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서 핀 꽃: ‘희망’공동체로서 교회

최태관 박사 (감신대)

1. 들어가는 말

  
   지난 수년간 감리교 사태를 보면서 감리교인들은 절망했다. 금권선거와 부정선거로 얼룩진 감리교회의 현실과 끊임없이 반복되는 법정싸움을 통해 많은 감리교인들은 무능력함을 경험해야만했고, 가급적 그 상황을 외면하고자 했다. 감리교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감리교인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개혁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고 있고, 개혁은 항상 과거의 반성을 전제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해 필자는 ‘개혁주체’는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개혁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부활을 통해서 인간을 위한 구원의 길을 열었듯이, 교회는 교회공동체의 개혁과 변혁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필자는 개혁을 위한 단초를 ‘교회성’의 회복과 변혁에서 찾고자 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인간의 공동체 내에서 구현된 희망을 지향해왔다면, 이제는 한국감리교회의 개혁은 고통과 죽음, 억압과 굴종, 악의 사악함에 맞서는 하나님의 저항을 드러내야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저항은 교회공동체가 그의 ‘교회성’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구현된다. 그러면 교회성이란 무엇일까? 교회성은 개인주의적이고 탈사회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교회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신학이 구체화하는 교회의 문화적이고 사회적 본질성을 뜻한다.
 
   전통적으로 ‘교회성’에 대한 사유는 개인종교로서 기독교 이해에서 벗어나,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비본질적인 요소들에 대한 개혁을 지향한다. 비본질적인 요소란 교회의 통합과 연대를 파괴하고, 사회적 실천성을 약화시켜 교회를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변질시키는 요소들을 말한다. 일례로 한국교회가 보수화 되어갈수록 교회는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적 관심, 혹은 사회적 참여를 반대하고, 정치적 부패나,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불의에 무관심하거나 방조한다. 지난 감리교 사태가 발생하는 동안 감리교회는 사회적 역할을 감당하기 보다는 오히려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결과 개체교회들은 적극적으로 교회를 개혁하기 보다는 자신의 외형적 성장만을 추구해왔다. 이와 같은 현실은 한국감리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실질적 원인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감리교사태에 드러난 한국감리교회의 문제점 즉 절망의 원인들을 살펴보고, 새로운 감리교회의 개혁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주요 논제는 ‘교회성’에 대한 새로운 모색이 현 상황에서 한국 감리교회의 공공성과 개혁성을 구현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하고자 한다. 첫 번째, 유럽적 종교사에서 드러난 ‘교회성’에 대한 신학적 인식의 발전사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유럽적 신학이 교회의 비본질성을 비판하고 변혁하는 과정에서 ‘교회성’을 구현해왔음을 밝히고, 감리교 사태의 징후를 ‘교회성’의 부재에서 찾고자 한다. 두 번째, 한국감리교회 역사와 감리교사태에서 드러난 절망적인 흔적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절망의 흔적들이란 한국감리교회 역사가 보여주었던 개인종교로서 교회의 비본질성이 남긴 흔적들이다. 특히 개인들이 학연이나 지연에 의지해왔던 교회역사는 철저하게 분열의 상처를 남겼다. 이와 같은 분열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감리교회는 분열을 창조적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제시해왔던 흔적이 있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세 번째, 필자는 감리교 사태에서 드러난 새로운 문제들과 그 대안을 세우는 과정에서 드러난 ‘교회성’의 인식에 대해 살펴보고 감리교 사태가 발생하는 동안 한국교회가 보여준 ‘개교회주의’와 ‘공교회성’의 상실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네 번째, 한국교회가 새로운 미래의 대안으로서 ‘교회성’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된 가능성들을 제시하려 한다. 특히 ‘한국감리교회에 미래가 있는가?’ 하는 화두 앞에서 감리교회는 하나님의 저항을 구현하는 희망공동체로서 개혁과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함을 밝히고자 한다. 따라서 필자는 절망 속에 핀 꽃으로서 한국감리교회를 새롭게 가꾸어내는 것이 개혁의 핵심과제임을 드러내고자 한다.

2. 한국감리교회 변혁적 정체성으로서 ‘교회성’의 문제

  
  지난 8년간 한국감리교회는 3번의 감독회장선거로 인해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그 위기는 한국감리교회의 공동체성이 무너지는 일종의 자기해체의 과정이었다. 또한 한국감리교회가 지속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계파정치’와 학연과 정치적 이익에 따른 분열상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국감리교회는 자신의 ‘존재근거’로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자기계시가 아니라, 개인의 욕망에서 분출되고 그 욕망에 의존된 자기기만적 공동체성을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감리교인들은 한국감리교회의 처참한 현실을 외면한 채, 자기이익이라는 지극히 개인주의적 태도를 보여주었다. 이는 한국감리교회의 ‘비본질성’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건이다. 과연 한국감리교회의 비본질성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한국감리교회의 ‘교회성’의 부재이다.

   교회성에 대한 근원적 사유는 유럽적 종교사에서 교리나 도덕, 경우에 따라서 국가교회에 저항하여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획득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교회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개인의 자발성에서 비롯된다. 교회성은 개인의 자발성에 근거를 둔 교회공동체의 변혁적 정체성이다. 즉 교회성은 교회의 ‘비본질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구현된다. 독일의 사회윤리학자인 트루츠 렌토르프는 “교회성에 관한 신학의 논쟁을 역사종교로서 기독교와의 관계에서 그의 기독교성 즉 그의 장소를 해명하는 방식에 대한 신학적 논쟁”으로 이해한다. 그 논쟁에서 신학은 변혁적 정체성-윤리적 공동체성-을 구현한다. 그 변혁적 정체성이 구현되는 유럽적 종교사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자기계시가 구현되는 신의 자기묘사의 공간이다. 하지만 인간의 자기중심적 개인주의는 지속적으로 신의 삼위일체적 현실성을 은폐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이 하나님의 계시사건을 철저하게 은폐하는 것이다. 반면에 렌토르프의 교회성은 유럽적 종교사와 관계하는 종교적 개인이 자신의 자유를 기반으로 표현한 종교적 개별성이기 때문에, 국가교회의 권력구조에 의존되거나 위협당할 수 없고 신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구현되는 신의 ‘자기묘사’의 현실성이다. 따라서 신학은 그의 교회성을 그 시대에 내재된 의도에 따라 드러내고 적응된 모습으로 표현한다. 신학의 핵심과제는 역사적 종교로서 기독교에 속한 장소로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석이다.

