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동교동 167번지 일대는 2010년 말 개통을 목표로 인천공항행 경전철 역사 공사가 한창이다. 이 역사는 2호선 홍대입구역과 환승이 되는 곳으로, 줄잡아 연인원 200만 명 이상을 헤아리게 된다. 대형 환승 역사가 들어서는 만큼 일대의 땅값도 요동쳤다. 평당 1천만원 내외였던 기존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급기야 평당 7천5백만원을 웃도는 상상할 수 없는 선에서 거래되었다. 아직 재건축 시행사가 사들이지 못한 땅 중에 인쇄소가 들어 있는 건물이 있는데, 건물주가 평당 1억5천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세입자들도 익히 아는 사실이다. 땅값의 뻥튀기가 어디까지 이를 것인지 놀랍기만 하다.  ▲ 동교동 167번지 재건축 예정지 상가   동교동 그렇다면 11곳 상가세입자들에게도 돌아올 고물이 있는가. 이에 대해 두리반식당을 운영하는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재건축 시행사 측은 시설 권리금은 고사하고 보증금도 못 돌려준다고 했다. 지난 6월 11일에 있은 항소심 판결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보증금도 못 돌려주다니, 그럴 수가 있나 싶었으나, 그게 정말이었다. 1심에선 시설 권리금과 영업 권리금에 대해선 이유 없다고 기각한 대신 보증금은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자 항소심에선 보증금은커녕 재건축 시행사 측의 변호사 비용까지 전액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아마도 판사의 머릿속엔 세입자들이 벌 만큼 벌지 않았느냐, 떼쓰는 게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어 있는 모양이다. 공교롭게도 두리반식당을 비롯한 상가세입자들은 대부분 입주시기가 5년을 넘지 않는다. 상가 규모가 가장 크다는 두리반식당조차 30평을 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하나같이 영세한 세입자들로서 가게 얻을 때 빌린 대출금조차 갚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저 인건비 따먹는 수준에서 영업해온 게 다라는 얘기이다. 나와 비슷한 처지인 아름다운화원 이숙란씨는 말한다.   "두리반식당도 그렇지만, 나 역시 빚을 얻어서 연 꽃가게예요. 대학생과 고교생인 두 딸 뒷바라지하면서 살아온 게 전부일 뿐 빚은 이자만 갚아왔어요. 새벽 꽃시장 다녀오고, 화환 만들고, 열심히 꽃 배달하면서 살아왔는데도 돈 모을 여력이 없었던 거예요."   우리네 상가세입자들은 당연히 여기서 쫓겨나면 빚까지 짊어진 채 길바닥에 나앉아야 한다.  ▲ 동교동 두리반 동교동 167번지 재건축 예정지에 있는 두리반 식당 ⓒ 안종녀 두리반   건물주가 뺨을 쳐서 휘청거리다  그 같은 동교동 167번지 세입자들은 이미 세 차례나 모질게 당했다. 그 첫째가 건물주이다. 내가 지금까지 꾸려온 두리반식당의 경우, 건물주 이모는 4년 전 처음 임대 계약할 당시부터 1년마다 재계약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명분은 월세 조정을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환승역 들어서면 돈 잘 벌 테니 힘들어도 견뎌내라는 말을 해왔다. 하지만 건물주 이모는 남전디앤씨(대표 반모) 측에 건물을 매도할 당시 세입자들을 고려하기는커녕, 이제 나는 끝났으니 나랑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건물 매도 당시 세입자들을 전혀 고려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것이다.  재건축 시행업자가 뺨을 쳐서 고꾸라뜨리다  둘째는 재건축 시행업자 남전디앤씨 측 대표 반모이다. 반모의 뒤에 GS건설이 있다는 얘기는 항소심 때 판사의 입에서 나왔다. 또 세를 살던 카센터 주인이 집을 비울 당시 GS건설 측에서 잔금을 치러준 것만 봐도 분명하다. 그러니 반모는 속된 말로 GS건설의 바지사장이다. 그는 세입자들과 단 한 차례도 타협안을 찾아본 적이 없다. 1심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해부터, 언제 나갈 거냐고 영업 중인 두리반식당과 아름다운화원, 후닥 등에 와서 소리 지른 것이 다이다. 그것만이 타협의 흔적이라면 흔적이라 하겠다. 항소심에서 이긴 반모는 나와 같은 갈 곳 없는 세입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나가랄 때 나갔으면 보증금은 돌려줬을 게 아냐. 사람들도 참, 변호사비용까지 까먹고 알거지 됐으니 이제 어떡할 거야."  사법부가 침 뱉고 지나가다  셋째는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인 사법부이다. 처음부터 사법부는 가혹할 정도로 재건축 시행업자 편이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조차 재건축이라는 이유로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감정평가에 따른 영업보상 문제, 시설 권리금과 영업 권리금 문제에 대한 아무런 검토 없이 일방적으로 재건축 시행업자의 손만 들어줬다. 급기야 재판기간 중에도 영업해서 이익을 남겼을 테니 보증금조차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참혹한 판결을 내렸다. 만약 이의 있을 시엔 대법원에 상고하라고 했으나, 불행히도 대법원에 상고할 여력이 있는 세입자는 거의 없다. 설령 여력이 될지라도, 악랄한 법을 믿느니 고사되는 길을 택하겠다고 나와 또 다른 세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런 중에도 하도 절박하여 나는 다른 세입자들과 함께 마포구청장, 마포구의원, 서울시장과 면담신청을 해놓았다. 물론 감감무소식이다. 재건축 시행사 측이 집기 들어낼 날은 쏜살같이 다가오고 있다.  ▲ 동교동 두리반 재건축 예정지 ⓒ 안종녀 재건축 두 아들아, 정말 미안해!  이제 길바닥에 그대로 나앉을 날만 기다리는 판이다. 참사가 일어난 용산의 경우 재개발 시행사인 삼성물산의 이익이 1조4천억원에 이른다. 평당 700만원 하던 땅값은 8,000만원까지 뛰었다. 내가 세 들어 영업해온 동교동 167번지 일대의 땅값 오름세와 비슷하다. 여하튼 용산의 경우, 시행사와 몇몇 땅주인만의 돈 잔치에 상가세입자들은 다섯 명의 목숨까지 갖다 바쳤다. 이만하면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하고, 거대한 부동산 개발이익을 환수할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거리로 내몰리는 상가세입자들을 위한 법안도 마련해야 옳다.  전혀 콧방귀도 안 뀌는 철면피한 정권의 악무한적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 고교에 다니는 나의 두 아들에겐 눈물겹도록 미안하지만 두리반식당은 끝났다. 이제 나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엄마들처럼 두 아이를 뒷바라지할 수 없게 됐다. 고사되는 길을 택할 것인가, 두리반처럼 재건축 예정지에서 떨고 있을 또 다른 상가세입자들을 보호하는 법안이 상정되도록 끝까지 싸워야 할 것인가, 다만 결단의 때를 찾고 있다.

