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1:12~26

23절에서 바울은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좋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가 스스로 좋다고 말한, 그 훨씬 더 좋은 죽음을 포기하고 덜 좋은 것, 세상을 사는 것을 택하면서 왜 살아야 하는 것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말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의 이런 앞뒤 맞지 않는 논리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것일까요?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좋다”고 해놓고서는 “그러나 나는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왜 그렇게 말했을까요?


1. 감당해야 할 인생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야만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23절을 보면 바울은 “차라리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상을 떠난다,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 그렇게 하고 싶다” 등의 표현은 직설적으로 말해서, “죽는 것, 죽고 싶다”의 뜻입니다.


• 바울은 죽음 예찬론자인가?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라니...

왜... 바울은 이렇게 죽음을 향한 예찬적인 태도, 혹은 죽음 지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삶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인 듯한, 혹은 삶이란 약간 가치가 없다는 듯한, 비관적인 모습 비슷한 태도를 보였던 것일까요?

분명한 것은 바울이 “죽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을지라도 그렇게 말한 이유는 그가 삶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는 세상을 사는 인생에 대해 결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한 때 죽음을 동경했던 욥과 같은 심정으로 지금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결코 현실의 삶을 부정하고 현실 세계에 대해 비관하고 삶에 대해 허무해 하므로 죽음을 갈망하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이 이처럼 ‘죽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한 이유는 허무주의나 회의주의와 같은 비관적인 태도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먼저 알고 이유를 추적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다시 23절을 가만히 묵상해 보면, 마치 바울이 죽음을 칭송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가 이런 고백을 한 데에는 신앙적인 이유가 있음이 발견됩니다. 신앙적인 이유에서 볼 때 그에게 있어서는 “죽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로 여겨진다는 것이지요. 어째서 그렇다는 것일까요? 왜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일로 여겨진다’고 말했던 것일까요? 오히려 신앙적이라면 어떤 경우에서든지 살아남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 바울이 ‘죽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라고 말한 배경

20b~21절을 통해서 우리는 바울의 내심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구절이 ‘바울은 죽음을 예찬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답을 주는 핵심적인 배경이 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는 말하길,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주님이 영광을 받으실 수만 있다면 그에게 삶이나 죽음, 세상을 사는 것이나 세상에서 떠나 죽음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어떤 것도 상관없다는 뜻입니다. 왜냐 하면, 그가 세상에 살아 있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간 개체 존재인 바울이라는 육신이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바울로 인해 영원하신 그리스도가 살아 있는 것’이라는 신앙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죽음으로 인해 그리스도의 살아 계심이 나타난다면 그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는 뜻을 보인 겁니다.

따라서 21절에 의하면, 인간 존재로서의 바울은 죽거나 살거나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살아도 주께, 죽어도 주께; 살아도 주를 위하여, 죽어도 주를 위하여(롬14:8)” 라는 인생의 신앙적 목적 때문입니다. 죽어도 그 죽음을 통해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고 살아도 그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난다면 사는 것이나 죽는 것이나 그에게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믿음인 겁니다.

그래서 그는 22절과 같이 말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 내용은 한마디로 말해서 생과 사의 문제를 앞에 놓고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와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기왕이면 둘 중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을 택해야 할 텐데... ‘사는 것이 더 좋은 일인가? 죽는 것이 더 좋은 일인가?’ 어차피 ‘사나 죽으나 그리스도의 살아계심의 증거 됨이 마찬가지라면 어떤 편을 택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인가’를 볼 때 그 우열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그는 22절 끝부분에 나타나 있는 대로 ‘무엇을 택해야 할는지 나는 알지 못하노라’고 하였던 겁니다.


