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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10월 01일 (월) 17:04:53
최종편집 : 2012년 10월 01일 (월) 17:31:05 [조회수 : 2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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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에 지는 달
1
어제밤이 추석보름이었습니다.
버지니아 숲 속에서 보는 보름달의 모습은
쟁반처럼 둥근 것만은 아닙니다.
검은 나뭇잎들 사이로 삐쭉삐쭉 보이는
하얀 퍼즐입니다.
9월의 마지막 주말, 아직 버지니아 숲 속을 지배하고
있는 군주는 릴케의 위대한 여름입니다.
나는 숨을 죽이고 나뭇잎들 사이로 달과 숨박꼭질을 하며
그의 모습을 훔쳐 보아야 했습니다. 비록 곧 떠나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기는 하지만,
여름이 완전히 내곁은 떠나갈 때까지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는 지치고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혼자서 와인에 취해 그만 잠이들었나 봅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채 비우지 못한 레드와인 잔 안에서
보름달이 붉게 져가고 있었습니다.
2
나의 달에 대한 첫사랑은
"달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어디 떴나 남산위에 떴지" 하는 한국동요 속
달이었습니다. 신비와 호기심에 찬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비친 보름달은 나의 꿈이고 희망이었습니다.
조금 철이 들었을 때 맞은 달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 였습니다.
생텍쥐페리 는
"당신이 배를 만들고자 한다면,
사람들에게 바다를 향한 동경을 가르쳐라" 고 했습니다.
나는 꿈을 향한 항해를 동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항해가 돛대도 삿대 없는 쪽배를 타고가는
순탄한 항해일 거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항해길은 험난했습니다.
때로는 좌절의 풍랑과 이별의 폭풍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나에게 다가 온 달의 모습은
갑돌이와 갑순이의 사랑과 체면의 눈물로 얼룩진
달이었습니다.
"갑돌이도 화가나서 장가를 갔드래요.
장가간 날 첫날밤에 달보고 울었드래요.
갑돌이 마음은 갑순이 마음뿐이래요.
겉으로는 고까짓 것 했드래요."
한참 세월이 지나 성인이 되어서 본 달의 모습은
또 달랐습니다. 신파극에 나오는 이수일과 심순애가
대동강변에서 본 원망과 변명으로 가득 찬 달이었습니다.
"순애야! 너는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탐이 나더란 말이냐?
내년에도 저 달이 오늘같이 흐려지거든
이 못난 수일의 너에 대한 원망인 줄 알아라"
그리고,
어제밤 이순이 넘은 내가 본 달의 모습은
시인 다리오가 본 술잔에 지는 달이었습니다.
"가을의 잔에 술이 담겨 있습니다.
봄의 여신이여, 바로 그 잔 속에 당신의 장미꽃 잎들이
떨어집니다." -다리오의 가을의 시에서-
신이 "왜 사냐고?" 고 묻습니다.
나는 조용히 미소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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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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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나갈 준비로 이것 저것 정신적으로 바쁘다 보니
그 아름다운 달도 보지 못하고
추석이 지나갔는데
이곳에 와서 달구경 잘하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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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72.196.235.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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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단풍을 구경하고 잇습니다.
또,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 살아있는 선교이야기 기대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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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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