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신대 오성주 교수가 "제자들의 절망적 현실에 동참하기 위해 무기한 참회기도 할 것"이라며 웨슬리채플 종탑에 올랐다.

▲ 오성주 교수

감신대 사태가 답보상태에 빠지며 시간만 보내는 중 감리교신학대학교 오성주 교수(기독교교육학)가 학생들에 대한 고소고발취하를 요구하며 9일 오전 10시경 교내의 웨슬리 채플 종탑에 올라가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동료 교수들에 의하면 오 교수는 이날 아침기도회까지도 특이행동을 보이지 않다가 오전 10시경 아무와도 의논없이 독단적으로 종탑에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대자보를 준비한 것으로 볼 때 고공농성을 어느정도 마음먹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교수가 이날 아침 학내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 '참회의 선언'에서 최근 학생회장 유승리 군 외 5명이 검찰로부터 받은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 고지를 언급하며 "제자들의 절망적인 현실에 동참하기 위해 참회의 기도를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감신대총학생회장 유승리 군 외 5명은 지난 5월 법인사무처에 들어가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사무처의 각종 자료들을 임의로 열람하여 비밀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이규학 전 이사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서부지검으로부터 지난 10월 29일 최종 각 100만원씩의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었다.

오교수는 대자보에서 "나는 지난 달 10월 29일 다음과 같이 학생들에 관한 비통한 소식을 접했다"고 검찰의 '사건번호 2015 형 제36359호 벌금 약식명령 통보서'를 소개하고는 "그 날 나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소식을 듣고 도저히 집에서 편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일군이요 동역자로 쓰임 받아야 할 우리의 제자들이 권력과 법의 이름으로 심판을 받게 된 작금"에  "제자들의 절망적인 현실에 동참하기 위해" 교수로서의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오교수는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도모하는가?",  "총장은 지금 고통당하고 있는 우리의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가?", "이사장은 누구를 위한 이사장인가?"고 거듭 묻고는 △학생들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와 △총장과 이사장에 대한 책임 추궁  △그리고 교수들이 대화에 나서줄 것 등을 촉구했다.

오교수를 만나기 위해 종탑에 올라갔던 학생회 측과 보직교수들은 오교수가 기자와의 인터뷰는 물론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기도를 할 것이며 자신을 위해 그 어떤 행동도 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오교수가 단식을 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했다.

학생들은 오후 3시경 천막과 요강 등을 종탑위로 올려주었으며 오성주 교수가 자신들을 위해 기도를 해 주고는 종탑에 오를 수 있는 사다리를 치우게 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에도 총여학생회의 이은재 회장이 이사장퇴진과 학생주권 회복을 주장하며 종탑농성을 벌인 바 있다.

▲ 오성주 교수가 9일 아침에 붙인 대자보. 작성일자는 7일로 되어 있다. 우천때문에 게시를 미룬듯 보인다.     ▲ 동료교수들이 종탑아래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후 3시경 학생들이 종탑에 올라가 오성주 교수를 만나 대화를 시도했다. 오교수가 학생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모습.

▲ 오후 4시경 이환진 교수(학부 교무처장)과 이성민 교수(학생경건처장)이 기도중인 오성주 교수를 만나기 위해 종탑에 설치된 천막안으로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