• 죽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하면서도 사는 것 쪽으로 기울어진 이유

그는 선택을 제대로 잘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둘 사이에 끼었으니 차라리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라(23절)”. 죽는 것이 낫겠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살아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그 이유는 “살아서 감당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그가 마치 죽음 예찬론자인 것처럼 ‘죽는 것이 훨씬 더 좋다’라고 말해 놓고서는 그것을 번복하는 것처럼 ‘그렇지만 살아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살아서 주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해야 하는 책임과 사명”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서 나온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주장은 바울이 말한 25절을 통해 잘 나타납니다. 그는 여기서 ‘죽음이 훨씬 더 좋다’고 말했으면서도 죽음보다 덜 좋은 ‘사는 것’을 택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23절 끝부분부터 읽어보면, 바울은 ‘죽는 것이 더 좋다’면서 ‘죽고 싶으나...너희 믿음의 진보와 기쁨을 위하여 너희 무리와 함께 거할 이것을 확실히 안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에 따르면, 바울 자신은 ‘죽음을 훨씬 더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살면서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음을 볼 수 있지요.

그러면, 대체 왜 바울은 이런 말장난 같은 소리를 한 것일까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그리스도 주 예수를 향한 바울의 믿음이 육체를 입고 있는 인간 존재의 생과 사를 깊이 생각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의 입장에서 볼 때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죽음보다 덜 좋은 삶, 고통스런 인생을 살아야만 한다면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절대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뜻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겁니다. “당신은 왜 사는 것인가?” 그런데 이에 대해 신경질적으로 “왜 사냐구? 그래... 죽지 못해 산다. 어쩔래...!” 이런 식의 답변을 나누자고 바울이 이렇게 생과 사의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지요. 태어난 인생은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 것인데, 사는 날 동안 무슨 생각을 갖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 이런 고민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지요.

세상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인생, 적어도 두 발로 자유롭게 걸어 다니면서 두 손으로 도구를 사용하고 지능이 있음을 자각하는 존재로서 네 발로 기는 짐승의 삶과는 다른 인생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이유를 갖고 세상을 살아야 하는 것인가? 바로 이런 문제를 앞에 놓고 인생을 통찰할 때 바울의 모습에서 귀한 교훈을 얻게 되는 겁니다.


• 신앙 안에서 인생 문제를 고민하면서 성경 말씀의 해답을 추구하며...

지금까지 말씀드린 대로 바울은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는 것보다 덜 좋은 사는 쪽을 택한다. 이유는 이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바울처럼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나에게 세상을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것 때문에 열심히 사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기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것 때문에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경제문제, 질병문제, 인간관계 문제, 진급문제, 진학문제, 사업문제, 직장문제, 친구문제 등... 믿음이 없는 사람들도 다 똑같이 당하는 그런 종류의 인생 문제 말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오늘의 본문에 나오는 바울의 입장과 같은 그런 신앙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사시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말씀에 비추어서 내 인생을 한 번 해석도 해보고, 말씀에 비추어서 세상 돌아가는 것도 좀 해석해 보기도 하고, 말씀에 근거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도 해보는 ‘바울 식 사유의 기쁨을 누리는 그리스도인 인생’을 통해 자랑이 풍성한(26절) 미래를 기약해 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럴 때 훨씬 더 좋다고 여기는 문제들을 과감히 포기하고 비록 덜 좋게 보일지라도 믿음 안에서 풍성한 삶을 기약하게 될 것입니다.


• 죽는 게 훨씬 낫지요. 그러나 이런 나 때문에 희망을 보는 사람이 생깁니다

하반신이 절단된 어느 분이 울적하면서도 구성지게 노래를 부르면서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모습을 보고 어떤 사람은 크게 불쌍한 마음을 갖고 그를 동정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정부를 원망하기도 하였습니다. 나라가 못살더라도 저런 사람들은 정부가 좀 어떻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리고 다른 어떤 사람들은 매우 큰 불쾌감을 느끼면서 “왜 사니...”라며 들릴 듯 말 듯 하는 입말로 중얼거리다가 그만 누군가가 들을세라 깜짝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분... 노래하다가 갑자기 하던 노래 중단하더니,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서인지, 아니면 이런 분위기에 대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아서였는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저를 보고 계신 여러분, 저를 보시면서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아니면, 어떻게 저런 몸으로 살까? 궁금증이 드시나요? 아니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왜 사니... 하시나요?

