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리교의 창조적 패러다임의 새로운 가능성:
 

한국기독교와 세계기독교의 미래를 위한 예언적 노래

임찬순 박사(드루대/ 성누가연합감리교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만에 다시 세우겠다.” - 요한복음 2: 19

      한국 감리교회여 다시 일어나라

척박한 한반도에 피어난 꽃
한국감리교회여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라났고, 
한국으로 와서 뿌리를 이식해 피어난 꽃이여,

웨슬리는 퓨리탄의 정신을 가지고
영국성공회를 떠나지 않은 신앙인으로,.
동방정교회의 교부를 읽고
천주교의 전통을 잡고
퓨리탄의 훈련과 개혁교회의 메시지를,
모라비안의 전통과
경건주의의 감정까지 
속으로 속으로 소화해낸
융합형 패러다임으로 영국사회를 건졌다.
산업혁명의 와중에서
소외된 자, 가난한 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깨끗하게 거룩하게 살자고 외쳤고,
당신의 영혼은 어떤가?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

말을 타고 광산이나 들판으로 나가
야외에서 설교하던 이였다.
돌팔매를 맞으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불굴의 투지로 역사의 길을 갔던 이였다.
입에서 불이 떨어지고
마음에 성령의 불꽃을 일으키게 했던 그였다.
옥스포드에서 모이던 젊은이들의 의기투합이
수년의 지속적 각고의 노력을 통해
그렇지만 미국 땅 조지아의 사바나에서
선교실패의 고배를 들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독일 모라비안 교도의 모임에
무릎을 꿇고 겸비했을 때,
하늘은 그의 마음을 만졌다.
뜨겁게 달구었다.

그의 동료들은 그의 후배들은
영국과 미국을 뒤흔드는 영적 거성들이 되었다.
홀리 클럽에서 다져진 그들의 지성과
영성과 감성과 신앙의 열정은
가는 곳마다 영적 폭발을 일으켰다.
미국은 황량한 땅이었다.
인디언들이 출몰하고 인간의 손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의 야생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땅이었다.
그들은 이 땅에서 문명을 일구는 이들에게,
영적인 야성의 불을 붙이는
영적 천재들이었다.
독립전쟁과 제 1대각성운동의 와중에서는
감리교는 미국을 독립시키는 일에는 열외였으나,
새로운 운동과 조직으로 다시 태어났다.
남북전쟁의 와중에서 제 2대각성 운동의 물결 속에서
감리교는 미국대륙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영적 혁명을 수행했다.
미국대륙 방방곡곡에 감리교회가 세워졌다.
순회선교사들이 말 위에서 드린
희생과 선교가 이루어낸 쾌거였다.

한국으로 나온 감리교 선교사들은
이런 미국감리교 백 년의 작품들이었다.
한반도 나라를 잃은 땅에
복음의 홀씨를 심었다. 
대한민국의 건국에는 감리교 선교사들이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우고
교회를 세우고 잃어버린 나라의
내적 제도와 역량을 키워냈다.
아펜젤러는 순교의 피를 뿌리고
수많은 영혼들이 그들의 손에 의해
구원과 생명의 길을 가게 되었다.
수많은 인물들과 역사의 사건들이
감리교를 통해서 한반도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가장 비젼있는 미래를 꿈꾸는 선지자들이었고
한반도에서 새로운 역사를 디자인하던 이들이었다.
한국감리교회는 가장 한국적인 영성을 지향했으며,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교회였으며,
가슴이 뜨거웠던 교회였다.

김구, 이승만, 이회영, 이상설, 이준, 안창호 등
독립지사들이 모두 감리교의 텃밭을 거쳐갔다.
상동교회와 전덕기,
대한민국 건국기념일에 기도한 이윤영
전도사 남궁억,
윤정도는 간도에서 독립의 텃밭을 일구었다.
한반도와 북간도와 연해주에서도
한국사의 질곡과 역사의 비극의 현장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발했던 위대한 교회였다.
최병헌, 이용도와 같은 한국적 신앙과 신학을 잉태했던 교회였다.
나운몽, 박태선과 같은 종교적 기인들을
배출했던 교회였다.

이제 한국감리교회여
한국의 미래가 그대의 손에 달려있다.
누가 창조적 사고와 위대한 비젼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질 것인가?
창조적 신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라.
그대들의 선배들이 외쳤던
토착화의 열망은 어디에 있는가?
영성의 불꽃은 어디에서 튀고 있는가?
아니 세계기독교의 진운이
한국감리교의 부활을 고대하고 있다.
일어나라, 한국감리교회여!
교권의 싸움은
진흙탕물을 일으켰다.
한반도 분열의 땅
남한 교회 곳곳에 잦아들어 있던
온갖 잡것들이 올라왔다.
인간의 욕심과 죄의 잔상들이 드러났다.
아, 치욕의 사건들의 연속이
회개의 때이기를
다시 태어남, 중생의 길이기를 기도하자.
이 긴 시간이 십자가 위의 순간이기를
자기 비움의 공정이기를
그리스도의 몸을 이뤄가는
거룩한 경점이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한국감리교회가 깨어나는
참선과 자각의 시간이기를
깨달음의 순간이기를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대환란과 종말의 촌음이기를
두 손 모아 비나이다.
조선의 선비들은 성경을 외우고 외웠다.
바로 기독교의 성경이 한민족의 의식 속에
내면화되는 때이기를 비나이다.
남북통일과 세계기독교의 도래의
역사적 진운에
문명사적 대전환의 패더다임을 이뤄가는
아기를 낳는 산모의 진통이기를 비나이다.

1. 들어가는 말

이 글은 한국감리교 사태 7년여 질곡과 비극의 역사를 정리해서 자료화한 것을 단서로 새로운 노래를 부르려고 한다.  자기정체성과 시대인식은 어떤 학문이든지 개인이든지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실존적이고 사회역사적인 자기정립을 위한 회개와 성찰의 계기가 된다.  결국은 “신학은 자서전적”(theology is autobiographical)이라는 고백이 금세기에 일어났고, 그것은 새로운 구성신학적 체계의 정점과 구조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신학적 테제이다.  한국감리교의 모든 문제는 “신학은 자서전적”이라는 테제 속에서 배태되고 해결될 수 있다. 모든 종교에서 일어나는 운동은 자신의 몸과 시대상황에서 하늘을 담아내려는 몸부림이라는 인식 속에서 수년간의 감리교사태를 조망하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진실은 하늘에 대한 진실과 통하고 자기의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고 깨달을 때만 오롯이 하늘 앞에 서게 될 것이다.

한국감리교회의 문제는 한민족의 미래와 운명과 직결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국감리교는 미국감리교와 또한 영국감리교 운동과 연결되어 있는 운명공동체이기에, 그 뿌리부터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의 전망과 지평을 열어가려면 말이다.  아펜젤러와 수많은 미국 감리교회 선교사들은 제2대각성운동과 선교운동의 전통 속에서 얻은 경험과 신앙과 비젼을 갖고  한국으로 태평양을 건너왔고 그들은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파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재림과 지상천국 건설을 앞당기려는 종교적 열망과 새 하늘과 새 땅의 도래를 믿었던 신앙인들이었다.  그들의 메시지는 문화와 인종, 태평양 바다보다 넓은 간극을 넘어서 한국인들의 마음 속에서 받아들여졌다.  바로 한국인의 회심과 기독교인됨은 성경을 읽고 내면화하는 과정이었는데, 이것은 영적인 일대 사건이었다.  동서가 만나고 하늘과 땅이 만나서 성육화되는 대장정을 시작했던 것이다.

미국연합감리교회는 출발점은 1784년 크리스마스 컨프런스였다. 그것은 영국 성공회 안의 신도회(Society)에서 교회(Church)로의 출발이었다.   미국의 독립의 과정에서 미감리교회는 소외되었으나, 영국과의 절연은 오히려 새로운 자기정립과 영적 폭팔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 후의 미감리교회는 미국을 만들어가는 주역이 되었다.  그 영적인 에너지가 고스란히 태평양을 건너게 된다. 맥클레이가 1884년 한국에 병원과 학교설립을 고종에게 윤허를 받고, 스크랜턴 모자와 아펜젤러가 1884년에 한국 선교사로 임명을 받고 1885년 한국 땅을 밟는다.  아펜젤러가 정동교회를 세우고 양반을 겨냥한 위로부터의 선교를 감당했다면, 스크랜턴은 사대문 밖에 평민들을 위한 교회를 세워 아래에서부터 선교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이 연대를 보다가 한국감리교회는 미국감리교회 100년의 열매로 한국에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감리교회는 1984년을 지나 이제는 130주년을 넘어서는 시기이다.  한국감리교회는 100년의 열매로 세계선교를 감당하기 시작한다.

