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제30차 장단기발전위원회(위원장 임준택, 이하 장단기)가 2013년 8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정책, 제도, 미래 등 3개 분야에서 감리교회의 발전 과제들을 연구하여 제31차 정기총회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장단기가 제안한 눈에 띄는 제도는 ‘은급기금의 위탁운영’, ‘감리회 연급제 폐지’, ‘선거권의 확대’, ‘제비뽑기 간선제’, ‘광역연회와 광역지방회 재편’ 등 정책과 제도에서 매우 혁신적이다.

지난 8월에 소집되었던 장단기4차 회의 모습

장단기가 미래의 감리교회를 위해 ‘목회자의 경쟁력 강화’를 키워드로 삼아 마련한 연구 결과를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분과 <정책분과위원회>는 은급제도의 개선 및 장기적인 안정화 대책에 관한 연구를 통해 다음사항들을 제안했다.

➀ 삶의 질과 보장성보험의 개념을 도입한 ‘신은급법의 개선’ 또는 ‘새로운 은급법의 제정’

➁ ‘부조형식과 수익자분담 원칙’을 병행할 것

➂ 기금 확대를 위한 기금 ‘수입원의 다변화’

➃ 은급기금을 국가기관에 준하는 전문기관에 ‘위탁 운영’할 것.

제2분과 <제도개선분과위원회>는 감리교회의 여론수렴과 제도의 개선에 관한 연구를 통해 다음사항을 제안했다.

➀ 감리교회의 제도개선을 위한 첫 과제로 ‘연급제 폐지’

➁ 모든 회원들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도록 감리사와 감독의 선출 장소를 ‘연회에서 지방회로, 총회에서 연회’로 이전할 것.

➂ 감리교회의 대표성을 부여하는 ‘감독선거권의 확대’와 ‘감독회장의 선거인단 선출 방법의 변경’

➃ 감리교회의 선교집약적인 행정체계를 위해 ‘제비뽑기 간선제도,’ ‘당회와 구역회의 통합,’ ‘지방회의 통폐합,’ 및 ‘연회의 통합’.

제3분과 <미래사회와 감리교회위원회>는 감리교회와 목회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시스템 변화에 관한 연구를 통해 다음 사항들을 제안했다.

➀ 한국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개체교회의 선교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광역연회’와 ‘광역지방회’ 제안.

➁ 개체교회들의 사역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목회지원센터’의 설립.

➂ 은퇴 목회자와 은퇴 이외의 이유로 목회를 그만두는 목회자의 행복한 삶을 돕는 ‘목회후프로그램’

➃ 감리교회 목회자의 정체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학교육과정’ 개정과 ‘공동신학교재’의 발간, ‘전문연구소’ 설치 등이다.

당당뉴스는 3회에 걸쳐 장단기가 마련한 보고서를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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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분과 정책분과위원회 보고서

은급제도의 개선 및 장기적인 안정화 대책을 위한 제안

1. 들어가는 말

한국교회는 지난 130여 년 동안, 가장 어두운 시기에 민족의 고난에 동참하면서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풍성한 열매를 맺어왔다. 골짜기마다 교회가 세워지고, 도시의 골목마다 십자가가 높이 솟아올랐다. 전 국민의 30퍼센트에 육박하는 복음화율을 달성하기도 했고, 전 세계 곳곳에 선교사를 파송하며 세계복음화를 위한 첨병이 되어왔다.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신화의 밑바탕에 한국교회가 있었다는 말에, 굳이 동의까지는 안하더라도 최소한 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를 정점으로 하여 2000년 이후로, 한국교회는 브레이크 없는 내리막길로 치달아가고 있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세계기독교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짧은 기간에 성장과 쇠퇴라는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쌓여온 문제들이 일시에 터져 나와 마치 진흙탕이 되어버린 듯한 형국이, 바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해있는 현실이다. 은급제도의 문제도 대표적인 것들 중 하나다. 은급제도의 문제는 가깝게는 감리회본부와 담당자들이 책임져야할 일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교회와 한국감리교회의 태생적이고 체질적이며 구조적인 측면에까지 잇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청주 북지방이 실행부회의 이름으로 <기독교타임즈>에 ‘은급제도 개선’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은급제도에 대한 최초의 문제제기가 이루어졌다. 그 이후로 14년 동안 은급부를 비롯한 여러 위원회와 기관들이 은급문제를 위한 대책들을 세우기도 했으나, 대체로 대증요법에 치우쳐왔음이 사실이다. 백가쟁명식의 논리와 단면적인 시각으로 논쟁거리를 양산하다가는 무엇엔가 쫓겨 금세 봉합해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는 동안 목회자의 기대심리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제도의 한계점 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목회자들의 불신만 가중되어왔다. 최근에는 아예 은급제도에 대한 기대를 접고 국민연금이나 사설연금보험 등에 의지하는 목회자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젊은 목회자들과 미자립·개척교회 목회자들의 실망감은 도저히 회복하기 힘든 단계에까지 와있다.

