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택 직무대행, 결국 사의 표명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오늘(17일) 오후 7시 충북연회 주관으로 청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감독회의에서 ‘사의서’를 제출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감독회의를 마친 직후 이정원 고신일 안병수 감독 등 3인 감독은 기자 브리핑을 가진 자리에서 이 같이 알리고 3월 27일자로 작성된 임준택 직무대행의 자필 사의서를 공개했다.

사의서는 “본인은 개인 사정으로 사의를 표합니다. 2014년 3월 27일 임준택”이라고 서명과 함께 매우 짧은 문장으로 작성되었으며 흰종이가 아닌 메모지에 적은 것으로 보아 사전에 준비된 것이 아니라 회의석상에서 즉흥적으로 급히 작성된 것임을 짐작케 했다.

사의 일자가 오늘(17일)이 아닌 27일자인 이유에 대해 감독회의는 “이 날이 총회실행부위원회 소집일자이다. 임준택 감독이 총실위를 소집해 주고 사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27일에 사의서를 받고 이어 총실위에서 새 직무대행을 선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준택 직무대행의 사의를 총실위에서 받아주는 형식인가”라는 질문이 있자 이정원 감독은 “이 사의는 접수처가 있는 것이 아니며 사표를 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즉 27일 총실위는 임준택 직무대행의 사표를 수리하기 위해 소집되는 것이 아니라 새 직무대행을 선출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며 사의서 제출로 다른 조치없이 법적인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 비공개 감독회의 직후 메모지에 작성된 임준택 직무대행의 자필 '사의서' 전문이 공개됐다.

감독회의, “새 직무대행 선출해 입법 완성할 것”

브리핑에 나선 감독들은 임준택 직무대행의 사의가 법적으로도 옳은 것임을 적극 강조했다. 고신일 감독은 “지난 입법의회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서 임준택 감독이 직무대행 자격이 없다고 해석났잖은가. 해석내려지면 끝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원 감독도 “임준택 감독에 대한 자격논란이 계속 일어나면서 입법의 유효무효가 논란이 있었다”고 거들었다. 이 논란을 종식시키고 입법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라도 직무대행을 다시 뽑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정원 감독은 “새 직무대행이 입법의회를 다시 개최하여 예전에 통과했던 법안은 재인준을 받고 미진한 것을 마저 (결의)해서 입법을 완성한 후 공표해야 할 것”이라고 향후 로드맵을 언급하기도 했다.

임준택 직무대행, “본연의 임무로 돌아갈 것”

그동안 사퇴압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직무정지가처분 소송과 형사고발을 당하는 와중에도 자신감을 보이던 것에 비추어 임준택 직무대행의 급작스런 사의표명은 다소 의외의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측근들도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던 일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들리기도 해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임준택 직무대행이 압박을 이기지 못해 사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브리핑에서 고신일 감독은 “그동안의 일들을 정리하고 감독님들과의 불편했던 사이도 다 풀었다. 끌어안고 악수하고 그랬다. 앞으로 화목하게 잘 살기로 했다”며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임준택 직무대행은 감독회의 직후 “이제 (연회 감독)본연의 임무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사의표명이 사실임을 밝히면서 “내려놓아서 혼란이 올까봐 걱정했으나 (감독님들이)잘하실 것이라고 하니까 잘들 하실것”이라고 담담하게 입장을 밝힌 후 서둘러 자리를 떴다.

임준택 직무대행은 사의가 처리되기까지 직무대행의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각에서는 27일 사의가 처리되면 이후 감리회 대표자에 변동이 생기게 되면서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피고로 하는 소송에 어떤 모양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새 직무대행은 현직 감독중에서 선출될 것이고 그동안 감독회의는 임준택 직무대행과 정치적 현안에서 매우 다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라는 것.

▲ 17일 청주 라마다호텔에서 개최된 감독회의. 10인감독 전원이 참석했다. 직무대행 우측에 송윤면 행기실장이 배석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