아펜젤러가 한국으로 선교사로 나오는 시기에, 미국은 철도와 기계문명을 통한 산업혁명과 세계시장의 원형들이 생겨나는 역사의 발전 속에 있었다. 즉 서부개척의 역사를 넘어서 세계로 진출하면서 그것은 상업적이고 물질적인 확산을 넘어 새로운 종교문명의 태동을, 세계사의 진전과 종말의 도래라는 종교적 상상력과 세계사의 진운의 현장에서 하늘의 계시와 종교적 열정을 느끼고 체험했던 종교적 천재들이 나타난 시기라고 읽고 싶다.  그 미국선교사들의 선교는 한국적 영성과의 스파크가 일게 되었고, 동양문명의 쇠퇴와 조선의 멸망이라는 종말론적 상황에서 한국적 메시야사상과 불꽃튀기는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문명의 도래를 상상해야 하는 현장에서 이루어졌던 문명사적 사건이었다.

그런 시대사적이고 문명사적 조망 위에서 한국감리교회의 문제들은 논의되어야 한다.  거대담론을 더 이상 논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지만, 한국적 영성은 포스트모더니즘을 극복해 내면서 새로운 창조적 거대담론을 신학계와 문명사회에 내놓을 수 있는 영적 계시와 종교적 감성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것이 한국감리교와 한국기독교의 사명이요 나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숙고하게 된다.  마음의 종교로서 감리교운동은 다시 폭팔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위기 속에서 한국인들의 영성 속에 심어놓은 하늘의 섭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다시 폭팔해서 한민족의 통일과 세계기독교의 진운에 공헌해야 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것은 한반도에 기독교의 복음이 전해지기 전부터 심겨진 섭리의 싹들과 뿌리들을 검토하면서 예언적 상상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한국감리교는 회개하고 중생해서 새로운 운동형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아니 감리교는 한국적 영성을 건강하고 통전적으로 구유하여 새로운 종교운동으로 부활해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는 것은 이전의 패러다임이 현실과 미래를 조명하며 설명하며 타개할 수 있는 에너지와 역량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한 웨슬리는 더 이상 영국국교회의 조직과 교리와 체제를 통해서 영국사회와 18세기의 현실을 타개하면서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잃었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다.  그의 마음이 뜨거워지는 경험은 개인적 종교체험을 넘어서서는 당시의 현실과 우주를 다시 볼 수 있는 계시적 사건이며 깨달음의 사건이었다.  물론 그 사건은 개인의 종교체험의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그의 생애 전체를 관통하는 삶의 진실이 폭팔하면서 일어나는 종교적 회심이었다. 그것은 그 후에 그가 일으키는 수많은 운동들의 기폭제가 되었으며 수없이 일어나는 복음주의적, 성결주의적 부흥운동과 오순절운동의 원형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가 불러야 하는 한국감리교의 노래는 미래의 한국과 기독교의 운명을 바라보는 비젼인 것이다.  통일한국의 기초석을 놓는 노래이며 동아시아 문명이 세계사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길을 열어가야 하는 한민족의 사명에 대한 자각의 눈뜸을 통해 현실의 위기와 미래의 진실을 개탄하는 송가(頌歌, celebration)일 수도 있고 애가(哀歌, lamentation)일 수 있다.

2. 한국감리교 사태 7년에 대한 연합감리교회 목사의 일고

자료집을 읽다가 이름이 거명되던 분 중에 고인이 되신 분도 있었다.  조정을 권유하던 판사가, “결국 불타는 강을 건너시는 것일 수도 있다” 고 한 표현이 말을 걸어왔다. 이것은 묵시문학적 표현이다. 결국 이 사건의 와중에서 한국감리교회는 불타는 강을 건너야 했다. 즉 감리교사태를 종말론적 사건으로 읽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초월적 세계는 바로 하늘에서 미래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보편사(universal history)적 시각일 수 있다. 결국 감리교 사태에서 감독회장을 얻고자 하는 권력의지는 무의식적이고 초월적인 어떤 것이었을 것이다.  한국감리교회는 불타는 강을 건넌 것이다. 그것이 무엇을 위한 불타는 강이었느냐는 것을 해명하는 것이 본 에세이의 사명일 수도 있다.

감리교회의 특징과 실종된 법 집행과 소송 만능주의

 미연합감리교회에서 목회를 하면서 생소하게 다가오는 것이 있었는데, 늘 장정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감독이나 감리사의 입장이었다.  무엇을 물으면 감리사는 늘 장정을 언급하고 읽고 대답하는 것이 언제나 원칙이었다.  연합감리교회는 목회자가 정회원이 되었을 때는 파송보장(guaranteed appointment)을  하게 되어 있다. 즉 감독은 정회원 목사에게 최저 생계비와 교회를 제공해야할 짐을 지고 있다. 그렇지만, 원칙적으로는 감독은 목사를 언제고 새로운 교회로 임명해서 보낼 수가 있다(itinerancy).  이것은 미연합감리교회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로, 연합감리교회가 가진 공교회성이고 또한 연합감리교회의 연대주의 (connectionalism)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카톨릭교회나 영국성공회와 같은 연대주의를 취하고 있는 감리교체제인 것입니다.  연합감리교회 안에서 한국인 목사들이나 여성목회자들이 미국교회들을 목회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어떤 경우 언어소통이나 문화적 장벽이 다소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소수인종을 감독의 파송권한을 통해서 지역교회에 파송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가능케 해주는 제도이다. 그렇지만, 이 제도는 또한 파송되는 교회마다 문제가 생겨서 제대로 목회사역을 감당하지 못하는 목회자라고 해도 감독이 파송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근거가 된다.  그래서 2012년에 있었던 총회에서 이런 현실적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 파송보장을 폐지하는 안건이 제출되어서 통과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총회의 결정, 그것도 투표를 통해서 이루어진 정당한 입법결의조차 감리교회의 본질을 무너뜨리는 결정이라는 판단 때문에, 사법위원회(Judiciary Council)에서 다시 번복시키는 일이 일어났다.  그것으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연합감리교회는 철저한 법리적 원리 위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총회의 결정이라고 해도 사법위원회의 결정에 의해서 견제되는 구조가 철저하게 지켜진다는 것이다.  모든 결정은 독립적으로 일어나고 그 결정의 권위를 누구도 무너뜨리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진 전통이다.

물론 다른 사항들도 고려되어야 하지만, 한국감리교회 사태의 자료집을 일별하면서 드는 생각은 법치가 거의 실종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권해석을 쉽게 내리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법집행의 의지가 여러 요인들에 의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한국감리교회 사태는 감독 선거를 집행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장정의 정신을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법적 집행을 하지 않은 결과로 생겨난 작은 문제였다.  그러나 그 작은 문제가 감독 회장 선거를 파행으로 몰아가서 두 명의 감독이 탄생하고 두 선거관리위원장이 생겨나고, 그 여파로 감리교 행정의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사회법에 호소하게 되고 사회법정에서 이루어진 판결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은 굉장한 여파를 일으켰다. 거기서 문제는 멈추지 않고 수년을 감리교 행정의 복원과 감독을 세우기 위해서 파행과 파행이 거듭되는 무지막지한 일들이 일어났다.  “법대로 하라” 는 외침은 여기저기에서 계속해서 외쳐졌지만, 이런 사태에 즈음해서 어떤 법리적 절차를 따라서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도 않았고, 여러 단체들과 기관들이 움직이면서 회개운동, 개혁모임들, 수많은 총회들, 재선거 등등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즉 감독회장 선거관리의 작은 잘못이 큰 불을 일으킨 것이다.  이런 사태의 개개의 사건들만은 본다면 너무도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감리교의 수치이고 치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감리교회는 가고 있다.  어디로 가는 지는 모르지만. 결국 종말론적 상황, 묵시론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달리 생각한다면, 미국연합감리교회가 1960년대에서부터 계속해서 교인들을 잃어가면서 근본적인 개혁을 제도나 의식에서나 이루어내지 못하면서도 엄청난 논의나 회오리 바람이 없이 가고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동성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교단 분열을 가능성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런 연합감리교회보다는 한국감리교회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긍정적이고 예언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그런 역설의 희망이 가능한지 모른다.  미연합감리교회는 동성애의 문제를 예를 들면, 삼십년 이상 싸우면서 논의하고 있다.  장정을 바꿔가면서라도 뒤집고자 하는 확신들이 있고, 그것을 막아야 하는 일에 목숨거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싸우고 하지만, 조용하게 싸운다.  아니 시끄럽지만, 어떤 틀을 넘어서지 않는다.  미국 대법원의 판결조차도 교단 내의 논의에서 어떤 권위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철저한 종교와 정치의 분리가 지켜지고 민주주의의 원리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즉 감리교 사태의 발단은 김국도 목사의 선거권에 대한 장정의 조항에 대한 위반 여부에 대한 법률적 실행이나 유권해석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내려지지 않을뿐더러, 아니 선거관리위원회는 그의 등록과 출마를 막지 않았고 방조했다. 이것은 장정이 미비해서 생기는 문제만은 아니다.  직접적인 계기는 선거관리위원장이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의 역할을 방기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것은 한국감리교사의 미증유의 혼란과 사회법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근거가 되었다. 처음에 기사들을 접하면서 신기식이 엄청난 법률적인 지식이 많은 분으로 생각되었다.  자료집을 참고해서 다시 살펴본 바 이런 소송은 특별한 법률적 지식이 전제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냥 상식 선에서도 제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즉 감리교회의 법리와 실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법을 경시하고 자기 맘대로 밀어 부쳐서 숫자와 금권의 힘으로 합법화시켜 버리는 현실과 맞물려 있었다.

