고 따라서 이상이나 현실 개혁보다는 전통을 중시한다. 물론 인맥관리는 필수이다. 지금 감리회는 중도 보수적이지 급진적 개혁을 수용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보수의 완고한 틀 안에서 안주하려고 한다. 특히나 고속으로 성장한 것을 누리려는 경향까지 갖추고 있는 교회정치의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기에 법리적 쟁송과 적법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대형교회는 세습으로 위축되어 있으나 황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세속화가 팽배하여 교회 자체로서는 영적 강성과 개혁이 절실하지만 아직도 양식있는 진보적 복음주의자는 나오지 않고 있으며 신권위주의 길들여 있는 평신도 세력들은 보수적인 정치성향으로 완전무장하여 개혁을 거부하고 장단기적인 과정의 개혁을 선호하고 있다. 기득권측이 무너지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에큐메니칼하기에는 내용이 부실하고 복음주의적이기에는 세속적인 힘의 영향을 버리지 못한다. 정치적 세를 모으는 기에는 너무 보수적이고 정치적 행보는 급진적인 이중성을 가지고 있으니 발이 꼬일 수밖에.

정치 사안별로 민감한 감리회의 평신도 지도력은 이미 이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감리회의 최고 지도자를 하고 싶은 사람은 교세능력에 따라서 물뿌리듯이 선거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교역자 중심의 정치 써클은 실권을 행사하기에는 고령화되었고 이들 장로세력들은 써클화되었다. 따라서 세력은 정책적인 조율보다는 금권의 위력으로 선별하고 보수적인 정책 노선을 고수하고 안정성을 담보삼고 있다.

이러한 정치지형의 변전과정에서 대형교회-기득권측간의 법적 대치국면이 끼어 있는 존재인 신기식 목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취약한 면이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중요한 강점이 있다. 이른바 한 방이 있는 것이다. 여러 차례 법정에 나가서 가처분을 신청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법정의  판결문으로 감리회의 정치난국을 치고 나갔다. 감리회를 채무자로 보고 벌인 쟁송은 채권자 신기식 목사가 이규학 직무대행을 선임하던 때가 절정을 이루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강흥복 감독회장 당선 국면이나 전용재 감독회장 당선 국면이나 지속적으로 같은 속도와 강도를 유지하면서 정국을 대처해 갔다. 운동 정치적으로는 전감목이 등장하여 참회운동을 선도하고 개혁운동을 주창하였고 전용재 감독회장은 직접 나서서 개혁특별위원회를 조직하여 가동하기도 하였지만 최종적으로는 감리교회 정치판을 흔들지는 못하였다. 반면에 개인적으로 파벌정치 출신도 엄밀하게 말하면 감리회 지형은 변전이 거듭되어도 최종적으로는 감리교회의 정치난제가 법리적인 대응방식에서 한발자국도 더 나가지 않는 상황에서는 신기식 목사의 존재감은 식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대치국면은 2013년 감독회장 선거 국면에서도 여전하였다. 5명의 감신대 출신 감독회장 후보들을 상대로 벌인 단일화 운동이 혼잡한 선거전을 정리하는듯 하였지만 전감목은 이규학 직무대행체제와 손잡고 현실정치에 깊이 개입하므로서 궤도이탈이 일어났다. 금권선거의 책무를 피할 수 없는 전용재 감독회장의 개혁특별위원회 역시 정국을 주도해 나가기에는 힘겨운 조직이었다. 대다수의 감리회 정치세력들은 현실 정치의 감각으로 개혁특별위위 주도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원적인 정치환경을 헤쳐나가는 정치적 관성은 이미 1997년 시작된 쟁송시대가 종식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점에서 유감스러운 것은 교단정상화 이슈가 파묻혀서 개혁 이슈를 선점하였지만 내부적으로는 감리회 정치지역과 보수운동권의 정상화 요구가 전용재 감독회장이 공개적으로 추진하던 개혁특별위원회의 개혁운동에 심하게 저항하고 도전하였다는 것이다. 현직 감독회장의 프리미엄을 걸어서 시동한 개혁특위는 개혁입법을 법제정수준으로 격상시켜서 감리회가 기대하는 감독회장의 임기제한과 권한 조정이 개협입법의 핵심내용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정치이슈화 한 것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경쟁상대인 대형교회측은 개혁입법이란 것을 보수 입법의 범위로 받아들여 청원하자는 것이었다면 개혁특별위의 정치적 기대치는 현실과  떨어져 있었다. 개혁특위의 정치적 동선은 소외당하고 있었다. 감리교 교회정치의 두터운 방어막을 뚫고 나가기에는 세계관과 행동양식의 차이와 한계점을 안고 출발하였고 집권세력의 하향식 개혁 작업이 얼마나 허무하고 무력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산 교훈을 남겼다. 압축성장한 오늘의 교회정치가 기득권과 이권을 얼마나 철저하게 확보하고 향유하려는지를 간과한 무모한 개혁이었음을 절절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에 반해서 교권의 내홍사태를 법리적 해석과 대응방식으로 냉정하게 파악하고 교회법을 넘어 사회법의 힘을 빌어서 거룩한 성채를 움직이려 한 '독립군' 신기식 목사는 대형교회의 가신도 거부하고 파벌정치의 하수인도 거부하면서 감독회장의 피선거권을 다투고 선거관리법을 개혁하자는 스탠스는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는 개혁입법으로 하야한다는 정확한 행보였다는 점이다. 다만 그가 대형교회-기득권 간의 정치대결을 연장시켜서 2013년 재선거 국면에서 후보자격 문제로 탈락한 것을 복권시키고 7월 9일 선거에 나서도록 지지해준 대형교회 측의 김충식 목사와 염정식 장로를 통하여 개혁입법에 방점을 찍은 정치적 행보를 선택한 한 것이 비판세력들에게는 수용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이제 개혁입법의 중요한 과제를 성취하고 새로운 임기의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감리회 교회정치 행사의 가장 큰 프로그램인 선거철이 다시 시작된다. 상비군 조직이 전무한 가운데 감독후보자들의 등장한다. 학교별 대항전 일수도 있고 교세기준별 대항전 일수도 있는 선거에서 교역자 집단의 이합집산에 비하여 연회에서는 다른 후보를 밀되 전국선거에서는 단일후보를 밀고 나오는 장로세력들을 상대로 새롭고 반듯한 리더쉽이 탄생할 것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이미 정치 써클화되어 있고 전국선거를 장악할 만큼 세력화한 평신도들에 비하면 교역자들은 사분오열되어 있다. 이들은 결코 단일화를 이룰 수 없고 갈라진 써클끼리 합의하기도 어려운데 선거시즌은 겨우 6개월 남짓 될 것이다. 속전속결의 전략을 구사하여 제압하는 지형에서 평신도 지도력은 어떤 위력을 보여줄 것인가.

신기식 목사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감명깊었던 것은 구약의 예언자 연구였다고 한다. 예언자 소명과 신탁행위는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는 첩경이었고 신탁은 커다란 자기 희생위에 성립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고 한다. 그의 예언자적인 소명이 감리회 개혁의 현장에 적용되고 투쟁하는 가운데 그는 언제나 홀로서기를 반복하였다. 파벌정치의 배경도 없고 큰 교회도 아닌 일개 목회자로서 감리회의 최고 지도자 자리를 다투는 감독회장 선거사태를 정면으로 마주하였다. 사태의 초기에 그는 선거관리법의 문제는 선거무효 또는 당선 무효로 간다고 판단하였다. 그는 즉각 그해 여름 8년 8월 11일 행정재판으로 소를 청구하였다. 예상했던 대로 총회재판위원회는 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개의치않고 같은 해 10월 14일 선거사태가 혼잡한 가운데 다시 한번 총회재판위원회에 소를 제기하였다. 소는 선거(당선무효)를 구하는 것이었다. 총회재판위원회는 각하되었다. 당시 교회의 재판은 공정판단을 내리기에는 한참 거리가 있는 인적 구성과 법리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현안을 법으로 다스리지 않고 협상과 대화로 풀자는 것이었다. 그는 즉시 불복하고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하였다. 교회가 자정능력을 상실한 것을 두고 사회법으로 간 것이다. 작은교회 담임자가 두 번씩이나 공탁금을 내고 시작한 일이었다.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주목하고나 관심조차도 두지 않았다.

