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제30차 장단기발전위원회(위원장 임준택, 이하 장단기)가 2013년 8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정책, 제도, 미래 등 3개 분야에서 감리교회의 발전 과제들을 연구하여 제31차 정기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중 두번째인 제도분과위원회 보고서를 게재한다.

제2분과 <제도개선분과위원회>는 감리교회의 여론수렴과 제도의 개선에 관한 연구를 통해 다음사항을 제안했다.

➀ 감리교회의 제도개선을 위한 첫 과제로 ‘연급제 폐지’

➁ 모든 회원들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도록 감리사와 감독의 선출 장소를 ‘연회에서 지방회로, 총회에서 연회’로 이전할 것.

➂ 감리교회의 대표성을 부여하는 ‘감독선거권의 확대’와 ‘감독회장의 선거인단 선출 방법의 변경’

➃ 감리교회의 선교집약적인 행정체계를 위해 ‘제비뽑기 간선제도,’ ‘당회와 구역회의 통합,’ ‘지방회의 통폐합,’ 및 ‘연회의 통합’.

아래는 보고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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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분과 제도개선분과위원회

한국감리교회의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들

1. 들어가는 말

최근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심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당장 시급한 교회성장의 한계 안에 갇혀버린 신세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21세기 세계선교와 목회의 비전을 새롭게 제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으며, 장·단기적으로 교회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야만 한다는 압박감도 느끼고 있다. 지난 7년 간 감독회장직을 둘러싸고 불거져온 쟁송으로 인해 감리교회의 자정능력마저 의심받았다. 상호불신에 빠져있다는 탄식소리도 들려온다. 감리교회는 이러한 위기에 당면하여, 교회를 개혁하고 제도를 혁신시킴으로써 성장에 장애가 되는 문제점들을 털어버리고, 150만 감리교회 교인들에게 희망을 선사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제 기독교대한감리회에 속한 모든 지체들은, 21세기를 향해 나래를 펴고 비상하기 위한 새로운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낡은 『교리와 장정』에 묶여있던 법과 제도를 새롭게 개선하여 든든한 교회로 서가기 원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어본다.

<2분과 제도개선분과위원회>는 1978년 5월, 합동총회로부터 세워진 현행 감리교회의 기구와 조직으로는 도저히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 변화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 봉착하였다. 오늘날 법과 제도 안에 갇혀 있는 한국감리교회는 감독선출문제를 둘러싸고 장시간 내홍사태를 빚어왔으며, 올바른 교권행사를 가로막고 있는 문제점들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구원사역이라는 시대적 사명에 충실한 감리교회가 되려면 복음의 빛 아래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우리는 복음의 부르심에 응답하려는 신앙의 결단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법과 제도를 개선하여 새 시대에 복음의 영적 무게를 더해갈 수 있기 위해, 여러 가지 사항들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본위원회는 감리교회를 만들고 세계선교를 감당해 온 영국감리교회와, 오늘날의 한국감리교회가 존재할 수 있기까지 선교와 개척으로 도움을 준 미국연합감리교회의 역사적 흐름과 선교적 유산을 정리하고자 한다. 한국감리교회가 당면한 교권쟁패의 문제점을 역사적으로 분석하면서, 올바른 교권정립을 위한 제안을 가다듬어보고자 한다. 본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제도개선책으로 ‘연급제의 폐지,’ ‘감리사와 감독의 선출 장소 변경,’ ‘감독선거권의 확대’와 ‘감독회장의 선거인단 선출 방법의 변경,’ 그리고 ‘당회와 구역회의 통합,’ ‘제비뽑기 간선제도,’ 및 ‘연회와 지방회의 통합’ 등을 제안하기로 하겠다.