  사회법 우위의 비애: 교회법 경시와 교회와 국가 분리 전통의 미확립

 사회법에 호소할 수 밖에 없었고, 사회법의 판결에 따라서 감리교회의 소송당사자들은 울고 웃는 희극이 연출되었다.  교회법이나 교회의 법 집행을 믿을 수 없는 사태가 불러온 현상이었다. 이것을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여기에는 정치력이 실종되고 대중적 인기와 교회를 키우고 금권을 거머쥔 이들에게 선거인단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주어졌다는 것도 이런 사태를 만든 원인이 되었다.

국가와 종교의 분리 전통이 확고하게 확립되어 있지 않기에, 그리고 성경의 권위나 교회법에 대한 존중이 전혀 자리잡고 있기 못하기 때문에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법에 호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교회법이 공정하게 해석되고 집행되며, 국가와 교회의 분리의 문제가 확고한 전통으로 자리잡기 전에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감리교회의 제도적 개혁을 위한 논의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법에 대한 존중이다.  이것이 없이는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  성서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법도를 지키는 것을 왜 그렇게 강조했는지를 다시 발견해야 한다.  법 존중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모든 제도적 갱신과 개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국사회는 이데올로기적인 좌우 대결과 운동권적 논리의 확산을 통해서 기존의 역사이해나 가치체계를 뒤집는 결정과 합의들이 법리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법리적 성찰이 견고하게 자리잡고 어떤 정립된 세계관이 자리잡은 것도 아니었다.  즉 한국사회 자체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한국사회를 견지하고 있는 어떤 룰과 가치관이 붕괴되어 있다.  미국사회를 지탱해 온 것은 청교도주의 (puritanism)에 근거한 기독교 윤리였다. 그런 정신적 지주가 있었기 때문에 독립전쟁과 사회적 발전의 와중에서 어떤 컨센서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조선조를 지탱해 주었던 유교적 윤리의식과 사회적 통념들이 무너졌고, 기독교적 윤리의식이나 세계관도 한국인들의 의식체계를 지탱시켜 주는 내면화가 착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감리교 사태의 언저리에는 감리교 지도자들의 윤리의식도 세계관도 다 무너져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즉 감리교 지도자로서 내적인 성찰과 사회의식 등이 감독의 직분을 얻고자 하는 열망으로 인해서 다 무너뜨려지게 된 것이다.  명경지수와 같은 강물도 홍수가 나게 되면 온통 흙탕물로 다 변해 버린다.  아마도 한국감리교회 사태가 쉽게 정돈되지 않고 계속 문제가 드러나게 되면서 강바닥에 숨어 있던 온갖 오물들이 다 올라오는  계기가 되어 진흙탕물이 만들어졌다.

역설의 자리에서 퍼 올려야 하는 희망의 단서

그렇지만, 그것은 역설적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해 나가는 여정일 수 있다. 한국교회의 위기 가운데 대 파국을 경험한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일 수도 있다. 이런 교단적인 개혁의 움직임을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목마름을 일으키게 한 것은 바로 이 감리교 사태이기 때문이다. 제도적 개혁으로 이런 것들이 다 잡아지고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자체가 망상인지도 모른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다.  한국인을 지탱하던 세계관과 윤리의식이 실종했고, 산업화의 민주화, 세계화의 와중에서, 기독교 신앙은 의식화가 되지 않고 겉돌고 있다.

감독 선거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아직도 정착되지 않은 민주주의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법치가 정착이 안되고 인물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도를 통해서 모든 행정과 처리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감독이 되느냐가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그런 교회와 사회의 환경이 계속적으로 조성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법을 의지할 수 없고, 믿을 수 없고, 신뢰할 수 없었다. 교회법은 또한 권위와 효용성을 가지고 실행되고 있지 않으며, 또한 교회법을 적용하고 실행해야 하는 기관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느슨한 교회법 집행이 결국은 감리교 사태의 중심부의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 이것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자리잡게 하지 않으면 이런 혼란 상황은 상당 기간 더욱 계속될 것이며, 한국감리교회는 제대로 된 리더쉽과 실천력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는 사실상 교회법을 넘어서 새로운 기독교의 등장이 아니면 풀 수 없는데, 문명사적 전환이란 시대인식을 어떻게 실천과 삶으로 연결시키느냐의 문제로 전이된다. 한국감리교회는 단순한 교권다툼이란 계기를 통해서 자신들의 민낯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것은 한국인됨의 자화상이었다.  한국사회의 현실과 실재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이제 어디에서 희망을 길어 올릴 수 있는가? 새로운 시대를 향해서 전진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장정과 감리교의 근간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신학과 새로운 교회의 등장을 목말라하는 열정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한국사를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영적인 에너지이다. 이 영적인 에너지는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기독교의 진운을 가져올 수도 있다. 아니면 이 영적인 에너지를 소실해 버린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비극과 애가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시간이 없다.  우리에게 마지막 남은 촛불 하나를 들어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3. 역사종교로서 기독교의 질긴 운명--종말론적 사고와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 시작에서 끝까지 알파와 오메가를 이야기하는 성서적 서사의 구조는 창조의 시작과 종말을 이야기하는 일직선적 진전과 발전을 이야기하는 역사종교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구약에서 신약으로, 이집트에서 광야를 지나 가나안 약속의 땅으로 진전되는 구속사는 어떤 신학적 패러다임이 온다고 해도 변화될 수 없는 불멸의 영원한 유대-기독교적 DNA이다. 즉 예언과 약속이란 큰 틀에서 역사를 조명하고 미래의 발전을 투사하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우주와 역사를 창조하고 진전시키는 기독교의 근본구조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늘의 말씀을 기다려야 하는 로고스중심주의의 길이다. 로고스중심주의를 포스트모던적 비판의식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이런 서구신학과 기독교의 틀들은 새로운 역사와 문명의 도전 앞에서 재검토되고 재구성되어야 하며, 그것을 위해서 한국기독교와 한국문명에서 나온 한국감리교는 창조적 사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창조와 종말의 직선적 역사관점을 확장하고 개방하여 순환론적 역사관을 수용하면서 진화론적 전진과 개방형 나선구조까지 포괄할 수 있는 현실적 역사관과 예언적 상상력을 수용하는 개방적 역사이해를 한국감리교회는 가져야 할 것이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를 넘어서서 세계시장의 확산을 통한 세계화란 절대절명의 과제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진작함을 통해서 모든 인종과 문화를 넘어서서 세계적 개방형 문화를 지향하는 세계구원과 섭리의 비젼을 공유하여 세계선교의 장에서 한국교회의 영성과 실천적 역량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이념의 틀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복음이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감독을 가지려고 싸울 것이 아니라, 세계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복음의 내용과 패러다임을 깊은 기도와 목회의 장에서 연구하고 실험해서 내놓아야 할 것이다.  선교사만 세계로 내보내려고 할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사고의 구조와 삶의 패턴까지 지배하는 한국적 복음의 실질을 한국적 복음의 DNA를 그들의 입에 머리에 몸에 심어서 내보내야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사실상 가난과 산업화의 와중에서 누가 던졌는지 모르지만, 이 강산 저 강산에서 세계교회를 이끌 지도자들이 나오고 한국교회를 통해서 세계복음화가 이루어진다는 어떻게 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비젼과 예언적 선포들이 전해졌던 시기가 있었다.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던 메시지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종말론적 환상과 결합되었고 한국적 메시야사상과 결합되면서 보이지 않는 한국교회의 저류를 형성했던 것도 사실이다.  즉 나라를 잃고 출애굽기와 계시록을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과거의 책이 아니라, 20세기를 향해서 전진하는 한반도에서 이루어지는 예언의 책으로 읽던 이들의 마음 속에서 이루어진 영적인 혁명의 에네르기였다.