8. 플라톤의 불타는 강 

2009년 11월 14일 동부지법은 원고 고수철 감독회장이 제기한 감독회장 직무방해금지 가처분 사건을 심리하였다. 당사자들이 법정 출두하여 간여 판사 권택수를 만났다. 당시 간여 판사는 교회를 출석하고 있었다. 그는 말하기를 어린 양 한번 살려주는 셈치고 양보하라고 중재하였다. 기도원에라도 들어가는 것은 어떠냐고도 하였다. 대형교회를 일군 3형제의 모친이신 이숙녀 전도사 이야기도 꺼내면서 정중히 소청하였다. 그러나 양측은 불변하는 자세로 법대로 판결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판사는 만약 중재가 실패한다면 불타는 강을 건널 터인데 그렇게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여기에서 나오는 ‘불타는 강’ 이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대화(Dialogue)편에 나오는 강이다. 불타는 강 (퓌리풀레게톤,Puriplegethon)은 멸망의 구렁텅이로 흐르는 강이다. 플라톤의 대화록에는 이렇게 되어있다.

"셋째 강은 위의 두 강의 중간에서 솟구쳐 나오는데 그 분출구 근처에서 맹렬한 불길이 타오르는 넓은 지역으로 흘러들어가 바다보다 더 큰 호수를 이룬다네. 이 호수는 물과 흙탕물이 끓고 있어서 탁류를 이루고 다시 흘러나와 땅 둘레를 구불구불 지나가며 여러 군데를 흘러가다가 마침내 아케루시아스 호 맨 끝에 이르지만 이 호수의 물과는 섞이지 않고 여러 차례 둘레를 돌다가 타르타로스의 가장 낮은 부분으로 쓷아져 들어간다네. 이것이 바로 퓌리 플레게톤이라고 불리는 강인데 이 강이 그 용암을 분출시켜 지상의 모든 화산을 낳는 걸세’ 이에 대립하여 그 맞은 편에 넷째 강이 흘러나와 맨 처음에는 온통 검푸른 빛깔을 띤 무섭고 황막한 지역으로 흘러간다네 이것이 스튀기오스(Stugios) 증오 라는 뜻을 갖고 있는 강인데 이것이 흘러 스튀크스호가 되는 것이야. 강물은 이 호수로 흘러 들어가면 무서운 힘을 얻어 땅 밑으로 뚫고 들어가 땅속으로 돌다가 아케루시아스 호 근처에서 퓨리플레게톤의 맞은 편으로 나타나는 거야 이 강물도 다른 강물과 는 섞이지 않고 대지를 삥 돌면서 흐르다가 퓌리 플레게톤의 맞은편에서 타르타로스로 들어 간다네. 이 강을 시인들은 코퀴토스 비탄의 강 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강이라고 한다네".

권택수 부장 판사의 플라톤의 대화록에 나오는 이야기를 상기시키는 것은 내홍사태의 심화는 거룩한 인간도 신비한 영역도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과 승부근성을 피해 가지 않는다는 것을 예표하는 것이었다. 그후 사태는 걷잡을수 없이 무너져 내렸고 무너져 내린 자리에는 교권의 최후가 얼마나 비참하고 헛된 것인지를 말해주는듯 하였다. 차라리 중재하는 그 자리에서 용서하고 화해하면서 새출발하는 결단을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9. 감독회장의 권한

2003년 입법회의는 개정을 소청하면서 주장하기를 2년제 감독회장 제도를 가지고서는 현재 10개나 되는 연회와 3개의 선교연회를 가지고 있는 감리회의 책임자로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하면서 세계감리교협의회 2위의 교세를 가지고 있는 감리회의 위상을 제고하는 뜻으로 4년제 감독회장을 만들자고 하고 있었다. 또한 2005년 입법회의는 정회원 11년급 부터 선거권을 부여하여 기존의 선거인수를 두 배로 확충하였다. 사상 초유로 선거인단수는 7000명을 넘어섰다. 은급기금 고갈과 재원 확보를 위한 신은급법도 개정하였다. 2007년 제주도 조천 입법총회에서는 감독회장 후보자격을 강화하여 신원증명서 대신 범죄경력조회서를 내도록 개정하였다. 그동안 감리회는 감리사 선거법도 조정하여 교회소유 재산을 등기하도록 방침을 정했고 피선거권을 위한 부담금 납부를 의무화하였으며 정회원 연수교육을 필한 이로 후보자의 자격을 부여한다고 한정하였다. 이제는 감독회장도 교세에 맞는 권한과 지위를 부여하자는 것이었다. 행정기획실을 확충하고 대외협력의 법위를 넓혔다.

2008년 9월의 감독회장 선거는 열기로 뜨거웠다. 4년제 감독회장의 권한이 풀리고 여력이 된다면 선교재원을 개발하기 위하여 금촌묘지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이 제시되었다. 감리회는 1994년에 광림교회 목사가 1996년에는 금란교회 목사가 연이어 감독회장에 당선되었다. 2008년에는 세 번째로 임마누엘 교회 목사가 감독회장에 도전하였다. 여론은 1강 3약이었다. 이미 대형교회가 다수파를 점하고 있던 선거관리위원회는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가 뚜렸했다. 반면에 장정유권해석위원회는 연회감독을 지낸 후보가 감독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제한을 깨는 해석을 내놨다. 감리회 교회정치는 전 현직 감독들이 주도하는 독무대였다. 회장에 당선하면 승자독식이었다. 측근과 실세들이 각국으로 진출하고 공천위원회에서는 감독 마음에 드는 이들이 파송되었으며 본부 간사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권위주의적 정치풍토 속에서 보수화되었다. 감리회는 연합사업에도 참가하여 개방적이기는 해도 정작 에큐메니칼 운동에는 소극적이었다. CCA나 WCC에 사람을 보냈지만 적극적인 리더쉽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반면 교회세습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심심치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기독교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있었고 사이비 이단 집단에 대한 공개적인 해제를 시도하는 한기총은 분열직전이었다. 2009년 8월 말 문제시되던 WCC 제 10차 총회가 부산으로 유치되었다. WCC 총회가 유치되면서 국내외의 비판세력들이 결집하고 반대여론이 일어났다. 감리회는 침체된 에큐메니칼 운동에 힘을 보태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한기총에 가입하지 않은 기장 구세군 성공회와 같이 감리회는 한기총에 들어가지 않았다.

보수-진보 갈등 속에서 처한 한국 사정에서 보자면 감리회는 언제나 중도적이었다. 그러나 교회가 큰 예장 통합측이나 기하성은 한기총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었다. 이러한 전후 사정이 있는 가운데 대형교회측은 2009년 4월 9일 임마누엘 교회총회에서 당시 엄신형 한기총 대표회장을 초청하였고 긴급동의로 한기총 가입을 만장일치로 결의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예상하던 것이었다. 만약에 교단이 정상화되면 한기총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었다. 중도적인 감리회는 보수적인 감리회와 결별하는 조건이 생긴 것이다. 만약 내홍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분열사태를 벗어나 교단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는 사인이었다. 4월 초 금란교회는 독립연회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그러나 대형교회측은 공적으로 법원이 가름한다면 형님들이 감독회장까지 지낸 감리회를 떠나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적어도 기대하기는 기독교 대한 감리회의 수장으로서 임하는 것이 군소교단으로 나가는 것 보다는 낫다는 의중을 보이고 있었다.

