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형석 교수

감리교회 감독회장 사태에 나타난 성서 인용과 해석에 대한 성찰과 전망
- 성명서를 중심으로

서 형석

1. 들어가는 말

  한국 감리교회는 최근 내홍을 겪었다. 내적 갈등은 현 감리교회의 모습에 대한 신학적 검토를 필요로 한다. 신학적 검토는 향후 감리교회의 나갈 길에 대한 전망을 위하여 필수적인 과정이다. 물론 최근의 내적 갈등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 우선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신학적 반성은 감리교회의 나갈 길에 대한 전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신학적 반성으로 끝나는 논의들은 단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또 다른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 감리교회의 현 상태에 대한 성서신학적 검토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며, 이 과정을 통하여 감리교회의 성서적 토대를 지금과는 다른 전망으로 구성하는 일을 현 상황 자체가 이미 요청하고 있다고 필자는 파악한다.

  주로 성명서를 중심으로 하여 인용된 성경본문들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감리교회감독회장 사태의 성서 인용으로 살펴본  후, 성서를 왜곡된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는 점들을 정직하게 읽어내고 향후 감리교회가 취하여야 할 성경해석 방법의 가능성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 감리교회를 위한 제언도 간략하게 제시할 것이다.

2. 패러다임의 변환 요청으로 보는 감리교회 감독회장 사태

  낡은 패러다임은 신앙공동체의 혼돈을 야기한다. 감리교회는 기존 패러다임이 와해되는 과정을 감독회장 사태로 경험하는 동안,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청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아직 그 모습을 분명하게 정립하고 있지 못하다. 이것이 감리교회의 내적 갈등의 상황이다. 성백걸은 “한국 감리교회의 위기는 세 층위가 동시에 겹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패러다임 전환기와 세대 교체기와 시대 교체기를 현재 함께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한국 감리교회를 과도기적 공동체상태라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감리교회의 첫 번째 패러다임은 “대도대기”사상이다. 성백걸은 기독교는 ‘대도’의 터전 위에 동서문명의 장점을 포괄 또는 융합하는 ‘대기’의 새 조선문명을 건설하려는 입장을 찾아 간 것“으로 파악한다.

  여기서 대도는 신약성서 중 요한복음의 로고스 개념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말씀(로고스)이 육신이 되었다(요1:14)는 요한복음 서막의 언급은 육신이 이미 말씀이라는 도를 내포하고 있으며,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있을 당시(아직 세상에 오지 않은 시점), 가장 영적인 존재로서의 영을 그 안에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상상하게 한다. 이 신약성서적 근거 위에서 초기 한국 감리교회의 대도대기의 패러다임을 분석하면, 타 종교를 포괄하여 넘어서는 사상적 초극을 당시 한국감리교회의 신앙인들이 경험하고 있음으로 파악할 수 있다. 육신이 된 말씀은 온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하나님의 아들이며, 하나님의 실제 모습이다(요1:1). 이 시기에 중요한 패러다임은 유교의 공자와 불교의 석가와 이슬람의 마호멧의 역할과 위치를 긍정하면서도 근본적으로 죽음의 권세를 멸한 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고백하고 있는 점이다. 이것이 통합과 포월의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이 패러다임은 성취론적 한계를 노정한다. 모든 육신의 영적인 상승에 로고스로서의 예수가 있는  형국이다.

  통합은 통합의 주체를 누구로 정하는가에 달려 있다. 당시 기독교의 신앙은 타 종교인들을 포괄하여 통합하지만, 그 통합의 주체를 예수로 고백하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물로  이 고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 고백은 이미 타종교를 믿고 있던 조선 백성들에게 기독교의 진리를 친화력있게 다가서게 하기 위한 효과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고백을 기초로 구성된 초기 한국 감리교회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지점을 드러냈고 필자는 그  지점을 찾아 신약 성서신학적 점검을 하여야 오늘 같은 한계를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고 이해한다.

  한국 문화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한국 교회는 장로교회와 감리교회의 차이는 ‘대동소이’의 정신에서 교파의 통합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했다. 1920년대 조선 감리교회는 한국 문화와는 통합을 시도하였으나 장로교회와는 나뉘어지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1920년대에 이미 한국교회는 새 시대에 창조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전망과 선교방법과 삶의 방식을 찾지 못한 상황, 문자주의와 영적이고 정신적인 신앙운동 사이의 마찰, 교파주의의 부각,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 경향의 갈등, 서구에 근거를 둔 선교사들과 민족적 사고를 하는 조신 신앙인들과의 갈등, 과학사상과 현대사조의 유행으로 청년층의 교회 이탈, 일제의 수탈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을 타고 급부상한 사회주의 운동의 충격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었다.

  로고스인 예수로 문명을 통합하면서 시작한 한국교회는 이제 내적 갈등으로 치닫고 있었다. ‘아버지와 나와 하나인 것 같이 저들도 하나가 되게 하소서’(요17:21)라는 말씀이 제 기능을 한국교회에서 발휘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 처하였다. 예수로 인하여 일치를 경험한 한국교회는 예수를 믿는 방식의 차이로 나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합의 교회로서 한국 감리교회는 북감리교회 조선연회와 남감리교 조선 연회가 합동하여 ‘기독교조선감리회’를 구성하였다.

  이것은 요한복음 17장 21절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인 것 같이 하나를 이룬 소중한 경험이다. 그러나 이 통합에는 한계가 있다. 다른 교파의 연합을 이루어 내는 데 까지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문명과의 통합을 꾀하는 한국 감리교회는 이제 구원의 능력을 예수에게로 집중시킴으로 통합을 넘어서는 포월의 교회를 지향한다. 한국의 문화나 사상을 포함하지만, 그것을 안은 채 넘어서는 예수로 로고스를 고백함으로 대도의 완성은 예수임을 그 당시 한국 감리교회는 명확하게 한다. 이것은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요19:30)고 외친 요한의 예수에게서 입증되었다. 문화를 포함하고, 다른 종교를 다 포함하여 넘어서는 자가 예수임을 당시 한국 감리교회는 신앙하였다.

