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교회의 수용보상금에 대한 총회특별재판위원회의 판결을 두고 논란이 있습니다. 판결 취지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① 미국감리회가 한국 선교를 위하여 한국의 토지를 구입하여 교회를 세운 경우에, 그 토지와 교회 건물은 그곳에서 신앙생활을 함께 하는 신도들의 단체, 즉 개체교회에 증여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 법원 1심판결은 미국 감리회가 동대문교회의 부지를 구입하여 소유권을 취득했다가 한국감리회에 넘긴 것처럼 판단했지만, 총특재는 토지 구입의 주체와 자금 부담의 관점이 아니라 토지 구입 자체가 선교 목적이라는 관점에서 법적 효과를 밝힌 것입니다.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천안제일교회도 유지재단 명의로 등기되었지만, 대법원은 천안제일교회의 소유이고 유지재단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1990.12.21. 선고 90다카22056 판결)


② 기독교대한감리회 헌법 제22조와 제23조는 개체교회의 신앙생활에 필요한 부동산은 개체교회가 소유·관리·처분하지만 그 보전을 위하여 유지재단에 편입시키고 유지재단 이사회의 처분승인을 받도록 하였다.

--- 교회 시설에 대한 소유·관리·처분의 권한은 개체교회에 속하고, 유지재단은 교회시설을 보전하기 위한 승인권한을 가지며, 이는 감리회 헌법에 규정된 것임을 밝힌 것입니다. 개체교회 부동산이 유지재단 명의로 등기되어 있지만 명의신탁된 것입니다. 그래서 개체교회 부동산을 개체교회가 관리·사용하고 공과금을 부담하는 것입니다.

개체교회의 부지들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감리회 본부에게 부과되었을 때, 감리회 본부가 개체교회 부지들은 개체교회의 소유이고 유지재단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유지재단 명의의 등기는 소유자 명의신탁이라고 판결하였습니다(2010.10.14. 선고 2010두10501 판결).

그리고 감리회 교회경제법 [500] 제19조가 감리회 본부의 소유에 속하는 부동산은 본부기본재산관리위원회가 직접 관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본부기본재산관리위원회가 직접 임대하고 공과금을 부담하는 재산만 감리회 본부의 소유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동대문교회는 감리회 본부가 직접 관리하는 재산이 아닙니다.

개체교회의 부동산 처분에 대하여 유지재단의 승인을 얻게 한 것은 감리회 개체교회 재산의 보전을 도모하라는 취지입니다. 유지재단의 승인권한은 감리교회의 기본재산이 교회의 목적에 따라 사용되도록 보전하기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고, 개체교회의 정당한 신앙생활을 방해하거나 통제하기 위하여 사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국가의 법률에 의하여 교회 부동산이 강제수용당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수용된 후에 교회 시설을 이전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교회재산 보전을 위한 승인권한의 한도를 넘는 것입니다.


③ 종전 동대문교회의 부동산은 국가 법률에 의하여 수용되고 수용보상금까지 공탁되었으므로, 그 소유권이 서울특별시에게 넘어갔다. 그러므로 유지재단 이사회는 동대문교회 시설의 수용과 이전을 승인하지 않을 수 없다.

--- 동대문교회의 수용을 반대하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하여 수용재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수용재결은 당사자가 동의하지 아니하여 강제수용하는 것입니다. 수용재결에 따라 수용보상금이 공탁된 때에 동대문교회 부동산의 소유권이 서울특별시에게 법률상 당연히 이전됩니다.

동대문교회의 부지가 국가의 법률에 따라 토지수용재결이 확정되고 그 수용보상금이 공탁된 이상, 동대문교회도 유지재단도 그러한 수용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동대문교회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 것입니다. 동대문교회는 교회의 부지와 건물을 소유권자인 서울특별시에게 넘겨주어야 합니다. 동대문교회의 역사성을 내세워 강제수용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동대문교회가 역사성과 보존가치를 내세워 수용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한성 성곽을 복원하는 사업의 공익성이 더 크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동대문교회의 이전을 승인하지 않으면 동대문교회는 예배장소를 잃고 새로운 예배장소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유지재단이 동대문교회의 이전을 승인하지 않는 것은 처분승인제도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고 처분승인의 행정권한을 남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총특재가 개입하여 승인하라고 판결한 것입니다.

총특재가 유지재단의 처분승인권을 일반적으로 부정한 것도 아니고 감리교회의 해체를 열어 놓은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도 개체교회가 교회 시설을 처분하려면 여전히 유지재단의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단지 개체교회의 부동산이 강제수용된 경우에는 개체교회와 유지재단 모두 그 수용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으므로 유지재단은 그 수용에 따른 교회의 이전을 승인하여야 하고 거부할 수 없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④ 동대문교회 부동산에 대한 수용보상금은 그 소유자인 동대문교회(신앙공동체)에게 귀속된다.

--- 여기서 동대문교회란 동대문교회의 신앙공동체를 말하는 것이지, 담임목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수용보상금은 동대문교회 성도 전원으로 구성된 신앙공동체에 귀속되는 것입니다.

동대문교회가 수원 광교지구로 이전한다는데 광교까지 따라가기를 반대하는 교인들이 있으므로, 잔류교인들의 예배장소도 마련할 필요가 있고, 그에 따라 수용보상금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그 분배는 동대문교회 교인들이 논의하여 결정할 문제이지만, 총특재는 원고가 청구하는 대로 120억원 출급만 승인하라고 판결한 것입니다. 이것은 원고의 일부 청구에 따른 것이고, 동대문교회와 유지재단의 합의에 따른 것이 아니며 그 합의의 효력을 인정한 것도 아닙니다.

동대문교회가 출급 청구하지 않은 수용보상금 80억원은 유지재단이 출급하여 동대문교회 잔류교인들의 예배장소를 마련하는데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