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기독교교육전공 학생회, 종교철학전공 학생회 일동이 22일 오후 2시 감신대 아레오바고에서 ‘학생고소협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와 학교 당국을 향해 △학생고소 즉각 취하 △진조위 보고서 공개 △책임 있는 행동 등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학생고소가 감신 공동체를 무너뜨린다>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10월 21일,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의 총학생회장 대질심문에 참여한 법인사무처 직원이 ‘이사장 및 이사들이 학생회가 아닌 일반학생들까지도 고소할 생각이 있다.’ 라고 발언했다.”고 폭로하고 “이는 현재 학교법인이 ‘고소 만능주의’에 빠져 대화의 의지가 전혀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라고 이사회를 비난했다.

학생들은 또 학교 법인과 이사회가 “(농성이나 점거 등)일체의 항의 행동을 중단해야만 학생 고소를 취하할 것”이라고 협상을 제안해 왔음을 알리고 학교당국의 이러한 행위를 “모종의 거래”이자 “협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어떠한 조건부 고소취하 제안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해 지난 19일부터 점거상태에 있는 총장실앞 농성을 풀지 않을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유승리 총학생회장과 이은재 총여학생회장의 발언, 김지웅 기독교교육전공 학생회장의 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아래는 학생들의 발언 전문과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 위 영상은 감신대 방송국 (V.O.P)이 유튜브에 올린 것입니다(편집자 주)

한편 학생경건처는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혀왔다.

감신대는 총학생회가 총장실 입구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CCTV를 차단하는 등의 행위에 대하여 학생경건처장 명의로 “총장실 입구 바리케이트 해체 및 원상복구 요구” 공문을 보냈고, 학생경건처장이 총학생회 임원들을 만나 철수하라고 요구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거래는 없다, 총장실 점거 계속될 것”이라는 당당뉴스 기사는 “학내농성을 중단하면학생들의 고소고발 조치를 취하해 줄 것이다 하는 모종의 거래였습니다.”라고 보도하고 있는 바,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감신대 학생경건처에서는 학생들에게 학내농성 중단과 학생들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를 연계해서 말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확인합니다.

2015.10.23  학생경건처

발언 1

-유승리 총학생회장 -

학생고소고발은 교환의 대상이 아니다.

4월 6일 학내사태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법인을 점거했습니다. 이것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시도였습니다. 그 까닭은 아무리 대화를 요청해도 들어주지 않으니 두 눈으로 확인하는 길 밖에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근 한달, 이사장은 사퇴하며 사퇴한 바로 그 다음날 학생 열 두 명을 무더기 고소했습니다. 그중에는 아직 스무살 밖에 안된 학생도 있었으니 참 애석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지난 10월 19일, 21일 두 번에 걸쳐 검찰청 검사실에서 총 15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나왔습니다. 조사를 받는 도중 바로 어제(21일) 저는 기가막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법인 직원은 이사장, 그리고 이사들이 법인처를 점거한 학생회 임원을 제외하고도 일반 학생들까지 추가 고소하고 싶다고, 그런 뜻이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분개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저는 분노하며 이사들에게 묻습니다. 학생들을 범법자로 몰아 넣으면 이 사태가 끝이 난다고 생각하십니까? 학생회 임원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까지 고소하여 과연 당신들은 무엇을 얻으려 하십니까? 그렇게 한 당신들은 마음이 편하십니까?

두 번째 기가막힌 사실을 어제 전해 들었습니다. 학교의 경건처장은 이사회의 의중을 우리에게 전달하였습니다. 학내농성을 중단하면 학생들의 고소고발 조치를 취하해 줄것이다 하는 모종의 거래였습니다. 이 말속에는 이사회와 학교 당국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학생고소를 통해 의의를 되찾거나 명분을 되찾는데 있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그냥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으라’ 하는데 그들의 생각이 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다시금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왜 학생고소고발을 어떤 조건으로 삼아 교환하려 하십니까? 당신들은 이런 행동이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19명 이사회 전원이 장로이자 목사임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의 눈에는 학생 고소고발이 정당하십니까?

저는 또 말합니다. 학내사태의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않은채 문제를 은폐 또는 축소하려 한다면 학생들은 들불처럼 일어날 것입니다.

