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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2월 27일 (일) 16:33:44
최종편집 : 2011년 02월 27일 (일) 16:57:17 [조회수 : 2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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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대조: "정언"(正言)과 "온유"(溫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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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기종 박사 |
팔정도의 세 번째는 "정언"(正言) 곧 "올바르게 말하는 일"(right speech)이다. 여기서 말하는 "정언"은 우리 인간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인간의 특징이 언어를 구사하는 존재 곧 말하는 존재로 표현해도 좋을 만큼 언어는 우리 인간의 생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이렇게 귀중한 언어를 마구 함부로 분별없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말/언어에 따라서 인간의 삶에 있어서 여러 가지 오해와 불행과 불화와 싸움과 갈등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말 한마디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붓다의 교훈에 따르면 올바른 말이란 적극적인 의미와 소극적인 의미가 있는데, 소극적으로는 (1)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2)남을 모함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 (3)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거칠고 사나운 말을 하지 않는 것, 그리고 (4)쓸데 없는 말곧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적극적인 의미로는 (1)참되고 진실된 말을 하는 것, (2)시의 적절한 말 곧 경우에 합당한 말을 하는 것, 그리고 (3)남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을 하는 일이다. 여기서 시의 적절한 말이란 아무리 사실에 부합한 말이라 하더라고 그 말로 인하여 사람들 사이에 불화와 다툼이 생기거나 한다면 피해야 하며 삼가야 한다는 뜻이다. 신약성서 야고보서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우리가 말들의 입에 재갈물리는 것은 우리에게 순종하게 하려고 그 온 몸을 제어하는 것이라"(약3:2-3). 야고보 사도는 말에 실수가 없는 자가 곧 완전한 자라고 말하고, 자신의 말을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은 곧 자기 전부를 절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팔복의 셋째는 "온유함"이다. "온유" 혹은 "온유함"이란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드럽고 친절함이다. 마5:5에 "온유한 자는 복이 있다 저들이 땅)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땅을 차지한다는 말은 땅위의 사람을 얻는다는 뜻으로 득인(得人)을 의미하며, 따라서 온유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마음을 줄뿐 아니라 사람들을 자신에게로 이끄는 힘을 지님으로써 지도자의 필수 요건/자격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예수는 자신의 마음을 가리켜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마11:29)고 하였다. 그런 점에서 온유한 마음은 곧 예수 자신의 마음을 지칭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온유한 사람이 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온유함이란 어떤 품성을 말하는 것일까? 성경에 쓰인 온유 혹은 온유하다란 말은 그리스어 프리우스(prius)에서 나온 말인데, 이 말의 뜻은 "친절함"(kindness), "공손함"(meekness), "사려깊음"(thoughtfulness), "정중함"
(politeness), "예의바름"(courtesy)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구약 민수기 12장 3절에는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의 품격에 대한 말이 나오는 데,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승하더라"란 기록이 있다. 이 말은 모세가 온유함에 있어서 당대의 세계 제일이었다는 말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바는 온유함이란 바로 지도자의 최고의 덕목이란 점이다. 어떤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의 구주가 된 것도 바로 그의 겸손과 온유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온유는 겸손과 함께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인간의 최고의 덕목(품성)이며, 그리고 특히 사람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지도자의 필수 덕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상의 비교를 요약하면, 불교의 팔정도의 세 번째 원리가 "말을 바르게 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기독교의 팔복의 세 번째 원리는 바로 부드럽고 친절한 마음 곧 "온유한 마음을 갖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부드럽고 친전한 마음을 갖는 일과 말을 올바르게 하는 일 사이에는 긴밀한 관련이 있음은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온유함에 관련하여 우리가 도교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귀중한 것은 도의 본질은 본래 부드럽고 유순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 즉 최고의 선은 물처럼 부드럽다는 말이 있다. 거칠고 사납고 싸움질 잘하는 인간 세상을 평화의 세계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길은 바로 사람들이 "온유한 마음"을 갖는 일이란 사실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또한 영적으로 거듭난 사람이란 바로 누구에게나 가장 부드럽고 친절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정언"과 "온유"는 서로 깊이 통함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넷째 대조: "정업"(正業)과 "의사모"(義思慕)
