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성경(서)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경(서)에 표현되어 있는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그분의 뜻과 역사, 믿는 자의 인격과 삶에 대한 바른 이해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과거에 어떻게 이해되고 이야기되었지 간에 비판적으로 재평가하고 바른 이해를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에 대해서든지, 예수님에 대해서든지, 성령님에 대해서든지 예외는 없습니다. 그분의 뜻과 역사 그리고 믿는 자의 인격과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 교회적으로 결정된 바이기에 그냥 수용하여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성경은 “그러한가”라는 태도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예언 곧 하나님의 뜻에 대한 사람의 생각을 말하는 대언을 멸시하지 말고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좋은 것이란 옳은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에 정강길님의 수고는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체로 문제를 제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지지하여야 합니다. 별다른 생각 없이 과거에 이야기된 바이기에 그냥 수용하면서 답습하는 것이 잘못된 태도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오늘날의 개신교회는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진보주의와 보수주의입니다. 그러한 구분의 한 기준점이 자연세계의 일반법칙을 뛰어넘는 일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느냐입니다. 이적에 대한 이해입니다. 보수주의는 그것의 의미와 함께 실제로 역사에서 발생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진보주의는 그것의 의미를 중시하면서 실제로 역사에서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자에 해당하고 정강길님은 후자에 해당됩니다.

양자의 입장이 다 옳을 수는 없습니다. 다 틀릴 수도 없습니다. 어느 하나는 옳고 다른 하나는 틀렸습니다. 곧 단순히 다름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식의 틀이 다르다는 말로 서로가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성경(서)은 그런 태도가 잘못이라고 명백하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살겠다는 태도로서 성경(서)이 정죄하고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합니다. 어떻게 가릴 수 있을까요? 현대인의 관점을 앞세워 이적은 발생할 수 없다면서 그것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으면 될까요? 아닙니다. 옳지 않습니다. 성경(서)에 기록되어 있으니 그대로 수용하여야 한다는 것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으면 될까요? 아닙니다. 옳지 않습니다. 둘 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지성을 바르게 사용하지 않는 잘못된 태도입니다.

하나님이 계시고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시며 그러한 일들을 행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으시기에 전자는 잘못된 태도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그러한 일을 행하실 이유가 없었다거나 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기록자의 머리에 내용을 담아주어서 기록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의 경험과 지성을 담아서 기록된 것이기에 후자는 잘못된 태도입니다.

옳고 그름은 본문의 정황과 문맥 등을 정당하게 고려한 논리적인 사고를 통하여 가릴 수 있습니다.

우리 중에 누구도 성경(서)에 기록된 이적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그 자체에 대해 어떤 단정을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관점- 이적은 불가능하다 내지는 가능하다-으로 단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자신의 관점 자체가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할 수가 없는 현실에서 어떤 관점을 앞세우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억지 내지는 강요가 될 뿐입니다.

초자연적인 사건에 대한 기록은 그 자체로 독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황과 문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사고, 논리적인 사고는 그 정황과 문맥을 살펴야 합니다. 이적에 대한 어떤 입장이 그 정황과 문맥과 함께 성립되어야 합니다. 이적에 대한 거부로도 그 정황과 문맥이 설명된다면 그 입장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적을 거부함으로 인해 그 정황과 문맥이 설명되지 않는다면 그 입장은 당연히 존중받을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탈출하고 가나안에 정착하게 되는 역사적 사건이 성립되는 설명은 꼭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독생자가 사람이 되심이 성립되는 설명은 꼭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의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죽으실 때의 열한 제자들이 얼마 후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도 설명이 되어야 합니다. 그 정황과 문맥에서 이야기되는 이적과 무관하게 설명이 되면 이적의 사실됨을 거부해도 얼마든지 정당성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이적이 없이는 전후 사건이 성립되지 않는데도 그것을 거부함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적은 발생할 수 없다는 신념을 그냥 모든 본문에다 집어넣는 억지가 될 뿐입니다. 이 정도로 설명하였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설명하였음에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합리적 지성이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질문을 합니다. 이집트 탈출과 홍해 건넘 그리고 가나안 정착에 대한 님의 설명은 무엇입니까? 그런 일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까? 성육신을 인정한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그 일이 이루어졌다는 것입니까? 예수님의 육체적 부활은 아니라고 하는데, 제자들의 변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회피하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정직하게 개진하기를 바랍니다.

성경(서)에서 말씀하는 바를 바르게 이해하고 그 위에 기독교를 세우고자 하는 수고는 우리에게서 계속되어야 합니다. 지구의 역사가 끝나는 날까지 중단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만 그 수고는 언제나 점검되어야 합니다. 옳은 길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수고가 잘못된 인간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기독교회에게 되돌아올 것입니다.

그렇다고 저는 보수주의의 모든 것을 수긍하진 않습니다. 보수주의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많은 내용들에 대해서 제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삶에 있어서는 거의 치명적이라고까지 생각합니다.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하라는 말씀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모습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027 에 있습니다. 기독교회가 가져야 할 모습에 대해서는 진보주의에서 이야기하는 바를 거의 수용합니다.

앞에서도 몇 차례 밝혔지만 제가 생각하는 본은 사도 시대의 예루살렘 교회입니다. 로마에서 공인되기 이전의 교회의 모습입니다. 그들이 성경의 가르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였는가는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고 삶을 추구하는 것이 오늘날의 교회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순한 답습이 아니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여야 합니다. 원리를 바르게 파악하고 오늘날이라는 현실에서 그 원리에 부합되는 현실을 만들어가는 수고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