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목사가 ‘이미 받은 구원은 취소될 수 있다(?), 없다(?)’에서 이미 받은 구원의 취소 여부는 신자의 하기에 달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생각할 내용입니다.

성경에서 죽음은 두 가지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죽은 자들로 저희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마 8:22)에 나타난 바와 같습니다. 앞의 죽음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것을 가리킵니다. 뒤의 죽음은 이 땅에서의 생명이 끝나는 것을 뜻합니다. 이 죽음이 하나님과의 단절된 관계 가운데 발생했다면 불 못에 들어가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성경에서 구원은 죽음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당연히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는 하나님과의 단절된 관계에서 건짐을 받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죽음 이후의 상태에서 불 못에 들어가는 것에서 건짐을 받는 것입니다. 곧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하나님과 영원토록 교제하는 것입니다.

단절된 관계에서 벗어나는 구원은 믿음으로 가능합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것입니다(요 1:12).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 마음을 열어 복음을 따르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행 16:14). 곧 그 은혜 안에서 당사자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어 단절된 관계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효력 있는 부르심으로 인해 주어지는 구원입니다. 신자에게 이 일은 과거에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구원을 이미 받은 것입니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그분과 영원토록 교제하는 구원 곧 영원한 구원도 믿음으로 가능합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한 상태에서 그분을 주님으로 맞이하는 것입니다(마 8:26).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주인으로 받아들이고 의지하는 것입니다. 이는 그분의 뜻대로 생각하고 말하며 산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순종입니다. 여기에서 믿음과 순종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 어떤 신자도 자기 자신만의 능력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주인으로 의지하며 살진 못합니다. 자신이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살고자 할 뿐입니다. 본성입니다. 그런 신자에게 육체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역사가 있습니다(갈 5:17). 그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맞이하는 것 또는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것은 그 본성을 거스르는 성령의 역사를 인식하고 따름으로 가능합니다. 이것이 견인의 역사입니다. 신자를 영원한 구원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역사인 견인입니다.

여기에서 질문을 하게 됩니다. “신자가 후자의 구원 곧 영원한 구원을 이미 받았는가?”라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삶이 끝난 이후에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이미 얻은 상태인가라는 질문입니다.

교회 역사에서의 답은 이미 받았다는 것입니다. 교회 역사에서는 성경에서 구원이 둘로 구분되어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였습니다. 둘을 하나로 묶어 생각하였습니다. 전자의 구원을 이미 받았다는 것을 후자의 구원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적용시켰습니다. 전자의 구원을 받았다면 당연히 후자의 구원도 받은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반면에 성경의 가르침은 이미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관해 말하면서 얻었다 함이 아니고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며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간다고 했습니다(빌 3:10-12). 아직 잡은 줄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이 영원한 구원의 다른 표현임은 자명합니다.

전자의 구원을 이미 받은 신자라면 후자의 구원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 있는가요? 다르게 말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후자의 구원을 얻도록 해주시는가요? 교회 역사에서의 답 가운데 그렇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칼빈주의의 답이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성경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신자가 육체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역사를 따르지 않으므로 자기 육체로부터 영생과 대비되는 썩어진 것을 거둘 수가 있습니다(갈 6:8).

여러 차례 밝힌 바와 같이 구체적인 기준, 어느 정도인가는 알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기준을 가지고 계시다는 사실은 분명하겠지만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오직 바울 사도의 진술과 같이 영원한 구원을 푯대로 삼아 달려가는 것이 요구될 뿐입니다. 이는 지난하거나 피곤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하늘의 생명을 더 풍성히 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자가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 영생이 아니라 썩어진 것을 거두게 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가 이 땅에서 사는 동안에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무시하거나 거부하며 산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신자 중에 누군가가 그러한 결과를 맞이하였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미 얻은 구원의 취소가 아닙니다. 이 땅의 신자에게 있어서 영원한 구원은 이미 얻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가 엉터리 고백을 한 것이 아니라면 영원한 구원은 이 땅의 신자에게 이미 얻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땅의 신자에게 있어서 영원한 구원은 미래에 얻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얻은 것이 아니라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참조, 육상 경주와 같은 상관관계

효력 있는 부르심과 견인에서의 구원에 있어서 상관관계는 육상 경주와 같습니다. 전자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 출발선상에 서게 된 것입니다. 후자는 육체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역사 안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입니다.

출발선상에는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전자의 구원에 후자의 구원 곧 영원한 구원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미’입니다. 물론 원리적인 ‘이미’이지 실제적인 ‘이미’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결승 테이프를 끊는 것은 경주를 중도에 포기하거나 다른 길로 가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때에 가능합니다. ‘아직’입니다. 어떤 이유로든지 결승선을 통과하지 않으면 결승 테이프를 끊는 영광을 누리지 못합니다. 이 땅에서의 신자에게 영원한 구원은 ‘이미’와 ‘아직’의 관계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관계와 똑같습니다.

다만 십자가의 한 편 강도와 같은 경우는 예외입니다. 영접함인 믿음과 동시에 이 땅에서의 삶이 끝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갑니다. 효력 있는 부르심에 내포되어 있는 영원한 구원을 얻는 것입니다.

일반 경주와 차이점이 있습니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서 곧 등수가 아니라 통과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다른 레인의 선수가 경쟁자가 아니라 동역자라는 점입니다.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결승선을 통과하도록 하는 동역자입니다. 심판이 그 경주의 과정에 함께 하며 돕는다는 사실입니다. 파울을 범하는지 만을 살피는 일반 경주의 심판과는 달리 하나님은 경주자와 함께 뛰며 완주할 수 있도록 도우십니다. 그 기쁘신 뜻을 위하여 우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빌 2:13). 곧 성령의 역사입니다. 그 역사를 따르면 월계관을 씁니다. 반면에 자기 육체의 소욕으로 성령을 거스르면 월계관과 무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