   렌토르프에 따르면 근대신학은 ‘교회성’을 인간이 지닌 의식적 구조로 환원했다. 예를 들어, 제믈러와 슐라이어마허는 ‘도덕역사’와 ‘종교사’를 근간으로 형성되는 ‘교회성’에 주목했다. 그들의 공동적인 특징은 사적신학과 공적신학을 구분하면서 교회의 공적역할에서 교회성을 인식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교회성의 근거는 인간의 ‘도덕성’과 ‘경건성’이다. 그들의 공동체적 자의식으로서 ‘도덕성’과 ‘경건성’은 역사적 예수에 대한 개인의 ‘실존적 관계’와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 장소해석학으로서 신학은 역사적 예수의 지혜와 직관을 해석하고, 유럽종교사에 나타난 다양한 가르침, 언어, 신학이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기독교인이 자발적으로 교회공동체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렌토르프에 따르면, 도덕적 역사에서 비롯된 ‘교회성’을 근간으로 제믈러는 교의학적이고 고백적 교회의 통일성에 저항하고 신앙의 자유에 입각한 새로운 의미의 '교회성'을 확보하는 근거가 된다고 보았다. 반면에 슐라이어마허는 역사적 예수의 우주직관과 성서와 역사적 전통에 대한 해석학적 관계에서 드러난 인간의 자유와 공동체적 교제를 ‘교회성’이 드러나는 장소로 이해한다. 그에 따르면 슐라이어마허의 종교는 무한자를 직관하는 인간의 자유이고 성서와 역사적 전통에서 표현된 신학적 진술을 이해하고 종교적 공동체에 참여하는 행위는 신앙이 된다. 더불어 종교와 신앙의 상호관계에서 종교적인 총체적 삶의 규범성으로 표현된 그의 교회성은 종교적 개별화의 신학적 산물이 된다.

   하지만 렌토르프는 그들이 교회성의 인식에서 삼위일체적 하나님의 주체적 자기묘사를 간과한다고 비판한다. 신은 인간의 공동체적 자발성을 근간으로 그의 자기묘사의 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는 신적 자율성을 구현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의존적 관계에서 개인의 자유를 근거로 교회성을 발현하게 된다. 따라서 렌토르프는 20세기의 새로운 유럽성은 더 이상 인간중심적 사유가 아니라, 신이 주체가 되는 신의 자기묘사적 현실성에서 찾는다. 그 출발점이 바로 바르트의 변증법적 신학이다. 바르트에 따르면, 인간은 신에 대해서 인식할 수 없고, 오직 신이 자신을 드러내는 자기계시의 현장에서 신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을 뿐이다. 바르트의 이 진술은 교회의 주체가 더 이상 인간이나 교회자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 즉 신 자신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바르트의 삼위일체적 신학은 근대신학이 추구해온 인간중심적 주체인식에 대한 저항의 몸짓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바르트는 인간중심적 교회이해에서 신중심적 교회이해로 전환한다. 1932년 발간된 교회교의학의 1권에서 바르트가 주장하는 ‘교회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신학은 교회의 기능”이라는 그의 표현은 교회가 삼위일체적 신에 대해서 진술하면서, 신에 대한 신앙고백과 그의 신중심적 공동체성, 즉 ‘교회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신학의 역할을 표현한다. “교회는 그의 존재가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교회교의학으로서 그의 새로운 신학적 작업은 전체주의적 국가에 대한 교회의 독립성을 주장하는 입장과 함께서 있다. 교회의 독립성은 유럽사회에서 ‘교회성’으로 구체화된다. 렌토르프는 바르트의 삼위일체론을 기반으로 하는 ‘윤리’에서 드러난 교회성으로 발전시킨다.

   다른 한편, 트뢸치와의 연속적 관계에서 렌토르프는 문화종교적 ‘교회성’을 밝히는 데에 집중한다. 트뢸치의 ‘유럽주의’는 현재적 문화통합을 위해서 다양한 역사적 대상들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하는 원칙이다. 또한 그 원칙은 ‘문화종교’적 정체성을 함축한다. 그 원칙을 가지고 트뢸치는 윤리적 가치체계를 구체화한다. 유럽적 컨텍스트에서 구체화된 윤리신학으로서 그의 문화통합은 유럽적 종교사와의 관계에서 역사적 입각점들을 상대화하고, 현재적이고 문화적 컨텍스트를 새롭게 규정한다. 트뢸치가 ‘유럽주의’를 기독교에 관한 개별적 파악들을 총체적 삶의 구조에서 재구성하는 문화통합의 원칙으로 제시했다면, 윤리적 통합은 유럽의 현재적 의미의 가치체계로서 구체화했다. 렌토르프에 따르면, 트뢸치의 유럽주의는 유럽문화의 자기이해이고, 동시에 유럽문화의 자기 절대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다. 그 인식에는 유럽적 신학이 기독교의 신앙의 근거를 새롭게 인식하고, 그 증언하게 하는 힘이 함축하고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인식은 유럽적 컨텍스트에서 유효한 진리이며 증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렌토르프는 무제약적 진리를 파악하는 것이 유럽적 신학의 새로운 과제로 인식하고, 유럽적 신학이 더 이상 다른 문화권에 대해서 ‘인간성’과 ‘인도주의’를 우월적 가치를 주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신학적 태도는 교만적 태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렌토르프는 유럽 문화적 이상을 지형학적이고, 기후적이고, 인간학적이며, 기술적이고 사회적 조건에 따라 형성된 것으로 인식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트뢸치에게서 기독교의 이념의 사회학적이고 조직적인 형태로서 ‘사회적 몸’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발견한다. 기독교의 사회적 몸으로서 ‘교회’는 인격성의 이념을 포함하고 자유로운 종교적 영성의 공간이 된다. 또한 자유로운 종교성에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는 문화적 요소가 된다. 이로부터 그는 신으로부터 주어진 삶의 수행, 삶의 부여, 삶에 대한 반성으로서 ‘윤리’를 이해하게 된다. 그의 사회윤리는 유럽적 컨텍스트를 새롭게 해석하고, 이해하고, 규명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해석학적 윤리이다.