팔정도의 넷째는 정업(正業) 곧 "올바른 행동"(right action or behaviour)이다. 이 올바른 행동 혹은 행위에 속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1)살인 혹은 살생을 하지 않는 일, (2)남의 물건을 도적질을 하지 않은 일, (3)음행 곧 불법적인 간음행위를 하지 않는 일, (4)거짓말을 하지 않는 일과 그리고 (5)음주행위를 금하는 일이다. 특히 위의 네 가지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또한 인간의 공동의 행복을 추구해 나감에 있어서 기본적인 것들이다. 또한 위의 넷은 기독교의 십계명 속에 들어있는 것들이다. 즉 살인하지 말라, 감음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는 십계명의 6,7,8,9의 계명들이다. 그런 점에서 팔정도의 네 번째인 "정업" 곧 "올바른 행위"는 우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적 계율에 속하는 것으로써 불교와 기독교 뿐 아니라 모든 고등 종교들에 공통되는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유의할 점은 불교의 팔정도의 바른 행실 곧 "정업"(正業)에 속하는 "불살생"은 단순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인 살인을 금하는 것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동물의 생명과 더 나아가서 모든 생명체를 귀중히 여기고 살생을 하지 말하는 광범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생명에 대한 경외"(reverence for life)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생명의 가치에 대한 문제에 관련되기 때문에 아주 근본적이며 또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또한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이치들이 얽혀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나 식품들에는 육류를 포함해서 무수한 생명체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곤충이나 동식물들에는 우리 인간의 생명을 해칠 수 있는 것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생명체들에 대한 살생을 금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지극히 어려운 문제일 뿐 아니라 매우 복잡하고도 또한 많은 난제들이 포함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편 팔복의 넷째는 "의를 사모함"이다. 마5:6에는 "의에 주리고 목마름같이 하는 자는 복이 있다. 저들이 배부를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의"(義)란 그리스어 dikaiosune 로서 "참됨"(truthfulness)과 "옳음"
(righteousness) "올곧음"(정직/honest)과 "공평함"(정의/justice)의 의미를 다 포함하는 말이다. 이것은 기독교의 윤리적 특색을 가장 잘 나타내는 낱말이기도 하다. "의"(옳음/참됨)에 주리고 목마름같이 하라는 말은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최우선적으로 그리고 자신의 생명을 걸고 필사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자녀)인 우리 인간이 모든 일에 앞서 추구하고 실행해야 할 일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진실된 인간이 되는 일과 또한 올바른/진실된 삶을 사는 일 그리고 올바른/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해도 종고 안 해도 졸은 것이 아니라 반듯이 해야 하고 모든 것에 우선해서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창조주 하나님이 의(진리)의 하나님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 인간 즉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 인간에게서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의 곧 참됨을 찾으시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구약성서 전반에 나타나 있는 근본적 교훈이다. 오늘날 교회에서 우리 인간이 구원받는 일은 선한 행위로가 아니라 믿음으로 값없이 주시는 은혜로 의인이라 칭함(칭의)을 받고 또한 선한 행위와는 아무 상관없이 구원을 받는다고 강조하는 일은 팔복의 중심교훈인 "의사모하기를 주리고 목마름같이 하라"는 예수의(팔복의) 말씀을 변질시키는 일이 될 뿐 아니라 심각하게 왜곡시키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아니 모든 인간 특히 종교인들은 최우선적으로 모든 위선과 거짓을 버리고 참됨(진실됨)을 추구해야 하며, 진실된 사람 곧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직함과 진실 됨이 없이 구원받으려고 하는 것은 티켓 없이 공연장(천국잔치)에 들어가려고 하는 행위와 같으며, 드높은 영성적 종교를 저급한 무속적 종교로 떨어트리는 행위이고 따라서 올바른 종교적 태도가 아닌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즉 불교가 지혜(wisdom)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데 반해 기독교는 의(義) 곧 진실됨/참됨(truthfulness)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사실이다. 물론 참됨과 지혜는 분리할 수 없이 연결된 것이기에 불교와 기독교는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료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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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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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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