여기 용산에서와 똑같은 야만스러운 일이 진행되고 있다.
 유채림 소설가 삶터 두리반 식당에
철거용역 들이닥쳐 마구잡이 폭력
경전철 들어선다고 땅값 오르자
세입자 달랑 이사비 쥐여주고 내쫓아
1억 권리금 날리고 길거리 나앉을판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나타나는 ‘두리반’이라는 이름의, 한국작가회의 회원이자 인천작가회의 지회장인 소설가 유채림씨의 부인이 운영하던 식당이 있었다. ‘여럿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크고 둥근 상’이라는 뜻을 가진 상호처럼, 다정한 사람들이 둘러앉아 맛난 음식을 먹으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자, 한 가정의 경제를 지켜주던 삶터였다. 하지만 지금 그곳은 농성장으로 변해 있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12월24일, 여자들만 있는 식당에 갑작스레 건장한 사내들이 들이닥쳐 닥치는 대로 집기들을 들어낸 다음 식당을 철판으로 둘러싸서 막아버렸다. 그대로 쫓겨날 수만은 없다는 절박함이 다음날 밤 용역이 사라진 틈을 타서 철판을 뜯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 농성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식당이 있는 주변 지역으로 경전철이 지나가기로 되어 있다 해서 갑자기 주변 땅값이 평당 수천만원씩 뛰어올랐고, 식당이 세 들어 있던 건물의 주인은 10배나 되는 시세차익을 남기고 건물을 팔아버렸다. 식당을 차리기 위해 권리금만 1억이 들어갔다. 찜질방 구내식당 등을 하며 그동안 애면글면 모은 전재산이었다. 하지만 새 건물주는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은 채 건물에 들어 있던 세입자들을 내쫓기 시작했다. 권리금은 물론 보증금도 없이 달랑 이사비용 300만원만 던져주겠다면서! 눈앞에서 날강도를 맞은 셈이나 마찬가지인 세입자의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길은 농성밖에 없었고, 전기마저 끊어버린 식당 안에 스티로폼을 깔고 엄동 추위와 맞서가며 지금 이 순간 절박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 지역 재개발의 시행사는 남전디앤씨이며 시공사는 지에스(GS)건설이다. 용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자본의 이익을 위해 가난한 세입자들을 한겨울에 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탐욕으로 똘똘 뭉친 야만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달리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새로 건물을 지으면 그곳에서 다시 장사를 하게 해 달라는 것, 용산의 세입자들과 마찬가지로 요구는 그렇게 간단하고 소박하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해 돌아온 건 강제철거를 집행하겠다는 으름장이었으며, 이미 자신들이 짜놓은 각본대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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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철거 두리반 식당 뒷편 건물이 철거 중에 있다. 두리반 식당도 언제 철거될지 촉각을 다투고 있는 현실이다. ⓒ 김민수 용산참사