  1920년대로 시작된 한국교회의 갈등을  한국 감리교회도 비껴갈 수는 없었다. 당시 한국 감리교회는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조선교회’라는 패러다임으로 대도대기의 패러다임을 따르면서도 구조와 제도적으로 ‘영적 민주주의’의 구현으로 사회선교적으로는 ‘사회적 구원의 진보주의’ 실천으로 신학사상적으로는 ‘복음적 자유주의’를 제시한다.

  당시 한국 감리교회를 기초한 신약성서적 전거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는 유대인도 이방인도 없고 자유인도 종도 없으며 남성과 여성도 없이 사람들은 모두 하나다’(갈3:28)는 주장에 담겨 있다. 신약 성서신학적으로 이 본문을 분석하여야 한다.

  당시 한국 감리교회는 토착교회를 지향하며 조직과 제도의 운영 면에서 민주적인 교회를 추구하였다. 예를 들자면,  조선감리교회의 대표자를 감독제 대신 총리사 제도로 선택한다. 이것은 민주의식으로 결정한 일이다. 거의 모든 전권위원들과 특선위원들이 감독제를 거부한 이유는 감독이라는 한국 명칭이 공사장 감독이나, 영화 감독의 뉘앙스가 있다는 것과 장로교회 등과 이후에 합동될 가능성을 파괴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한국 감리교회가 갈등을 극복하려고 한 구체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조선 감리교회는 사회적 차원에서 진보적 방향으로 출발하였다. 여기서 조선감리교회의 생명적이며 진보적이고 시대적인 특성이 나타난다. 조선감리교회는 한국에서는 모든 교파가 하나로 만나는 조선기독교회를 설립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1920년대 이후 발생한 갈등하는 한국교회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싶어 한 증거이다.

  교리적 선언의 채택 배경도 같은 이유를 가지고 있다. 이는 조선기독교회에 이미 상존하고 있었던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 사이의 갈등을 주체적이며 민족적이며 토착적인 신앙고백으로 극복하기 위해서 채택되었다. 조선 감리교회의 신학적 방향이 복음적 자유주의임을 청명한 고백이 교리적 선언이다. 이것이 당시 교회의 패러다임이 갈등과 극복이었음을 알게 해주는 부분이다.

  이 모든 갈등과 그 갈등을 극복하는 교회로서의 배경에는 갈라디아서 3장 28절이 자리하고 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이 하나 됨은 교회의 일치를 의미한다. “너희가 아들이므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갈4:6) 는 바울의 언급은 우리의 하나 됨이 우리 사이의 일치만을 언급하지 않다는 암시를 하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아들 예수와 하나 됨을 이룬 것은 아닌가? 이 당시 패러다임은 신약 성서 신학적으로 한계를 드러낸다. 우리가 하나가 되고, 그 이후 예수와의 일치를 이루어야 갈등을 완전하게 극복한 공동체로서의 교회가 될 수 있다.

    1978년 즈음 한국감리교회는 중앙집권형에서 지역 분권의 개체 교회 중심으로 구성되기 시작하였다. 4개의 합동원칙은 ‘완전 다원화 감독제, 총대 선출방법 합리화(단순화), 개체 교회 중심화, 사업기구의 독립과 기능화’였다. 그 핵심은 권력 집중형인 1인 4년 감독제를 권력 분산형인 2년 겸임 다원 감독제로 바꾼다는 데 있었다.

   이 당시 중요한 문제가 형제 사랑이었다. 이것은 예수가 우리를 사랑한 것 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여야 한다는 요한복음13:34를 상기시킨다. 이것은 로고스인 예수의 역할이 우리를 사랑하는 것이었던 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역할을 감당하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역할론적 예수 이해이다.

    5개의 연회별로 감리교회는 지역분권형 교회로 변모했다. 한국 문명과의 통합을 꾀하기도 했고, 장로교회와도 연합을 모색하였던 감리교회는 이제 소위 호헌파, 성화파, 정동파 등 지연 중심의 정파들로 갈라져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놓고 갈등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교회 권력과 재산을 놓고 벌어진 감리교회의 얼룩진 역사이다. 갈등하는 감리교회는 지역분권형 교회를 선택함으로 갈등이 해결된 것이 아닌 상태로 지속되기 시작하였다. 지연 중심의 정파들의 분열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지역분권형 교회를 선택한 것은 최선을 다한 결정은 아니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3:28)

  이 신약성서적 근거가 감리교회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어야 했다. 김창희 감독은 이 시기를  감리교의 형제 사랑을 회복하여 새 시대의 전진을 향해 도약하려는 결단의 때라고 주장한다. 서로 사랑하여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이 당시 신약 성서적 감리 교회론이었다. 하나를 이루기 위한 형제 사랑을 지방분권형 교회로 선택하였다는 점은 신약 성서 신학적으로 제대로 결정한 해석학적 지평은 아니다. 지방 분권형으로 나뉘어진 감리교회는 현재 연회별 구조가 되었는데 연회와 연회간의 협력과 일치를 어렵게 할 수밖에 없다.

  요한복음에서 형제라는 개념은 신성을 나누어 가진 자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형제 사랑은 교회권력이나, 재산에 의해 취소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예수로부터 친구가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사랑을 체험한 사람들이 형제들이고 친구들이다. 그러므로 서로 사랑은 목숨을 내주는 사랑을 의미한다. 김창희 감독의 형제의 사랑이라는 언급은 이 시기에 감리교회가 형제 사랑의 공동체가 아니었음을 반증한다.

3. 감독회장 사태에 대한 성명서들에 인용된 성경본문들과 그 의도

  1) 율법의 해석학

    감독회장 사태에 대한 백서에서 인용된 성경본문들은 각자의 이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어 왔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사회법과 교회법 중 어느 것이 우선인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논쟁을 담고 있는 본문들을 주로 읽어보려고 한다. 이것을 필자는 율법의 해석학이라고 정의한다.   2007년도 김국도 목사 후보자격에 대한 논란에서 등장한 약식명령사본 공개문제로 인하여 촉발된 사태에서 주로 감리교회는 율법적 성서해석이라는 틀에 갇히게 되었다. 성서의 해석이나 인용이 타인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될 때, 그 해석은 율법적인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 물론 김국도 목사의 후보 자격을 논하는 일이 감리교회의 감독회장 선거의 원칙을 세우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 일이 의미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과정 중 감리교회의 성서 해석학은 율법적 수준에 붙잡히게 되었다.