감리회는 자부심이 있는 교회이다. 장로교와는 달리 한번도 갈라지고 헤어지지 않은 교회이고 사회적 관심도 있는 중도적인 노선에 충실한 중산층 지향적인 교회이다. 실제로 감리회 위상은 작지 않다. 4년제 감독회장제도로 개신교단 내에서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위상이 보장되어 있고 유지재단도 강하고 연합 사업도 기득권이 보장되어 있었다. 본질적으로는 신학 자체가 극단주의를 피하고 있다. 이단 사이비에 대한 입장이 적극적이지 않다. 복음주의 신앙을 가지고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 노선이 자랑거리였다. 이번 2008년 내홍사태에서도 보여준 특징은 치열한 분쟁을 겪고는 있지만 중요한 시점이 되면 언제나 이성을 가지고 법 테두리 안에서 법원의 판결문에 순복하는 자세를 보여 왔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분쟁을 치유하고 중재를 수용하려는 노력으로 정상화의 수순을 밟자는 의지가 강했던 것이다. 쟁송사태는 치열하게 진행되었지만 법리적으로 무리수를 두지 않는 감리회는 유치한 분립투쟁은 극력피하려고 하였다.

위에 표는 2008년 감독회장 선거사태를 맞아 법적 대응을 펼치던 3자들의 입장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극단적인 주장같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3자의 입장이 극단적이지 않다는 것과 교회법을 넘어선 시점에서도 여전히 복원력 있는 입장에서 사회법을 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7월 출간된 ‘감리교회 개혁을 말한다’ 에 게재되된 다른 자료들도 그렇지만 이 자료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은 선거사태 초기에 선관위 직무대행을 임명한 것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법정 다툼도 끝이났고 역사 속으로 묻혀버리게 된 시절이지만 사건의 교훈을 되새기고 미랠르 준비하는 의미에서는 지난 7년간의 관련자료집은 매우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이라 할수있다.

10. 분단은 교회 분열의 직접적인 배경이었다.

분단은 한반도의 모든 것을 지배하였다. 소련 공산당과 중국 공산당과 대치하는 냉전체제 하에서 북쪽은 공산당이 지배하고 남쪽은 자유진영인 미국이 진출해 있었다. 극동의 지배질서가 변한 것이다. 미국은 극동의 안보 위협세력인 소련의 철의 장막과 중국의 죽의 장막을 경계하였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은 불법으로 남침을 개시하였다. 이 전쟁으로 소련과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였고 남한은 유엔연합군과 미군이 지원하였다. 3년이나 끌었던 전쟁이 끝났다. 신중국은 북한을 도와 항미원조 전쟁을 수행하였다. 냉전이 열전으로 화한 한반도는 이후 남북한 간의 군사적 정치적 긴장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었다. 북한지역의 교회들은 공산당의 박해를 피하여 이남으로 피난하였고 자유진영에서 신앙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좌우 이념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남남갈등이 심화되었다. 정당 사회단체 노동조합이 갈라졌으며 민간단체들과 교회도 역시 분열하였다. 교회는 여러 교파로 무섭게 갈라졌고 분단의 상처를 안고 살아야만 하였다. 교파의 분열은 사회적 배경이 깊숙히 개입되어있고 조직내분도 무시못할 요소였지만 분단이 안겨준 정치사상 이념적 갈등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한반도 분단의 비극은 일제 잔재 청산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악화되었고 신앙적 감정이 악화되면서 분열은 촉진되었다.

대표적인 교파교회의 분열은 1951년 고려파였다. 일제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저항했던 고려파는 해방후에 출옥성도가 된다. 그러나 출옥한 지도자들은 기성교회의 추악한 모습에 저항하면서 본연의 신앙정신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하여 기성교회를 떠난다. 1953년 조선신학교 김재준 교수의 신신학이 문제가 되어 일어난 장로교회 분열은 기장측이 탄생하였다. 이들은 한국장로교의 신학적 폐쇄성이 반기를 들고 성서 문자주의를 배격하고 에큐메니칼 신학 노선을 따르는 새 교회를 시작하였다. 기장측은 조선신학교를 모체로 삼아 에큐메니칼 노선을 분명히 하는 한신대학교를 만들었고 강원용 목사 박형규 목사 박종화 목사를 배출하였다. 1959년 예장 통합측고 합동측이 갈라져나간 것은 특이한 분열이었다. 신학적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지만 지역감정과 세력분할이 개입한 분열이었다. 말은 WCC 용공성에 시비가 붙었다고 하지만 근본주의자들 간에서도 벌어진 분열사태는 세계적인 교회운동을 수용하고 공교회성을 되살리자는 장자의식이 작용하여 분열시킨 것이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부에는 교회를 이끄는 세력들이 집권당의 영향력에 좌우되면서 이북출신 이남출신간의 간극이 극면하게 대치되면서 결적적인 순간에 반공 이데올로기가 조장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기성과 예성의 분열은 NCC 활동을 놓고 다투다가 갈라진 두 교회가 NCC를 탈퇴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것도 참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할 것이다.

존 웨슬리 교단의 분열에는 언제나 교회주의적인 편견이 작용한다. 웨슬리안주의는 근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중도적인 신학과 갈라서려는 작용을 하였다. 교회분열 사태에는 그 당시에는 선교사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현지교회들의 취약한 재정형편과 교세는 언제나 선교사들의 몫이었다. 본국교회의 지원과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현지 선교사들의 돈은 교회를 좌지우지한다. 신앙적인 토대가 약하고 미자립 상태인 현지교회들은 선교사들에 의하여 분열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한국 개신교가 분단시대를 살면서 경험한 분열의 어두운 역사였다. 패거리 조직문화가 가부장적인 환경으로 강하게 작동하고 지연 학연에 얽힌 세력간의 이합집산은 분열의 촉진제였다. 교회의 재산소유 형태도 중요한 변수였다. 대대로 물려받은 교회는 소유권을 놓고 분열하기 어렵다. 기득권층의 완고한 의식은 반대파들은 밀어내는 법이다. 처절한 쟁투를 벌여도 결국은 빈손들고 나갔다.

여기에 한국사회의 사회불안 요인도 한몫 거들었다. 나라의 민주화와 인권문제를 놓고도 권력의 정통성을 따지던 시절에는 교회의 분열은 극심하였다. 보수-진보 갈등처럼 산업화 세력-민주화 세력 간의 다툼도 같은 성질의 것이었다. 이러한 모든 현실들은 하나같이 피선교지 교회가 안고 있는 식민지체제 청산의 과제였고 숙명적인 현실이었다. 이러한 일방적인 선교사들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김장호 목사는 민족교회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떠나갔고 1930년대는 복음교회도 같은 의식을 지닌 이들이 주도하여 분립해나갔다. 전북 군산 옥구지역의 자산가집 아들이었던 최태용 백남영의 복음교회는 여기에 속한다. 나라와 민족의 자존심을 세우고 지역주의를 넘어서려는 의지가 민족교회를 형성하였다. 이용도의 예수교회 운동도 같은 모양을 취하였다. 민족적인 자기 정체성을 토대로 삼는 성령운동은 신비주의로 흘러서 군소 교단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말았다.