지난 22일, 송년회를 겸하여 지인들과 '두리반'이라는 식당에서 저녁모임을 가졌었다. '두리반'이란 '여럿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크고 둥근 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두리반은 소설가 유채림과 그의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그리고 성탄전야 24일, 30여 명의 철거용역이 동원되어 여자들만 있던 식당에 들이닥쳐 닥치는 대로 집기를 들어낸 다음 식당을 철판으로 둘러싸서 막아버렸다.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재개발 시행사인 남전디앤씨와 시공사 GS건설이 개발을 위해 철거를 진행하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건설사 측의 회유와 협박에 응하지 않은 점포 서너 개가 위태롭게 남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으며, 두리반 식당도 그 중 하나였다.

▲ 강제철거 집기를 전부 강제로 빼앗긴 두리반 식당 내부 벽에 지인들이 남긴 낙서 ⓒ 김민수 강제철거

식당이 있는 주변 지역으로 경전철이 지나가기로 되었다. 그러자 주변 땅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고 건물주는 10배가 넘은 시세차익을 남기고 시행사 측에 건물을 팔아 버렸다. 세입자와의 문제는 시행사 측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식당을 차리기 위해 든 권리금만 1억, 그러나 현재 권리금은 고사하고 시설비, 보증금도 없이 이사비용 300만 원을 줄 터이니 당장 떠나라고 한다. 

이런저런 법 조항을 들먹이고, 법적인 절차를 거쳐 시행사 측은 이미 자신들의 재개발사업을 위한 강제철거를 합법적인 것으로 만들어놓았고, 새로 건물을 지으면 그곳에서 다시 장사를 하게 해달라는 소박한 요구를 뭉개버린 채, 엄동설한에 가난한 세입자들을 거리로 내몬 것이다.

▲ 강제철거 두리반 식당의 인기 메뉴였던 얼큰이만두 등 매뉴가 낙서되어있다. ⓒ 김민수 강제철거

30일(수) 오후, 전기마저 끊겨버린 식당 안에서 스티로폼을 깔고 엄동 추위와 맞서가며 농성을 하는 소설가 유채림씨의 가족을 만났다. 얼마 전 식당에서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했었건만, 집기들은 철거용역들에 의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식당에는 촛불이 어둠을 사르고 있었다. 담장과 식당 벽에는 그를 지지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온 지인들이 써놓은 글귀들이 빼곡하다.

식당 뒤편 건물은 철거 중이었으며, 아직도 영업을 하는 도로변 상가 몇몇도 머지않아 철거를 피하지 못할 것처럼 위태위태했다.

▲ 강제 철거 철거를 위해 시공사 측에서 막아놓은 철판, 그 철판에 항의성 글들이 적혀있다. ⓒ 김민수 강제철거

그나마 소설가 유채림은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며 인천작가회의 지회장으로, 그동안의 사회활동과 폭넓은 인간관계로 마음을 함께 하는 지인들이 있다. 그러나 보통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림도 없을 이야기다. 가난한 이들은 시행사 측의 회유와 협박, 철거용역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뉴스에서는 용산참사가 345일 만에 풀렸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용산참사를 교훈 삼아 재개발사업을 할 때 철거민들의 생계보장을 하고 다시는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부 측 입장발표가 흘러나온다. 