구약과 신약의 구조와 패러다임은 결국 새로운 시대, 새 하늘과 새 땅을 고대하는 종말론적 비젼을 성서 자체가 잉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는 미래의 종교이며 희망의 종교이며, 기다림의 종교이고 예언의 종교인 것이다.  세계기독교는 유럽과 로마, 비잔틴 중심의 서구종교일 수 밖에 없었던 기독교의 패러다임을 이제는 동양과 서양을 동시에 묶는 아니 융합해서 새로운 창조의 길을 가는 범지구적 종교의 패러다임으로 다시 구성해내야 한다.  이런 성서의 언어와 표현들을 구약에서 신약으로 전이(transition)에서 찾고 깨달아야 하며, 그것은 위기와 불연속성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연속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감리교운동은 휴거나 지구의 종말과 파국적 종말론의 신화를 극복해 내면서 새로운 신화를 다시 창조해내야 하는 것이다. 바로 하늘의 계시의 수령자가 아니라면 그런 대담한 예언적 상상력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수많은 오류와 시행착오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개인적인 실존은 망가질 수 밖에 없는 영적인 압력과 고난의 현장에서 토해져 나오는 고백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약에서 신약으로의 전이가 이루어졌던 로마시대의 팔레스타인의 모퉁이에서 예수님이 진행시켰던 것과 같은 위대한 혁명과 변혁의 섭리가 일어나고 진행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국가가 탄생하던 같은 해(1948)에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다.  예루살렘 성전이 지어질 것을 기다리는 미국판 근본주의적 기독교의 세계관을 극복하고 한국과 동아시아 문명의 기본적 문법을 해독하고 발전시켜서 새로운 세계문명의 도래를 열어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는 예언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조선의 멸망이란 미증유의 사태를 경험하면서 출애굽기와 계시록을 읽고 하늘의 개입을 학수고대했던 우리 조상들의 기도와 영적 깊이를 우리는 다시 붙잡고 깨달아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감리교의 사태는 이런 깊은 영성을 가졌던 우리 신앙의 조상들에 삶에 대한 반역이고 한민족의 시대적 사명에 대한 자각이 없이 사는 종교지도자들의 치부의 드러남이다.  눈물의 예언자 예레미야의 애가를 다시 읽고 읊조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교단사태로 끝나지 않고 이런 위기를 극복해내지 못하면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기독교의 진전에 한국교회는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져가는 비극을 탄생시키는 주역이 될 것이다.  새 하늘과 새 땅의 도래냐, 파국적 우주의 종말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역사의 장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책임에 달려있다.  한국감리교는 위대한 감리교회가 되던지, 쪽박찬 비참하게 망가진 감리교회가 될 것인지는 택해야 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한국을 향해서 가장 용감해질 것을 요구한다.  그의 충고를 한국감리교회를 향해서 적용한다면, “가장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신학적 모험을 감행하라”로 들린다. 교권을 놓고도 저리 치열하게 목숨을 거는데, 우리는 왜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서 목숨을 걸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새로운 신학과 새로운 교회를 향하여 두려워하지 말고 성령의 음성을 들으면서 전진해야 할 것이다.  이판사판의 상황에서 수치와 치욕을 딛고 용감하게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종말론의 역사는 과거나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 한국의 현실이요, 우리의 문제로 적용될 때만이 성경은 우리의 실존의 지평선에서 의미있는 사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국감리교회는 종말론적 사건의 수임자요 주체로 설 수 있어야 한다.  성경은 과거의 책이 아니라 오늘 우리를 이해하고 자극하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우리들의 영혼과 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말씀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늘 현재적 사건으로 구약의 백성들 이스라엘인들에게 다가왔음을 성서는 밝히고 있다.  그것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너희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고 신명기는 표현한다.  이런 표현을 따라서, 감리교사태는 불을 건너는 종말론적 사건이었으며 새로운 하늘과 새 땅을 여는 계시적 사건이었다.

4. 우주론적 인간학으로서의 한국적 패러다임— 겸손의 길

한민족의 종교와 역사경험을 통해서 세계교회에 제시할 수 있는 어떤 신학적 테제나 새로운 복음의 DNA를 발견할 수 있을까?   한국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며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 두 문제는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문제의 동전의 양면일 뿐이다.  왜 감독이 되려고 하고 권력을 잡으려고 하는가?  사람이 덜 떨어져서 그런 것만은 아니지 않는가?  한국감리교의 사태 속에서 권력에의 의지는 어쩌면 현 위기상황을 자신만이 타개할 수 있다는 교만의 드러남일 수도 있다.  그것은 절대적인 확신으로 욕망을 투사한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어떤 힘에 의해서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발견하면서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  그것은 원죄와 구원의 문제이며, 무지와 깨달음의 문제이다.  종교는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하늘의 영만이 사람을 뒤집어 놓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제도적 개혁은 파국을 잉태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깨닫는 오롯한 영혼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기에 기독교는 외면적 기독교(exotic Christianity)가 아니라 내면적 영적 기독교(esoteric Christianity)로 승화되지 않으면 감리교사태의 수년의 노고도 한갓 일장춘몽일 수 있다. 즉 내면의 욕망이 움직임을 응시할 용기와 냉철한 지성이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휘둘리는 인물들이 등장할 수 있다.  이것을 잠재울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은 없었다. 그것은 새로운 문명의 도래를 예언하는 파국적 상황, 종말론적 상황일 수도 있다.

한국의 개신교는 한 마디로 너무 교만해 있었다.  개신교인들이 아무리 전도를 해도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게 된 것은 심각한 문제인데, 즉 개신교의 패더다임이 한국인의 마음을 더 이상 터치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에 종교 통계에 따르면, 개신교는 계속 하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톨릭과 불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5년에는 캐톨릭 인구가 개신교 인구를 넘어설 것이란 통계도 나왔다.  이것을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만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방법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개신교는 전도에 인적 물적 모든 자산들을 털어 넣고 있다. 선교와 전도는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서 천주교와 불교는 거의 전도에 힘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눈에 드러나는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보이지 않는 간극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다.  이런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전도의 효율성의 문제를 넘는 종교의 패러다임 자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즉 더 이상 개신교의 패러다임이 한국인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의 원인을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배타성 때문이라고 분석하는데, 그 배타성은 결국 서구적 세계관이 가지고 있는 인간중심주의가 드러나는 양상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성서가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인간 교만의 드러남의 구조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인간이 구원되어야 한다는 것은 좋은데, 구원받게 되니 타자나 자연을 깊이 끌어안고 함께 가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중심적 사고를 구원이 오히려 강화시킨 것이다.  기독교는 특별히 한국개신교는 우리가 구원받았으니 다른 사람들을 전도해서 구원받게 해야 한다는 의식이 과잉되어서 타자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없는 일방적인 선포를 하게 되었다.  이것은 기독교가 소수였을 때는 효과적인 방법이었고 대중들을 기독교인의 용기와 힘과 진정성을 거기에서 느꼈다.  그러나 기독교가 한국사회의 다수를 점하고 기득권을 차지하게 된 다음에는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민족복음화의 구호, 성시화의 구호 등은 하늘의 뜻과 경륜을 시각화한 것일 수는 있지만, 그것은 개신교의 지독한 탐욕과 교만을 드러내는 구호이기도 하다.  누가 기독교 복음을 흔쾌하게 받아들이려고 하겠는가?  이것은 서구적 사고의 구조나 틀들이 가지고 발전시킨 기독교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한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에 대한 배려가 없는 자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감리교 사태의 근저를 흐르는 흐름도 이에서 멀지 않다.  내가 하는 길은 옳은 것이다.  그 절대적 가치를 깨뜨릴 용기도 지적 정직성도 실종되어 있다.  위기의 원인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배타주의와 인간중심주의가 만들어내는 기독교의 특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그것은 인간이해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중심주의의 휴머니즘의 틀을 극복하고 우주론의 앞에서 겸손과 겸양의 태도를 가질 수 있는 우주론적 인간학이 탄생해야 한다.   인간의 자리를 서구적 문명의 틀에서가 아닌 동아시아적 틀에서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도전이 일어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우주와의 상관관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겸손하게 보는 동양적 인간관은 성서적이기까지 하다.  우리가 한국인이고 동양에서 만들어온 세계관으로 우리의 뿌리를 다시 자리매김해야 하는 것이다. 그 길은 바로 예수님이 제시한 자기 비움의 도이고 십자가의 길과 일맥상통하는 길이다. 
 
