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백정훈 기자의 기사입니다.

	▲ 용산 참사가 타결된 다음 날인 12월 31일, 2009년 마지막 촛불 예배가 용산 남일당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용산 참사가 타결된 다음 날인 12월 31일, '촛불을켜는그리스도인들'이 주최하는 2009년 마지막 촛불 예배가 용산 남일당에서 열렸다. 올해 41번째 촛불 예배였다. 칼바람이 부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70여 명의 사람들이 비닐로 둘러싸인 천막 아래에 모였다.

협상은 타결되었지만 예배 참석자들은 기쁨보다는 결의와 다짐의 말을 더 많이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송상규 변호사는 "수사 기록 3,000쪽에 무슨 내용이 있기에 공개조차 하지 않는다. 사건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도 하지 않으면서 애꿎은 사람들을 살인자로 몰아 구속했다.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민변도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연대하겠다"고 했다.

고 이상림 씨의 아내 전재숙 씨는 그동안 곁을 지켜 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당부의 말을 했다.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구속자 석방 등을 생각하면 갈 길이 멀고 먼 것 같다.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함께해 주시고 저희들의 힘이 되어 주셨으면 한다."

	▲ 문대골 목사는 설교에서 현 정권의 행태와 대형 교회의 모습이 대형주의, 외형주의, 수량주의를 추구하는 면에서 닮은꼴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설교자로 나선 문대골 목사(기독교평화연구소 소장)는 현 정권의 행태와 대형 교회의 모습을 비교했다. 문 목사는 현 정권의 특징을 대형주의, 외형주의, 수량주의라고 했다. "정부가 최근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유치,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를 일컬어 국운이니 천운이니 하는 것은 오만이다. 대형 교회가 2,000억 원짜리니 3,000억 원짜리니 하면서 '메가 처치의 힘 있는 선교'를 운운하는 것과 영락없이 닮은꼴이다"고 했다.

문 목사는 또 대형 교회가 저지른 역사적인 죄는 '사회 양극화에 대한 죄의식'을 지워버린 것이라고 했다. 부자는 복 받은 사람, 잘 믿은 사람이고, 가난한 이는 제대로 믿지 못한 자라는 생각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문 목사는 "같이 살기, 함께 살기를 잃어버린, 대형 교회가 좌지우지하는 한국교회에 하나님은 없다"고 했다.

	▲ 칼바람이 부는 영하의 추운 날씨였지만 70여 명의 사람들이 비닐로 둘러싸인 천막 아래에 모여 예배했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예배 중에 지난 12월 25일에 열린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에서 모은 성탄 헌금 1,200만 원을 유족과 용산범대위, 유자녀들에게 전달했다.

2009년 하반기 '촛불을켜는그리스도인들' 운영위원장을 맡은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혹한의 길바닥이지만 하나님이 함께하는 예배였다. 추운 날씨에도 몇 겹의 옷을 입고 참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직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촛불 예배가 유족과 투쟁하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된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1월 9일 장례를 위해 유족들은 빈소를 희생자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다음 촛불 예배는 1월 7일 저녁 7시 30분 순천향병원에서 장례 예배로 열린다.

한편 촛불을켜는그리스도인들은 구속자 석방을 위한 탄원서 서명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련 양식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 국무 총리의 유감 표명과 희생자의 장례로 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채웠지만, 구속자 석방과 진상 규명 등 풀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사진은 남일당에 걸려 있는 현수막. ⓒ뉴스앤조이 백정훈

	▲ 예배 마지막 순서인 공동 축도를 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손을 잡았다. ⓒ뉴스앤조이 백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