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신앙에서 타락 이전의 창조신앙으로, 그리스도 보혈의 적색은총에서 하나님의 녹색은총으로, 그리고 기록된 성서 이전의 성서인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에 대한 재발견이야 말로 한국 교회가 제 갈 길을 찾는 제2의 교회개혁이다.  - 기환련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와의 인터뷰 중에서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30주년 기념 콘서트 열려

기독교적 환경운동이 무엇인지를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들어보는 의미있는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어제(23일,화) 오후 종로 기독교 회관에서 올해로 30년 째 녹색 세상의 청지기를 자임하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창립 기념행사를 연 것이다. 이름하여 기독교환경운동연합(이하 기환련) 창립 30주년 기념 토크 콘서트 “새로운 생태 마을, 지구를 꿈꾸며...”

이번 콘서트는 비폭력 평화 물결 대표 박성룡 박사의 사회로 기환련의 과거(기독교 환경 운동의 철학), 현재(구체적 활동), 미래(다매체 시대의 새로운 기환련 운동)를 콘셉트로 진행됐다.

먼저 1부에서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부임한 강원도 고성의 오봉교회를 22년째 섬기고 있는 장석근 목사가 ‘탐욕으로부터의 자유로운 생태적 인간상’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2부에서는 마을을 살리는 녹색교회를 주제로 녹색교회로 선정된 송악교회 이종명목사, 쌍샘자연교회 백영기목사, 들녘향린교회 이세우 목사 3인의 현장 활동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다매체 시대의 기독교 환경운동이라는 주제로 당당뉴스 전 운영자인 이필완 목사와 풀빛문화연대 유영초 선생의 토크로 마무리 됐다.

3시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사회자의 매끄러운 진행과 명료한 정리, 청중들의 열띤 호응과 질문 등으로 알차게 꾸려졌다.

또한 이번 콘서트는 기환련 행사 최초로(?) 아프리카 TV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 콘서트가 궁금하신 독자들은 다시 보기도 가능하다.(문의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번 콘서트를 3가지의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키워드 1. ‘생태적 인간’

전통 신학은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강조하는 구속신학이었다. 때문에 구속을 위한 전제인 원죄를 지나치게 강조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구절이 분명히 나온다. 창세기는 모세오경의 서론으로 쓰여진 책이 아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본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 신학 혹은 창조 영성은 원죄(original sin)가 아니라 원복(original blessing)을 강조하는 신학이다.

자본주의 시대의 대명사는 ‘탐욕’이다. 그 탐욕을 내려놓기 위해서는 개인의 결단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탐욕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은행에 가서 줄을 서는 이유는 질서의식 때문이 아니라 번호표 때문이다. 영국 성공회는 교단적으로 300석 이상의 교회를 짓지 않는다. 인간의 탐욕을 구조로써 막는 것이다.

예수님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 들의 백합화를 보라고 말씀하셨다. 인간들도 새처럼 탐욕을 버리고 가볍게 살아야 한다. ‘새로운 생태적 인간’이란 new - human being이지만 bird - human being도 된다. 출애굽 만나의 정신은 일용할 것에 족하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자발적 가난’을 기꺼이 선택하는 것.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여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사는 것, 그리고 구조를 만들어 인간을 탐욕으로부터 구원해 내는 것. 이것이 바로 생태적 인간이다.

키워드 2. ‘녹색교회’ - 나눔과 연대

녹색교회란 교회와 세상 사이에 놓여있던 경계선을 넘어서서 삶의 전체적인 영역에 대한 지평을 여는 새로운 가능성이다. 신앙의 이름으로 세상과 유리된 채, 우리끼리의 언어로만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개방하고 세상에 다가감으로써 지역을 살리는 것을 넘어 지구 마을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생태적으로 ‘의식화’된 녹색교회를 통하여 공동체를 ‘조직화’함으로써 친환경적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도시교회와의 연대를 통해 함께 나누는 기쁨을 누리는 것. 그래서 ‘더불어 사는 삶’을 생활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녹색교회의 나갈 방향이다.

키워드 3. “다매체 활용”

아무리 토크 콘서트를 주옥같은 내용으로 채운다해도 사람들이 무관심하면 그것은 실패한 기획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매체의 출연은 기환련 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운동단체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다.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과 같은 매체들은 저비용 고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훌륭한 기제들이다. 우선 각 단체들은 게시판을 활성화해야 한다. 많은 기독교 NGO들의 게시판은 자기 단체에서 내보내는 공지사항을 공지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게시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 활발히 개진될 때 그 단체가 지향하는 바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감리교 게시판이나 당당뉴스가 좋은 예이다. 그 곳에는 하루 3-4천명의 고정 방문객이 있다. 감게에는 물론 때로는 저급한 내용의 글들도 있지만, 어떤 사안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게시판을 관리하는 데 하루 30분이면 충분하다. (의지만 있으면) 지금 가지고 있는 인력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정기적인 뉴스레터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환경'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아직 낯설었던 80년대의 초반, 기독교환경연대는 탄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교회가 세상에 비해 '생태계의 위기'에 대한 의식이 낮은 것도 현실이다. 이제 훌쩍 30살은 맞은 기독교환경연대에 대해 한국 기독교회가 거는 기대가 크다.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