2. 감리교회의 역사적 발전과정과 선교적 유산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감리교회가 처음부터 강조해온 것은 세계를 교구로 바라보는 글로벌 선교의 비전이었다. 이러한 비전에 따라 감리교회는 영국을 벗어나서 북아메리카 대륙을 향한 새로운 선교적 진출을 시도하였다. ‘세계는 나의 교구다’라는 표어는 감리교회를 창시한 존 웨슬리 목사의 비전이었다. 그는 선교의 열정과 영성을 구비하여 세계선교에 임하려는 소명을 반영하고 있었다. 웨슬리는 영국성공회 신부였다. 그가 처음부터 성공회를 떠나서 다른 교파를 창설하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성공회의 전통적인 신앙과 직제에 대해서는 거부하였다. 그는 말을 타고 다니는 복음주의 설교자로서 성공회교구를 떠나 연합신도회를 모체로 하는 새 교회를 만들었고, 가난한 대중들을 섬기고, 교도소와 고아원 및 학교와 선교시설들을 설립했다. 그는 회중중심의 신앙으로 선교하며 복음을 새롭게 증언하는 새 교회를 지향했다. 이처럼 영국감리교회는 당시의 부패하고 무능한 국가교회인 영국성공회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신앙과 삶의 스타일을 이식하였고, 폐쇄적인 교권을 극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충실한 새 교회로서의 감리교회를 발전시켰다. 감리교회는 부흥하는 속회와 연합회의 모체가 된 밴드를 중심으로 전국조직을 구축하였고, 런던 외곽에 위치한 폰더리에서 연합신도회를 출발시킴으로써 성령의 능력으로 역사하는 영국감리교회를 만들었다. 존 웨슬리와 영국감리교회는 산업 혁명기에 고난 받던 영국인들에게 회개를 촉구하고 그들을 새로운 복음주의 운동의 핵심으로 양육시켰다. 또한 내적 체험인 뜨거운 감동과 강력한 성령의 아홉 가지 은사들을 전파하는 새 교회로서의 성격을 확고히 하였다.

오늘날에도 영국감리교회는 연차대회(Conference)를 열어 임기 1년의 회장을 뽑고 있으며, 산하에 38개의 지방회를 두어 감리사로 하여금 교회를 치리하도록 하고 있다. 각 지방의 감리사는 교역자를 치리하고, 회계를 통해 재정일체를 관리하게 한다. 영국감리교회는 평신도 설교자(Local Preacher)를 두어 순회사역을 권장하고, 교리와 신학을 이수한 평신도로 하여금 교역자와 동등하게 개체교회에서 설교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교회부흥의 동반자 시스템을 완성하였다. 교역자가 없는 작은 교회를 그리고 지방의 Preaching Point를 섬기는 이들을 통해, 감리교회는 활력 있는 목회사역을 수행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고 있다. 영국을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시킨 인물로서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마가렛 대처 수상이 있다. 그녀의 부친이 영국 맨체스터 지방에서 평신도 설교자로 봉사했다는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다. 한편 영국감리교회는 교역자 양성을 위해 영국 내에 세 개의 신학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브리스톨, 버밍엄, 리치몬드 신학대학들은 꽤 실력 있는 신학교육기관이다. 또한 평신도들의 영성훈련을 목적으로 설립된 클리프 칼리지도 평신도아카데미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실천신학 분야에서 석·박사 학위를 주는 교육기관으로 확대·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연합감리교회는 영국감리교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연합감리교회의 산하에 있는 13개의 감리교신학교와 대학교들은 목회자 양성을 위해 M.div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 연회별로 목사후보생들을 선발하고 훈련시켜 임지로 파송한다. 선교사훈련과정을 마련하여 세계선교에 헌신할 수 있는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연합감리교회는 전세계적으로 58개의 연회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는 북아메리카 대륙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에도 다섯 개의 연합감리교회 법정연회들을 두고 있다.

연합감리교회는 연회감독들 중에서 감리교회를 대표하는 감독회장을 선출한다. 연합감리교회의 교인들은 주로 미국의 중산층 도시인들과 농촌지역 주민들로 이루어져 있다. 중도적 복음주의 신앙이라는 점에서 오순절교회와는 구별되며, 장로교회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신앙과 스타일을 강조한다. 교회의 상층지도부는 감독주의 교회지만, 교회 회중 내에서는 회중주의적인 민주절차에 따라 위원회를 중심으로 교회를 치리하고 사업한다.

