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해

인간이 어떠한 구성 요소를 가지는 가에 대한 이해는 몇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삼분설입니다. 인간이 영과 혼과 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분설입니다. 영혼과 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일원론입니다. 영육 통합체라는 것입니다.

각각은 나름대로 성경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삼분설의 근거 구절입니다.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로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 또 너희 온 영과 혼과 몸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강림하실 때에 흠 없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살전 5:23). 이분설의 근거 구절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창 2:7).

표면적으로 그러한 성경 구절을 근거로 한 각각의 주장들은 정당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각각이 모두 성경의 가르침일 수는 없습니다. 삼분설도 옳고 이분설도 옳고 일원론도 옳을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틀릴 가능성은 없다고 보기에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만 옳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

인간의 구조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첫 창조 때의 하나님 말씀을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 2:7).

이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하여 다른 번역본들에서 어떻게 번역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개역 성경은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로 번역하였습니다. 공동번역 성경은 “야훼 하느님께서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코에 입김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로 번역하였습니다. 표준 새번역 성경은 “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놓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로 번역하였습니다. 현대어 성경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놓으셨다. 그러자 사람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고 번역하였습니다. ‘생령’을 NIV와 NASB에서는 ‘산 사람’(살아있는 존재)으로 KJV에서는 ‘산 목숨’(생명이 있는 존재)로 번역하였습니다.

이 본문은 사람이 영혼을 받았다고 말씀하고 있지 않습니다. 야웨 하나님께서 흙으로 어떤 형상을 만드시고 그 형상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자 산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생명체'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네페쉬 하야'입니다. 뜻은 “살아있는 (영)혼”입니다. 여기에서 ‘네페쉬’의 본래의 의미는 영혼이 아니라 목숨, 생명입니다. 그러므로 ‘네페쉬 하야’는 살아있는 목숨 즉 산 목숨으로서 산 자를 뜻합니다. 곧 산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만드신 형상이란 현재 사람의 몸을 가리키는 것이 분명합니다. 머리, 몸통, 팔과 다리를 가진 몸입니다. 머리 속은 뇌와 각양 신경 조직들, 몸통 속은 내장들과 각양 신경 조직들, 팔과 다리는 뼈와 각양 신경 조직들을 갖추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자 인간의 조직이 갖추어진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조직을 갖추시고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기 이전의 흙으로 만든 형상을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형상은 생명의 기운이 불어넣어지기 전에는 여전히 흙이었습니다. 현재의 살아있는 사람의 몸과 같지 않고 흙이었습니다. 사람의 몸과 같은 모든 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흙이었습니다. 거기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자 산 사람이 된 것입니다.

생명의 기운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밝히기는 쉽지 않습니다. 성경 전체적인 내용은 생명의 원천이 성령 하나님이시기에 생명의 기운이 성령님과 연관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담은 예수님과 비견되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된 새로운 피조물과 비견됩니다. 예수님과 새로운 피조물은 모두 성령님이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생명의 기운이 성령님 자체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성령님께서 사람에게서 떠나가면 흙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기운은 흙을 사람이 되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기운입니다. 그리고 성경 전체에서 사람의 생명과 피를 연관시키고 있기에 생명의 기운은 피와도 연결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조직은 갖추어 있었지만 여전히 흙이었는데, 피를 돌게 하심으로 산 생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첫 사람에게 있어서 피가 공급됨은 성령님의 주어짐과 함께 이루어진 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생기 자체가 성령님과 피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기가 피의 활동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사람을 표현할 때에 사용하고 있는 영, 혼, 몸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요? 각각은 사람됨의 측면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영은 성령님께서 거하시는 좌소로서의 인간을 가리킵니다. 타락한 사람은 더 이상 성령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되었고 오직 하나님께서 회복시키시는 사람만이 성령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게 됩니다. 영이란 성령님과의 관계성을 가지고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혼은 지정의를 가진 존재로서의 인간을 가리킵니다. 몸은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고 형체를 가진 존재로서의 인간을 가리킵니다.

영, 혼, 몸이라는 인간의 각기 다른 구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여러 측면들을 함께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영, 혼, 몸이란 한 사람을 세 번 반복하여 기술한 것입니다. 유해무, 개혁교의학(서울 :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 250.

사람이 죽는 것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과 관련하여 성경에서 영(혼)과 몸의 구분을 지지하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아, 오늘밤에 네 영혼을 네게서 도로 찾을 것이다. 그러면 네가 장만한 것들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눅 12:20). “그러자 그 아이의 영이 돌아와서 아이가 곧 일어났다. 예수께서는 먹을 것을 아이에게 주라고 지시하셨다”(눅 8:55).

그래서 영육 통합설을 말하는 후크마도 인간의 죽음과 부활 사이의 상태를 잠정적이지만 영(혼)이 몸을 떠나 있는 것으로 봅니다. (안토니 A. 후크마, 개혁주의 인간론, (류호준 역, 서울:기독교문서선교회, 1999), 367.)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에는 영-육 통합체이지만 죽음으로 일시적으로 분리되고 부활에 의해 통일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성경을 잘못 이해한 결과입니다. 죽었다고 할 때에 우리 눈앞에 남아 있는 것 곧 시체는 외형적으로는 몸이지만 실제로는 흙입니다. 시체는 몸이 아니라 흙입니다. 죽고 난 이후에 영이 돌아온다고 하는 것은 몸에 영이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흙에 영이 들어간 것입니다. 이는 창조 때에 흙으로 빚은 형상에 생명의 기운이 들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첫 창조 때에 생명의 기운이 들어가는 것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첫 창조 때에는 성령님께서 직접적으로 생명의 기운과 연관되어 있지만 그 이후는 생명의 기운이 성령님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진 않기 때문입니다. 시체에 영이 들어가는 것을 몸에 영이 들어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이분설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해의 편의를 위하여 인간의 구조를 말하지만 인간은 인간입니다. 인간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는 어떤 영역이 합쳐진 존재가 아니라 그냥 인간입니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내부에 대한 이해는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생각이라는 것도 뇌의 신경 작용이며 뇌에 저장된 정보의 흐름입니다. 우주라는 정보가 있을 때에 우주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라는 것도 피의 흐름과 신경 작용으로 설명되어집니다. 의지도 뇌신경에서 전달되는 정보에 대한 인간의 반응으로 이야기되어집니다. 혼과 마찬가지로 몸도 전존재를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고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좌소라는 측면의 인간 전존재인 영, 인격체라는 측면의 인간 전존재인 혼, 물질적인 존재라는 측면의 인간 전존재인 몸(육체, 육신). 그 모든 측면을 포괄하여 사람에게 관심이 있으십니다.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