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회행정재판위원이 행정재판 과정에서 행한 행위로 인해 승소판결을 하고도 승소한 이들로부터 고소를 당해 연회재판위원회에서 정직6개월의 판결을 받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 호남선교연회 여수지방의 류지선 목사(여수중앙교회)는 지난 1월 22일 한빛교회 전 담임인 김종옥 목사가 제기한 이임구역회의 무효확인 소송에 행정재판위원으로 참여했었다. 당시 행정재판위원회는 ‘김종옥 목사의 (담임목사 이임결의) 무효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를 만장일치로 판결했다.

그런데 류지선 목사는 이 행정재판에서 승소한 한빛교회 후임 목회자와 시무장로, 지방 감리사 등으로부터 행정재판의 결과와 상관없이 고소를 당하였고 연회심사위원회의 기소결정에 이어 2014. 7. 15. 연회재판에서 6개월 정직(설교는 허용)판결을 받았다.

연회재판 판결문(기감호제 2014-048)에 의하면 류지선 목사의 범과는 “교회의 기능과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허위사실 유포 및 남의 재산과 명예손상,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등(장정886단 제3조 ④항 ⑤항 ⑩항, 887단 제4조 ②항 ③항)”이었고 이 범과로 인해 고소인들(문신 감리사, 후임 김찬수 목사, 여태호 시무장로)이 “말할 수 없는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은 점을 인정하고 있다.

류지선 목사는 즉시 상소하였으며 상소심인 총회재판위원회(1반. 반장 전용춘 목사)는 9월 5일에 첫 회의를 가진데 이어 오는 19일 오후 2시에 양측을 불러 첫 심리를 열 예정이다.

▲ 호남선교연회 여수광양지방 여수중앙교회 류지선 목사의 상소건을 다루기 위해 5일 총회재판위원회(1반장 전용춘)가 소집됐다.

대체 무슨일이 있었기에

이 사건의 시작은 2013년 4월 30일에 있었던 호남선교연회 군산지방 한빛교회 담임자 김종옥 목사의 이임구역회로부터다. 이 이임구역회가 적법했는가 아닌가 하는 시비가 불거져 연회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 유권해석이 의뢰되고 연회행정조정을 거쳤다.

연회행정조정이 성립되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행정재판이 속행 된 것으로 볼 때 불성립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8월 28일에 행정재판이 시작됐고 해를 넘겨 2014년 1월 7일 회의에서도 행정재판위원간 의견이 분분하자 위원들은 판결일인 1월 22일까지 위원 전부가 각자 판결문을 써온 후 당일 최종판결문을 작성하자고 했다.

녹취록에 의하면 1월 7일 회의에서 김종현 재판위원장이 “그거는 우리가 만일에 판결한 내용을 위(총회재판을 의미하는 듯)로 올릴 때 일곱장(위원이 7인이므로)의 판결문을 다 첨부해서 올라가야 되니까 다음 재판에 반영, 참고자료는 되겠죠”라고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녹취록으로만 보아서는 의사진행법에 따라 이 건에 대해 동의 재청 등의 표결을 진행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의제기가 없을 뿐이다.

1월 22일 판결문을 작성하여 온 위원은 4명이었고 원고승소3, 원고패소 4로 팽팽하자 이 중에 법조인이 작성한 판결문을 중심으로 수정 작성하기로 하여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때 류지선 목사의 개인판결문을 포함해 소수의견으로 분류된 3건의 채택되지 못한 (위원장, 류지선, 최종모의)판결문을 채택된 판결문에 첨부하기로 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채택되지 않은 이 판결문을 채택된 판결문에 첨부한 행위가 ‘불순한 의도’라는 것이 고소인들의 주장이었다. 보통은 소수의견을 판결문 안에 적시하여 ‘이러이러한 의견도 있었다’고 참고용으로 처리하는데 이들은 그리하지 않고 개인판결문 자체를 첨부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고소인들, “채택되지 못한 판결문 첨부는 악의적 발상”

