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천 목사님의 글 ‘장로교리? 감리교리?’에서는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 둘다 맞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의 바울 글들 안에는 예정론을 지지하는 말씀들이 많이 나오고 요한 글들에는 인간의 결단 즉 자유의지를 지지하는 말씀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예정론과 자유의지론, 둘 중에 어느 쪽이 맞냐 틀리냐?”라는 질문을 성경의 한쪽만 받아들이고 다른 쪽은 버리겠다는 말과 같다고 합니다. 자신은 기록되어 있는 그대로 둘 다 받아들이는 입장이라고 말씀합니다.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가 완전히 다른 내용임에도 지금과 같이 지속된 이유일 것입니다. 둘 다 성경에 있는 내용이니 적절하게 활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경이 모순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칼빈주의는 예정론을 토대로 신자가 영원한 구원을 얻는 데에 어떤 변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시고 예정하셔서 인생의 어느 시점에 부르시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구원을 얻게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영원한 구원을 얻는 데에 변동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 하나님이 영원한 구원에 있어서는 그들 중에 어떤 신자에 대해 영원한 멸망을 예정하셨을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너무나도 이상한 하나님이 됩니다. 칼뱅의 예정론을 인정한다면 이와 다르게 말할 수 있는 여지는 없습니다.

알미니안주의는 거듭났고 예수님을 진실되게 그리스도로 영접하였다고 하더라도 영원한 구원을 얻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해 배교할 수 있다고 보고 그런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않아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정론에 입각한 견인론과는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그런데 둘 다 맞다? 성경이 둘 다 말하고 있으니 둘 다 맞다? 성경이 예정을 말씀하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기록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둘 다 맞다고 하는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기록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서 이루어진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기록된 내용의 표면만 보고서 그 내용이 담고 있는 바에 대해서는 바르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가 말씀하는 예정론은 제한된 것입니다. 선택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나님의 구속 역사와 선택에 대해 예정으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실질적으로 효력을 맺는 것 곧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부르시는 일은 불가항력적입니다. 그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시고 그 당사자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믿음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그분의 자녀가 되니까요.

그런데 그 이후의 삶도 예정이라고 하는 것은 성경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김기천 목사님은 교회 집사님과의 아침 식사를 하나님의 예정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그 시간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다른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이 오직 함께 식사하는 것만이 가능하였다는 말이 됩니다. 과연 그럴까요?

하나님의 섭리로는 말할 수 있지만 예정으로 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일이 그렇게 되었다는 말이 되니까요. 무엇보다도 신자의 일상적인 삶에서 예정인 부분과 예정이 아닌 부분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생깁니다. 아침 식사가 하나님의 예정이라면 그 식사 시간에 무슨 대화를 하고 몇 숟가락질로 식사를 끝내고 하는 등은요? 예정인가요? 예정이 아닌가요? 아침 식사는 예정인데, 어떤 대화를 하느냐 만남 시간을 언제 끝내느냐는 예정이 아니라고 말할 근거는 없습니다.

칼뱅의 예정론의 문제는 성경의 진술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구원론에 있어서 하나님의 선택을 예정으로 설명하는 것은 옳지만 그 이후의 삶에 있어서도 예정을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예정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임의로 무한정 확장한 것으로 잘못입니다.

그렇게 잘못된 예정론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자유의지도 동시에 말하는 것을 성경의 진술에 대한 바른 태도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릇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구분하여야 할 부분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포괄적으로 다 말하면 옳은 것이 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구분하고서 성경이 말씀하는 바대로 말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선택과 예정을 따라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을 부르십니다. 그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시고 당사자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입니다. 성령 하나님의 그 역사가 없다면 아무도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은 전적으로 부패하여 스스로 하나님을 찾지 않으며 찾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성령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효력 있는 부르심이 이루어지기에 불가항력적인 은혜입니다.

영원한 구원을 얻도록 하는 견인에 있어서는 다릅니다. 육신의 소욕이 성령의 소욕을 거스르고 성령의 소욕이 육신의 소욕을 거스리는 방식입니다. 가항력적입니다. 그래서 자기 육체를 위하여 심어 자기 육체로부터 썩어진 것을 거두는 것과 성령을 위하여 심어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는 것이 가능합니다. 신자는 어느 한쪽을 선택하여 그 열매를 얻게 됩니다.

신자로서 영생을 거두는 경우와 썩어진 것을 거두는 경우가 다 예정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령의 소욕에 대한 순종 또는 불순종이라는 선택의 결과이며 예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효력 있는 부르심 이후의 삶 곧 견인에 있어서는 예정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공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성경적인 교리가 정립되지 않는 것입니다. 둘 다 용인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각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도 그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는 것입니다.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체계화한 것입니다.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과 정확하게 일치하여야 합니다. 표면적인 내용만 읽고서는 그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진 교리는 잘못된 것입니다. 그렇게 잘못된 교리는 바로잡아야 합니다. 구원론의 다섯 소주제, 부패, 선택, 속죄, 부르심, 견인에 있어서 잘못된 교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잘못된 교리를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전파하는 것이 목사에 대한 하나님의 더 큰 심판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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