여러분, 반 토막인 이런 몸을 갖고 있는 제가 여기 나와서 이렇게 사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죽지 않고 살면서 햇빛을 고마워하는데 사지 멀쩡한 건강한 사람들이 왜 죄를 저지르면서 못된 짓하며 사는 겁니까? 저런 사람도 열심히 사는데 내가 이렇게 살아선 안 되지... 깨우치는 사람들이 간혹 있기에,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길 원해서 저는 오늘도 열심히,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습니다.

......

‘죽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라고 판단되는 상황 속에 있으면서도 고난과 질병과 재해와 불행과 죽음과 죄악이 판치는 이 세상을 살아가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 바울과 같은 사람들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 안에서 믿음으로 살면 각종 죄악과 각종 질병과 다양한 죽음들이 기세등등하게 판치는 사탄의 세상이 천국으로 변화되는 기쁨이 있기에 어떤 형편에서든지, 살든지 죽든지를 무론하고 “사나 죽으나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주어진 생명의 날 동안 열심히 사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여러분도 바울과 같이 세상을 살아야 하는 믿음의 이유를 확실하게 붙잡고 주 안에서 열심히 삶에 최선을 다하므로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믿음 안에서 복 받은 삶에 대한 간증이 풍성하게 되시기를(26절) 축원합니다.


2. 죽는 것보다도 못한 덜 좋은 삶을 통해 하나님이 증거되기 때문입니다

12절을 보세요. 바울에 의하면 결코 아름답고 기쁜 일이라고 할 수 없는 고난이 오히려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가 당했던 일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13절 이하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죄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예수의 그리스도 되심을 증거하다가 체포되었습니다. 13절, 14절, 17절에 나타나는 “나의 매임”이라는 말은 당국에 체포되어 투옥되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바울이 투옥된 이유는 로마의 현행법을 어겼기 때문도 아니고 반로마 항전에 연루되었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뭇 영혼들에게 그리스도 예수로 말미암는 생명의 말씀을 전하다가 투기와 박해를 받아서 된 일이었습니다(15절,17절).


• 긍정적으로 나타난 현상 두 가지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얼마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웠으며 창피했을까요? 그러나 바울은 오히려 그런 일 당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고(20절), 기뻐했다고 했습니다(18절). 왜냐 하면, 바울이 그런 일을 당함으로서(17절) 그리스도가 더욱 강하게 증거되는 역사가 나타났기 때문이었습니다(18절).

바울이 투옥되는 일로 인해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주 안에서 바울을 더욱 신뢰하는 현상이었습니다(14절a). 바울이 투옥되자 ‘나도 투옥해라’는 식의 무차별 전도활동이 일어났습니다(14절b). 믿음의 형제들이 바울의 투옥을 계기로 겁을 먹고 숨어버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겁 없이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던 겁니다. 이로 인해 바울을 중심으로 하나가 된 믿음의 형제들은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효과가 보게 되었습니다(16절).

이런 현상을 통해 우리는, “화가 변하여 복이 되었다”는 말씀의 역사를 확인하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전도 활동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바울에게 고통을 가하여 그리스도를 전하지 못하게 하려고 괴로움을 더했지만(17절a)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그들의 뜻과는 달리 그리스도가 전파되는 기현상이 나타났습니다(17절b). 결과적으로 볼 때 긍정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에 의해서 그리스도가 전해지기도 했지만 뜻밖에도 부정적이고 폭력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해서도 그리스도가 전파되는 역사가 나타났던 것이지요. 오히려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지지 못하도록 시행되었던 계획적이고 노골적인 방해 작업들로 인해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었던 겁니다(18절). 그러니 바울 입장에서 볼 때 얼마나 기쁘고 기쁜 일이었을까요?(18절 끝)

그러므로 이런 현상에 대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악을 선으로 바꾸셨다”고 말하게 됩니다.

여기서 그리스도 안에 확고히 뿌리를 내린 사람들은 ‘죽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될 만큼의 혹독한 시련과, 견디기 힘든 참담한 고난의 한복판에 내던져졌다고 할지라도 “죽음보다 덜 좋은 사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놀랍게도 그리스도인들이 당하는 혹독한 시련과 견디기 힘든 고난을 통해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고 기적이 일어나며 천지가 뒤바뀌는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 안에 든든히 뿌리를 내린 믿음의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복 받은 자랑을 풍성하게 나누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지요(26절 참조). 저와 여러분의 삶에도 이런 놀라운 복의 간증들이 풍성하게 넘쳐나게 되길 바랍니다.


