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직업을 갖는 다는 것은 결국 돈을 벌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모든 인간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수입, 연봉에 귀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눌 때 가장 흔한 주제가 돈 벌고, 돈 쓰는 일과 관련된 형이하학적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현대인들의 모습이라고 여겨집니다. 자본주의 인간관은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그의 인간성, 인격이나 성품을 따지지 않고 그가 소유하고 있는 부의 재산 목록, 그가 벌어들이는 연봉 수입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간가치는 물질가치로, 인격가치는 상품가치로 대체 되었지요

한국교회내부의 사정 역시 그렇습니다. 막강한 자본주의 맘몬세력에 대항하고 국민을 리더해야 할 교회마저도 무릎을    꿇어 교회의 존재가치는 교회 예산, 건물 크기, 편의시설 , 교인 숫자가 교회가치의 평가기준이며, 성도들도 온통 물질적 축복이 신앙의 기준과 성공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진리와 사랑과 헌신이 아니라 헌금의 액수와 물질적 풍요가 신앙의 척도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아노미 흐름이 한국교회안으로 넘어들어 온 것을 교회가 이를 저항하지 못하고 순응하였기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회도 물론이거니와 교회도 더러운 돈으로 인해 그 피해는 심각합니다. 복음의 존재가치는 외면하고 소유의 가치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가치와 돈의 가치에 충실한 복음의 매뉴얼을 설교해야 넓은 길을 꽉 메우고 구름떼 같이 모여들기 때문에 충실한 경제법칙을 따르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야만 목회성공의 지름길이기 때문에 실용적인 목회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지요. 대형교회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발상자체가 소유의 복음에 비중을 많이 두기 때문에 바벨탑의 목회고지를 쌓는 것이지요.

수천억의 교회를 짓는 것은 예수님의 존재적 복음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방종교의 소유적 종교시설에 불과 합니다. 마치 에버랜드와 같은 거대한 유희, 레져 시설에 불과 합니다. 입장권을 사서 마음껏 놀고 가는 식의 놀이터에 불과 합니다. 현 시대의 사람들 욕구에 즉 수요욕구에 입각한 종교시설을 지어 효과적인 목회마케팅을 하기 위해서 교회건축을 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실체인 것입니다.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세계교회가 대형교회 즉 메가쳐치가 복음의 실현가치인 것처럼 왜곡 된 것은 복음의 아노미 현상 때문에 그렇다고 여겨집니다. 아노미(Anomie)는 사회적 혼란으로 인해 규범이 사라지고 가치관이 붕괴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개인적 불안정 상태를 뜻하는 말입니다. 즉, 사회적 규범이 실종되고 가치가 이완 , 전통적 삶이 붕괴되어 어떻게 해야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인지 헷갈리게 하는 혼돈상태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노미 상태에 빠지면 삶의 가치와 목적의식을 잃고, 심한 무력감과 자포자기에 빠지며 심하면 자살까지 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미 오래전에 오대양사건과 같은 사이비 종교 사건에서 이러한 아노미적인 현상을 발견한바 있습니다. 기성종교인 한국교회는 이와 같이 심각한 증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그런 아노미적 바이러스는 내재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부적응으로 인한 사회규범이나 윤리가 사회적으로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 생겨나는 현상을 아노미현상이라 본다면 복음 역시 그러합니다. 복음이 맘몬이즘과 성공출세를 지향하는 물신적 자본주의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설 곳을 잃어 숨어버리자 그 자리에 교묘한 복음이 대체하여 복음인 냥 위장을 하여 한국사회에 상품화하여 유통시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복음의 내적 아노미 현상은 수많은 이단과 사이비 종교들을 등장하게 합니다. 그리고 복음을 위장한 목회성공주의와 대형교회를 등장하게 합니다. 교회가 압력단체로, 기득권 세력으로 존재하게 합니다. 사회의 정신적 지주가 되지 못하고,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는 교회는 존재의 가치가 없습니다.

올 겨울날씨만큼이나 춥고, 배고픈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이 본의 아니게 구조적으로, 혹은 강압적으로. 반사적 퇴출로 줄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가는 오르고 수입은 감소하고 뒤이어 소비마저 감소한다면 기업은 생산한 물건을 팔지 못하게 되면 결국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사회의 아노미 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은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니 결국 반사회적 범죄를 하거나 아니면 한탕주의로 인생을 확 바꾸어 보겠다는 생각이 사회적으로 팽배하고 있습니다. 로또를 사서 일주일간 온갖 망상과 행복에 젖어 있는 것은 순수한 한탕주의에 불과 합니다.

정치인,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성 해이와 한탕주의의 피해자인 서민들은 어디 탈출구가 없습니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공금이건 개인돈이건, 사채인건 가리지 않고 주식을 사거나 경마에 탕진하는 사례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런 한탕주의는 이제 건전한 사회를 포기해야만 하는 위험수위를 넘어 망국적 위기에 이르고 있습니다.

교회밖에서는 아노미현상은 모든 사람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편법을 사용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 능력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공동체사회를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윤리와 법이 있습니다. 윤리가 실종되고 준법정신이 상실된다면 약자에게는 불리하고 강자에게는 유리한 사회가 되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