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회의 제 4 패러다임 요청과 전감목의 의미

-차세대 신앙과 교회와 목회의 새창조운동 길을 찾아서

성백걸 박사(감리교역사와 신학연구소/백석대 교수)

1. 하나님 나라의 실현체로서 한국감리교회를 향하여!   

          
  한국감리교회와 기독교의 존재 이유는 이 땅에서부터 사랑과 구원의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산 실현체로서 새로운 현존과 창조적인 운동에 있다.
  
  우리가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예수님은 제자들과 하나님 나라운동을 펼치시며, 마지막으로 함께 한 유월절 만찬에서, 손수 발을 씻겨 준 후, 내가 너희들에게 한 것 같이 “서로 사랑하라”(요13장)고 간절히 당부하셨다. 이어 조금 있으면 십자가에 돌아가시리라 예감하시고 세상은 자기를 보지 못하지만, 부활의 그리스도로 살아나셔서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인 산 실재(Ultimate Living Reality of Love)로 다시 돌아오시기 때문에 너희는 나를 볼 수 있는 데, 그것은 너희도 믿음의 생명으로 살아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 사건이 일어난 그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너희는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들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되리라”(요14:20)고 말씀 하셨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전인격적이고 '전적인 신앙으로 새창조의 성육신 십자가 사랑의 예수생명과 합일하여 나와 세상에 집착한 옛존재의 헛자아로서는 죽고 온생명 품은 부활의 그리스도 한생명체의 영 안에 살아가는' 새로운 실존의 생명체들이다.(요3장, 롬8장, 갈2장) 그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안에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 곧 서로 사랑하고 서로 모시며 서로 살리는 새하늘과 새땅을 열어가는 하나님의 자녀요 복음의 일꾼들이다.   
         
  우리는 진공 속이 아니라 주어진 한 시대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생명 진리를 믿고 받아들이며 세상에 전하여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가는 선교활동을 펼쳐나간다. 우리가 몸 담고 숨 쉬고 있는 이 땅의 시대는 고정된 죽음체가 아니라  살아서 역동하며 변하는 생명체이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명을 요구한다.  

  하나님의 섭리는 각 시대를 흐르면서 그때 그때마다 자기에게 필요한 아들딸들을 낳는다. 인간은 시대와 환경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때가 차면 그 산 역사에 새로운 비전과 헌신을 가지고 참여하고 개입하면서 자신과 역사가 진실로 원하는 참된 삶의 지평 곧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간다.
 
  종교는, 기독교는, 교회는 언제 어느 때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막2:27)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자기 자신을 위하여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수님 자신이 당신의 세력을 불리거나 명예를 과시하기 위해 살지 않았고 오히려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에 천하보다 더 소중한 자기 생명을 내어줌으로써 모두가 서로 사랑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부활생명의 하나님 나라를 개척해냈다. 이 십자가와 부활의 하나님 나라 실현에 동참한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이요, 이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그리스도의 산 몸을 형성한 신앙공동체가 바로 기독교공동체이다. 신앙공동체로서 한국감리교회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기존 패러다임은 낡아 와해되고 있는데 새로운 패러다임은 아직 출현하지 않은 시기를 위기라고 파악한다.

  현재 한국감리교회는 기존 패러다임이 낡아 신앙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서 와해(瓦解)는 말 그대로 신앙공동체의 생명들이 떨어지고 흩어지고 있는 상태라는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공동체로서 한국감리교회는 지금 정확히 위기의 시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 위기의 시간을 기회의 때로 돌려 지혜롭게 뚫고 나가서 신앙의 새 지평과 역사의 새 차원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를 바란다.

  한국감리교회의 위기는 세 층위가 동시에 겹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패러다임 전환기와 세대교체기와 시대교체기를 현재 함께 겪고 있다. 심각한 관심과 집중된 헌신이 없으면 쉽게 극복해내기 힘든 상황이다. 신앙적인 희망으로 밝게 보지만, 현실의 눈으로 보면 암담하게도 보인다.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삶과 참 세계를 여는 새창조 생명의 원형(archetype)이요, 각 시대에 요청되는 신앙생활과 교회운영의 패러다임(paradigm)은 이 원형의 생명력과 창조력을 해석하는 모형이고, 그 패러다임의 초점과 조명을 받으며 역사구조와 신학적인 담론(discourse)을 생성해내며 한 시대를 건강하고 창조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제 패러다임 전환의 관점에서 한국감리교회 130여년의 역사를 성찰하며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전망해보도록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새 지평을 향한 맥락에서 지난 8년 여 간 발생한 감리교사태(2008-2015) 중 ‘전감목’ 즉 전국감리교목회자 대회의 의미와 한계를 성찰하면서, 차세대의 신앙과 교회와 목회의 새로운 길을 찾아보려고 한다. 

2. 개화독립운동시대 감리교회의 대도대기 패러다임(1884-1929)
    - 한반도에서 인류사의 새로운 길을 열다.

 
1) 서세동점과 조선의 대응 양상들

  겉으로 보아, 19세기말 한국감리교회가 개척될 때 그 시대의 조선과 아시아, 그리고 세계사 전체를 특징지은 것은 서구 제국주의의 세계 정복으로 파악된다.
 
  이미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 열강들은 18 - 19세기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남미를 분할하여 식민지로 지배했다. 특히 1876년에서 1915년 사이에는 지구 땅의 약 4분의 1이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미국 등 6개국에 의해 분배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영국은 19세기 후반 지구의 4분의 1, 많게는 3분의 1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다. 비극적으로, 유럽의 식민지 세력은 그 절정기에 제 세계의 80퍼센트를 장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 후발 제국주의 일본이 대만과 조선을 병합하며 가세했다.      
    
  조선 후기와 대한제국기에 서세동점의 제국주의 세력이 몰려왔을 때 이 땅에는  크게 구별되는 몇 가지 대응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첫째, 위정척사(衛正斥邪)론자들의 입장이 있었다.

  기존 체제에서 이권을 누리는 기득권층이나 보수적 유생층 중심의 지배층은 기존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正)인 유교예교질서(禮敎秩序)를 보위하며 사(邪)인 서양문명을 배척하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유학의 춘추대의(春秋大義)인 대일통론(大一統論)에 의해 ‘벽이단 숭정학’(闢異端 崇正學)과 ‘존중화 양이적’(尊中華 攘夷狄) 즉 화이론(華夷論)을 명분으로 대응했던 것이다. 
    
  이 입장은 18세기 말 이후 노론 중심의 서학 즉 천주학 배척, 1866년의 병인양요와 1871년의 신미양요(洋擾), 1876년 일본과의 조약과 개항 반대, 1881년  <<조선책략>>과 개화파의 개화사업 반대 등을 거치면서 줄곧 강화되었다. 그 학문적인 체계화 곧 담론은 이항로, 기정진이 주도했고, 후학인 김평묵, 유중교, 최익현, 유인석, 기우만이 계속했다.

  이것은 ‘동도동기’(東道東器)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는데, 기존 동양의 ‘도’(道)인 주자학적인 유학과 그 ‘기’(器)인 전통지배체제와 질서를 유지 강화함으로써 내외의 도전과 위기에 대처하려고 했다. 근대 서양문명 즉 서양의 도인 기독교와 그 기인 문물 모두 서양 오랑캐 부류이거나 최소한 열등하기에 배척의 대상 일뿐이었다(옥시덴탈리즘). 이들은 황준헌의 <<조선책략>>에 나타난, 천주교와 개신교를 주자학(周子學)과 육상산(陸象山)의 양명학(陽明學)으로 비교한 것 자체를 비판하며, 기독교를 수용하게 되면 금수의 나라로 변하게 될 것이라는 반박했다.

  이 기존체제를 위한 배타적이고 패쇄적인 대응은 근대 서구문명의 실체를 제대로 꿰뚫어보지 못했을 뿐더러, 새로운 시대를 향한 자체 변혁의 수행에도 실패했다. 서세동점의 충격과 아래로부터의 역사적인 요청에 책임적으로 응답하기에는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둘째, 개화파의 입장이 있었다.

  조선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문명개화와 부국강병을 이루어야 하며, 그러자면 서양의 발달한 문명을 받아들여 국력과 실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개화파는 온건개화파와 급진개화파로 구별할 수 있다.

  온건개화파는 서양의 도인 기독교는 배척하지만, 서양의 기인 근대 문물만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조선의 개화를 위해 활용해야 한다는 ‘동도서기’(東道西器) 혹은 ‘구본신참’(舊本新參) 패러다임을 들고 나왔다. 유교 질서와 그 세계관을 유지하되, 뒤떨어진 근대 기술문명만  수용하여 부국강병을 이루자는 입장이었다.

  김윤식, 김홍집, 신기선 등은 천주교든 개신교든 기독교의 수용을 반대했다. 온건개화파의 대변지였던 <한성순보>(漢城旬報)는 유교의 합리주의에 입각하여 기독교를 비판했다. 세계관과 문명, 사상과 문화, 체(體)와 용(用), 도와 기, 가치관과 문물을 별개의 것으로 보면서, 그 서양의 외적인 근대 문명만을 수용하고 자유와 평등 등 내적 가치관은 배척한다는 태도였다. 이것은 중국 유교를 본체로 하고 서양문명을 활용하여 발전한다는, 태평천국혁명 진압 후 중국의 양무운동(洋務運動)의 중체서용론(中體西用論)과 발을 같이 하고 있었다.

  여기 가장 큰 맹점은 과연 도와 기, 체와 용, 세계가치관과 문물제도가 따로 떨어져서 살 수 있는가라는 데 있다. 그 어중간한 절충이나 도용으로는 거대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 시대를 열 수 없었던 것이다.  
  셋째, 이에 비해 급진개화파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근대 서양문명의 수용을 추진했다.

앞서 서구적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명치유신(明治維新) 모델은 그 선구로 지목되었다. 김옥균, 박영효, 서광범, 홍영식 등은 개화당을 형성하여 갑신정변으로 급진혁명을 이루고자 했다. 수구적인 양반관료체제를 극복하고 근대민족국가(nation state)를 수립하는 것이 곧 구국의 길이 라고 보았다. 이를 위해 서양의 기뿐만 아니라 그 도인 기독교, 그 중에서도 개신교를 수용하여 서양처럼 근대시민국가 건설의 정신적인 기초로 하자는, 즉 문명개화의 방편으로서 기독교관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은 종교가 흥하면 나라도 흥하고 종교가 쇠하면 나라도 쇠한다는 시각에서 조선 부패와 위기의 원인을 기존 유교로 보고 기독교를 받아들여 백성의 교육과 교화를 감당케 함으로써 서양처럼 문명부국을 이루려고 했다. 김옥균은 1884년 6월 맥클레이(R.S. Maclay)가 고종에게 교육과 의료사업을 윤허 받도록 협조했고, 박영효는 1888년 “개화에 대한 상소”에서 기독교 수용을 적극 말했다.

  그런데 서도서기 수용의 입장은 자칫하면 자기의 주체성이나 줏대의 상실이라는 위험을 겪게 된다. 역사 자체 내의 변혁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외세에 의존하게 되면, 새 역사의 맥락과 토대를 잃은 채 일본이나 서구 세력에게만 줄을 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갑신정변, 갑오개혁, 독립협회운동 등을 주도하며 실력양성을 통한 자강운동을 주도한 이 개화파는 양반지식인과 관료들이었는데, 구래의 지배층인 지주층을 중심으로 근대 자본주의화 입헌적 정치체제를 달성하려고 꾀하고 있었다. 여기 결정적인 한계는 지주제 폐지 등 아래로부터 민중 층의 항쟁과 변혁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농민 민중 층은 그저 계몽의 대상이었다. 
        
  넷째, 위정척사파나 개화파나 서구 선교사나 지식인들에 의해 무시되거나 왜곡된 가장 거대한 역사 흐름으로 수구부패와 서세동점 세력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대응 곧 동학과 농민을 중심으로 한 민중충의 움직임이 있었다.

  1894년 동학민중혁명이  성공의 문턱에서 일제에 의해 진압된 후 사실상 외부의 세력을 견제하거나 극복할 힘이 이 땅에는 없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동학운동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연구는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희미한 형편이다.

  동학의 맥락은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 새로운 세계관을 지니고 출현했으니,  수운 최제우의 ‘시천주’(侍天主)와 해월 최시형의 향아설위‘(向俄設位)는 ’다시 개벽‘과 ’후천개벽‘의 역사의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동학은 서세동점과 조선왕조의 수직적인 지배체제를 변혁하면서 인간의 참된 삶과 새로운 문명의 지평을 개척하려는 큰 움직임이었다. 동학은 새 시대를 맞은 민족 ‘전통의 재창조’이면서 동시에 근대제국주의와 식민주의와 오리엔탈리즘(Modern Imperialism, Colonialism, Orientalism)을 넘어서는 인류평화사의 지평을 열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동학은 위정척사파와 달리 무교와 유불선으로 다져온 우리 민족전통을 새롭게 변혁해 냈으며, 동시에 외세 의존적인 개화파와 달리 서세동점 세력에 대해 치열하게 대응했다. 뿐만 아니라 수운의 새로운 생명은 서학의 충격과 도전을 흡수하고 그 한계를 극복해냈다.
  
  동학혁명의 한 맥은 1895년 단발령, 1904년 을사조약, 1907년 군대해산을 거치면서 계속 진행된 의병전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의병세력은 1909년 일제의 남한대토벌작전 이후 만주와 노령으로 이주하여 1910년대 무장 항쟁의 주력이 되었다.

                
  2) 개화기 조선의 위기와 한국감리교회 개척
 
 
  알다시피, 1882년 미국과의 수교 이후 근대 기독교와 서구 문물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어 졌다. 조선에서 선교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한국인들이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임으로써 한국기독교가 형성되어졌다. 이제 동양과 서양이 만나고, 더 정확히는 서세동점의 충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기독교의 역사적인 길을 헤쳐 가야하는 과제가 초기 한국교회에 주어졌다.
          
  1884년 이후 조선에 들어와 기독교를 전파한 미국 선교사들은 조선의 ‘복음화’(Evangelization)와 '문명화'(Civilization)란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마치 위정척사론의 논리를 뒤집어 놓은 듯이, 바른 종교인 기독교, 그 중에서도 개신교가 아닌 그릇 된 이교(heathen)에 빠진 조선인들을 구원하여 기독교인들로 개종시킬 뿐만 아니라 미개하거나 열등한 조선사회와 문화를 타파하고 발전하고 진보된  근대 서구문명을 심고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구한말 개화기에 이 땅에 들어와 기독교 선교와 교육 활동에 종사한 서양 선교사들이 공유하고 있던 기본 입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말 20세기 초 제국주의의 절정기에 세계선교의 기본이념은 복음화와 문명화를 결합한 ‘기독교 문명’이었다. 아펜젤러나 언더우드를 비롯하여 당시 미국 선교사들은 근대 서구 지식인들이 제국주의자들 여하를 막론하고 일반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비서구문화와 비기독교 지역을 야만에서 문명으로 구원해내야 한다는 ‘문명화 사명’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서구 선교사들의 우월한 관점에서는 당연히 조선의 전통종교와 문화가 그 자체의 고유한 맥락에서 표출시킬 수 있는 가치와 장단점을 파악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열등한 조선과 그의 거의 모든 것을 선교와 구원과 교육과 교화와 가르침의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밖에 없는 아주 근원적인 맹점을 지닌 채 초기 선교사들의 역사가 전개되었던 것이다. 
  
  물론 개인별로 다소 차이가 있고 체류 기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의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초기 선교사들에 의해 심어진 미개하고 열등한 조선과 진보하고 우월한 근대 서구문명이란 일방적인 ‘서도서기 패러다임’(오리엔탈리즘)이 아직까지도 심원한 성찰과 발전적인 해체를 당하지 않는 채 한국기독교사 속에 작용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렇게 하여 개화기에 형성된 한국감리교회의 첫 번째 틀은 19세기말과 20세기 초 주로 미국 감리교 선교사들과 선각적인 한국감리교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당시 조선은 19세기 세도정치의 부패와 서구 근대문명의 충격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었고, 끝내 그 큰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이 개화기의 위기와 일제시대의 시련을 이겨내며 새하늘과 새땅을 열어가는 희망의 그리스도인들과 사랑과 평화의 신앙공동체로 출현한 것이 한국감리교회였다. 
 
  1884년 멕클레이 선교사가 고종을 만나 선교의 문을 열고 1885년에 들어온 미국 북감리교회와 1895년에 들어온 미국남감리교회는 아펜젤러와 스크랜튼과 리드와 하디 같은 선교사들의 큰 수고와 헌신이 있었다. 또한 최병헌과 노병선과 전덕기 같은 선각적인 조선감리교인들의 헌신으로 이 땅에 뿌리내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구원의 복음을 전파했다.

  전덕기는 당시 조선의 위기 현상을 ‘삼천리 땅에 이 천만 생령들이 삼 천년 깊이 든 잠을 자고 있는, 코고는 상태’로 파악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나타나는 목소리로 … 나라를 칼로 방호하지 않고 사랑과 화평의 병기로 방호“한 깬 사람으로 민족운동과 현대한국의 영적인 초석이었다.

지금 우리나라 삼천리 너른 땅에 이 천만 생령들의 코고는 소리 천지를 진동하여, 삼천년 깊이 든 잠을 누구라서 깨워볼까. 원수는 처처에 일어나서 잠든 사람을 보는 대로 사지를 결박하여 놓았으니 혹 그 후에 잠을 깰지라도 자유 활동은 할 수가 없도다. … 이런 때를 당하여 누가 … 자기 몸은 돌아보지 아니하고 힘을 다하여 잠든 형제를 깨워 주리요. …  누구든지 성신의 감화하심을 받은 자라야 할지니. 만일 성신의 힘을 의지 하지 않고 사람의 힘과 이 세상이치로 잠을 깨워주려 할 것 같으면, 그 육신의 잠은 깨울 수 있더라도 영혼의 든 잠이야 어떻게 깨 울 수 있으리오.

여기 전덕기의 말처럼, 개화기 제 1세대들에 의해 개척 된 한국감리교회는 우리나라 삼천리 강산과 전 동포겨레의 영혼을 흔들어 깨워 내우외환의 위기를 극복하며 새하늘과 새땅을 여는 그리스도의 몸 된 신앙공동체요 성령의 공동체로 이 땅에 출현했다. 적어도, 삼천년 깊이 든 영혼의 잠을 각성시키고 삼천년 묵은 땅을 갈아엎으면서 미래 삼천년을 밝히려는 비전을 품고 제 2의 동방의 등불로 떠오른 한국감리교신앙공동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초기 한국감리교회의 신앙생활과 교회운용의 기본 제도와 구조의 틀은 미국감리교회 선교사들에 의해 들여와 선교현장에 적응시키는 방향에서 형성되었다.

  그때 선교사들이 지닌 기독교의 기본 패러다임은 ‘복음화’(Evangelization)와‘문명화’(Civilization)란 두 초점을 지니고 있었다. 한마디로, 그들이 근대 세계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서 믿고 이해하고 가르치고 전한 기독교 진리로 한국의 복음화와 근대문명화를 이루어야 할 사명이 있고, 이 선교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했던 것이다. 그들은 아펜젤러가 말 한 것처럼 “세계의 개종과 복음화의 이상(the idea of the evangelization and conversion of the world)”을 지니고, 자기들의 세대 즉 “이 세대 안에 세계복음화”(The Evangelization of the World in the This Generation)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명으로 불타고 있었다.

  그 이상의 실현을 위한 감리교회 운영의 기본 틀은 미국감리교회 제도와 구조를 선교 현장에 이식하며 적응시키는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북감리교회의 경우, 1887년 첫 개체교회로서 정동교회가, 1889년 첫 구역회로서 서울구역회가 형성된 후, 지방회, 한국선교연회(1905), 한국연회(1908)가 구성되어졌다.

 1908년 북감리교회 통계를 보면, 교회 241개, 입교인 5,298명, 학습인 18,932명, 합계 24,230명, 원입인(seekers) 19,820명, 선교사32명(남16, 여16), 목사11명, 전도사66명, 전도부인 34명이었다.

  남감리교회의 경우, 1897년 첫 개체교회로 고양읍교회가, 1898년 첫 구역회로 고양구역회가 형성되었고, 지방회, 한국선교회(1897), 한국연회(1918)를 구성하며 운영되었다. 1918년 남감리교회 통계를 보면, 교회 483개, 입교인 5,775명, 학습인 3,112명, 교인총수 10,501명, 선교사34명(남16, 여18), 목사9명, 전도사 30명, 전도부인39명이었다.

  그리고 각각 미국북감리교회와 남감리교회 총회에 속하여 대표를 뽑아 총회 때에 미국에 파견하였다.
 

3) 초기 한국감리교회의 대도대기 패러다임

  초기 한국감리교회의 내적 모형은 대도대기(大道大器) 패러다임으로 부를 수 있다. 한국감리교의 지성인들은 기독교를 자신과 민족과 세계구원의 새로운 길로 수용하면서 자기 정체성(Self-Identity)의 본질과 위상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앞서 본 것처럼, 조선 후기와 대한제국기에 서세동점의 제국주의 세력이 몰려왔을 때 위정척사(衛正斥邪)파의 동도동기(東道東器)입장이나, 개화파의 ‘동도서기’(東道西器)와 대한제국기의 ‘구본신참’(舊本新參)의 입장에선 대응이 있었다. 그리고 조선의 ‘복음화’(Evangelization)와 '문명화'(Civilization)란 목적을 지니고 활동한 선교사들의 관점으로 서도서기(西道西器)의 입장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 조선의 선각적인 신앙인들은 흔히 생각하듯이 선교사들의 서구중심적인 일방적 사유 방식으로 기독교 복음을 이해하지 않았다. 기독교를 단순히 서양종교로 인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동양과 조선의 현실을 치열하게 파악하고 자기 주체성을 지닌 자각 위에서 한국기독교의 길을 개척해냈는데, 그것을 “대도대기(大道大器) 패러다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첫째, 기독교를 동양종교 혹은 아시아 종교로서 인식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독교의 복음 진리를 동서양을 아우르며 누구나 믿고 따를 수 있는 인류의 한 길 혹은 큰 길 곧 대도라고 보았다.  
    
  역사의 공간적인 좌표 위에서 기독교를 서양종교가 아닌 조선과 같은 동양지역에서 출현한 친근성 있고 가까운 종교로 자리매김하려고 했던 것이다. 비록 근대 서구열강에서 들어왔지만 그 기원을 볼 때 아시아에서 발생한 종교라고 파악했다. 좀 적극적으로 말하면, 기독교는 서도가 아니라 동도요 더 나아가 동서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인류의 대도라는 것이다.

  1897년 한국개신교인 중 처음으로 기독교변증서 혹은 기독교입문서를 발간한 노병선은 그 <<파혹진선론>>에서 기독교의 기원을 들어 동양종교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은 서양 선교사들에게 기독교 도리를 배우고 있지만, 원래 예수 그리스도는 동양에서 출생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동양과 서양이란 지역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한 길 즉 대도로서 기독교를 주장한다. 동양하늘과 서양하늘이 한 하늘이듯이 도의 본질은 지역을 초월하는 한 도인 지라 기독교 도리는 동서양 사람을 아울러 추구해야하는 구원의 한 큰 길이라는 입장이다.  
  
  최병헌은 기독교를 아시아의 종교요 전 인류의 진리대도로 인식했다. 우리 민족의 종교나 동양 전통종교가 아닌 타국 서양의 종교인 기독교 도리를 배우고 믿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 그는 “유불선 삼도가 모두 타국에서 왔거늘 어찌 우리나라 교라 하느냐. 공부자는 노국 창평현에서 나시고, 노백량은 초국 고현에서 나고, 석가여래는 천축국 석란도에서 났으니, 이 교의 조상들이 하나도 대한 천지에서 난 이는 없으되 … 구세주 예수께서는 아시아 서편 유대국에서 나셨으니 또한 우리 대한과 한 부주 안에 있는 지라. 하필 외국교라 지목하고 행치 아니 할 것이 무슨 곡절이니까.”라고 대답했다. 우리 민족, 우리나라 종교라고 하는 유불선 전통종교가 실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 들어왔으며, 기독교의 기원인 예수 그리스도가 역시 한 아시아에서 출현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서양의 구분에 의한 기독교 배척의 이유는 없다고 본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본질적으로 도는 국경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진리이며 그 중에서도 기독교의 구원의 도리는 동서고금의 인류가 따라야 할 참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동서고금을 포함하는 기독교의 ‘대도’(大道) 터전 위에서 동서문명의 장점을 포괄 또는 융합하는 ‘대기’(大器)의 새 조선문명을 건설하려는 입장을 찾아 간 것으로 보인다.

  둘째, 동양과 우리 민족의 전통종교문화를 상대적으로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배타적인 선교사들과는 달리 이분법적으로 배척하지 않고, 그리고 수구적인 위정척사파와도 다르게 무조건 정통으로 주장하지만 않고, 기독교 복음에 입각해서 그 가치를 헤아리는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시간적으로 새롭게 한국기독교의 역사적인 좌표가 자리매김 되어 지고 있다.

  그래서 동양전통종교의 성현들도 다 지옥에 가기는커녕 착한 일만 했으면 마땅히 천당으로 갔을 것이라고 노병선은 믿고 있다. 동양종교의 역사적인 위치와 가치가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진 유교의 서적들을 들어 “요순 우탕 문무 주공 공맹이 하늘에 계신 상제를 공경”하셨다고 보며 “동방성인들도 하나님을 공경하였소”라고 주장되기도 했다.

   최병헌은 유교의 공자와 불교의 붓다와 도교의 노자를 비롯한 동양의 성현군자들이 모두 하나님의 ‘선행하는 사랑’으로 밝고 어진 세상을 열기 위해 보낸 하나님의 사람들이라고 보았다. 그들은 동양을 위해 좋은 법과 가르침을 많이 펼쳤다고 했다. 유불선의 역사적인 가치가 긍정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흑백이분법으로 동양전통을 무시하거나 혹은 반대로 우상시하는 위험을 넘어 그 장단을 헤아리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병헌은 중추가절일 즉 추석의 의미를 “우리 조상의 근본 되시는 하나님께 우리 몸으로 산제사”를 드리는 것으로 새롭게 해석했으며, 조상제사도 효의 정신을 살리되 그 형식은 새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보았다.

  셋째, 기독교 도리의 본질 즉 기독교 복음의 진리와 근대 서양 기독교의 정책과 제도와 문화와 같은 외피를 꿰뚫어 구별해내는 혜안을 갈고 닦는 길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서양 기독교 혹은 서양 근대 문명이라고 무조건 받아들이기는커녕 나름대로 성찰하여 수용하려고 했다.

  기독교에서 민족종교인 대종교로 개종한 주시경에게 대답한 전덕기 목사의 심중고백은 그 전형적인 입장이라 할 수 있다. 면압 최익현(1833-1906)이 대마도에서 순국하자 이상재, 이갑, 양기탁, 전덕기, 주시경 등 70여명이 탑골승방에서 거행된 추도식에 참석했다. 전덕기 목사의 상동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던 주시경은 “탑골승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전덕기 목사에게‘무력 침략과 종교적 정신 침략은 어느 것이 더 무섭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전 목사가 ‘정신 침략이 더 무섭지’함에, 주시경은 ‘그러면 선생이나 나는 벌써 정신침략을 당한 사람이니 그냥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라고 하였다. 전 목사는 ‘종교의 진리만 받아들일 일이지 정책은 받지 않으면 될 것이요’하였지만, 주시경은 과거 사대사상이 종교침략의 결과임을 알고 대종교에로 개종하였다.”고 한다.
 