    ‘교회성’에 대한 종교사적 고찰을 통해서, 렌토르프는 장소해석학으로서 “신학을 ‘유럽적’으로서 표시하는 것을 특별한 의미의 색채”로 보았다. 유럽적 신학의 색채는 내용이나 형태에 따라 하나의 규정된 컨텍스트와 환경세계의 지정학적이고 기술적이며 사회학적 요인들에 따라 나타난다고 본다. 그에 따른 교회성은 역사적이고 현대적 컨텍스트 속에서 구체화된 비평적 상대화의 범주로 나타난다. 따라서 유럽적 신학은 세계에서 다른 문화권의 지배에 대한 책임을 갖게 되고, 추상적이고 순수하게 학문적 신학으로서 유럽적 상황으로부터 고립되거나, 혹은 다른 지역신학에 대한 우월성을 지닌 보편신학이 아니라, 신의 자기묘사가 구현되는 ‘문화신학’이 된다. 왜냐하면 렌토르프가 컨텍스트를 ‘역사적이고 사회적 의미관계’와 신학이란 단어가 포괄하는 내용들이 현존하는 경험의 장소로서 이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그의 의식을 규정하는 역사와 신의 계시가 드러나는 역사 사이에서 존재하는 장소를 ‘컨텍스트’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신의 자기묘사가 드러나는 장소에서 인간의 의식과 신의 계시는 컨텍스트라는 표현과 함께 사용한다고 보았다. 렌토르프의 ‘교회성’은 신이 삼위일체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계시의 장소로서 바르트의 유럽적 컨텍스트와 트뢸치의 ‘문화통합적’ 컨텍스트’ 사이에서 ‘유럽성’을 지향하는 삶의 수행의 공간으로서 ‘사회윤리’로서 구체화된다. 렌토르프의 시각에서 볼 때, 한국감리교회는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그의 교회성을 상실하게 된다. 교회법에 대한 공동체적 이해가 아닌 개인적인 이해방식은 권력에 대한 자신의 의지가 욕망으로 변질시키는 매커니즘이 된다.

3. 한국적 ‘교회성’ 구현의 장소로서 ‘한국감리교회’

   교회사가 성백걸은 한국감리교회의 역사를 낡은 패러다임에 따른 위기와 새로운 패러다임 도래의 상호관계적 구조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공동체로서 한국감리교회는 기존의 패러다임이 낡아 신앙공동체가 와해되는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와해라는 말은 그대로 신앙공동체의 생명들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감리교회의 위기는 절망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끊임없이 위기를 극복해온 한국감리교회는 시대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단지 반복되는 위기가 한국감리교회의 발전을 더디게 만드는 근원적 원인이 될 뿐이다. 그 더딘 역사의 흐름에서 한국감리교회가 인식하게 된 것은 바로 개혁에 대한 열망과 ‘교회성’의 구현이다. 개혁을 지향하고 다양한 분열의 현실에 대응하여 한국감리교회는 새롭게 통합하고 연대했다. 개혁의 출발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신앙이었고, 그 복음은 교회와 사회를 변혁시키는 주체적 진리가 되었다.

   초기 한국감리교회는 ‘교회성’의 근거를 어디에서 찾고 있을까?

첫 번째, 한국감리교회는  그의 교회성을 전통종교를 포괄하는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성에서 비롯된 사회적 정체성으로 표현되었다. 한국감리교회의 정체성문제를 한국감리교회의 위기와 그에 따른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분석한 성백걸은 초기 한국감리교의 지성인들이 자신의 민족과 세계구원의 길에서 그 ‘교회성’을 인식한 것으로 본다. 그에 따르면, 초기 감리교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구원과 평화의 대도를 믿고 받아들여 실행함으로써 이 지구 위에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평화를 실현하려는 큰 비전을 품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다양한 종교적 가치를 실천적으로 포괄하는 종교적 통합의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감리교회는 우리민족의 다양한 전통종교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인정하고 수용하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구원과 평화의 대도를 믿고 받아들여 실행함으로써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평화를 실현하려고 했다. 그리스도 중심적 패러다임의 특징은 “전쟁의 비극을 일으키는 어둠과 죽임의 세력을 이기고 이 세상의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유교의 공자와, 불교의 석가와 이슬람교의 모하메드가 지닌 역할과 위치가 긍정되고 있으며, 그 인정의 바탕에서 근본적으로 죽음의 권세를 멸한 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고백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손정도와 최병헌과 같은 초기 감리교인들은 이웃종교에 대한 기독교의 배타성이 아니라, 이웃종교에 대한 ‘포용성’과 기독교의 종교적 정체성에 기반을 두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불교와 유교와 이슬람과 같은 이웃종교들이 전쟁의 비극과 죽임의 세력을 극복할 수 없지만, 그들이 지닌 역할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자각한 한국감리교회는 3.1 운동을 통해서 기독교의 사회적 가치를 드러내었다. 성백걸에 따르면, “3.1 운동은 영적진리와 현실세계의 요청과 하늘나라와 땅의 나라, 하느님 나라와 자주독립의 나라, 궁극적 진리추구와 역사의 시대적 요청, 초월세계와 내재가 상호 관통되고 융합되고 통전되는 지평에서 발생하고 전개되면서 우리의 민족사의 새로운 지평을 형성하였다.”

   두 번째, ‘기독교조선감리교회’(1920-1977)라는 패러다임에서 한국감리교회는 ‘교회성’의 담론을 구체적으로 사회적 지평에서 모색하면서, 단순히 부흥운동이나 선교만을 하는 교회가 아니라 일제의 억압과 가난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함께하면서 사회적 성화를 지향하는 ‘한국성’을 지향한다. 조선감리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보편적 에큐메니칼 교회로 나타난다. 감리교인들은  조선감리교회를 서구 유럽교회나, 아프리카와 아시아 교회와 같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하는 한 교회로 이해했다. 또한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의 “실제적인 한국교회”를 만들려고 했다. 특히 3.1운동이후 한국사회를 휩쓸었던 민족주의의 발흥은 곧 토착교회를 추구하는 발판이 되었다. 토착교회로서 한국감리교회는 국제적이고 우주적인 정신의 성격과 조직과 제도면에서도 민주적 교회를 추구했다.” 게다가 진보적 방향에서 한국감리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향해 창조적으로 변혁하는 창조적 신학을 추구했다. 그의 교회성은 에큐메니칼 흐름, 사회적 해방운동,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추구하는 토착교회 운동을 포괄하는 한국적 ‘토착성’ 즉 한국성을 구현한다.

