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실위가 상정한 ‘21세기찬송가사용중지 결의’ 건의안이 한시간 반여의 찬반토론과 매끄럽지 못한 결의절차를 거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감리회 31회 총회에서 21세기찬송가사용중지결정이 <보류>되며 논란거리를 남겼다.

이 결의안은 당초 총회 첫날 건의안심사위원회에서 형식요건을 갖추지 못해 기각되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총실위에서 상정하기로 결의된 것이므로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사안”이라는 감독회장의 설명과 재심사 요청에 의해 둘째 날에 심사위로부터 정식 안건으로 본회의에 상정됐다.

▲ 21c찬송가사용중지 취지를 설명하는 정지강 목사

총실위에 출석하여 <21세기찬송가사용중지 결의안의 총회상정> 결의를 이끌어 낸바 있는 정지강 목사(기독교서회 명예사장)가 이번에는 총대들을 대상으로 감리회가 사용중지를 결의해야 할 당위성에 대해 다시 설명했다. 요지는 ‘찬송가공회가 사유화 되어 저작권이 불법점유되었고 수십억원의 인세가 임의로 사용되고 있으며 찬송가 내용도 심각하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 개체교회에 부담이 없도록 무상교체해 주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총대들은 “찬송가를 바꾼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바꾸느냐”, “혼란이 올 것이다”, “이권다툼일 뿐이다”, “합본도 바꿔주냐”, “경제적 부담은 어떡할 것이냐” "얼마나 이익이 많길래 바꿔준다는 거냐" 는등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발언들을 쏟아내며 “이번에 결정하지 말고 좀 더 연구하여 결정하자”는 안이 발언의 대세를 이뤘다.

찬반토론이 이어지던 중 ‘오늘 결의하자’는 개의안이 나오며 결국 동의안과 개의안이 투표에 붙여졌다. 개의안이 결의되면 한번 더 찬반투표를 해야 했다. 결과는 오늘 결정하자는 개의안 396표, 다음에 결정하자는 동의안이 344표.

▲ 표결

'오늘 결정하자'는 개의안이 과반을 넘자  다시 투표가 진행됐다. <21세기찬송가사용중지>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하는 두 안을 두고서다.

거수투표를 한 결과 <21세기찬송가사용중지 찬성>이 355표가 나왔다. 이 결과는 과반(394표)을 넘지 못한 것이었다.

문제는 이후에 불거졌다. 과반이 넘지 못했으므로 이 건의안은 폐기되어야 했으나 의장이 (21세기찬송가사용중지를)<반대한다>는 안도 거수하게 해 377표를 계수했다. 찬성표보다 22표가 많았고 과반에는 17표 모자랐다.

의장은  “반대표가 22표가 많게 나와 과반을 넘지 못했다. 이 경우 어떡할지 ‘회의법’만 가지고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부터 다시 논쟁이 시작됐다.

▲ 토론??!!

“건의안이 과반에 미치지 못했으니 폐기가 맞다”, “아니다. 둘다 과반을 넘기지 못했으므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아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장정유권해석을 의뢰하자고 하는가 하면 국회법을 예로 들어 설명에 나서는 회원도 있었다.

이 와중에 의장은 ‘의장의 권한’이라며 “다시 투표에 붙이자”는 제안을 하고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기도회를 가졌으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투표도중에 입법의회 회원을 연회별로 선출하고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했다가 ‘투표도중에 다른 순서를 진행할 수 없다’는 항의와 의장이 의도를 가지고 회의를 진행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 진행

‘폐기냐 아니냐’를 두고 다시 논쟁이 붙으며 시간이 길어졌다. 시간연장결의까지 되어진 가운데  ‘ 더 연구하자’는 <결정보류안>과 <오늘 여기서 결의하자>는 두 안을 두고 다시 표결을 강행 하자 <결정보류안>이 압도적 표차로 결의됐다. 의사진행 발언 신청이 난무하고 피로감에 지쳐 내려진 결정이었다.

결국, 가장 먼저 투표에 부쳐져 396표로 과반을 넘겨 정상적으로 결의된 <오늘 결정하자>는 안이 번안동의도 아닌 ‘희한하고 정신없는’ 투표과정을 거쳐 <결정보류>로 뒤집어지는 결말이 났고, 그 와중에 '21세기 찬송가사용중지 찬성'이 결의되지 못한 흔적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