  우리 민족이 근대 기독교 선교를 통해 서양제국의 정신침략을 받고 있기에 대종교로 개종한다는 주시경의 입장에 대해, 전덕기 목사는 종교의 진리 곧 기독교 복음의 진리만 받아들이고 그밖에 서양제국의 비복음적이거나 비진리적인 요소를 거부하면 된다는 분명한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 서양문명과 서양기독교문화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각이 확보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기 주체적으로 수용된 기독교 복음의 바탕 위에 동서양문명의 장단점을 성찰하여 받아들이며 새로운 조선문명을 열어갈 수 있는 대도대기(大道大器) 패러다임의 혜안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구원과 평화의 ‘대도’를 믿고 받아들여 실행함으로써 이 지구 위에서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평화를 실현하려는 큰 비전을 품고 있었다. 개화운동과 독립운동, 민족목회와 만주선교에 헌신했던 해석(海石) 손정도 목사는 “이 세상이 생겨난 후에 인류에게 가장 비참한 일은 전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그러나 이 세상에 전쟁을 억누르고 평화를 얻으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것은 무엇인가 하면 음부의 권세를 근본적으로 파멸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에 와서 깨달은 사람마다 자기 몸을 희생해서라도 음부의 권세를 이기고자 했습니다. 공자도 그런 사람이고 석가도 그런 사람이고 모하멧도 그런 사람입니다. 그들의 행함에도 많은 효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음부의 권세를 이기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면 세상을 이기고 음부의 권세를 멸한 분은 누구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입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아주 중요한 초점은, 전쟁의 비극을 일으키는 어둠과 죽임의 세력을 이기고 이 세상의 평화를 이루어가는 역정에서 유교의 공자와 불교의 석가와 이슬람교의 모하멧드가 지닌 역할과 위치가 긍정되고 있으며, 그 인정의 바탕 위에서 근본적으로 죽음의 권세를 멸한 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고백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 동서종교 간의 갈등과 싸움을 피하면서 한국의 기독교인으로서 확고한 자기 정체성을 지니고 세계평화의 지평을 열어가는 새로운 대도대기 패러다임의 환한 빛이 비치고 있다.
 
  다섯째, 역사 속에서 역동적인 활동과 평화로운 세계 창조를 근원적으로 가능케 하는  기도 생활에서도 대도대기 패러다임의 기도 영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영적인 생명의 장(場)이 출현했다. 최병헌은 1899년 1월 정동교회의 만국기도회에서 세상을 초월하는 성령의 한없는 기쁨을 체험한 바 있다. 그 후 그의 기도 영성은 깊어갔는데, 인생의 연륜이 쌓여갈 수록 기독교와 동양종교의 영성이 유기적으로 융합되어 새 차원을 열었던 것이다. 그는 “수양의 필요”에서 기도 생활의 핵심에 관해, “靜坐黙禱이니. 夙夜暗室에 攵手跪坐하되 頭正腰直하여 不偏左右하며 主力下腹하여 閉氣丹田하고 收會精神하여 一心灌頂하며 救主를 膽仰하여 寂然不動하고 入於主懷하여 聖訓을 秘聽하라. … 身은 樂園에 主와 共在하고 澹然한 靈臺에 心魂은 埃田에 常遊하리니, 主의 榮光도 可以 得見이요 主의 聖音도 加以 得聞이라.”고 했다. 곧 유교의 정좌, 불교의 명상, 도교의 단전과 기독교의 영적 기도가 융합된 어떤 새로운 경지에서 영원한 초월적 실재를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탁사 최병헌은 좌우명 중에서도 “무상으로 기도함. 성신이 임하신 듯 공공허허하며 무형무상한 가운데 존엄하신 보좌 앞에 모시고 있으며, 요요적적하며 무성무취한 가운데 공중의 높으신 소리를 듣는 듯 하여 묵묵히 서로 교통함으로 희락이 충만함.”이라고 했다. 즉 불가의 공(空)과 도가의 허(虛)과 유가 중용의 무성무취 영성이 기독교의 성령 영성과 융합된 어떤 심원하고 탁월한 경지에서 하느님의 사랑의 생명과 상호교류와 교제를 통해 영원무한한 기쁨과 평화를 향유하며 사는 길을 추구했던 것이다.

  여섯째, 우리 민족의 새 길로 추구된 기독교의 대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개척되었다. 북미 한인기독교의 초석을 놓은 샌프란시스코한인교회에서  1908년 12월 창간되어 양주삼, 윤병구, 이대위 등에 의해 발행된 월간 잡지 이름이 바로 <대도>(大道)였으니, 여기 당시 한국기독교인들이 공유했던 ‘대도 패러다임’이 선명하게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양주삼은 대도를 하나님의 큰 진리 곧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도리로 보았다. 그는 “ 크도다 도여, 장하도다 도여, 귀하도다 도여, 도가 있으므로 만물이 생겼으며, 도가 있으므로 만물이 보존되며, 도가 있으므로 하나님을 알게 하며, 도가 있으므로 속죄법이 있도다. … 대저 도라 하는 것은 이 세상에 하나이오 둘이 없으며, 도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오 참 이치라. … 도성인신(道成人身)한 예수를 믿는 것은 하나님께로 나오는 큰 길이니 인생에서 관계됨이 긴요 막심하도다. … 하나님의 도는 사람의 육신과 영혼에 관계됨이 공기보다 천만 배나 더 밀접 긴요하여 사람이 만일 일초 동안만 먹지 못하여도 생존을 얻을 수 없으리로다. …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도라’하셨으니 예수를 버리고 어디서 도를 구하리오. … 하나님께서 우리 2천만 인민에게 대도를 주시어 구원을 얻게 하소서, 기도하노라”고 했다. 
            
  그리고 박용만은 1909년 1월 발간된 <대도>에서 ‘대도’ 패러다임을 해명했다. 그는 “원래 도는 하나뿐이오 둘이 아니라. 고로 이왕 동양학자들은 말하기를, 도라 하는 것은 하늘이나 사람에게 가는 곳마다 모두 합당한 이치라 하였고, 또한 신약성경에는 말하기를, 태초에 도가 있으니 도는 곧 하나님의 말씀이라 하였으니. … 그런고로 소위 도라 하는 것은 비록 공자와 석가여래와 예수, 모하메드가 다 각각 말한 듯 하나, 그 실상은 다만 하나님의 한 말씀이요 오직 그 가르치는 법만 다름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런 하나뿐인 보편적인 대도의 길에 들어서면 동서고금의 모든 인류, 동양이나 서양, 황인이니 백인이 모두 한 길 즉 대도를 걷는 큰 길벗이라는 보았다. 즉 “상고로부터 오늘까지 어떤 사람이든지 이 세상에 떨어지면 이는 곧 하나님의 도안에 거하여 모두 한 길에 들어선 사람이요. 특별히 황인이나 백인이 딴 길이 있어 각각 가는 것이 아니라. 그러므로 우리 사람은 이왕부터 오늘까지 꼭 한길에 들어서 한 발자국도 다른 지경을 디딘 바 아니었거니”라고 한다.

  그는 역사 속에 있는 다종교 현상의 원인을 “오호라, 큰 도여. 어찌 다름이 있으리 만은 다만 사람들의 가르침이 같지 않은 까닭이로다.”라고 보며,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보편적인 도는 큰 한길이지만은 인간들의 깨달음과 가르침은 각각 성향과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데서 찾았다. 그리고 새로 자기와 민족과 세계 구원의 큰 도로 받아들인 예수 그리스도의 대도가 기존 동양의 진리를 완성케 한다고 말했다.

  여기 서양이나 미국의 기독교인들과 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과 세계의 보편적인 구원의 도로 따르면서도 수천 년 닦아온 동양종교전통과 역사문화를 지닌 한인 기독교도로서 동서양 전체를 아우르며 가는 큰 한 길 곧 대도가 천명되어 있다. 앞의 노병선이나 최병헌, 그리고 전덕기나 양주삼이나 박용만에서 확인되듯이 ‘대도’는 우연한 표현이 아니라 초기 한국기독교인들의 고뇌와 지혜에서 나온 의식적이고 모험적인 개척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동서양을 포괄 혹은 포월하는 ‘대도’의 바탕위에 새 조선문명의 미래를 건설하려고 나선 대도대기 패러다임이 출현했다고 해석해낼 수 있다.
    
  일곱째, 새롭게 자기와 민족과 세계 구원의 한 길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도를 받아들이고 목회와 민족운동에 투신했던 선각적인 감리교인들은 그 초기에 이미 한국감리교도로서 확고한 자기 정체성을 지니고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그 한 전형을 손정도 목사에서 볼 수 있다.

  그가 1912년 북감리교회의 만주 중국동북지역 선교사로 파송되어 활동하다가 하얼빈에서 일제의 가쓰라 공작 암살모의사건 조작으로 체포되었다. 그때 러시아의 국교인“희랍교회 신부는 재감 중에 있는 목사님을 방문하여 설유(說諭)하는 말이, 지금 피금(被禁)중 한인 전부를 일영사관으로 옮기라 하니 당신은 기독교 목사니 우리교회로 입교할 것이면 보호하여 일영사관에 옮기지 않겠노라 하였다. 목사님 대답에, 나는 한국기독교 감리회 파견 목사로 당지에 주임하고 있으며 전도하노라. 귀 교회로 갈 수도 없고, 나는 일본영사의 취체(取締)하는 죄가 없으니 귀 신부는 염려하지 마시오”라고 응답했다. 그 후 손 목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문을 당하고, 진도에서 1년여 유배형을 살 때 “북쪽 멀리 하얼빈에서부터 서울까지에 아홉 번이나 죽었다가 겨우 피어났다는 악독무도(惡毒無道)한 왜정(倭政) 고문의 정황”을 증거 했다.

  만일 희랍정교회에 입교하고 피신했으면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 죄 없는 고문을 한국감리교회의 목사요 선교사로서 확고하고 당당한 자각 위에서 “몸은 죽여도 영혼을 능히 죽이지 못할 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 … 나는 하나님이 두려워서 없는 죄를 거짓말로 있다고 못하겠노라. … 너희는 나의 육신을 죽이나 하나님은 나의 영혼을 영원한 천국에 영접하신다.”는 강인한 영생신앙으로 이겨냈던 것이다. 그 혹독한 고문의 후유증은 손정도 목사의 육체에 계속 고통을 주었고, 이 땅에서 그의 생명을 단축시켰다.
          
  이렇게 초기 한국기독교의 선각적인 지성인들은 동양문명 전통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조선인으로서 주체적인 자각 위에서 서구 문명과 기독교를 수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대도대기 패러다임의 한국감리교회와 개신교 맥락에서 이후 결정적인 때 역사의 요청에 응답했으니, 천도교와 불교와 뜻을 같이하고 협력해서 1919년 3월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

4) 한국감리교회의 3‧1운동과 그 의미

  역사적으로, 옛 조선이 아닌 현대 한국은 3․1운동과 그 정신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이 3․1운동의 대 사건에서 개벽운동과 개화운동의 흐름이 함께 참여하며 공명했던 것이다. 기독교 16명과 천도교 15명, 그리고 불교 2명이 민족대표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개벽과 개화의 역사맥락이 합류되었고, 함께 공명했다. 그 결과, 자유와 인권 ․ 정의와 인도(人道) ․ 평화와 공존공영의 3․1정신에 바탕을 두고 옛 조선이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의 정부(임시)가 탄생했다. 실로, 현대 한국과 현대 한국인의 민족적인 정체성의 토대가 여기 3․1운동 과정에서 놓여졌다.
            
  3․1운동은 영적인 진리와 현실세계의 요청, 하늘나라와 땅의 나라, 하느님 나라와 자주독립의 나라, 궁극적 진리 추구와 역사의 시대적 요청, 초월 세계와 내재 세계가 상호 관통되고 융합되고 통전(統全)되는 지평에서 발생하고 전개되면서, 우리 민족사의 새로운 차원을 생성시켰다. 다시 말해, 현대 한국의 역사적인 자기 정체성 혹은 현대 한국인의 민족적인 자기 정체성의 심원한 지평은 동서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 초월성과 내재성, 영적인 세계와  역사의 세계가 상호 공명하고 합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출현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 민족의 역사의식의 새 지평과 그 인류보편사적인 의미를 이끌어내며 현대 한국의 정체성이 생성 되었다.

  1919년 독립만세운동은, 한 통계에 의하면, 집회 수 약 1,500회, 참가인 수 약 200만에 달했다. 그리고 일본 군경의 무자비한 탄압은 7,509명의 귀중한 생명을 빼앗아 갔고 부상자 15,961명을 냈으며, 체포된 한인은 46,948명, 불태워 버린 민가 715동, 교회당 47동, 학교 2동 등이었다.

  특히 기독교의 참여는 아주 커서 그 피해 또한 심각했다. 당시 총인구 약 2천만 중 25만 여명으로 1.5 %였던 기독교인이, 전체 피검자 19,525명 중 3,426명으로 17.6%로, 여성 총 피검자 471명 중 309명으로 65,6%를 차지하고 있다. 일제에 의해 수원 제암리교회 학살 사건, 천안 병천 학살 사건, 서울 기독교인 십자가 학살 사건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탄압이 자행되었던 것이다.

  여성들의 참여와 활동은 아주 각별했다. 특히 3월 1일까지 거사가 은밀히 진행되어 폭발할 수 있었던 데는 여학생들의 연락활동이 주효했다. 세브란스 의학부 대표로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이갑성은 “세계적으로 보아도 특별히 우리나라 여성들과 같은 여성은 없다고 그때에 내가 단정한 것입니다. 그때 우리들은 의논만 하였고, 결국 그것을 연락하고 시행하는 일인 가장 책임이 무겁고 위험한 일은 전부 여성들이 맡아서 했습니다. … 여학생들은 일어서서 눈물을 흘리면서 백번 죽어도 좋으니 우리에게 할 일을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때 비밀서류를 전할 때 남쪽에는 스물 미만의 어린 학생은 몸수색을 안했기 때문에 괜찮았으나, 이북의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로 가는 학생들은 아무리 어려도 몸수색을 하였기 때문에 남학생들은 갈 수가 없었고, 62명의 여학생들이 그 무서운 일을 다해냈습니다.”라고 증언했다.        
  당시 이화의 여학생 유관순은 경성에서 3‧1운동에 참여하고 학교가 휴교하자 천안 병천 고향집에 내려왔다. 그리고 지역유지들과 만세운동을 모의하여 4월 1일 병천 시장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일제 헌병의 감시를 피해 사촌언니 유예도와 함께 동지규합과 비밀연락을 담당했을 뿐만 아니라 시위 현장에서도 적극 참여했던 것이다.    
 
  그중에서 한국감리교도들의 참여는 아주 적극적이었다. 민족대표 33인 중 9인이 감리교도였을 뿐만 아니라 현순과 손정도는 3‧1독립운동 준비와 거사 단계에 깊이 개입하고 상해 임시정부 활동을 선도했다. 감리교의 각 지방마다 피해자들이 속출했고, 협성신학교는 1년여 문을 닫아야 했다.  
    
  33인 중의 한 분인 신석구 목사의 진술은 당시 감리교도들이 지니고 있었던 민족구원 신앙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왜 역사현실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고, 어떤 각오로 독립운동에 임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우리민족의 천고에 씻지 못할 치욕. 경술합방도 불과 10년에 일본 관리와 조선 주구배의 탄압으로 민족의 사상은 점점 사그라져 감을 볼 때에, 이 모양으로 30년만 경과하면 민족정신은 아주 소멸될 듯한 감이 있어 근심은 깊어가나, 전도가 망연히 보이지 아니하였다.…

  그 후 새벽마다 하나님 앞에 이 일을 위하여 기도하는데, 2월 27일 새벽에 이런 음성을 들었다. ‘4천년 전하여 내려오던 강토를 네 대에 와서 잃어버린 것이 죄인데, 찾을 기회에 찾아보려고 힘쓰지 아니하면 더욱 죄가 아니냐.’ 이 즉각에 곧 뜻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곧 독립이 되리라고는 믿지 아니하였다. 예수 말씀하시기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그냥 한 알대로 있고 죽으면 열매가 많이 맺힐 터이라’하셨으니, 만일 내가 국가 독립을 위하여 죽으면 나의 친구들 수천 혹 수백의 마음속에 민족정신을 심을 것이다. 설혹 친구들 마음에 못 심는다 할지라도 내 자식 3남매 마음속에는 내 아버지가 독립을 위하여 죽었다는 기억을 끼쳐 주리니 이만하여도 족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때 어느 형제가 나에게 말하기를, ‘어떤 선생님 말씀이 시기상조라 합디다.’하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나도 이른 줄 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독립을 거두려 함이 아니오, 독립을 심으러 들어가노라’하였다.…

 그때 특이한 것 두 가지를 기록한다.
  1은 단결이다. 그 때 세 종교 단체 외에 경성시내 중등 이상 공사립학교 남녀 학생들에게 다 연락하였으되 정각까지 비밀이 탄로되지 아니한 것은 그 단합된 정신이 어떠하던 것을 미루어 알 수 있으며,
  2는 희생적 정신이다. 그 때에는 33인은 물론이거니와 삼척동자까지라도 애국심이 충일하여 생명을 불구하고 돌진하였던 것이다.…

  경무총감부에 구류되었다가 1주일 만에 서대문 감옥에 이수되어 독방생활을 하게 되었다.… 세간의 모든 복잡한 생각을 다 포기하고 다만 묵도하는 중 영혼을 예비하고 앉아 있으니까, 감방이 나에게는 천당같이 아름다우며 자나 깨나 주님께서 늘 내 우편에 계심을 든든히 믿음에 말 할 수 없는 환희 중에 잠겨 지냈다. 나는 40여년 신앙생활 중 그때 5개월 간 독방생활 할 때 같이 기쁨의 생활을 한 때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 바로 당시 독립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들이 지니고 있던 민족구원의 신앙과 독립정신의 본질이 있다. 이런 신앙과 민족애를 바탕으로 전개된 것이 3․1운동이었다. 그리고 그 근본 바탕에 나타난 한국기독교의 3‧1정신과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과 부활생명에 한 가지로 동참하는 전인격적이고 전적인 신앙을 통한 자유와 사랑과 평화생명운동이라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1919년 북감리교회 통계를 보면, 교회당 472개, 교인총수 35,482명, 목사 65명, 전도사 262명이었다. 남감리교회는, 입교인 5,077명, 학습인 800명, 합계 5,877명이었다.

5) 시대의 변천과 한국감리교회의 위기

  그런데 1920년대 중반이후 시대가 변하면서 첫째 패러다임의 감리교회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시대는 살아 있는 그 무엇이다. 시대는 언제나 변천하고, 그 변한 새 시대는 우리에게 또 다른 사명을 준다. 1920년대, 특히 그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조선사회는 소용돌이치는 한 시대의 변천에 직면해 있었고, 이것은 당시 조선교회에게 선교의 좋은 기회보다는 극복해야할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감리교회는 변한 선교 상황 속에서 여러 문제들에 대응하며 자기 사명을 다하기 위해 자기부정을 통한 자기 초월로 역사의 새 지평으로 나아가야 했다.

  외적으로, 이 위기는 감리교회에 성장의 침체와 감소 현상으로 나타났다. 감리교회의 경우, 3.1운동의 긍정적인 영향 등에 의한 역동적인 성장이 1924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쇠퇴하고 있었다. 북감리교회는 학습인과 입교인을 포함한 교인 수가 1924년에 20,114명이더니 1925년에 19,480명, 1926년에 19,036명, 1927년에 17,522명, 1928년에 15,214명, 1929년에 14,118명으로 현저히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남감리교회도 사정은 비슷하여 1924년에 11,875명, 1925년에 11,778명, 1926년에 10,560명, 1927년에 9,404명, 1928년에 8,631명, 1929년에 9,007명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단지 교인수의 감소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갈등 요소를 내포하고 있었던 현상이었다. 곧 초기 교회가 지닌 구원을 향한 간절한 소망이나 시대를 향한 선각자의 지성과 헌신도 사라져 갔고, 그렇다고 이미 다르게 변천한 시대를 향한 구체적인 비전을 지닌 것도 아니었다. 문자주의 혹은 형식주의와 영적이고 정신적인 신앙운동 사이의 마찰이 심각하게 발생했다. 교파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이른바 서북파와 기호파 사이의 지역 대립도 거세졌다.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 경향 사이의 삭막한 갈등이었다. 서구에 정서와 정신의 고향을 두고 있었던 선교사들과 토착적이고 민족적인 조선신앙인들 사이의 갈등이었다. 과학사상과 현대사조의 유행으로 청년층의 교회 이탈이 가져온 충격이었다. 일제의 수탈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을 타고 급부상한 사회주의운동의 공격이 있었다.

  그러면 이런 위기 현상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당시 조선사회와 교회를 심각한 위기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던 암적 요소들은 무엇이었을까? 깊어만 가던 일제식민지의 어둔 밤 속에서 어떤 부정적인 요소들이 남.북감리교회로 하여금 서로 합동하여 대응하도록 도전해오고 있었을까? 이것은 ,사실, 이후 조선감리교회 구조의 성격과 신학의 방향을 그 안에 품고 있는 중요한 물음인데, 그것은 대체로 변천한 시대상황에 적극 대처하려는 태도와 구시대의 해결책과 사고방식을 고수하려는 입장 사이의 갈등에서 생겨나고 있었다.

  첫째, 크게 보아, 당시 조선교회는 지나간 시대에 지녔던 조선인의 영혼과 민족을 구원하려는 순수한 열정과 생명력 넘치는 헌신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이미 다르게 변한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창조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전망(vision)과 선교방법과 삶의 방식을 찾지못하고 있었다. 조선후기나 대한제국시대나 일제식민지 초기와는 달리, 조선교회는 점점 더 새로운 구원의 힘과 길을 찾아 헤메이고 있던 청년들이나 일반사회 전체에 희망의 밝은 빛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곧 초기 교회가 생명처럼 간직하고 있었던 구원을 향한 간절한 소망이나 사회와 시대를 향한 선각자의 지성과 헌신적인 실천을 지닌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이미 다르게 변천한 시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과 힘을 지닌 것도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과거의 생명력 있는 뿌리에서 멀어지고, 또 한편으로는  당시 사회에서 떨어진 조선교회는 내일의 희망찬 길을 열어가는 데서 많은 문제들을 발생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둘째, 문자주의 혹은 형식주의와 영적이고 정신적인 신앙운동 사이의 마찰이 이때부터 심각하게 생기기 시작하였다. 조선교회가 40 여년의 역사를 지니게 되면서 나타난 과거에 형성된 교리문자나 교회체계에 안주하려는 보수적인 태도와 과거에 한 때 사용하였던 옛 방식과 내용의 사경회나 부흥회를 과감하게 넘어서려는 새로운 영적 각성운동 사이에서 일어난 갈등이었다. 이후 이용도의 부흥운동이나 최태용의 복음교회운동, 김교신의 무교회운동과 기존교회의 마찰은 이런 맥락에서 출현하는 역사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심해가는 교파 사이의 갈등을 극복하고 어떻게 조선에 하나의 기독교회를 세우는가의 문제였다. 이미 조선에 들어온 감리교회와 장로교회와 성결교회 등 각 교파교회들은 제각기 독립된 신학교를 세우고 서로 다른 성향의 신학내용으로 교역자들을 배출시키고 있었다. 그 결과, 각 교파교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협력하고 보완하여 한 조선교회의 넉넉한 그늘아래 모이기보다는 점점 더 교파신학과 교파교회로 굳어가면서 마찰과 갈등을 빚어내고 있었다. 특히 감리교회와 장로교회의 차이가 심해갔는데, 이에 대한 우려로 일부 기독교지성인들은 “대동소이”(大同小異)의 정신에서 양 교파의 합동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넷째,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경향 사이의 갈등이었다. 근본주의란 시대와 상황과 문화와 사회와 역사의 변천과는 상관 없이 자기가 이해한 기독교의 근본되는 교리를 보수해야한다는 기치 아래 성서의 문자영감설과 무오설에 기초하여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십자가 대속, 육체의 부활, 최후심판을 위한 그리스도 재림의 근본주의 5원칙이란 기준의 칼로 자기와 다른 신앙유형과 신학경향을 판단하는 배타적인 신학태도이다. 반면, 자유주의 신학이란 성서의 계시와 영감과 진리와 그리스도 믿음에 의한 구원을 주장하면서도, 그 내용을 새로운 시대와 사조의 변천을 따라서 여전히 생명력있게 살아있는 구원의 도리가 되도록 적극 재 해석할려는 포용적인 신학자세이다. 이러한 두 경향 사이의 갈등은 크게 보아 장로교회와 감리교회 사이에서 나타났는데,  초기부터 장로교회의 선교사들은 보수적인 근본주의 신학의 영향을 깊이 받고 있었고 감리교회 선교사들은 개방적인 진보주의 성향을 띠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그 먼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서로 상대 편을 향하여 “마귀의 사상”이니 “완미고루”한 낡은 사상이니 하며 비난하고 나섰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으며, 이런 대립은 이후 ‘여권주장사건’과 ‘모세의 창세기저작설 부인사건’(1934)과 ‘아빙돈성경주석사건’(1935)로 표출되었다

  다섯째, 서구에 정서와 정신의 고향을 두고 있었던 선교사들과 토착적이고 민족적인 정서와 사고와 관심을 지닌 조선신앙인들 사이의 갈등이었다. 3.1운동 때까지만 하더라도 극히 친일적인 선교사들을 제외하고는 선교사들과 민족적인 신앙인들 사이에 그리 큰 마찰은 없었다. 그러나 1920년대 전반 다소 숨통이 트인 이른바 문화정치 기간 중 <동아일보>, <조선일보>, <청춘>, <개벽>, <청년> 등을 통해, 그리고 1925년의 조선기독교계대표자회의와 예루살렘국제선교협의회(1928) 등의 토착적인 사조의 영향을 통해 민족주의 정신으로 고취된 조선신앙인들은 구태의연한 선교사들에 대해 비판적일 수 밖에 없었다. 조선기독교계대표자회의에서 일어난 한석진의 마펫(S.A. Moffett)을 향한 비판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여섯째, 과학사상과 현대사조의 유행으로 청년층의 교회 이탈이 가져온 충격이었다. ‘20년대 초반만해도 3.1운동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민족과 사회의 희망을 가지고 교회 안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교회안에서는 근대교육에 의해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세계관을 지니고 있었던 새로운 세대들에게 적합한 신앙내용이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치못함으로써 조선교회나 청년들에게 모두 실망스런 결과를 끼치게 되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적극적인 응답이 이후 조선감리교회와 교리적 선언의 “청년성”과 “진보성”으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일곱째, 일제의 수탈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을 타고 급부상한 사회주의운동의 충격으로 교회는 타격을 받고 있었다. 당시 조선인들이 격고 있던 가난의 참상은 말이 아니었다. 1920년부터 시작된 허울좋은 산미증식계획은 조선농촌을 일본의 식량공급기지로 만들어갔고, 일본인 농업회사와 지주들의 증가로 농민들은 궁핍한 소작농으로 연명해야 했다. 서울을 비롯한 도시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본상인들의 침투와 확장으로 경제적인 터전을 잃고 유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살기위해 만주나 시베리아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적이고 과학적이고 물리적인 폭력수단에 의한 민중해방의 이데올로기로 떠오른 사회주의운동의 물결에 많은 청년들이 젖어들고 있었으며, 무신론을 주장한 그들은 기독교를 자본주의의 앞잡이며 제국주의의 주구이고 민중의 아편이라고 비난하면서 반기독교운동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강매, 신흥우, 김윤경 등 일부 기독교지성인들이 자성과 개혁의 소리를 외쳤으나, 당시 조선교회로서는 맑스의 유물론과 사회주의의 도전을 창조적으로 극복하면서 경제문제와 민족해방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덟째, 지역 감정의 지역 갈등으로 이른바 기호파 세력과 서북파 세력 간의 마찰이 심해지고 있었다. 윤치호와 양주삼에 이어 감리교회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떠오른 신흥우는 1925년 그가 총무로 있던 YMCA를 중심으로 기독교계와 학계와 언론계와 실업계 인사를 모아 흥업구락부를 조직하고 재미운동단체인 이승만계의 동지회를 지원하면서 외교운동과 실력양성운동을 전개했다. 이것은 안창호계의 흥사단 지원 세력과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감리교회 안에서는 이후 신흥우를 중심으로 모인 세력이 윤치호와 양주삼의 주도권에 도전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지역갈등도 커져갔다. 
                  