발언 1

-이은재 총여학생회 회장-

지난 5월 12일 이규학 전 이사장의 사퇴와 학생들의 수업거부, 고공농성 등의 종료로 감신사태가 종결되는가 싶었지만, 현재 이사회와 법인은 수천만원의 대형 로펌을 고용해 지난 5월의 담화문, 사태수습 등을 전면 부정하며 없었던 일로 만들고 있습니다. 더불어 학교가 학생들을 고소하는 파렴치한 일들을 묵인 방조, 더욱이 확대하며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으며 고소고발 취하를 협상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경찰서를 오가며 조사를 받았고, 검찰로 넘어가 총학생회장은 월요일과 수요일 이틀에 걸쳐 총 15시간이 넘는 고강도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규학 이사장의 사퇴로 사태수습을 위임받은 감독회장과 법인이사 한 명, 변호사 두 명이 포함된 진조위를 사조직으로 폄하하며 그간의 일들을 불법으로 만들고 위원들을 특수절도로 고소했습니다. 법인은 수천만원의 돈을 들여 대형로펌을 사 진조위를 불법으로 만들고 있고 이사회 회의록 원안에 있던 진조위에 대한 문구를 삭제하여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날조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으로 학생들을 범죄자로 만들려는 학교와 법인의 행태를 규탄하는 행동에 동참하여 주세요.

<고소협박중단촉구 기자회견 전문>

낭독 -김지웅 기독교교육전공 학생회장

학생고소가 감신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현재 감리교신학대학교는 법인에 의한 ‘학생 고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마주하고 있다. 공정 한 인사를 요구하고, 이사회의 지나친 권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된 법인사무처 점거는 우리의 입장을 표명하는 최선이자 최소한의 행위였다. 하지만 이규학 전 이사장과 학교 법인은 지위에 걸맞은 책임 있는 행동은커녕 지난 6월 19일 학생 12명을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철저한 비밀이 보장되어야 할 교수회의에서 불법적인 녹음을 자행하고 그것을 유출한 행위, 특정 교수를 만나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교수에 대한 대응문건을 작성한 행위, 수천만 원의 대형 로펌을 고용해 학생탄압에 사용하는 비상식적인 행위들은 학생들의 ‘법인처 점거’를 비롯한 저항의 행위들이 오히려 옳은 일이었음을 역설하고 있다.

목사이며 학교 선배인 사람들에게 고소를 당했으며 그로 인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던 이 사건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더 이상 ‘감리교신학대학교’가 선지 동산 공동체라 불릴 수 없을 것이라는 살 떨리는 사실 말이다. 학교 정상화를 바라는 호소에 ‘대화’가 아닌 ‘고소’를 당해야 한다면 ‘경건, 실천, 학문’이라는 감리교신학대학교의 오랜 전통은 그저 낡은 구호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지난 10월 21일, 참고인의 자격으로 검찰의 총학생회장 대질심문에 참여한 법인사무처 직원은 “이사장 및 이사들이 학생회가 아닌 일반학생들까지도 고소할 생각이 있다.” 라고 발언했다. 이는 현재 학교법인이 ‘고소 만능주의’에 빠져 대화의 의지가 전혀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대형 로펌의 값비싼 전문가들의 손을 빌려 문제를 제기한 학내구성원을 손쉽게 처벌하고 감신을 통치하고자 하는 전근대적 사고의 발현인 것이다.

또한 우리는 대화의 장이 열리길 기대하며 학교 당국의 대리인과 수차례 만남을 가지고 호소하였다. 그러나 학교 법인과 이사회는 일체의 항의 행동을 중단해야만 학생 고소를 취하할 것이라 말하며 학내 구성원을 협박했다.

일 학기 학내사태의 마지막을 ‘감신, 하나님께 돌려 드리는 예배’로 드리며 감신 정상화의 부푼 꿈을 꾸기도 했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학생을 고소하는 이사들의 얼룩진 욕망에 불과했다. 이제 학내 정상화의 절박한 마음을 안고 동문 및 감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관심을 호소한다.

만일 고소를 무기로 타협을 주장하는 것을 용인하게 된다면 학생주권은 힘을 잃고 수천의 로펌을 고용할 수 있는 ‘힘’있는 자들에게 감신의 학문과 학생의 권리는 송두리째 팔려나갈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조건부 고소취하 제안도 받지 않을 것이다. 두려워할 것은 하나님의 법이지, 세상의 법이 아니다.

1. 이규학 전 이사장과 학교법인은 탄압의 상징인 학생고소를 당장 취하하라!
2. 김인환 이사장과 총장은 진조위 보고서를 공개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라!

2015년 10월 22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기독교교육전공 학생회, 종교철학전공 학생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