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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7월 10일 (화) 23:13:05
최종편집 : 2012년 07월 13일 (금) 15:26:35 [조회수 :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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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기념일을 보내며
1
칠월 첫 주는 미국독립기념일, 미국이 탄생한 주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
제임스가 이 땅에 태어난 주이기도 하다.
미 대륙을 뒤흔드는 축포소리들, 여름밤 하늘을
수놓았던 불꽃놀이, 그리고, 제임스 친구들이 생일파티에
남기고 간 속삭임들, 웃음소리, 아우성, 노랫소리들......,
그 모든 것들이 기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인생이란 본시 그런 것이다. 서로 껴안고, 부딪치고, 부르짖고,
사랑하다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불꽃같은 것이다.
"우리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인다.
즉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창조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
미국 독립선언문 2장을 읽으며 지난 35년을
곰곰이 되돌아보았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미국에 이민 왔고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나는 분명히 건국 초 청교도들처럼 정치적 종교적 자유,
경제적 기회를 추구하려 미국에 이민 온 사람은 아니었다.
운명에 낀 천역살, 아니면 타고난 방랑기 탓이라고 하는 것이
솔직한 대답일 것이다.
그 이유야 어떻든 나는 그 동안 어느 누구 못지않게
미독 립선언문이 보장하는 권리들을 마음껏 누려온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분 넘치게 축복받은 사람임에 분명하다.
30여 년 전, 나는 미국시민권자가 되면서
그때까지 내가 가장 소중하게 믿고 있었던
두 가지 가치를 포기해야 했었다.
그 하나는 대한민국 국적이었다.
"만약 당신이 태어난 조국과 미국이 전쟁을 할 경우
미국 편에서 싸우겠다."는 선서를 이민국 법관 앞에서 하고
시민권을 획득했다.
다른 하나는 그 맹세로 인해서 나의 종교적 신념인
"하늘을 두고 땅을 두고라도 맹세를 하지 말라." 는
예수의 가르침을 접어야 했었다.
너무나 큰 대가였다. 그러나 아직껏 미국시민권을 선택했던
결정을 후회해 본 적은 없다.
2
나는 독립기념일 주말을 보내면서
두 가지 질문을 나에게 해 보았다.
첫째 질문은 "지난 35년 동안 행복했는가?" 하는 것이다.
"......... ". "YES" 나 "NO"로 딱 부러지게 대답할 수가 없다.
"그저 그렇다." 라고 대답하는 것이 솔직할 듯하다.
우유부단한 내 성격 때문도 있겠지만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애매모호하고
수도 없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 그 동안 성공적인 삶을 살았는가?"
주저치 않고 "NO" 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삼성 이건희 회장 같은 격렬한 각오나 집념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내 성공관은 아주 단순하고 소박하다. .
첫째는 죽기 전에 내 아내로부터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다시 결혼하겠다."는 고백을 듣는 것이고,
둘째는 내 아들로부터 "다시 태어나도 아버지 아들로 태어나고 싶다." 는
말을 듣는 것이다.
하지만 별로 자신이 없다.
행복과 성공을 별도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점에서는 나는 아주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사람인 셈이다.
3
미국독립선언문 2장에 나오는 "행복추구권" 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행복이 생명, 자유, 평등처럼 정부로
보호 받을 수 있는 권리일까? 아니다.
권리에는 항상 동전의 양면처럼 그에 상응하는
의무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행복은 개인적이고 일방적이다. 불행에 대한
의무가 없다.
그런 면에서 행복은 일종의 선물이고 은혜다.
노예 신분, 죄수, 극빈자들, 심지어는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가면서도
행복을 느낄 수가 있다. 실제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차별이
심한 후진국 국민들이 오히려 선진국 사람들 보다
행복지수가 높다는 일부 통계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독립선언문 2장에 행복추구권 대신에
"부의 추구" 에 대한 권리조항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건국 초부터 철저한 자본주의에 기초를 둔 미국이다.
독립 선언문에 "부의 추구"에 대한 권리조항이 없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독립선언문을 기초했던 다섯 사람,
벤자민 프랭클린, 존 애덤스, 오저 셔먼. 로버트 리빙스턴, 그리고 토마스 제퍼슨이
무지했던지, 아니면 실수로 인한 직무유기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행복을 부로 착각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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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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