  1927년 7월 양주삼 목사는 한국교회의 이런 위기 현상을 다음과 같이 파악했다. 
 
  한국에서 그리스도의 교회는 위기의 시간을 맞고 있다. 기독교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태도는 이전과는 아주 다르다. 그것은 이제 호의적이기보다는 비판적이다. 게다가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스스로의 방식으로 풀어야 할 심각한 문제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리교회합동운동은 ‘한국을 복음화할 수 있고 기독교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이다. 그렇다. 한국을 기독교화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이것은 우리가 대답해야할 아주 중요한 물음이다 … 한국감리교회합동운동은 기독교회의 매우 급박한 요구에 응답하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이렇게 다시 한국교회가 침체해가는 분위기 속에서 창조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교회의 시대적인 사명을 다하기 위해 기존 북감리교회 조선연회와 남감리교회 조선연회가 합동하여 “기독교조선감리회”의 지평으로 도약해 나아갔던 것이다.

3. 일제하와 분단전쟁 시련기 “기독교조선감리회”패러다임(1930-1977)

1)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조선교회로!

  한국감리교회의 두 번째 패러다임은 1930년 12월 북감리교회와 남감리교회가 합동하여 “조선감리회”를 조직하는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만들어졌다.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조선교회’가 되어 새 시대에 희망을 주는 선교적 사명을 다하고자 출현한 기독교조선감리회는 개화기의 대도대기 패러다임의 맥락을 따르면서 역사의 새 차원으로 도약을 감행한 희망의 신앙공동체였다. 즉 초기 한국감리교회의 대도대기의 생명 맥은 1930년 기독교조선감리회의 세 비전의 꽃 즉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조선교회’의 패러다임으로 창조적인 계승을 맞았던 것이다.

  그때 기독교조선감리회의 비전 즉 감리교회의 두 번째 패러다임의 초점은 구조와 제도적으로는 ‘영적 민주주의’구현으로, 사회선교적으로는 ‘사회적 구원의 진보주의’실천으로, 신학사상적으로는 ‘복음적 자유주의’로 추구로 나타났다. 이것이 기독교조선감리회 창립과 운영의 핵심 가치요 원칙이었던 셈이다.    
        
  그 빛 아래서 일제하 역경 속이라 경제적으로는 미국북감리교회와 남감리교회의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명실상부하게 독립 자치 총회를 조직하여 양주삼 총리사를 선출하고, “교리적 선언”을 했으며, 1931년 세계 감리교 역사상 최초로 14명 여선교사에게 목사안수를 주었고, 우리의 손으로 운영하는 자주적인 감리교회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1931년 감리교회의 통계를 보면, 동부‧중부‧서부 3개 연회와 만주선교연회, 20개 지방회, 예배당 735개, 기도원수 163개, 목사와 전도사와 선교사와 전도부인 즉 교역자 567명(남 228, 여 339), 교인총수 58,562명(남26,475, 여32,087)이었다. 참고로, 미국에서도 북감리교회와 남감리교회가 합동한 것은 1939년이었다.

  그러면 기독교조선감리회 패러다임의 특성은 무엇이었을까?

2) 기독교조선감리회의 특성

   - 영적 민주주의와 사회적 구원의 진보주의 
 

(1) 진정한 기독교회의 좌표
                
     조선감리교회는 두말할 것도 없이 기독교회였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이 근본적인 초점을 맞춘 곳은 진정한 기독교회가 되도록 하자는 원칙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이해했던 진정한 기독교회는 어떤 교회였을까?

  먼저, 복음적인 산 교회였다. 이것을 예수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찾고 있었다. 기독교회는 예수그리스도를 나와 세상의 구원자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인 신앙공동체이다. 그런데 그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기독교회의 특성을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믿을 뿐만 아니라 그의 벗이 되어 그를 배우고 따르는 “제자됨”을 이룬 교회로 보고 있었다. 그들은 새 감리교회의 일원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다른 무엇이 아니라 단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겠다는 결단만을 요구하였다.물론 이렇게 예수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진정한 기독교회 안에서는 인종과 성별과 나이와 학식과 계층과 계급의 차이가 없이 하나된 평등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나타나는 조선감리교회의 기독교적인 특성은 그리스도를 전파하여 구원자로 믿고 고백하도록 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삶을 통해 그를 따르는 제자가 되도록 이끄는 교회, 곧 사람의 “온전한” 구원을 추구하는 복음적인 살아있는 교회였다.

  둘째로, 사회적 구원의 기독교회였다. 사람도 교회도 사회공동체 없이는 제 홀로 살아 갈 수 없다. 역사 속에서 기독교인과 교회는 언제나 사회 안에, 사회와 함께 공존해야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해있다. 또한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은 전 창조의 영역을 포함하고 있기에, 당연히 그 안에는 사회공동체를 포함하게 된다. 따라서 선교와 교육과 사회봉사의 사명을 지니고 잇는 조선감리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와 진리의 정신으로 조선사회를 변혁하고 구원해야한다. 여기서 나타나는 조선감리교회의 두 번째 기독교적 특성은 구원의 역사성과 사회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독교였다는 것이다.

  셋째로, 보편적인 에큐메니칼 교회였다. 세상에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따르는 교회는 비단 조선감리교회만이 아니다. 서구의 교회들이나, 당시 새롭게 출현하고 있었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교회들이 다같이 한 하나님과 한 그리스도와 한 성령과 한 세례와 한 구원을 공통으로 고백하는 한 교회여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현실을 보면 세계나 조선에서나 한 구원자를 고백한다는 많은 교회들이 여러 교파들로 나누어져 분열과 대립과 갈등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런 그들의 교회본질과 교파현실에 대한 인식은 조선감리교회의 또 다른 특성을 표출시키도록 했는데, 그것이 곧 보편적이고 에큐메니칼한 한 기독교회의 추구였다.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한 그리스도를 믿고 한 하나님의 힘을 의지하고 성령의 지혜를 따른다면 하나의 조선기독교회를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가하지 않았다.      

 (2) 진정한 감리교회의 좌표

  조선감리교회, 그것은 역시 감리교회였다. 그런데 문제는, 감리교회의 본질은 무엇이고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마당에서 어떻게, 어떠한 참된 감리교회를 세우느냐는 것이었다. 초기부터 선교사들의 의식적인 노력과 몇몇 해외 유학신학도들에 의해 웨슬리와 감리교회의 역사와 신학을 소개받고 이해하고 있던 조선감리교인들이였다. 아직 감리교회의 전체 모습에 대해 넓고 깊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할지라도, 그 본질과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조선감리교회였다. 또한 새 교회의 “역사적 선언”은 전체 감리교회역사와의 연속성을 나타내려는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그들이 추구한 조선감리교회의 감리교적 특성은 개인의 영적인 구원과 사회구원을 조화시키려 한 노력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웨슬리와 감리교도들의 운동은, 사실, “성서적 구원의 길”을 추구하고 완성할려는 구원운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로마가톨릭교회나 영국성공회의 의식 ‧ 제도 ‧ 형식주의나 이신론(Deism)의 메마른 합리주의, 칼빈주의 이중예정론의 율법페기경향이나 루터교회의 무율법주의나 경건주의의 정숙주의 한계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자유은총과 인간의 책임적인 응답”의 구원구조 위에서 의인화와 성화의 온전한 구원을 추구했던 살아있는 복음적 신앙운동이 감리교회를 역사속에 출현하도록 하였다.이렇게 성서적이고 복음적인 신앙의 길 위에서 성령의 내적 증거에 의해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의 “살아있는” 기쁜 경험을 함께 나누며 전했던 감리교회는 ‘세계를 나의 교구’로 삼는 선교적 교회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감리교회 신앙운동의 맥락에서 새로 출현한 조선교회도 역시 ‘참회와 신생과 성화와 완전’의 온전한 구원을 추구하는 산 교회여야 했다. 양주삼은 이런 감리교회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이해하고 있었다.

  감리교회는 ‘진실한 기독교’와 ‘선교적 구조의 교회’와 ‘영적인 부흥의 교회’로 정의 되어 왔다. ‘세계가 나의 교구’라는 구호는 그리스도의 참된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감리교회는 전파되는 곳마다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많은 신앙인들을 만들어왔다. 성령께서 우리의 영과 함께 증거 하는 종교경험에 바탕을 두고 죄인들을 회개와 온전하고 자유로운 구원으로 부르는 감리교회의 복음적 부흥운동은 세상의 여러 지역에서처럼 조선에서도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 죄와 가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오늘날 조선의 최고 요구는 회개와 신생이다. 따라서 감리교회의 부흥은 현재 조선인의 종교적 요구에 응답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조선감리교회에 열정적인 부흥과 선교적 정열이 지속되기를 원한다.

조선감리교회, 그것은 실로 성령의 새로운 숨결 안에서 온전하고 충만한 구원의 내적 경험과 외적인 증거를 함께 나누는 자유와 기쁨과 능력의 산 교회를 추구하였다.

  더 나아가, 감리교회는 개인의 구원과 성화의 울타리 안에 있는 편협한 교회가 아니다. “사랑으로 완성되는 신앙”과 “사회적으로 표현되는 구원의 외적 증거”에 바탕을 두고 사람이 그 안에 살고 있는 창조의 전 영역에 걸쳐 사회적 성화를 이루기 위해 사회적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가 감리교회이다. 조선감리교회 역시 하나님께로부터 일터로 부여받은 조선사회의 개혁과 구원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이었다.

  감리교회는 단지 부흥운동이나 선교만을 하는 교회가 아니다. 그것은 애초부터 공동체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교회이다. 오늘날 조선의 도시나 농촌 사회의 요구는 매우 크며, 여기서 교회는 부름을 받고 있다. 지금은 감리교회의 본성을 나타낼 수 있는 아주 좋은 때이다. 참된 교회는 섬기는 교회일 것이며, 조선에서 감리교회는 부흥적이고 선교적이며 봉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들이 새롭게 창립되는 조선감리교회를 통해 추구하려 했던 참된 감리교회, 그것은 분명히 일제의 억압과 가난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조선사회의 요청에 헌신적으로 응답하는 사회적 성화의 교회였다.

  또한, 참된 감리교회는 그리스도의 은총과 구원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넉넉한 교회이다. 조선감리교회는 편협한 고집이나 왜곡된 선입견으로 오염된 교파심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리스도의 보편적이고 넉넉한 사랑과 대도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다정다감한 형제애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교회를 추구하였다. 실로, 웨슬리의 보편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조선교회였다.

  대외적으로, 조선감리교회는 미국감리교회와의 관계에서 완전히 분리독립된 교회가 아니라 자치하는(autonomous) 교회였다. 당시 피셔(J. E. Fisher)선교사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들이 독립보다는 자치를 주장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인력과 경제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계속 미국교회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유기적으로 관련을 맺는 자치교회를 택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선교보조비의 운영과 선교사 수급 등을 담당하는 중앙협의회(Central Council)를 설치하였고, 그 영향력 또한 적지 않았다. 이 점은 또한 조선감리교회의 독립성 결여로 비판받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또 다른 관점에서 당시의 조선감리교인들이 완전 독립보다는 미국교회와 조직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자치교회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중요한 이유가 숨어있었다. 1930년, 그러니까 만주사변을 코앞에 두고 조선의 완전고립과 착취를 더해가던 일제의 지배아래서 홀로 독립된 교회가 생길 때, 박수를 치는 쪽은 일제였기 때문이다. 창립준비를 위한 전권위원회의 모임에도 일제의 경찰이 감시원으로 따라다니고 있던 상황이었다. 미국감리교회 전권위원 중 한사람이었던 하웰양의 보고는 이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 대표자가 이렇게 말했다: ‘조선인들은 아주 빠르게 고립되고 있다. 우리들은 세계의 중요 회의나 국가들의 회의에 대표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모든 국제적인 모임이 조선인을 거부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교회가 제공하는 국제적인 접촉마저도 갖지 못한다면, 우리는 완전히 고립될 것이다’.

즉, 조선 민족의 독립이나 미래를 위해서도 현 상황에서는 독립교회보다는 자치하는 교회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감리교회와 관련하여 집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모교회”(Mother church)개념이다. 당시 선교사나 조선인이나 모두 미국교회를 어머니교회요, 조선교회를 자식교회(?)로 인식하고 있었다. ‘모교회’는 당시 선교국교회와 피선교국교회 사이의 관계와 위치를 나타내는 데 쓰고 있던 개념인데, 두 교회 사이의 주고받는 현실적인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의식적인 차원에서 꼭 극복했어야 할 한계였다. 신학적으로, 세상에서 그 어떤 교회도 또 다른 교회를 낳을 수가 없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오직 하나님의 섭리의 손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요, 인간들은 오직 그 심부름꾼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아무리 정신적이고 물질적으로 정성을 기울였다고 하더라도 일단 새 교회가 출현하면, 어디까지나 하나님 앞에서 형제나 자매교회의 평등한 관계로 서게 된다. 따라서 어딘지 불평등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모교회보다는 당시 저 옆에서 가끔씩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했던 “상호”공경과 사랑의 형제교회 개념을 의식적으로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3) 진정한 조선교회의 좌표

  그들은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의  “실제적인 한국교회”를 만들려고 하였다. “조선”의 교회로서 감리교회를 새로 세운다는 것은 우리 민족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주체적으로 조선 사회를 개혁하고 몰려드는 외세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조선을 세우겠다는 의지로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복음을 전파하며 새 사람을 만들어내고 있던 감리교회였지만, 이제는 한국 신앙인의 주체의식을 감리교회의 신앙과 예배와 교리와 신학과 정체면에서 공식으로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었다. 미국감리교회로부터 독립을 유지하면서도 유기적 관련을 맺는 자치하는 조선감리교회를 세우면서, 그들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 해 “한국적”인 교회를 형성시키려 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이것은 노병선, 전덕기, 최병헌 등에 의해 초기부터 개척되었던 주체적인 한국 신앙인이 갈 수 있는 길을 걷고 있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였다. 그러면, 조선감리교회를 통해 세우려고 했던 한국적인 교회의 모습은 무엇이고, 그 실현정도는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무엇보다도 먼저, "토착 교회"를 추구하였다. 앞에서도 보았지만 조선에서 남.북감리교회가 처하고 있던 1920년대의 시대 상황은 3.1 운동의 여파로 열린 문회정치의 틈을 타고 식민지 조선에 문화적인 민족의식이 팽배해갈 때였다. 또한 양주삼, 신흥우 등이 참석했던 제 2회 예루살렘 국제선교협의회의 노력에서도 들어났듯이, 세계교회적으로도 당시에 강하게 일어나고 있던 민족주의의 발흥을 목격하고 선교국 교회와 피선교국 교회의 관계를 주체적인 토착의식을 발현시키는 방향에서 새롭게 모색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와 의식이 조선감리교회를 설계했던 전권의원들과 총회대표자들에게서 토착 교회의 추구로 나타났던 것이다.

  그 이론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는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 처할 수밖에 없는 기독교의 “역사성”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많은 시대와 많은 지역에 걸쳐 구원과 진리의 보편성과 우주성을 추구해 온 기독교회였지만, 그러한 보편적인 구원의 효력은 구체적으로 한 시대와 지역을 통해 형성되어 표현되고 실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조선감리교회 역시 보편적이고 세계적인 기독교회를 지향하면서도, 구체적으로는 당시 특정한 조선에서 조선인과 조선사회를 구원하기에 적절한 실제로 한국적인 교회가 되어야 했다.

  우리는 고금을 통하여 전래한 바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서 예배에나 치리에나 규칙에 잘 이용하되 조선의 문화와 풍속과 습관에 조화되게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은 어느 시대나 어느 지방을 물론하고 통용하기에 편리하고 적합하나 어떤 것은 지방적이오 잠시적인 것도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전권위원 중 한 사람이었던 김영섭은 당시에 보편적이었던 시대정신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서구의 양복을 그대로 갖다 입으면 맞지 않이 하는 것같이 우리 체격에 맞게 만들어서 입어야되니까. 이와 같이 우리 생활에 맞춰서 그리스도의 이상을 실현시켜야 되겠다.

우리의 생활, 그러니까 우리의 역사와 문화와 사회와 풍습과 정신 속에서 살고 있는 조선인들의 생활을 따라서 조선감리교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의 정서와 생명에 맞도록.

  양주삼도 또한 합동하는 교회의 정신과 조직을 토착 교회의 관점에서 설계하고 있었는데, 당시 조선인들의 생각을 이렇게 대변해주고 있다.

 그러나 나는 좁은 의미에서 민족교회를 주장하지 않는다. 기독교회는 어느 곳에 세워졌든지 국제적이고 우주적인 정신과 성격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교회는 그들과 함께, 그들을 위햬 조직된 사람들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직되어야만 한다. 모든 민족은 그만의 독특한 요구들을 갖고 있으며, 모든 민족은 조직을 통해 그만의 고유성(genius)을 표현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교회는 그 민족의 고유한 것이어야 하고, 교회의 피는 그 민족의 피이어야 하며, 교회의 생활도 그 민족의 생활이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조선감리교회는 조선인들과는 다른 요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직된 규칙과 법칙 위에 조직되어 있다. 그러므로 조선감리교회는 조선인의 구원과 복지를 위해 조선인의 특별한 요구에 응답할 수 있도록 좀 더 조선적으로 세워져야 한다.

이렇게 주체적으로 조선의 토착교회를 세우려는 그들의 의도는 새 교회의 조직과 직제와 교리 등에 표현되어 있었다. 창립과정에 특선위원으로 참여했던 베이커 감독은 “새 교회는 이름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적이다. 만약 세상 어디에 ‘토착적’인 교회가 있다면, 여기에 그 교회가 있다. 한국인의 생활에 뿌리내리고, 한국인의 환경과 요구에 응답하고, 한국인의 포부와 목적을 표현하고 있는 교회가”라고 평가했다.

  둘째로, 조선감리교회는 조직과 제도와 운영면에서 “민주적”인 교회를 추구하였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무런 차별과 차등없이 하나된 신앙인으로서 다같이 참여하고 다같이 권리를 누리며 다같이 책임을 다하는 평등하고 민주적인 교회의 설립이 그들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역사적으로 유구한 전제정치 밑에서 압제받아오던 한민족이었고, 당시 일제의 식민정치 아래 뼈아픈 고통 속에 살고 있던 조선인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새 희망과 꿈을 지니고 출범하는 조선감리교회에서만은 동 등한 권리와 자유와 책임을 누리는 “민주정체”를 이루려고 하였다. 전권위원 중 한사람은 이런 민주적인 의지를 “전 역사 속에서 한 번도 참된 민주주의 정치를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는 우리 교회 안에서 민주주의를 세우기를 원하고 있다”고 미국교회 전권위원들을 향한 발언 속에서 강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양주삼은 그리스도 안에서 평등하게 하나가 된 기독교인의 동등한 지위라는 신앙적인 관점 에서, 비록 지금은 현실적인 교회가 정치나 사회나 경제 조직보다도 덜 민주적이지만, 새로 설립되는 한국교회만큼은 참으로 민주적인 교회가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로 조선감리교회의 민주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세상에서 모든 언어와 풍토 속에 사는 사람들이 ‘당신들의 주님인 그리스도가 한 분이요, 당신들은 모두가 다 한 형제이다’라고 부르는 단 하나뿐인 조직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는 유대인도 이방인도 없고, 자유인도 종도 없으며, 남성과 여성도 없이 사람들은 모두 하나다.’ 어떤 형태의 조직이나 교회정체를 선택하든지, 기독교회는 민주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과거 역사 속에서 교회는 민족 운동의 지도자가 되어 왔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의 교회가 그렇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
그러나 조선인들은 새 감리교회가 조직될 때, 그 안에서는 선교사들이나 조선인 사역자들이나 남성이나 여성이나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기회와 … 동등한 지위를 누리는 민주적인 제도(Institution)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민주적인 정신과 원리의 적용은 조선감리교회에서 평신도와 교역자 사이의 근본적이고 존재론적인 차별을 극복하고 평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리는 방향으로 적용되었다. 그래서 평신도들도 총회대표가 되며, 연회에도 교역자와 똑 같은 비율로 참여할 수 있게 하였다. 심지어 신흥우, 김지환, 오화영, 이만규, 신흥식 등은 총리사 후보의 자격에서 평신도에게도 똑같은 기회와 자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당시의 민주적 분위기는 매우 강했다..

  여성과 남성의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권을 확립하는 데에서는 “혁명적인 민주적 정신”의 표출이라고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남성과 같이 여성에게도 총회대표자격을 갖게 하고, 여성들에게도 목사 안수를 주도록 규정하여 ,비록 선교사들이었지만, 1931년에는 세계감리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조선감리교회에서 여성목사가 출현하기도 하였다. 윤치호는 “이점에서 조선 감리교회는 ‘모교회들’보다 3백년이나 앞섰다. 그들이 지금까지 오는 데 2백년이 걸렸고, 오늘날 우리가 취한 행동을 선택하는 데 백년은 더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하웰은 여성총대권과 안수제도를 보고 “서구의 감리교회는 동양의 감리교회에 배우러 가야할 것이다. 동양은 그리스도를 가르치는 데서 우리의 선생이 되었다. 한국 기독교 여성들에게는 영예로운 일이 행해졌으며, 이것은 기독교가 그녀를 위해 한 일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그녀는 교회 조직에서 본질적으로 가치를 증명하였다. … 조선감리교회는 세상에서 그러한 정책을 택한 최초의 감리교회이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조선감리교회의 대표자를 감독제 대신 총리사(General Superintendent) 제도로 선택한 것도 민주의식으로 결정한 일이었다. 거의 모든 전권위원들과 특선위원들이 감독제를 거부했는데, 그 주된 이유가 전제적인 특성과, 감독이라는 한국 명칭이 공사장 감독이나 영화 감독의 뉘앙스가 있다는 것과, 장로교회 등과 이후에 합동될 가능성을 파괴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미국교회가 쓰고 있는 감독제를 버리고 4년의 임기와 단 한 번만의 재선 가능성을 조건으로 하여 ‘총리사’를 선출하였다.

  셋째로, 조선감리교회는 사회적 차원에서 “진보적” 방향으로 출발하였다. 여기서 “진보적”이라 함은 그들이 인생과 사회와 역사와 우주를 보는 세계관(Weltanschaung)의 특성으로, 세상에는 그 어느 것 하나도 가만히 정체되어 있는 존재가 없다고 인식했다. 인류를 포함하여 모든 존재는 시대를 따라 새롭게 변화하며, 그것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창조적으로 진보한다. 따라서 “산 생명체”인 조선감리교회도 과거의 낡은 틀과 세계관에 얽매여 있을 수가 2없으며(불가능한 일), 시대를 따라 이미 변하고 진보한 조선 사회와 그 안에 사는 조선인들을 구원하여 이땅에 하나님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시대에 적합한 진보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의지적인 일)는 것이다. 여기에 조선감리교회의  생명적이며 진보적이고 시대적인 특성이 나타나 있다.

  새롭게 창립되는 “진정한 감리교회는 진보적이므로 생명이 있는 이의 특색을 가졌으니, 곧 그 시대와 지방을 따라 자라기도 하며 변하기도 할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현대문명과 과학사상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변해가고 있는 조선사회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과거 시대의 낡은 틀과 구속에서 과감히 “탈출”하여 그리스도의 혁신의 정신으로 모험적이고 개척적인 교회의 성격을 지녀야 한다고 보았다. 신흥우는 “교리나 신조이든지 조직과 치리방법이 모두 새롭게 또는 시대적 과학문명과 합치되여서 그리스도를 일반에게 소개하는 데에 장애가 없도록 될 것이고, 또는 두 단체가 통합되는 데에서 새로운 용기로 아직 발견치 못한 사상과 사업에 모험성을 발휘시켜 그리스도의 혁신의 정신이 그대로 변화 향상하는 원동력이”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변성옥도 “시대에 순응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인류의 문화는 고정적이 아니다. 따라서 각종 사상도 변천되고 인류의 요구도 달라진다. 기독교는 산 종교이다. 산 것은 변화하기를 그치지 아니한다. 기독의 주의와 이상을 가지고 당해 시대의 문화와 지식과 사상과 요구에 순응함이 생활화한 기독교이다”라고 하여, 확고하게 한 시대에 생명력 있게 살아 있는 산 감리교회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런 조선감리교회의 진보적 특성은 민주적 제도의 추구와 교리적 선언의 채택과 사회신경의 도입과 총리원 사회국의 신설로 나타났으며, 이것은 구태의연한 교회의 모습에 실망하고 사회주의나 현대 과학사상에 깊이 빠져들고 있었던 젊은이들을 의식하고 취해진 결정이기도 하였다. 윤치호는 그 결과로 “교육받은 한국 젊은이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조선감리교회나 교리가 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선감리교회의 “진보성”은 조선감리교회의 “청년성”의 지향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넷째로, 조선감리교회의 한국적 특성은 조선에 있는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 보편적인 한 “조선기독교회”를 형성해야 한다는 에큐메니칼한 꿈으로 표출되었다. 처음에 감리교회나 장로교회 등 교파교회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조선인들은 교파가 무엇을 말하는 지 모르고 있었으며, 더 나아가 남감리교회나 북감리교회가 두 파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점점 ‘교파’라는 것이 예수의 정신이나 기독교의 본질적인 요소가 아니라 서구의 역사경험 속에서 형성된 상대적인 부산물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조선에서만은 모든 교파가 하나로 만나 “조선기독교회”를 설립하는 편이 좋다고 믿고 있었다. 변성옥은 이런 관점을 잘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리스도교는 원칙상으로 하나가 될지니, 이는 그리스도가 ‘오직 한분이신 구주‘가 되시는 까닭이다. 각종 교회의 분리는 각 파의 분립의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그리스도의 본의가 아님은 성경의 교훈으로 보아서 확실무 이한 것이다. 예수께서 신자가 하나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기도하셨다. 금일에 분리 되어 대립한 각 교파는 그리스도의 이 기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스도교가 조선에 들어올 때에 그리스도의 가차없는 복음의 진리가 태서 제국인의 호상 연락(聯樂)과 편견으로 인하여 생긴 교파적 자색에 물들어 가지고 들어온 밖에 없는 것은 사세에 여하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조선 신자로서 있어서는 우리의 선조가 깨쳐준 하등의 교파심리의 유전설도 없을 것이고, 또한 서양인의 교파적 감정을 맹목적으로 감수하여 가지고 이것을 조선인 상호간에 운용할 것도 아님은 현명한 신자들이 공인할 바이다. 그래서 남북감리교회의 통합은 금일 그 결실을 얻게 된 것이니 우리는 이로써 조선의 천국 건설에 하나의 신기원을 짓는다고 믿고 기뻐하는 바이다. … 기독화한 신교회를 만들기를 바란다. 이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교파화한 기독교 혹은 서양화한 기독교라는 말과 대조하면 이상할것도 없을 것이다. 오인은 조선화한 기독교도 불원한다. 다만 기독의 주의와 이상을 조선과 세계에 실현하는 기독화한 신교회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양주삼은 남북감리교회의 합동을 “한국에 있는 모든 교파의 위대한 합동을 향한 한 걸음”으로 바라보기도 하였고, 제 1회 합동총회에서는 감.장 양교회 합동연구위원으로 윤치호, 오기선, 정춘수, 홍에스더, 노블, 하디를 선출하기도 하였다. 조선감리교회는 남북감리교회만의 통합에서 만족치 않고 더 나아가 장로교회 및 기타 모든 교파들이 한국에서 하나의 조선기독교회를 형성할 날을 밤하늘의 빛난 별처럼 바라보며 걷기 시작했던 것이다.