11. 분열과 대립의 한반도

 한반도 내에서의 벌어진 교회의 분열은 민족주의적인 자각과 배경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1930년대 조선 감리회의 탄생은 갈라져 들어온 감리회가 선교현지에서 합동하는 새로운 통합정신을 살리는 운동이었다. 선교사를 파송한 본토 미국의 감리교회는 이루지 못한 교회간의 합동이 조선반도에서는 하나 된 감리회를 만들고 감리회 신앙공동체를 구축하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기독교 대한 감리회가 비록 분열하기는 하였지만 사상과 이념도 아닌 지역감정의 분열이었기에 해가 넘어가기 전에 되돌이키는 복원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시적으로는 교권쟁투의 이해관계로 분쟁을 일으켰지만 극단적인 분립은 피하였고 단일체제를 지키려는 통합의 복원력을 가지고 살아왔었다. 일제 말 잔악한 식민지 통치에서도 감리회는 하나 된 교회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었다. 친일 관제교회가 등장하여 일본기독교조선교단이라는 교회가 장감 양 교회를 장악하였다. 민족적 양심을 지키던 세력들을 숙청하고 친일 관제교회를 내세워 교회파괴를 주도하였다. 1941년 일제는 미국 영국과 동시에 전전포고를 하였다. 알려진 대로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영국이 지배하고있던 싱가포르를 함락시키고 미얀마를 점령하였으며 인디아 접경지역인 임팔까지 올라가서 전쟁을 수행하였다. 일제는 전쟁 중에 내선일체 정책을 가지고 신사참배를 강제로 요구하였고 친일세력들을 총동원 배치하였다. 미국 선교사들을 강제로 추방하고 교파 교회들을 해체시켰으며 기독교적인 요소들을 박멸하고 제국의 신민으로 전락시켰다. 마지막에는 성결교를 폐쇄하고 동아기독교를 말살하였으며 종국적으로는 기독교 신앙 자체를 없애버리려고 획책하였다.

해방 정국은 친일잔재 청산에 실패하면서 교회는 친일-친미 세력들로 갈등이 증폭되었으며 교회의 영도권을 놓고 분열하였다. 일제하 감리회는 제 3회 총회로 모여 김종우 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하였다. 그러나 김종우 목사는 취임 1년도 못하고 서거하였다. 총리원 이사회는 정춘수 목사를 새로운 감리교 감독으로 뽑았다. 정춘수 목사는 감리교 출신 3.1독립선언에 참가한 민족대표 출신이었지만 일제의 압잡이가 되었다. 또한 신민회 사건이나 전덕기 목사를 배출하였던 상동교회는 황국문화관이 되었고 동방요배를 하였으며 친일 연성소 기능을 수행하였다. 일제는 연회를 해산시키고 조선교단 산하의 교회로 만들었다. 교회의 직제를 바꾸어서 지방회를 교구로 불렀으며 목사를 교사로 불렀다. 성경도 모세오경은 금지하였고 오로지 4복음서만 읽고 설교하도록 하였다. 장로교도 신사참배를 결의하고 천주교도 그렇게 하였다. 민족 종교 세력들은 철저하게 박멸하였고 민족종교계통의 지도자들을 무참히 살해하기까지 하였다.

감리회는 역사적으로 성공회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겠다고 하였지만 존 웨슬리와 챨스 웨슬리는 성령사역을 통하여 개혁운동을 선도하고 19세기를 감리교회의 선교세기로 이끌어 나갔다. 초기 사역에서 조지 휫필드는 칼뱅적인 신학노선을 쫒아 감리회를 떠났으며 브리스톨과 바스 지역에서 선교를 지원하던 헌팅톤 여백작도 칼뱅적 성향을 가지고 웨슬리와 결별하였다. 웨슬리 사후에는 웨슬리 복음주의와 고교회주의자들 사이에 분열이 있었고 노예제도를 둘러싼 대립이 격화되고 보수적인 웨슬리안들이 사회 진보적인 세력들과 불화하기도 하였다. 19세기 산업혁명이 거세던 만체스터 지역의 자유감리회(Free Methodist) 운동은 한걸음 더 나가서 노동자 농민과의 자유감리회 신앙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영국감리회가 교회 내부의 헤게모니 쟁탈전을 보다 보수적인 성향과 진보적 복음주의자간의 간에 투쟁을 벌이고 있을 때 미국 감리회는 순회 설교자들을 통하여 마찻길 선교를 수행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미국의 지방 도시들을 공략하였다. 성결의 교리를 전파하고 개혁적인 복은ㅁ설교운동의 중심에 있던 감리교 순회 설교자들은 개척자들이었다. 북미가 노예제도를 놓고 분열할 때 감리회 역시 남북이 갈라졌었다. 갈라져 나갔던 남북의 감리교회는 1938년에 가서야 겨우 연합하였다.

12. 감리회 파벌과 분열의 비극

 문제의 핵심은 파벌의 권력화다. 감독에 당선되면 총리원의 주요 보직과 이사직을 독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분열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인사 재정권을 독점하고 파벌간의 반목질시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감독은 감리사를 기용하고 개체교회 담임자를 파송하던 때였고 최고 책임자로서 권한이 막강하였다. 연회는 장마당이 서듯 교역자 인사권을 행사하였고 교권 세력 간의 다툼은 치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파송제가 힘을 잃고 장기목회 체제가 들어서면서 지형변화가 일어났다. 74년 제 10차 총회는 바로 그러한 시기에 일어난 사태였다. 급격히 노화된 성화파와 호헌 구파를 대신한 호헌신파는 성화파와 협력하여 감독을 추대하였다. 갱신 총회가 분파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간단하였다. 총리원의 독점적 독재는 숨막히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부패와 무능을 상징하였고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것이었다. 머리가 비어 있는 패거리들이 감리회를 퇴보시킨다는 두려움이었다. 감리회 개혁을 기치로 삼은 갱신파는 폐쇄적인 총회제도 졸속의 인사정책도 문제시하였다. 갱신총회는 4년 동안 분열하였다. 그러면서 갱신총회도 변하여 연회체제로 바뀌었고 대형교회가 참여하면서 보수화되었다. 1976년 3개의 연회에서 감독을 선출하였고 합동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였다. 드디어 78년 5월 합동하였다.

감리회 파벌정치는 강고했지만 신학사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총리원이 존재하는 한 분열하려 하지않는 구심점이 있었다. 감리회의 분열현상은 정치지형의 변화와 권력정치의 변화가 주요한 요인이었다. 친일 친미라는 보수적인 행태도 주요 원인이었다. 파벌정치의 속성상 대화나 타협이 가능하였고 실제로 분열된 상태에서도 서로 만나고 협상하고 하였다. 특히 1966년 두해에 걸쳐서 감독선거가 유회되는 과정에는 조알회가 그러한 파탄을 조장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지나친 헤게모니 쟁탈전이 극대화되어 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교회파는 권의 과도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습지도력이 과연 감독회장 선거에 나올 것인가 여기에 비하여 수도권의 신도시의 중형교회가 각 연회마다 포진하고 있으면서 감독을 배출하였는데 앞으로 이러한 현상는 계속될 것인가이다. 대형과 중형의 차이일 뿐 지도력의 성질이 카리스마를 나타내는 만큼 새로운 리더쉽을 선보이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13. 세속화에 갇혀버린 감리회

3개의 신학대학교가 있는 현재의 감리회에는 파벌정치를 대신하는 학연정치가 등장하였다. 같은 학교출신들의 줄세우기 경쟁이 붙은 것이다. 지방회 감리사를 내는 일이나 연회의 감독도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선거사태 당시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대형교회 측은 교단을 하나 만들어 나갈 수도 있었다. 개신교 주류 교단으로서 자처하던 감리회는 복음주의적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중도를 추구한다. 그러나 주류교회로서의 귀상이 있는 감리회는 교단을 만드는 대신 현행 법적 테두리 안에서 쟁송하여 법원의 판결을 받아내기를 기대하였다. 이미 두 차례나 선임 감독회장을 지낸 형님들이 존재하는 한  끝까지 법정에서 살아남아 감리회의 대표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 교회는 성장신학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지배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을 자극하고 생존전략은 교회를 지배하고 있다. 개방예배를 '주여 삼창 통성기도를 하면서 주일성수와 십일조 신앙을 강조한다. 꿩잡는 게 매라고 교회개척과 성장신화에 매달려 있다. 그러나 시대의 뉴 노말시대로 진입하고 부익부 빈익빈으로 양극화되고 말았다. 그러나 교회현신은 압축성장한 교회들이 보수화되면서 황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번영의 신학을 신봉하는 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질축복을 강조하고 기복신앙 안에 녹아있고 심지어는 교회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목회자의 신권위주의가 일인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고 한다. 이들의 세력화는 세속화를 추동하고 감리회 권력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1992년 5월의 종교재판은 감리회안에 있던 자유주의적 신학이 철퇴를 맞았고 신앙과 학문의 자유를 박탈당하였다. 교리수호위원회가 앞장서고 보수화를 추진하였으며 이 여세를 몰아서 대형교회 목사들은 기독교 대한 감리회의 최고지도자에 올랐던 것이다.