한국기독교, 한국적 영성은, 한국적 감리교는 철저하고 신실한 자기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통해서 거듭나고 회개하는 중생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야 한다.  하늘의 계시와 인간의 책임이 만나는 통합적 인격과 영성을 지향해야 한다.  진정한 토착화의 길이고 진정한 한국화의 길이고 진정한 초월의 길을 걸어야 한다.  한민족의 영성과 전통은 언제나 세계 최고의 보편적 문명을 받아들여서 깊이 영성화하는 길을 걸어 왔다.  즉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의 제 부파들을 심지어는 소승과 대승의 큰 줄기들을 다 받아들이고 중국불교의 제 전통들을 받아들여서 한반도의 영성과 종교성을 통해서 영성화함으로써 삼국통일의 에너지를 얻었다.  고대한국사회를 형성시켰던 이 역사적 경험을 이제 다시 추체험하면서 기독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국에서 발생되어 들어온 유교와 도교를 한반도의 땅에서 토착화내지는 근본적인 자기화(소중화사상)를 이룩했던 것처럼 아니 그런 단점과 한계까지 극복함으로써 한국문명, 한국종교의 새로운 틀을 이룩해 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억지로 꿰어 맞추거나 억지춘향이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의 진운의 방향을 본다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과 방향을 감지한 자들이 한반도에 왔고 한반도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들이 바로 앞서간 한국초대 기독교인들이었고, 그들은 나라를 잃는 와중에서 성경을 얻었고, 고난의 자리에서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이들이었다. 이들의 영맥은 아직도 살아있는 것이다. 사람은 시공간의 제한 속에서 살아간다.  한반도는 주역이 제시하는 대로 만물종시의 땅인데, 여기에서 이런 거대한 역사의 진전을 이룩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은 존재이다.  즉 동양적 언어로 번역한다면, 인간은 소우주다. 인간 속에는 남성됨과 여성됨이 자리하고 온갖 우주적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우주가 하나님의 손에 의해 그분의 말씀으로 지어진 것처럼, 인간은 그분의 형상이기에 절대적으로 구원을 받아야 하는 유일한 존재만이 아니라, 우주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겸손하게 엎드려야 하는 존재이다.  소우주는 대우주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서는 죽을 수 밖에 없다.  우주의 흐름에 거역하지 않고 순종하는 길을 걷는 순천자는 흥하고 우주의 발전과 변혁의 방향에 대항하는 역천자는 망하는 것이다.  우리 주님이 겸손히 새벽마다 엎드려 기도했고, 말할 때마다 아버지의 뜻을 따랐듯이, 그 효자적 겸손과 겸비가 아니면, 하늘과 우주의 뜻을 담아낼 수 없다.  감리교사태의 진국은 휴브리스 교만으로 떡칠한 우리들의 민낯을 보게 된 것이다.  믿음의 길을 걷는다고 주장했던 것들이 사실은 인간적 휴브리스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이 극명하게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그것은 한국감리교를 지탱하는 우주의 파국인 것이다.  한국감리교는 파국을 맞은 것이다.  이제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온 것이다.  누더기 옷을 입고 있는 거지임이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희망이 보이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이 치욕의 옷을 입고 영광의 화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5. 홀리클럽의 출현을 기다리며 –노마드로서의 새 수도원운동

웨슬리를 진정한 주요 신학자의 자리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Outler의 논의는 의미심장하다.   한국에서 실제로 상아탑에 갇힌 신학적 논의는 평신도를 품고 변혁시키는 문지방을 넘지를 못했다. 즉 한국신학교는 교인들의 삶과 신앙과는 격리된 채 따로 존재하고 따로 논의되었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지성과 영성과 신앙은 심각한 부조화를 야기시켰다. 사실 서구 교회들도 이런 측면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학문으로서의 신학은 교인들의 삶 속에서 나오는 진정성과 실천성과 건강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웠다.  그것은 서구 교회사와 신학사에서 웨슬리의 신학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과 마찬가지 이유일 것이다.  아우틀러는 웨슬리의 대중신학(folks theology)야 말로 다른 학문적 신학보다 더 높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한국 감리교는 웨슬리의 길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창조적 길이어야 하고 시대 상황에서 새롭게 이해되고 창조되는 웨슬리여야 하며 그처럼 회심과 각고의 노력을 동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은 개혁도 발전도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인물이 출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늘도 새로운 역사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을 세우셨다.  새로운 인물들을 키워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 수도원운동과 같은 새로운 홀리 클럽이 만들어져야, 즉 문제의식을 느끼는 이들이, 가슴답답한 이들이, 영적으로 갈급한 이들이 함께 모여서,  자발적으로 성경을 읽고, 함께 기도하며, 공부하며 하늘의 음성을 듣고, 땅의 의미를 논하며, 우리의 고장과 땅을 되살리려는 공부를 통해서만 새로운 영성과 새로운 교회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와 지구촌 전체를 살려낼 말씀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살아내는 위대한 실험을 하기 위해 살아가는 한반도적 영성을 날마다 수련하면서 한반도에 집적되는 영적인 흐름을 감지하고 하늘의 뜻들을 파지하는 새로운 신학적 지성과 선교적 열정과 일상적 삶을 통해 거룩을 살아낼 수 있는 영성을 가진 새로운 인물들을 교육시키고 일으킬 수 있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교회가 생명력을 발휘해서 역사를 변혁하며 퍼져나갈 때는 제도가 아닌 운동이었다.  감리교사태는 이제는 더 이상 제도로 고칠 수 없는 일이 된 것을  오랫시간의 스트러글의 과정을 통해서 감지하게 했다. 제도로서의 교회는 치유될 수 없을 때까지 곪아서, 이제는 터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미국감리교회가 미국사의 운명을 바꾸면서 미국사회를 변혁시켜 나갈 때는 신학교도 없었고, 무식하고 가슴만 뜨거운 순회설교자들이 말 타고 미대륙 방방곡곡을 헤매면서 영적인 변혁의 바람을 일으켰던 감리교 운동이 있었다. 이런 새로운 운동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통합적 모델을 견인할 수 있는 힘은 거룩함에 근거한 통합적 인격과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의 탄생이다.  웨슬리 형제를 중심한 신성구락부는 일종의 수도원 운동이었다.   이것이 교단화했는데, 감리교는 교단으로서보다는 목회자 형제단(Pastors Brethren Society)로 이해해야 한다.  파송받는 순회 목회, 목사의 멤버쉽은 개교회에 있지 않고 연회에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국감리교회가 이런 감리교의 근본적인 특징의 의미를 재발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제도로 다시 돌릴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원시감리교 운동의 에너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이런 근본적 성찰 위에 새로운 갱신운동을 벌여서 세계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내적인 에너지를 상생시켜야 할 것이다.

 결국 한국교회의 위기는 제도상의 위기와 출석등록교인과 재정의 감소로 나타나지만, 그 이면에는 변화한 역사적 사회적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는 영적 지도력의 부재이다. 이것은 목회자의 능력이나 인격의 미비에서 오는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들이 붙잡고 있는 복음의 능력이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지 못하는 것이다.  즉 미국연합감리교회의 감소도 순회설교자들을 붙잡고 있던 뜨거운 가슴과 열정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에 있다.  그것은 단순히 돌아간다고 돌아가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순회설교자들이 다시 생겨나기 어렵다.  그렇지만, 그들의 가슴을 달궜던 성령의 역사는 감동의 역사는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영적인 에너지들을 견인할 도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 본다면, 감리교사태를 이런 영적 에너지를 견인할 수 있는 계기로 탈바꿈시켜야 하는 것이다.
 