• 예수 믿으면 그런 복이 있단 말이지?

우리나라에 “예수의 생명의 도”가 알려진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믿음을 갖게 된 어느 집의 며느리가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그 당시 그 지역에 “교회에 다니는 것들은 조상도 모르고 집안의 질서도 모르고 오직 예수 귀신에 사로잡혀 집안 말아 먹을 짓만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그런 소문으로 인해 교회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지 않았던 때에 며느리가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 온 집안의 사람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지요. 기회를 엿보며 결정적인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한 방에 끝장내기 위해서...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며느리의 버릇을 고쳐 줄 기회가 왔다고 집안사람들이 의기투합하고 있었습니다. 집안 제사날이 들이닥쳤거든요.

며칠 전부터 제사를 준비하느라고 난리법석이었는데 그 와중에 며느리 옥죄기 작전도 또한 시작되었습니다. ‘듣자 하니 이 집안에 예수 귀신에 사로잡힌 여자가 있어서 제사를 지내면 안 된다는 패륜의 도를 전한다는데... 어디 집안 꼴 좀 볼까?’로 시작해서 갖은 핍박이 노골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생명의 도”를 입은 그 며느리는 입을 악물고 겸손하게 그녀에게 닥치는 모든 환난과 핍박과 멸시와 조롱을 잘도 견뎌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마침내 집안 제사가 그럭저럭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기왕에 며느리를 옥죄기 시작했던 그 핍박의 강도는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람 잡는 재미가 들렸는지 시댁 식구들의 핍박의 도는 점점 더 그 강도를 더해 가기만 했습니다. 결국 조상님의 은덕도 모르는 패륜의 예수 귀신이 들린 여자는 이 집에서 살 수 없다는 결정에 따라 집안 말아먹을 며느리 추방 작전마저 시행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습니다.

시아버지의 쩌렁쩌렁한 결단 촉구의 목소리를 통해 며느리의 앞날을 결정하게 되는 최후통첩이 전달되어 왔습니다. 예수를 믿던지, 말던지 결정하라는... 앞으로도 계속 집안 말아 먹을 예수 귀신에 사로 잡혀 살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그것은 조상님의 은덕을 모르고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는 패륜의 짓을 하자는 것이니 우리는 우리의 집안이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며느리를 집안에 둘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예수 믿으려면 집을 나가라는 추방 예보이었던 것이지요.

까짓 거... 요새 같으면 간단히 결단하고 말지요 뭐. 안녕히 계시라고...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돈벌이를 더 잘 하는 시대잖습니까? 그런데 그 때만 하더라도 여자가 집안에서 쫓겨나면 그것은 곧 나라님도 책임지지 못하는 가난과의 동행이 시작되는 겁니다. 그러면 얼마 못가서 곧 질병의 친구가 방문하고 빚 손님이 찾아오다가 결국 죽음의 사자가 들이 닥치는 순서를 맞게 되지요.

그런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그 집의 며느리는 예수믿음을 중단하겠다는 믿음포기를 선언하고 말았지요. 그래서 집안이 조용해지나 싶었는데... 그만 얼마 가지 않아 몰래 교회 다닌다는 사실이 들통 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화가 난 남편한테 흠씬 두들겨 맞아 거의 초죽음이 되고 말았지요.

요즘 같으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행태지요. 어디다대고 감히 폭력질? 얼굴에 손자국만 나도 바로 집안 살림이 두 쪽 날 사건이지요. 그러나 그 때는 믿음을 가진 우리 한국의 며느리들이 예수 귀신에 사로잡혔다는 그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이렇게 물리적 핍박은 물론이려니와 엄청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답니다.

그렇지만 그 때, 죽는 것이 훨씬 더 좋을 상황 속에서 죽음보다 덜 좋은 삶을 택하게 하신 주님의 섭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주께서 주먹질한 자를 거꾸러트리는 구원 작전을 개시하신 것이지요. 집안을 새롭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시작된 겁니다.