14. 교회의 재산 소유형태가 중요한 관건이었다.

분열을 막았던 중요한 요인으로는 감리회의 재산의 소유형태가 있었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라는 이름의 유지재단은 역사도 오래고 재산 규모도 엄청났다. 물론 유지재단은 위탁재산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지만 애초에 미국의 선교사들이 증여한 재산이 많았고 후에 개척하고 자립한 교회의 소유권 전체가 편입을 하는 재단의 규모와 영향력은 막강하다. 기본적으로 감리회는 재단법인이 기독교 대한 감리회 이름으로 되어 있는 종교법인이다. 장로교가 노회단위로 유지재단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감리회는 유지재단 이름으로 중앙집권적인 행정관리를 받아왔다. 실제적인 재산 관리는 구역회에 있고 감리사가 주재하지만 결의권은 여전히 개체교회에 있다. 하여 개체교회의 재산은 전체 유지재단 이름으로 공유하고 있다. 이것은 만에 하나 교단이 갈라져서 분립하고자 한다면 유지재단을 상대로 재판을 해야 한다. 그러나 재판으로 갈라서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소속교회는 총회에 납부금을 내고 감리사를 하자면 등기를 필해야 하고 감독으로 출마하자면 정회원 연수교육을 필해야만 한다. 또한 복지시설과 부설기관 등도 유지재단과 복지재단의 의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유지재단을 상대로 하여 법적으로 갈라서 나가는 일은 아주 힘들고 어렵다.

15. 교회법 테두리 안에서 다투는 법적 대응

신기식 목사는 지난 내홍사태의 변수였다. 힘없는 작은교회의 담임자인 그가 어떻게 내홍사태의 변수가 되었는가. 그가 맨 처음 착후한 것은 감리회 행정법에 제소하는 것이었다. 행정재판법에 근하는 감독회장 후보자격 취소 및 실효된 범죄인 경력확인서를 다시 받아 심사하라는 것이었다. 총회특별재판위원회(위원장 한정호 서기 송현순)는 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그는 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행정재판을 구하였다. 그는 주장하기를 ‘교회재판의 특성상 목사에게 있어서 매우 거북스러운 일이었다’ 고 했다.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된 사건에서 교권과 정치파벌의 눈치를 보지 않고서 심리에 할 수 있는 재판위원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총회특별재판위원으로 몸담은 변호사 장로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소를 제기하였다. 그는 감독회장 선거사태의 불씨는 감독선거 피선거권 중 교회재판과 사회재판법에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라는 규정에 주목하였다. 두번째 소송은 2008년 10월 14일에 있었다. 1997년판 장정에는 감독회장과 감독 피선거권에 재판법에 의하여 처벌받은 일이 없는 이 라는 규정이 처음 등장한다(감독회장 김홍도 정정개정위원장 박봉배) 그러나 이것이 2003년판 장정에는 이 규정이 좀 더 발전하여 교회재판법과 사회재판법에 의하여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 라고 보완되었다(감독회장 김진호 장정개정위원장 조명호) 2005년판 장정에는 사회법 재판법에 의하여 처벌 받은 사실을 입증하는 문서로서 후보자 제출등록서류에 신원증명서(경찰서장 발행)를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그러나 신원증명서는 후보자가 발급받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2007년 제주도 조천에서 모인 제 27회 입법총회에서는 이 규정이 교회재판이나 사회재판법에 의하여 처벌받는 사실이 없는 이로 개정되면서 입후보자 등록서류에는 범죄경력조회확인서(경찰서장 발행) 2통을 제출하라고 규정하였다(감독회장 신경하 장정개정위원장 김진호) 당시 개정된 교리장정의 개정판 서문에 보면 당시 장정개정위원장이었던 김진호 장정개정위원장의 편찬사는 다음과 같다. ‘제 27회 총회입법의회의 개정의 핵심은 신은급 제도 도입 미주특별연회 정회원인정 선거법 재판법 보완 강화 등이 있었다.’

16. 교회법에서 사회법으로

그는 총회재판위원회가 교권의 틈바귀에서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재판청구를 하여 교회법적인 자정능력을 시험해보면서 여차하면 사회법에 호소하자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총회재판위원회는 선거무효 당선 무효 2가지 중에 1가지 만 선택하라는 보정 명령을 내렸다. 신기식 목사는 선거무효를 다투는 것 보다 당선효력을 다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10월 17일 김국도 고수철 두 명의 당선자로 공포한 것에 대한 당선 무효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10월 24일 공직 선거법 규정을 근거로 후보 당사자가 아니므로 원고에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전원일치 각하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는 곧바로 2008년 11월 24일 신기식 김석순 양인의 이름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감독회장 직무집행을 정지시키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한편 두 명의 감독회장 당선자 가운데 한 사람인 고수철 당선자도 10월 22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김국도 당선자를 상대로 하여 감독회장 직무집행 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감독회장직함사용 방해금지 가처분도 함께 신청하였다.

신기식 목사의 이러한 정치적 행보를 보고 있던 기존 정치세력들은 놀랐다. 무언가 법적인 보완 사항일 것이 분명한데 끼어들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았다. 기득권층에게는 눈엣 가시 같은 존재였고 대형교회 측에게는 황당한 상대였다. 그러나 내홍사태가 발생한 시기는 감리회에서 파벌정치가 힘을 잃었고 대신해서 중 대형교회가 등장하는 과도기적인 상황이었다. 정치꾼들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신인들이 등장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법적 대응을 전문으로 구사하는 사람이 필요하였다. 당시 교계 안팎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가 구구하였다. 무명의 정치신인이 벌이는 벼랑 끝 전술은 기득권층과 대형교회를 몰아 부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2005년 신설된 행정재판법을 제대로 아는 이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신기식 목사가 소송을 시작한 것이다. 일반인들은 행정재판이 무엇을 노리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교회법은 관습법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판결은 징계였다. 하지만 2005년 제정된 행정재판법은 절차법이었고 한정주의 라는 규정을 동반하고 있는 법이었다. 절차법의 핵심은 대화하고 타협하는 안전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판단하기를 선거사태가 발전하여도 김국도 목사-고수철 목사 양자 간의 나눠먹기식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해결하는 방법은 오로지 공정한 집행이 가능한 사회법으로 나가서 돌파하는 수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기득권층은 열세인 상황에서 손이 닿은 조직을 상대로 시간만 낭비하고 있었고 대형교회는 교회법적인 대응력을 갖추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변호사들만 붙들고 늘어지고 있었다. 단지 가능성이 있다면 교회정서와 바닥 세력을 모르는 변호사에게 수임료만 물게 생겼다. 기득권측은 즉시 가동이 되는 감리회 운동권 세력을 몰아서 대형교회를 대응하였다. 써클이 힘을 잃고 난 다음에 도움이 된 것은 조직적인 운동에 익숙한 운동권이 있었다. 그렇다보니까 여기에 비하여 단기필마나 다름없는 신기식 목사를 우습게보고 있었다. 그러나 고지식 하면서도 원칙주의자인 그는 해당 법률문제에 박식하였고 내유외강하였다. 은인자중하면서 교회정치의 바닥 생리에 적응하고 있었다. 수임료를 받는 변호사들은 헌금을 내고 봉사하는 교인 심정을 모르기 때문에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헌신이 부족하여 교회재판에 부적격이다. 법률소비자 즉 의뢰인만 감싸고 도는 것도 그렇고 승부를 봐야하는 변호사들은 단기적인 판단으로 의뢰인을 현혹할 뿐 감동이 없었다. 불특정다수의 의지를 다투는 교회재판에는 적응하기 어렵다. 물론 단순한 땅 소유권 분쟁이나 유산상속 문제 같은 것은 모르겠으되 총회를 모이고 대표권을 다투고 하는 문제를 따지면서 총회의 부존재를 논하는 쟁송에는 그렇다는 말이다. 이번 감독회장 선거사태 역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복잡한 문제가 돌출하거나 상호대립적인 복합적인 관계를 다루는 문제에는 쉽게 대들지 못했다.