3. 한국감리교회의 역사와 선교적 과제

19세기 말 미남북감리교회는 세계선교전략의 일환으로 대한제국에 대한 선교를 시작했다. 미남북감리교회는 교육, 병원과 복지기관의 설립, 문서선교 등을 통해 대한제국에 기독교를 전파했다. 미남북감리교회는 감리교회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높다란 미국식 교회건축물을 각 지방마다 세웠고, 학교를 개설하여 암울한 구한말의 시기에 우수한 근대식교육을 통한 한국인 선교를 확장시켜갔다. 감리교회는 교육선교를 비롯하여 의료 및 문서선교를 통해 지역사회개발에 깊이 관여하였다. 특히 미남북감리교회는 전국각지에 5개의 사회관을 설치·운영하면서 복지프로그램을 제공해주고 지역사회개발에 이바지하였다. 한국감리교회의 교세는 해방정국을 거치면서 미군정하에서 선교사들의 도움을 통해 확장되고 정착되었다. 6.25동란을 겪으면서도 한국감리교회는 십자군장학금으로 수많은 젊은 학생들에게 미국유학의 길을 열어주었으며, 전화(戰禍)를 딛고 일어서는 한국인들을 위해 높은 사회성과 지성적인 성격을 지닌 교회로서 자리매김하였다.

1930년 12월, 조선선교연회는 조선감리회를 조직하면서 미남북감리교회로부터 행정적 독립을 이룩했다. 일제식민지하에서 조선총독부는 선교사들을 추방했고 그들의 재산도 압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남북감리교회의 선교자금은 조선감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국감리교회는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연합감리교회로부터 선교자금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선교사중심의 행정치리를 중시하고 교단정치가 심했던 까닭에, 한국감리교회는 일선목회를 중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북출신의 ‘성화파’와 이에 대항하여 결성된 ‘호헌파,’ 그리고 성화파와 호헌파에 속하지 않은 ‘정동파(복음동지회)’까지 가세하여, 한국감리교회는 서클정치로 교권다툼을 벌였다.

1970년대를 지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한국교회 특히 도시교회가 성장하였다. 성화파와 호헌파와 극심한 대립은 지속되었으나, 그런 와중에도 감리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면서 정치적 대립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5000교회 100만신도 운동’이 전개되었다. 기대 이상으로 이 운동은 교회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고, 자연히 다수의 교역자가 필요해지면서 새로운 신학교를 태동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1905년부터 시작된 감리교 신학반 운영이 모체가 되어 감리교신학대학교가 탄생되었다. ‘5000교회 100만 신도운동’은 각 연회마다 성장하는 교회를 맡길 목회자들을 필요로 했다.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목원대학교에 이어 협성대학교의 신설은 감리교회의 성장정책이 낳은 제3의 신학교육기관이다.

감리교회는 198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시대를 지나면서 급성장하였다. 감리교회는 ‘6500교회 150만 교인’으로 성장했다. 정회원 교역자수는 8천명이 넘는다.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1997년 이후로 감리교 교역자들을 상대로 각종 사회적 폐해를 호소하는 재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감리교회의 교권은 추락되었고, 감독과 감독회장선거에서 드러난 금권선거의 내막이 폭로되면서 교회의 자정능력마저 상실해버렸다. 교회의 성장을 주도해온 부흥사들과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감독으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감독선거가 금권선거에 휘말리면서 감독의 법적권한에 대한 재판이 계속되었다. 지난 7년 동안 감리회장 선거에서 네 명의 지도자들이 사회법정에서 교권정지를 판정받았다.

지금 한국감리교회는 지도력의 취약점을 극복해갈만한 자정능력을 지니고 있는지의 여부를 시험받고 있다. 감리교회 최고지도자는 리더로서 윤리·도덕적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체가 커지고 교세는 급성장하였지만 영적·윤리적 기준에 미달되어 문제가 된 지도자들로 인해, 감리교회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였다. 감리교회는 뜨거운 복음주의 신앙스타일을 중시하면서도 사회적, 윤리적, 선교적 책임을 완수함으로써 공신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학연과 개교회 중심주의에 사로잡힌 감리교회를 이끌어갈 만한 지도력 부재, 교회를 통합하고 소통시키는 감독리더십의 결여로 인해, 현재 감리교회는 표류하고 있다.