남편에게 흠씬 두들겨 맞아 거의 초죽음이 되어 정신을 잃고 꼼짝도 못하고 있는 이 나라 믿음의 여인에게 십자가의 승리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남편의 마음에 의문이 솟는 것으로 하나님의 편들어 주시기 작업이 시작되었던 겁니다. ‘대체 이 여자가 무엇 때문에 이리도 독한 박해와 시댁의 핍박을 받으면서 교회에 다니는 것인가?’ 그런 의문을 갖게 된 남편이 아내의 몸을 주물러 주면서, 변변치도 않은 당시의 약을 맞아 부은 곳에 바르며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교회가 그리도 좋아?
네.
무엇이 그리도 좋아?
집안을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복을 주기 때문이지요.
진짜 복? 무슨 복?
영원한 생명의 복이에요.
영원한 생명의 복? 그게 뭔데?
부활의 복이에요.
부활? 그게 뭔데?
예수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복이에요.
뭐? 다시 살아?
네, 그래서 제사가 필요 없어요.
뭐? 제사가 필요 없어?
네. 제사는 죽은 자를 위한 것이지만,
예수님 믿으면 다시 살기 때문에 죽은 자를 위한 제사가 필요 없어요.
뭐라구? 그게 정말야?
네.

순간 남편은 ‘죽은 자에게 드리는 제사’와 제사가 필요 없는 ‘다시 살 자’의 인생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부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 믿으면 그런 복이 있단 말이지?

이렇게 해서 얻어맞으면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상황 속에서 죽는 것보다 덜 좋은 사는 것을 택했던 이 나라 한국의 어떤 며느리의 핍박과 환난과 고통이 변하여 남편이 바뀌고 집안이 바뀌게 되었던 겁니다. 괴로움을 더하게 할 줄로 생각하여 갖은 핍박을 다 퍼부었지만 그리스도가 그 집안에 전파되었던 것이지요(18절).


영원한 생명의 복된 말씀으로 인해서 갖은 수치와 부끄럼과 망신과 투옥과 핍박과 죽음의 위협 등을 당했던 바울의 모습 그대로를 살았던 어떤 며느리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의 능력이 나타나는 통로가 되었던 겁니다(19절).

오늘날 핍박이 사라져버린 한국 교회의 상황 속에서 “훨씬 더 좋은 일을 포기하고 덜 좋은 것을 택하노라”는 믿음을 볼 수 있습니까? 이 시대는 ‘이런 쾌락은 천국에서도 경험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는 세상인데 어찌 ‘사는 것이 모든 것 중에 제일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분명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주어진 생명의 날동안 자기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기 좋은 일이지만 “사는 것이 훨씬 좋다”면서 삶의 쾌락을 위하여 모든 것을 걸다가는 사는 것 보다 덜 좋은 죽음을 동경하게 될 것이란 사실을 말이지요.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ㅇ 사는 날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겠는지를 분명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사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분명히 모른다면 곧 사는 것 보다 덜한 죽음을 훨씬 더 좋은 것이라며 동경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ㅇ 또, 사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시대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잘 전파될 수 있는 내 인생의 모습은 어떤 것이어야 할런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연,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훨씬 좋다”면, 그래서 “사는 것”을 추구하는데 올 인하는 사람이라면 영원한 생명, 부활의 생명을 주시는 주님의 복음을 옛날 보다 훨씬 더 쉽게, 빠르게, 자연스럽게, 박해도 없이, 거부반응도 없이, 쑥쑥... 더 잘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왜 “사는 것이 훨씬 더 좋다”면서도 영원한 생명, 부활의 삶을 살게 하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예전보다 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대가 되었을까요? 말씀드린 대로 참다운 영생을 위해 핍박받으면서 예수의 영에 사로잡한 삶을 고난가운데서 사는 사람이 이 시대에 있습니까? 왜 ‘사는 것이 훨씬 좋다’는 시대에 영생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기세가 더욱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요?

주님 오신 날을 기다리면서 이 강림절을 보내실 때에 “왜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깊이 묵상하시면서 영원한 생명의 구주이신 주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우리의 삶을 진정 아름답게 꾸며 가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이름 의지하여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