연회행정재판에서 승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문신 감리사 외 2인은 이 행위를 근거로 류지선 위원 외 재판관련자 2인(우종칠 행정조정위원장, 최종모 행정재판위원)을 “명예훼손 및 직권남용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인들은 “행정재판위원회의 결의로 확정된 판결문에 정반대의 또 다른 판결문을 별도로 작성하여 총회행정재판위원회에 제출이 되었고 사회재판에 증거물로 제시됐다”, 면서 “그럼으로써 우리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연회심사위원회(2반 위원장 김용태)는 류지선 목사의 행위가 “교회기능을 문란하게 하고 신성한 재판정을 모독한 행위가 입증된다”며 2014. 4. 2 기소를 결정하고, 연회재판위원회(위원장 이종일)는 기소사실을 인정하여 2014. 7. 15.에 설교를 제외한 6개월 정직을 판결한다. 고소인들의 피해사실을 전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연회재판위원회는 판결문에서 “행정재판위원들이 별도의 개인 판결문을 작성하여 첨부하기로 한 결의를 했다고 하나 장정 의사진행규칙에 정한 표결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행정재판위원회의 결의행위가 없었다는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고는 이어 “설사 그런 결의를 하더라도 재판법에 맞지 않는다”며 첨부행위자체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연회재판위원회는 별도의 개인 판결문을 첨부한 것이 “상소심 상소자료로 삼게하려는 의도”에서 비롯 된 것이고 이러한 행위의 의도가 “고소인에게 피해를 주기위한 악의적 발상”이며 “기독교대한감리회 재판위원회를 모독한 처사”라고 혹독하게 판단했다. “총회재판위에 상소하는 결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불순한 의도” 라는 고소인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판단이다.

판결문에 의하면 류지선 목사의 판결문이 행정조정재판에서 패소한 김종옥 목사의 총회행정재판 상소와 사회법정(서울중앙지법, 군산지법)에 제출되어 고소인들이 정식적 물질적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상당히 인정된다 하겠다"고 적시하고 있다. 바로 이점 때문에 재판위가 류지선 목사를 정직판결한 것이다.

류지선 목사가 작성했다는 판결문에는 “2013. 4. 30.과 6. 12.에 실시한 한빛교회인사구역회의의 담임자 이임결의는 무효” “2013. 9. 25 구역인사위원회의 김찬수 담임결의도 무효”라는 취지를 담고 있다.

개인판결문 첨부를 주도했던 김종현 행정재판위원장은 "개인판결문을 재판자료에 제출한 것은 결의를 거쳐 행한 것임으로 불법이 아니고, 두 재판위원을 고소 및 기소하려면 먼저 위원장인 본인과 서기부터 고소해야 할 것"을 주장하며 당시 정황을 담은 사실확인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류지선 위원을 변호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당시에 고소당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권면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선 목사, "편파적이고 부당한 판단" 강변하며 총회재판위에 상소

류지선 목사는 자신이 고소된 이유를 “피고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문을 썼다고 재판관을 고소한 사건이 바로 이 사건”이라고 연회재판 변론서에서 밝히고 있어 이 사건을 대하는 그의 시각을 알 수 있다.

류지선 목사는 7월 28일자로 제기한 상소장에서 “연회재판위의 판결이 김종옥 목사가 이의를 제기해 결렬되어 효력이 없는 행정조정안에 따라서 재소집하고 이임결의한 2013. 6. 12. 구역인사위원회의 결의가 적법하다는 법리오판에 의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또 연회행정재판에서 고소인들이 승소하였으므로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고 피해사실이 특정되지도 않았으므로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판결문이 총회행정재판과 사회법정에 첨부됐다고 하나 자신의 행위와 상관이 없는 김종옥 개인의 결정일 뿐이며 확인해 본 바 사회재판에 첨부된 사실이 없다고 고소인들의 주장을 반박하고는 "연회심사위원회와 재판위원회의 판단은 사실과 증거에 근거하지 않은 편파적이고 부당한 판단이 분명하다"고 강변했다.

류목사는 이외에도 고소인들이 고소장 접수 이후 ‘권면서’를 보낸 점, 자신이 권면서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심사일정을 통보받은 점 등 권면절차의 하자와, 개인판결문 작성이 결의에 따른 행위인 점, 재판위원이 자신의 판결행위로 인하여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무죄를 내려달라고 주문했다.

류지선 목사 기소사유 -호남선교연회 심사위원회

연회재판위 판결문

상소장 - 류지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