   3.1.운동이후 한국기독교의 위기는 ‘대립’과 ‘갈등’에서 비롯되었다. 대표적 위기는 ‘문자주의’와 ‘영적각성’ 사이의 갈등과 감리교와 장로교, 성결교의 교파분열,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의 갈등에서 야기된다. 이와 같은 다양한 갈등의 구조에서 한국감리교회는 영적민주주의와 사회적 구원의 진보주의, 복음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기독교 조선감리회 창립과 운영의 핵심가치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한국감리교회의 ‘교회성’은 개인구원과 성화를 지향하는 사적신앙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표현되는 공적신앙으로 구체화 된다. 왜냐하면 한국감리교회는 단지 부흥운동이 선교를 추구하는 교회가 아니라, 공동체의 가난한 자들을 적극적으로 도움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감리교회는 토착적이고 민주적이고 진보적이며 에큐메니칼적 교회를 추구하였다. 하지만 해방이후 한국감리교회는 복흥파와 재건파의 대립이 발생했으며 그 대립은 개인적인 감정이나 교권 다툼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감리교회는 새로운 갈등이 드러날 때마다 지속적으로 통합을 추구했다. 이는 한국감리교회가 끊임없이 자신의 교회성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강력한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세 번째, 1970년대 나타난 한국감리교회 위기는 정파와 파벌간 교권싸움으로 얼룩지면서 교회의 교회성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급기야 1974년 갱신총회의 독립과 호헌파와 성화파의 갈등은 교회의 분열로 이어지고 만다. 하지만 1978년 갱신과 총리원측의 합의로 합동총회가 열리고, 통합을 이루게 된다. 그 이후 한국감리교회는 한국 민주화운동과 더불어 한국사회에 그리스도 공동체의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게 된다. 1982년 고난을 감수하며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감리교 목회자와 평신도, 청년들을 위해서 감리교단은 구속자 석방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고, 1987년 선교자유수호를 위한 기도회를 열어 선교자유수호 선언문을 채택했으며, 민주화를 위한 구국기도회를 연다.

   게다가 1978년에 시작된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한국감리교회는 성육신의 예수 생명화와 그에 따른 생명기독교를 수립한다. 성백걸에 따르면, 예수생명화와 기독교의 수립은 감리교인들의 내적 생명과 영혼의 각성과 심령의 혁명을 이끄는 신앙운동으로서 감리교인들의 자발적 참여와 창조적인 구원의 삶을 요청한다. 특히 그는 초과학 기술문명과 생태계 위기와 부익부빈익빈의 살인적인 거대 소비자본주의와 다문화와 다원화된 시대에 요청되는 영성과 선교모형은 기존의 패러다임의 장점을 포함하면서도 한 단계 더 심원화고 탁월한 차원에서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예수생명화의 패러다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수 생명화 운동은 개인의 자발성에 근거한 한국감리교회의 사회적 실천성을 의미를 함축하고 개인적 차원을 넘어 공동체적 차원으로 형성되는 한국감리교회의 실천적 교회성을 표현한다. 하지만 최근에 드러나고 있는 11개 연회 다원화 감독제도의 비효용성과 부패성, 연급순의 총대제도의 경직성과 폐쇄성, 개체교회중심의 분립성과 빈곤성과 비공동체성과 비공교회성, 본부 각부의 전문화 실패와 무비전과 무정책성이 서로 작용하며 심각하게 부작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감리교회는 침몰하고 있다고 성백걸은 비판한다.

4. ‘교회성’의 상실의 문제로서 ‘교회법’의 위기

   2008년 7월 9일자 이필완목사의 칼럼 “선거관리위원회 유감 후보자격 ‘있다’‘없다’? 약식명령 사본공개!”에 따르면 “기독교대한감리회가 9월 달에 치러질 감독회장과 감독선거후부등록기간 7월말을 얼마 앞두고, 이미 자천타천으로 감독회장 후보로 나설 것으로 널리 알려진 임마누엘교회 김국도 목사의 감독회장 후보자격이 ‘있다’ ‘없다’를 두고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기록되어있다. 이 기사는 기나긴 감리교사태의 서막을 알리는 것 같다. 이필완목사는 이 사안에 대해서 법리적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왜냐하면 후보자격에 대한 소모적 논란과 유권해석을 통한 판단보다, 범죄사실의 진위여부가 감독회장 후보등록을 판단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장정유권해석위원회는 “교리와 장정 1024단 13조 ➅항에 의거 교회의 재판법이나 사회법에 의해서 처벌받은 사실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또한 당당뉴스도 선거관리위원회가 범죄경력확인서를 공직자 선거용으로 당연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일반용확인서에는 일정시효가 지나면 범죄사실이 지워지지만, 공직자용 확인서에는 시효에 상관없이 기록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관위가 일괄적으로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받으면서 감리교 사태의 본격적인 불이 점화된다. 왜냐하면 일반적 상식을 넘어서는 선관위의 일방적 행동이 한국감리교회 안에 파괴적인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관위가 특정후보의 범죄경력을 은폐하는 결과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관위의 일방적인 판단에 저항하는 감리교회 목회자들은 공명정대한 활동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처벌유무에 근거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 이에 대해서 주목해야할 사실은 ‘교회성’의 상실은 법적이거나 공동체의 판단이 아닌 개인의 판단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2008년 7월 28일에 열린 감독회장 선거 기호추첨에서 선관위는 “일부목회자들의 기자회견과 일부 후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범죄경력서 논란을 덮어버렸고, 사후에 문제가 발생 시에 총회특별심사위원회에 상정하겠다”고 결정했다. 이와 같은 무법적 행위가 감리교 의 추락을 가져오고 난맥상이 될 운명의 시작이 된 것이다. 교회공동체의 의사가 무시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결정은 필연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감독회장 및 감독선거를 바라는 기감목회자 일동은 후보의 범죄경력조회확인서의 문제가 실효가 아닌 처벌 유무의 문제에 있음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따라서 한국감리교회는 스스로의 정당성을 잃어버린 결과를 가져온다.

