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이승균 편집장의 기사입니다. 감리교 얘기인지라 부끄럽지만, 뉴조 메인기사로 뜨기 전에 일찍 먼저 가져왔습니다. 뉴조의 양해를 바랍니다.

▲ 아들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물려준 김국도·김홍도 형제.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큰 형 김선도 목사가 아들에게 광림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둘째 김홍도 목사가 아들에게 금란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물려줄 때만 해도 이렇게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셋째 임마누엘교회 김국도 목사까지 아들에게 교회를 대물림해, 감리교단의 '슈퍼파워' 김 씨 3형제가 나란히 '세습 삼총사'가 되는 일은 정녕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감독회장 선거 직후인 지난해 10월 김국도 목사는 70세 정년을 5년이나 남긴 65세의 나이임에도 일찌감치 아들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넘겨줬다. 얼핏 조기 은퇴를 연상할 수도 있지만 자신은 4년 임기 감독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교회 권력을 고스란히 아들에게 대물림하는, 이른바 '꿩 먹고 알 먹고' 식의 안배를 한 셈이다.

감독회장 선거 파문에 이어 세습 삼총사 탄생으로 감리교단의 의식 있는 목회자들은 차마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고백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 6일 법원은 감리교단을 향해 '자정능력이 없는 교단'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주었다. 즉 감독회장 선거를 다시 실시하라고 명령한 것.

법원의 명령은 국내 3대 교단 중 하나인 감리교단이 교단의 수장을 뽑는 선거 하나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불구 교단'이라고 만천하에 공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감리교단이 '불구 교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도 그다지 할 말은 많지 않아 보인다. 감리교단의 오늘날 수치는 김국도 목사의 형 김홍도 목사의 과거 추태를 법과 원칙이 아닌 편법으로 감싼 결과이기 때문이다.

김홍도 목사는 2000년 위증과 업무상 배임으로 7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데 이어, 2006년에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750만 원의 최종 유죄 확정을 받았지만 교단으로부터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김홍도 목사는 그 뒤에도 "장로님이 꼭 대통령이 되게 기도해 달라"는 등의 MB 지지 설교를 한 혐의로 기소되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기까지 했다.

감리회는 유독 감독들이나 좀 유력한 목회자가 범한 잘못에 대해 관대하게 처리해 왔다. 대개 그들의 잘못이 십계명을 위반한 것임에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대법원에서 간통죄로 징역 10월이 확정된 목사에게 기껏 근신 정도의 '솜방망이 징계'로 처리한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심지어는 김홍도 목사의 경우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지만 기소조차 당하지 않아 그가 가진 권력의 위력을 입증했다. 

김국도 목사는 둘째 형 김홍도 목사의 처신을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았던 인물. 따라서 그에게 감리교단의 법과 원칙쯤은 손바닥 뒤집는 것만큼이나 만만하게 보였을지 모른다. 또 세상 법정에서 자신에게 어떤 제재를 가한다 할지라도 두렵지 않았을 것이다. 법원에서 실형이나 벌금형 몇 번 받아도 그는 여전히 감리교단을 대표하는 굴지의 교회 목사라는 신분을 유지하는데 하등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감리교단의 오늘날 수치는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그야말로 하수도처럼 여긴 교권주의자들이 수년 동안 공들여 만들어 놓은 창작품이다.