 즉 감리교의 개혁을 넘어서 한국사회를 이끌어서 통일한국을 만들 수 있는 어떤 영적인 에네르기를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국감리교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홀리클럽이 다시 생겨나야 한다.  즉 신 수도원운동을 전개해야 하는데, 하나의 실천 모델로서, 웨슬리를 본받기 위해서는 지곡서당 운동을 본받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new monastic movement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연합감리교회가 창립 100년을 기념해서 총회가 드루신학교를 세웠고, 이 때를 즈음해서 여러 신학교들을 세우기 시작했는데, 미국감리교회의 신학적 발전이 다소 이룩되기는 했지만, 그 시기와 거의 동시간에 순회선교사들의 때가 끝났고, 새로운 시대의 도전을 미국신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되뇌이기는 했지만 역사를 이끄는 영적인 다이너믹은 상실했다.  한국감리교회 또한 100주년 되는 해를 넘어서 1992년 “변선환, 홍정수재판 사건”은 신학적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조를 위한 도전을 고사시킨 흐름이었고, 그 사건은 바로 영적인 다이너믹을 잃고 고사되어 가는 한국감리교의 운명의 싸인이 되었다.  이제는 마지막 촛불을 켜서라도 일어나야 한다.  한국감리교회에게는 한가한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21세기를 포스트모던으로 정의하는데, 포스트모던의 한 특징을 노마드, 신 유목민으로 잡는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 수 있는 하나님의 영은 우리를 제도와 관습과 전통에 붙박이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를 넘어서 초월의 길을 가는 새로운 유목민이 되기를 원하시는가 보다. 유목민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풀을 찾아서 이곳 저곳 유랑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한 곳에 하나의 이념과 자리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서 새로운 사상을 찾아서 이동하는 도상의 존재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감리교회는 새로운 신학과 새로운 종교를 이룩하기 위해서 털고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땅뺏기에 골몰하던 아이들이 어머니가 “얘야 저녁 먹어라”하고 부르면, 손을 털고 일어나서 집으로 향해야 한다.  이제는 손을 털고 집으로 향해야 하는 시간이다.  하나님이 한국감리교회를 새 일을 위해서 부르고 계신 것이다.  그런데 땅뺏기에 골몰하느라 그 하나님의 부르심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별 것 아니지 않는가?  수북하게 쌓아놓은 딱지들이었던 것이다.  감독의 자리고, 교인들의 숫자도, 재정의 볼륨도 영원한 것이 아니고 쌓아놓은 딱지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 돈과 투표수와 교회와 재정에도 불구하고 한 시골교회 목사가 일으키는 법적인 분쟁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자명하게 깨닫게 된 것이다.  즉 부질없는 것을 놓고 싸운 것이다.  이제는 광야로 수도원으로 향할 시간인 것이다.   우리를 뒤집어 엎지 않고서는 하늘이 우리 속에서 역사하실 수가 없는 것이다.  웨슬리를 따라서, 한반도의 신앙의 선배들을 따라서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영적 노마드가 되어야 한다.

 
6. 한국감리교의 종교적 사명 – 세계기독교의 신학을 제공하라

  한민족은 조선이란 나라를 상실하면서, 하늘나라를 갖게 되는 위대한 문명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즉 조선의 멸망후에 한국초대기독교인들은 나라를 잃게 되었을 때, 하나님을 붙잡고 기도하는 길을 택했다.  조선의 기독교인들에게 독립운동은 일제에 대한 저항과 테러를 넘어서는 하나님을 붙잡고 호소하는 기도의 길이었고 성경을 다시 읽으면서 출애굽기의 경험을 한민족이 다시 하게 되는 성경을 몸으로 읽는 성경해석학의 통합의 길이었다.  그들은 출애굽기의 역사를 한민족의 운명을 지시하는 예언으로 읽었고 계시록 속에서 한민족의 독립의 길을 찾으려고 했던 성경해석의 새 길을 열게 되었다.  그것은 영적 해석의 길이었고 한민족과 이스라엘은 만나고 하늘의 사명을 감당한다는 의미에서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영적으로 극복하는 해석학적 지평융합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것은 산에서 기도하고 금식하고 고난의 자리에서 성경의 형성되는 자리까지 내려가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한민족의 초기 기독교인들이 기도와 실천의 삶을 통해서 깨닫게 된 섭리의 세계였다.  바로 그들이 기도와 헌신을 통해서 뚫은 세계는 성서를 형성시켰던 영적 기반의 세계였고, 그 세계는 시공간을 초월해서 내재화될 수 있는 어떤 신비의 길이었다.  이스라엘은 바빌론과 이집트 제국 사이에 위치해서 고대세계문명의 주변에 아니 고대문명의 두 축의 중간에 위치해 있었다.  한민족은 동아시아 문명의 상수적인 슈퍼 파워 중국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했고 일본이란 해양세력은 대륙을 넘보면서 우리의 사타구니를 언제나 간질이면서 흔들어내는 역사의 위기를 넘기지 않으면 안되었다.  한민족은 한반도에 위치해서 중국과 일본의 두 축의 사이에 위치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와 중국에서 발전된 유교와 도교를 받아들여서 세계종교의 경험을 내면화시키는 조선 문명의 길을 걸었으며, 그것은 기독교가 서구의 종교가 아니라, 동서양을 융합해서 새롭게 탄생할 세계기독교의 기본 문법을 제시할 운명과 사명을 위해 준비되었던 것이다.  또한 고대세계의 원초적 종교경험을 간직한 샤머니즘의 근본세계를 놓지 않고 보존해 온 특이한 민족이었다.  이렇게 다원적인 종교들을 보존해 오면서도 고대세계부터 다신적 세계관이 아니라 일신교적인 신이해를 가지고 있었던 특이한 민족이었다.

   이런 한반도의 영적인 전승과 전통은 새로운 세계기독교를 열어갈 수 있는 위대한 내적 에너지요 자원인 것이다.  감리교사태는 한국감리교회를 향해서 비상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감리교는 웨슬리부터 영적인 통전적 전승을 붙잡았고, 어느 교파적 신학에 안주하지 않고 모든 전통들을 파지하면서 실천적 영성과 경건한 삶을 통해 통합해내고자 했다.  그것은 오히려 신학자들에게도 감리교의 신학없음을 이야기하게 한 근거가 된다.  그것은 신학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신학적 전통들을 담아낼 만큼 감리교의 그물은 컸으며, 또한 실천적 영성과 행동력을 겸비한 전통이었다.  바로 한국감리교회야말로 이런 지적 전통과 실천적 전통을 계승해낼 만한 위대한 자산을 가진 교회인 것이다.  최근의 감리교사태에 쏟아 부은 에너지들은 이제는 새로운 창조적 작업에 부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한 토착화신학을 복원해야 하는데, 그것은 서구에서 이식된 신학이 아니라, 한반도의 영성을 파지하고 폭발시켜내면서 용광로에서 구어내는 진정한 토착화신학이어야 한다.  나운몽과 박태선이 감리교 출신이었다는 것을 철저하게 근본적으로 다시 해석하고 읽어낼 수 있어야 하며 이용도를 귀하게 통합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래리컬한 해석학적 작업(radical hermeneutics)이어야 하면서 또한 실천적 영성 속에서 아우러내는 귀한 삶의 열매여야 하는 것이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한국을 동방의 등불로 표현했다.  그는 그 시의 다음 연에서 “말씀이 솟아날 것”을 예언했다.   이사야는 시온에서 말씀의 생수가 솟기를 소원했고 예언적 상상력으로 표현했다. 자본이 경제가 인간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진리가 인간을 살리는 것이다.  한국감리교회는 새로운 복음의 횃불을 들어야 한다.  동양적 세계관 속에서 자연과의 친화의 영성 속에서, 하늘의 말씀을 사모했던 전통 속에서 성경을 온 몸으로 읽어내는 이들이 새롭게 영혼 속에서 끄집어내는 말씀의 작업이 새로운 종교의 패러다임을 노래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왜 현 세기를 동양의 시대, 아시아의 시대라고 부르는가?  우리는 한국을 살리고 세계를 살릴 복음의 핵심 논리를 깨닫고 선포해야 하지 않을까? 인류의 마음의 고향으로서의 한국감리교회가 될 수는 없는가?  시궁창에서 연꽃을 피울 수 있지 않은가?  쓰레기 통에서 꽃을 피울 수도 있지 않은가? 
 
 
7. 동아시아시대의 도래와 세계기독교의 출현

이어령은 자크 아탈리의 책 [프라테르니테 Fraternites]의 첫머리를 인용하면서 “2050년에 한국의 서울은 아시아연합국의 수도가 된다’라는 주장을 소개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비행기로 두 시간의 영역 안에 앞으로 세계문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위치하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한반도는 미래문명의 풍향계를 제공할 수 있는 땅이다.  종교는 문명의 핵심이요 근저이다. 바로 그러한 아시아문명의 기본 문법을 신학적 상상력을 통해서 미래의 구원과 생명의 소식으로 담아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위대한 선포를 해줄 이를 하늘도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그렇지만 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잘못하면 비극의 애가를 부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기도 한다.  예수님이 오셨지만 메시야는 왔지만, 그분을 알아보지도 깨닫지도 못했던 유대민족은 고스란히 그 위대한 기회를 까먹었다.  민족을 위해서 한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대제사장의 예언은 세계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으로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유대 민족은 그 구원의 역사에서 소외되는 비극을 체험해야 했다.  그들은 유랑하는 민족이 되어서 기독교 이천년의 역사동안 고난과 핍박을 받았고 서구 기독교의 생명이 다해가는 지점에서 팔레스타인에 독립국가 이스라엘을 세우는 반전을 이룩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민족은 새로운 시대 도래의 역사적 전환점에서 남북통일과 세계기독교의 도래를 위한 신학적 선교적 비젼을 내놓아야 한다는 어떤 압박감이 감리교 사태의 혼란과 격랑 가운데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규정하기 어려운 사명감과 애탊이 한국 초대기독교인들이 나라를 잃고 헤매는 상황 속에서도 누르고 압박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한국의 기독교에는 종말에 대한 기다림과 민족의 세계사의 무대에서 마지막 섭리의 주자라는 밑도 끝도 없는 검증되기 어려운 예언적 선포가 한반도 강토를 뒤덮었었다. 
 