교회법을 넘어서 사회법 테두리로 진입한 우리 문제 역시 그런 맥락을 가지고 있다. 내홍사태의 초기 선관위원회 위원장 장동주 목사는 말하기를 ‘만일 선거에 있어 문제가 생긴다면 먼저 교회법으로 처리하고 거기서도 안 되면 그 후에 일반 사회법을 이용하면 될 것’ 이라고 하였다. 말은 그럴듯하였지만 교회법이 상궤를 벗어나면서 뒤틀리기 시작하였다. 공정성을 지키지 못하면서 교회정치 이슈는 교회법도 모르고 사회법도 모르는 교회 정치 책임자들은 역시 무력하기만 하였다. 특히 법무법인의 과다한 수임료를 피하여 B급 변호인을 선임하여 패소한 기득권 측이나 과다한 수임료를 내고도 패소한 대형교회측이나 실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대형교회는 조직생리상 주군-가신 관계가 엄격하고 군대식인 상황에서 보자면 독자적인 대응력도 부족하고 상황 판단력도 모자라면서 문제가 커지고 말았다. 충성심에서 나오는 임기응변으로서는 난국을 헤쳐나갈 수는 없다. 그러나 감리회는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향평준화가 질이 낮은 인력을 양산하고 정세파악도 안되는 상황에서 참모라고 무조건 돌격앞으로를 외칠 따름이었다. 그러니까 감리회의 정치현실은 언제나 관전하는 것이 나서는 것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겠다는 태도가 전반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파벌정치도 마찬가지 였다. 명령계통으로 하달되는 메시지를 수행하는 것이 익숙한 처지에서 당론을 거슬러서는 살아남기도 어렵게 되어 있다. 주도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기대할 없는 것이었다. 언제나 떠밀려 다니면서 피동적인 대응만 하게 되어 있다.

직무대행 체제는 바로 그런 체제였다. 본부 교권에 쌓여서 대형교회의 공세를 견디어 내는 것은 될수록 시간을 벌고 상대가 지치기만을 바라는 요행수로 정국을 대하는 것이었다. 실체적으로 기득권측이 구사한 지공작전이라는 바로 이와같은 것에 불과하였다. 여기에 독립군같은 전략으로 치고나간 신기식 목사는 조직도 없고 돈도 없었지만 고소장을 쓰고 변호사를 찾아가는 가운데 히말라야 단독 등반에 성공한 라인홀트 메스너와 같은 위력을 뿜어냈던 것이다. 법적 대응은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수이고 승산이 있어야 움직인다. 그러나 그를 폄하하고 비판하는 이들은 그가 임마누엘 특별행정총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는 것을 꼽는다. 실제로 그것은 신기식 목사를 폄하하는 분기점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참여정신은 교회법이 무력해지면서 자정능력을 상실한 교회를 대신하여 사회법정으로 옮겨타고 나가서 정국을 돌파한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시절 그때 그에게는 법무법인 미래의 박장우 변호사가 있었다. 법률적인 자문 이상으로 인간적으로 신기식 목사를 돕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 버팀목이 있었다.

17. 인간 신기식 목사

신기식 목사는 어떤 사람인가. 그것은 첫째 그가 29년째 담임하고 있는 신생교회와본부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때를 거슬러 보면 1974년 10월 총회에서 호헌 김창희 감독이 들어섰는데 갱신측 총회로 흑석동제일교회가 참여하였다. 여기에 불만을 품은 흑석동제일교회 박기복 장로는 담임목사 정병기 목사에 반대하고 흑석동교회를 개척하였다. 교회를 개척한 이들은 모교회인 흑석동제일교회가 갱신측이니까. 교회재산을 분할해 달라고 재판을 하였다. 그러나 흑석동교회는 재판에서 지고 만다. 재판에 진 흑석동교회는 총리원을 찾아가서 책임을 물으면서 항의하였다. 당시 분열된 상황에서 흑석동제일교회는 분열사태 중에 재산 분할소송을 당했다. 당시 총리원은 김창희 감독-김영상-호문성 인맥을 통해서 재판에서 패한 흑석동교회를 달래주는 방법으로 당시 흑석동교회 담임목사인 윤종웅 목사에게 인감을 가져오라고 하였다. 신생교회 소유의 고양군 덕은리 교회땅을 흑석동교회측에 넘겨주었던 것이다. 당시는 유지재단이사회의 회의록을 변조하여 불법적인 양도를 합법적으로 해주었던 것이다. 무려 222평이나 되는 신생교회 소유대지가 어느날 벼락같이 불법적으로 양도되어 있었던 것이다.

정찬성 목사가 떠난 후 부임해온 신기식 목사는 한겨울에 불이 나 교회당이 전소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교회당이 불탄 소식에 전국의 감리교회가 화재복구를 위한 헌금을 해주었다. 그런데 막상 건물을 지으려고 보니 교회 대지가 흑석동교회 소유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깜짝 놀란 신기식 목사는 그동안의 사실 관계를 알아보았다. 유지재단이 무단으로 양도행위를 하여 등기를 남겨준 것이었다. 당시 흑석동교회 담임목사는 강동빈 목사였는데 한번 찾아가 상의하였더니 절대로 양도해주지 않겠다고 거절하였다. 하는 수 없이 신기식 목사는 본부에 나가서 1주일 동안 침묵시위를 하였다. 당시 감독회장은 곽전태 감독회장이었다. 본부 주선으로 강동빈 목사를 만났는데 변함이 없었다. 이축권(딱지)은 그린벨트 내에 건축할 수 있는 권리인데 당시의 시한은 2년이었다. 흑석동교회가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건축이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급기야 2년 안에 확보해야하는 문제 때문에 신생교회는 울며 겨자 먹기로 땅값을 지불하였다. 교회건물 복구비용으로 헌금해 온 전국교회의 모금을 전액을 내놓아 물었던 것이다.

훗날 진입로 문제로 재판을 시작하였는데 그 당시 흑석동교회 강동빈 목사에게 땅값을 지불한 것은 흑석동교회가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재판에서 패하고 만다. 15년을 끌었던 신생교회-흑석동교회 문제는 김진호 감독회장 시절에 유지재단이사회가 조사처리위원회(위원장 안광수 목사)를 조직하면서 해결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신생교회측은 1억 5천을 내고 유지재단측은 1억 원을 내어서 흑석동교회 명의로 되어 있는 신생교회가 소유하고 있던 대지를 되찾아 온다. 흑석동교회는 돈 한푼 안들이고 공짜로 2억 5천 만원을 가져간 것이다. 신생교회에 부임하여 목회의 황금기를 실효적 소유권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지재단이사회의 회의록 변조로 15년 동안 본부와의 싸움으로 거금을 쏟아 부었고 고통을 받았던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는 말이 딱맞는 경우였다.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의를 지키는 것이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이지만 언제나 약자는 지고 피해를 입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또 충북연회에서 유명한 이의만 목사와 고인이 된 전생수 목사와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이들은 감리회 현실에 절망하고 있었다. 희망을 찾아 볼 수 없는 교회 현실을 탓하고 있었다. 감리회 안에는 약자들이 소외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들에게 실망하지 말고 함께하자고 격려하면서 지냈다. 교회의 현실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을런지 모르지만 약자들에게는 절망스런 곳이었다. 한때 그는 북성교회가 분쟁에 들어가면서 부당하게 내쫒긴 정일우 목사를 도왔다. 10년 동안이나 교회에서 일했지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쫒겨나게 된 상태였다. 그는 분쟁사태를 대응하여 약자들을 돕고 법적 소송도 대신해주었다. 그는 대형교회측-기득권 측의 갈등 사이에 서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큰 테두리에서는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있다. 지난 2009년 예장 대신측 기관지인 기독교연합신문이 2009년을 빛낸 인물 7명 가운데 한사람으로 뽑혔었다. 당시 WCC 총회를 유치한 예장 통합 측의 김삼환 목사와 기장 경동교회의 박종화 목사가 뽑혔는데 그는 감리교 선거사태를 통해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던 것이다.