   본격적으로 감리교회가 법정싸움으로 흘러들어가는 시발점이 된 사건은 2008년 7월29일 선관위가 후보자의 자격에 대한 판단을 총회 특별심사위원회에 넘기면서 특정후보의 결격사유를 외면한 일이다. 이에 대해서 소장파 목회자들이 기자회견을 넘어 모든 실효된 형을 포함한 후보목회자들의 범죄경력조회서를 요구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또한 선관위에 대한 ‘후보등록무효가처분 소송을 J목사, H목사, C목사가 주도하는 감리교 연대운동이 시작된다. 이는 선관위의 파행적인 선거업무로 야기된 불법적 사안에 대한 자발적 참여로 확대되는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뒤이어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 대한 선고관리위원회의 후보자격 재심사 판결을 요청한 소장이 이어진다. 8월 13일 열린 바른 감독선거를 위한 토론회에서 선관위의 초법적인 행정적 처서에 대한 비판들이 난무하게 된다. H목사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하여 법정신은 뒤로 밀리고 이해타산에 따라 교묘하게 해석함으로 혼란을 초래합니다. 법의 해석에 있어서 법정신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좋은 법이 있어도 이를 악용하므로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심히 안타깝습니다.” 특히 선관위의 초법적 판단에 대항하여 바른 선거를 위한 서명운동은 더 이상 감리교회의 불법이 목회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범감리교 교단차원의 문제임을 분명하게 드러내었다. 또한 후보자의 후보자등록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받아들여짐으로써 선관위의 불법을 개혁하려는 적극적 의지를 보인 것이다. 따라서 교회성의 파괴에 대한 감리교회의 저항과 개혁이 자발적 교회의 특징이다. 하지만 9월 22일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서 “감독회장 및 감독 후보에 대한 심사는 실효형을 포함하는 범죄경력조회서로 해야 한다”는 고소가 부결이 된다. 다수의 찬성에 불구하고 부결됨으로써 감리교회가 자정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이와 같은 초법적 상황에서 감리교회는 사회법에 K후보 등록무효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정에서 받아들여지면서 K목사는 후보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S 감독회장도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K후보의 후보등록을 무효화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의 직무가 정지된 전선거관리위원장은 불법선거를 치루면서 후보등록이 무효화된 K목사의 당선을 발표한 반면, 기독교 대한감리회 선거관리위원회 직무대리는 기호 3번 K목사의 당선을 발표한다. 사실상 감리교회의 분열이 가시화되었고, 기나긴 법정투쟁이 시작되었다. 이는 감리교회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대승적 차원의 싸움이었고, 감리교회의 법정신을 회복하고자 하는 감리교인의 염원이 담긴 투쟁이었다. 한국감리교회의 법정신의 회복은 곧 감리교회의 회복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감리교회는 감독회장 선거를 치를 때 법이 정당하게 집행되지 않음으로써 교회분열을 야기하고, 사회적 공공성을 잃어버린다. 게다가 사회법정에 따른 후보자등록 취소와 가처분 결정에 따른 후보등록 취소공고를 무시함으로써 사회적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특히 선거 집행상의 위법은 곧 서로 다른 당선자를 발표하는 비상식적 결과를 야기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명해진 사실은 사사로운 법이해가 교회의 사회적 공공성, 즉 교회성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감리교회는 감리교사태에서 드러난 ‘교회성’ 상실의 문제를 정확히 지적해야 한다.

   첫 번째, 한국감리교회는 ‘교회법’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교회법에 따른 개혁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근원적으로 교회법은 누구나 자의적 해석을 통해서 그 정당성을 확보할 수없다. 단지 감리교인들이 교회법을 존중해야하며 교회법의 정신을 기억할 때, 교회법은 그 권위와 명예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한국감리교회가 보여준 모습은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의 근거인 법을 포기하는 극단적 모습이었다. 2008년 11월 7일 총회에서 특정후보측 교회의 교인들에 의해서 감독회장이 감금되고, 총회가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결과들은 감리교회의 위기의 현주소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각기 당선자로 선언된 감독회장후보들은 공적인 판단이 아니라, 개인적 판단으로 자신의 당선을 주장하게 된 것이다. 한국 감리교회의 위기 앞에서 교회법은 스스로 해체된 셈이다. 또한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해득실에 따라 해석하는 기득권의 문제라며” 이번 논란의 당사자인 S감독회장에 대한 한 네티즌의 지적과 같이 누구도 교회법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석하고 적용하지 못했다. 따라서 한국감리교회는 감독회장 집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부끄러운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두 번째, 한국 감리교회는 공동체적 저항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동안 감독회장선거의 파행적 진행과 총회의 무기한 연기에 대해서 다양한 기도회의 모임이 생기기 시작한다. “서울연회 감리사협의회 및 평신도 주관으로 정동제일교회에서 비상기도회가 열렸다.”  그들의 기도회에서 나온 성명서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의 폭력과 무법을 비판하며, 불법선거의 결과로 나온 당선자를 인정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감리교회 개혁운동을 시작함을 선언한다. 2008년 11월 14일에 미주연회 뉴욕지방 감리사와 교역자들의 “감리교회! 사이비 단체로 전락할 수 없다”는 공개선언은  특정후보의 결격사유를 알고도 당선을 위해 편파적으로 불법을 저지른 선거관리위원장의 일방적 행태를 비판하고, 김국도 목사의 ‘후보등록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 이제 한국감리교회의 사태는 단순히 분열을 야기하는 데에 머문 것이 아니라, 감리교회의 존립자체를 염려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때 개혁의 공공가치는 “올바른감리교회세우기”가 된다. 특별히 올바른 감리교회를 세우기 위한 목회자 3천명 서명운동은 한국감리교회가 더 이상 교회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개혁에 동참하려는 감리교도들 모두에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따라서 감리교회의 교회성은 조직화된 불의와 불법에 저항하여 한국사회의 종교적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숨은 노력이 담겨있다.

   세 번째, 한국감리교회의 위기에 직면하여, 개체교회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을 중심으로 하는 신의 삼위일체적 자기묘사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규정되기 시작한다. 개체교회는 한국감리교회의 개혁을 통해서 새로운 교회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공교회성을 회복하려는 실천적 의식이 구현되는 공간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여전히 개교회의 성장을 지향한 나머지, 한국감리교회의 위기를 외면했다. 교회의 교회성은 삼위일체로서 하나님이 사회에서 자신의 주체적 현실성을 드러내고, 인간의 윤리적 삶을 통해서 신중심적 공동체성을 표현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감리교회의 정상화와 올바른 개혁을 위하여 이루어진 전국순회기도회와 사슬기도운동은 교인이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하나님이 개혁의 주체임이 분명해진다.  11월 10일 ‘감리교를 위한 비상기도회’에서 서울연회의 한 감리사는 “진정한 개혁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우리 편이라고 하는데, 하나님이 우리 편이 아닌 우리가 하나님 편이 되는 것이다. 루터가 다른 종교를 만들기 위해 개혁을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돌아가기 위해 하나님 편에 바로 서기위해 종교개혁을 했던 것을 기억해야하며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설교한다.” 결과적으로 종교적 개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은 사회적 공공성을 위해서 삼위일체 하나님과 관계하고, 개혁을 추구해가는 데에 있어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자신의 생각에 따른 개혁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의 개혁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본질을 구현하고,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몸을 구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교회성에 관한 종교적 개인의 인식이 종교와 사회에 대한 참여적 존재라는 인간의 자기인식을 전제한다는 뜻이다.