3) 기독교조선감리회의 신학적 방향 – 복음적 자유주의

(1) 교리적 선언의 채택 동기와 신학적 상황

  조선감리교회는 우리의 독자적인 신앙고백인 교리적 선언을 채택했다. 이것은 당시 아시아 교회사나 세계감리교회사에서 독특한 사건이었는데, 1905년 한국장로교회가 형성될 때도 인도장로교회의 신앙고백을 서문만 제외한 채 그대로 받아들였으며, 1907년 미국남.북감리교회와 카나다감리교회의 선교부가 합동하여 일본감리교회를 형성할 때도 미국교회의 25개 ‘종교강령’만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1930년에 합동된 멕시코감리교회는 아예 ‘총칙과 종교강령’의 결정을 그 다음 총회로 연기해놓고 있었다. 그래서 남아프리카개혁교회의 역사가이며 신학자인 우스츄이젠(G. C. Oosthuizen)은 “한국교회가 행한 출발은 아시아 교회 신앙고백의 발전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문화적 배경에서 그들 자신의 신앙에서 나온 그들 자신의 진술을 기록했다”고 했으며, 미국감리교회에서는 이것을 <장정>과 <예배서>(Discipline and Hymnal)에 넣어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조선감리교회가 독자적인 신앙고백을 표현하고 선택하도록 작용한 근본적인 동기와 추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당시 교회 안밖으로 주체적이고 민족적인 의식의 발흥이 요구하고 있던 토착 신앙표현의 요청과 근본주의와 자유주의신학 사이의 갈등에 대한 태도 표명의 요청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교리적 선언”이 있기 전에 한국감리교회에서는 “사도신경”과 웨슬리가 미국감리교회에 제공한 “25개조 종교강령”을 받아들여 기독교의 근본 신앙을 가르치는 교리로 사용하고 있었다. 사도신경과 종교강령은 각각 1889년에 스크랜턴과 아펜젤러에 의해 번역되었으며, 미감리교회의 <미이미교회강례>와 <남감리교회의 도리와 장정>에 실려 계속 이용되었고, 종교강령과 총칙은 1893년부터 본처전도사교육과정에 포함되었다(OMKMC,1893,p.10). 그러나 이제 토착교회로서 조선 감리교회를 형성하는 마당에서 기독교와 감리교회의 신앙고백과 역사적인 연속성을 지니면서도 우리 상황과 환경에 맞는 주체적인 신조가 있어야 한다고 의식하고 있었다.

  분명히 당시 조선인들은 미국에서 도입한 신조들을 통해 자기들이 믿고 이해하고 고백하고 싶은 신앙의 내용과 소리를 표현하기에는 왠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우리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의 생명을 구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신조와 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었다. 김영섭은 이런 분위기를 “과거의 것을 치는 것은 아니나 조선사람 생명을 살리며 조선사람 생활에 새 생명을 줄만한 기초 하에 그리스도의 이상을 실현케 하는 교리와 신조가 되어야 하겠다.”고 표현했다. 신흥우도 어떤 “교리나 신조이든지 … 새롭게 또는 시대적 과학문명과 합치되어서 그리스도를 일반에게 소개하는 데에 장애가 없도록 될 것이고 … 아무쪼록 간이 하여 우리 역사와 문명에 조화되도록”한 주체적인 신앙고백의 표현을 요청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한국교회 안에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의 갈등이 점점 더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었다. 이것은 특히 장로교회와 감리교회의 신학적 입장 차이로 나타나고 있었는데, 초기에 한국에 들어 온 두 교파 선교사들의 신학경향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16년에 조선에 주재감독으로 온 웰치는 당시 신학상황의 분위기를 이렇게 말하였다.

선교사들을 볼 때, 대부분의 장로교인들은 능력 있고 헌신하는 사역자들을 포함하여 신학적인 입장에서 강한 근본주의자들(strongly foundamentalists)이었다;

반면, 감리교 선교사들은 진보적인 온건주의자들(progressive moderates)로 분류될 수 있었다. 개인적인 관계는 좋았지만, 충분한 협력은 어려웠다.

  사우어(C. A. Sauer)는 교리적 선언이 “1930년 경에 한국에서 치열했던 근본주의와 현대주의자들 사이의 논쟁에서 출현하였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평양 장로교 신학교 중심의 보수적인 근본주의의 패쇄적 자세와 서울 감리교 협성신학교 중심의 개방적 자세 사이의 갈등에서 찾고 있다.

 한국에서 감리교회가 무엇을 믿는가를 재진술해야 할 시점이 무르익었을 때 총회가 개최 되었다. 평양의 장로교 신학교는 당시 극단적인 근본주의 입장을 매우 강조하고 교리신조에 근거하여 교회들의 분리를 요구하던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몇몇의 장로교인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감리교인들은 기독교인들을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이끄는 덜 논쟁적인 관점을 찾고 있었다. 협성신학교의 교수진과 교회지도자들과 미국에서 공부한 목사들은 계속하여 저 분리적인 가르침들에 대답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감리교회는 분명히 초기부터 복음주의 신앙과 경건주의 생활을 강조하면서도 신학에서 개방적이고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1890년대나 1900년대에 윤치호와 노병선과 최병헌과 김창식과 이은승과 전덕기 등이 모두 다 크고 넓은 “대도”(大道)정신의 보편적인 신앙지평 위에 서 있었고, 1916년부터 양주삼은 <신학세계>를 통해 성서역사비평학을 소개했으며, 1920년대에는 초기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주역이었던 하디가 역시 <신학세계>를 통해 성서고등비평과 신앙과 과학사상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합동을 전후하여 이런 감리교회의 복음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자유주의 경향과 장로교회의 보수적인 근본주의 태도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다. 운강생(최상현)은 성서무오설과 문자영감설에 근거한 근본주의와 성서의 역사비평학을 받아들이는 자유주의 사이의 갈등을 자세히 지적하면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고 인류를 한 형제로 알아 하나님과 사람을 지성으로 사랑한다’는 기독교의 근본 가르침에서 서로 만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당시 사정을 잘 보여주기에, 좀 길게 인용한다.

물론 구미제국에서와 같이 이에 대한 저술이라든지 논문같은 것을 발표함이 없으니까 누구는 보수파요 누구는 신진파라고 판연히 갈러 말할 수 없다 할지라도, 조선 안에 있는 선교사나 목사들의 설교를 듣던지 또는 외국으로부터 오는 명사나 유학생들의 언론을 보면, 그들의 신앙사상이 서로 같지아니함을 엿볼 수 있다. 그리하여 조선의 신앙은 대체로 변동하는 도정에있다.

첫째로는, 철학적 발견이 어떠하던지 역사적 사실이 어떠하던지 거기에는 조금도 괘념치 않고 성경을 일언일구도 착오된 것이 없는 줄로 확신하며, 따라서 예수는 동정녀 마리아의 몸에서 성신으로 잉태하여 났음으로 육신적부(父)를 가지지 아니한 줄로 믿으며, 예수의 십자가는 사람의 죄를 대속한 것임으로 십자가를 믿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의 진노를 면치 못할 것이요 따라서 영원한 지옥의 형벌을 받지 아니할 수 없다고 믿으며, 예수는 부활하여 하늘에 오르고 육신으로 다시 세상에 임할줄로 믿는 일파가 있으니, 이런 일파에서는 신앙의 신비주의를 주장함으로 신앙을 지식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둘째로는, 역사적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고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일지라도 역시 사람의 손으로 기록된 것임으로 다소의 착오가 없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일파가 있는데, 그들은 성경의 대체적 사실을 진리로 신봉하여 예수의 기적적 탄생을 역사적 사실에 의하여 후작문으로 하더라도, 하나님의 신이 예수에게 임하여 일체의 언동을 주장한 이상 그는 역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믿는 것이며, 예수의 십자가 속죄설은 바울의 신학에 불과하더라도 그의 희생적 정신이 사람의 마음을 감화하여 죄를 버리게 함으로 우리의 영혼을 구원한다고 믿는 것이며, 기타 예수의 재림설에 대하여서도 예수와 바울의 재림론을 모두 영적 상징으로 설명하여 예수는 지금도 신으로 임하는 중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우 리는 이상과 같은 2종의 같지 아니한 신앙사상으로 인하여 교회내에서도 종종 논쟁이 분기됨을 보며, 심하게는 신자의 가정에서도 부부의 신앙상 차이점으로 인하여 충돌이 초치됨을 본다.

그러나 신앙은 경험을 존중하여야겠다. 성경상 논쟁점은 각자 신앙경험에 의하여 스스로 해결할 것이다. 소위 보수파에서는 신진사상을 마귀의 사상이라고 비난할 것이 아니요, 소위 신진파에서도 보수적 사상을 완미고루하다고 비판할 것이 아니다.

 이렇게 두 개의 서로 다른 신학경향의 대립이 치열해가던 상황 속에서 조선 감리교회의 교리적 선언이 자기 길을 열어가면서 출현해야 했다.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은 신학적 혼란과 심해가는 마찰을 극복하기 위해.

(2) 교리적 선언의 기초자와 신학적 성향

  조선감리교회 창립의 3대 원칙은 교리적 선언의 작성과 채택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교리적 선언의 작성에 관여한 전권 및 특선위원들은 새 교리를 기독교의 진정한 신앙고백의 전통과 역사적인 연속성을 지니며, 감리교회의 참된 신앙전통과 “상통”하고, 조선 사회문화 속에 사는 조선인들의 생명을 구원하는 데 기여하는 조선교회의 실제적인 교리가 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모색하고 있었다. 이것은 교리적 선언의 기초와 채택과정에서도 확인되는데, 특히 교리적 선언의 작성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알아보도록 하자. 기초자와 그의 신학적 성향은 교리적 선언의 신학적 성격을 파악하는 데 밝은 빛을 제공할 수 있다.

  교리적 선언의 작성에서 채택까지의 과정을 3단계로 구별해 볼 수 있다. 첫단계는 창립준비를 위해 전권위원 및 특선위원으로 구성된 5개분과위원회 중 제 1분과인 ‘역사적 선언과 예문분과’에 의해 진행되었다. 1930년 9월 24일에 구성된 제 1분과에는 양주삼, 김종우, 홍병선, 웰치가 참여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11월에 협성여자신학교에서 모임을 갖고 후보 교리를 준비하였다. 새 교리는 기독교신앙의 판단기준이나 조선감리교회의 입회조건이나 교리적 시험이 아니라 오직 교인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단순하고 실제적인 교리가 되도록 하자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으며, 특히 양주삼은 기독교와 감리교회신앙고백 전통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조선감리교회의 교리가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전체 틀을 제공하였다. 웰치의 증언은 이렇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신조가 교육의 도구로서 실제적인 기독교 신앙의 본질만을 포함하여 짧을 것과, 비전문적인 용어로 단순하게 작성되어야 한다고 동의하였다. 양주삼은 감리교 전통의 선상에 있으면서도 서구의 신앙과 행위의 기준들을 분별없이 모두 다 번역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렇게 제안하였다. 현재 합동하는 두 감리교회에서 공동으로 쓰고 있는 총칙은 그것이 기원한 영국감리교회의 출현과 관련하여 역사적 선언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 웨슬리가 영국교회의 39개 조를 줄여서 보낸 종교강령은 미국감리교회의 짧은 역사 속에 들어가야 한다. ; 그리고 조선감리교회의 역사적 선언을 뒤이어 우리가 새롭게 작성한 신조가 입교조건이 아니라 공동으로 받아들인 신앙의 진수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런 기준에 따라 조선감리교회의 역사적 선언이 만들어지고 2개의 후보교리가 준비되었다.
  둘째 단계는 11월 18일 협성여자신학교에서 모인 전권위원회에서 진행되었다. 그날 저녁 ‘역사적 선언과 예문에 대한 제 1분과’의 보고가 있었다. 역사적 선언에 대해서는 별 논의가 없이 지나갔으나, 두 형태로 제출된 교리에 관해서는 많은 토의가 있었다. 물론, 교회의 입회조건으로 아무런 교리 시험을 강요해서는 않된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서더랜드는 당시 사정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저녁. 역사적 선언에 대한 1분과의 보고가 있었다. 이 보고서의 어떤 점에대해서는 논의가 있었으나, 기억할 만한 별 다른 일은 없었다. 1분과는 역시 2형태의 교리문을 보고했다. 하나는 짧고, 하나는 길었다. 이것은 몇몇 점들에 대해 많은 토의가 있게 했다. 그러나 누구도 입교인에게 교리적 시험이 있어서는 않된다는 주요 제안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다.

여기에 제출된 2개의 교리가 무엇이었는가를 밝히는 일은 그동안 희미했던 교리적 선언의 구체적인 작성자 문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준다. 그것은 웰치의 교리초안과 이만규의 교리초안으로 보인다.
  웰치는 1916년에서 ‘28년까지 약 12년간 미감리교회의 감독으로 서울에 주재하며 일했기 때문에 한국교회형편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1922년 3월에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에 주재하고 있던 10명의 미감리교회 감독 모임에 참석하여 서구와는 다른 종교와 지성을 지닌 아시아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교리를 만들도록 위탁받고 자료를 모으며 준비하기도 하였다. 이런 상태에서 전권위원으로 한국에 온 웰치는 역사적 선언과 예문분과장으로 일하면서 “이미” 작성하고 있던 자신의 교리를 약간 “수정”한 다음 제출했던 것이다. 웰치가 준비하고 있었던 교리의 항목 중 그가 후에 발표한 4개 조항은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하나님이 여러 방편을 사용하시다가 그 안에서 유일하게 완전히 나타난 하나님의 자기 계시로서 자연과 역사와 양심과 성서가 가르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 우리는 그를 하나님의 유일한 독생자이며 권위 있는 선생이고 죄 없는 모범자로서 우리의 약속된 그리스도로 믿는다.
(4) 우리는 기독교 계시의 기록으로서 우리에게 신앙과 실천의 기준을 제공하는 성서를 믿는다.
(5) 우리는 그의 희생적인 사랑의 힘으로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몸으로 견디어 내고, 회개하고 그에게 돌아오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구원하는 십자가에 박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
(7) 우리는 개인의 마음과 인간 사회의 구조 속에서 진리와 의와 사랑의 승리를 가져온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
{(1) We believe in Jesus Christ, to whom nature and history and           conscience and Scripture point as the fulfillment of that self-revelation of God which has used all those channels but is complete only in him. We believe in Him as the only begotten son of God, the teacher with authority, the sinless exampler, sent to be our promised Christ.          
(4) We believe in the Holy Scriptures as the record of the Christian revelation, affording us a standard both of faith and of practice.
(5) We believe in Jesus Christ the crucified Savior, bearing our            sins in His body on the tree, redeeming unto God all who repent and         turn unto Him, by the might of His sacrificial love.
(6) We believe in Jesus Christ the risen Lord, in the victory of truth and righteousness and love in individual hearts and in the structure of human society.}

여기서 웰치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하여 기독교의 본질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그리스도 생애의 3개 주요 핵심 신비인 성육신과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 각각 상응하는 계시와 속죄와 영생을 기독교 신앙의 근본 구조로 삼아 교리문을 구성하였다.

  또 다른 하나는 이만규가 만든 교리문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남감리교회의 특선위원으로 창립준비에 참여하였는데, 총회 약 1달전 <청년>지의 편집자가 문의한 신조문제에 대한 응답으로 간략하게 교리문을 작성하였고, 이것이 잡지에 실리게 되었다.
   
         1. 우주를 창조하신 신을 믿음
         2. 신이오 인이오 인류의 구주인 성자를 믿음
         3. 신과 인을 한 데 매는 힘인 성신을 믿음
         4. 성서는 신앙생활의 유일한 표준임
         5. 세례와 성찬은 구주가 친행친집한 유일한 성례임
         6. 교회는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지상천국을 실현하는 유일한 성단임.

이만규는 여기서 기독교 신앙고백의 내용을 삼위일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성서와 세례와 성찬, 그리고 지상천국실현을 위한 보편적인 교회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내용으로 미루어, 이 신조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사도신경’과 ‘25개조 종교강령’을 참고하여 당시 교회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 같다.

 이것이 누구의 손으로 다시 수정되어 ‘역사적 선언과 예문분과’를 거쳐 전권위원회에 제출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같은 남감리교회의 특선위원이면서 제 1분과에서 일하던 홍병선을 통한 듯 하다. 그 둘은 모두 청년운동과 사회 참여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제출된 2 개의 교리문과 조항들에 대해 전권위원회에서 많은 토의가 있었으며, 웰치 것은 예배나 신앙교육을 위해 사용하기에는 너무 길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 두 형태의 교리문을 합쳐 하나의 교리서를 작성하도록 위촉하였으며, 역사적 선언과 예문분과의 양주삼, 웰치, 홍변선, 김종우 등의 재 작업결과로 다신 만들어진 교리문이 전권위원회에 제출되었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토의하고 수정하고 다듬어서 그 최종적인 형태가 결정되었다. 그 전문은 다음과 같다.

  교리적 선언

기독교의 근본적 원리가 시대를 따라 여러 형식으로 교회 역사적 신조에 표명되었고, 웨슬리 선생의 <종교강령>과 <설교집>과 <신약주석>에 주해되었다. 이 복음적 신앙은 우리의 유업이요, 또 영광스러운 소유이다.

 우리 교회의 회원이 되어 우리와 단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무 교리적 시험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의 중요한 요구는 예수그리스도에게 충성함과 그를 따르려고 결심하는 점이다.

 웨슬리 선생이 연합속회 총칙에서 요구한 바와 같이 우리의 입회조건은 신학적이기 보다 도덕적이요 영적이다. 누구든지 그의 품격과 행위가 진정한 경건과 부합되는 이상에는 개인 신자의 충분한 신앙 자유를 시인한다. 동시에 우리가 확신하는 교리를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우리는 만물의 창조자시요 섭리자시며 인류의 아버지시요 모든 선과 의와 사랑과 진리의 근원이 되시는 오직 하나이신 하나님을 믿으며
2. 우리는 하나님이 육신으로 나타나사 우리의 스승이 되시고 모범이 되시며 대속자가 되시고 구세주가 되시는 예수그리스도를 믿으며
3.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와 같이 계시사 우리의 지도와 위안과 힘이 되시는 성신을 믿으며
4. 우리는 사랑과 기도의 생활을 믿으며 죄를 용서하심과 모든 요구에 넉넉하신 은혜를 믿으며
5. 우리는 구약과 신약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신앙과 실행에 충분한 표준이 됨을 믿으며
6. 우리는 살아계신 주 안에서 하나이 된 모든 사람들이 예배와 봉사를 목적하여 단결한 교회를 믿으며
7.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 사회가 천국임을 믿으며 하늘 아버지 앞에 모든 사람이 형제됨을 믿으며
8.우리는 의의 촤후 승리와 영생을 믿노라. 아멘

모든 사람에게 생명과 자유와 환희와 능력이 되는 이 복음을 선전함이 우리의 천직인 줄 알고 헌신함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사실은 교리적 선언은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당시 교리작성에 참여한 분과위원들과 전권위원들의 공동작품이라는 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 기초자의 역할을 웰치와 이만규가 담당하였으며, 두 개를 합쳐 한 형태의 교리적 선언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양주삼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세 개의 교리문을 자세히 비교해보면 알 수 있는데, 교리적 선언의 내용면에서는 웰치의 표현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가령, ‘스승’이나 ‘모범’ 등), 그 형태와 배열면에서는 웰치의 예수 그리스도 중심보다는 이만규의 삼위일체론적인 구조(가령, 1, 2, 3 조항)를 따르고 있다. 또한 두 교리에서 볼 수 없는 표현과 내용(가령 4, 6조)이 나오는데, 이것은 양주삼을 비롯한 다른 사람의 영향으로 보인다. 따라서 거의 단독으로 작성한 듯 한 인상을 주는 웰치의 주장은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작성된 교리적 선언은 총회에서 마지막 3번째 단계를 거쳐 공식적으로 세상에 출현하게 되었다. 총회 3일째인 12월 4일 저녁에 “제 1부 보고중 교리적 선언에 대해서는 축조토의(逐條討議)하다가 시간이 다함으로 정지”되었다. 다음날 오전, 양주삼의 통역으로 “니콜슨 감독이 승석하여 사무를 처리할 새, 작일 미결안인 교리적 선언에 대하여 성신의 잉태와 십자가의 유혈속죄와 부활승천과 최후심판이라 하는 1조건을 더 삽입하자고 장시간 토의가 유하였으나 부결되고, 제 8조에 모든 사람 이하는 부록으로 한 것이라는 전권위원 웰치 감독의 설명과 인쇄상 책임이 자기에게 유하다는 유형기씨의 설명이 있은 후, 토의를 정지하고 원안대로 받자는 홍병선씨 동의에 가결되[었]다.”

  조선감리교회의 신앙고백을 공식으로 선언하는 마당인만큼 세심한 주의가 없을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2번째 조항을 놓고 많은 토의가 있었다. 문제가 된 것은 신흥식 목사가 사도신경의 내용을 더 추가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그것이 공교롭게도 이른바 보수적인 근본주의 5원칙인 성서의 축자영감설과 무오설에 바탕을 둔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십자가의 대속, 육체의 부활, 최후심판을 위한 재림과 같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권위원들은 구약과 신약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다는 제 5조가 있으니 중복할 필요가 없다고 답변을 하였고, 특히 “윤치호는 ‘교리적 선언’을 위하여 가장 효과적인 연설을 하였다. 그의 변호는 이 신조가 교육받은 젊은이들에게 호소하여 새 교회에 들어오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첨가제안은 부결되었고, 교리적 선언은 “많은 사람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택되었다. 여기서 당시 한국교회가 처해있던 신학적 갈등상황을 고려할 때 알 수 있는 점은 감리교회 안에도 보수적인 근본주의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으나 아주 미약 하였고, 대다수의 신학적 입장은 역시 초기부터 형성되어 내려오던 복음적이면서도 개방적이고 유연한 자유주의 경향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또한 교리적 선언 작성에 구체적으로 관여했던 웰치, 양주삼, 홍병선, 김종우, 이만규의 신학성향을 분석해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들의 신학적 성격은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개방적인 자유주의 경향이다. 이들 중 그 누구도 배타적이고 패쇄적인 교리주의나 근본주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 미국감리교회의 자유주의 신학 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던 웰치나, 1910년대 전반에 밴터빌트 신학부에서 공부한 양주삼은 성서비평학 등 현대 신학의 흐름을 받아들이면서 복음의 진리를 시대의 변천에 따라 새롭게 재해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였다.

  둘째로, 사회참여적인 신앙유형을 지니고 있었다. 이것은 특히 당시 조선사회와 감리교회 청년층의 의식과 요구를 어느정도 대변하고 있었던 홍병선과 이만규를 통해 확인되는데, 각기 농촌운동과 사회평등을 통한 경제문제 해결에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 이렇게 젊은이들을 지향할 수 있는 사회적 성향은 앞에서 윤치호가 말한 교리적 선언의 “청년성”과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 이들은, 또한, 교회운동을 통한 복음선교에 관심하며 그리스도 진리에 대한 충실과 헌신을 보이고 있었다. 1920년대에 만주선교에 열중했던 양주삼이었고, 1910년대에 현순과 같이 생명력있는 영적신앙으로 복음적이고 민족적인 부흥운동을 이끌었던 김종우였다. 이들의 신앙과 신학적 성향이 교리적 선언에 적지 않게 반영되어 있다. 

(3) 교리적 선언의 내용과 신학적 성격

  한국교회의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 사이의 갈등상황을 배경으로하여, 이제 40여년의 역사를 지닌 성숙한 의식으로 조선감리교회의 주체적인 신앙고백을 표현할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교리적 선언”이었다. 교리적 선언의 작성과 표현에도 조선감리교회 창립의 3대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는데,  그것은 곧 진정한 기독교교리와 참된 감리교회 교리와 실제로 한국적인 교리를 만들려는 방향으로 표출되었다. 그러면, 이렇게 만들어진 새 교회의 공식적인 신앙고백을 통해 드러난 신앙의 내용과 그 신학적인 성격은 무엇이었을까? 한마디로, 그들은 한결같이 성서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복음”에 충실하면서도, 우리와는 다른 문화와 역사 경험에서 형성된 서구기독교의 과거 신앙고백의 맥락에 서되 거기에 매이지 않고 “자유”하여, 당시 조선사회와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에게 “여전히” 살아있는 구원의 진리와 힘이 될 수 있는 교리를 만들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이러한 그들의 기본적인 관점과 자세를 “복음적 자유주의”로 부를려고 한다.

➀ 진정한 기독교 교리의 추구

  어느 교회의 교리이든지 기독교의 교리일려면, 우선, 보편적인 세계기독교 공동체가 함께 고백할 수 있는 기독교신앙의 본질을 기본 바탕으로 포함해야 할 것이다. 교리적 선언은 그 밑에 튼튼한 반석처럼 놓여야할 기독교신앙의 기초를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성서, 은혜, 교회, 하나님 나라, 종말론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잡고 있었다. 이 8가지 바탕이 되는 조항위에 조선감리교회의 신앙고백의 집을 짖고 있었다.

  하나님에 관해서는 1조에서, 온 우주 만물의 창조자요 역사의 섭리자며 전 인류의 아버지로 고백하고 있다. 우주만물의 출생과 “있음”이 어쩌다 “우연”하게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믿는 창조신앙과, 인류역사, 또한, 우연이나 자체의 필연법칙이나 단순히 인간의 이성과 행동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거기에는 하나님의 깊고 높고 넓은 섭리가 있다고 믿는 섭리신앙과, 바로 이 하나님이 존재론적인 차원에서 저 멀리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인간과 인격적인 아버지의 관계를 맺는다고 믿는 인격신앙과, 하나님이 여럿이 있는 다신론이 아니라 한 분뿐이라고 믿는 유일신 신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점은 기독교교리의 근본적인 터전과 출발점으로 매우 튼튼한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조선감리교회의 3대 원칙으로 볼 때, 아쉬운 것은, 비록 “모든 선과 의와 사랑과 진리의 근원”으로서 하나님을 고백하고 있지만, 이 기독교의 바탕이 되는 보편적 신앙고백을 그 깊고 넓은 범위 안에서 유기적으로 한국적인 신앙고백의 차원으로 연결시키는 표현이 없다는 점이다. 가령, 하나님이 우주만물의 창조자요 섭리자라고 고백한다면, 당연히 어떤식으로든 그 활동과 영향 범위 안에 우리 민족의 터전과 역사와 문화를 구체적으로 포함시키는 내용이 있을법한데, 없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서는 2조에서,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태어난 성육신과, 인간 죄의 대속자와, 더 나아가 세상의 구세주로 고백하고 있다. 곧, 예수는 초대교회의 가현설(Donasticism)의 주장처럼 하나님의 ‘환영’도 아니고 에비오니즘(Ebionism)처럼 ‘선택’된 자만도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몸으로 역사속에 왔다고 믿는 성육신 신앙과, 인류를 죄에서 구원했다고 믿는 구속신앙과, 더 크게 전 세계의 구원자라고 믿는 구세주신앙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기독교회 전체가 공동으로 고백할 수 있는 기독교 신앙의 보편적인 바탕이었다. 여기에다가 교리적 선언은 당시 그 시대를 살고 있던 조선인들의 생명을 구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 예수 그리스도 신앙의 새로운 해석을 덧붙였는데, 그것이 곧 우리 삶의 ‘스승’과 ‘모범’으로서의 그리스도였다.

