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성은 사실과 상식을 존중한다.

감신에서는 현재 교수평의회(이하 “교평”이라 칭함)의 목소리와 주장만 들리는 듯합니다. 총학과 일부 학생들은 교평의 사실무근한 이런 저런 주장들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실무근의 주장들은 감신대에 대하여 매우 파괴적인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교수협의회는 감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사태를 큰 염려 속에서 주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사태를 옳바로 이해하고 사실에 기초한 학내 사태 해결 및 면학분위기 조성을 기대하면서 다음 사실을 밝히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사실 1. 교평은 고소·고발사건에 대하여, 전임 이사장이 주도하였고, 따라서 거의 모든 책임이 그에게 있고, 그가 주로 비난받아 마땅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교평 소속 4인의 교수들이 전임 이사장에 대한 고발을 먼저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교평 소속 4명의 교수들이 2015. 4. 8.에 통신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임 이사장을 고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2015. 4. 28.에 또 다시 업무방해,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전임 이사장을 거듭 고발했습니다. 교평은 감신대의 고소·고발사건의 책임과 비난으로부터 면제될 수 없습니다. 교평과 총학 임원들이 주장하는 바, 교수를 고소한 현 이사장도 퇴진해야 한다면, 마찬가지 논리로 전임 이사장을 먼저 고발한 교평의 4인 교수들도 교수직에서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총학이 공평하고자 한다면, 고발을 먼저 행한 교평 교수 4인을 먼저 교수직에서 퇴진시키고, 그 다음에 현 이사장 퇴진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2. 임의단체에 불과한 “진상조상위원회”(이하 “진조위”라 칭함)의 적법성과 활동에 관한 사실입니다. 진조위의 핵심 구성원은 교평 교수들과 총학 임원입니다. 사태의 중심에 있던 당사자들이 그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사립학교법 내지 민법은 법인 이사들의 행정 행위를 금하고 있으며, 행정 행위 권한이 오직 이사장에게만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사장으로부터 업무를 공식적으로 위임받은 경우, 해당 이사의 행정 행위가 부분적으로 가능하다고 할 것입니다. 진조위에 두 명의 이사가 참여한 것은 이사회나 이사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사안이 아니였으므로 사적으로 개입한 것입니다.

전임 이사장으로부터 진조위 구성 및 활동 관련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교평과 총학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현 이사장이 게시한 대자보에 따르면, 이사회나 이사장은 한 번도 진조위 구성과 활동을 어떤 이들에게 위임한 적이 없습니다. 이사회는 감신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한 공식적 의결을 통하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라 칭함)를 구성한 바 있고, 그 특조위가 이미 활동 중에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사회가 진조위를 또 다시 구성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고 판단됩니다.

단 이사회가 진조위에 대해 의결한 바에 따르면, 진조위의 보고서를 특조위 보고서와 함께 서면으로 받기로 한 것입니다(2015년 제3차 이사회 회의록 참조. 2015.5.29.). 이는 진조위를 인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참고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3. 교평과 총학은 자신들이 보기에 목적이 선하면 수단과 방법은 아무래도 괜찮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신앙적 양심이나 지성적 판단이 용납할 수 없는 억지 주장입니다. 민주주의는 목적 못지않게 수단과 절차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킬 수 없으며, 목적도 수단도 다 정당해야 합니다.

합법적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경찰과 검찰도 영장 없이는 함부로 금고를 파손하고 재정 서류 등 각종 서류들을 가져가거나,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파일을 가져가거나, 공적인 물건을 탈취해 가지 않습니다. 교평 교수들과 학생들이 강제 폐쇄하였던 법인에서 진조위가 금고를 파손하고 물건까지 훔친 것이 사실이라면, 형법상 특수 절도죄, 재물 손괴죄, 그리고 비밀침해죄 등에 해당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합법적 수사기능을 갖고 있는 경찰과 검찰에서 감신대의 여러 고소·고발 건을 조사 중에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그 결과를 조용히 기다려야 할 때입니다. 결과가 나온 후, 그 결과를 가지고서 감신 구성원 사이의 합리적인 소통을 통해서 문제에 대한 건설적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총장은 현재의 감신 사태를 교평과 이사회 사이의 싸움으로 몰고 가지 말기 바랍니다. 만약 총장이 현재의 감신 사태를 교평과 이사회 사이의 싸움인 것처럼 사람들을 오도하고, 자신은 어부지리를 얻을 목적으로 무책임하게 뒤로 빠진 채, 그의 최측근 인사와 함께 오직 재선만을 위한 학교행정을 진행한다면, 이것은 총장이나 학교를 위해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총장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사립학교법과 학교 정관에 명시된 바의 총장의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기 바랍니다. 총장뿐만 아니라, 이사,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 감신 구성원 모두 각자 맡겨진 자리에서 맡은 바 본분과 사명을 성실히 수행해 줄 것을 간절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2015.10.13. 교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