▲ 지인들과 함께 우로부터 세번째가 소설가 유채림, 직장 동료와 지인들이 함께 농성을 지지하며 위로하는 예배를 드렸다. ⓒ 김민수 강제철거

용산에서와 똑같이 야만스러운 일들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 야만스러운 폭력 앞에서도 기적같이 용산처럼 사람이 죽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용산참사도 만일 인명피해가 없이 철거용역과 경찰의 진압으로 철거가 진행되었다면 지금쯤은 다 잊혔을 것이다.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야만 비로소 자신들이 얼마나 야만적인 행동을 했으며, 가난한 자들을 무자비하게 거리로 내몰았는지를 깨닫는다면 그것은 너무나도 큰 비극이다. 345일 만에 타결되었다는 용산참사도 일 년 가까운 싸움 끝에 얻어낸 절반의 승리인데, 그냥 잊혀버릴 가능성이 농후한 일의 진실을 밝힌다는 것은 오늘 이 야만의 사회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 싶다.

▲ 강제철거 철거는 가장 야만스러운 자본의 폭력이다! ⓒ 김민수 강제철거

12월 28일,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인천작가회의는 "유채림 소설가의 삶터, 두리반 식당을 빼앗지 마라"는 성명서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작가들의 이름으로 말한다. 가난한 자들을 더 이상 짓밟지 마라! 기어이 또 다른 용산참사를 일으킬 셈이 아니라면, 세입자의 생존권을 존중하라! 아무리 개발이 가져다 줄 이익에 눈이 멀었다 해도 어찌 안온한 가정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죄악을 저지른단 말인가! 새행사와 시공사는 당장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눈으로 자신을 살펴보고 이웃을 돌아보라! 그리고 지금 당장 소설가 유채림씨의 가족의 소중한 삶터 '두리반'을 돌려주어라!

재개발 시행사 남전디앤씨와 시공사 GS건설은 이러한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귀를 막는다면 정부 측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다. 곳곳에서 용산과 다르지 않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나 몰라!' 하는 것은 직무유기며, 직무유기를 밥 먹듯이 하는 정권은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용산참사 345일 만에 타결이라지만 여전히 용산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형이다. 어찌할 것인가!

강제 폭력 재개발 중단하고 서민 생존권 보장하라 !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존중받는 평화 세상을 이루는 것이 기독교 신앙임을 고백하는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현재 곳곳에서 진행되는 무분별한 재개발 사업을 주시하며 다시는 용산 참사와 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생존권보다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재개발 선정지역의 서민들을 협박하며 쫓아내는 무자비한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성탄 전야인 지난 12월 24일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두리반’이라는 식당에서 또다시 재개발 명목으로 참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건설업체 용역들이 식당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가둔 채, 모든 집기들을 들어낸 후 건물 전체를 커다란 철판으로 둘러싸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버린 것입니다.

 ‘두리반’은 작가 유채림(본명 최해성)씨 부부가 찜질방 구내식당을 하며 고생 끝에 모은 모든 재산을 투자해 개업한 식당입니다. 권리금 1억원을 들여서 시작한 희망의 터전이었습니다. 그러나 건설업체는 용역들을 앞세워 이사비용 300만원을 받고 나가든지 아니면 강제로 내쫓아버릴 것이라며 온갖 협박과 회유를 하던 중 결국 폭력을 앞세워 추운 겨울 거리로 내몰아 버렸습니다.

 관할청인 마포구청은 지역 주민의 삶을 돌보고 지켜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포구청은 서민들의 생계에는 무관심한 채 재개발을 허가했고, 시행사 남전디앤씨와 시공사 GS건설은 용역 직원들을 앞세워 힘으로 강제 철거를 강행하려고 한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힘을 앞세워 서민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추운 거리로 내모는 비인도적인 행위는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동교동지역 철거 문제가 거의 1년 만에 어렵게 타결한 용산 참사의 재판이 될까봐 우리는 심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마포구청장은 동교동 재개발문제에서 세입자들에 대한 대책을 신중히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재개발업체는 무자비한 폭력 행위를 즉각 멈추고 현실적이고 평화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은 어떤 폭력도 용납하지 않고 이 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공정한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이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생존권과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구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인권이 존중되고 서민들이 보호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기도와 실천의 행진을 이어갈 것입니다.

                         2009년 12월 3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 전 병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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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림 지음 [금강산, 최후의 환쟁이](새움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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