<1분과 정책분과위원회>는 최초의 은급제도(구은급법), 신은급법, 신은급대책위원회와 장정개정위원회의 개정안, 그리고 연합감리교회 은급제도의 특징들과 문제점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석해보기로 하겠다. 나아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감리교회의 은급제도가 고유의 장점인 부조형식을 유지하면서 지속되어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은급제도의 개선방향에 관하여 서술하기로 하겠다.

2. 은급제도에 대한 이해와 평가

1) 구은급법(최초의 은급제도) 

(1) 은급제도의 목적 및 시행 현황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은급제도는 1983년에 최초로 입법되고 198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1984년 『교리와 장정』에 따르면, 은급제도의 목적은 “기독교대한감리회에 소속된 교역자가 안심하고 성역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은퇴 및 공상으로 인한 퇴회 후의 생활 보장과 사망 시 유족들의 생활 안정 및 복리 향상에 기여”(교리와 장정(1984) 제2절, [174], 제1장 제1조)하는 데 있다. 따라서 감리교회 은급제도의 주목적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의 모든 목회자들의 은퇴 후 삶에 대한 불안정성과 위험을 제거하고 하나님의 선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감리교회의 은급제도는 1985년에 처음으로 237명의 은퇴목회자들에게 은급혜택을 베풀었다. 2013년을 기준으로 하여 그동안 1,100명 정도의 은퇴목회자들과 배우자들이 은급제도를 통해 혜택을 받아왔다. 은급제도의 시행원년인 1985년에는 은급금 지급기준을 1년에 1,700원으로 책정하고 목회기간에 따라 지급하였다. 예를 들어, 1985년까지 40년을 목회한 은퇴목회자의 경우에는, 1,700×40으로 하여 68,000을 매달 지급해주었다. 은급기준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0년에는 25,000원이 되었고 이 액수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최초의 기준금에 비해 약 15배가량 상승한 액수다.

(2) 구은급법의 문제점

구은급법은 목회자 기여금, 교회 및 기관에서 부담하는 은급부담금, 연회부담금, 은급주일헌금, 의연금, 기타수익금 등을 은급기금의 재원으로 규정한다(교리와 장정(1984) 제2절, [174], 제1장 제3조(기금 조성)를 참조하라). 이 규정에 따라 시행원년에 각 교회는 은급기금조성을 위해 1.0%의 교회은급부담금을 납부하였다. 교회은급부담금은 조금씩 상승하여 2014년 현재 1.5%로 상향조정되었다. 비록 낮은 비율이지만 재정충당을 위해서 계속해서 상승해온 교회은급부담금은 각 교회에 부담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구은급법이 가진 가장 큰 문제들 중 첫째는, 그동안 적립되어온 은급기금이 곧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은급기금의 고갈가능성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① 은급대상자들이 고령화되고, 이로 인해 은급금 지급이 장기화되고 있다. ②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에 따라 은급대상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③ 고물가저금리 시대의 도래는 은급기금의 예금 및 투자 등을 통한 수익을 어렵게 만들었다. ④ 구은급법에 의해 규정된 재원들이 은급기금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로, 은급기금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재했다. 은급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금융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구은급법의 도입과 시행과정에는 전문 인력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셋째로, 은급부담금의 증액으로는 은급기금의 고갈을 해결하지 못했다. 은급기금의 고갈을 막기 위하여, 1999년 입법의회는 ‘교역자은급부담금’을 신설하였다. 교역자은급부담금으로서 정회원은 10년에 1회, 생활비 1개월분을 납부하도록 결의했다. 또한 2004년에는 교역자은급부담금을 3년에 한 번 내는 것으로 개정하였고, 교회은급부담금의 비율을 1.5%로 상향조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은급기금 고갈이라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이 되지 못했다.