  성령에 관해서는 3조에서, 삼위일체론 안에 자리잡고 있는 성령의 존재론적인 본질이나 위치보다는 인간과 함께 있으면서 우리의 고통을 위로하고 새로운 삶의 힘을 주며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성령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신앙고백하고 있다. 성령을 우리 인생의 참여자와 동반자와 위로자 인도자로 믿고 있는 것이다. 이점은, 사실, 한국적인 요소가 반영되어 있는 대목으로 볼 수 있는데,  한국 기독교인들이 초기부터 생생하게 경험해온 성령은 구한말과 일제식민지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오면서 뼈저리게 겪은 가난하고 험난하고 고통스러웠던 역경의 삶 속에 함께 동행하며 새로운 힘과 위로를 주는 성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아쉬운 점은 어떤 제한된 시대와 장소나 인간 사고의 유한한 벽에 갇히지 않고 자유하여 “언제 어디서나 구원을 위해 역사하는 하나님 영”의 활동과 조선 땅이나 문화나 역사의 행로를 유기적으로 관련시켜 표현하는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은혜에 관해서는 4조에서, 우리 죄를 용서할 뿐만 아니라 삶의 전 영역에 계속 함께 하는 충분한 은총을 믿는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것은 “의인화”와 “성화”의 온전하고 충분한 구원의 삶을 강조하는 감리교회 구원신학을 나타내는 대목이기도 한데, 기도와 사랑의 경건생활을 통해 기독교인의 성화와 완전의 삶으로 이끄는 하나님의 지속적이고 넉넉한 은혜를 표현하고 있다. 교리적 선언의 복음적이고 경건주의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성서에 관해서는 5조에서, 구약과 신약을 신앙과 실천의 충분한 표준으로 고백하고 있다. 분명히 성서는 기독교인이 거기서 구원의 말씀과 삶의 가르침과 신학의 영감을 얻어야 하는 교회의 영적 샘이요 믿음의 책이다. 그런데 문제는 성서의 진리 내용을 어떤 관점에서 올바르게 파악하여 어떻게 건강한 해석을 할 수 있는가이다. 교리적 선언은 이점에서 나름대로 명확한 태도를 보이려고 했는데, “구약과 신약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표현을 써서 성서에 대한 역사비평학을 받아들이면서 근본주의의 문자영감설과 무오설의 부정적인 한계를 넘어서려는 자세를 의식적으로 취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성서적 기독교로서의 조선감리교회의 성격을 뚜렷히 고백하려고 했다.
 
  교회에 관해서는 6조에서, 살아계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 신앙인들의 모임으로 고백하여 교회의 “하나됨”과 “보편성”을 나타내고 있다. 감리교회와 장로교회와 천주교회 등 그 어느 교회를 막론하고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고, 또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이 교회의 “보편성”의 강조는 조선감리교회의 에큐메니칼한 특징을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교회의 목적을 예배와 봉사에 국한 시킴으로써, 구체적으로 “선교(Missio)”와 “교제”(Koinonia)와 “교육”(Didache)을 포함시키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하나님 나라에 관해서는 7조에서, 하나님의 “뜻”을 초점으로하여 고백하고 있다. 곧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의 뜻이 실현되고 모든 사람들이 한 형제자매로 사는 인류사회를 하나님 나라로 믿고 있다. 이 내용은 초기부터 조선민족의 구원과 사회개혁을 위해 투신했던 한국감리교회의 적극적고 책임적인 사회참여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나라를 내재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다.

  종말론에 관해서는 8조에서, 의의 최후 승리와 영생을 믿는다는 고백으로 표현하고 있다. 언뜻 보면, 불의와 부조리가 판을 치는 세상 같지만 하나님의 “의”의 최후 승리를 통해 인류 역사가 완성 된다는 굴하지 않는 확고한 믿음의 희망을 품고 있다. 또한, “영생” 신앙으로 유한하고 일시적인 한(恨)많은 이 세상의 현실에 갇히지 않고 오히려 숭고하고 가치있고 영원한 참된 삶을 고백하고 있다.  
  이렇게 위에서 살펴본 교리적 선언의 기독교적 특성을 3가지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복음적 성격이다. 그들은 조선감리교회의 신앙고백을 기독교의 공통 기반이요 유산인 예수 그리스도 복음에 바탕을 두고 거기에 충실히 뿌리내리게 하려고 했다.  이점은, 또한, 교리적 선언의 서문에서 “기독교의 원리가 시대를 따라 여러 형식으로 교회 역사적 신조에 표명”되었고 그 내용이 다름아닌 “복음적 신앙”이라는 고백과, <교리와 장정>의 “합동의 교리적인 터전은 개신교의 공통적인 복음적 신앙이다” 라는 표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둘째로, 시대적으로 유연성 있는 자유주의적 성격이다. 성서에 나타난 그리스도 복음에 충실하고 기독교신앙고백역사의 맥락에 서려는 그들의 의도는, 흔히 있는 경우와는 달리, 그들의 신앙 의지와 자유를 과거의 틀에 매이게 하는 덫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지난 역사에 튼튼히 뿌리내리면서도 거기에서 자유하여 조선의 환경과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는 방향에서 기독교 신앙의 근본 내용을 새롭게 이해하여 표현할려는 노력을 뚜렷하게 기울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교리적 선언의 에규메니칼 성격이다. 감리교회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고백하는 모든 교회가 언제 어디에서든지 한결같이 고백할 수 있는 본질적인 요소와 내용을 담으려고 했다. 이것은 신앙공동체로서 조선감리교회가 추구했던 보편적 성격과 통하는 맥락이기도 했다.

➁ 진정한 감리교회 교리의 추구

  교리적 선언은 조선“감리”교회의 교리로서 감리교적 요소와 성격을 분명히 나타내려고 했다. 우선, 감리교회의 복음적 신앙을 고백하려고 했다. 서문에서 웨슬리와 감리교회의 가르침을 신조의 배경으로 위치시키고 있다. 여기서 복음적 신앙, 즉 복음주의를 그 특성으로 고백하고 있는데, “웨슬리 선생의 <종교강령>과 <설교집>과 <신약주석>에 주해되어 있는 ‘복음적 신앙’은 우리의 유업이요 또 영광스러운 소유이다”라고 받아들이면서 출발한다. 이것은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대속자”와 “구세주”로 고백하고 있는 제 2조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둘째로, 교리문자주의의 벽을 자유롭게 뛰어 넘거나 열고 들어가 그것이 말하려고 하는 살아있는 실제 진리내용, 즉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구원의 “산” 신앙을 새롭게 강조하려고 했다. 냉혹하고 딱딱하게 굳어있는 메마른 교리주의를 거부하고, 활기 있고 생명력 있는 살아있는 생활신앙을 주장할려는 태도이다. 그래서 조선감리교인, 즉 “우리교회의 회원이 되어 우리와 단합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무 교리적 시험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의 중요한 요구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충성함과 그를 따르려고 결심하는 점이다.”라고 확실하게 못박고 있다. 원래 “감리교회는 극도로 제도화된 카톨리시즘을 반대하였다. 그리고 냉철한 교리주의를 따르지 아니한다. 감리교회는 삶의 종교를 가르쳤다.”“교리는 구원을 가르키는 손가락에 지나지 아니한다”고 보았던 교회였다.

  셋째로, 이런 맥락에서 경건주의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교리적 선언의 서문은 “웨슬리 선생이 연합속회 총칙(General rule)에서 요구한 바와 같이 우리의 입회조건은 신학적이기보다 도덕적이요 영적이다. 누구든지 그의 품격과 행위가 진정한 경건과 부합되는 이상에는 개인 신자의 충분한 신앙자유를 시인한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탁상공론이나 상아탑의 현란한 신학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생동하는 생활신앙과 경건에 초점을 맞추면서 넓고 깊게 뻗어나갈 수 있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개인 신자의 충분한 신앙 자유”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그래서 교리적 선언 자체도 조선감리교회의 입회 조건이 아니라 단지 신앙교육울 위한 도구로 작성한 것이었다. 이 경건주의적이면서도 넉넉한 신앙성격은 제 4조에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 교리적 선언이 강조하는 조선감리교인의 생활은 우리보다 앞서가는 하나님의 은총 아래서 먼저 죄를 회개하고 용서받아 그리스도 안에서 의로운 새사람이 되는 것(Justification)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충분한 은총 가운데서 경건과 사랑의 실천을 통해 성화(Sanctification)와 완전을 향해 끊임없이 걸어가야(Via Salutis)하는 삶이다. 이렇게 감리교인이 죄인에서 성화까지 온전한 구원을 위해 걷고 있는 신앙과 인생의 전 영역 위에 하나님의  “넉넉한 은혜”가 함께 하는 것이다.

  넷째로, 교리적 선언은 감리교회의 전통을 따라 기독교의 기본 신앙에 대한 자유롭고 창조적인 해석의 유연성을 표현하고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 과거 한 때 사용되었던 낡은 세계관이나 사상이나 개념으로 표현된 교리문자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그 구속에 매이지 않고 자유하여, 살아서 변천하는 시대와 사회 속에서 계속하여 그리스도 복음의 진리와 기독교의 가르침이 구원력과 생명력과 호소력을 지닐 수 있도록 새롭게 해석하는 힘든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점은 분명히 보수적인 근본주의의 약점, 즉 “현재”를 자꾸 “과거”속으로 끌고 들어가면서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부대에”(막2:22) 억지로 넣으려고 하는 불가능한 시도를 극복할려는 대목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처럼 “새 포도주는 새 가죽부대에” 넣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들이 당시 변천된 현대 사회에서도 이해 가능하고 호소력있는 기독교 신앙의 신학적인 해석으로 받아들인 것이 자유주의 신학으로 보인다. ‘모든 선과 의와 사랑과 진리의 근원이 되는 하나님’, ‘우리 인생의 스승이 되고 모범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 ‘구약과 신약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 ‘예배와 봉사를 목적하여 단결한 교회’,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사회가 천국이며 하늘 아버지 앞에 모든 사람이 형제됨을 믿는다’는 내용이 기독교 복음에 충실 하면서도 당시 기독교인들이 지니고 있던 세계관이나 사상에 모순되지 않도록 재해석하여 표현할려고 했던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또한, 교리적 선언의 작성에 직접 관여 했던 양주삼이나 웰치가 영향받고 있던 미국감리교회신학사상의 자유주의적  성격과 통한다는 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교리적 선언은 감리교회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다. 웨슬리와 감리교도들이 처음부터 강조했던 사회적 기독교, 즉 개인구원의 내적인 성취뿐만 아니라 구원의 외적인 증거와 사랑의 실천을 통한 사회성화사상을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 최후 승리가 있기까지 인류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의 뜻이 실현된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투신해야 한다는 신앙고백을 확고하게 하고 있다. 총리원에 사회국을 설치하고 <교리와 장정>에 “사회신경”을 도입한 사실도 이런 맥락에서 된 일이었다.                      

➂ 진정한 조선교회 교리의 추구

  교리적 선언을 만들면서 전제로 삼은 것이 서구와는 다른 역사와 문화와 상황속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의 생명을 구원하는 데 도움을 줄 힘을 지닌  조선적인 신조를 만들자는 의도였다. 이제 45년의 역사를 지닌 장성한 한국감리교회이기에 그만한 능력이 충분할 만큼 의식이 성숙했다고 믿고 있었다. 조선적인 신앙고백에 의한 참된 조선인의 교리가 되려면, 우선, 자기가 처한 조선의 전통과 역사와 문화와 사회의 “실재”에 대해 확연히 눈을 떠서 그것을 “복음”적 신앙과 유기적인 “산” 관계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밝은 길이 열려야 한다.

  다른 말로, 조선인이 이미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지니고 있는 배경과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 은총과 그리스도 구원의 복음을 “격이 없이 하나로” 깊이 체험하고 거기서 우러나오는 살아있는 구원신앙의 세계를 조선인의 영성과 심성과 정서와 사상과 언어로 자연스럽고도 창조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복음에 대한 이러한 조선적인 체험과 이해와 해석과 표현이 가능할려면 조선인의 신앙 의식과 상태가 서구에서 “이미” 역사적으로 해석되고 형성되어 전해진 기독교신앙의 이해나 교리문자의 외적인 형식의 굴레에서 자유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관점에서, 성서에 나타난 그리스도 복음에 충실하며 과거 기독교의 신앙고백과 신조의 역사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거기에 매이지 않고 자유하여 자기 시대의 새로운 상황에서 재해석해 낼려는 신학 자세를 “복음적 자유주의”로 부를 때, 교리적 선언은 조선인의 복음체험과 신앙고백과 표현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의 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있는 것이다. 곧, 교리적 선언 “전체”를 통해 들어난 그리스도 “복음”에 충실히 헌신하면서도 과거의 기존 체계나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하여 서구와는 다른 조선문화와 사회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에게 구원과 생명의 빛과 힘을 줄 수 있는 교리를 만들려고 애쓴 의식적인 노력은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않된다. 따라서 교리적 선언의 한국적  특성은, 우선, 복음적 자유주의로 부를 수 있다.

  둘째로, 교리적 선언의 진보적 성격을 들 수 있다. “진보적”이라함은 사회와 생명체가 그대로 딱딱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Status quo)이 아니라 시대를 따라 변하고 발전하는 특성을 지닌다고 보는 그들의 세계와 역사이해의 표현이라고 했다. 따라서 존재 자체의 진보적인 특성에 따라 산 생명체인 조선사회나 감리교회도 발전하고 변하기에 신앙고백과 신조도 그에 따라 당연히 진보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교리적 선언의 진보적 특성은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는데, 일부에서는 그것이 너무 진보적이라는 비평도 있었으나, 당시 변천하고 있던 조선사회와 교회에서는 오히려 실제적인 효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양주삼은 교리적 선언이 있은 지 4년이 지난 후 그간 사정과 평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교리적 선언에 대하여

지나간 총회에서 채용한 ‘교리적 선언’은 우리 조선감리교회가 몇가지 특이한 일을 행한 중에 한가지입니다. 그것을 너무 진보적이라고 비평하는 이도 없지 않으나 세계기독교학자들과 인도자들은 그것이 가장 실제적이라고 칭찬하는 이가 많이 있는 줄 압니다. 금번 총회에서는 그 ‘교리적 선언’을 다시 확정하는 뜻으로 우리 감리교회 각 예배당에서는 매주일 예배 볼 때에 그것을 반드시 낭독하라고 규정하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교리적 선언의 강한 사회참여 의식에서도 한국적 성격을 읽어낼 수 있다. 초기부터 한국감리교회가 경험해온 큰 특징 중 하나가 민족구원과 사회개혁을 위해 역사속에 적극 참여하는 투신이었다. 독립협회운동, 상동교회청년회를 중심으로한 상동파의 구국운동, 기독청년회운동, 신민회의 민족운동, 3.1운동, 농촌계몽운동의 참여를 통해 역사와 사회의 구원을 위해 헌신해온 감리교회였다. 게다가, 당시에는 계급투쟁을 통한 사회혁명운동의 거센 물결에 직면해 있기도 했다. 의식있는 젊은이들은 점점 더 교회를 외면하고 공산주의 운동에 가담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창립된 조선감리교회는 자신의 체질형성에 기여한 소중한 역사 정신을 계승하고 사회주의의 외적인 충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인 기독교를 지향하면서, 교리적 선언 에서도 적극적으로 책임적인 사회참여의 태도를 취해야 했다.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사회가 천국임을 믿으며 하늘 아버지 앞에 모든 사람이 형제됨을 믿으며”라는 신앙고백은 바로 이런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체를 놓고 볼 때, 가장 아쉬운 점은 큰 전제로 조선의 토착 교리를 만들겠다는 확고한 선언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에 걸맞는 구체적인 표현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주 섬세하고 정확하고 생명력있는 조선적인 복음체험과 이해를 표현한 구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것은, 비록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아직 서구 선교사들의 신학영향을 여전히 받고 있거나, 미국과 일본에서 서구신학을 공부한 유학도들이 거기서 배우고 빌려온 신학내용과 개념을 충분히 소화하여 조선적으로 새롭게 창조적인 표현을 하지 못했다는 한계에서 온 현상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들은 조선적인 기독교 신앙고백과 조선신학의 “길의 문”을 열어냈으며, 그 완성의 과제는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대들에게 넘어와 있는 것이다.   

4) 일제말과 분단 전쟁기 감리교회의 시련

  그러나 이렇게 희망찬 꿈을 안고 전진하던 조선감리교회의 앞길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했다.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제는 1937년 중일전쟁, 1941년 태평양전쟁으로 조선을 병참기지화 했고, 제 2차 세계대전 중 암담한 전시체제하에서 민족과 교회를 향한 수탈은 더해가기만 했다.  특히 신사참배의 강요로 1937년에 감리교회는 그것을 국민의례로 받아들여야 했고, 1941년 3월 혁신교단으로 왜곡된 후, 1943년 8월 일본기독교조선감리교단으로 개편되었고, 1945년 7월에는 아예 일본기독교조선교단으로 다른 개신교파와 함께 통폐합되어야 했다. 그러나 이와 중에서도 만국부인회기도사건, 권언호, 강종근, 양국주, 신석구 등의 신사참배반대로 신앙 지조와 양심의 정신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1945년 8월 15일 드디어 그렇게 바라던 해방을 맞이했다. 겉으로 보기에 임종기를 맞이했던 한국감리교회도 다시 살아나 지난날의 과오를 청산하고 새로운 역사 창조를 향해 움직여야 했다. 당시 감리교회의 상태, 그리고 일제하와 해방 후 감리교회 체질의 큰 차이에 대해서는 거의 반세기에 걸쳐 한국감리교회의 행태를 지켜본 마경일 목사의 지적이 밝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일제시대에도 역시 맥빠지고 무능한 지도자들도 있었고, 가끔 파벌 싸움도 있었고, 지방색도 나타났다. 그리고 때로 지도자들의 역량이 부족하여 교단 활동이 부진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런 일들이 교단전체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지도급 인사들이 매우 특출하고 신앙적인 영향력이 컸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가 처한 정치적, 사회적 환경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제약을 받도록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제약을 넘어서 민족정기를 향해 품은 막연하나마 어떤 꿈같은 것이 우리들에게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들에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우리 감리교회에 매우 중대한 하나의 고비가 있었습니다. 세계 2차 대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본 군국주의가 전쟁에 휩쓸리게 되자 교회에 대한 일제(日帝)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감리교회의 지도자들은 두드러지게 정신적인 분열의 아픔을 당해야 하였습니다. 불가항력이라는 구실 하에 일본 제국주의에 동조하고 이를 지지하면서 그들의 발악적인 전쟁 수행에 적극 찬동하는 태도를 취하는 한쪽 그룹이 있고, 그 반면에 거기에 반대하여 수난을 격어야 했던 다른 한쪽 그룹이 생겼습니다. 반대하는 그룹은 마침내 좌천, 대명, 파면, 추방, 투옥, 감금 등의 서리를 맞아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교회사에 뚜렷하게 이념적으로 비복음적인 세속 권력에 적극 저항하는 태도를 취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는 두 그룹 모두 동일 선상에 놓여 있었던 점을 나는 뼈아프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그 대립 관계는 매우 험악하여 피차간에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는 감정적 대립 상태에로 나아갔고, 그러한 일련의 흐름이 가지가지의 다른 양상 속에서 오늘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해방이 되자 지난날 일제를 거쳐 오는 동안에 받은 깊은 상처를 신앙적으로 수습하지 못하고 우리 교회 내부에서는 감정적 대립이 격화하였으며 마침내 교단분열이라는 몇 번의 진통을 겪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감리교회 안에서 크게 진전을 보인 것이 있다면 교단 기구의 정치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저하게 구체화된 몇 개의 정치 서클이 양성적으로 형성 된 것입니다. …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 교권을 잡아야만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간다고 믿었기 때문에 조직을 강화하고 자기편의 수효를 늘려야 하였습니다. 목회도 정치화하고 인사행정도 정치화하였습니다. … 정치적 기류에 편승한 승리자, 성공자들은 기세가 등등했고 패배자들을 멸시하였습니다. 패배자들은 그들대로 이를 갈고 와신상담하였습니다. 이런 살벌한 악순환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반복 되었습니다. 끊임없는 정치적 진장과 대립, 배후 협상과 자리 안배, 감투, 직위, 이권 - 이런 것들이 모두 성공을 좌우하는 새로운 용어들로 등장하였습니다. …

한동안 다른 교단에서는 정통이냐 이단이냐로 싸움을 일삼고 분열의 결단까지 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어느 파에 속했느냐, 어느 파가 이길 것이냐로 교단의 향방을 가늠하도록 되는 단계에까지 왔습니다.
           
  한편, 해방 후 한국감리교회의 재건운동은 두 세력의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1946년 4월 감리교재건위원회 측에서 중부와 동부연합연회를 개최(재건파)했고, 이어 9월에 감리교복흥신도대회 측이 기독교조선감리회 복흥 특별총회를 개최(복흥파)하여 분립되었다가 1949년 4월 합동하며 김유순 감독(2년제)을 선출했다. 그것은 대체로 1930년 체제로 복귀였다.

  한국감리교회 역사상 첫째 분열이었던 복흥파와 재건파의 대립 성격에 대해서는  1947년 3월부터 총리원 교육국 간사 겸 종교교회 부목사로 일했을 뿐만 아니라 1950년대 중반부터는 호헌파의 주축으로 활동한 박설봉 목사의 지적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너무 지역갈등에 중점을 둔 평가이기는 하지만, 그 대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총리원에 들어갈 당시만 해도 감리교회 내에서는 재건파와 복흥파의 싸움이 격심하던 때였다. … 그런데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은 친일파니 항일파니 하는 것도 아니요, 혁신파, 재건파, 복흥파들이 주장하는 교리나 신념의 싸움도 아니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북쪽과 남쪽 사람들 간의 싸움이었고 사소한 개인적인 감정이나 교권의 다툼에 지나지 않았다. 양측에서 계속해서 성명서와 해명서를 내는데 열을 올렸고 심지어는 총리원과 주택이 점거 당하는 일도 겪게 되었다.

지나고 나면 마음에 여유가 생겨 다 용서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상황에 휩쓸리다 보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하게 된다. 좀 더 일찍 깨닫고 여유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지혜가 그때나 지금이나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그것은 우리 민족과 한국감리교회가 겪어내야 할 또 한 번의 크나 큰 시련이요 재앙이었다. 전쟁 중이던 1951년 11월 부산 총회에서 납북된 김유순 감독 대신 류형기 감독을 선출했고, 1954년 3월 대전총회에서  류 감독이 4년제로 재선되자 이에 비판적인 이남 세력들이 1955년 3월 천안 호헌총회로 분립해나갔다가 1959년 다시 합동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국감리교회는 전쟁의 폐허와 가난, 독재 하의 고난과 역경 속에서 좌절하고 절망한 한국의 심령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분투했다.

  
 
4. 산업화와 민주화시대 한국감리교회 패러다임(1978-2014)

1) 1970년대 한국감리교회의 현실과 위기

  그런데 다시 시대가 변하여 1970년대 들어와 이 두 번째 패러다임이 낡아지면서 한국감리교회는 큰 혼란과 위기를 겪으며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야 했다. 1970년대 한국기독교, 그 중에서도 한국감리교회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우선 자기 본연의 건강한 생명과 길을 회복해야 하는 내적인 과제를 안고 있었다. 1960년 4‧19 혁명에 의해 외부로부터 시대적인 각성과 깨어남의 채찍을 맞아 일어나고 있는 감리교회였지만 여전히 정파와 파벌 간의 교권싸움으로 얼룩져 있는 혼미한 상태이기도 했다.

  따라서 1970년대 감리교회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교회 자체가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생명과 정의의 정신으로 개혁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1970년대 한국사회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감리교회의 책임 있는 참여를 요청하고 있었다. 하나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거센 물결에 휩쓸려 이농화 현상으로 도시빈민층을 형성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여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게 하는 사랑의 사명이요, 또 하나는 인권과 민주화 실현으로 한국사회 전반의 발전을 이루어가는 정의의 사명이었다.

  한국감리교회는 1966년 9월과 10월 제 10회 총회에서 성화파와 호헌파와 정동파로 나누어져 무려 “제110차”투표를 하고도 감독을 선출하지 못했으며, 1967년 3월 특별총회를 열어 제3차 투표에서 10대 변홍규 감독을 선출했다. 그러니까 햇수로 2년에다 총 113차 투표 만에 감리교의 지도자를 뽑았던 것이다.
  그런데 극한 분립을 보였던 제 10차 총회 후 써클별로 안배된 19인 총리원임운영위원회가 조직되었으며, 총회원과 정회원을 상대로 여론을 조사하여 1인 감독의 총리원 중앙집권제에서 연회와 개교회 중심 지방분권체제로 가기로 하고, 연회장과 연회총무로 연회사업을 주관하도록 했다.

  1967년 특별총회는 “1930년에 제정한 본 교회의 헙법은 … 급변하는 세대에 대처하기 위하여 1인 감독제와 중앙집권제를 지양하기 위하여 개헌한다. … 다원제 감독제도를 전제조건으로 총리원운영위원회에서 연회장제도의 절충안을 채택하기로 합의되어 그 의견”을 가결했다. 그리고 교역자 인사권은 “구역회 출석회원 2/3의 결의로 교역자 이동을 연회장에게 청원하기로 개정하였다.”
   
  이에 따라 “감독은 연회에서 2년마다 교역자의 임명기를 제정”한다는 조항이 장정에서 삭제되었고, 연회장과 연회인사위원회가 교역자의 파송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실상 교역자 파송의 권한은 구역인사위원회에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실제로 구역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여 담임 목사의 이동을 요청할 경우 이를 거부하기 어려웠다. 즉 “연회장이 이를 감독에게 추천하여 임명케 한다”는 내용은 형식적인 조항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1967년 봄에 각 연회에서 헌법개정안을 통과 시키고 연회장을 선출했다. 4월부터 연회사무실을 따로 내고, 연회 총무가 업무를 시작했으니, 연회사무실은 감리회관 안에 두었고, 신설 된 삼남선교연회만 부산에 있었다. 그러나 실제 여건 상 연회가 교육, 선교, 봉사, 출판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고, 1970년 연회에서 다원화 감독제를 부결시킴으로 연회장 제도는 폐기 되고 말았다.

  1971년 3월, 11회 총회의 부정을 규탄하며 인천 숭의교회에서 경기연회를 창설하고 분립해나갔다. 정동파는 경기연회에 동조했다. 1970년 10월 11회 총회는 전도국을 선교국으로 개편했고, 부녀국을 포함시켰다.

  1973년 4월 정동교회에서 장정개정을 위한 특별총회를 열었다. 여기서 윤창덕 감독은 당시 감리교회의 위기 상황을 몸에 맞지 않아 ‘찢어질 처지에 처한 의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알렸다.

감리교회는 9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에 우리 감리교회가 250여 교회와 3개의 연회와 하나의 감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중 40여 년 동안에 우리 감리교회는 크게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에는 교회의 수가 1,500여 교회, 교인의 수가 33만여 명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회도(40년 전과 같이) 세 연회, 감독도 그대로 한 사람의 감독을 가지고 있게 되었으며 마치 세 살 때에 입던 의복을 30세 된 때에도 그대로 입으려고 하는 데서 생기는 무리한 일과 같은 일 등이 우리 교단에서도 있는 것입니다. 30세라는 청년은 30세의 청년이 입을 수 있는 의복을 만들어 입어야 할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그 의복은 찢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 때 장정개정위원회가 제시한 개정 기본방침은  “총리사 (감독)는 제 12회 총회 때에 3~4명을 선거하여 총리사회를 조직하고 1년씩 윤번제로 의장이 되고 총리사 중에서 재단이사장 각국 위원회 위원장 신학교 이사장직을 각각 분담케 한다.”, “중앙집권제를 지양하고 개체 교회 중심으로 연회와 지방 분권제를 실시토록 모든 기구를 개편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1974년 12월 12일에 감리교회 “별도 총회”로 갱신총회가 독립해나갔다. 그해 10월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감리교 12차 총회에서 감독후보로 호헌신파의 김창희 목사와 성화파의 홍현설 목사가 대결했는데, 누구도 10월 26 - 27일 13차례 투표에서 재석 162명 중 3분의 2 표를 얻지 못했고, 12월 10일 속개하여 진행된 사흘간 11차 투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12월 12일 저녁 투표 직전에  다수를 점한 호헌파의 독주에 불만을 지닌 홍현설 목사 지지자 40여명이“교단정화”를 촉구하는 선언서를 낭독하고 퇴장했다. 호헌구파와 신파가 의견을 모아 김창희 목사를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25차 투표에서 재석 108명 중 82표를 얻어 감독에 선출되었다.  
  