18. 되찾은 통합의 복원력

감리회는 분열과 대립으로 얼룩진 역사를 가지고 있었으나 존 웨슬리의 경건주의 신앙과 역사적인 위상에 걸맞는 통합의 복원력을 가지고 하나된 교회를 유지해 왔다. 이번 감독회장선거 사태를 통하여 보여주는 교훈도 불편 부당하게 사태를 바라보지 말고 공정하게 바라보자는 것이었다. 대형교회 측과 여기에 대항하는 기득권측의 대립상태는 청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고 사건의 본질을 규명하려는 노력은 매우 필요한 작업이다. 선거사태 관련 자료집을 출판하고 연구논문을 편집하는 행위는 지금도 여전히 변전하는 정치지형 속에서 130년 역사를 새롭게 창조하는 노력과 투자는 멈추어서는 안된다.

2008년부터 시작된 감독회장 선거사태를 연구하고 실사해보려는 노력은 사태의 징상을 밝히고 실체적 진실을 정리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교훈을 전해주려는 것이다. 또한 처참한 분열의 과거사를 돌아보면서 반면교사로 삼고자 한다. 어두운 옛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사태의 교훈을 되살리고 반성과 함께 화해와 상생의 새로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필요가 있다. 우리가 믿는 신앙은 단지 생존을 위한 축복만은 아니다. 오히려 살아있는 모두에게 힘과 소망을 안겨주는 어떤 진실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하고 섬기는 감리회가 다시 일어서기를 기원하면서 선거사태가 남긴 교훈을 되찾고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하겠다는 결심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물레방아는 천천히 돌지만 정확하게 돈다고 믿는다.

모든 신학생의 꿈은 감독이 되는 것이다. 한국의 개신교 주류교회 가운데 하나인 감리회를 이끌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는 마음은 한결같은 것이다. 신앙인으로 부름받은 이들은 윤리도 도덕도 중요하지만 정치적판단과 지도력은 그것보다도 더 소중하다. 관대함을 두루 갖추고 대범한 처신을 해낼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존 웨슬리가 뜨거운 성령체험을 했을 때가 그의 나이 37살이 넘어서였다. 옥스퍼드 출신 성공회 신부가 북미주 선교에 가서 실패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실의에 빠졌을 때 치명적인 한계에 탈출하였다. 그는 성서적 성결이 무엇이며 성공회 개혁의 단초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되는 옥외 설교자로 전락하였지만 말 타고 전국을 돌면서 설교자의 사명을 다하고 속회를 부흥시켰다. 고아와 과부들을 돌보고 죄수와 청소년들을 키웠다. 그것이 웨슬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교회를 이끌고 복음의 능력을 발휘하는 첩경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였다. 완전과 성화를 향한 구도자의 사명은 주님의 목장을 지키는 영성과 책임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계는 나의 교구라는 비전을 가지고 전진하였다.

2008년 9월 25일 발생한 감독회장 선거사태는 길고 지루한 법정 공방을 거치면서 감리회를 파탄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결국은 한해를 넘기면서 일기 시작한 소강국면은 법원의 판결로 윤곽이 드러나면서 끝이 난다. 2009년 5월 4일 서울중앙지법 2008가합 104265 선거무효청구사건의 판결문은 다음과 같다.

판결확정시까지 감독회장 직무를 집행해서는 아니 된다. 장장 9개월을 끌었던 감독회장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종결된다. 당시 논의한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감리회 선거무효 인정
2. 당사자 화해
3. 고수철 목사와 김국도 목사의 감독회장 임기분할 수행
4. 선거사태 책임자 교회법 처벌
5. 사회법 민사 형사 사건 상호 취하 감독제도 본부개혁
6. 제 28회 총회에서 인준이 불가할 경우 현행법으로 2009년 11월 31일까지 재선거 실시를 약정 단 총회에서 인준 후에 재선거 결의가 있을 경우 신속한 입법과정을 거쳐서 2010년 4월 30일 까지 재선거가 논의될 것이라 하였다.

지난 2009년 6월 19일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가 종교교회에서 모였다. 선거사태로 마비된 감리회는 목회자들이 중심이 되어 교단정상화와 개혁과제를 설정하고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목요기도회, 장정수호위, 올감모, 감사모, 감리교희망연대 등이 동참하여 정상화와 개혁을 위한 요구를 담은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이다. 사건발생 9개월 만에 조직적인 대응을 한 것이다. 조직적 열세에 처하여 있던 기득권측으로서는 전력을 기울여 올바른감리교회를 모체로 삼아서 저국적인 목회자 대회를 가동시키려고 하였다. 올감모는 대표회장에 김진호 감독회장을 전면에 내세웠고 그것을 발판삼아 그해 6월에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를 치루었다. 30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원되고 대형교회의 위력에 밀리기만 하던 선거사태를 반전시키는 계기로 삼았던 것이다. 공동 준비위원장에는 조경열 최이우 목사가 맡았고 사무실은 아현교회에 설치하였다. 참석자 전원은 흰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이마에는 십자가를 새기고 입장하였으며 선거사태의 처절한 비판과 반성을 통하여 다시 일어서자는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는 감리회 개혁과 정상화를 위한 결의문도 채택하였다.

1. 감리교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2. 교회의 본질과 감리교 신앙회복 개혁입법을 다짐하면서
3. 신속한 교단 정상화
4. 선거제도의 개혁
5. 의회제도 계층별 전문성 쿼타제 보장
6. 감독제도 개혁
7. 감리교 복음주의 회복과 대사회적 신뢰회복 민족적 책임실천

19. 결론에 대신하여

이러한 결의는 감리회가 선거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개혁과제와 정상화를 위한 결단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규학 감독직무대행이 들어서고 반전하면서 혼미한 정국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악화된다. 2012년 5월 임시감독회장으로 김기택 감독이 선임되고 총회를 복원하고 감독회장선거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안정된다. 2013년 7월 법원의 가처분으로 정상적인 선거를 치루게된 감리회는 2013년 7월 9일 감독회장선거를 치룬다. 그러나 금권선거 혐의로 당선 무효판결을 받은 전용재 감독회장이 7개월 만에 서울고등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복귀에 성공한다.

길고 지루한 법정공방을 거치고 지난 2015년 4월 7일 전용재 감독회장 측과 신기식 목사측은 극적으로 타협하여 쌍방간의 소를 취하는 합의에 이른다. 감리회 발전과 개혁입법을 위한 정상화를 합의한것이다. 합의의 중요 내용은 대형교회 측에서 김충식 목사와 염정식 장로를 장정개정위원회에 참여시키고 개협입법을 개시한다. 이제 10월 말로 예정되어 있는 입법총회는 개혁입법 안건들을 다루게 될 것이다. 소송 당사간 합의로 일단락되었으니 감독제도 선거법 재판법 의회법 등을 포함한 개혁입법안을 가지고 개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한편 전용재 감독회장은 총회실행부회 결의를 통해 설치한 개혁특별위원회는 개혁입법을 위한 과제들을 발굴해 왔고 여기에 대응하여 9인위 (전용철, 송정호, 안희군, 이상윤, 성백걸, 김영민, 지학수, 양기모 등)도 같은 장정개정에 대한 연구 활동을 하였다. 활동 목표는 교단 정상화에 있었다. 개혁입법은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자정능력을 회복하고 개혁입법을 위한 보조를 맞추자는 것이었다. 또한 그동안 쟁송사태로 위축된 행정력을 복원하고 정상화하여 성장침체 국면을 벗어나는 새로운 동력을 찾아보자는 것도 중요한 목표에 하나였다.