2) 신은급법

(1) 신은급법의 내용

① 허입부담금

신은급법은 목회자의 허입부담금 부분에 있어서는 구은급법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신은급법은 목회자의 생활비 하한선을 매년 은급재단이사회에서 정하도록 규정한다.

② 교역자은급부담금

신은급법은 연금제도를 새로이 도입하고 있다. 즉, 신은급법은 1958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하여, 1958년 6월 30일 이전에 출생한 목회자와 1958년 7월 1일 이후에 출생한 목회자로 나누고, 교역자은급부담금 납부에 있어서 양자 간에 차이를 두고 있다. 즉, 1958년 6월 30일 이전에 출생한 목회자는 2004년부터 3년마다 생활비(본봉) 1개월분을 납부해야 하며, 은퇴 후에는 기준금 25,000원에 목회 연한을 곱한 금액을 은급금으로 받게 된다. 1958년 7월 1일 이후에 출생한 목회자는 ‘감리연금’에 가입하여 월납입액(매월 20만원으로, 본인납입액+교회지원액으로 구성됨)을 의무적으로 납입하도록 규정되어 있다(이 부분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은 2012년 교리와 장정의 은급에 관한 규정을 참조하라). 또한 은퇴 후에는 은급기금으로부터 20만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③ 교회은급부담금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의 모든 교회는 전년도 경상비 총결산액의 1.5%를 납부해야 하며, 하한선은 매년 은급재단이사회에서 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2) 신은급제도의 문제점들

① 임의적 세대 구분 및 이중부담

신은급법은 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교역자 및 교회의 은급부담금과 은급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1958년 6월 30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세대 구분의 근거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고, 목회자들을 위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 및 합의의 과정이 생략되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많은 목회자들 안에 감리교회 지도자들과 감리회본부에 대한 불신, 세대 간의 갈등이 증폭되었다. 더욱 큰 문제는, 1958년 7월 1일 이후의 목회자들은 은급기금 조성의 의무(교회은급부담금)를 수행해야 함과 동시에, 목회자 스스로가 노후준비를 위해 감리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월납입액을 내야하는 이중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② 과도한 부담 및 엄격한 규정 적용

신은급법은 감리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신은급대책위원회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감리연금 가입률은 매우 저조하여 38%에 불과하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재정이 열악한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들이 감리연금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재정적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이처럼 저조한 가입률은, 재정이 충분치 못한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들이 감리연금 자체를 아예 포기할 뿐 아니라 은급제도의 시행주체인 감리회본부를 불신하고 있는 현실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신은급법은, 감리연금에 가입했어도 월납입액을 2회 이상 미납 시에는 허입 및 교회부담금 납입여부와는 상관없이 은급기금지원금을 비롯한 은급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도록 자격요건을 엄격히 규정한다(2012년 교리와 장정 [632] 제1장 제3조 ③항 2번).

③ 은급기금의 부실한 관리

2011년의 은급기금 손실사태는 전문지식이 부족한 감리회본부직원이 은급기금을 운영·관리하는 과정에서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

3) 신은급대책위원회 안 

(1) 목적

신은급대책위원회가 제안하는 개선안의 궁극적인 목표는, 은급기금의 고갈이 없는 은급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은급대책위원회는 목회자 전체의 양보와 희생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다음의 세 가지 안들을 제안하는 바다.