  왜냐하면 고수철 목사도 교통사고로 7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국도 목사의 사회법 위반이라는 아킬레스건이 고수철 목사에도 있었다. 이를 숨기고 김국도 목사의 후보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율법적 판단을 시작한 때로부터 감리교회의 성서 해석의 수준은 율법적 이해로 전락하였다.

  사회법에 제기한 고소를 취할 것을 주장한 6인 장로들이  근거로 제시한 마태복음 18:15-17 말씀은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 만일 듣지 않거든 한 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 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증하게 하라.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미 교회의 자정능력이 상실된 상황으로 파악되어 시작된 소송전에 이 본문의 기능은 그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국도 목사는 가자 회견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사회법과 교회법이 갈등할 때, 교회법이 우선이라는 신념으로 살아 왔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는 율법적 성서해석이 교회법이냐 사회법이냐의 논쟁으로 격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김국도 목사는 고린도전서 6장을 증거본문으로 교회법이 사회법보다 우선이라는 입장을 표명한다. 그는 강흥복 목사가 835표(15.4%)를 득표했으나 자신의 득표률은 2544표(44.4%)였음을 부각시키면서, 누가 더 감독회장에 적합한가를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선기 장로가 언급한 아아스크림 비유는 한 아이스크림을 놓고 “내 것이다.”“네 것이다.”라고 싸우는 것과 같다는 언급은 표면적인 이해이지만 말 그대로 사실을 언급한 주장이다. 특히 그의 아이스크림 비유는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주장하기를 아이스크림의 주인이 가려질 때 즈음 아이스크림은 모두 녹아 누구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다.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는 결국 그의 주장대로 누구도 득이 없는 상황이 이른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한 자리를 놓고 같은 증거를 들이대는 아전인수격 율법적 해석의 끝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없고, 감리교 전체의 피해로 귀결된다.

   강흥복 감독회장에 대한 서울북부지방법원 감독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결정 후 김국도 목사는 아모스5:24을 인용한다.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지어다”는 말씀을 근거로 그는 사회법을 쓰는 자는 사회법으로 몰락한다는 교훈을 모든 신앙인들에게 가르쳐 주었다고 해석한다.

   김국도 목사 측은 교회법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고수철 목사와 후에 그와 연대한 강흥복 목사 측은 사회법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목사(김국도 목사와 고수철 목사) 모두 벌금형을 받는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율법의 해석학이 아닌 은혜의 해석학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면, 모두 죄인이라는 데에서 일치를 이루어, 서로 같은 정도로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야 자격 논쟁을 그치고 은혜로운 감리교회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작든 크든 공동체가 무너지는 일은 선명성 논쟁(자격 논쟁)으로 부터이다. 누가 더 선한가? 이런 식의 논쟁에 공동체는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2) 욕망의 해석학

  김국도 목사는 감독회장이라는 직무를 고난을 지는 것으로 이해한다. “고난의 길이지만 하나님이 능력 주시기 때문에 할 수 있다.”이 언급은 감독회장이 특권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 해석은 2008년 9월 28일 김국도 목사 당선 감사 예배 시 인용된 본문이 여호수아 14:6-12이었으며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였다. 그는 덧붙이기를 아무도 올라가지 않았던 견고한 땅 헤브론을 정복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는 이 산지를 얻는 것이 영광만이 아니라, 고난이기도 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는 고수철 목사의 주장에서도 확인된다. 고수철 목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포부를 밝힌다. 그는 소통과 화합과 섬김으로 감리회를 개혁하겠다고 주장한다. 이는 두 목사 진영 모두가 감리교회를  섬기는 과정에서 고난도 감당하겠다는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그 과정 중 두 목사 진영은 자신이 진정한 감독회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성서를 아전인수적 욕망을 가지고 해석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성서라는 것이 상황을 전제로 한 채 해석될 수밖에 없지만, 성서를 해석학적(exegesis)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성서에 들어가 자신의 의도를 기준으로 해석하는 경우(eisegesis)라 할 수 있다.

   고용봉 감독의 ‘뜨거운 감리교회’라는 설교는 “감리교는 기도하는 교회, 전도하는 교회, 사랑의 교회, 하나님 말씀의 종교, 변화하는 종교”라고 소개하면서 그 지도자는 김국도 목사라는 뜻을 내 비쳤다. 이는 고수철 목사를 지지 하는 주장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다. 아전인수적 욕망의 성서해석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모두 해석하는 자신이 중심이 되고 성서는 그 다음의 자리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이는 성서와 전통, 경험과 이성이라고 하는 감리교회의 네 가지 기둥 중 중요한 기둥 하나를 흔드는 해석일 수밖에 없다.

