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2시부터 감리회본부 16층에서 장정수호위원회(위원장 김영진 목사, 이하 장수위)가 개최한 ‘은급기금 운영실태 및 손실 진상규명을 위한 공청회’에 장수위 회원과 대책위원들, 일반 목회자와 장로, 원로목사, 교계기자 등 70여명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2시간 30여분을 쓰고도 답답함이 남았다.

감사위원회 서기인 유재승 장로의 본부감사결과 보고가 있은 후 쏟아지는 질문들은 손실액 규모와 불법적 운용 관련자 책임추궁, 해결방안 등에 집중됐으나 '아직 감사가 진행중이기에 정확한 손실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한계를 확인해야 했다. 책임자 추궁도 검찰수사가 진행되지 않는한 한계에 부딪힐수 밖에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대책위측은 펀드운용에 따른 추가손실을 막기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 놓았고 이후 펀드전문가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는 대책위활동을 소개하며 참석자들과 전 감리회에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기금손실을 막아줄 펀드전문가는 감리교 권사로서 증권사 지점장을 지낸 인물이라고소개하기도 했다.

유재승 장로(감사위서기)가 한 참석자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알았든 몰랐든 책임을 지셔야 할 것 !"

유재승 장로는 “은급비 지급에 문제가 발생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화를 많이 받았다”면서 “그러나 현재 연 150억원의 수입이 있고 110억원이 지급되고 있으므로 고갈이 되는게 아니고 은급비 운용에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은급비 지급에 차질이 없음을 재차 확인해 주었다.

유재승 장로는 앞서 감사결과 보고에서 “2010년 12월 31일자로 은급기금이 321억여원이라고 했는데 은급부는 2011년 9월말로 투자금액이 271억여원이라고 보고하여 5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했다”고 손실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금액을 평가금액(상품들을 현재가로 평가한 금액)으로 계산해 보니 236억여원 밖에 안됐다”고 해 손실금액이 경우에 따라 85억원까지 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손실액을 정확히 산정하기에는 주가변동 등 여러 변수가 있어 ‘허수’ 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많은 돈이 손실된건 맞다”고만 했다.

유재승 장로가 주목한 것은 은급기금의 운용상의 문제였다. 장정에 정한대로 ‘동산은 공인된 금융기관에 예치’토록 되어 있는 것을 지키지 않고 ‘투자’했기에 문제가 되었고 비전문가인 은급부직원 1인이 300억여원의 기금을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운용하여 발생된 기금운용시스템의 부재가 화를 키웠다는 것이다.

유재승 장로는 “이렇듯 불법과 비상식으로 기금이 운용되는 것을 최고결제자들이 알았든 몰랐든 책임을 지셔야 할 것”이라고 해 이후 진행될 외부회계법인의 감사결과에 따라 전 은급재단이사장과 현 이사장, 총무, 부장 등 은급기금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고발인 모집해 법적인 책임 물을 것

법적인 책임을 묻자는 의견은 이후 공청회 참석자들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관련자 성토와 함께 비중있게 다뤄졌다. 교회법은 물론이고 사법기관에 고발함으로써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부적절한 거래가 드러나면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일부 참석자는 “외부회계법인의 감사가 이뤄진다 해도 수사권이 없어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을 하였으며 또다른 참석자는 “공청회 참석자들이 연서명해서라도 당장 검찰에 고발하자”고 발언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수위 측은 고발인을 이미 선정해 놓은 상태이고 추가로 고발인을 모집중이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장수위 측은 고발대상자가 “신경하, 고수철, 김영동, 김영주 목사 등 은급기금 관련 실무자와 최고 결제자까지 포함하는 4인이 될것”이라고 실명을 거론하여 밝혔다. 그러나 한 참석자는 “서두르지 말자”면서 “어설프게 고발했다가는 빠져나갈 구실을 주게 된다. 근거마련에 주력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치기도 했다.

현직 감리사임을 밝힌 한 참석자는 “연말에 부담금 사문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문제가 불거져 개체교회들이 은급부담금을 내지 않겠다고 나오면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현실로 닥칠 문제를 우려하기도 했다. 어떤 지방에선 실제로 '부담금 홀딩' 움직임이 있다고도 했다.