(2) 세 가지 제안

① 기본안

신은급대책위원회가 추천한 기본안은, 교회은급부담금을 상향조정하고 교역자은급부담금을 없애는 대신에 은급혜택을 줄이자는 것이다. 이 안에 따르면, 교회은급부담금은 현행 1.5%에서 3.0%로 상향조정되고, 은급기준금은 현재의 25,000원에서 19,000원으로 하향조정된다. 목회연한 40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은급혜택은 월 100만원에서 76만원으로 줄어든다. 이 안에 따르면, 목회자들이 교역자은급부담금을 납부하지는 않지만, 목회자들 스스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지닌 국민연금이나 기타 연금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가입하여 은퇴 이후의 생활을 준비해야 한다.

② 제2안

제2안은 교회은급부담금을 3%로 상향조정하고 교역자은급부담금은 1인당 매년 9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이다. 신은급대책위원회는 이 안이 시행되면 은급기금 고갈의 문제가 해결되고 현재의 은급혜택(25,000원×40년=100만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3%의 교회은급부담금과 매년 90만원이라는 교역자은급부담금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③ 제3안

제3안은 교회은급부담금을 2%로 상향조정하고 교역자은급부담금을 3년에 1회씩 본봉 1개월분을 납부하자는 것이다. 이 안을 따를 경우, 은퇴목회자들은 1년에 13,000원의 은급기준금을 자신의 목회연한에 따라 지급받게 된다. 그러나 제3안으로는 은급기금의 고갈은 막을 수 있어도 은급혜택이 현재의 절반정도로 줄어들기에 은퇴이후 노후대책의 기능은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4) 장정개정위원회 안 

(1) 개정안의 대전제

장정개정위원회(이하 장개위)에서 2008년의 신은급제도를 폐지한다는 전제하에 제안된 것이다.

(2) 교역자은급부담금

장개위 안은 모든 목회자가 2014년부터 매년 생활비(본봉) 1개월분을 납부해야 하며, 교역자 생활비의 최저기준을 6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준회원 허입자는 “허입부담금을 미납한 교역자는 납입하는 해의 1개월분 생활비를 납입”하여야 하며, “준회원 허입 시에 교역자은급부담금을 미납하면 은급혜택을 일절 받을 수 없다”로 개정되었다.

(3) 교회은급부담금

장개위는 교회은급부담금을 현재의 1.5%에서 2.0%로 상향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하한선은 연 2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4) 은급금

장개위 안은 매년 25,000원을 은급기준금으로 정하여 여기에 재직기간을 곱한 금액을 매월 지급하고, 재직기간이 40년을 초과한 목회자의 경우 40년이 초과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한다.

(5) 문제점들

① 목회자 최저생활비 기준

목회자 생활비의 최저기준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 재정상황이 현저히 부족한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들에게 60만원이라는 최저생활비 기준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 있다.

② 교역자은급부담금 미납자의 구제책

교역자은급부담금을 미납한 준회원 허입자에 대한 구제책을 전혀 제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과연 미납한 준회원 허입자들을 동역자로 인정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며, 이로 인해 목회자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③ 교회은급부담금의 하한선

교회은급부담금의 하한선을 20만원으로 규정했는데, 이렇게 규정한 근거가 무엇인지도 분명치 않고, 비전교회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있다.

④ 목회자의 이해와 지지 문제

장개위 안은 여전히 상명하복식의 개정안으로서, 동료목회자들로부터 얼마나 폭넓은 이해와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감리회에 소속된 동료목회자들로부터의 충분한 여론수렴과 반영이 절실하다.

5)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의 은급제도

은급제도 개선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 비교적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알려진 연합감리교회의 은급제도에 대한 비교연구, 분석, 토의를 진행하였다. UMC는 목회자들을 위해 교역자은급보장프로그램(Clergy Retirement Security Program)과 개인투자연금(Personal Investment Plan)을 병행하고 있다.