2) 1978년 합동총회와 감리교회의 셋째 패러다임

    - 중앙집권형에서 지역분권의 개체교회 중심으로

  그런데 다행히도 총리원 측과 갱신 측은 그 후 합동을 염두에 두고 움직였다. 경기연회는 1975년 갱신총회 측과 연합총회를 구성했고, 그해 12월에 갱신 측 총회와 중부중립 측 교회들과 합동하여 갱신총회를 이루었다.

  그리고 갱신 측은 총회일치연구위원을, 총리원 측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1976년 두 위원회는 모여 통합을 협의했고, 1977년 5월 양측 대표들이 통합을 위한 4개의 “합동원칙”을 합의했다. 마침내 1978년 10월 26일, 갱신총회 측과 총리원 측은 배화여고에서 합동총회(제13회 총회)를 개최하고 분열된 지 4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되었다.

  그 자리에서 김창희 감독은 지난 시간 겪은 극심한 진통과 분열의 대립과 시련을 몸서리 칠 정도로 실감한 한국감리교도들에게 새로운 출발을 하자고 당부했다.

우리는 지난 4년간의 오래고 긴 날을 한숨지며 괴로워하며 애통하는 고난의 날로 보냈습니다. 뼈를 깍는 듯한 분열의 고통, 거기에 따르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 냉혹한 배신과 무관심, 온갖 수모와 비방, 사실 한 인간이 평생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없을 온갖 심리적 고난을 한꺼번에 당한 것 같기도 했으며, 이 교단의 전통과 권위, 그리고 제도와 질서가 와르르 무너지는 위기감마저 느꼈습니다. …

그리고 우리 마음의 아픔이 크고, 그 외로움이 깊었기에 형제의 사랑을 더욱 갈구하게 되었고, 우리의 의지와 노력을 전적으로 집중하여 이렇듯 오늘의 영광스런 합동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 우리 모두의 사랑과 우정을 위시하여 우리 감리교회의 뜨거운 신앙의 경험, 깊은 신학과 교리, 자랑스런 전통과 제도, 그리고 좋은 평판과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올바른 교회상을 확립하고 새로운 감리교회를 건설하는 역사적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

지금은 우리 교단의 비상한 시기입니다. 교단의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성취하려는 격동의 때요, 미증유의 국란과 사회악을 이겨야 하는 필사의 때 요, 새 시대로의 전진을 향해 도약하려는 결단의 때입니다.      
  1978년 합동을 계기로 감리교회는 그 후부터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그 때 만들어진 제도와 구조의 틀로 36년 여를 살아왔다.

  합동의 4개 원칙이 감리교회의 셋째 패러다임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곧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를 거치면서 소위 호헌파, 성화파, 정동파 등 지연 중심의 정파로 갈라져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놓고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노출하고, 교회권력과 재산을 놓고 얼룩진 교단 정치를 벌였지만 감리교회 운영의 기본 틀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합동총회에서 감리교회의 제도와 구조와 관련하여 4개의 중요한 원칙을 결의했으니, 그것이 오늘날까지 감리교회체제의 기본 틀이다.

  4개의 합동원칙은 ‘완전 다원화 감독제, 총대 선출방법 합리화(단순화), 개체 교회 중심화, 사업기구의 독립과 기능화’였다. 그 핵심은 권력 집중형인 1인 4년 감독제를 권력분산형인 2년 겸임 다원 감독제로 바꾼다는 데 있었다. 이것을 좀 더 풀어 본다.

  첫째, 4년제 전임 감독제를 폐지하고 2년째 겸임 감독제를 채택했다. 이것은 권력과 금력의 상징이 된 4년제 전임감독제를 2년제 의장제도로 바꾸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완전 다원화 감독제의 실현이었다. 이미 총리원 측에서도 1976년 3월 특별총회에서 동부연회 박대선 감독, 중부연회 박설봉 감독, 남부연회 김순경 감독을 선출했으며, 4년 전임의 김창희 감독과 함께 감리교회를 이끌고 있었기에 합의될 수 있었다. 
  
  둘째, 총회 대표는 정회원 목사 10년급 이상과 이에 상응하는 장로의 수로 하되 여성대표가 전체회원의 3분의 1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각 연회에서 정치적으로 대표를 선출하여 감독을 뽑는 총회에 보내는, 즉 혼란스런 연회정치를 막자는 의도였다고 한다.

  셋째, 개 교회는 구역인사위원회를 통해 목회자의 임퇴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사실상, 감독파송제가 아닌 개체교회 초빙제이다. 이것은 그 때까지 감리사와 감독이 자기 정파에 속한 목회자를 능력이나 자격을 고려하지 않고 소위 크고 좋은 교회로 무책임하게 파송하는 것을 금지하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넷째, 본부에 평신도국을 신설하여 평신도운동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 속에서 미래 교회에 필요한 평신도 신학의 발전과 평신도 지도력을 함양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본부의 교육국과 선교국과 평신도국과 재단사무국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정책연구에 중점을 두고 그 시행은 각 연회가 맡는 다는 것이다. 일종의 지방 분권제로서 지난날의 비대한 본부를 축소시키고 선교와 교육을 비롯한 제반 활동을 연회가 책임지게 하자는 의도였다.

  이렇게 하여 한국감리교회의 분권지향적인 셋째 패러다임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연회 다원화 감독제와 개체교회 중심의 지방분권형 감리교회로 가기로 하고 연회장 제도를 채택해보았던 1967년 3월 특별총회(제10회 총회)로부터 12년여가 걸린 후였다.
 
  그런데 여기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교회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구조와 제도 개선에만 관심을 쏟다 보니 정작 필요한 신학적인 성찰과 전망 작업을 하지 못했다. 가령, 개체교회 중심의 지방분권형 감리교회 구조를 운용하여 수립해야 할 참된 교회상이나 한국감리교도의 새로운 정체성 정립, 더 나아가 새로 변한 시대 속에서 지니고 살아야 할 건강한 신앙 패러다임을 찾아내는 신학적인 일에 또한 집중해야 했던 것이다. 앞서 본 것처럼, 1930년 기독교조선감리회 패러다임을 형성할 때는 교리적 선언 작업을 통해 감리교 역사와 신학의 방향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언제나 교회 제도와 구조의 개혁은 새로운 신앙 패러다임에 바탕을 둘 때 온전한 생명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1978년 10월 27일 합동총회에서 선출된 다원화 감독으로는 중부연회에 김지길 목사, 동부연회에 이경재 목사, 남부연회에 박우희 목사, 중앙연회(갱신측연회)에 김재황 목사였다. 이른바 복수 감독제가 채택된 것이다. 그리고 11월 30일 속회된 합동총회에서 4년 총회를 2년 총회로, 감독 임기 2년으로, 총리원을 본부로 하기로 결정했다. 감독회장은 윤번으로 하기로 하여 김지길 목사가 첫 감독회장이 되었다.
 

3) 한국감리교회의 성장과 민주화운동

 
  그 후 2년 간 중앙 연회 잔존 기간을 끝낸 1980년 10월 14회 총회에서 명실 공히 감리교회가 하나로 되어 지역별로 5개 연회가 성립되고 서울 연회 오경린(감독회장 겸임) 감독, 중부 연회 최기석 감독, 동부 연회 윤춘병 감독, 남부 연회 노상준 감독, 삼남 연회 최상봉 감독을 선출했다. 이때부터 감독회장을 총회에서 선출했다.    1978년 합동 당시 통계를 보면, 총리원측 교회 2,165개, 교역자 2,066명, 교인 46만 명, 갱신측 교회 310개, 교역자 386명이었다.
 
  감리교회의 셋째 패러다임은 1970년대 이후 획기적인 교회성장을 이룩하며 운용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사실, 군사정권의 경제개발정책으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급격한 이농현상이 일어났고, 대도시로 모여든 사람들에게 교회는 문을 열고 구원과 위로와 치유의 복음을 전하면서 성장해갔다. 사실, 분단과 전쟁의 혼란 중에서 대거 월남한 감리교인들로 이남의 감리교회는 한번 외적인 성장을 이루었고, 이어 산업화와 도시화의 물결을 타고 급성장 하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1964년부터 홍현설을 위원장으로하여 전개된 전국복음화운동, ’74년부터 전개된 5천교회 100만 신도운동, ‘87년부터 전개된 7천교회 200만 신도운동 등으로 1990년 3월에는 감리교회 교세가 7개 연회, 123개 지방회, 3,645개 교회, 1,116,667명의 교인, 4,766명의 교역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1984년 6월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100주년기념국제대회를 “세계 속의 한국감리교회”라는 주제로 열어 “기독교대한 감리회 100주년신앙선언”을 채택했고, 1985년 4월에는 “2세기를 향한 감리교회의 자세”를 주제로 기독교대한감리회 100주년 기념대회를, 1990년10월에는 기독교조선감리교회설립과 자치 60주년 기념대회와 성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이 기간에 군사정권의 인권유린과 정치적인 탄압에 맞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의 고귀한 권리와 사회의 정의와 민주화 실현을 향한 예언자적인 사명을 다 하기 위해 고난을 감수하며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감리교 목회자와 평신도, 그리고 청년들이 있었다. 교단적으로 이를 뒷받침 하면서 1982년 6월에 구속자석방을 위한 기도회를 열어 성명서를, 1986년 10월 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제 17회 총회 시국선언문을, 1987년 3월에는 선교자유수호를 위한 기도회를 열어 선교자유수호선언문을 채택했고, 같은 해 6월 항쟁 기간에는 민주화를 위한 구국기도회를 열어 민주화를 향한 감리교회의 입장을 밝혔다.
   

  
5. 평화공생시대 한국감리교회의 제 4 패러다임 요청(2015-  )  

1) 2000년대의 시대변화와 한국감리교회의 위기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세계사와 민족사는 큰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여기서 한국감리교회는 새로운 시대의 도전과 요청에 제대로 응답하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지 기존의 자기부정을 통한 자기초월로 역사의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시 하나님의 섭리가 새 시대 속에서 한국감리교회에 새 사명을 요청하고 계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넷째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며 새 차원으로 거듭나야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십자가와 부활 생명의 복음 진리를 믿고 받아 들이고 세상에 전하여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가는 그리스도의 몸 된 신앙공동체로서 한국감리교회는 급변한 새로운 한 시대를 감당하기에 적합한 차원으로 도약해야 한다.

  19세기말 우리 겨레와 민족이 큰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개인의 영적인 구원과 민족구원의 빛과 힘으로 역사 속에 출현한 한국감리교회는 지난 20세기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유의 복음을 전하면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제 새롭게 펼쳐지는 21세기는 우리에게 이전과는 또 다른 선교적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물질문명의 범람과 무분별한 산업정책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자연 생태계의 파괴, 구소련의 붕괴와 동구권의 개방에 따른 냉전시대의 종식과 통일시대의 도래, 세계화와 지방화시대에 따른 민족적이고 문화적인 주체성의 요구, 사회의 세속화와 합리화에 따른 교회침체현상과 새로운 선교정책의 요구, 지방민주화와 지방자치의 실현에 따른 건강한 지방문화 건설의 요구 등 많은 다양하고도 복잡한 과제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에 의한 조명과 성령의 도우심에 힘입은 교회의 창조적인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현재 아주 초과학문명의 시대에, 20세기에 본격적으로 동서가 하나로 만난 한 결과로 새로운 인류의 문명을 열어내는 시대에, 동양과 한국의 전통과 문화가 재조명받고 부흥(Renaissance)하는 시대에, 창조성과 예술성이 자유롭게 활짝 꽃피워 만개(滿開)해야 하는 시대에, 남북의 평화통일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평화공동체를 일구어내야 할 시대에, 종교와 이념과 인종과 민족과 계층의 벽을 넘어 인류와 지구의 공생과 행복을 실현해가야 하는 시대에, 서해안 환황해문명권의 주역으로 땀 흘리며 인류사의 한 축을 감당해야 할 시대에, 끊임없이 탐욕의 인간성을 부추기는 거대 소비금융자본주의 하에서 부익부빈익빈의 살인적인 불균형을 극복하며 정의와 나눔의 복지사회를 이루어가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한생명체의 영(靈) 안에서 하나님과 평화공생하고, 이웃 인간과 평화공생하고, 자연과 평화공생하는 새로운 삶을 통하여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새 차원을 실현해야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기존 패러다임이 낡아 신앙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한국감리교회의 옛 존재방식의 틀 안에 달팽이처럼 갇혀 무슨 달콤하고 안락한 꿈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감리교회는 2004년에 4년 전임감독제를 채택해 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역사구조적인 인식이나 미래신학적인 통찰이 없이 교권 쟁탈에 집중된 미봉책이었다는 것이 2008년 이후 감독회장 선거 사태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 시대를 책임 있게 움직이며 선교적인 사명을 감당해야하는 교회 제도와 구조의 틀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법이 결코 아니다.
 
  현재 감리교회 안에서는 풀뿌리 개체 교회들이 살아 있고, 여러 대형교회가 성장하여 있지만 새 시대에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통제되지 않는 권력처럼 이미 원로원화, 정치세력화, 권력화 되어있는 총대들을 매수하는 금권선거로 교회의 지도자인 감독들이 당선되면서 사실상 지도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다시 교권을 4년 전임제로 만들어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되자, 감독회장 선거에 매몰되면서 감리교회는 돌이킬 수 없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개체 교회들 간에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졌고, 목회자 수급조절에 실패하면서 교회매매, 교회세습 등이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공교회로서 감리교회의 교단 행정과 정책과 비전을 대변하는 본부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또한 1992년 소위 ‘교리재판, 이단재판, 종교재판’이란 명분으로 자행 된 교권과 돈과 무지의 세력에 의한 감리교회의 영계와 정신계를 향한 횡포와 폭력의 철퇴 이후 자유롭고 비판적이고 창조적이고 대안적이고 건강한 신학지성의 생명력이 죽어 신음하며 탄식하는 감리교신앙공동체의 희망을 열기 위해 헌신하는 역량 있는 일꾼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예수그리스도의 복음과 구원의 진리가 아닌 맘몬 즉 물신의 승리가 되고 말 것이다.

  감리교회는 지난 8년 여 동안 큰 혼란과 위기를 겪으며 다양한 단체들에 의하여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었지만 여전히 헤매고 있다. 교회의 미래는 더욱 더 불투명 하다. 미래학자들의 일반적인 예측에 의하면, 10년 후 한국교회의 모습은 교인은 50%줄고, 헌금도 50% 줄면서, 해외 선교사들은 철수하고, 무리하게 지은 대형교회는 부도가 나며, 생존을 위하여 통폐합이 이루어지는 급격한 변화가 몰아칠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2014년 감리교회의 통계로 교세현황을 보면, 총교인수 1,486,215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의 1,491,754명과 비슷하다. 2010년은 1,587,385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세례인, 세례아동, 원입인(성인, 아동)들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현재, 미자립교회는 거의 두 교회 중 하나이며(48%), 지방마다 교회개척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2013년 경상비결산을 기준으로 하여 미자립의 기준인 3,500만원 미만의 교회가 6,185개 중 2,950개이며(48%), 경상비 1,000만 원 이하인 교회도 1,350개나 된다. 2000~2009년의 10년 동안 서울연회 내에서 개척된 교회수는 연평균 7개이며, 동일기간 동안 폐지된 교회수는 26개다. 개척 1년차의 결산 평균은 1,100만원이었다.

2) 낡은 패러다임 네 축의 부작용

 
  더 이상의 위기 현상들을 나열할 필요 없이, 셋째 패러다임의 구조와 제도의 네 가지 축이 낡아 와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곧 한국감리교회 신앙공동체는 11개 연회 다원화 감독제도의 비효용성과 부패성, 연급순 총대제도의 경직성과 폐쇄성, 개체교회 중심제의 분립성과 빈곤성과 비공동체성과 비공교회성, 본부 각국의 전문화 실패와 무비전과 무정책성이 서로 작용하며 심각하게 부작용을 확대재생산하는 낡은 패러다임의 틀 속에서 침몰되며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가 차세대 선교와 교육 양성 사명의 실패이다. 청년층을 비롯하여 청소년과 초등학교생의 교회학교는 비어가기만 하고 있다. 건강한 다음 세대의 한국감리교도들을 키워내지 못한다면, 다른 사명들을 말해 무엇 하겠는가? 여기서 기존 신앙교육 패러다임의 낙후성을 심원하게 성찰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목회자 수급조절을 실패했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해도 찾아갈 교회나 선교 일 자리가 절대 부족하다. 적채 되는 인원은 매해 늘어난다. 여기서 교회 매매와 세습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신학교육정책에서 실패했다. 목원대학교 신학과와 협성대학교 신학과에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과의 입학정원이 미달 되고 있다. 그곳에서 교수되고 있는 신학지식의 수준과 언어의 기운은 현장에 나가서 새로운 비전을 지니고 어려운 목회 현실을  뚫어내기에는 어림도 없다.

  그렇게 해서 힘들게 목회를 나가도 전도사와 그 가족은 생계문제로 불안에 떨어야 하는 절대빈곤에 허덕여야 하는 형편이다. 어느 정도 정상적인 수준에서 목회에 전념하도록 지원해야할 최저생계비 정책은 수립도 되어 있지 않다.

  은퇴 교역자들의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은급비는 고갈되고 있다. 현 은급제도의 운영으로는, 현재 50대 초반의 목회자들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소수의 부유한 교회들에서 은퇴하는 목회자들을 제외한 대다수 교역자들의 노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무대책이다.

  젊은 목회자 세대가 지닌 무기력증은 심각하다. 새로운 세대의 힘이 결집했던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는 오랜 기간 누적되었던 기존 교단의 부패를 이기지 못하고 그 소중한 시도와 기운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여성차별의 구조와 그 병폐는 차마 말 못할 정도이다. 한국감리교회 구성원의 60-70%를 차지하는 여성이 1,400여명의 총회에서 지닌 총회대표율은 0.1%이고, 500명의 입법총회에서 18명이 여성으로 0.03%, 장정개정위원회의 여성대표율은 0%이다. 또한 입법총회의 평균연령은 65세로 가부장적인 수직체제의 성향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이것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성의 모성이 발휘되어야 인류문명과 지구자연의 생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이 페미니즘과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 시대에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낡고 와해된 신앙공동체의 희망과 미래를 과연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런지, 현실의 눈으로 보면 낙관하기가 어렵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신앙의 눈을 밝게 뜨고서 한국감리교회가 밝은 희망과 새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네 번째의 건강하고 창조적인 패러다임을 만들어야할 “때”가 온 것이다. 이 새로운 틀, 새로운 제도, 새로운 구조, 새로운 궤도를 타고 한국감리교회는 다시 한 시대를 생명력 있게 살아가며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적인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한국감리교회와 한국사회, 그리고 동북아시아와 인류문명의 희망과 미래를 열어가는 결정적인 한 축이 여기에 달려 있다.

  참된 미래 역사의 지평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의 과거 역사와 전통에 대한 겸허하고 지혜로운 접근을 통한 심원한 성찰과 그 ‘창조적인 계승과 비판적인 극복’은 필수적인 요청작업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감리교도로서 자기 정체성(Self-Identity)을 새롭게 자각(自覺)하고 정립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심원하게 각성된 자기 정체성과 그 비전의 빛 아래서 네 번째 패러다임을 형성해갈 수 있는 것이다.

3) 예수생명화 30년 운동으로 한생명의 평화공생체를!

  
  그러면 이제 제 4 패러다임 창출(創出)의 관점에서 한국감리교회의 새 길을 통해 이루어야 할 희망의 새 지평을 전망해보도록 한다.

  그것은 예수생명화 30년 운동의 프로젝트를 통해 평화공생의 한생명체로 한국감리교회공동체를 세우려는 초점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예수생명화의 한생명체 패러다임이겠다. 올해를 출발의 원년으로 하여 2030년 혹은 2045년이나 2050년 후 한국감리교회의 건강하고 창조적인 모습과 열매들을 내다보는 밝은 비전을 품고 새 길을 나서는 것이다.
       
  첫째, 지구와 세계를 품는 각 지역기독교 형성의 주체로서 한국감리교회의 새 길이 요청되고 있다. 곧 ‘새창조의 지구지방화 기독교’(New Creation Glocaling Christianity)를 새롭게 출현시켜야 한다.
  
  이것은 외적으로 선교지향적인 제도와 구조의 새로운 추구 방향으로, 세계의 각 마을마다 지구의 중심이 되어 가야하는 이 엄청난 변화의 지구촌시대에 각 지역 교회들을 다시 세우기 위한 비전을 지니고 있다. 전 세계에 펼쳐져 있는 인터넷의 작동방식이 보여주고 있는 이 초정보화시대에 각 지역과 각 마을들은 전 주민들이 새롭게 이마에 시원한 땀방울을 흘리면서 참된 인간성을 실현하고 생산적이고 건강하고 따스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고 아기자기 하고 아름다운 삶의 공동체를 형성해가야 하는, 창조적인 사랑의 문명창조의 현장이어야 한다. 이 새 시대의 전개를 지구화(Globalization)와 지방화(Localization)를 융합하여 지구지방화(Glocalization)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각 지역의 감리교회들은 다시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독교를 형성해야 하는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와 생명의 복음으로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와 사회와 교육과 경제와 정치와 행정을 구원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영혼과 인격을 새롭게 빚어내면서, 예수복음생명의 지방화와 지역화가 이루 지도록 해야 한다. 예수님도 작은 식민지 이스라엘의 초라한 나사렛에서 태어나 갈릴리 지역에서부터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품고 하나님 나라 운동을 펼치셨다. 그 예수운동이 2천 여년 동안 역사의 풍파를 이겨내며 인류구원의 생명운동으로 펼쳐져 왔다(요5장).
 
  충청도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특성 있고 개성 있고 매력적인 충청도기독교를, 강원도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강원도기독교를, 경상도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경상도기독교를, 전라도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전라도기독교를, 제주도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제주도기독교를, 수원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수원기독교를, 인천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인천기독교를, 비무장 지대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경기북부 평화기독교를, 한강 이북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강북서울기독교를, 한강 이남 지역에 있는 감리교회들은 강남서울기독교를 형성해야한다. 그래서 각 지역의 새로운 요구에 적합한 선교와 목회 모형의 지방기독교이면서 동시에 전지구적이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통하는 인류보편적인 가치와 비전을 지니고 활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충청도 서해안 지역에는 거대한 중국을 바라보고 수많은 기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도청도 대전에서 내포 땅의 홍성으로 이전했다. 말하자면, 한국의 한 미래가 충청도 지역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변화된 지역사회 상황에 맞게 감리교회들이 목회 정책과 선교 비전을 세우고 새로운 차원으로 실행하여 오늘날 충청도를 구원하는 하나님 나라 실현에 헌신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새로운 지평의 충청도기독교가 형성 될 것이다. 그 외 어느 지역이나 사정은 마찬가지로 보인다.

  그러면 전 지구와 세계를 품는 각 지역 기독교 형성에 적합한 한국감리교회의 외적인 선교지향의 구조는 어떠해야 할까? 여기서 떠오르는 새 길이 연회통폐합과 지방재조정의 실현으로 보인다. 이것은 셋째 패러다임의 운영 초점이었던 본부 각 국 전문화를 통해 정책은 총회 본부에서 세우고 그 사업실행은 연회에서 한다는 원칙의 큰 허점과 실패를 극복하는 길이다.

  5개 연회 정도로 하여 그 본부를 교육과 선교와 사회봉사 분야에 따라 전문화하고 연회 사업과 정책과 실행을 추진하도록 하며, 총회 본부에서는 그것들을 감리교신앙공동체 전체 차원에서 아우르면서 비전과 방향과 조율을 해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각 연회의 자율성과 함께 총회의 포월(包越)적인 선도의 빛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방재조정의 원칙과 방향은 전지구적이고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효력을 발생할 수 있도록 개성 있고 매력 있고 특성 있는 각 지역과 지방기독교 형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충청도의 경우, 내포지방회, 서해안지방회, 호서지방회 등이 가능 할 것이다.
 
  둘째, 예수생명화의 영성을 품고 사회문화화 시키는 한국감리교회의 새 길이 요청되고 있다. 곧 ‘성육신의 예수생명화 기독교’수립의 사명이다.

  이것은 한국감리교도들의 내적인 생명과 영혼의 각성과 심령의 혁명을 이끄는 신앙운동 방향이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전인격적이고 전적인 동참 신앙에 의한 새창조의 예수 그리스도 생명화(요 1장, 3장, 4장, 6장, 14장, 17장, 롬 8장, 고후 5장, 갈 2장, 엡 4장)로 우리 각자가 창조적인 구원의 삶을 살아가면서 교단화시키고 나아가 시대화시키는 길이다. 
 
  그간 근현대 세계 기독교사에서 작용한 목회와 선교의 패러다임은 복음화(Evangalization)였다. 앞서 본 것처럼, 한국감리교회 130년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전도와 선교의 축도 복음화 모형이었다. 그런데 현재 한국이나 세계에서 이 복음화 패러다임은 여전히 그 생명력을 지니고 있지만 낡은 한계점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사실, 복음화 패러다임은 아직 기독교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소식이 널리 전해지지 않았던 시대나 오지 지역 선교에서 유효하게 사용되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와 같이 교회와 예수 이름이 차고 넘치는 시대에는 좀 더 탁월하고 심원한 차원의 신앙생활과 선교헌신 패러다임이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초과학기술문명과 생태계 위기와 부익부빈익빈의 살인적인 거대소비 자본주의와 다문화와 다원화 된 시대에 요청되는 영성과 선교 모형은 기존 복음화 패러다임의 장점을 포함하면서도 한 단계 더 심원하고 탁월한 차원에서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예수생명화의 패러다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복음화 패러다임에서 새창조의 예수생명화 패러다임으로 차원 변화와 도약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예수생명화의 길이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의 내적 생명이 ‘화’(化) 즉 변화되고 정화되고 성화되고 승화되면서 자기가 몸담아 살고 있는 감리교회와 이 사회와 문화를 예수생명화 시키는 새로운 신앙생활과 기독교운동의 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새창조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신생화(新生化)를 추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화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성육화(聖肉化)를 추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심원한 기도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기도화(祈禱化)를 추구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늘 깨어 있는 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각성화(覺性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고요하면서도 역동하는 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심원한 역동화(力動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공감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공감화(共感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사랑화(慈悲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정의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정의화(正義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자유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자유화(自由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평화화(平和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기쁨화(喜悅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소망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희망화(希望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한 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거룩화(神聖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진리화(眞理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모심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모심화(侍生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살림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살림화(養生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자기부정과 자기비움화(謙虛化)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생명으로 끊임없이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자기실현과 자기초월화(超越化)를,
       천지우주가 사라져도 영원히 살아 흐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진리생명으로
       자기 생명과 공동체의 영원무궁화(永遠無窮化)를 추구한다.

이것이 예수생명화 패러다임의 새로운 신앙생활과 희망의 교회공동체 운용과 건강한 사회문화 형성을 위한 창조적인 생명화의 핵심 초점이다. 
  
  셋째, 그리스도의 한몸 된 신앙공동체로서 한생명의 평화공생체로 한국감리교회가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한다. 곧 그리스도와 한몸 된 ‘한생명의 평화공생화' 또는 ’평화공생의 한생명화 기독교’를 수립해야 하는 과제이다.     
 
  지난 근현대 세계에서 힘을 발휘한 250여년의 산업문명은 경쟁의 문명이요 폭력성이 강한 배타적인 문명이었다. 그 안에 이원론적이고 이분법적이고 반생명적인 세계관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서구 근대문명이 확산 되는 과정에서 약소국가들 파괴, 비서구문명의 파괴, 자연생태계의 파괴, 토착문화의 파괴, 약소국가들, 유색인종의 학살,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만행, 세계 제1,2차 대전, 한반도 분단과 한국전쟁 등 이루 말 할 수 없는 비극이 일어났다. 그래서 지난 20세기는 화려하고 강력한 서구적 근대문명의 확장 이면에서 무한 경쟁과 전쟁을 축으로 움직여진 비극의 세기이기도 했다.