  감독회장 직무대행 체제에서도 아전인수적 욕망의 해석은 여전하다. 2010년 5월 25일 6.3 불법 총회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성명서에서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자신의 길이 공의의 길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좁은 길이라는 나름대로의 해석이 등장한다. 고수철 후보도 2010년 재 선거의 상황에서 주장하기를 “믿는 자들이 정의와 공의를 하수같이 흘러가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기틀이 미련될 것입니다. 문제의 해결은 정의와 공의 회복입니다. 두 번째는 감독회장 자리에 대한 잘못된 생각 때문입니다. 감독회장 자리를 지배자의 자리가 아닌 섬김의 자리로 인식해야 합니다”고 주장한다. 아모스의 정의와 공의를 하수같이 흘러가게 하라는 말씀은 양측이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사용한다. 이것은 욕망의 눈으로 성서를 보는 입장에서 증거본문을 발견해도 그 본문은 각자 자신들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만 읽어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지도자들과 그를 지지 하는 자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들도 높았다. 올바른 감리교회를 세우는 모임에서 주로 인용된 성경은 본질이라는 관점에서 해석 가능한 본문들이었다. 요나서 1:4-12을 본문으로 김진호 감독은 “자는 자여 어찜이뇨”라는 설교를 하였다. 이는 당시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대다수 감리교 목사와 평신도들을 향한 말씀이었다. 또한 이 설교는 사명을 위배하고 도망가다가 회개한 요나를 상기하게 하여서 당시 사태의 책임자들의 회개를 촉구하려는 의도를 가진 본문이다. 그는 감리교 총회에서 요나가 나와야 하고 ‘나 때문이요’하고 고백할 때 감리교 호의 침몰은 멈춘다고 설교하였다. 올감모에서 인용한 “오직 너는 마음을 강하고 하고 극히 담대히 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한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수1:7)라는 말씀은 감리교 사태에 정당하지 않다. 모세가 두 명인 상황에서 각자는 자신이 치우치지 않는 모세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씀의 기준에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가지고 문제를 다루어 가려는 의도를 가진 성서 인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치우치지 않는 성서 해석이 인간으로 가능한가? 아마도 이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서 안에 자신의 욕심만 들여보내 성서를 훼손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그만하여야 한다.

  서울연회 감리사협의회장인 이중덕 목사는 정동제일교회에서 2008년 11월 2일에 있었던 비상기도회에서 열왕기상 18장 26-46절을 통해 “하나님만 의지합시다”라는 제목의 설교를 하였다. 이 또한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언급하는 하나님 이름은 통합의 기능을 할 수 없다.  삼남연회 전 감독인 구동태 목사는 이사야 11:10을 통해 이사야를 오실 예수님을 위해 왕족 신분을 버리고 올인한 사람으로 언급한다. 그 이사야가 하나님의 눈이 머문 곳에는 혼돈과 어둠이 물러간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불안해 하지 말라고 설교하였다. 이 또한 하나님의 임재라고 하는 근본과 본질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주장이다. 목원대 이사장인 허원배 목사는 일영 연수원에 모여 있는 본부직원들에게 한 설교에서 요한복음 1장 12절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 된 권세를 받은 것에 대해 설교하면서 베드로와 스데반은 둘 다 감동적인 설교를 했음에도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며 우리 모두에게는 이처럼 크고 작은 사명이 제 각각 있다고 설교했다.  이것 역시 사명이라는 본질로 돌아가야 감리교회 감독회장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하는 판단이다. 올감모 비상기도회에서 김영진 목사는 진정한 개혁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우리 편이라고 하는데, 하나님이 우리 편이 아닌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본질 상실이 현 감리교 사태의 문제라는 판단에서 나온 설교라 할 수 있다. 올감모 동부연회 소속 목회자인 속초교회 김남철 목사는 누가복음 13:1-5을 본문으로 “감리교회는 철저한 회개 없이 다시 일어나지 못합니다. ‘예’ 할 때 ‘예’ 하지 않고 ‘아니오’ 해야 할 때, ‘아니오’하지 못한 것에 대해 회개해야 합니다. 섬겨야 할 사람이 섬김 받으려고 하게 된 잘못을 뉘우쳐야 하고 아골 골짝도 기꺼이 가겠다고 했던 이들이 높임을 받으려고 하는 잘못을 회개해야 합니다.”라고 선포하였다. 이 또한 본질적으로 회개로 돌아가지 않으면, 사태해결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본질적인 주장이 아무리 감리교 사태의 정답이어도, 어느 하나의 정치적 계파를 편드는 입장을 포기하지 않은 채, 제시하는 본질적인 언급은 언급의 외향과는 달리 이미 편파적이다. 화해를 모색하는 언어를 사용하여도 그 안에 자신의 지지를 받는 목사를 세우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면, 이것은 화해의 제스쳐 일뿐 진정 화해는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 성서인용의 입장을 욕망의 해석학이라 이름지어본다.

   반 김국도 정서를 가지고 있는 감신대 학생회 연합 성명에서 인용된 성경구절들은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마태복음20:28) 이었다. 이들은 섬김이라고 하는 근본 가치를 주장하면서 김국도 목사지지 세력들은 반성하고 회개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를 일으킨 사람들이 이단인 것처럼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어떤 이들은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였느니라“(딤전1:19)는 말씀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이 성명서 외에도 다른 성명서(2009년 4월 24일) 에서도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4:18)을 인용하면서 감독회장 사태는 눈에 보이는 자리 다툼이라고 정의한 후, 미가 예언자가 이스라엘 족속의 통치자들에게 분부한 “정의를 아는 것이 너희 본분 아니냐”(미3:1)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물론 학생들의 순수한 주장은 어느 한 편을 지지하는 견해는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성서 인용은 매우 자의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다. 교회 내의 이단에게 바울이 전한 메시지를 현 사태에 가감 없 가져다 쓰는 일은 아직 그들의 신학이 성숙하지 않은 증거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주장은 자신들의 소망이 강하게 반영된 자의적 욕망적 해석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김진호 전 감독회장은 2009년 2월 16일에 열린 감리교회를 바로 지키기 위한 비상 기도회에서 일 년 전에 했던 요나에 대한 설교를 다시 하면서 호세아의 주장을 덧붙인다.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치셨으나 우리를 싸매실 것이다. 우리가 그의 앞에서 살리라’는 선포를 그는 첨언한다. 그도 하나님에게로 돌아가자는 본질회복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에게로 돌아가는 구체적인 방법 까지도 제시되어야 한다. 구호에 그치는 하나님 이름은 이 사태에  더 이상 효과적일 수 없다.

  2009년 3월 24일 제시된 감리교 여성 5개 단체 생명과 평화의 감리교회를 촉구하는 호소문에서 그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시를 내려다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한탄하셨다. 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눅19:41-42 공동번역)을 인용하였다. 그들은 하나님의 정의는 옳고 그름을 넘어 나를 포기하는 섬김과 사랑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여 자기 의를 주장하는 옳은 말에는 하나님이 안 계실 수 있다고 언급한다. 이는 이제 욕망의 해석학의 한계를 넘어서자는 그들의 주장이다.