(1) 교역자은급보장프로그램 (Clergy Retirement Security Program, 이하 CRSP)

① 교단적립금(Defined Benefit Component, 이하 DBC)

연합감리교회는 교단에 소속된 65개의 연회에서 사역하는 약 26,000명의 목회자들에게 제공하는 교역자연금(Ministerial Pension Plan, 이하 MPP)을 운영해왔다. MPP는 총회은급의료혜택부(General Board of Pension and Health Benefits, 이하 GBOPHB)가 전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하였다. MPP는 미국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s, 이하 IRS)의 연금제도 중 하나인 403(b)에 해당한다. 즉 연합감리교회의 교역자연금은 국가가 주도하는 연금제도의 하나로 인정되어 세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교역자연금(MPP)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MPP를 지원하는 주체는 교회가 아니라 연회다. 둘째, MPP는 연회에 따라 연합감리교회 목회자 평균사례비의 11%나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적립한다. 셋째, MPP는 목회자의 사망 시까지 배당되는 종신연금이다. 넷째, MPP는 총적립금의 25%를 목회자의 요구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인출할 수 있다. 즉, 목회자의 재정적 필요에 따라 최고 25%까지 적립금을 미리 인출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한다.

그런데 연합감리교회는 2007년 1월 1일(감독의 경우는 2008년 9월 1일자)부터 교역자연금(MPP)을 중단하고 교단적립금(DBC)을 도입하였다.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2006년 12월 31일까지 각 연회는 정해진 달에 목회자의 이름으로 일정액수를 지원하였지만, 2007년 1월 1일부터는 이 지원을 중단하였다는 점이다. 그 대신에, 연회는 은퇴연도에 목회자 평균사례비의 1.25%에 사역연수를 곱한 금액을 은퇴목회자에게 연금으로 지급한다. 예를 들어, 2016년에 은퇴한 목회자가 CRSP제도 하에서 10년을 사역하였고 2016년 교단 교역자의 평균사례비가 40,000달러라면, $40,000×0.0125%×10=$5,000.00이므로, 이를 12개월로 나눈 $416.66을 연금액으로 매달 지급받게 된다. 물론 목회자는 2007년 이전에 가입한 MPP로부터 추가적인 은급금을 받는다.

② 개인적립금(Defined Contribution Component, 이하 DCC)

개인적립금(DCC)은 목회자의 봉급에서 공제되어 목회자 은퇴 시까지 증권시장에 투자된다. 2007년 1월 1일 이후부터 모든 목회자는 자신의 사례비에서 3%를 공제하여 연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개인적립금은 증권시장에 맡겨지므로 늘어날 수도 있지만 줄어들 수도 있다. 또한 교단적립금과는 달리, 목회자 사례금의 많고 적음에 따라 개인적립금도 달라진다.

(2) 종합보험제도(Comprehensive Protection Plan, 이하 CPP)

종합보험제도는 목회자가 “사망하거나 신체장애로 인해서 사역할 수 없게 되었을 경우”에 목회자와 그 가족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보험이다. 이 보험제도는 “소속연회나 기관이 이 보험제도를 지원”해야 하며, 목회자의 임금이 “교단 혹은 연회 소속 교역자 평균임금의 60%와 같거나 그 이상의 급여를 받는 전임교역자(담임 목회자)”라는 조건만 충족되면 누구든지 종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CPP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교회나 교단 소속 기관에서 “활동 중이거나 은퇴한 교역자들, 그들의 배우자들, 생존한 배우자들, 그리고 19살 이하의 자녀들이 사망할 경우에 이 보험의 혜택”을 받는다. 둘째, 현재 “활동 중인 교역자가 사망할 경우 생존한 배우자들에게 보조금이 주어진다.” 셋째, 현재 “활동 중이거나 은퇴한 교역자가 사망할 경우, 자녀들이 학비보조금혜택을 받을 수 있다.”

(3) 개인투자연금(Personal Investment Plan, 이하 PIP)

개인투자연금은 목회자 스스로가 자신의 “사례비로부터 공제하여 적립하는 연금”으로서, 위에서 언급한 미국국세청의 연금제도 403(b)에 해당한다. PIP는 “과세전 적금(before-Tax)과 과세후 적금(After-Tax)”의 두 종류로 나뉘며, 목회자는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 또한 “반드시 교회나 교회관련 기관의 명의로 된 수표”로 적립해야 한다.

(4) 평가

연합감리교회는 다양한 은급제도를 목회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UMC 소속의 목회자들은 개인 스스로 은퇴를 준비하고, 동시에 교단이 지원하는 노후생활 및 건강에 관한 다양한 은급혜택도 누리고 있다. 그러나 UMC의 은급제도를 현재의 한국감리교회에 적용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될 있다.