  그러데 이 근대산업문명은 그 발전의 정점을 통과하여 심각한 부정적인 현상들을 발생시키고 있기에 이대로 지속 된다면 인류와 지구생명 자체가 사실상 종말을 고해야 하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드러냈다. 자원고갈과 기후붕괴는 그 단적인 현상이다. 한국사회와 전 세계에 걸쳐 살인적인 부익부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더 첨예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한국감리교회의 생태와 행태 또한 점점 더 여기에 물들고 붙잡혀 들어가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21세기 인류는 경쟁과 전쟁이 아닌 공생과 평화를 축으로 새로운 문명의 세계를 열어가지 않으면 희망과 생존이 불가능한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생명과 평화의 복음은 다시 한 번 결정적인 구원의 힘과 새창조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사람들이 하나님과 평화공생하고 이웃과 평화공생하고 자연생태만물과 평화공생(마5-7장)하는 가운데 사랑과 평화의 한생명체로서 서로 모시고 서로 살려나갈 수 있는 하나님 나라운동을 펼치셨다(요13장, 요17장).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반생명적인 죄와 죽임과 절망의 세력을 죽이시고 영원한 사랑과 생명의 부활세계를 열어 내셨다(요14장).

  이 성육신과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받아들여 모시고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며 살아가는 새로운 복음의 존재들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다.(요1장) 다시 말해, 우리 한국감리교도들은 이 땅에서 평화공생의 한생명체를 이루어 서로 사랑하고 서로 모시고 서로 살리는 그리스도의 한몸의 지체로서 숨 쉬고 살아야 한다. 그때 우리는 한국감리교도로서 새로운 자기 본연(本然)의 길을 가면서도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통일공생체와 아름다움의 동북아평화공생체와 사랑의 지구촌평화공생체를 선도해가는 복음의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그리스도의 한몸 된 평화공생의 한생명체로서 한국감리교회를 새롭게 차원 변화시켜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우리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의 심원한 생명세계를 열어줄 수 있는, 신앙의 명상과 관상의 기도수행시(詩)를 소개하도록 한다.  

    한생명의 하늘피리로

    새삶 하나님 나라의 예술-풍류도와 예수생명화의 길

         거듭난 한얼 자유의 창조혼             

   지금 여기 천지만유 한누리를 자기 몸으로 사랑하시는                
   텅빈 충만의 창조주, 아름다운 한 님의 가없는 숨결 안에서        
   범우주 품고 생성하는 내 생명의 전인격적인 신앙혼으로,      
   새창조의 성육화, 진리와 사랑과 영생의 십자가 예수님 모셔         
   나와 세상 집착한 죽음의 옛자기, 반생명의 헛자아는 죽고   
   온생명 우주 품은 부활의 그리스도, 한생명의 영 안에 살아,        
   만유 위에 만유 통하여 만유 안에 한생명의 예술가인   
   아, 무한한 공과 자비, 인의와 은혜의 천지부모 하나님을,        
   내가 아버지 안에 아버지 내안에, 한생명의 님을 숨쉬며,         
   새 하늘땅 성령의 풍류도로 가는 하늘피리의 시인 되어          
   오늘 하루 온지구 한생명체의 눈물꽃으로 해처럼 피어서         
   영원무궁한 생명의 님 안에 자유의 창조혼으로 타는 얼.   

         한생명의 마음 사랑의 기쁨                

   자기 만유의 한마음 안에는                                 
   우리 천지만유한생명의 온마음 안에는                      
   그리운 하나님의 평화로운 자비 바다가 일렁이고,            
   자기 만유의 한얼굴에는                                    
   우리 천지만유한생명의 온얼굴에는                          
   자유자재한 무애혼이 별뜨듯 꽃피듯 환히 열리니,            
   여기서 지금 자기 만유의 한몸이                            
   여기서 지금 우리 천지만유한생명의 온몸이                  
   범우주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몸 되어,                        
   동서고금 뚫고 영원에서 부는 지혜와 화해얼로 숨쉬며     
   뭇생명 아픔 품는 자애의 님 안에 사랑의 기쁨 느끼는 맘. 

          모시는 한몸 평화공생체                   

   풍류도의 몸으로 한반도 한생명의 평화공생체를             
   새창조의 몸으로 동북아시아 한생명의 평화공생체를              
   새개벽의 몸으로 지구촌 한생명의 평화공생체를 키워가니,     
   가장 경이로운, 여기 지금, 영원한 오늘에                  
   일하시는 하나님 함께 이마에 시원한 땀 흘리며    
   천하보다 심원하게 고요하고 역동하는 기도혼의 힘으로,        
   산천영기의 리듬과 사랑노래 평화춤 노동의 온몸 써서         
   하나님 모신 한생명의 천지인만물, 일체 나로 섬기며           
   바람처럼 물처럼 일상의 성화 숨결 타고 걷다가,           
   아, 황홀하게 꽃피는 온우주 한생명의 참자기 불꽃으로               
   천지산하의 연인 되어 겨울보리처럼 한몸으로 모시고                  
   영원무한한 사랑의 님 안에 평화로움으로 사는 몸.

                                                          
  넷째, 차세대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 요청되고 있다. 차세대 어린이들, 청소년들, 청년들과 손잡고 새로운 차원에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가는 한국감리교회의 새 길을 열어야 한다. 곧 ‘하나님 나라의 차세대화 기독교’의 형성이다.
  
  현재 이 땅에 태어나는 생명들은 공‧사교육의 틀에 들어가면서부터 ‘무한경쟁의 입시위주 교육 패러다임’에 갇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성장해야 한다. 어린이집-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 대학교를 거치며 치열하고 살인적인(?) 상향 자리 다툼의 일방적 교육 과정을 거치지만, 그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갔을 때 이른바 최고의 안정된 직장을 차지하는 비율은 넉넉히 잡아 10%도 안 된다. 그러면 나머지 90% 학생들은 들러리 과정이었다는 말인가!

  게다가 현재 한국감리교회는 이렇게 힘들고 왜곡된 공‧사교육 체제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차세대 선교와 교육 양성에 실패한 상태이다. 청년 세대들은 감리교회를 외면한 지 오래며, 각 개체교회 마다 교회학교는 텅텅 비어 있다.

  더욱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 감리교회 안에서 통요 되고 있는 기존 신앙교육 패러다임으로 교회 안에서 성장하여 사회에 나갔을 때, 그 생명은 시대착오적인 세계관을 지니고 일종의 의식분열증 환자로 내적인 정신고통을 겪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무서운 사실이다. 신앙교육의 내적 패러다임이 내적으로 뒤틀려 있고 깨어져 있고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인간이 ‘영적이고 역사문화적이고 자연생태적인 생명체’(Spiritual – Hiscultural - Econatural Human)로 숨 쉬며 산다고 할 때, 현재 한국기독교인들은 겉으로 나타나는 여러 병적 현상들을 넘어서 심각한 자기 분열의 내적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신앙의식의 분열 층위도 복합적이다. 현대 과학적인 세계관과 신화적 세계관 사이의 갈등과 분열, 하느님 나라와 이 땅의 나라 질서 사이의 갈등과 분열, 유대 기독교 서양 전통과 무교유불선 동양 전통 사이의 갈등과 분열 등 아주 깊고 복잡하다. 어떻게 산뜻하며 성스럽고, 신선하며 신령하고, 고요하며 역동적이고, 평범하면서도 오묘한 치유를 통해 새로운 통합과 창조의 환한 빛을 지닌 한국감리교인으로 살아가게 이끌 것인가, 여기에서 차세대 선교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립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예수공동체운동 즉 하나님 나라운동을 전개하면서 ‘우리가 어린이와 같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막10:13-16)는 진리를 밝혀 주셨다. 하나님의 얼굴은 근엄한 황제나 왕이나 할아버지가 아니라 해맑은 어린이의 얼굴이라는 것이다(막9:33-37). 수직적인 지배체제의 가부장적인 문명을 극복한 새로운 평화와 사랑과 공생과 생명의 역동적인 평등세계를 열어가는 예수공동체의 하나님 나라운동이었던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따가, 나중에, 좋은 대학 간 후에, 최고의 직장을 잡은 후에, 장성한 후에, 늙은 후에, 죽은 후에 들어가는 나라가 아니다. 행복하고 참 된 삶은 이후가 아니라 현재 여기서부터 실현되는 가슴 설레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생이다. 지금 여기서부터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산 믿음으로 모시고 자유와 사랑과 평화의 기쁨을 누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성령의 도움으로 열어 가는, 하나님 나라 실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러면 어떻게 다시 새로운 지평에서 차세대의 하나님 나라, 차세대에 의한 하나님 나라, 차세대를 위한 하나님 나라 비전을 읽어내고 그 행복한 실현을 위해 땀 흘릴 것인가, 여기에 한국감리교회와 기독교의 미래는 물론이고 한국사회와 동북아시아와 전 인류문명의 생명과 희망이 달려 있다.
 
  다섯째, 한국전통의 재창조를 해나가는 창조적인 영적 샘을 품고 있는 궁극적인  진리추구의 신앙공동체로서 한국감리교회의 새 역사창조의 길이 요청되고 있다. 지난 서구 근대문명과 근대기독교의 일방적 확장과정에서 특히 비서구문화권의 전통과 지혜들이 무시되고 거의 파괴 되었다. 한국의 경우는 일제 시대 식민지화와 해방 후 급격한 산업화와 근대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수천 년 동안 닦아온 전통과 풍습과 지혜의 숨결과 기운이 다 파괴 되었고, 이제는 마을공동체마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한국문화전통의 실체는 한국종교의 영적 샘이었다. 그런데 초기 선교사들부터 동양과 조선전통, 무교유불선 전통종교 진리에 뿌리 내린 한국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복음의 생명력과 창조력에 의해 새로운 시대에 인류보편적인 가치로 살려낼 수 있는 지혜의 빛을 지니고 있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 한국개신교사에서 이 소중한 과제를 지니고 씨름한 것이 한국감리교회였으며, 개화기 대도대기 패러다임 - 1930년 기독교조선감리회 패러다임의 진정한 조선교회 추구 - 해방 후 토착화신학  추구의 비전이 바로 그 소중한 가치로 통해 있다.
 
  한국전통의 재창조, 민족전통의 재창조 즉 우리 전통을 폐기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부정을 통해 오늘날의 세계에서 진정한 생명력을 발휘 하도록 창조적인 차원으로 살려내는 십자가와 부활과 성육화의 복음생명원리를 새로운 한국문화창조에 적용하는 신앙공동체로서 한국감리교회의 멋진 길이 될 것이다.       

6. 전국감리교목회자 대회 성찰과 그 의미 

  바로, 여기서 감독회장 선거를 중심으로 일어난 지난 8년 사태를 새롭게 바라보는 한국감리교도들의 각성과 비전 수립의 과제가 떠오른다. 그 구체적인 작업의 하나로,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전감목)를 성찰하면서 그 의미와 한계를 밝히고, 차세대 신앙과 교회와 목회운동의 새로운 길을 찾아보도록 한다.

1) 감독회장 선거 사태 발생

  현상적으로 볼 때, 지난 감리교 사태는 ‘4년 전임 감독회장 제도’를 교권의 정점으로 설정하고 그 장악을 위해 계파와 학연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싸우면서 발생했다. 그리고 이 감독회장 자리가 감리교 전 공동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위치 일뿐만 아니라 7-8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영적이고 행적적인 수반’인 최고 지도력(?)을 세우는 선거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됨으로써 전 감리교인들과 일반 사회가 관계 되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2003년 10월 제25회 총회 입법의회는 감리교 헌법을 개정하여 4년 전임제 감독회장 제도를 채택했다. 이것은 1976년에 2년제 연회감독제도가 도입되고, 1978년 총리원측과 갱신측의 합동으로 겸임의 다원감독제가 채택된 후 27-29년 만에 부활된 제도였다. 당시 세계감리회(WMC) 회원국 가운데 제 2위의 교세로 성장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강력한 지도체제를 만들어 세계감리교회와 한국개신교계에서 그  영향력을 강하게 발휘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고 한다.

  2004년 10월, 제26회 총회에서 총회원 3,000명이 감독회장 선거권자였고, 첫째 4년제 전임 감독회장으로 신경하 목사가 선출되었다. 그리고 2005년 10월 제 26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감독선거를 의회와 분리하도록 개정했고, 선거권자 수를 총회회원 3,000명에서 정회원 11년급 이상과 동수의 평신도 약 7,000명인 2배 이상으로 확대했으며, 감독후보 등록서류에 ‘신원증명서’를 포함시켰고, 행정재판법을 신설했다. 그리고 2007년 10월 제주 조천 입법의회에서 감독회장 후보등록 서류에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선거법이 개정되었다.
 
  하지만, 그때 이미 감리교의 감독회장과 감독선거는 극심한 계파와 금권 선거로 이른바 ‘선거브로커’들의 손에 장악된 상태였고, 이것은 곧 전체 감리교의 건강한 지도력은 상실된 채 그 주도권이 어디에 가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심각한 병적 상태를 의미했다.
  
  이렇게 추락한 감리교의 선거 현실 상태에서 2008년 여름은 감리교의 감독회장 선거 진행으로 더욱 더 뜨거웠다.
 
  그때 쟁점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김국도 목사의 후보등록 서류 중 ‘실효된 형’이 포함되지 않은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인정한 심사의 정당성 여부였다. 우여곡절을 거쳐, 고수철, 양총재, 강흥복 후보는 8월 19일자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국도 후보등록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피신청인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신경하였다. 그리고 신기식 목사는 8월 11일자로 감리교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 후보자격 취소와 실효된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다시 제출받아 후보자격을 심사하라는 재판을 청구하여 진행 중이었다.

  서울지방법원 재판부는 감리교의 총회특별재판위원회 판결을 기다리다가 선거일 이틀 전인 9월 23일 오후 6시 경 후보등록효력정지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총특재는 9월 24일 오전 10시 경에 원고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서울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문은 선거일인 9월 25일 오전 1시 40분에 당사자에게 송달되었다. 그런데 고수철 후보 측은 9월 24일 오전에 결정문을 입수, 신경하 감독회장에게 전달하며 행정조치를 요구했다. 이때 이미 각 연회에 투표용지가 전달되고 투표소 설치가 완료된 상태였다. 9월 24일 오전 11시 경에 긴급 소집된 선거관리위원회는 과반수 미달로 무산되었는데,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은 예정대로 선거를 실시한다고 지시했다. 그후 신경하 감독회장은 감리교 홈페이지에 법원 결정 주문 공지, 선관위 행정권고, 기자회견 담화문 발표, 투표소에 후보자 등록 무효 안내문 등의 행정조치를 했다.

  9월 25일 오전 10시 투표가 시작되었다. 서울연회를 제외하고, 연회마다 투표소 앞에 감독회장 명의로 부착된 김국도 후보등록 무효 안내문은 뜯겨져 나갔고,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 명의로 기호 1번 김국도 후보에 투표하지 못하는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협조를 바란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었다. 오후 2시 30분경 신경하 감독회장은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대신 직무대행으로 김문철 부위원장을 임명하였다고 공지내용을 당사자에게 팩스 전송을 했다.

  오후 5시 투표가 종료되었다. 오후 7시 40분 경 광화문 본부 16층 회의실 선관위 개표실에서는 직무정지 통지를 받은 장동주 위원장이 자체적으로 선거결과를 취합, 기호 1번 김국도 후보가 2,554로 당선되었다고 발표했다. 기호 3번 고수철 후보 1,244표, 기호 4번 강흥복 후보 983표, 기호 2번 양총재 후보 920표였다. 그리고 김국도 후보에게는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 명의의 당선증이 수여되었다.

  밤 10시 30분 경 김문철 직무대행은 광화문 코리아나 호텔 커피숍에 기독교 계통 언론기자들을 초청하고 고수철 후보에게 감독회장 당선증을 수여했다. 기호 1번 김국도의 2,554표를 무효표로 처리했고, 나머지 유효표 가운데 1,224표를 득표하여 1등을 한 고수철 후보가 당선자라는 판단이었다.
 
  이렇게 하여 두 명의 감독회장 당선자가 발표되었고,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악화되어 갔다.
 
 
2) 전감목의 출현과 대응

  제28회 총회가 10월 30일 안산대학교 강당에서 열렸으나 양측의 충돌로 무기연기 되었다. ‘올바른 감리교회를 세우는 모임(올감모)’이 결성되어 신경하 감독회장의 조치를 지지했는데, 그 구성은 대표(김진호 감독, 강환호 감독, 백문현 감독), 총무팀(권승길, 박정인, 방현섭 목사), 조직팀(진광수 목사), 법률팀(박경양 목사), 홍보팀(남재영 목사), 집행위원장(차흥도 목사), 대변인(이광열 목사)이었다.
 
  2008년 11월 3일 월요일 본부 16층 출입문은 잠겨 있었고, 고수철 목사와 직원 대부분은 일영 연수원으로 이전하였다. 그날 오후 김국도 목사와 측근들은 13층 군선교회 사무실에서 감독회장 시무예배를 드렸다. 12월 3일 본부 직원들은 일영 연수원에서 한 달 만에 광화문 본부로 복귀했다. 그 간에 양측은 광화문 본부에서 충돌했으며, 법적 공방을 계속했다.

  2008년 11월 24일 신기식와 김석순 목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감독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이것이 기각되자 항고했다.

  2009년 2월 2일 금란교회에서 김국도 목사 측 약 3,000명이 모여 감리교회 교권수호 비상기도회를 가졌다. 2월부터 4개월 동안 본부 16층 감독회장실과 행정기획실 등이 김국도 목사 측에 의해 점거 되었다. 그래서 16층 감독회장 사무실은 김국도 목사가 사용했고, 13층 서부연회 본부에서는 고수철 목사가 감독회장 결제를 했다.
 
  김국도 목사 측은 4월 9일 임마누엘 교회에서 특별행정총회를 가졌다. 4월 10일 올감모는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며 ‘어머니 감리교회를 혼란에 빠트리지 말고 제 갈 길을 가기 바란다’고 했다. 4월 12일 부활절 오전에 고수철 목사 측은 용역업체 15명을 동원하여 본부 16층을 긴급 폐쇄했다. 그날 김국도 목사 측은 행정기획실 출입을 보장하되, 본부 직원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하고 20명만 남긴 채 철수했다.

  이렇게 팽팽한 대결 상황 속에서 4월 27-29일에 감리교신학대학교 82학번 동기회 주관으로 100인 기도회가 본부 회의실에서 있었다. 그들은 ‘감리교회 개혁을 위한 전국 목회자 100인 선언’으로
“1. 오늘날 감리교회의 불행한 사태는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하며 전교회적인 영적각성과 회개운동을 촉구한다.
2. 감리교회의 교리와 장정은 철저히 준수되어야 하며 감독회장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3. 현재 감리교 본부에서 행해지는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하루빨리 감리교 본부의 업무가 정상화 되어야 한다.
4. 그 동안 감리교회를 파행을 이끈 모든 사람들은 교회법에 따라 엄중히 치리하여 교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
5. 감리교회의 아름다운 유산인 단일교회의 전통은 지켜져야 하며 교회 분열을 통해서라도 교권을 취하려는 모든 행동은 중단되어야 한다.
6. 감리교회의 현안 해결과 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전국 감리교 목회자대회를 조속히 개최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제안에 따라 5월 28일 아현교회에서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준비위원회 출범예배를 드리고 현판식을 가졌다. 그리고 6월 19일 종교교회에서 전국감리교목회자 대회가 열렸으며, 1천여 명이 참석하여 회개와 변화와 비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졌다. 100인 기도회와 전감목의 목적은 교권투쟁의 대결과 혼돈 상황을 ‘개혁국면’으로 전환하자는 데 있었다. 제 1차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의 선언문과 서명자들은 다음과 같다. 
 
 
          전국 감리교 목회자대회 선언문
              - 회개ㆍ변화ㆍ비전 -

   지난 해 9월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로 야기된 일들은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주었습니다. 사회의 나침반이 되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사법부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은 주님의 몸 된 교회의 권위를 한 없이 실추시키고 말았습니다. 웨슬리의 성서적 경건에 기초한 자랑스런 감리교회의 신앙전통은 금권 및 불법타락 선거로 말미암아 그 빛을 잃은 채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으며, 영적지도력의 부재는 이런 혼란을 가중 시킨 채 오늘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이에 전국 감리교목회자 대회에 참석한 우리는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오늘의 현실이 바로 우리 모두의 죄로 말미암아 비롯된 것임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소명의식은 주님과의 첫사랑을 잊은 채 희미해졌으며, 영혼을 구원하고 세상의 소망이 되어야 할 교회의 존재목적을 상실한 채 성공주의 신화에 사로잡혀 세상에 영합하여 왔습니다. 우리의 어머니와 같은 감리교회가 겪는 어려움을 보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방관자였으며, 개교회주의에 기초한 무관심과 무책임한 냉소주의, 그리고 자기 의에 빠져 남을 정죄하고 비판하는 일에 익숙했던 교만의 죄가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오늘의 이 현실을 초래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통감하며, 자복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긍휼과 은혜를 구하는 가운데 감리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이루어져야 함을 밝히는 바 입니다.

하나.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는 감리교회의 회개와 자정을 선언한다.

1) 감리교회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감리교회가 자정의 길을 가야함을 고백한다.

2)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이라는 교회의 본질을 잊고 교회를 사유화하려던 모든 의도를 회개한다.

3) 감리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회개하며, 감리교회 신앙 전통인 사회적 성화를 추구하고 포용적이고 균형 잡힌 감리교신학을 회복한다.

하나.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는 감리교회의 변화와 갱신을 선언한다.

1) 감리교회의 변화를 위해 개혁입법을 우선한다.
2) 소송 당사자들은 본안 판결을 수용하고, 직무대행은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
3) 금권, 학연, 파벌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선거제도를 개혁한다.
4) 연급순 의회제도를 개선하여 직능별, 연령별, 성별, 전문성 등의 대표성을 보장한다.
5) 감독제도를 혁신적으로 개혁한다.
6) 은급제도를 개선하고, 미자립교회 문제와 목회자 최저생활비를 제도적으로 해결한다.

하나,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는 감리교회의 책임과 비전을 선언한다.

1) 예수님을 본받고, 웨슬리 복음주의를 회복하여 성화와 부흥의 교회공동체를 이룬다.
2)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를 위해 섬기며, 교회의 대 사회적 신뢰회복을 위해 책임을 다한다.
3) 교회가 섬기는 지역사회의 소외된 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책임을 다한다.
4) 하나님 나라의 평화와 정의를 선포하는 일과 사회와 민족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
 
2009년 6월 19일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참가자 일동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서명자 명단 (6월 23일 오후 1시 현재 2122명)