  김국도 목사도 임마누엘 총회에서 누가복음 24장 32-35절을 통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면서 “예수를 다시 발견해야 하고 예수만이 우리의 푯대가 되어야 한다”며 “흐려져가는 일부 감리교인들의 영안이 밝하져야 하며, 예수님이 십자가에 잡하시기 전 제자들과 나눴던 성만찬을 오늘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 깨끗해져야 한다”고 설교 했다. 그는 이제 갈등과 혐오를 향해 쳐다보지 말고 동쪽을 바라보며 감리교도의 눈이 불타게 해달라고 덧불였다.

  이와 같은 과정 중 감독제도 자체가 무용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한국 감리교회의 감독제도는 허울 뿐인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그들은 감독제도가 이렇게 된 데는 그 원인이 공교회의 붕괴와 개 교회 이기주의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맘몬 우상숭배를 배격하여야 할 신앙유형으로 제시한다. 특히 본 논의에 필요한 그들의 주장은 맘몬 우상숭배의 근거로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을 증거로 들고 있는 부분이다. 교인들에게 거둬 들인 헌금을 자신들의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범죄라는 것을 그들은 밝힌다.

  감리교 사태에서 성서는 주로 자신의 욕심이나 욕망, 자신의 정치 세력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오용되어 왔다. 성서가 우리에게 말하게 하는 일을 이제 감리교회는 회복하여야 한다. 나의 이야기를 성서에 강요하는 해석에서 성서 우리에게 걸어오는 말을 듣는 해석으로 변모되어야 한다.
 
3) 파당극복의 해석학

    2009년도에 개최된 전국 감리교 목회자 대회 선언문에서 그들은 “ 우리의 소명의식은 주님과의 첫사랑을 잊은 채 희미해졌으며 영혼을 구원하고 세상의 소망이 되어야 할 교회의 존재목적을 상실한 채, 성공주의 신화에 사로 잡혀 세상에 영합해 왔다고 문제를 진단한 후, 감리교회를 어머니 감리교회라 이름한다. 그들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이라고 정의한다. 그들은 대회를 열 때 마다 예배를 드렸는데, 예배 시 회개의 시간을 가졌다. 회개의 시간은 누군가의 회개만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하는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는 것 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우리가 우리의 죄를 고백하면 신실하시고 의로우신 하나니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모든 불의를 깨끗이 씻어 주실 것입니다”(요한1서 1:9)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2차 전국 감리교 목회자 대회 성명서 제목을 일어나라 함께 가자(마 26:46)로 정한다.  이 말씀은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는 내용으로 같이 고난 받으러 가자는 내용이다. 전감목은 함께 십자가를 지는 길로 가자고 권면하고 있다. 이들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이해한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 바울의 교회론이다. 바울에게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지체이다. 기관이 아니다. 우리의 몸에서 기능하는 것들을 기관이라고 이해하면 그것들은 폐기할 수 있는 것이 된다. 그러나 지체라고 이해한다면 회복하여 함께 하여야 할 생명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제 한국 감리교회는 모든 정치계파를 떠나 서로를 지체로 이해하는 지체의식의 회복이 필요하다.

  2009년 12월 3일 한려 지방 박수석 목사는 화해를 위한 언급을 한다. “지금은 대강절 기간입니다. 한국 감리교회 위치와 역할, 존재가치를 회복할 시간입니다. 이젠 서로 상처를 어루만지고 서로 포용, 관용할 때입니다. 부엌에선 며느리 말이 옳습니다. 안방에선 시어머니 말이 맞습니다. 흑백 논리, 이분법의 접근, 해석은 이젠 끝내야 합니다 서로가 네가 잘못했으니, 너는 틀려서 안된다는 정죄보다는 틀린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화합, 하나 되어야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이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나야 한다. 감리교회는 갈등 이후에도 여전히 파당극복의 해석학으로 성경을 읽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흐름이다.

 2010년 장로회 전국연합회가 주최하는 부부 영성수련회의 주제는 “섬김으로 본이 되는 장로회”(빌2:5)였다. 섬김이 해법인 것을 평신도들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늘 구체적 대상들 끼리의 갈등에는 네가 먼저 나를 섬기면 나도 섬긴다고 하는 비성서적 입장이 표명될 뿐이다. 예수님은 주와 선생으로서 우리를 먼저 섬기시고, 우리에게 섬김을 요구하셨는데(요13:14), 우리는 늘 타인의 섬김을 먼저 받으려고 하는 힘의 논리에 굴복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

   재선거를 통해 감독회장이 된  강흥복 목사는 감독회장으로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 네 신발을 벗으라”(출3:5)는 말씀을 기준으로 감리교회의 영광을 다시 회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그는 동반상생을 언급한다. 강흥복 감독회장을 축하하면서 이춘직 목사는 감리교회는 하나님이 하실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서 있는 신앙의 장인들에 의해 하나님의 나라는 서 간다고 언급하면서 신임 감독회장에게 그 일을 요청하였다. 조대해 감독은 에스더처럼 죽을 각오로 충성해 달라고 부탁하였으며 강흥복 감독회장은 자신과 함께 십자가를 져 주시기를 바란다고 언급하였다.
 
  김명섭 목사는 이와 같은 감리교회의 문제점이 부각된 상황에서 누구의 책임이라는 책임론이 감리교회를 살릴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용서 받지 못할 죄는 없으나 한 가지 회개하지 않는 죄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감리교회는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이것은 필자가 성백걸의 주장에 일부분 동조하면서 제기하는 패러다임의 변환과 같은 차원의 주장이다. 감리교회는 리모델링을 넘어서서 재건축을 감행하여야 할 형편에 이르렀다.