① 연합감리교회의 은급제도가 가능한 이유

UMC는 모든 목회자들의 최저사례비(Minimum Salary)를 보장해주고 있다. UMC는 지금까지 감독파송제를 통해서 목회자수급을 조절해왔고, 개체교회로 하여금 목회자의 최저생계비를 철저히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또한 연회가 주도적으로 목회자의 연금을 적립해왔거나, 은퇴 시에 목회자에게 적립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따라서 한국감리교회가 모든 목회자들에게 UMC 수준의 은급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단 소속의 모든 교회들이 한국사회에서 인정된 최소한의 월급을 목회자에게 보장할 수 있도록, 교단차원에서 목회자수급 및 재정을 관리·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한국감리교회는 책임성 있게 은퇴목회자에게 적립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끝으로, UMC가 현재와 같은 은급제도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은, UMC 소속의 교회들이 자신들의 부담금(Apportionment)을 성실히 납부해왔기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② 금융전문기관을 통한 은급기금 관리

UMC의 경우에는 금융전문기관이나 금융전문인력을 채용하여 은급기금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반연금 등에 투자 시 위험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도록 원칙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전문기관이나 전문인력은 개인투자를 한 목회자들을 위해 금융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통보를 제공해줌으로써 재정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은퇴 후 삶의 질과 복지 향상에 도움을 준다.

③ 목회자의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의 문제

UMC의 경우에는 전문인을 통한 목회자의 주식투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한국교회의 경우에는 목회자의 주식투자가 교인들의 인식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다르고, 미국인과 한국인은 목회자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④ 은급재정충원의 다양화

UMC도 교세감소로 인해 전체적인 재정규모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곧 은급기금을 위한 재정충원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UMC는 교인의 수가 줄어들어 재정이 열악해지면 은급재정충원의 일환으로써 적극적으로 인근교회와의 통합을 시도하거나 교회를 폐쇄하여 교회건물을 매각하기도 한다.

3. 은급제도의 전제 조건과 개선 방향

1) 전제 조건에 대한 합의 필요성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은급제도에 관해서는, 절대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제도는 없다. 어느 안이 최선이고 차선인지도 구분하기 힘들다. 은급제도의 개선에 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보다 깊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단기적인 차원에서 조급하게 개정을 추진한다면 이전에 경험한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현 은급제도가 위기에 처하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들을 꼽자면, 장기적인 관점과 전문 인력의 부재, 성과 위주로 은급제도가 마련되고 시행된 점, 또한 신은급법의 경우도 충분한 연구와 설득 및 합의의 과정이 미흡했다는 점 등이다.

그러므로 은급제도의 개선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현시점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보다는, 광범위한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음의 사안들은 은급제도의 개선을 위한 전제조건들이다.

① 부조형식이라는 은급제도의 정신을 계승할 것인가? 일반적인 퇴직연금형태의 수급자분담 원칙을 적용할 것인가?

② 은급기금운용에 있어 안정성을 우선시할 것인가? 수익성을 우선시할 것인가?

③ 감리회본부에서 은급제도를 운영할 것인가? 공신력 있는 외부 금융전문기관에 맡길 것인가?

④ 연합감리교회처럼 금융전문가를 둘 것인가? 감리회본부의 직원들이 직접 관리할 것인가?

⑤ 은급기금고갈에 대한 대책으로서, 각종 부담금납입 이외에 다른 방안들, 예를 들어, 감리재 단 소유의 유휴 부동산 매각 대금을 활용할 것인가?

⑥ 감리회본부의 경상비와 불요불급한 위원회 등의 경비를 줄여서 은급기금에 출연할 것인가?