4. 제도 개혁을 위한 방안들

현재 감리교회가 안고 있는 제도개선 문제의 초점은 교단개혁이 아니라 교단정상화에 있다. 극심한 개교회주의, 즉 개체교회만이 살길인 것처럼 목회해온 결과, 교회는 공교회성을 상실하였고 성공한 목회자에 의해 사유화되었다. 개교회 중심으로 인해 공교회성을 망각한 부유한 감리교회들은, 사회적 공신력을 외면한 채 사사로운 이득에만 골몰한 교회라고 손가락질당하고 있다. 연회나 총회가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치리하지 못하면서 교권은 무력해졌고, 사회적 지탄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감리교회의 살길은, 이제부터라도 낡은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교회개혁의 깃발을 드는 것이다. 먼저는 청렴한 교역자들이 나와야겠고, 깨어있는 평신도단체들이 등장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감리교회의 무기력과 무능은 극복되기 어렵다.

감리교회는 중도적인 성향을 회복해야 한다. 복음주의적 각성에 초점을 맞추어 개체교회로부터 거룩성을 회복해가야 한다. 교단은 개혁에 앞서 교회의 공신력을 회복함으로써 정상화를 향한 여정에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현재 감리교회의 전반적인 여론은, 교권공유를 위해 소통의 채널을 시급히 만들고, 대화와 토론 그리고 합의하는 성숙한 통합과정을 기대하는 쪽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인적구성은 여전히 폐쇄적인 상태다. 그러므로 인재등용문이 활짝 열려져 감리회본부 및 유관기관의 협력이 정상화되어야 한다. 나아가 감리교회는 당면한 한국사회의 불평등문제를 각성하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가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선포해야 한다.

오랜 전통을 가진 감리교회 연합운동의 연장선상에서, 감리교회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유연한 정치적 판단력으로 대처해가야 한다. 또한 감리교회 안에 상존해 있는 신앙적 보수층의 여론을 토대로 하여 소통의 기반을 다져갈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 후에, 감리교회는 역사적 사명을 각성하고, 전체교회를 향한 열망과 결단력으로 감리교회를 개혁해가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안하는 바다.

1) 연급제의 폐지

미국선교사에 의해 만들어진 연급제의 목적은 목회자 양성과 목회자의 교육에 있었다. 신학교육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았던 시기에, 연급제는 목회자의 교육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 오늘날 대학과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목회자에게 있어 연급제의 본래목적인 목회자 양성이나 교육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오히려 연급제는 젊은 목회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연급제는 목회자의 자격을 철저하게 따져서 교단 내 상하관계를 구축하는 효과만 있을 뿐, 변화된 사회에서 능동적으로 목회에 대처해가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연급제는 다양한 형태의 목회현장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청에 거스르는 근본원인이 되고 말았다. 아울러 감리교회 제반 행정 및 선거의 토대가 되고 있는 연급제로 인해, 수많은 젊은 목회자들이 감리교회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감리사자격으로 목회경력 10년 이상, 연회감독 피선거권으로 목회경력 20년 이상이라는 현행 교리와 장정의 규정은 준수하되, 연급제를 폐지하는 방향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2) 선거법 관련제도 개선안

(1) 감리사와 감독의 선출 장소

감리교회에서 행해지는 선거들은 다음과 같다: 감리사선거, 감독선거, 감독회장선거. 현행 제도에서, 감리사는 연회를 통해 선출되고, 감독은 총회를 통해 선출된다. 현행 시스템을 볼 때, 상위의회에서 감리사와 감독을 선출하는 것은 권위를 위임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지방회원이나 연회원들로부터의 민의를 수렴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으며, 선거권 제한에 따른 조직의 경직화라는 문제를 배태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비용문제도 있다. 따라서 ‘감리사는 지방회에서 감독은 연회에서’ 선출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목회자뿐 아니라 장로들에 의한 연급제 폐단을 종식시키고, 지방회와 연회가 다양한 연령층을 수용함으로써 지방회와 연회를 활성화시켜가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2) 감독선거의 선거권

현행 연회 감독 선거권은 정회원 10년급 이상의 목회자들과 제한된 평신도지도자들(즉 장로)에게만 주어진다. 150만 명으로 성장한 현행 감리교회를 이끌 감독을 선출함에 있어, 소수의 제한된 인원으로는 결코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권은 모든 정회원 목회자에게 확대되어야 하고, 젊고 다양한 평신도들의 목소리도 수렴할 수 있는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정회원 10년급이 되지 못한 목회자나 젊은 평신도지도자들이 소외당하는 현행의 선거권으로는 감리교회의 대표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