한국신학계가 아니 한국감리교회가 이 위대한 예언의 코드를 풀어내야 한다.  그것이 세계기독교의 등장을 해명할 수 있는 길이다.  그렇지만, 한반도에서 일어나 주후 이천년 전에 예수님의 재림을 단언하던 이들은 2천년이 지나도 해명을 하지 않고 근본적인 신학적 성찰을 외면하고 있다.  즉 자신들이 외쳤던 메시지의 본질에 대한 성찰과 천착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곧 윤리적 타락과 시대의 변화 속에 노년의 추함으로 드러나고 있다.  즉 메시지를 살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외쳤고 선포했지만, 그것의 의미와 깊이와 파장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스스로 선포했던 하늘의 예언과 기대를 져버리고 무엇을 외쳤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다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80년대 한국교회는 세계선교의 꿈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었다.  그 꿈은 겉으로는 실현되었지만, 명실공히 세계기독교를 위해서 공헌할만한 새로운 신학적 선교적 통찰과 세계관을 가지고 한국선교사들이 세계를 향해서 줄달음치는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은 없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엄청난 축복의 역사가 일어났지만,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이 그리시는 큰 그림에 대한 성찰은 너무도 부족했다. 한국감리교회는 이런 반성과 성찰이 결여된 채 자기들의 이익을 탐하는 모습을 노출시킨 것이다. 성서가 인간에 대해 제시하는 근본적인 물음과 비판을 한국교회도 빗겨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감리교의 현 모습은 우리들의 한민족의 자화상이고 한국기독교의 본연적 모습의 하나이다. 하나님의 자비가 있기만을 빌 뿐이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공동의 책임일뿐이다.
 
 
8. 한국감리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자원으로서의 인물들

한국감리교회가 새로운 신학적 상상력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기독교의 한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감리교사태를 경험하면서 요구되는 어떤 요청이다. 그것은 한국감리교회가 한민족의 미래와 운명과 직결된다는 깨달음과 선언을 담게 한다. 감리교회는 영국을 구했고, 미국을 새롭게 형성시켰으며, 한반도에서 한민족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상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미래적 지평을 위해서 이런 감리교사태를 겪었어야 한다고 자리매김을 하고 싶은 것이 이 연구의 기본적 흐름이다.  과연 무엇이 그런 자산이기에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인 자료와 흐름 속에서 제시하는 것이 이 장의 목적이다.

한국초대 기독교인들은 그들의 삶의 자리 자체가 동서를 융합하고 우리의 뿌리 속에서 나오는 자양분으로 서구 선교사들을 통해서 들어온 기독교와 성경을 한국적 토양에서 키워내고 꽃피워야 했다.  그것은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연스럼은 하늘이 땅에 임하는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길이다. 이런 감리교의 자산과 유산들을 살펴보면서 기본적으로 이론적인 담론을 제공할 수 있는 신학적 자산, 그리고 교회를 통해서 복음을 살게 했던 실천적 모델의 자산을 부흥과 기도의 영성을 통한 감리교운동의 모델에서 찾아보고, 또한 한민족의 현실을 신앙으로 타개하고 변혁시키고자 했던 흐름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런 세 흐름을 통해서 한국감리교회가 가지고 있는 미래의 세계기독교의 출현을 위해서 공헌할 수 있는 운동의 자산들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런 분류와 제시는 필자의 자서전적 여정에서 포착되고 파악되어 온 것이다.

1) 신학적 자산: 최병헌-유동식-이정용---한국종교의 DNA를 끌어안고 우주적 종교를 지향하는 한국감리교의 종교신학운동

가장 감리교적인 신학은 한국적이고 복음적이고 우주적이야 한다. 한반도에서 뿌리를 내리는 영성에서 와야 하지만 보편적으로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깊이와 넓이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사상과 문화와 세계관 속에서 새로운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한국인의 심성과 감정으로 표현하고 발전시키려고 했던 이들의 노력은 감리교전통에서 특별히 깊이 발전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예를 최병헌, 유동식, 이정용의 흐름으로 규정해 보고 싶다. 이것은 필자의 자서전적 여정에서 가장 한국감리교가 내놓은 신학적 자산 가운데 어떤 흐름으로 파악되는 것이다.  한민족은 샤머니즘적 무의식과 불교적 잠재의식, 유교적 사회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모두 우주적 종교로 포괄할 수 있으며, 바로 기독교는 이런 우주적 종교로서 새롭게 구성되어 세계기독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병헌, 유동식, 이정용은 모두 감리교적 전통에서 세계종교적 제 요소들을 모두 소화하고 흡수하면서 감리교적 정체성을 가지고 우주적 신학과 우주적 종교를 지향하고자 했다. 그것은 물론 서구적 신학사조의 영향을 받은 것도 없지는 않지만 한민족됨의 뿌리에서 나오는 신학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민족의 종교와 영성에서 피어나는 꽃을 피우고자 했던 이들의 신학적 상상력을 담고 있다.  그들의 비젼과 노래는 다시 불려져야 하는 것이다.

2) 교회운동적 자산: 이용도-이강산-김영철-이창준—부흥회와 기도의 실천을 통한 감리교운동의 활화산을 가진 목회적 영성

한국감리교회에서 부흥사와 부흥운동은 학문적으로 성찰되고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필자가 자란 충청도 서부의 감리교회들이 형성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강산 목사님의 영향력이 대단히 컸다.  이강산 목사는 이용도 목사와 동기로 산에서 거적을 뒤집어 쓰고 밤을 지새워 기도했고 성령의 능력으로 수많은 이들을 변화시켜서 그들이 교회들을 세우고 발전시키는데 혁혁한 영적인 에너지를 충청도에서 발휘하게 했다.  김영철-이창준 도 이런 충청도의 감리교 영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부흥의 영맥은 한반도 곳곳에서 교회들을 세우고 인생들을 변화시켜서 새로운 기독교의 역사를 일으키게 했던 어떤 근원적인 영적인 힘을 제공했다.

민족의식과 나라사랑, 기독교 복음의 열정적 파지를 통해서 민족을 새롭게 하고 세계선교를 꿈꾸는 감리교적 영성을 발전시켜왔던 어떤 실천적 흐름이었다. 감리교를 통해서 새로운 목회의 방향과 미래를 가늠하는데 이런 실천적 모델들이 깊이 공유되고 발전되기를 소원하게 된다. 어떤 목회전략이나 전술적인 측면이 아니라 목회를 보고 교회를 보고 민족을 생각하는 열정과 에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더 근원적인 무엇인가를 이들이 어떻게 갖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이었나를 규명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교회운동의 모델로서 그 근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   미국교회의 교회성장학적 모델이 아니라 한국적 토양에서 이루어진 부흥운동의 근원적 가치를 재고하는 방향의 연구와 실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것을 세계선교를 위해 적용될 수 있는 효율적인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

3) 사회개혁적 자산: 전덕기-손정도-이승만– 사회개혁(사회적 성화)의 이상을 한민족의 독립을 위해 실천했던 감리교적 사회영성

교회는 반드시 사회를 개혁하고 변혁시킬 수 있는 사회적 성화를 이룩할 수 있는 인물들을 내야할 것이다. 독립과 대한민국 건국의 와중에서 감리교적 신앙으로 민족을 살리는 일을 감당했던 모델로 손정도와 이승만을 깊이 다시 재해석내지는 그들을 근본적으로 움직였던 신앙의 정체성을 찾아보면 민족을 이끌 지도자들을 키워낼 수 있는 모델이 나올 것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을 한국적 섭리의 시작과 뿌리내림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승만은 독립운동의 와중에서 한민족과 미국과의 관계를 섭리적 관점에서 보았고 그의 시대가 예수와 바울의 시대와 비교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성경은 근본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책이다.  모세와 다윗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대한 사랑을 빼놓고 설명될 수 없다.  바울도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을 무엇보다도 가슴 깊이 품어내고자 했다. 구원은 개인적인 것을 넘어서 집단적이고 민족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개혁과 사회적 성화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것이다.  웨슬리도 개인적 성화와 사회적 성화를 분리하지 않았다.

