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을 읽은 한 독자의 리뷰이다(온라인 서점인 YES24). 또 다른 리뷰이다. “종교가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논리적으로 잘 설명한 책입니다. 무신론자든 유신론자든 필독 도서로 추천합니다. 리처드 도킨스로 인해 현재와 미래의 인류는 더욱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백만장자).

리처드 도킨스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서 이야기되는 신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라고 주장한다. 논리적, 과학적, 종교학적, 사회학적으로 근거를 제시하며 자신의 주장을 전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을 읽고 말하는 바에 동의하고 있다. 옮긴 두 리뷰도 그렇다.

종교를 믿는 과학자들에게 자신의 신앙을 정당화해보라고 했을 때에 듣는 대답이라며 도킨스가 말한 것이다. “나는 증거가 전혀 없음을 인정하오. 그래서 그것을 신앙이라고 하는 겁니다”(170쪽). 과학자들의 입에서 신앙은 증거가 없다고 말하는 형편이라면 신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그의 주장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신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한 신에 의해 인간에게 주어진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신이 없어도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볼 때에 종교가 없어지는 것이 인류에게 더 낫다. 책을 펼칠 때 종교를 가졌던 독자들은 책을 덮을 때면 무신론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도킨스가 의도하는 목적이다. 그는 책을 통하여 충분히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라서 이 책을 읽으면 그 영향력을 더욱 커질 것이다. 교회의 주일학교에서 자랐던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님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신을 거부하지는 못하는 경우라도 마음으로는 이미 신앙을 접을 가능성이 많다. 세월이 흐르면 도킨스가 목적하는 바는 더 많이 이루어지게 될 여지가 많다. 기독교에서 그 책을 금서처럼 여겨서 접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성공할 수는 없다. 대학생이 되고 종교에 대해 논하게 되면 그 책을 읽은 이들의 반박을 접하게 된다. 별다른 반박을 할 수 없는 스스로를 확인하게 되고 책을 접하게 되면 위의 리뷰에서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내게는 너무나 실질적인 문제이다. 17살의 아들과 15살의 딸이 얼마 후면 직면하게 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자 중에서 이 책을 읽고서 그 내용과 관련하여 목사에게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을 들을까? 당황스러워 할 목사들도 눈에 선하다. 언젠가 성경의 내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니 그런 것은 생각하지 말고 교회 생활이나 잘하라고 대답을 듣고 그 교회를 떠난 한 신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의 말이 이 책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반복될 듯하다. 그 말을 따를 착한(?) 신자도 있겠지만 이 책을 따를 신자들이 더 많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목사라면 이 책에 대하여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신자를 지키고 돌보는 책임이 맡겨졌기에 그렇다.

과연 그 책의 내용들은 과학적이고 정당한가? 만약 그렇다면 도킨스가 의도하는 바대로 되는 것에 대해 거부할 명분은 없다. “그래도 나는 신앙인으로 살련다”는 신자들이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거부하지는 못하게 된다. 기껏 해야 도킨스가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했다는 정도로만 말할 수 있다면 너무나 초라하다.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그가 단언하고 있음을 생각할 때에 더욱 그렇다. 신앙인으로 살려고 하면 십중팔구 무식한 이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되지 않는 맹신자로 취급당할 가능성이 많다. 지금도 그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받아들인 이들은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을 맹신자라고 말하고 있다.

그 책의 내용에 대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반박이 절실히 요청된다. 그 책에서 무엇이라고 하더라도 믿는다는 식의 반응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반박이 필요하다. 이성적으로는 신이 없다는 주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지만 관습이나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 믿는다고 말하는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도킨스와 같은 과학자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과학에 관심을 가진 신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책의 내용에 대해 반박하고자 한다. 수용할 수 있고 수용하여야 하는 내용이 많지만 전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는 부분에 대해 반박하고자 한다. 성경의 가르침과 빅뱅 이론과 진화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사고하면 그 책의 잘못된 부분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인간적으로는 도킨스의 주장과 같이 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의 교회를 보면 그가 그 책에서 의도하는 바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만들어진 신’에 대한 반박이 현재의 기독교에 대한 긍정은 아니다. 기독교는 환골탈태하여야 한다. 지금과 같이 흘러가서는 정말 소망이 없다.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여야 한다. 그 본문이 쓰인 시대적 상황과 문맥 그리고 성경 전체에서 어느 지점인지를 파악하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 가르침이 오늘날 이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바르게 밝혀야 한다. 그때는 지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 시대의 신자들에게 전달된 가르침에 담긴 원리를 밝히고 그 원리를 이 시대에 적용하여야 한다. 그 원리를 실천하여야 한다.

기독교는 지성의 힘과 영향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성은 신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다. 신앙은 지성에 반하는 그 무엇이 아니다. 지성에 대해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는 신앙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 의문은 신앙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토대이다. “그러한가?”라는 의문은 하나님께서 신자들에게 요구하시는 바이다. 바울 사도는 예언을 멸시하지 말고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라(데살로니가전서5:11)고 말씀했다. 예언은 미래의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것이다. 인간이 하나님의 뜻이라면서 하는 말이다. 그에 대해 항상 헤아리고 좋은 것 곧 옳은 것을 수용하라고 한다. 옳지 않은 내용을 하나님의 뜻이라며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성경의 진술에 대해서만 아니라 우리가 삶에서 접하는 모든 이론도 마찬가지이다. 헤아리고 옳으면 수용하여야 한다. ‘만들어진 신’에서 주장하는 바가 옳으면 받아들여야 한다. 눈앞의 ‘만들어진 신’에 대해 제대로 된 반박도 없이 신앙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냥 성경의 문자를 되풀이하여 지금 말하면서 신앙이 가능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른 기독교 신앙은 지성을 포함하고 있다.

만들어진 신에 대해 반박하고자 한다. ‘만들어진 신?’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정리하였다. A4 용지로 130매 정도이다. 출판하기 위해 출판사와 접촉을 하려고 한다. 이 책의 목적이 일차적으로는 도킨스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지만 기독교의 개혁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기독교가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방향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도킨스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도킨스의 책은 그 면에 있어서 유익하다. 그런 면에서 도킨스에게 감사한다. 교회 밖에서 만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성경의 가르침을 오해되고서 신앙이 오도되고 있다.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에게 원하시는 바가 엉터리로 이해되고 잘못 표출되고 있다. 도킨스가 언급하는 내용들의 대부분은 그러한 결과물이다. 그의 글에 대한 반박은 기독교에 대해 바른 이해를 가지도록 하는 기회가 된다. 이런 면에서 다시 한번 도킨스에게 감사한다.

기독교에 대한 변증서이면서 기독교 개혁에 대한 바른 길을 제시하는 책으로 사용되기를 소망한다. 아마도 어떤 이들에게는 읽고 싶지 않은 글일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도킨스의 주장도 기독교인인 내게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 읽었다. 오해하지 않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읽었다. 도킨스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이 글을 읽을 때에도 동일하게 요구되는 자세이다. 한쪽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듣고 그에 기초하여 가치관을 형성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