5. 한국감리교회의 실천적 교회성으로서 변혁적 정체성

   한국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한 현재의 교회와 신학의 과제는 무엇인가? ‘교회성’의 시각에서 볼 때, 교회와 신학은 개인의 자발적 개혁의지와 변혁을 지향하는 자발적 공동체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2009년 감독회장선거 이후 두 번의 재선거와 그에 따른 선거무효소송은 교회법의 붕괴와 그에 따른 사회적 공공성 상실을 막으려는 저항이었다. 또한 감리교 사태해결을 위한 다양한 개혁의지의 표현은 더 이상 감리교회의 위기를 방관할 수 없다는 감리교인들의 적극적인 저항이었다. 그 저항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논쟁들은 한국감리교회의 변혁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감리교회는 교제적 정체성으로서 자신의 교회성을 대화, 토론, 논쟁, 소송을 통해서 구현하고 통합적 공동체성으로서 발전시키고자 한다. 그 통합적 공동체성은 변혁적 정체성이다. 종교적 개인들은 누구나 개인주의에 물든 신앙적 비본질성을 지니고 있고, 때로는 그 비본질성이 갈등을 야기하고 위기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삼위일체 하나님의 자기계시의 공간이 열리면서 개혁의 공간은 조금씩 우리에게 문을 열고 있다. 그 공간은 갈등과 논쟁을 담고 있는 고난의 공간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이고 성령이 우리들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시는 공간이다. 물론 위기에 대한 대응방식은 다르지만, 삼위일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은 하나이다. 때로 그 길이 좁고 협소한 길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함께 걸어가야 하는 공간이 바로 교회인 것이다. 그 교회성이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첫 번째, 한국감리교회가 두 명의 감독회장을 배출한 초법적 사안에 대해서 감리교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했다. 한편으로, 기도회 중심의 개혁의지를 보인다. 감리교 정상화를 위한 평신도들의 호소문, 감리교회의 변화와 갱신을 위한 목요기도회, 감리교회를 바로 지키기 위한 비상기도회, 기독교 대한 감리회 청년회 전국연합회, 감리교회를 바로 지키기 위한 비상기도회는 철저한 반성과 회개를 통한 개혁을 추구했으며 ‘교권수호’라는 미명하에 자행되고 있는 교회법의 붕괴를 막으려고 했다. 또한 2009년 4월 28일에 결의된 전국감리교목회자 대회는 한국감리교회의 개혁의지의 적극적 발현이다. S 목사에 따르면, “올바른감리교회세우기 모임, 감리교를 사랑하는 모임, 감리교희망연대, 감신대 82학번 동기회를 기반으로 하는 모임은 타협론, 양비론, 결별론, 제3개혁론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모임의 성격이 정치적 세력 간의 개인주의적 의도가 담겨있었지만, 궁극적 지향점은 교회법과 제도의 개혁과 부패와 파행에 책임이 있는 자들의 엄중한 책임을 묻는 인적소신을 통해 학연과 지연을 넘어서는 감리교회의 공동체성의 회복에 있었다.

    다른 한편, 2009년 5월 6일 S목사와 K목사에 의해서 제기된 감독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에 대한 항고가 받아들여져 K감독회장체제가 법적효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감리교회는 더욱더 강한 개혁의지를 보인다. 이에 대해서 ‘전감목’은 회개와 자정을 추구하고 감리교 개혁을 위한 대표자 모임을 제안한다. 2009년 5월 7일 아현교회에서 열린 전국감리교 목회자 대회를 준비모임에서 개혁단체대표들과 학교 동기회대표자들, 연회대표등 40여명은 전감목 대회를 위한 조직이나 방법론이 아닌 대중적으로 감리교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제기와 더불어 설득력 있는 제안하자는 실제적인 쟁점들이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들이 자연스럽게 단순한 개혁이 아니라, 회개운동을 통해서 감리교회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에 공감하면서 학연을 넘어서는 운동을 천명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감리교회 감독회의는 법원선거를 수용하고 감독회장선거의 무효를 선언하고, 감리교사태를 불러온 문제들을 개혁하는 입법을 단행하기로 선언한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개별적인 현상들로 보이지만, 감리교회를 개혁하려는 하나님의 의지가 감리교회의 다양한 공동체의 의지를 통해서 발현되고 있는 교제적 정체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실 개혁이라는 것이 특정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혹은 개혁세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전감목대회에 참여하기로 한 단체, 10개 연회준비모임, 감신목원협성 동문회모임, 감리교농촌 선교목회자회, 감리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감리교 여성연대, 고난함께, 나눔선교회, 목요기도회, 예수마음네트워크, 올바른 감리교회를 위한 모임, 희망연대의 자발적인 개혁운동의 참여는 특수한 정치적 관심과 교권을 임의로 장악하려는 것을 저항하기 위한 희망적인 사건이다.

최소한 개인의 이기적인 욕망을 벗어내고 성령의 은혜를 구해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의 발로이다. “전국감리교목회자 대회는 나의 회개와 자정에서 시작되고 민주적이고 정직한 소통으로 감리교회의 미래를 열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하며 감리교회의 일치와 통합을 이루는 하나님 운동”이라는 선언은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는 교제적 공동성의 구현이다.

   두 번째, 한국감리교회는 재선거 과정에서 사회법적 정당성을 기반으로 ‘교회성’을 확보하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교회법으로 극복하지 못한 감독회장선거의 문제들이 사회법의 치리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이 세운 감독회장 직무대행체제에서 다양한 갈등양상이 나타나지만, 감리교인들은 자발적으로 교회성을 감리교회의 공교회성을 구체화하려고 한다. 당시 대표적 갈등은 감리교사태의 해결을 위해서 총회를 주장했던 전현직감독협의회의 입장과 재선거를 주장했던 L감독회장 직무대리와 갈등이다. 당시 현직감독 7명은 6월 3일 하늘중앙교회에서 총회를 열기로 하고 총회일정을 발표한다. 그들은 “혼란을 거듭하고 소통부재에 빠져있는 감리교회사태를 정상화하는 방안이 총회를 여는 일”을 핵심적 과제로 내세운다. 이에 대해서 전감목은 법적입장에서 불법총회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고 기본적인 전제인 개혁의 의지를 강하게 밝힌다. 이에 대한 법적 대처는 ‘감리교회’의 법적토대를 지키는 일이었다. 또한 장정수호위원회에서도 총회소집의 불법을 지적한다. 이와 같은 비판적 시각은 사회법의 치리 하에서 인식하게 된 법적 정당성에 대한 인식으로 발전했다. 일례로 전감목의 개혁입법관련 질의에 대해서 감독회장재선거에 나선 입후호보들은 한국감리교회 개혁에 대해 적극적 의지를 보였고 동참했다. 이는 의미 있는 변화이다.