  2011년 2월 17일 남부 목회자,평신도 1000여명 회개 대성회에서 통곡하면서 기도하였는데 그 장소에서 한빛 교회 담임인 최재현 목사는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는 제목의 말씀을 통해 “우리가 진심으로 회개해야 할 것은 나만 옳고 당신은 틀렸다는 우리 모두의 교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린 항상 스스로 선악을 판단하기 바라지만 선악의 판단은 하나님의 주권이라고 주장한다.

    2012년 김기택 임시 감독회장은 “선과 악의 싸움이면 선택이 쉽지만, 모두가 자기가 선이라고 주장할 땐 해결책이 없다”고 언급하면서 이럴 때에는 “내가 손해되는 쪽으로 선택하면 문제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양보와 내려놓음을 강조하는 견해이다. 그는 제 29회 총회를 첫 믿음과 사랑으로 변화하는 감리교회라는 주제로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손해를 내가 보겠다는 생각은 자본주의의 중심 사상을 뛰어넘는다. 자신의 이익에 민감한 모든 흐름들은 이미 우리가 자본에 물들어 있는 구체적 증거이다. 그런데 우리가 다른 사람보다 더 손해 보기를 자처한다면 이 문제는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이 시기 감리교회의 화합의 논리는 장로회전국연합회 영성수련회의 주제에서도 잘 드러난다. “회복과 치유, 변화로 새 시대를 열어가는 장로회(호6:1)”라는 주제는 회복, 치유, 변화가 감리교회를 다시 세울 원리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 시기 김기석 목사는 감리교회 정상회복을 위한 기도회에서 한 설교에서 “다윗이 범죄하였으나 자기 위에 지도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앞에 겸허히 회개할 줄 알았기에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다.”고 선포하였다.  지도자란 자기 위에 지도자가 있다는 의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도자는 하나님을 더욱 분명하게 인식하며 그 사명을 감당하여야 한다.

  제29회 총회 임시 입법의회에서 김기택 임시 감독회장은 ‘율법을 완전케 하려 오신 예수’라는 제목의 설교를 하였다.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그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교리와 장정의 정신이라고 선포하였다.

  김기택 임시 감독회장은 제 30회 총회에서 “하나님은 진리이시다. 만일 우리가 진리를 버린 채 하나 됨을 말한다면, 그건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 우리의 나라를 만드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라고 선포하였다.그는 제 30회 행정총회에서도 자신을 부인하고 겸손해져야 거룩한 감리교회를 다음세대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자기 부인이 안 되는 사람은 지도자로 서지 말아야 한다. 자기 부인을 해낼 수 있는 지도자가 이제 감리교회의 감독회장으로 서야 한다.

  2013년 충청연회는 예수님을 본받아 섬기는 충청연회라는 표어 아래 천안 하늘 중앙 교회에서 열렸다. 호남선교연회에서 김기택 감독은 오늘 감리교회에 아기를 둘러 나눠도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언급한 뒤, 소유욕 때문에 감리교회가 죽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선포하였다.

 ‘미주 협성대회 2013 선언문에서 에베소서2:14을 증거본문으로 우리의 평화이시며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신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내려놓음의 회개를 기억하며 우리도 복음의 본질과 감리교회의 회복, 그리고 미주 연회의 하나 된 아름다운 동행(미6:8)을 선언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도는 우리만의 평화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평화이다. 이 분명한 교회론적 언급을 한국감리교회가 인정하여야 분열의 역사는 종식된다.

  기독교 대한 감리회 제 31차 총회 결의문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주께로 돌아가겠사오니 우리의 날들을 새롭게 하사 옛 적 같게 하옵소서”(예레미야 애가5:21)는 본문으로 결의문이 시작된다. 또한 에스겔18장 31절에 등장하는  “너희는 너희가 범한 모든 죄악을 버리고 마음과 영을 새롭게 할지어다”라는 말씀을 감리교회 개혁의 말씀으로 제 31차 총회는 삼았다.

  주께로 돌아가는 일이 파당 극복의 길이다. 그러나 이것은 더 구체적으로 실천방안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모두 자신들이 주께로 돌아간 자들이라고 외치는 상황에서는 우리의 평화이신 그리스도도 다른 의미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향후 감리교회가 지향하여야 할 성서해석학

  1978년 합동을 계기로 감리교회는 그 후부터 현재 까지 큰 변화 없이 그 때 만들어진 제도와 구조의 틀로 36년 여를 살아왔다. 그런데 2000년대의 시대변화의 물결이 한국감리교회에 밀려 들어왔다. 한국 감리교회의 신앙 공동체는 11개 연회 다원화 감독제도의 비효용성과 부패성, 연급순 총대 제도의 경직성과 폐쇄성, 개체교회 중심제의 분립성과 빈곤성과 비공동체성과 비 공교회성 본부 각국의 전문화 실패와 무비전과 무정책성이 서로 작용하며 심각하게 부작용을 확대재생산하는 낡은 패러다임이 틀에 갇혀 있다.

  이 낡은 패러다임을 극복하기 위한 신약성서적 전거는 ‘성육신의 예수 생명화’이다. 새 창조의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화를 주장하는 신약 성서는 요한복음 1장, 3장, 4장, 6장, 14장, 17장, 로마서 8장, 고린도후서 5장, 갈라디아서 2장, 에베소서 4장등이다. 이 말씀들은 복음화 패러다임에서 예수 생명화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복음화의 입장에서 성서를 읽는 방식에서 생명화의 관점에서 성서를 읽는 방식으로 변화를 우리는 추구하여야 한다.

