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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목) 저녁 6시, 충정로의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에서는 감리교평화행동과 겨자씨선교회가 주관한 ‘감리교 에큐메니칼 활동가 힘주고 격려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감리교평화행동은 감리교회의 적극적 대사회참여를 위해 2009년에 만들어진 모임이고 겨자씨선교회는 에큐메니칼 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4년 전에 만들어진 모임이다.
이 자리는 최소영 목사(교회여성연합 총무), 권혁률 집사(CBS 방송국 종교부장), 노혜민 목사(KNCC 정의평화국 간사), 남궁희수 목사(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상임연구원) 등 새롭게 에큐메니칼 기관에 파송된 활동가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마련된 자리로 감리교회의 활동가 및 후원자 20여 명이 함께 하였다.
여는 예배의 사회를 맡은 진광수 목사(감리교평화행동 대표)는 이 자리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시작하였다. 기도를 한 이헌 목사(생명나무교회)는 서로 격려하고 기도하는 이 아름다운 전통이 계속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다.
박인환 목사(화정교회)는 고린도전서 4:1-4의 본문으로 말씀을 전하였다. 박 목사는 ‘학창시절 채플시간에 경찰이 들이닥쳐 친구 둘을 연행했다. 이들은 전단지를 채플시간에 살포하려다가 발각되어 결국 6개월 형을 받고 감옥살이를 하였다. 교회만 알고 살아왔었는데 군목시절에 충격적인 경험을 하였다. 교회에 나와 앉은 병사 하나가 얼이 빠져 침을 흘리면서 바보처럼 앉아있기에 저런 바보가 어떻게 입대를 했느냐고 군종병에게 물었더니 시국문제로 끌려가 고문을 당해 저런 상태가 되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군시절에 정훈장교가 WCC를 좌익용공세력으로 매도하면서 이에 대한 설교를 부탁하였지만 내가 거절하여 충돌이 있기도 하였다. 한번은 월북기도자로 체포된 사병 하나를 면회하게 되었다. 그 사병은 북한에서 살포된 삐라 안전보장증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된 것이다. 아마도 휴가 나가면서 친구들 보여주려고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고문을 못 이겨 월북기도를 했다고 자백을 하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보안장교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하여 문제가 커졌는데 당시 군인교회 집사였던 연대장이 목사인 나에게 다 정리돼가는 문제를 크게 만들었다며 술을 마시고 와 화를 내기도 하였다.
장교로서 연장복무를 하려던 나는 결국 군대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실망하여 3년 만에 제대를 하였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목회와 교회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사회에서 목회를 할 때 중부연회 후배들이 감리교목회자협의회를 조직한다는데에도 후배들의 요청으로 불려갔었다. 평생 데모는 물론 전단지 한 번 손에 잡아본 적 없는 내가 이 일로 소위 운동권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교회와 세상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목회의 중요한 주제로 삼게 된 것이다.
목회 30년을 하면서 하나님이 아니라 교인들에게 충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충성의 대상이 변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든 것이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 모두 각계각층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분들인데 오직 하나님께만 충성하고 다른 것들에 충성하는 변질이 없기를 바란다. 주님께만 충성하는 마음을 잃지 마시기 바란다’고 설교하였다.
 
이어 환영을 받는 최소영 목사, 권혁률 부장(권 부장은 회사 모임으로 뒤늦게 와서 따로 인사하였다), 노혜민 목사, 남궁희수 목사를 소개하고 축하선물을 전달하였다. 선물은 특히 겨자씨선교회에서 준비하여 증정하였는데 선물과 별도로 120여만 원을 남궁희수 목사에게 전달하였다. 이헌 목사는 겨자씨 선교회가 갑자기 신병을 앓게 된 KSCF 김오성 목사를 돕기 위해 모금하여 그동안 마련한 1천여만 원 이상의 기금을 지속적으로 김오성 목사에게 전달하였는데 모금도 끝나고 해서 남은 것을 이번에 정리하게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축하의 말은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가 하였다. 양 목사는 ‘교회 안에 갇힌 기독교가 불만스러워 목회에 나가 교회가 지역과 함께 하며 지역을 섬기는 교회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사회영역에서 일하다보니 어떻게 사회와 교회가 소통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현장성과 영성이 함께 가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삶이었다. 전문 현장일꾼으로 살다보니 영적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여 소진하게 되는 것을 경험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는 아침에 일어나 관상기도를 하고 에크하르트의 설교문 한 편을 읽은 후 옥상의 상자텃밭에 심겨진 생명과 소통을 하며 에너지를 얻는다. 산책, 등산, 자연을 벗삼는 것은 영성회복을 위한 좋은 성찰의 시간이 된다. 번잡한 생각을 실천으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문제를 신앙적으로 풀어가려는 의식적 노력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모두 많이 사랑하고 많이 사랑받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였다.
축하의 말에 최소영 목사, 노혜민 목사, 남궁희수 목사는 한 결 같이 최선을 다해 맡은 일을 할 것이며 축하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에 감사한다고 인사하였다. 예배를 마친 후에는 여성 활동가들이 직접 만든 스파게티로 모두 함께 애찬을 나누었다.
예수님의 목회가 유대교라는 종교적 틀을 넘어 사회라는 장의 한 가운데서 벌어진 일이었음에도 오늘날의 기독교는 예수님의 목회를 교회, 종교라는 틀 안에 가두어 두려고 애를 쓰며 사회 안에서 사회적 성화를 위해 투쟁하는 이들을 좌경으로 몰아부친다.
최근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는 천주교회의 경우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천주교가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종교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국민의 민주적이고 상식적인 의식이 더욱 고양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은 사회와 괴리된 피안의 세계가 아니라 사회의 한 가운데, 중심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 시대에 기독교인의 사회참여활동은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 오히려 손가락질을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에큐메니칼 활동가들은 이삼중의 편견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 길을 꿋꿋하게 가는 이들의 행보는 더없이 아름답다. 또한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신뢰하며 듬직한 언덕이 되어 주는 전통도 아름답다. 이 귀한 마음이 머지 않은 미래에 귀한 열매를 맺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감리교평화행동은 28일(월) 오후 1시 30분에 용산 참사현장에 방문하여 그동안 용산유가족을 돕기 위해 모금한 성금을 전달하고 기도회를 개최한다. 아울러 ‘고난함께(황인근 총무)’는 용산 참사 유가족 자녀들 열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음도 보고하였다. 28일의 유가족 성금전달 기도회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
* 딩딩뉴스도 오랫동안 겨자씨선교회의 재정 후원을 받아왔다. 이 지면 말미를 이용해 좋은 일 많이하는 겨자씨선교회에 새삼 감사드린다...(당당뉴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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