가우진 강경석 강계진 강귀곤 강귀덕 강기택 강대헌 강대형 강덕종 강득구 강득환
강민정 강범석 강산규 강석효 강성도 강성률 강성범 강성주 강수철 강순욱 강승구 강승욱 강승진 강신범 강연만 강영옥 강원규 강원모 강익성 강인태
강인혜 강일남 강장호 강재관 강재서 강재욱 강정원 강종수 강종식 강천규 강충구 강필성 강현준 강흥복 강희진 계 인 고덕천 고덕필 고봉수 고성범
고순호 고신일 고영기 고영우 고요한 고종광 고종수 고종혁 고주웅 고주원 고준섭 고진하 고척일 고태진 고형진 고희동 공기현 공승욱 공준식 곽 민
곽 신 곽노윤 곽민구 곽봉진 곽상명 곽성찬 곽승희 곽일석 곽종섭 곽주환 곽호원 구본선 구본응 구본환 구인덕 구인성 구태형 구형진 권 석 권동호
권무정 권병훈 권상덕 권성은 권세득 권순주 권순흥 권승길 권영규 권영복 권영식 권영화 권오승 권오준 권오진 권용주 권일중 권정학 권종철 권종호
권철범 권혁진 권혁필 기세영 기지혜 길용승 길용훈 김 규 김 룡 김 철 김 혁 김 혁 김 활 김경남 김경수 김경옥 김경한 김경호 김경호 김경호 김경희 김계환 김고광 김광년 김광석 김광옥 김광일 김광중 김교석 김구룡 김국진 김권섭 김권일 김귀선 김규세 김규전 김규현 김근수 김근중 김기룡
김기석 김기성 김기수 김기창 김기철 김기헌 김기현 김길식 김남곤 김남목 김남성 김남신 김남일 김남주 김남철 김남혁 김내수 김대경 김대년 김대봉
김대식 김대욱 김대일 김대환 김덕규 김덕부 김덕진 김도권 김도진 김돌복 김동균 김동문 김동욱 김동은 김동준 김동혁 김동현 김동현 김동호 김동훈
김두현 김래성 김만기 김만오 김명곤 김명관 김명길 김명섭 김명수 김명신 김명완 김명준 김명중 김명희 김모세 김문환 김미숙 김민영 김민영 김바울
김범석 김범식 김별선 김병기 김병렬 김병인 김병진 김병훈 김병훈 김보경 김봉구 김봉렬 김봉연 김부린 김사무엘 김상국 김상복 김상수 김상완 김상진 김상혁 김상현 김상호 김상훈 김석기 김석준 김석윤 김선국 김선규 김선권 김선오 김선우 김선일 김선진 김성건 김성계 김성관 김성광 김성국
김성권 김성권 김성규 김성기 김성도 김성률 김성민 김성민 김성복 김성복 김성수 김성용 김성진 김성진 김성찬 김성협 김성호 김성호 김성환 김성환
김성후 김성희 김성희 김성희 김세영 김세훈 김소연 김수경 김수영 김수일 김수환 김순영 김순주 김순현 김순호 김승구 김승모 김승율 김승진 김승현
김승희 김시웅 김시편 김애천 김양수 김양환 김언영 김여진 김영곤 김여호수아 김영광 김영국 김영길 김영내 김영동 김영렬 김영명 김영민 김영민
김영민 김영민 김영범 김영삼 김영석 김영수 김영수 김영숙 김영옥 김영주 김영주 김영주 김영주 김영주 김영준 김영준 김영준 김영진 김영진 김영천
김영철 김영팔 김영헌 김영호 김영후 김영훈 김영훈 김영훈 김옥석 김완수 김완중 김용근 김용민 김용민 김용선 김용선 김용성 김용수 김용우 김용재
김용태 김용태 김용택 김용헌 김용환 김용환 김용훈 김용훈 김우겸 김우재 김우현 김웅재 김웅태 김원각 김원경 김원교 김원만 김원석 김원식 김원진
김원호 김유배 김유신 김윤모 김윤정 김윤주 김윤하 김윤호 김율곤 김은광 김은복 김은수 김은수 김은식 김은정 김은철 김의령 김의용 김의중 김인성
김인숙 김인재 김인정 김인종 김일룡 김일형 김일호 김일호 김장성 김장수 김재검 김재곤 김재관 김재균 김재근 김재명 김재빈 김재성 김재성 김재신
김재연 김재용 김재일 김재철 김재평 김정남 김정두 김정만 김정수 김정수 김정숙 김정용 김정원 김정인 김정택 김정한 김정한 김정호 김정환 김정환
김종국 김종규 김종길 김종덕 김종록 김종복 김종복 김종복 김종순 김종신 김종우 김종우 김종윤 김종필 김종헌 김종현 김종호 김종훈 김주민 김주성
김주송 김주암 김주연 김주원 김주천 김주철 김주한 김주황 김준구 김준우 김준섭 김준식 김준형 김준회 김준희 김중래 김지겸 김지성 김지현 김지현
김지호 김진국 김진규 김진산 김진산 김진수 김진우 김진춘 김진한 김진해 김진혁 김진형 김진형 김진호 김진홍 김창길 김창범 김창수 김창연 김창택
김창호 김철호 김청규 김춘섭 김충구 김충기 김충옥 김치국 김치성 김치헌 김태식 김태응 김태호 김태호 김태호 김택신 김택용 김택춘 김필수 김학수
김한권 김해민 김향목 김헌래 김현기 김현민 김현성 김현욱 김현종 김현철 김형곤 김형국 김형래 김형래 김형석 김형종 김형창 김홍구 김홍선 김화영
김환수 김환영 김환중 김효승 김흥규 김흥태 김희철 김희철 김희철 김희태 나기영 나선호 나진균 나혁호 나형석 나희균 남궁권 남궁복 남궁성 남궁윤식 남궁호준 남궁희수 남기근 남기동 남문희 남승복 남재영 노경우 노경우 노덕호 노신래 노장문 노재화 노정기 노정현 노준호 노진성 노혜민 도준순
도태화 도현종 라광진 류광은 류도형 류인구 류인덕 류인섭 류인성 류자형 류재석 류지욱 류한찬 류호정 맹종재 명노일 명재문 목근수 목혜숙 문대식
문미숙 문병석 문병하 문석구 문성수 문양로 문영환 문요한 문인찬 문준식 문준식 문창수 문창성 문창희 문충웅 문희인 민경보 민경삼 민경신 민경원
민관기 민돈원 민병열 민준기 민중인 민창근 민철영 박 철 박경서 박경선 박경양 박경옥 박경은 박광빈 박광섭 박광수 박광조 박광조 박광진 박기서
박기성 박기연 박기철 박기현 박기환 박남웅 박노권 박노찬 박대열 박덕신 박도웅 박동식 박동진 박두범 박량동 박만규 박만호 박명수 박병길 박병록
박봉규 박상수 박상수 박상웅 박상유 박상철 박상칠 박선순 박선영 박선호 박성규 박성령 박성률 박성신 박성열 박성용 박성주 박성준 박성진 박성활
박세훈 박수근 박순규 박순웅 박순필 박승복 박승열 박승옥 박승일 박신국 박신진 박연훈 박영규 박영기 박영배 박영수 박영식 박영주 박영철 박옥원
박온순 박용복 박용삼 박용한 박원재 박유일 박은미 박은영 박익수 박인갑 박인관 박인서 박인천 박인환 박일령 박일수 박일주 박장규 박재상 박재선
박정민 박정민 박정배 박정인 박정하 박정훈 박제원 박종대 박종래 박종범 박종선 박종오 박종오 박종완 박종운 박종찬 박종하 박종헌 박주영 박주하
박주희 박준복 박지연 박지현 박지태 박진성 박진수 박진용 박찬수 박찬운 박창능 박창두 박창묵 박창현 박천범 박철홍 박철훈 박청용 박춘경 박춘묵
박춘배 박충구 박충구 박태근 박평우 박해원 박해정 박현규 박현규 박현종 박형복 박형주 박혜숙 박호진 박화원 박효준 반선용 방 원 방 현 방명식
방성호 방승기 방영섭 방영식 방원철 방일섭 방재석 방진석 방현섭 배경수 배경태 배용훈 배은환 배종갑 배중상 배진교 배치섭 배홍성 백기성 백기성
백낙성 백낙성 백남영 백덕기 백방용 백석일 백성오 백성원 백성현 백승규 백승철 백승혁 백양기 백용선 백용현 백은광 백태광 백현덕 백혜정 변경수
변기수 변길원 변범규 변범규 변영권 변영민 변종승 변한홍 부경환 서 성 서 철
서경자 서관순 서광원 서구석 서명석 서민구 서병선 서상훈 서세훈 서승모 서신천
서영석 서영진 서영호 서옥자 서의영 서인숙 서임택 서정현 서정훈 서종필 서준원 서진석 서창원 서치호 서필준 서형준 서호석 석광철
석승기 석준복 선우문영 선우성 선우성 성모 성 수 성기영 성낙범 성낙윤 성백걸 성영철 성영철 성원주 성원주 소석수 손경락 손광필 손근석 손동찬
손병의 손석동 손웅석 손원일 손익선 손인선 손태환 손학균 손호열 송경섭 송광섭 송건호 송귀섭 송규의 송근종 송기성 송대선 송문수 송민의 송민철
송병구 송봉익 송성근 송성엽 송신영 송영광 송영수 송용훈 송윤면 송인현 송종필 송주일 송창섭 송창영 송현주 신 욱 신 훈 신경식 신관우
신광식 신광철 신근호 신동근 신동남 신동수 신동신 신동욱 신동원 신동인 신동일 신동일 신동준 신명희 신민호 신보경 신복현 신석현 신성일 신성철
신성호 신성환 신성훈 신승묵 신언석 신영경 신완제 신용욱 신원철 신유성 신은철 신은철 신민종 신정숙 신종승 신중한 신진식 신진욱 신창규 신태규
신혁수 신혁수 신현구 신현규 신현수 신현주 신현준 신현호 신현희 심광섭 심광섭 심규휴 심동구 심봉구 심영식 심을터 심인보 심자득 심재성 심종협
심창섭 심충구 심호택 안 석 안규은 안규은 안규진 안동기 안명숙 안민회 안법모 안병기 안병준 안석모 안승우 안승원 안영명 안인철 안재홍 안정균
안정희 안주원 안준호 안중덕 안지호 안호석 안효군 안희규 안희선 안희학 양 혁 양경규 양경규 양경준 양경준 양근승 양기수 양기태 양명환 양미자
양민호 양봉국 양성훈 양영민 양영석 양요안 양용직 양재성 양정호 양주희 양태수 양태우 양혁주 양홍석 양회만 양회승 양효진 양희일 엄기문 엄상신
엄상현 엄순기 엄승호 엄영문 엄원석 엄인용 엄태경 엄태호 엄택순 엄택승 여승훈 여우훈 여우훈 염명동 염요섭 염요섭 염희선 오강용 오대성 오대성
오덕준 오명동 오민석 오반석 오병곤 오봉근 오성주 오세영 오세우 오세혁 오세호 오신일 오영석 오요한 오용주 오은석 오인호 오일영 오전환 오정근
오현일 오형석 옥재명 옥진한 왕대일 왕석종 우 봉 우대영 우민수 우병설 우병철 우삼열 우영운 우재준 우종억 우진형 우철영 우철영 우효철 원경윤
원기배 원명희 원영만 원용철 원종국 원종윤 원종헌 원종휘 원창묵 원창연 원충연 원호성 유경동 유광조 유기성 유낙환 유대식 유동수 유락길 유명권
유명선 유명성 유병준 유삼봉 유상득 유서연 유성열 유성원 유성종 유성종 유수연 유수인 유승한 유안종 유안증 유연희 유영설 유영완 유영일 유영종
유요열 유요한 유용찬 유은혁 유장림 유재구 유재홍 유종근 유종현 유준호 유진국 유진형 유찬숙 유충일 유태석 유태엽 유한찬 유호선 유홍근 유화진
유흥조 육성수 윤 청 윤경희 윤광덕 윤광식 윤광흠 윤대규 윤덕상 윤동훈 윤민철 윤병식 윤병조 윤보용 윤석렬 윤석영 윤여군 윤영기 윤영덕 윤영동
윤영찬 윤영호 윤장한 윤장한 윤정원 윤정표 윤종배 윤태석 윤호원 윤홍식 윤희완 은준관 은희곤 음진우 이 건 이 석 이 신 이 철 이 헌 이 혁 이강민 이강석 이강수 이강일 이건수 이건열 이건회 이경남 이경덕 이경률 이경민 이경복 이경수 이경수 이경숙 이경신 이경실 이경용 이경용 이공훈
이광래 이광빈 이광빈 이광석 이광섭 이광열 이광열 이광재 이광진 이광진 이광풍 이광혁 이광헌 이광호 이광호 이광희 이광희 이규만 이규성 이규연
이근식 이근원 이기남 이기록 이기석 이기선 이기섭 이기성 이기용 이기우 이기호 이낙희 이년춘 이대규 이대길 이대성 이대신 이대원 이덕세 이덕수
이덕주 이동규 이동근 이동순 이동원 이동진 이두성 이두협 이득영 이명국 이명균 이명근 이명수 이명수 이명신 이명신 이명현 이명화 이명환 이명환
이미경 이미일 이민근 이민재 이민호 이민호 이민효 이병근 이병기 이병도 이병무 이병송 이병일 이병헌 이보철 이복규 이봉규 이봉수 이봉현 이사야
이삼용 이상국 이상규 이상래 이상민 이상백 이상섭 이상수 이상수 이상영 이상용 이상운 이상원 이상일 이상주 이상진 이상진 이상철 이상현 이상협
이상호 이상훈 이석일 이석훈 이선구 이선기 이선기 이선우 이선형 이선호 이성규 이성덕 이성렬 이성실 이성열 이성영 이성용 이성우 이성원 이성재
이성준 이성진 이성혜 이성효 이성희 이세구 이세연 이세원 이세형 이소영 이수기 이수윤 이수일 이순자 이승근 이승섭 이승용 이승용 이승재이승주
이승진 이승현 이승호 이승호 이시백 이시복 이신덕 이영구 이영기 이영길 이영봉 이영우 이영웅 이영재 이영주 이영진 이영찬 이영하 이영화 이영훈
이완종 이요섭 이요한 이요한 이요한 이요한 이용걸 이용락 이용욱 이용윤 이용주 이용호 이용호 이우종 이우현 이운영 이웅현 이원규 이원순 이원철
이원하 이원희 이윤식 이은복 이은재 이은재 이은재 이의영 이익상 이인선 이인섭 이인호 이인효 이일상 이일우 이일원 이장옥 이재경 이재권 이재균
이재룡 이재수 이재영 이재용 이재웅 이재익 이재익 이재철 이재호 이재환 이정관 이정배 이정범 이정복 이정섭 이정수 이정우 이정혁 이정환 이정훈
이제훈 이종광 이종구 이종남 이종대 이종덕 이종명 이종영 이종목 이종민 이종백 이종범 이종서 이종순 이종승 이종승 이종일 이종준 이종진 이종철
이종철 이종춘 이주남 이주석 이주연 이주원 이주현 이준규 이준수 이준의 이준협 이준훈 이중덕 이중재 이지성 이지영 이지우 이지훈 이진구 이진석
이진실 이진영 이진용 이진우 이진원 이진현 이진호 이진희 이찬구 이찬석 이찬용 이창갑 이창근 이창만 이창민 이창연 이창용 이천선 이천진 이천휘
이철수 이철운 이철윤 이춘의 이충범 이충석 이태환 이평구 이필완 이하늬 이하일 이학수 이학영 이학진 이한식 이한우 이현국 이현무 이현우 이현석
이현석 이현우 이현우 이현주 이현직 이현택 이형연 이형연 이호군 이호남 이호일 이홍규 이홍규 이화식 이환재 이환진 이효선 이후근 이훈용 이흥로
이흥준 이희건 이희섭 이희영 이희준 인성재 임경인 임경택 임광섭 임동진 임동호 임병인 임상일 임석재 임석한 임성모 임성민 임성수 임성호 임세원
임순희 임승국 임영호 임융봉 임인규 임일우 임재식 임재웅 임정빈 임제택 임종태 임준희 임지창 임진수 임찬호 임창구 임천일 임춘희 임현만 임현진
임현호 임호연 임홍철 임효주 임희택 장 균 장 운 장경현 장광호 장규식 장길성 장덕환 장동수 장동식 장동창 장명석 장병두 장병선 장병용 장병철
장부영 장사랑 장석재 장석주 장성배 장성열 장연승 장왕식 장운석 장원재 장윤식 장재승 장지원 장지혁 장진순 장창희 장천기 장철순 장춘익 장학봉
장학일 장현구 장현명 장형식 전 웅 전광남 전규택 전기영 전대호 전덕순 전명숙 전미림 전민수 전병식 전상길 전성원 전승문 전시형 전영관 전영규
전영민 전영섭 전영식 전영진 전영철 전용국 전용범 전용재 전용철 전윤식 전일경 전일영 전재범 전재순 전재준 전정필 전창희 전춘우 전태수 전태호
전혜성 전혜인 정 득 정 헌 정경석 정관용 정광훈 정기성 정기연 정대곤 정대근 정대령 정대진 정대흥 정동윤 정동일 정동준 정동창 정동혁 정만영
정명기 정명성 정무동 정봉룡 정상복 정성옥 정성태 정수석 정순란 정순혁 정승룡 정승호 정승호 정승호 정애성 정연수 정연식 정영구 정요섭 정요섭
정용국 정용석 정용은 정용인 정용치 정우영 정웅범 정원기 정윤희 정의선 정인석 정인택 정일남 정일남 정재권 정재권 정제설 정종수 정종훈 정주수
정준태 정중섭 정지강 정지태 정진근 정진석 정진엽 정진용 정진우 정찬도 정찬석 정찬성 정찬일 정창석 정철오 정태훈 정필교 정학진 정한영 정해강
정혁현 정현범 정현식 정혜영 정호석 정희철 조 현 조건준 조경열 조경철 조계성 조광준 조광호 조광희 조규백 조규식 조근수 조기국 조기영 조기영
조기훈 조남권 조남극 조남일 조달진 조대성 조대현 조동욱 조동원 조두성 조만철 조범율 조병관 조병두 조병철 조병훈 조부활 조상희 조선혜 조선희
조성근 조성목 조성민 조성빈 조성완 조성은 조성종 조성한 조성환 조세영 조수현 조승래 조승현 조아진 조양형 조언정 조영성 조영훈 조용태 조용현
조원동 조원철 조의연 조인형 조장환 조재일 조재진 조재천 조정진 조준옥 조지형 조춘성 조현석 조현태 조혜정 조화순 조황제 조흥진 조희영 주기중
주명국 주성웅 주성해 주영숙 주인규 주인백 주종범 주종우 주홍덕 지경섭 지동흠 지성래 지인식 지춘식 지학수 지희수 진광수 진광호 진기섭 진성기
진인문 차경헌 차기섭 차길웅 차남석 차명호 차양근 차유나 차재길 차진희 차창규 차철회 차흥도 채교열 채성기 채애니 채현기 천권한 천성환 천세기
천해진 최 헌 최갑경 최강수 최경운 최경환 최계식 최관순 최광섭 최광순 최광순 최광영 최광일 최광일 최광철 최규환 최규환 최길호 최남순 최대광
최덕용 최만석 최문호 최민수 최범선 최범순 최병철 최복규 최봉식 최상기 최상용 최상철 최석희 최선순 최선우 최성겸 최성묵 최성문 최성욱 최성원
최성진 최세헌 최소영 최수진 최승범 최승원 최승화 최시종 최영락 최영묵 최영석 최영운 최영호 최영호 최옥곤 최용재 최용진 최우성 최운천 최웅재
최원재 최윤철 최은수 최이우 최인철 최인하 최인환 최재선 최재한 최재훈 최정규 최정규 최정식 최정욱 최종락 최종수 최주일 최중용 최진훈 최창현
최철기 최철영 최태수 최태진 최하규 최한영 최항재 최현규 최현기 최현영 최현호 최형근 최형근 최호병 최호선 최호순 최화병 최효석 최효성 최훈구
최훈철 추연복 추연호 추용남 탁종수 탁현균 탁흥선 태동화 편동길 표명대 표선희 표의성 표중실 풍기동 하경식 하관철 하진영 한광수 한덕희 한만경
한만철 한명성 한명준 한미령 한미영 한민우 한인철 한상훈 한석문 한선이 한선행 한성률 한성수 한성수 한성수 한성호 한성훈 한세익 한승학 한승희
한영제 한영종 한재희 한정진 한주희 한중호 한진우 한진희 한찬희 한천덕 한철희 한철희 한태수 한태희 한혜흠 함석우 함수남 함승학 함준영 함창진
허 광 허 규 허 돈 허 영 허 종 허 철 허광열 허광욱 허만형 허복수 허원배 허윤재 허준영 허태수 현경호 현재호 현진호 현철호 현혜광 홍건의
홍광선 홍광수 홍기석 홍기용 홍대영 홍문기 홍석민 홍석진 홍성국 홍성국 홍성두 홍성주 홍성찬 홍성호 홍수백 홍순원 홍순일 홍순학 홍승표 홍영의
홍영택 홍영헌 홍원영 홍은파 홍인수 홍준기 홍혁수 홍흥식 황건원 황경원 황경환 황경환 황광민 황규선 황규호 황규희 황기수 황동수 황문규 황보현
황상은 황승선 황신희 황영익 황요한 황용태 황웅식 황윤응 황인근 황종성 황종연 황종환 황창진 황회창 황효성

추가서명(39명)
강양구 고덕천 길재준 김근수 김명희 김병태 김봉균 김봉연 김선오 김우영 김일형
김재은 김현수 김현욱 류은숙 박상원 박정민 박형주 백 영 변정민 송길호 신완제
안준호 오승철 원충연 윤원영 윤정미 이경복 이명재 이수열 이승재 이종혁 이후승
장준순 장지원 조병두 차기섭 최중철 한상훈

  이어서 6월 30일 전감목대회 정책수련회가 열려, 서철 목사의 '개혁 의제'와 백용현 목사의 '비상(개혁) 총회 요구' 발제를 듣고 토론했다. 참석자는 김순영 조경열 민경보 백용현 정연수 최이우 이광열 권철범 김성국 윤여군 조언정 박정인 서철 박상칠 유기성 서호석 심자득 곽일석 박인환 차흥도 정명기 전용재 엄상현 이필완 권승길 목사였다. 그들은 '공교회성 회복'과 '교회의 책임과 비전'을 기본의제로 ‘감독제도 개혁’, ‘선거제도 개혁’, ‘의회제도(총대선출 포함) 개혁의 5대 과제를 확정했다.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가 주최한 감리교개혁토론회가 2009년 8월 3일 감리회관에서 열려, 선 ’개혁총회냐 재선거냐‘를 놓고 토론을 했다. 이후 전감목은 개혁총회 개최 노선을 주장했다.

  11월 23일 정동제일교회에서 '십자가로 돌아가자!'는 주제로 2차 전감목대회 가 열렸다. 이 대회의 목적은 “1) 개혁총회요구 2) 개혁법안 제안 3) 개혁조직 건설”이었다. 전감목은 설문조사기관인 ‘월드리서치’에 의뢰하여 전국 감리교 목회자 1,832명을 대상으로 9월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감리교 정상화방안 가운데 ➀개혁총회(47.8%) ➁재선거(22.5%) ➂행정총회(21.3%) 순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제 2차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를 위한 조직은 다음과 같다.

1. 대회장 - 김고광
2. 부대회장 - 박상칠 우병설 조경열
3. 중앙위원 -고종혁 공기현 권무정 권상덕 권승길 권영규 권종호 김고광 김광후 김대경 김동명 김순영 김종복 김홍선 남재영 도준순 류자형 민경보 박 철 박광진 박상칠 박인환 박정민 박화원 방영식 백용현 서 철 서호석 선종석 신관우 심자득 안병수 안인철 안정균 안지호 양재성 엄상신 엄상현 오명동 오일영 우병설 유기성 이광섭 이광열 이덕찬 이승진 이평구 전윤식 정상복 정연수 정윤희 정창석 조경열 조언정 조현태 진광수 차흥도 최만석 최범순 허태수(가나다순) 
4. 준비위원장 - 권종호
5. 부준비위원장 - 진광수 조언정
6. 대변인 - 진광수
7. 대회준비위원 - 곽일석 권철범 김명섭 김성국 김영민 남재영 민경보 박선순 박정인 백용현 심자득 안인철 윤여군 이 헌 이광섭 이광열 이신덕 이원증 허준영

  그날 참석자들은 “일어나라, 함께 가자!”라는 성명을 채택하고, “감리회가 혼란과 갈등에 휩싸인 지 1년이 넘었지만 사태의 책임당사자들에게서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감독회의의 행정총회 소집 기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기존 총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묻고 책임을 져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그리고 ‘연회원 전체가 참여하는 개혁총회 소집, 행정총회 즉시 철회, 감리회 사태 일괄 해결을 위한 연회원 전체투표 제안, 현 사태 책임 당사자들은 사과하고 물러날 것, 전감목은 개혁운동을 위해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로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 초대회장에 김고광 목사가 추대되었다.
 
  그 후 전국감리교목회자개역현대의 연회 조직 작업에 들어가, 12월 8일 삼남연회 가 조직되었다. 다음 해인 2010년 1월 21일 동부연회, 5월 31일 서울연회, 7월 8일 경기연회, 9월 16일 중부연회가 조직되었다. 그리고 11월 25일에는 선한목자교회에서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의 행보는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 체제하 7월 13일 실시된 재선거를 통한 정상화 노선을 밟았다가 재선거가 사회법 소송에서 무산됨으로써 사실상 멈춰지게 되었다. 그러자 12월 19일 “감리교회를 새롭게, 감리교회를 희망으로 바라봅시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자성하며 미래의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했다. : 그 동안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는 웨슬리신학을 바탕한 건강한 교회운동을 추구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감리교회의 공교회성을 회복하고, 사회적 책임을 고양하며, 보다 적극적으로는 감리교회의 제도개혁을 통하여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기치를 내세웠습니다.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는 1차 2차 목회자대회와 3,000명에 이르는 개혁총회 서명운동을 통하여, 감리교 개혁이라는 뜨거운 열망을 확인하며 감리교회의 미래와 희망을 견인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는 개혁총회 소집을 끝까지 관철하기 보다는 교단정상화라는 현실적 문제를 비켜갈 수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재선거 운동으로 정책적 방향 전환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재선거로의 방향 전환은 선총회를 반대하는 범민주적인 개혁 세력들이 연대하여 재선거를 통해 감독회장을 선출하고, 총회를 개최하여 개혁입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지도부의 고육지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음을 뒤늦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전감목이 이렇게 짧은 운동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감리교 개혁을 열망하는 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감리교사태라는 환경적인 요인과 함께 감리교 구성원들의 개혁 염원이 결집된 까닭이었습니다. 그러나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는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외침”과 “개혁의 염원”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계속적인 운동으로 나아가기 보다는, 현실적인 정치상황에 매몰되어 감으로 개혁 열망과 에너지를 전적으로 소진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재선거를 통해 교권주의자들의 권력싸움을 막고, 어떤 방법으로든 재선거를 견인하여 개혁국면을 주도하려 하였으나, 7.13 감독회장 재선거가 무효라는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므로 진퇴양난의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는 작금의 감리교회의 참담한 현실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자성하는 가운데, 감리교회가 그렇게도 열망하는 개혁의 진전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절망만을 안겨준 과오에 대하여 여러분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 이제야 말로 감리교회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갈 중대한 국면으로,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주십시오. 따라서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는 무엇보다도 감리교회의 제도적 모순에 대하여 과감히 대항하며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행동하겠습니다. … 또한 장기적으로는 감리교회의 공교회성의 기초인 연대주의를 회복하고 선교적인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운동으로 나아가 교회의 대사회적인 책임을 고양하므로, 바른 목회의 표상을 정립하고 목회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는데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3) 전감목의 의미와 한계

  전감목의 의미와 역할을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감리교 차세대(1970년대 – ‘80년대 - ’90년대 학번 세대) 목회자들의 개혁열망과 개혁의식과 개혁의지를 제 1, 2차 대회에 함께 모여 집단표출을 했다는 데서 찾으려고 한다. 제 1차 대회에 1천여 명, 제 2차대회에 5백여 명 참석, 그리고 개혁총회 개최 주장에 3천여 명이 사인했다고 한다. 이것은 이전 세대가 지나가고 다음 세대가 등장하는 전환점에서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개혁의지를 선명하게 표명했다는 점에서 감리교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11월 현재도 그때 함께 참여했던 목회자들의 가슴 깊은 곳에 개혁 열망의 숨소리가 살아있을 것이다.

  둘째, 총 2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감리교개혁운동을 경험하는 소중한 사건이었다. 역사 속에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교회개혁운동 역시 어떤 시행착오나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성사될 수는 없다. 이제 막 감리교회에는 차세대의 지도력과 에너지와 헌신이 등장하는 시점이며, 현재 감리교회의 기반과 정신은 앞선 세대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고, 이전 세대 1960년대 후반 학번들의 기운이 은퇴하고 있다. 다시 차세대에 의해, 차세대들의 비전과 투신과 기운과 정성이 들어간 새로운 특성과 지평의 한국감리교회공동체를 형성해야하는 한 시대의 전환점에서 경험하고 학습한 개혁의 전초전이나 준비운동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전감목의 결정적인 한계가 드러난다. 전감목의 활동기간을 ‘82학번이 중심이 된 100인 기도회가 있던 2009년 4월에서 개혁의 실패에 대한 사과 성명서를 2010년 12월까지 잡아도 불과 1년 7개월여 정도밖에 안 된다. 여기서 좀 차분하게 바라다 볼 필요가 있는데, 어떻게 수십 년이 넘도록 낡아져간 150만여의 교단공동체를 그렇게 단기간에 그 정신과 성격과 행태와 제도와 조직과 구조를 개혁해낼 수 있겠는가?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현재 감리교회는 개혁이 필요 없이  아주 건강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전감목은 감리교회의 현 상태를 다각도에서 심원하게 진단하고 분석하고 개혁의 대안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과정에 접근하는 관점에서 근원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곧 새로운 시대에 차세대의 요청에 응답할 수 있는 한국감리교회공동체를 다시 빚어낼 수 있는 새로운 비전과 지평과 패러다임과 로드맵과 궤도를 찾아 타고 가는 데 이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전감목의 좌절이 지닌 의미와 여운은 너무나 중요하며, 그때 함께 했던 차세대 목회자들의 마음 깊은 곳에 살아 있을 개혁열망과 개혁의지는 앞으로 한 세대 동안 계속 숨 쉬며 한국감리교회의 건강한 발길에서 소중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7. 제 3의 동방의 등불로서 한국감리교회를 향해!

  일찍이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일제하에서 신음하는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며, 한 때 아시아를 밝히는 동방의 등불이었던 한국이 다시 한 번 일어나기를 기원했다.

  우리가 아시아를 밝힌 첫 번째 동방의 등불은 ‘고조선 문화와 그 영성’이라고 하겠다. 그 실체와 정수는 아직 충분히 탐구되고 재발견되지 않아 희미하기는 하지만, 고대 제천의식과 고조선 건국신화에서 나타나듯이 샤마니즘 즉 무교영성을 통한 신인융합의 생명력 넘치는 발랄하고 웅장한 문화였던 것 같다.
 
  두 번째로 아시아를 밝히는 동방의 등불로 켜져 오른 것은 통일신라의 풍류도(風流道)문화였다고 하겠다. ‘현묘지도(玄妙之道)로 포함삼교(包含三敎)하고 접화군생(接化群生)’하는 나라에 고유한 풍류도가 유불선(儒佛仙) 삼교의 종지를 포함하고 승화되어 자기 초월해가는 과정에서 통일신라의 문화가 만개했고, 그 생명과 창조적인 기운의 빛이 아시아의 문명을 환히 밝힌 것이다.
 
  이제, 우리 앞에서 세 번째로 아시아와 세계를 밝힐 동방의 등불이 켜지려고 하고 있다. 이  동방의 등불의 빛은 적어도 고조선 이후 수천 년 간 닦아져 내려온 ‘무교-유불선-동학’의 동양전통과 그 문화와 함께 19-20 세기에 쳐절하게 겪으며 수용하고 소화해온 ‘유대-기독교’의 서양전통과 근대과학문명을 포함(包含)하고 융합(融合)하고 통전(統全)하고, 넘나들고 아우르면서 발하는 새로운 밀레니엄의 빛일 것이다. 이 셋째 동방의 등불 빛을 받으며 남북평화통일과 새로운 한반도의 문화가 만개만화(滿開萬花)하게 되고,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생명과 평화의 지평을 환히 비추게 되리라.

  여기서 한국감리교회 신앙공동체는 개화기에 개척된 대도대기(大道大器) 패러다임의 생명 맥과 일제하 강하게 천명했던 ‘진정한 기독교회와 진정한 감리교회와 진정한 한국교회’의 자기 정체성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새로운 역사의 지평을 열어가야 하며, 바로 그때 셋째 동방의 등불의 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수고하고 애쓰는 우리 모두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과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기를!

성백걸 교수 프로필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한국교회사),
한국학중앙연구원 초빙연구원,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교수,
감리교역사와 신학연구소 소장

<초기 한국감리교회의 신학사상 형성과정 연구>
<개화기 동서의 만남과 한국기독교의 길>
<샌프란시스코의 한인과 교회> 등 다수 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