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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2월 20일 (일) 15:11:36
최종편집 : 2011년 02월 20일 (일) 15:31:08 [조회수 : 46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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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오랜 세월 유교 도교 불교의 영향 아래서 살아온 우리 한국인은 이들 각 종교의 근본 가르침과 특징에 대해서 조금씩은 알고 있다. 우리가 유교를 생각할 때는 삼강오륜과 음양이기 군자(君子)도에 대해서, 도교에 대해서는 무위자연(無爲自然)과 만물과 모든 덕의 근원으로서의 도(道)에 대해서, 그리고 불교에 대해서는 정각(正覺) 곧 득도 해탈과 열반(극락) 및 보살도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상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으로서 불교의 중심사상인 사성체(四聖諦) 팔정도(八正道)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웃 종교인 불교의 수행의 가장 중요한 원리인 "팔정도"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는 일은 유익하리라고 사료된다.
기독교와 불교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의 하나는 양 종교가 다같이 우리 인간의 모든 속박과 고통에서 놓임 받고 온전한 자유(해방)와 평화와 기쁨인 지복(至福/supreme happiness)을 누리는 일 즉 이 세상의 온갖 고통과 죄악의 세계(세력)로부터 구원 받음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구원받음의 경지인 지복(至福/supreme bliss)에 도달하는 방법(길)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붓다는 우리 인간이 큰 깨달음(무상정등정각)을 얻어 구원의 경지인 지복에 이르는 방법으로서 여덟 개의 원리 즉 팔정도(八正道)를 가르쳐 주었으며, 예수 그리스도는 여덟 가지 영성원리인 팔복의 말씀으로 가르쳐 주었다. 그런 점에서 불교(붓다)의 팔정도와 기독교(예수)의 팔복은 우리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요구인 구원의 성취 혹은 인간(자아)의 완성 곧 온전한 자유와 평화와 지복의 실현을 위한 원리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불교는 참 깨달음을 통해 참 자아를 찾는 일을 목표로 한다. 왜냐하면 깨달음이 곧 참 나를 찾는 일이며 참 나를 찾는 일이 구원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불교의 교리를 요약하면 네 개의 중심 진리 곧 고.집.멸.도(苦執滅道)의 사성체(四聖諦)이며, 네 번째 진리인 도체는 우리 인간이 참 깨달음(득도정각/得道正覺)에 이르는 여덟 가지 방법으로서 팔정도(八正道)이다. 따라서 불교의 모든 진리는 이 사성체 팔정도로 요약된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사실 사성체 팔정도는 붓다가 설한 모든 교훈을 집약한 것이다. 그리고 이 팔정도는 우리 인간이 참 깨달음 곧 정각에 이르기 위한 원리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 팔정도는 불교에서 말하는 우리 인간이 참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인 동시에 구원에 이르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팔복의 말씀은 어떤 의미에서는 신구약 성경 전체의 요약으로 보여지며 동시에 예수의 복음(가르침)의 집약으로 느껴진다. 왜냐하면 이 팔복의 말씀 속에 우리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 관련된 모든 원리가 다 함축되어 있음과 동시에, 우리 인간 즉 개인과 가정과 공동체 나가가서는 전 인류 공동체의 궁극적인 평화실현 곧 천국화에 이르는 방법들이 다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예수의 팔복은 붓다(불교)의 팔정도에 대비되는 가장 중요한 영성원리(basic principles of spiritual formation)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붓다(불교)의 팔정도와 예수(기독교)의 팔복을 대비시켜 설명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사료된다.
우선 불교(붓다)의 "팔정도"와 기독교(예수)의 "팔복"이 그 숫자에 있어서 여덟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를 자아내게 한다. 팔정도는 8가지의 올바르게 하는 일, 즉 (1)정견(正見), (2)정사(正思), (3)정언(正言), (4)정업(正業), (5)정명(正命), (6)정정진(正精進), (7)정념(正念), (8)정정(正定)이며, 팔복은 (1)겸허, (2)영적 애통, (3)온유, (4)의義/정직, (5)자비, (6)청정심, (7)평화, (8)의/옳음 실천 등 여덟 개의 영성 원리이다. 필자는 수년전에 이 팔복의 내용을 영성 신학적으로 풀이해서 <팔복의 영성>이란 책으로 펴낸바 있다. 그러면 다음으로 예수의 영성원리인 팔복의 중심사상과 붓다의 팔정도의 내용을 대조 및 비교하면서 설명해 보려 한다. 아마도 팔정도와 팔복의 이 대조를 통해서 불교인들은 기독교의 중심 영성원리가 어떤 것이지를 가늠해 볼 수 있으며 또한 기독교인들은 불교의 중심 수행원리가 어떤 것인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 첫째 대조: "정견"(正見)과 "겸허"(謙虛)
팔정도의 첫째는 정견(正見)으로서 모든 사물들과 현상들을 어떠한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바로/정확하게 보고 인식하는 일을 말한다. 정견의 의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모든 대상들(사물들)과 인간사 즉 세상만사를 바르게 보고 바르게 인식(판단)하는 일; 2)어떤 사실/사물을 인식함에 있어서 모든 선입견과 편견과 아집과 주관(자기중심적 판단)과 독선적 판단 등을 버리는 일; 3)모든 왜곡된 판단이나 임의적인 즉 자기 멋대로의(arbitrary) 판단을 하지 않는 일; 4)자기중심적 사고 즉 자기 중심의 관습이나 신념에 얽매여서 판단하지 않고, 사실 그 자체를 순수하게 그대로 인식하는 일; 5)사물의 것 모양 즉 겉으로 사나난 현상만을 보지 않고 그 배후에 있는 본질 곧 실재 자체(not appearances but realities)를 꿰뚫어 보는 일 등이다. 그리고 또한 6)인간의 실존 곧 자아(자신)의 존재의 실상/참모습 즉 아집과 편견과 무지와 위선 등으로 포장된 자신을 바로 보는 것도 정견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팔복의 첫째 원리는 마음을 비우는 행위 곧 겸손(겸허)한 마음을 갖는 일이다(마5:3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들의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인간의 지복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길 즉 첫째 원리로서 "겸손" 혹은 "겸허(humility)를 말씀했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말은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행위 곧 모든 교만하한 생각들을 버리고 비우는 행위를 뜻한다. 