   2010년 6.3총회에서 K목사에게 감독회장 당선증을 수여한 일은 한국감리교회가 다시금 2009년 두 명의 감독회장을 낳는 일을 반복할 수 있는 위험이 된다. 한편으로, 6.3총회측은 임마누엘 교회에서 법적 효력이 없는 총회를 열었고, K목사의 감독회장 취임을 선포한다. 이에 대해서 법원이 인정한 감독회장재선거위원회가 시행한 투표에서 새로운 K목사가 당선되고 이에 대해서 전감목은 감리교회의 개혁을 추구하는 일에 힘을 보태게 된다. 이와 같은 갈등 상황에서 서울 지방법원 민사 50부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제기한 K목사의 감독회장 직무집행금지가처분과 서울중앙법원은 최광혁 장로외 1인이 S목사를 상대로 제기한 직무대행집행정지를 인용했다. 또한 S목사는 감독회장 재선거무효소송을 걸었고, 그 근거는 “총회의 직무에 속하는 총회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감독회장 직무대항의 임의의 권한으로 선거관리위원을 임명하고 조직하였으며 임시감독회장으로 선임된 후에도 권한을 남용하고 선거관리규정들을 크게 위반하여 감독회장 재선거를 실시하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2010년 10월에 나온 법원의 선거효력 불인정판결로 인해서 어느 누구도 감독회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다. 사회법이 한국감리교회의 밑낯을 드러낸 것이었다. 이는 교회법의 실추가 가져온 비극적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관심에 의해서 붕괴된 교회법의 실추는 사회법의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감리교회 교인들은 사회법에 의존하는 상호간의 소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공감대와 개혁에 대한 의지와 실행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왜냐하면 감리교사태 동안 대화와 협력보다는 갈등과 소송이 반복되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법에 대한 제소가 일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감리교회는 대화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하고 그 의지는 감리교인들의 자발적인 의식과 참여에서 구체화됨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감리교회는 B감독회장직무대행체제에서 행정복원을 위한 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지만, 수많은 소송에 따른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2012년 6월 26일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이 행정총회 열면서 감리회 정상화를 위한 결의문을 채택한다. 게다가 그는 삼위일체 하나님과 교리와 장정을 중심으로 하는 거룩한 교회의 회복을 약속하고 과거의  선거과정에서 문제가 되었던 범죄경력에 대한 부분을 보다 엄격하게 강화되었다. 하지만 총회장정유권해석위원회가 피선거권과 관련하여 사회법에 처벌받은 사실에 대하여 실효된 형은 포함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리는데 대하여 집단소송이 시작되었고, 법원은 감독회장선거 실시금지가처분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어진 반복적인 소송에서 한국감리교회는 사회법에 모든 것을 의지하는 성향을 보였고, 이는 교회성의 파괴로 이어진다. 이는 특정학교의 학연을 중심으로 감독회장 선거가 치러지는 양상에서 나타났다. 실제로 2013년 7월 9일 감독회장선거에서 중앙연회 J 목사가 감독회장으로 당선되었지만, 곧 선거무효소송으로 이어졌다. 총특재는 J감독회장의 당선무효를 판결하면서 감리교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J감독은 사회법에 충특재판결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사회법은 총회재판결무효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와 같은 소송과정을 통해서 감리교회는 갈등과 사회법 소송의 악순환이 반복하면서 스스로 해결할 수도 없고, 개혁할 수 도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결국 한국감리교회의 개혁과 회복은 사회법에 의존해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사회법이 일시적으로 사태의 왜곡을 인식하게 하고 다른 길을 인식하게 할 수는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의 개인적 관점에 의해서 판단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감리교회가 희망적인 이유는 지속적으로 자발적인 개혁세력인 전감목이 외부인사 중심의 감리교단을 보면서 개혁총회에 대한 입장을 접고, 재선거로 정책방향을 전환한 것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B감독회장직무대행의 퇴진을 요구하고,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는 일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감목은 그 개혁을 전제로 본부측, 연회감독회의, K목사측, 소송당사자, 연회평신도단체장, 전감목이 함께 모이는 원탁회의와 3대 감리교회 제도개혁을 제안한다. 물론 진행상의 불협화음이 있었고, 그 이유로 구체적인 대안마련에는 실패했지만, 감리회에 던지는 합의와 화해의 가치를 부여해주었다는 평가는 외면되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학연이나 지연중심의 공동체는 지속적으로 기득권을 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감리교회의 개혁은 일시적인 소송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혁적 정체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구현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연을 넘어선 감리교회 3개 신학대학교 총동문회와 4개의 평신도 단체들은 감리교회 정상화를 위해서 모인 기도회는 상당히 의미있는 시도이다. 또한 그들의 고백은 주목할 만하다. “감리회의 사태는 외부로부터의 박해로 인한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우리의 탐욕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안에서 내재해 있던 불법과 야합 그리고 금권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의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감리교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는 것은 회개를 한다고 소리를 질렀지만, 영혼을 찢지 않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질책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촛대를 옮기겠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경고에 응답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도 하나님의 경고에 응답해야합니다.” 이러한 고백적 진술은 한국감리교회의 변화와 갱신에 대한 요구와 요청을 분명하게 드러내었다. 더 이상 한국감리교회 안에 학연과 지연에 의한 갈등과 금품선거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요구이다. 무엇보다 다행인 사실은 소모적인 소송을 중단하고 현감독회장과 소송당사자인 목사사이에 개혁입법과 감리교발전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내었다는 사실이다. 상당히 정치적 타협이라고 불리 울 수 있는 요인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감리교회 미래를 위해서 힘을 모으기로 한 점은 상당히 발전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 7년 동안의 감독회장선거에서 드러난 사실은 3명의 K목사와 현 감독회장 모두가 불합리한 선거법의 피해자라는 S목사의 인식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감리교회는 불의에 맞서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지키고, 때로는 변혁시켜야 하는 과제를 지닌 것이다. 그 과제가 한국감리교회의 자발적 정체성으로서 교회성을 구현하는 일이다.

