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단체와 KD참여의사 밝히며 원탁회의 급물살

전국감리교목회자개혁연대(이하 전감목)가 제안한 ‘원탁회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감리회에 봄소식이 전해질지 모른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현재 원탁회의에 긍적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는 구성원은 본부, 감독협의회, 감리사협의회, 평신도 단체 등 감리회의 대표성을 지닌 단체 모두를 망라한다.

여기에 재선거무효소송의 신기식, 김은성 목사와 김국도 목사 등의 이해당사자가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실현이 어려울 것이란 당초의 부정적 전망을 깨고 조만간 ‘원탁회의’가 성사될 전망이다.

이처럼 ‘원탁회의’가 급물살을 타는 배경에는 재선거무효 대법판결에 따른 백현기직무대행의 임기 종료가 가시화 되면서 임시감독회장선임을 두고 또다시 갈등과 반목이 재연되는 것아닌가 하는 우려가 깊게 깔려 있다.

여기에 저마다의 이해관계와 목적에 따라 임시감독회장 추천이 난립하며 대립하게 될 경우 법원이 외부인을 선임해주었던 전례가 반면교사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제3자 직무대행 체제가 중립성을 지켜 주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주요 고비마다 직무대행의 조심스런 행보가 3자의 한계로 인식되고 장로회 장로가 감리회의 수장이 된것에 자존심이 상하면서 ‘우리 문제는 우리 스스로’라는 대원칙이 설득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원탁회의를 제안한 전감목의 중립성 시비가 근래까지 따라 다녔으나 거듭되는 대 감리회 사과표현과 최근에 정비된 집행부의 진정성, 그리고 전국에 보낸 편지 등이 평가를 받으며 감리회 거대 담론 형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제 단체들 사이에서도 누군가 나서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해 주기를 바라던 터 였음도 원탁회의가 성사된 배경이다.


"일방통행은 NO"

무엇보다 지난 4년의 감리회사태를 지나면서 ‘상대를 배제한 일방통행식의 정상화 방안’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학습효가가 컸다고 볼 수 있다. 저마다의 방식과 주도로 총회와 재선거를 치렀지만 극렬한 대립으로 종국에 합법성을 인정받지 못하며 소통과 합의의 중요성을 인식한 때문이다.

전감목은 이런 결과에 대해 “그동안 상대를 배제하며 자신들의 방식을 관철시키려 했기에 극렬한 반대와 갈등이 야기됐다”고 진단하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독선적인 주장과 계파 이기주의에 매몰된 일방 통행적인 방법으로는 극심한 상호 불신과 비난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실제 각 계파나 단체는 곧 닥칠 임시감독회장시대를 대비해 선임 가능성이 높은 나름대로의 후보를 고르면서 법원을 설득할 논리와 주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의 견제와 경쟁, 그리고 자파의 인사로 선임되리란 보장이 없는 점 등이 부담이 되면서도 ‘그렇다고 양보할 수도 없는 전쟁’에 휘말려 가는 중이었다. 게다가 법원이 어느 한쪽의 추천을 받아들일 경우 상대의 반발과 비협조로 지난 4년을 반복할 것이란 우려도 현실성 있게 받아 들여지는 시점이었기도 하다.

전감목은 “그렇다면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통하여 서로 이해와 신뢰를 쌓으며 우리 모두의 소망인 하나의 감리교회를 이루고 그 자리에서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한 때”이어야 하는데 더 늦춰지면 늦고 한번 더 남은(?) 대법판결을 앞둔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이다.


사람보다 로드맵 합의가 중요

신기식 목사는 누차 “누가 임시감독회장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임시감독회장이 감리회 정상화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가 합의되기만 하면 누가 임시감독회장이 되던 상관이 없다”고 말해 왔다.

