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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뉴스엔조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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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개혁주간을
맞아 열린 '교회의날' 기간 중 '교회를 교회답게'를 주제로 한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에큐메니칼진영과 복음주의진영이 교회개혁을
위한 민주적 제도 도입과 평신도 역할 강화에 공감을 이뤘다.이날 목회자 신학생 교수 평신도 여성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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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 양 진영의 개혁세력이, 목회자의 비도덕성이나 비민주적 교회구조 등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진단하고 공동의 과제를 모색했다. 종교개혁 주간을 맞아 열린 한국교회의 날 행사 중 하나로 10월
27일 서울 종로5가의 기독교회관에서 ‘교회를 교회답게’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교회 주류인 보수수구세력은 사회의 이반이
됐고, 비주류인 진보세력은 교회의 이반이 됐다”며 보수 진보를 망라해 교회가 설 자리를 잃은 현실이 지적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적 제도 도입을 통한 교회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초점이 모아졌다. 특히 당회 중심의 비민주적 구조를 바꾸기 위해 최근 정관을 제정한 향린교회가
모범 사례로 제시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지난 3년간 벌여온 '모범정관운동'을 받아들여 대표적인 진보진영 교회인 향린교회가 앞장서서 정관을
내놓은 것이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를 아울러 교회개혁을 위한 실천적 연대를 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토론회는
발제 없이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노치준 목사(광주다일교회) 백종국 교수(경상대·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류태선 목사(전 예장통합 사회봉사부
총무) 박종권 집사(향린교회) 홍보연 국장(기독교여성상담소) 김반석 총무(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가 패널로 참가했으며, 청중석을 메운
목사·신학생·활동가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제도 개혁 시급, 목회자 영성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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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치준 목사. ⓒ뉴스앤조이
신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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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들은 대개 교회개혁을 위한 민주적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제도적 측면에
못지않게 영성적 측면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치준 목사는 “교회는 영적 공동체”라며 “한국교회의 문제는 영성이 제대로 살아
있지 못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실제로 문제 있는 목회자는 극소수이고, 목사가 교회 재정이나 당회를 주무를 수 있는 교회는 1%밖에
안된다”며 “교인들 눈치 보면서 어렵게 목회하는 목사들도 많다”고 봤다.
박종권 집사는 목회자의 영성에만 기대하면 개혁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 집사는 “목회자가 문제를 저지르는 것은 신도들이 목사에 대해 갖는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며 “목회자도 타락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목사의 전횡을 예방하기 위해 당회장을 장로로 뽑은 성터교회(목사 방인성) 사례를 들며,
이같은 일은 제도적인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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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권 집사. ⓒ뉴스앤조이
신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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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연 국장도 “교회가 먼저 있고, 교회의 필요에 의해 목회자가 생긴 것이다”며, 교회보다
목회자를 보호하는 일이 우선시되는 경우를 지적했다. 가령 목회자가 성적 비행을 저지른 사실을 장로들이 알면서도 교회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묵인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와 목사가 서로를 악용할 수 없도록 민주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태선
목사와 백종국 교수는 영성과 제도 둘 다 중요하다고 봤다. 류 목사는 교단 선거를 예로 들어, 개인이 돈 뿌리지 않고 깨끗하게 하고 싶어도
정치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경우가 생기는 현실을 들었다. 따라서 “목회자 개인의 각성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기에 구조 개혁을 동시에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종국 교수는 교통사고가 잘 나는 교차로에 빗대어 교회개혁에서
긴급구난·제도개혁·의식개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헌신된 목사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저질러선 안 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것을 가능케 하는 외적인 요인이 존재한다”며 노회·총회가 목사의 직업적 안정을 위한 조직으로 변질돼 있음을 예로 들었다. 따라서 외적인 요인을
해결할 수 있는 투명한 민주적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제도적으로 민주화하기 위해 당회의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킨다는 데 참석자들이 동의했다.
박종권 집사는 “당회가 예산의 책정·집행·감사를 다 맡고, 장로가 70세 임기를 다할 때까지 당회를 차지하기에 젊은이들이 교회 운영에 참여할
기회가 없다”며 “민주적 제도를 문서로 작성한 정관이 있어야 목회자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적 제도의 한 예로
최근 향린교회가 제정한 정관이 제시됐다. 향린교회는 당회에 교회 운영권을 집중하지 않는 대신 여성목사 여성장로 30, 40대 장로 평신도 대표로
구성된 목회위원회를 두어 교회의 실질적인 운영을 전담하도록 했다.
설교·축도·성례, 목사 고유 권한인가 평신도도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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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종국 교수. ⓒ뉴스앤조이
신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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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중심의 기존 교회 구조를 탈피하고 평신도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설교·축도·성례 집전을
평신도가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 찬반 입장이 분명히 나뉘었다.
백종국 교수는 “강단권·축도권·성례권을 목사 고유의 권한으로
보고 이를 위배할 경우 노회가 치리하는 경우가 많으나, 강단권·축도권·성례권은 목사 고유의 배타적 권한이 아니다”며 “칼빈은 설교를 제일 잘하는
사람을 설교자로 세우라고 했기에, 목사가 사제라서 설교할 수 있다는 관념은 이미 종교개혁시대에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공동체의 합의에 의한
질서는 필요하다”며 그 질서를 “정제되지 않은 설교나 방언을 함부로 떠드는 것을 주의시키고 가급적 훈련받은 사람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봤다. 박종권 집사는 평신도가 목사와 공동으로 설교와 축도를 하고 있는 향린교회의 사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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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태선 목사. ⓒ뉴스앤조이
신철민 |
| 반면 류태선 목사는 “만인사제설은 교황이나 농부가
신분상의 차이가 없고 직책의 차이만 있다고 보는 것이다”며 “만인사제설을 오늘에 적용한다면, 교회의 질서에 의해 일정하게 교육 받은 이가 역할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치준 목사도 “설교는 전문성의 측면에서, 축도와 성례 집전은 질서의 차원에서 목사가 해야 한다”고 봤다.
정종훈 교수는 “오늘날에는 만인사제직을 어디에서 감당할 것인가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교회에서 너도나도 목사를 하는 게 아니라 평신도가
사회에서 사제직을 감당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날 많은 목사에게 전문성과 영성이 없다는 게 문제다”고 덧붙였다.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개혁세력의 연대 필요
한국교회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서 신학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이병일
목사(강남향린교회)는 “한국교회가 1백년 가까이 서구의 신학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왔다”며 “신학에서 주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훈
교수(연세대)는 “서구신학 자체가 편협한 것이 아니라 맹목적으로 수용한 게 문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신학이
대립적으로 나아간 점도 문제라고 보고 양 진영에서 개혁세력 간의 연대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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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연 국장. ⓒ뉴스앤조이
신철민 |
| 신학과 목회가 분리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보연
국장은 “신학교에서 배운 여성신학이 교회 현장에서 써먹을 수 없는 현실이기에 타협하게 된다”고 털어놓았고, 노치준 목사는 “신학이 너무 어려워
신학교 때 학점 따기 위한 용도로만 쓰인다”고 지적했다. 성석환 목사는 그 이유를 “신학이 ‘일상’과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오성
목사도 모든 상황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하고 성과 속을 구별하는 ‘신학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성서 해석과 비평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정미나
씨(한동대)는 “교회 민주화 요건 중 하나가 언론의 자유”라며 “평신도가 목회자의 설교만 듣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성서를 해석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윤종 씨(한신대 신대원)는 “목사의 설교를 받아들일 때 비평해도 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소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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