6. 나오는 말
 

    지금까지 교회성의 관점에서 지난 7년간의 감리교회 사태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살펴보았다. 유럽종교사 인식에서 분명히 드러난 사실은 교회의 본질적 가치란 삼위일체 하나님의 자기묘사가 한 문화의 교회공동체의 구조를 통해서 구현된다는 점이다. 또한 다양한 종교적  가치의 분화와 그에 상응하는 공동체적 구조를 통해서 끊임없이 새롭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특히 트루츠 렌토르프는 종교사 안에서 신의 삼위일체적 자기묘사와 그에 따른 공동체의 자발적 결단과 참여가 교회성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자발적 결단이 사라진 시대의 한국감리교회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스스로의 개혁을 추구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개혁을 대신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야 한다. 지난 7년간 감리교 사태를 되돌아볼 때 새롭게 성찰하게 되는 것은 교회의 본질과 그에 대한 감리교인의 지속적 책임에 대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한국감리교회는 많은 시간을 분열과 갈등의 시기를 보냈다. 100년 동안 한국감리교회는 다양한 분열과정 속에서 수차례의 통합과정을 겪어왔다.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성 없이 정치적인 관점에 따라 분열과 통합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이와 같은 상황에서 7년간의 감리교사태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이다.

   첫 번째, 교회의 분열과정은 개인의 정치적 관심을 분명히 드러낸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적 관심은 ‘교회성’의 구조에서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개인의 정치적 관심은 정치적 세력에 의해서 힘을 얻는 듯하지만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감리교회는 분열과 갈등을 자신의 한계점을 인식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적이고 학연과 지연에 의해서 형성된 지배에 대한 욕망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자기묘사의 구조에서 힘을 상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회가 더 이상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된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의 역할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자기묘사의 공간을 확보하고 진정한 회개와 돌이킴의 역사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두 번째, 교회의 분열의 과정을 살펴보면 항상 분열을 극복하려는 통합의 의지가 있었다.

분열과 갈등은 새로운 통합을 위한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근본적 치유과정이다. 특히 한국감리교회사에 분석에 따른 이덕주교수의 진단은 의미가 있다. “해방 후 1차 분열로 인해 재건파와 복흥파로의 분열을 통해 왜곡된 역사의 청산 없이 나눠지고 통합했으며, 이것은 후에 지방색과 교권문제로 인한 호헌파로의 분열로 이어졌으며 경기연회와 갱신측의 분열을 통해 극한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당시도 교회권력의 분배문제가 화두가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내부갈등의 모순 구조가 극에 달할 때마다. 1946년, 1954년, 1974년 2009년에 이르기까지 큰 분열이 있었다.” “결국 분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화 없이 외형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모순적 행태가 작금의 상황을 불러왔다고 주장했으며 이 번 사태에는 철저한 사태규명과 근본적 치유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 통합은 개인적 관심의 관철이나 정치적 관심의 일방적 타협의 산물이어서는 안되고, 오히려 한국감리교인의 정체성을 담는 과정이어야 한다. 교회는 교인들의 자발적 헌신이 구현되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체성이 교회성으로서 구현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한국감리교회의 미래가 감리교회 법정신이 살아있는 실천적 교회성의 확보에 있음을 주장하려고 한다. 지난 6년이란 기나긴 시간동안 한국감리교회는 사회법에 붙들려, 아무런 변혁의 과제를 수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많은 감리교회교인들은 개혁과 변혁에 대한 과제를 포기하지 못했고,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모습과 같이 철저하게 자기를 내려놓는 방식으로 교회의 공교회성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일례로 “감리교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교단총회 공동대책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감독회장선거에서 촉발된 감리교 목회자의 도덕적 불감증과 윤리의식 결핍에 대한 냉정한 비판과 오랜 세월 지속되어온 대형교회의 권력과 성공중심적인 목회에 대한 비판에서 목회자 자신이 개혁의 대상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또한 교회의 보수화와 맞물려 진행되어온 감리회의 원로화에 따른 교단의 퇴행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하는 공감대를 확인하게 되었다. 이제 한국감리교회의 공교회성은 모든 감리교회교인이 개혁에 대한 결단과 개혁의 과제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서 구현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개혁은 우리를 변혁시키는 그 삼위일체 하나님의 부르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희망의 신학자 몰트만이 우리에게 진술하는 그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희망하는 최종적인 근거가 우리가 바라고 소원하고 기다리는 대상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바라는 분이 계신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신비에 대한 신뢰 위에 우리의 희망을 세울 때마다, 우리는 가슴깊이 이것을 느끼게 됩니다. 즉 여러분을 기다리는 분, 여러분에게 희망을 두시는 분, 우리에게 그 무엇을 맡기시는 분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 되시는 그분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절망에서 핀 꽃과 같이 우리에게 부활로서 나타나셨다면, 우리는 그의 부활을 우리의 몸된 교회로 그러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우리의 희망 아니겠는가?  

참고자료
Moltmann, Juergen. 이신건역.『 희망은 어디에서 오는가?』, 서울: 한들출판사, 2004.
Barth, Karl. Kirchliche DogmatikⅠ. Zollikon-Zürich: Evangelischer Verlag, 1952.
Rendtorff, Trutz. Kirche und Theologie, Gütersloh: Gütersloher Verlaghaus, 1966.
         , Ethik Ⅰ,Ⅱ. , Stuttgart: Kohlhammer, 1990.
         , Theologie in der Moderne, Gütersloh: Gütersloher Verlaghaus, 1981.
         , Vielspaeltiges, Stuttgart: Kohlhammer, 1991.
                이원규. 『한국교회의 사회학적 이해』. 서울: 성서연구사, 1992
이형기. 『성경의 내러티브 신학과 교회의 공적책임. 서울: 한들출판사, 2010.
이덕주. 『한국 토착교회형성사 연구』. 서울: 한국기독교사연구소, 2014.
감리교개혁을 말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거사태 (2007년-2015년).
감리교개혁을말하다. 감리교회 감독회장 선거사태 백서발간 준비위원회.

최태관 목사 프로필

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과 졸업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 졸업, 조직신학전공 (Th. M)
독일 요한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 대학교 졸업, 조직신학과 윤리전공 (Dr. Theol)

배재대학교, 남서울대학교, 숭의여자대학교 출강
현 감리교신학대학교, 강남대학교 출강
현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종로지방 평동교회 부목사

기독교 절대성, 이기호/최태관 공역, 한들출판사(2014)
종교들의 대화방법론으로서 라인홀드베른하르트의 상호포괄주의 연구
(신학논단 2015)
종교사적 시각에서 본 신의 자기묘사로서 슐라이어마허의 절대의존의 감정이해
(해석학연구, 2014)
초대그리스도교의 종교성에 나타난 역사적인 것의 의미
(존재론 연구, 2014)
한국적 다종교상황에서 에큐메니칼 신학형성을 위한 슈뵈벨의 삼위일체론의 의미
(한국기독교신학논총, 2013)
종교간 대화에서 종교간 차이인식의 문제
(종교연구, 2013)
다종교 상황에서 본 트뢸치의 문화통합의 현재적 의미
(한국하이데거학회,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