과거 1974년 교단이 분열되었다 1978년 합동되면서 침체된 교회성장에 불을 당기려고 시작한 운동이 바로 5천 교회 100만 신도 선교운동이었다. 때마침 기독교는 산업화되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활발한 선교활동을 벌리면서 국민의 신뢰를 받았고 가난하고 무력한 대중들에게 복음정신을 전파하면서 교회개척운동을 전개하였다. 고속으로 이룩한 교회성장은 분열사태의 상처를 싸매고 늘어난 교세 덕분에 미국교회로부터 오던 원조금 없이도 자립하고 난국을 타게 하였다. 이렇게 귀중한 성장기회를 선용하여 3개 연회밖에 안되던 감리회가 10개 연회로 급성장하고 성장의 동력을 되살리는 기회로 삼았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뉴 노말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가 극심한 사회에서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시대의 한계상황에 갇혀버린 우리 사회는 장밋빛 21세기 글로벌 시대의 어두운 저편에 앉아있는 스불론과 납달리의 하나님의 백성들을 돌보는 사명을 감당해야 할것이다. 내홍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서 분열의 깊은 치유하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모범을 보이면서 교단의 재도략을 위한 정상화의 수순을 밟아 나가야 한다.

2003년 부터 정치입법으로 개정된 교회와장정은 2년제로 바뀌면서 4년 전임제는 감독회장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바 있다. 서부연회나 연수원 삼남연회 미주연회를 관장하고 교단의 5개법인의 대표로서 막강한 권한을 주었다. 그러나 2008년 선거사태는 과도한 권력에 유혹을 받은 과열 선거운동사태를 맞았던 것이다. 이제부터는 권한을 분산시키고 침체국면에서 허덕이는 교회부흥과 성장의 동기를 되찾아야 한다. 새로운 글로벌시대의 선교전략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여 감리회의 새로운 부흥 성장의 계기를 맞이하여야 한다. 하나님의 왕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다. 더 이상 싸우다가는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으로 인하여 타협하고 공조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불이 탐으로 존재하듯이 선교는 감리회의 희생과 헌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현실은 시장 경제화되었다. 교회가 마케팅으로 복음전파를 대신하고 있으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미자립교회의 목을 조르고 있다. 황금만능시대를 살아가는 가난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성령의 역사와 능력에 사로잡혀 살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교회개척은 더 이상 불가하고 교회내부는 조직분규로 시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감리회는 130년 역사에 충실한 경건주의 신앙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다시 한번 일어나고 있다. 정상화를 통하여 개혁입법으로 나가고 최고 지도자를 세우며 선거법 재판법 의회법을 개정하는 중에 있다. 우리는 그동안 치열한 분쟁을 겪으면서 용서와 화해를 배웠고 다양성 속에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 한때는 처절하게 이렇게 싸울 바에는 교단을 갈라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탄식도 나왔지만 감리회를 하나되게 하는 복원력을 되살려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개혁입법을 통하여 교회성장과 부흥을 괴하고 성장동력을 개발하고 새 시대에 맞는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세습금지법을 통하여 사유화를 금지하고 있다. 감독회장 유고시 실행위원회가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개정을 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더 이상 법원이 최고 지도자를 선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정법정신을 발휘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교회를 정상화하는 복원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10월에 열리는 제 31회 입법총회는  장정개정위원회가 기초하고 감독회장이 발의한 원안을 가지고 감리회 발전과 개혁 입법을 성취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지상의 교회는 개혁되어야 하고 중단없이 개혁되어야 한다. 성서적 성결을 실행에 옮기고 뜨거운 성령세례도 받아야 한다. 교회의 세속화를 청산하고 교회 사유화를 몰아내어야 한다. 높은 도덕성의 수준으로 성숙해야 하고 영성이 살아 움직이는 교회여야 한다. 세계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고 교회가 교회되는 첩경을 걸어 가야한다. 분쟁의 상처를 싸매주고 교회가 교회되고 목사가 목사되고 성도가 성도되는 결단의 시간이 와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 감리회를 통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교회를 통하여 새로운 목회방식과 선교구조를 가지고 전도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일 것이다.

20. 참고자료

1. 감리교 개혁을 말한다. 2007-2015년, 기독교 대한 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
   감리교사태(2008-2015) 자료집 2015년 7월
2. 김광우, 한국감리교회백년(제도변천기) 전망사 198년8 서울
3. 이성삼, 한국감리교회사(조선감리회 1930-194) 기독교 대한 감리회 본부 교육국 1986년 서울
4. 송길섭,홍석창,이성삼,김옥라,나사행,문인숙 한국감리교회성장백년사(1) 기독교대한 감리회 본부 교육국 1987년 서울
5. 송길섭,홍석창,이성삼,김옥라,나사행,문인숙 한국감리교회성장백년사(2) 기독교대한 감리회 본부 교육국 1987년 서울
6. 기독교 대한 감리회, 한국감리교인물사전, 기독교 대한 감리회 역사위원회 간  2002년 서울
7. 이덕주. 한국기독교 역사와 감리교 역사 강의 자료집,기독교 대한 감리회 목회연구원 발간 2007년 서울
8. 김창희 감독 추모집간행위원회, 우석 김창희, 1989년 서울 
9. 박설봉, 현실과 이상의 갈등 박설봉 목사 설교집 제 2권 상동교회 출판위원회 1988년 서울
10, 김대구, 김광우 목사 자서, 빛으로 와서 탁사 2002년 서울 
11. 토마스 리스 저 이경상 번역, 인사이드 바티칸, 가톨릭출판사, 2005년 초판2쇄 서울

이상윤 목사 프로필

강원도 영월 출신
원주고, 감신대 감신대 대학원 졸
영국 버밍엄 셀리옥대
인디아 방갈루루 연합신학대학원(UTC) 유학
대한성서공회 청년사업부 부장 대우
기독교 대한 감리회 본부
출판국 기독교세계 부장
교육국, 선교국 부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 선교국장(2000년-2004년)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총무(2004년-2009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재정개발국(IMD) 간사 (2009년-2013년)
동대문교회, 금란교회 부목사
구리신영교회 담임목사1991-1996년
남양주지방 감리사(1995-1996년)
기감본부 감사(2003-2004년)
협성대 신학대학원 강사,
협성대 세계선교훈련원 강사(1999-2007)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FMU 전문위원(2000-2005)
장단기발전위원회 전문위원(2014년 제30회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실행위원 (1998-1999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세계선교위원회 위원장 (2005-2006년)

논문
1. 아시아 민중성서읽기-종교다원주의 해방의 영성 민중권력 신학사상
   1993년 81집 여름호
2. 달리트 신학의 과제와 전망 신학사상 2000년 108집 봄호
3. 이용도 목사 인간과 역정(1)(2), 기독교사상 1984년 7월 8월호
4. 피도수 선교사가 본 이용도 목사, 이용도사상연구소 1994년
5. 이용도 목사와 오순절성령운동 이용도 기념사업회 2007년
6. 감리회 힐링 포인트, 당당뉴스 2012년
7. 김영현 문학과 박흥규 목사, 당당뉴스 2015년 10월
8. 감리회 계파정치의 기원과 발전 기독교타임즈, 2015년 10월 연재 중
9. 오늘의 WCC 운동동향 기독교신문, 2013 1월-2015년 현재 연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