전감목도 “개혁과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이 이번 원탁회의에서 합의되면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임시감독회장후보를 정하는 문제에선 다툼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기엔 임시감독회장후보 합의에 앞서 그가 이행해야 할 “로드맵”을 먼저 합의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한때, 고법 판결이 나던 시기에 소송취하를 전제로 ‘합의된 임시감독회장이 합의된 로드맵을 이행하도록 추천단계에서 이행각서를 받고 감독협의회의 보증각서를 받아 공증하여 임시감독회장 선임후 딴짓(?)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안이 어느 단체에서 논의되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당사자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아무런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했었다.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로드맵”이 과연 합의 되겠는가 하는 것에 있다. 정상화의 모양과 방법이 천차만별이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자세를 일찌기 보였다면 여기까지 왔겠는가 하는 냉소와 회의가 감리회의 일반적인 정서이기에 원탁회의에 거는 기대도 크지 않아 보이는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전감목은 “그렇다고 포기해야 하는가? 지난 4년을 또 겪어야 하는가?”고 반문한다. “참가자들이 감리교회 전체를 대표하는 책임성과 공동 현안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화합과 화해의 가치를 공유하였기에 참석의사를 밝힌 것”이라면서 “원탁회의를 통해 분명한 결과물이 만들어 질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전감목은 “원탁회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것이라고 예상했던 김국도 목사측에서 참석의사를 밝힌 것이 매우 긍적적”이라고 보고 있다. 결과가 뻔한 본안소송 대법원판결을 눈앞에 두고 임시감독회장추천 경쟁에서 소송 승자라는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기에 원탁회의에 나서지 않으려 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참여했다. 원탁회의 토의 과정을 생중계하며 토의를 통해 정해진 안건을 전체 연회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감행함으로써 감리회의 총의를 모을 수 있다는 획기적인 방안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원탁회의 생중계, 그리고 모바일투표

어쩌면 이 부분이 이번 원탁회의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최고 득표안은 원탁회의에서 합의된 것으로 인정되어 즉시 공표하고 어떤 경우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른다는 방침도 정한바 이것이 합의될 경우 전감목이 그동안 주창해온 연합연회의 실질적 이행이며 참여자들로서는 사실상의 여론을 직접 확인해 보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전감목은 원탁회의 진행 과정을 공개하고 인터넷 TV와 기독교TV에서 생중계하겠다고 밝혔다. 밀실야합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합의 과정을 전 감리회에 공개하여 감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회의가 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인터넷 생중계는 본사가 담당한다.

주목을 받는 온라인 투표는 전체 연회원들이 핸드폰 등을 통해 투표를 하는 방식이어서 모바일 투표의 부정을 막기위해 전체 연회원의 연락처를 확보하는 등 기술적인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전감목은 당일 전국감리교 성도들의 기도와 관심, 그리고 시청을 당부하고 있다.

3월 2일 오후 2시, 감신대 국제회의실에서

원탁회의 일시는 3월 2일(금) 오후 2시이며 장소는 회의와 방송시설이 구비된 감리교신학대학교 국제회의실로 내정되었다. 전감목은 “장소에 대해 시비가 있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며 참가자들을 최대한 배려하려는 자세가 역력했다.

원탁회의는 필요에 따라 추가로 기획할 수 있으며 이외에 원할한 회의진행을 위해 회의 안건을 합의하고 진행방법과 발언수칙을 협의하는 등 세밀한 준비를 해나가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기조발언과 자유발언을 할 수 있고 관심있는 감리교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았으나 장소관계로 방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감목이 밝혔다.

감독회장 임기 4년을 지나면서 추락할 대로 추락한 감리회가 새로운 회기를 어떤 모양으로 맞이 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에 서있다. 지난 4년을 반복하게 될지 변화된 모습으로 새시대를 맞이 할지, 최소한 장정이 정한 차기 감독회장 및 감독선거 개시 시점인 6월 전에 윤곽을 잡아 놔야 정상화의 길을 갈 수 있다.

어렵게 마련된 자리가 계파의 이해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며 시간만 축내는 자리가 되어선 안되겠다. 시기를 놓치면 감리회는 또 다시 수렁에 빠지기 때문이다.

▲ 1차 원탁회의 장소로 내정된 감신대 국제회의실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