(3) 감독회장의 선거인단 선출

감독회장선거관리법에 따르면, 감독회장은 연회에서 정회원으로 목회한지 11년 이상이 된 이들과 동수의 평신도 대표들의 참가로 선출된다. 하지만 연급제에 근거한 감독회장 선출방법은 감리교회의 대표성을 대변하지 못한다. 감리교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하여, 감독회장 선거인단의 선출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연급제가 아닌 ‘선거인단의 선출을 위한 투표’를 통하여 감리교회를 대표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3) 제비뽑기 간선제도 소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회감독 및 감독회장선출은 금권선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여러 불미스러운 문제점에 노출되어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제비뽑기’를 제안한다. 우선 감독 및 감독회장 출마 예비후보자들을 상대로 일반투표를 실시하여 3명으로 후보를 축약한 후, 다시금 결선투표로 제비뽑기방식을 통하여 최종당선자를 선출하도록 한다.

4) 연회 및 지방회 제도 개선

(1) 지방회의 통폐합과 연회의 통합

현재 전반적으로 감리교회 교인들의 연령이 고령화되고 있다. 특히 1955년 이후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는, 한국사회가 이미 고령화 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교회성장은 침체국면에서 쇠퇴국면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두 교회 중 하나가 미자립교회인 현재의 지방회 사정을 고려할 때, 현행 지방회 조직은 앞으로 계속해서 유지해가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방회의 통폐합은 필연적 결과이며, 나아가 연회의 통합도 고려되어야 한다. 감리교회 목회와 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며 개체교회의 재정적 안정을 위한 행정구조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2) 당회와 구역회 통합

현재 개체교회가 가진 의회기능의 중복은 직무상 효율성이 떨어진다. 교회가 예산과 결산처리를 이중적으로 감당하고 있다. 이에 당회와 구역회를 통합하는 안을 제안한다. 현행 감리교회의 5개 의회를 축소하고 목회활동을 원활하게 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해야 한다. 담임목회자의 인사를 결정하는 구역인사위원회에 있어서는, 감리사에게 구역인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는 현행제도에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

(3) 감리사의 행정력 향상

현행 감리사의 인사권 치리에 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감리사의 행정치리능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은 제고되어야 한다. 보다 체계적인 행정수행을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감리사 행정력강화를 위해, 총회가 감리사 행정치리를 위한 매뉴얼 및 각종 사례들과 대처법을 담은 ‘감리사 행정요람’을 제작해주기를 제안한다.

5. 나오는 말

제도의 존재이유는 조직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제도는 조직에 속한 조직원에게 헌신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다는(막2:27)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제도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지를 시사한다. ‘연급제 폐지’는 감리교회 제도 개선을 위한 첫 단계다. ‘감리사는 지방회에서 감독은 연회에서’ 선출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감리교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지방회원들과 연회원들의 소외감을 불식시키고자 함이다. ‘감독의 선거권 확대와 감독회장의 선거인단 선출 방법의 변경’은 감리교회의 수장으로서의 대표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된다. 감독과 감독회장의 제비뽑기 간선제도, 당회와 구역회 통합, 지방회의 통폐합과 연회의 통합은 감리교회가 선교집약적인 행정체계를 구축해가는 기회다.

궂은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법이다. 1978년 교단갱신운동을 제창하면서 감리교회를 떠나간 이들과의 화합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던 일을 기억해야 한다. 합동 이후에, 감리교회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의 해외로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시대를 열어갔다. 이제 감리교회는 여러 쟁송사태를 수습하고 정상화조치로 나아가야 한다. 쟁송을 포기하고 화해를 통해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돌아올 때 비로소, 감리교회는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감당할 수 있는 성장의 동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감리교회는 다양한 선교와 봉사, 나눔의 사업들을 펼쳐가고, 자랑할 만한 신진기예들을 등용하며, 선교의 동력을 상설화함으로써, 새로운 선교시대를 활짝 열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