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떻게 하다보니 목요기도회 홍보위원장이 되었습니다. 이 글은 목요기도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목요기도회가 좋습니다. 가입절차도 없고 탈퇴절차도 없습니다. 개혁의 깃발아래 모이기만 하면 됩니다. 바쁘면 안 나와도 됩니다. 얼굴이 보고 싶으면 나오면 됩니다. 와도 가도 누가 뭐라는 사람없습니다. 서로 토론하고 기도하고 밥먹고 헤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만납니다. 목요기도회에 한 번 참석해보시고, 그동안 뜸하셨던 분들 귀한 얼굴 뵙기를 바랍니다...(성모)

고수철 감독회장 당선자님께

감독회장에 당선된 이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습니까? 업무도 일영연수원으로 옮겨서 해야 했고, 이 곳, 저 곳 눈치보며 편치 못한 나날을 보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감독회장당선자라고 굳이 호칭을 하는 이유가 목사님께서 법적으로 당선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화해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계류중임으로 아직까지 당선자라고 생각합니다.

법적인 감독회장당선자임에도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함을 보며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글을 드릴 수 밖에 없는 것에 저 역시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난 9월 5일에 김성국 목사님이 당선자님께 감리교회를 위해 희생적 단안을 내려서 재선거에 출마하시지 말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저 역시 김성국 목사님의 견해에 찬동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누가 감히 당선자님께 출마하시라 마시라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국 목사님은 감리교회라는 공동체를 위해서 개인적인 억울함이 있어도 더 나은 감리교회 발전과 부흥을 위해 과단성있는 결단을 내리시길 희망했습니다.
그는 김국도 목사님에게 또 나올 명분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잠시 주어졌던 시간과 기회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출마를 포기할 것을 바랐습니다. 지난 감리교회사태의 중심에 있던 원로로서 책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정상적인 개혁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출마를 포기할 것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을 옹호하는 분들께서는 고수철 목사님은 교회법에 의해 분명히 감독회장당선자임이 분명하며, 120여일 동안 본부가 점거상태에 있었는데 어떻게 개혁을 실천할 수 있었겠는가 항변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목사님은 감독회장당선자임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개혁을 실천하기 어려웠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선듯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120여일 동안 개혁할 만반의 준비를 해놓으셨다고 하는데 그것은 가까운 측근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지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김국도 목사님측에 대항한 소송만큼은 부족함 없이 준비하셨던 것 같습니다.
최소한도 이렇게 개혁하겠다는 간단한 의사표명도 없던 분이셨는데 개혁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말을 어떻게 알 수 있으며,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교회법에 의해 감독회장당선자임이 분명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인정합니다만 출마의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2005년 10월 25일. 제주도 조천 체육관에서 열린 제 26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연회감독을 마친 이도 감독회장에 출마할 수 있다”는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쳤는데 여러분이 반대발언을 하셨습니다. 황광민 목사님은 연회장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반대하셨고, 김진호 목사님은 욕심을 버리라고 하시며 반대하셨습니다.

압도적 다수로 부결되었습니다. 즉 감독을 마친 이는 감독회장에 출마할 수 없다고 결론이 난 것입니다.

그 후 2007년 9월3일에서 5일까지 온양에서 열린 제10차 감리교 장정개정위원회에서 감독을 지낸 사람은 감독회장의 피선거권을 주지 않기로 투표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2007년 11월 9일, 제 27회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서 “연회감독을 마친 이도 감독회장에 출마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의에 “헌법과 법률에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출마할 수 있다”라는 해석을 했습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저는 감독회장당선자님의 내면에 있는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감리교의 정치구조를 너무나 잘 알고 계셔서, 감리교회의 의사결정구조를 너무나 잘 아셔서 그것을 잘 이용하신 것 같다는 의혹이 입니다.

유감스러운 일이 여기서도 일어난 것입니다. 2005년 입법의회 본회의에서 ‘감독을 마친 이는 감독회장에 출마할 수 없다’고 결론이 났다면, 2007년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서서 ‘출마할 수 있다’는 해석을 하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헌법과 법률에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출마할 수 있다’였는데 이 부분이 이해가 안간다는 것입니다. 헌법과 법률에 제한하고 있지 않아도 2년 전 입법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안건입니다. 이것을 장정유권해석위원들이 몰랐을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출마할 수 없다’라고 결론을 내야 합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 혹은 다른 결론이 위원회에서 났어도 결론을 유보하고 입법의회 본회의에 부쳐야 되는 안건였습니다. 본회의에서 부결된 안건이 어떻게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서 반대로 해석될 수 있습니까? 이것은 위원회가 총회의 우위에 서서 총회를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이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감리교회가 오늘의 이런 혼란한 사태를 맞이한 것은 이런 상식에 어긋나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의 장정유권해석위원들은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당선자님께 이 부분에 의문이 있습니다. 왜 입법의회에서 부결된, 그것도 압도적으로 부결된 안건을 2년 후에 다시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 질의를 했을까? 총회는 불가능해도 장정유권해석위원회는 소수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어떻게 요리할 수 있었다는 계산 때문이 아닙니까? 혹 그 당시 장정유권해석위원회 위원장하고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까? 서로 어떤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까?
총회의 결의를 어떻게 소위원회가 뒤집을 수 있습니까? 이런 몰상식이 횡행하기 때문에 감리교회가 이렇게 어지러운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당선이 법원에 의해 확인된다 하더라도 과연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4년의 과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지 걱정이 앞섭니다. 정말 억울하시겠죠. 당선자님께서도 깊이 고뇌하고 계실 줄 믿습니다. 다시 한 번 간청합니다. 재선거 출마 포기를 선언해주시면 어떨까요?

김성국 목사님이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런 결단이 있을 때 “고목사님이 감독회장으로 당선되셔서 정치적으로 성취하고 이룩하는 그 어떤 성과보다도 위대하며 그 어떤 책무보다 중다하다 사료하는 바입니다. 그 결단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 역사는 기록할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감리교회를 향한 당선자님의 결단으로 이 혼란이 수습된다면 감리교회를 향한 목사님의 위대한 결단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고수철 감독회장 당선자님의 결단을 소망하며 이만 줄입니다. 평안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성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