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6일, 미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펼치고 있는 김성복 목사(샘터교회) ⓒ 당당뉴스 심자득

<성명서>

의혹과 불신의 늪에 빠진 합조단

- 국제 검증단 구성을 제안한다 -

“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그러나 지금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눅19:42)
전쟁이냐? 평화냐?

민족의 위기 앞에서 평화의 일꾼으로 부름받은 우리 목회자들은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힘들고 어렵지만 평화의 길을 갈 것을 재차 천명한다. 정부는 합조단의 발표를 계기삼아 46명 젊은이들의 죽음도 부족해서 또 다시 서민의 자녀인 군인들과 국민을 전쟁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또한 전격적인 남북교류 중단으로 수 많은 대북 투자 중소기업과 개성공단을 위기 속에 빠뜨리고 있다. 정부는 합조단의 발표가 사실인지도 검증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전쟁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우리 목회자들은 전쟁을 절대 반대하며 국제 검증 절차를 거칠 것을 촉구한다.

먼저 결정적 증거라고 밝힌 "1번"이라는 매직 글씨에 대한 의문에 답변해야 한다. 국민들은 매직으로 쓴 이 증거에 대해 여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녹쓴 철판 위에 매직 글씨가 씌어져 있다는 사진 전문가들의 의문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합조단은 가장 기본적인 의문에 대해서도 합당한 답을 주지 못한 채 우격다짐으로 믿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두 번째는 사고 지점과 시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25일 박영선 의원은 해군전술통제체계(KNTDS) 영상에 나온 항로 좌표와 해군이 발표한 천안함 사고 지점이 일치하지 않았으며 시각도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태영 국방장관 역시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였다. 즉 합조단은 가장 기초인 사고 지점과 시각조차도 확증하지 못했음이 밝혀진 것이다.

세 번째는 합조단은 어뢰에 피격되었다는 보고가 묵살되었음을 밝혀냈다. 합조단은 25일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 피격되었음을 보고받았다고 추가로 발표하였다. 이로써 의문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합조단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26일 오후 9시 49분 해군 모기지에서 ‘어뢰피격으로 침몰’이라는 보고를 받았고, 또 그날 오후 10시 32분 최원일 함장도 직속상관에게, 그리고 11시 50분에는 작전사령관에게, 오후 11시59분에는 해군참모총장에게 천안함이 어뢰에 피격 당했다는 것을 보고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다시 말하면 "어뢰에 피격당했다"는 보고를 받고서도 윗선에서 묵살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로써 의문이 더 커졌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어뢰피격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또는 이명박 대통령이 어뢰에 피격당했다는 보고를 받고서도 묵살했다는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내가 배를 만들어 봐서 안다"고 주장하며 사고 가능성을 주장한바 있고, 국방부장관의 국회발언을 제지한바 있다.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은 피격 보고를 받고서도 국민들에게 감췄다는 것인가? 그 동안 국민을 분열과 혼란케 한 이유는 무엇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합조단의 이번 발표는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계속하여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합조단 자체가 객관적이지 못한 기구이기 때문이다. 조사를 받아야 할 국방부에서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것부터 객관적일 수 없다. 더구나 그 구성원조차도 전혀 밝히지 않고 있어 끊임없이 전문성과 객관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차제에 합조단의 구성원들 특히 외국에서 온 조사단원의 국적, 신분, 자격 등을 밝혀야 한다. 객관성을 인정받지 못한 조사단의 발표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일 뿐이다. 검증되지 않은 발표에 기초하여 국민의 생사와 안위를 위협하는 전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이에 우리는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쳐서 합리적 결과와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한국군에 대한 작전 지휘권을 지닌 주한미군 사령관에게는 언제 보고되었으며 그 내용이 무엇인지도 밝혀져야 한다. 더구나 당시에는 한미합동훈련 중이었므로 부근에는 한 미 양국의 함정들이 집중 배치되어 있었다. 어뢰에 피격되었다는 상황만 알려졌어도 공격한 잠수함이나 함정에 대한 군사적 대응 조처가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전달되지 않았는지 밝혀져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 3월 27일 미국 국무부는 외부 충격이 아닌 함선 내부의 문제라며,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발표를 한바 있다. 한미 양군 사이에 정보가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는 것인가?


우리는 위와 같은 의문들에 대한 초소한의 합리적 대답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합조단의 조사에 따르면 어뢰에 피격을 당했다는 보고를 받고서도 안이하게 대처한 군 지휘부와 정부는 46명 장병의 유족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둘째 합조단의 발표에 대한 수 많은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TV 공개토론을 제안한다.

셋째 동북아 평화에 책임있는 6자회담 참가국 및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국제 검증단을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넷째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보고된 내용과 이후 대응조치를 밝혀야 한다.

우리는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대립과 전쟁 위기는 민족의 안위와 장래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임을 직시하고 국제적이고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제 검증단을 통해 밝혀진 사실에 기초 할 때 국론 분열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검증 이후 이후 대책을 수립하여도 결코 늦지 않다. 이는 정부가 지자체 선거 승리에 대한 욕심만 내려놓으면 언제든 가능할 것이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갈림길에서 평화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피할 수 없는 사명임을 다시 한번 밝히며 진실에 기초한 평화의 역사를 위하여 모두가 함께 매진해 나갈 수 있기를 대통령과 온 국민에게 호소한다.


2010년 5월 26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