즉 우리 인간이 최상의 행복 곧 이 지상에서 천국의 기쁨을 누리고 살기 위해서는 모든 교만한 생각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뜻이다. 겸손의 반대는 교만과 오만이다. 겸손은 인간이 자신의 유한성(불완전성)을 올바로 깨닫는데서 온다. 우리 인간이 얼마나 허약하며 유한(무지)하고 위선적인 존재인지를 바로 알 때 겸손한 자가 될 수 있다. 우리 인간이 자신의 나약함(유한성)과 위선적인 존재임을 바로 아는 일은 불교의 정견(正見)의 원리와 통하는 내용이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인간의 모든 불행은 자신의 분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우쭐대거나 오만하거나 허황된 생각(과욕)을 갖는데서 온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겸손할 때 마음이 고요해 지고 순수해 짐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으며 동시에 마음의 눈이 열려서 사물과 사실을 바로 볼 수 있는 지혜가 주어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겸손과 겸허는 진리를 깨닫는데 필요한 지혜를 가져오게 하는 지혜의 문(어머니)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2. 둘째 대조: "정사"(正思)와 "영적 애통"
팔정도의 둘째 원리인 정사(正思)는 모든 일에 있어서 바르게 생각하는 일을 지칭한다. 바르게 생각하는 일은 비단 철학적 사유 행위나 혹은 다른 모든 학문함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파스칼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한 것과 또한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내가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이 우리 인간은 한시도 쉼 없이 무시로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인간의 행위는 모두 우리의 사고/생각함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인간이 행복해 지느냐 불행해 지느냐 도 갈라지게 되는 것이다. 같은 사건 같은 사실을 놓고도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판이하게 갈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같은 소유를 가지고도 그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보면 지극히 소중하고 값지게 보이고, 그것을 탐욕스런 마음이나 불만스런 마음으로 보면 더없이 작고 하찬은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우리의 마음의 표현 즉 우리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는 "만유불역일심조"(萬有不亦一心造)란 말이 나온 것이다.
또한 "정사"(正思) 곧 "올바르게 생각한다"는 것은 적극적인 의미로는 자기를 비우는 마음 곧 왜곡된 생각을 가진 자기를 포기하는 마음(thoughts of renunciation)과 또한 남에게 선을 베풀려는 마음(thoughts of good-will) 곧 남에게 자비를 베풀려는 마음 그리고 자기 밖의 남과 그리고 도든 생명체들을 해하지 않으려는 마음까지를 지칭한다. 따라서 바르게 생각하는 일 곧 "정사"란 모든 선한 마음 곧 순수심(pure mind)의 표현을 지칭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팔복의 둘째인 "애통하는 마음"은 인간의 내면에서의 "참회하는 마음"을 지칭한다. 마5:4에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다, 저들이 위로를 받을 것이다"고 기록되어있다. 애통한다는 그리스어 "페툰테스(petunthes)는 인간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슬픔을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여기서의 애통해한다는 말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영적 빈곤과 위선과 무지와 나태와 분냄(anger)과 시기하는 마음과 꾸밈과 허상 등을 바라보고 그것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참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on)란 말은 너 자신의무지와 위선을 먼저 올바로 알라 혹은 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예수그리스도의 너희 형제의 눈의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의 대들보는 보지 못한다고 한 말씀도 여기에 해당하는 말이다. 우리 인간이 자신의 단점과 약점을 재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우리 인간의 모든 불행과 화의 원천이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애통해한다는 말의 이면에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든 실수/실패와 과오들을 발견해 내어 그에 대해 심이 애통해하는(참회하는) 마음을 가짐과 동시에 지금까지의 낡은 사고와 생활방식을 청산하고 전적으로 새로운 사고와 삶의 태도로 전환하는 회개와 회심의 뜻도 포함되어 있다. 예수의 복음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란 말로 시작하고 있다. 회개한다는 말은 그리스어로 "메타노이아"(metanoia)인데, 이 "메타노이아"는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전적으로 즉 180도로 전환하는 일 곧 자신의 삶의 방법을 자기중심에서 타인(이웃)과 하나님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 "메타노이아"는 낡은 사고(품성)의 존재애서 전적으로 새로운 사고(품성)의 존재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애통해하는 행위는 바로 새로운 사고에로와 새로운 삶의 태도 즉 "새로운 존재"(new being)에로의 도약과 비상(날아오름)도 포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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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72.205.29.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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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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