한 참석자가 이런 우려들을 의식해 “외부회계감사결과가 나오면 진상을 개체교회에 솔직하게 알려 의문을 없애고 은급부담금 납부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은급부측이 “12월초에 있을 은급이사회에 외부회계법인감사결과가 보고된 후 그리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해 외부감사결과 공개를 약속했다.  

은급부장 직무대리인 주승동 목사가 한 참석자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김영주 목사 불참

한편 이날 공청회에 전 은급부장인 김영주 목사의 ‘은급기금 현황’에 대한 보고도 예정되어 있었으나 당사자가 불참하면서 생략되었다. 이에 대해 한 목회자는 "중요한 당사자가 불참하는 것은 의혹을 키우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며 "실무자의 성의있고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다만 이후에 은급부장 직무대리인 주승동 목사가 단에 올라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다. 또한 감사중이어서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답답하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보다 앞서 은급재단 이사장인 고수철 목사가 방청중에 사회자에 의해 불려나와 발언하기도 했다. 고수철 목사는 “이사장이긴 하지만 제 구실을 한번도 못했다. 이번 감사를 통해 문제를 알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한 뒤 “직책이 주어졌으면 책임과 권리가 주어져야 했는데 명목상의 이사장이었다.”면서 자신의 한계에 대해 해명을 하기도 했다.

고수철 목사는 또 자신이 파악한 은급기금운용의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며 “염려하는 금액보다 작다”고 안심을 시키기도 했다. 또한 “잘못된 점에 대한 지적이나 당사자 사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 은급재단이사장 고수철 목사의 발언

신은급법은 공교회성을 무너뜨린다

이후 신은급법대책위원회의 김교석 목사가 은급기금운영실태와 신은급법의 문제점에 대해 발제했다. 김교석 목사는 “왜 은급기금을 투자하려 했을까, 왜 신은급법을 만들었을까”하는 문제에 대해 '자료를 분석하여 내린 사견'임을 전제로 “신은급법은 2017년 은급금이 고갈된다는 세이버스의 컨설팅에 최면이 걸렸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세이버스는 “2017년에 마이너스 되기 시작해 2030년에 2,000억원이 적자난다고 했는데 이건 사실과 다르고 이후엔 그 규모와 적자가 실현되는 시기를 수정하기도 했다”면서 컨설팅을 신뢰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 신은급법대책위원회의 김교석 목사가 신은급법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목사는  “이 컨설팅에 의하면 연 300명이 넘게 은퇴하게되어 기금고갈이 온다고 보았지만 실제는 100명 정도가 은퇴하기에 고갈이 오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당시 컨설팅업체가 주창한 ‘은급기금고갈’이라는 단어에 '최면'이 걸리면서 신은급법이 만들어 졌고 그 즈음부터 은급부가 더 많은 기금을 만들어 보려고 펀드에 손을 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신은급법'에 대해 “1984년부터 시작된 은급법을 와해시키는 제도”라고 규정하면서 “신은급법은 개인이 연금을 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한 신은급법은 “공교회성을 무너뜨린 주범”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감리회가 감독에 의한 파송제를 채택하고 있다면 감리회가 목회자의 최저생계와 은퇴이후의 삶도 책임져야 할것”이라면서 “신은급법은 이를 외면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잘못했다는 사과를 듣고 싶었다."

이날 주최측은 당초 논의사항을 정리하여 공청회 참석자들로부터 일련의 결의까지 이끌어 내려 했으나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다. 다만 장수위측은 “실무자와 결제책임자들에게 시한을 주어 진상을 밝혀줄 것을 내용증명으로 요청할 것이며 응하지 않을시 진정서 제출이나 형사고발을 통해서라도 밝힐 것”이라고 진상규명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장수위의 한 관계자는 "책임자들이 잘 몰랐다거나 권한이 없었다하는 등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태도는 더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경고하면서 "사실 문제가 이렇게 커졌다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오늘 은급책임자들로 부터 잘못했다는 사과를 듣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책임자들이 책임성 있고 용기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을 당부했다.

	▲ [CTS] 은급기금 운영실태 및 손실 진상규명 위한 공청회 (펌)

▲ 장정수호위원회 위원장인 김영진 목사의 인사     ▲ 황광민 목사의 개회기도     ▲ 장수위 사무국장 문병하 목사의 사회     ▲ 감사결과 보고 - 유재승 장로(감사위 서기)     ▲ 은급부장 직무대리 주승동 목사의 답변     ▲ 신은급법대책위원회의 김교석 목사가 신은급법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