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화) 저녁 7시, 감리교신학대학교 종합관 207호에서는 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주최한 예수청년학교, 예수학당의 김영민 교수 초청 특강이 열렸다. 김영민 교수는 90년대에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종교철학과 학생들을 가르쳤었고 한일장신대 등을 거쳐 현재는 숙명여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이날 김영민 교수는 ‘인문학으로 본 예수운동’이라는 주제로 열띤 강의를 펼쳤다. 현재 철학계 최고 지성의 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김영민 교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예수청년학교와 예수학당 수강생은 물론 많은 학부생 및 대학생들이 참석하였다.

▲ 강연을 경청하는 참석자들 ⓒ 방현섭

김영민 교수는 우선 칸트와 벤야민, 바디우 등을 들면서 기독교와 인문학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인문학은 자유에 관심하는 반면 기독교는 진리에 집착하기 때문에 이 둘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 김영민 교수 ⓒ 이필완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기독교의 예수운동이나 인문학은 주류가 될 수 없는 운명이며 무능하다고 치부될 수밖에 없는데 인문-종교-예술은 그 무능의 중심에서 미래의 급진적인 가능성을 배태하는 존재론을 고집해야 한다고 강연을 정리하였다.

필자에게 있어 김영민 교수의 조어로 탄생한 단어들이 빈발한 강의인데다가 워낙 철학적 식견이 천박하고 독서량이 일천한지라 결코 쉽지는 않았으나 어렴풋이나마 알아는 들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무능, 상처, 지는 방식, 알고도 모른 체하기(필자는 공자인가가 ‘모든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요,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이미 모든 것을 아는 것이다’라고 했던 것과 비슷한 의미로 이해했는데) 등등이 자본주의적 유능을 내리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강의를 마치는 부분에서는 눈이 확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이미 한국사회에서 인문학이나 예수운동 따위는 결코 주류운동이 될 수 없다는 비관적인 견해가 김 교수의 지배적인 견해인 듯하다. 그러나 결코 낙관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이기만 하다는 것도 아니니 개운한 듯 하면서도 개운치 못한 느낌이다. 그러나 무능하나마 인문학운동을 통해 꾸준히 한국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김영민 교수의 모습에서 예수운동의 운명도 투영돼 보이니 이미 인문학과 예수운동은 한 운명체가 아닌가 하는 경험을 하였다.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는 시대, 예수운동이 삼박자 축복으로 희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예수운동과 인문학은 적의 적이 아니라 좋은 친구를 만난 듯 싶다.

▲ 이 날의 한기연 강연은 60여명이 참석했다 ⓒ 이필완

▲ 김영민 교수를 소개하는 한기연 소장 김준우 교수 ⓒ 이필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