성경을 읽으면서 기독교가 한반도에 소개되면서, 한반도는 시련과 역경을 겪어야 했지만, 역으로는 세계사의 무대에 한민족이 등장하게 된다.  민족의 위기와 시련 속에서 기독교는 희망이었고 복음은 한민족의 운명을 밝혀주는 빛이었다. 동양의 고전과 종교에 깊이 뿌리를 내렸던 한민족은 이제는 서구를 통해서 들어온 기독교의 핵심과 전면적인 만남을 경험하게 되었고, 한민족의 뿌리됨에서 나오는 새로운 기독교를 위한 기반과 창조성을 발휘해서 새로운 세계기독교의 형성에 깊이 공헌해야 하는 것이고 이런 길을 가기 위해서 시련과 고난의 용광로를 통과했던 것이다.  그것은 한민족을 통해서 새로운 기독교의 선구자가 되게 하시려는 하늘의 뜻이었다.

 
9. 나가는 말

다락방 미니스트리에서 제공하는 영성형성을 위한 아카데미에 다녀오면서 텍사스중앙연회에서 목회하는 데이빗 리치 목사(Rev. David Leach)에게 텍사스의 감리교회의 발전과정을 들었다.  텍사스에 대부분의 도시들이 세워진 것은 1880년대에서 1900년대 초이다.  즉 한국에 미국 선교사들이 들어가서 활동하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텍사스가 개발되면서 도시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는데, 아칸사주나, 루이지애나 주 등에서 텍사스로 순회설교자들이 와서 도시마다 교회를 세웠다고 한다.  그러니까 미연합감리교회는1950년대까지는 10년마다 거의 배의 증가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는 더 이상의 성장이 멈췄다.  크게 본다면, 1960년대라고 해야 미연합감리교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한지 180년 정도 지난 시간이다.  좀더 크게 잡아서 이백년에 최고의 정점에 도달해서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한국교회가 정점을 치고 내려올 시간도 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 내리막길에서 다시 정상으로 올라갈 생각이 아니라, 새로운 신학과 새로운 영적 각성을 통해서 근본적인 새로운 생명의 말씀을 공급받아야 하는 것이다.

의롭다고 자처하면, 개혁파라고 자처하면 내적인 에너지는 더욱 고갈되기 쉬운지도 모른다.  엘리야는 갈멜산의 승리 후에 하나님 앞에 저만 남았습니다  하면서 이세벨의 전혀 예상치 못한 거센 공격적 도전 앞에서 무너져 내린다.  어쩌면 감리교 사태의 지속되는 과정에서 한국감리교회가 엘리야처럼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포기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바알에 무릎 꿇지 않은 칠천이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은 엘리야에게 보이지도 않았고 인식될 수도 없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신앙적 고백이 없이는 볼 수 없는 영역인지도 모른다.

  이런 미국연합감리교회의 퇴조에도 불구하고 텍사스중앙연회는 계속 성장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새 교회 개척 프로그램 때문이었다고 한다.  즉 기존의 교회들의 힘으로는 교회성장을 일으킬 수 없었고, 대부분의 연합감리교회들은 교회 개척을 멈췄다.  기존 교회를 유지하기에도 힘이 들었다.  그 쇠락의 와중에서도 교회개척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운영하고 선교헌금을 모아서 교회개쳑 프로그램을 실천한 텍사스 중앙 연회는 그래도 성장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물론 텍사스의 지역적 문화와 컨텍스트도 모종의 역할을 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런 텍사스 중앙연회조차도 이제는 숫자야 줄지 않지만, 노령화의 위기와 고비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영적인 에너지를 새로운 교회개척을 통해서 얻었던 연회는 그 퇴조세가 급격하게 오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은 개척교회를 만들지 않으면 교회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연합감리교회의 역사적 교훈이다.  미국교회 전체적인 양상을 보게 되면, 주류교단들은 60년대 이후에 성장을 멈췄고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남침례교회는 그런 와중에도 성장했지만, 2010년대 이후로는 남침례교회조차 성장이 멈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순절교회들과 새롭게 세워진 교단들은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종교적 열정과 에너지가 아직도 남아있는 교단들 즉 신생교단들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개신교회는 성장을 멈췄지만, 카톨릭과 불교는 전도를 안 해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이단이라고 분류되는 소종파 운동들 또한 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감리교회의 나갈 방향은 무엇인가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  왜 교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위기에 봉착하게 되면, 초대교회로 돌아가자고 했는가를 다시 분석해야 한다.  즉 종교가 발생하면서 생겼던 에너지와 열정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는 명제이다.  즉 종교는 내적인 영적인 에너지와 열정이 없으면 성장할 수가 없다.  성장의 동력은 외부적 자극과 매니지먼트를 통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폭발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즉 종교라고 해서 그냥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투입되는 에너지와 열정이 있을 때만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열정과 비젼과 내적인 에너지의 생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한국감리교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감리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감리교의 창시자들이 그리고 미국에서 감리교가 성장하던 시기에 가졌던 열정과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는 어떤 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패러다임 변화는 성령의 에너지를 통해 새로운 운동의 에너지를 확보하는 내적 각성을 의미한다.

즉 한국감리교는 지구촌기독교 즉 세계기독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계시적 상상력과 이런 계시적 상상력을 현실 속에서 뿌리를 내리게 할 수 있는 실천적 영적인 동력인 에너지들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계시적 상상력에 의해서만 제시될 수 있는 새로운 말씀과 새로운 섭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영적인 에너지의 기름부음이 있어야 한다.  즉 새로운 신학운동, 말씀운동과 새로운 성령운동, 전도, 선교운동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웨슬리는 그런 양쪽을 다 갖추기 위해서 신성구락부를 만들면서 기존의 카톨릭의 수도원들과는 전혀 다른 수도원운동을 전개했던 것이고, 또한 회심의 경험을 통해서 성령의 감동으로 영적인 내적인 에너지의 기름부음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이 함께 통합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일으킬 영적인 에너지가 그 속에서 폭발했던 것이다. 말을 타고 한국감리교 사태를 짓밟고 지나갈 수 있는 한국감리교회의 전사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고지가 저기인데 예서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한민족의 조상들은 말타고 활쏘면서 동아시아 대륙을 휘저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고대의 꿈과 현실을 영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한국감리교회를 꿈꿔야 한다. 웨슬리도 말을 달렸고 미대륙의 애즈베리와 순회설교자들도 말을 달렸고 한민족의 조상들도 말을 달렸다.  새하늘과 새땅을 꿈꾸며 천년을 두고 흐르는 해란강 옆을 달리면서 천년의 꿈을 꿈어야 했던 말달리던 선구자의 모습이 나타나길 기다리면서 전진해야할 시간이다. 사명은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서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것이고 하늘이 땅의 역사 속에서 들어올 때 성육신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섭리는 성령의 바람이 불면 시가 되고 꽃이 되어 피어나는 법이다. 

임찬순 박사 프로필

목사, 충청도 당진 생으로 감리교 텃밭에서 자라 
서울대와 한국학중앙연구원 대학원에서 철학과 종교학을 공부
벨기에 루벵대 연수를 거쳐 미국의 드루대학교에서 목회학 석사와 박사 학위
린허스트 Lyndhurst와 벨 비스타 심슨 Belle Vista Simpson UMC 두 미국교회와 
모리스타운과 델라웨어 한인연합감리교회를 섬겼으며,
2011년부터 텍사스 킬린에 위치한 성 누가연합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다.
 
신학은 자서전적이란 테제를 붙잡고, 도래하는 세계기독교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에너지를 성서와 한국교회와 미국이민교회의 전통과 현실 속에서 찾고 읽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사 학위논문으로 
<<고통, 변화, 마지널리티로 본 이정용 신학의 포스트모던적 함의 >>를 썼으며,
“한반도 구석까지 찾아 오신 예수님: 초상화 한 점,”  “세계기독교를 향한 새로운 신이해를 위한 우주-인간학적 비젼, ” “구원을 위한 종말론적 카이로스인 한국 신종교에서의 개벽 ” 등의 논문을 썼다.
 
가족으로는 함께 목회하는 아내 김순화 목사와 맨하탄에서 일하는 아들 충빈과
대학에서 공부하는 딸 지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