    이제 한국 감리교회는 경쟁과 갈등의 공동체가 아니라, 평화와 공생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한국 감리교회는 다음 세대를 경쟁 위주의 교육 패러다임으로부터 구원해 낼 신앙교육 패러다임으로 변모하여야 한다. 한국 전통의 재창조와 민족 전통의 재창조도 한국 감리교회에 요구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한 신약 성서적 검토는 요한복음의 생명 사상을 연구함으로 가능하다. 요한복음의 생명 사상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동안 평화와 공생 공동체로서의 한국 감리교회의 나아갈 길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1978년 이후 36년간 지속된 패러다임은 경제개발로 인한 산업화의 사회구조와 맥락을 같이 한다. 교회도 경제개발의 바람을 타고 성장하기 시작하였으나 성장의 배경에는 무한 경쟁이라는 가치관이 있었다.
  이제 공생하여야 할 한국 감리교회는 생명사상에 대해 신약성서 신학적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요한복음의 생명 사상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관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감리교회의 성서 해석학은 외형의 확장을 꾀하는 복음화의 해석학이 아닌 내면적이며 유기체적으로 교회에 속한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생명화의 해석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5. 나가는 말

  필자는 나름대로 감리교회 감독회장 사태로 인한 감리교회의 내적 갈등은 마태공동체의 내부 갈등과 유사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마태 공동체는 한 밭에 알곡과 가라지가 존재하는 공동체이다. 그 공동체는 좋은 고기와 나쁜 고기가 한 그물에 존재한다(마13:26ff). 여기서 한 밭과 그물은 교회를 의미한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둘로 나뉘어 서로 자신이 알곡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 마태복음을 기록한 마태공동체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 마태가 지금 겪고 있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사랑이다. 내부에 있는 구성원들이 원수들로 보여도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 마태의 해결방법이다. 마태는 내부 갈등을 겪는 마태 공동체 구성원 전부를 향하여 공존의 윤리를 언급한다. 그런데 이 공존은 잠정적 공존이다. 추수 때 까지 함께 공존하는 방식을 마태는 선택하였다. 사랑, 낮춤, 용서, 결속등은 모두 공존의 윤리를 위한 품목들이다.

  또 하나 감리교 사태의 핵심은 돈과 권력이다. 이 문제에 대한 마태복음의 해법을 제시함으로 결론을 대신하려고 한다.  먼저, 선택의 문제는 제대로 선택하여야 한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리라”(마태6:24)

  재물 자체는 악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들 축적하거나 축적된 그것을 가지고 그것이 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 악한 것이다. 그러므로 재물축적이 하나의 우상이 되면 그것은 선택의 문제다. 재물을 사용하면서 인생을 사는 것 자체를 마태복음은 죄악시 하지 않는다. 그것을 하나님 만큼 신앙하는 일을 악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물이 하나님이 되어 절대적 기준이 되는 일에 우리는 저항하여야 한다. 그 저항은 재물을 재물자체 때문에 모으기 시작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을 선택하라. 그러면 인생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말씀하시되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그들이 곧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르니라”(마태4:19-20)

  예수님을 따르는 일과 생계는 병행될 수 없는 문제다. 이 문제를 병행하려고 하는 것이 죄악이다. 우리는 주님을 따르는 일과 그물을 동시에 갖추고 살 수 없다. 그물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주님을 따름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그물을 버리면 고기를 낚을 수 없다. 그러나 그물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것을 선택하면 사람을 낚게 된다. 사명자는 현실의 문제를 먼저 선택하지 말고, 사명을 선택하여야 한다.

  “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마태19:22)

  주님을 따르는 일과 재물을 동시에 갖출 수는 없다. 주님을 따르려면 많은 재물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가난한 이웃과 재물을 나눔으로 주님을 따르는 일이 시작된다. 우리의 주님 따름에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나누는 나눔이 먼저 실행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슬기 있는 자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와 너희가 쓰기에 다 부족할까 하노라 차라리 파는 자들에게 가서 너희 쓸 것을 사라 하니”(마태25:9)

  본질은 나눌 수 없다. 신랑 되신 주님을 기다리는 지극히 작은 자 사랑은 빌릴 수 없는 문제이다. 이것은 우리가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위해 살 것인가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인가 선택의 문제다. 우리가 본질인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선택하는 일을 선택함으로 천국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지극히 작은 자를 선택하여 사랑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조건이 풍족해도 지극히 작은 자를 무시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태도가 우리의 신앙의 본질이다.

그 다음 병행의 문제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마태4:4)

  오늘을 살면서 떡의 문제는 무시할 수 없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과 떡의 문제는 병행의 문제이다. 병행의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우리는 떡과 하나님의 말씀 중 하나님의 말씀을 우선시 하여야 한다. 그러면 떡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우리에게 이러한 우선순위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마태6:11) 일용할 양식과 하나님의 말씀은 병행의 문제다. 우리에게 하나님은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 원하신다. 그런데 우리가 일용할 양식을 먼저 자리하게 하면 일용할 양식도 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일용할 양식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훈련에 성공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태5:23-24)

  예물을 제단에 드리는 일과 형제와의 화목은 병행의 문제다. 그런데 우선순위가 형제와의 화목에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예물을 드리는 것은 가짜 예배다. 우리가 진짜 예배를 드리려면 먼저 형제와 화목하여야 한다. 형제와 화목한 다음 다시 제단에 와서 예물을 드려야 한다. 이것이 어려우면 우리의 모든 예배행위는 종교행위가 된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6:33)
 
  이 모든 것은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의 문제다. 이 문제는 중요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일을 우선시 할 수 있을 때 모든 것이 따라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자리하게 하는 신앙생활을 하여야 한다. 그 이후 모든 것을 신경 쓰면 주님이 확보해 주시는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공존의 문제는 공존의 사랑을 실천하여야 한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 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마태5:46-47)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공존의 문제다.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도 우리는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도 공존하여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신앙으로 사는 길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시니 이에 요한이 허락하는지라”(마태3:15)

  우리는 이제 나보다 못한 사람과 연합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배제한 채 인생을 사는 일이 결국 신앙의 생활화를 방해한다. 우리는 나보다 못한 사람과도 하나를 이룰 수 있는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공동체는 잘난 사람들의 연대만은 아니다. 진정한 공동체는 두 리더의 연대를 통하여 이루는 의를 그 내용으로 갖추어야 한다. 사명은 경쟁의 내용이 아니라, 연대의 내용을 갖추어야 한다.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태6:14-15)