2) 바람직한 개선 방향

(1) 연금형식의 재정지원 외에 삶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접근

요즘은 은퇴 이후의 삶의 의미에 관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안정적인 연금확보라는 관점에서 은퇴 이후의 삶을 바라본다면, 현행 은급제도는 매우 협소한 이해일 수밖에 없다. 만일 은퇴 이후에도 목회자가 하나님의 사역과 교회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의 삶의 질은 더욱 개선되고 삶의 의미는 더욱 깊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은퇴목회자에게 속회를 인도하게 하거나 제한된 성경공부 혹은 새벽기도 인도의 기회를 주면서 소정의 사례비를 제공해줄 수 있다면, 은퇴목회자의 삶의 질과 의미는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2) 보장성 보험 개념의 도입

대형사고와 중병, 사망 등, 목회자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본인과 배우자 및 유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은급제도를 개선한다면, 목회자의 심리적 및 재정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사회의 장기 순수보장성 보험료는 의외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은급기금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추가비용 없이도 가능하리라고 예상된다.

(3) 부조형식과 수익자 분담원칙의 병행

평균적인 은급부담금과 기여금을 부담하기 어려운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은급대상 목회자의 거의 절반에 해당-을 위해서, 부조형식의 은급제도를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획기적인 기금확대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기금운영이 필요하다. 감리연금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국민연금과 사설연금보험에 가입했던 목회자들이 다시금 노후대책을 은급제도 안에서 설계할 수 있도록, 기금을 1,000억 원대로 키우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특단의 조치가 요청된다: ① 감리회본부의 부동산을 출연하여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한다. ② 국가기관에 준하는 금융전문기관에 맡겨 운영하고 감리회본부직원이 감독한다. ③ 불필요한 본부경상비를 줄여서 은급기금에 출연한다.

(4) 은급대상자 관리의 문제

기금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도 안정적인 은급제도의 정착을 위해 필수적이다. 감리회본부를 비롯하여 지방 감리사의 행정업무가 정상화되어 은급대상자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허입하는 연회원의 심사를 강화하여 부정허입자나 위장허입자를 차단해야 한다. 또한 은급금의 이중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기관목회자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목회를 하고 있지 않은 연회원들이 부정하게 진급하거나 목회연한을 부정하게 늘리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4. 나오는 말

지금 우리는 전방위적인 위기에 처해있다. 국가지도자에 대한 신뢰상실과 국민들의 기대심리에 부응하지 못하는 제도와 시스템,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감리교회에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은급문제도 이러한 틀에서 바라보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다. 정치적인 논리에 휘말려서도 안 되고, 개인이나 집단의 호불호나 이권에 흔들려도 안 된다. 무엇보다도 강자의 논리나 기득권을 지키려는 힘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끊어낼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선교여건과 교회현실을 직시함으로써, 실현가능하면서도 모든 목회자들이 원하는 바의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경주해갈 때, 감리교회의 은급제도는 목회자들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는 확신을 품고 다음의 결론을 제안한다.

첫째, ‘100만원의 은급지급금’

앞으로 새롭게 입안되어 시행될 은급제도는, 현재의 월 최대 은급지급금 100만원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현재, 2인가구의 최저생계비를 1,027,417원으로, 1인가구의 최저생계비를 603,403원으로 각각 공시하였다. 한국사회의 최저생계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은퇴 또는 공상(公傷)목회자들에 대한 은급금 지급의 기준도 한국사회의 최저생계비에 맞추어 변동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은급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위기상황 속에서 사회의 최저생계비에 맞추어 은급금을 올려 지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이 교단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목회현장 상황의 변동이나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목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월 최소 은급지급금을 100만원으로 유지해야 한다.

둘째, ‘신뢰받는 은급제도 개선’

은급제도의 개선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비전교회 목회자들과 젊은 목회자들이 교단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목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합의된 은급제도 개선’

은급제도의 개선은 전체 목회자의 이해와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감독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 및 연회와 교회 전체가 당사자라는 의식을 공유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 또한 충분한 시간과 인력과 재정의 투입이 필요하다.

넷째, ‘공정성이 보장받는 은급제도’

은급제도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전문가 및 금융기관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은급기금에 관련된 감리회본부임원이나 직원은 투명한 공개행정을 통해서 목회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모든 목회자들이 상시 자신의 은급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은급금 계정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게 해야 하며, 은급대상자들이 요구할 때에는 즉시 자신의 은급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