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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8월 17일 (금) 12:11:42
최종편집 : 2012년 08월 17일 (금) 14:26:59 [조회수 : 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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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공처럼 둥글더라
1
소곤소곤, 사근사근 숲 속에서 들려오는
속삭임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숲은 비에 젖어 깊은 밤으로 까맣게 깊어가고,
숲 속 속삭임들은 침묵으로 익어가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밤이면 숲 속 풀벌레, 매미들은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귀를 쫑긋 새운 채 숨을 죽이고
밤비 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숲 속 공동생활에 필요한
겸손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들인 셈입니다.
올여름은 무척 무더웠습니다. 뉴스를 통해 접한 세상소식들도
그 더위만큼이나 나를 우울하고 짜증나게 했습니다.
폭염, 가뭄, 홍수 , 그리고 세상을 경악시켰던
몇 건의 살인사건들까지 옛 기록들을 갱신하는 "기록적"이었다고
합니다. 눈만 뜨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지겹게 들었던 탓인지
이제는 기록적이라는 말에 무감각해졌습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는 전도서에 나오는 전도자의 고백이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전도자의 다음 고백을 읽어 갑니다.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내가 다시 지혜를 알고자 하며 미친 것과
미련한 것을 알고 져 하여 마음을 썼으나 이것도 바람을
잡으려는 것인 줄을 깨달았도다."
존재에 대한 부정과 극한의 허무, 옛 것에 대한 수용과 새것에 대한 부정,
그리고 바람.
전도자의 역설과 변증법적 고백을 통해서 나는
한 편의 장엄한 인생 서사시를 읽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생도 역사도 한 개의 둥근 공이고,
한 가닥 스쳐가는 바람결입니다.
2
해 아래에 있는 모든 것들은 태초(太初)부터
존재해 온 것들이었습니다. 새 것도, 더 할 것도 없고,
더 나아진 것도, 더 나빠진 것도 없습니다.
옛 인간들은 지금 우리와 같은 인간들이었고,
옛 세상도 지금과 같은 세상이었습니다. 있었던 그대로입니다.
기후와 천재지변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 지구는 오래 전에
장기간 동안 용암, 물과 빙하로 뒤덮여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즈음 기후변화가 새삼스레 놀랄 것은 없습니다.
혹자들은 잔악하고 폭력적인 현대인들을 두고
인류의 말세를 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유사이래, 지구상에는 사흘이 멀다 하고 전쟁이 한 차례씩 일어났습니다.
20세기 이후만 해도 크고 작은 전쟁으로 인해 수억에 달하는 인간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고인류학자들의 추측에 의하면 원시사회에서도
남자 중 삼분의 일 이상이 폭력으로 인해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새 것이 옛 것보다 좋을 거라는 믿음은
인간들의 환상에 불과합니다.
그 환상은 "세상은 평평하다" 는 잘못된
가정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오류는 17세기 갈릴레오의
학문적 주장, 그리고 그 이전에 콜럼버스의 항해로 증명이 되었습니다.
비록, 뒤늦은 1992년에야 요한 바오로 이 세가 갈릴레오 에 대한
17세기 종교재판의 부당성을 사과하기는 했지만.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 인간들은 이 세상이
평평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구는 둥글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실은 세상도 지구처럼 둥급니다. 세상은 공과 같습니다.
그 사실은 인정하고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만
전도서에 나오는 전도자의 고백을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둥근 공의 세계에는 시작과 끝의 구분이 따로 없습니다.
과거와 미래의 구분도 없습니다. 돌고 돌다보면 시작이 끝이 되고 ,
과거와 미래가 현재로 만나는 것이 둥근 공의 세계입니다.
또, 동과 서, 어둠과 밝음, 밤과 낮, 행복과 불행, 사랑과 증오
그리고 갖은 자와 못 가진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잘 생긴 자와 못 생긴 자,
너와 내가 서로 하나로 만나는 신비한 세계입니다.
500여 년 전, 콜럼버스는 황금의 땅 인도를 찾아
탐욕스런 항해의 돛을 올렸습니다. 험난한 항해 길을 인도했던 것은
그 당시에 가장 정교한 세계지도와 방향 계였습니다.
그는 불행히도 항해 중심한 풍랑을 만났습니다. 표류 중 그가 불시착으로
닻을 내린 곳은 인도가 아닌 아메리카대륙 연안 바하마 섬이었습니다.
세계역사상 최대 강대국인 미국은 이렇듯 유산 직전의 조기출산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콜럼버스 와 미국의 운명을 인도한 것은 평평한 지도도,
방향계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둥근 지구, 둥근 바다였습니다.
또, 그가 발견한 신천지는 새로운 대륙이 아니었습니다. 태초부터
존재해 왔었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수 만년 동안 살아오고 있었던
구대륙이었습니다.
인생은 이렇듯 둥글고 신비한 공의 세계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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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ip Im
(70.62.4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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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것보다 새 것이 좋다 |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것과 해 아래 새 것이 있다는 것의 차이를 아시나요?
우리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 사람을 입어야 합니다.
해 아래 새 것, 새 사람을 입어야 합니다.
전도서를 인용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세상의 여타 진리와 동등하게 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죄악된 세상이 하나님 앞에서 새 것이 없는 것입니다.
죄, 하나님 앞을 인정하십니까?
그러면 새 영을 받고 새 사람을 입어야 합니다.
그래서 해 아래 새 것이 있음도 알아야 합니다.
그 새 것이 얼마나 좋은지 새 영을 받고 새 사람이 되지 않은 분은 잘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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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바람
(203.210.56.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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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견을 같이 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구의 역사가 47억년이라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역사가 멸종의 역사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95퍼센트의 생명체가 멸종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렇듯 지구의 행성은 진화를 거듭해온 것이고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22억전엔 지구상엔 어떤 생명체도 없었고 그 이후 박테리아에서 진화해온 것이 지금의 생명체들입니다.
전도서의 말씀에 감동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창세신화를 역사로 가르치는 우를 범하고 있는 종교의 왜곡에 씁슬하기도 합니다. 종교와 과학! 이 두 단어가 스칩니다.
윗 전도서의 말씀이 불교의 가르침과도 맥을 같이한다니 인간의 지혜란 놀라울 뿐이며 과거의 사람 들도 이런 사유를 하여 왔구나 생각하니 결코 새로운 것은 없다고 느낍니다.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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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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