  우리는 우리에게 잘못을 한 사람과도 공존하여야 한다.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 우리는 그들을 먼저 용서하여야 한다. 용서로 인하여 우리는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과도 같이 사는 천국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나에게 잘못을 한 사람을 배제하고 인생을 살겠다고 하면 인생이 매우 복잡해진다. 우리는 우리에게 잘못을 범한 사람들과도 용서라는 실천을 통하여 공존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이 실족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네가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오르는 고기를 가져 입을 열면 돈 한 세겔을 얻을 것이니 가져다가 나와 너를 위하여 주라 하시니라”(마태17:27)

  성전세를 내는 것이 하나님의 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아도 세상의 체제와 함께 살아가야 할 예수님과 베드로로서는 잠정적 공존을 선택한다. 우리는 시민이기도 하여야 하고, 성도이기도 하여야 한다. 우리는 세상을 사는 동안 복음에 위배되지 않는 한  세상 권력의 요구와 잠정적으로 공존하여야 한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18:20)
  두 사람만 모여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자신의 주장을 합의한다면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그들의 구하는 것을 이루게 하신다. 이것은 그리스도인들의 공존을 높게 평가하는 내용이다. 우리는 형제로서 공존하여야 한다. 만약 형제를 선택의 문제로 파악하거나, 공존이 아닌 병존의 대상으로 여기는 순간, 인생을 복잡해진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 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이라도 할지니라”(마태18:22)

  형제가 잘못을 해서 용서를 구하면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말씀의 기본적인 의도는 무엇인가? 그 잘못을 하는 형제와 공존하라는 명령이다. 우리는 잘못을 하고 용서를 구하는 형제를 수 없이 용서하여야 할 사람들이다. 우리는 형제들과 공존하여야 한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태25:40)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의 상황을 돌보는 일은 공존의 윤리를 위하여 필수적이다. 그들의 상황에 맞는 돌봄을 우리는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공존하여야 할 사람들과 공존하지 못하면 천국을 소유할 수 없다. 우리에게 진정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공존의 대상들과 공존하는 일이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태28:20)

  우리와 영원히 공존하시는 분은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의 공존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토록 함께 하신다. 우리는 같이 살아가야 할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진정 신앙생활의 승리라고 이해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마태복음은 재물을 축적하는 일로 재물을 섬기는 일과 하나님을 섬기는 일의 병행은 허락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이해하게 한다. 그러나 일용할 양식에 해당하는 떡의 문제나 먹고 사는 문제는 병행의 문제이다. 우리는 먹고 사는 문제가 문제가 될 때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러나 재물을 축적하는 일은 선택의 문제로서 우리는 하나님을 더욱 묵상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택하거나,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일을 선택하여야 한다.

  인간관계에 해당하는 말씀들은 거의 마태복음에서 공존의 문제로 제시된다. 우리가 인간관계를 선택의 문제나 아무런 관계를 하지 않은 채, 병존하는 일은 인생을 매우 복잡하게 하고 복음에서 이탈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공존하여야 할 사람들과 선택을 들이대는 일은 사람들을 소유의 가치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실수이다. 나에게 필요한 사람을 선택하고, 필요 없는 사람을 버리는 일을 자행하면 필요한 사람을 숭배하는 일이 된다. 사람을 보는 기준이 소유 가치가 되면, 복음은 들어설 자리가 없어진다.

  선택의 문제에서 재물축적을 선택하면 인생은 복잡해진다. 병행의 문제에서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면, 인생의 어려움이 온다. 그것은 복음이 근거된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택의 문제를 병행의 문제로 여기고 싶은 것이 우리의 문제다. 문제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 문제의 성격에 따른 복음의 안내를 우리는 따라야 한다. 이것이 복음을 따라 사는 구체적인 모습이다.

  부디 감리교회가 제물의 문제는 축적의 대상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접근하고 축적된 제물을 가지고 사람을 정치적 도구로 만드는 데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축적된 제물을 사용하여 사람을 정치적 도구로 삼으면 그 사람은 제물을 숭배하는 존재이다. 제물 사용은 병행의 문제인지, 선택의 문제인지 민감하게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인간과는 공존하여야 한다. 인간과 공존하는 것이 마태의 예수님의 뜻이다. 인간을 선택하거나, 인간과 관계하지 않은 채 병존하는 일은 예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다. 한국 감리교회는 이제 교회 구성원들 간에 공존의 능력들이 함양되어야 한다. 사람을 선택하여 편을 가르거나, 사람을 도구로 삼는 일,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단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무심하게 관계하는 일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재물을 축적하여 자신의 정치세력을 결집시키는 행위는 이미 심각한 우상숭배이다. 재물은 선택의 문제이므로 재물축적이나 오용이 아닌 하난님을 선택하고 인간은 공존의 문제에 해당하는 실체이므로 인간을 인간 자체로 목적으로 대하여야 하고,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을 선택적으로 대하거나, 병행(병존)적으로 대하는 일은 인간관계를 권력관계로 잘못 이해하는 행태이다. 이제 한국 감리교회가 돈과 권력에서 벗어난 공동체이기를 기도한다.

참고 문헌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2007-2008)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2009)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2010)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2011)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2012)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2013)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사태』(2014-2015)
  서중석. 『복음서 해석』.대한기독교서회, 1991.

서형석 교수 프로필

감리교신학대학교
감리교 신학대학교 대학원(Th.M)
연세대학교 대학원(Ph.D) 신약성서신학/ 요한복음 전공

<요한복음의 하나 됨 주제>석사 학위 논문
<요한복음의 로고스와 코스모스>박사학위 논문
서형석, “요한복음 서막에 나타난 로고스의 선재와 성육”
Canon & Culture 4권 1호(2010, 봄), 215-248.
이사야, 서형석 공저 <성서와 리더들> 북코리아, 2010.
이웅상 외 공저 <클릭 바이블> 명지대학교 출판부, 2005.
구제홍 외 공조<예수의 비유> 대한기독교서회,2009.
송학 김지길 목사 회고추모문집 발간 위원회 엮음,
<한국교회의 성숙과 한국사회의 민주화> kmc 2013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 역임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교목 역임
현 남서울 대학교 겸임교수
현 예수 사랑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